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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 Matthews와 Jessica Long

오늘은 tech와는 별로 상관없는 그냥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내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읽으신 분들은 우리 투자사 Mayrok Media에서 단독 제작한 한국인 입양아 Dan Matthews의 다큐멘터리 “aka DAN”에 대해서 알고 계실 것이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여기 관련 포스팅 2개를 공유한다:
Daniel Matthews – part 1
Daniel Matthews – part 2: Kickstarter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무사히 다큐멘터리 제작을 마쳤고 2월 1일 LA에서 비공개적으로 작은 시사회가 있었다. 90분 짜리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고, ending credit이 올라가자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기립 박수를 쳤다. 우리도 제작에 관여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애착이 많이 갔고 참 재미있게 봤다. 참고로 공개적으로 대중들을 대상으로 launch는 미국 시간으로 3월 6일 (목)이며 YouTube, 아리랑 TV, Hulu, Dramafever 등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서 유/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여기 다큐멘터리 trailer를 공유한다:

이걸 보면서 잠시 내 주위에 있는 어릴적 해외로 입양된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을 했는데, 이들은 참으로 쉽지 않은 삶을 살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갑자기 나랑 우리 부모님이랑 다르게 생겼다는 걸 깨닫게 되고, 내 친구들과 내가 다른다는 걸 알아차리면서 시작되는 정체성, 가족, 자아, 인생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아마도 내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복잡하고 미묘할 거 같다. 물론, 아주 긍정적으로 본다면 한국 부모님과 미국 부모님이 있어서 인생이 더 풍족해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간에 그런 결론에 도달하기 까지의 그 과정은 갈등과 고난의 연속이었을 거 같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 삶에 감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이 김연아의 은메달에 광분하고 있는 동안 미국 NBC 방송국에서 방영한 “LONG WAY HOME: THE JESSICA LONG STORY“라는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다시 Dan Matthews가 생각났다. 미국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 선수인 Jessica씨는 생후 18개월 때 비골 형성 부전으로 인해 무릎 이하 양쪽 다리를 절단했지만 장애인 올림픽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석권한 세계적인 수영 선수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은 이 선수가 실은 러시아 태생이며 생 후 13개월에 미국으로 입양된 러시아 입양아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체력과 정신력이 강한 올림픽 선수인 Jessica도 지금까지 정체성 때문에 갈등하면서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었는데 소치 올림픽이 열린 2014년 겨울에 드디어 친부모를 찾아 긴 여정을 시작했고 다행히도 이들을 만나게 된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Dan Matthews와 마찬가지로 Jessica Tatiana Long (그녀의 러시아 이름은 Tatiana다)의 이야기를 보고 많은 걸 배웠다. 특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어떻게 잘 되지 않는다(절대로)

image.american-apparel-unisex-tank.black.w460h520b3z1아마 누구나 다 이런 상황에 처해본 적이 있고, 이렇게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여러 번 있었고 그럴 때마다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지만, 기적은 없었고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었다.

바로 “어떻게 잘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상황이다. 내 기억으로는 아마 초등학교 시험 전날 이런 생각을 제일 처음 한 거 같다. 공부는 하지 않았고, 전날 벼락치기를 하자니 귀찮고 피곤하고 걱정되고, 그래서 그냥 “아 뭐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잤던 기억이 난다. 내가 아는 문제들만 나오거나 아니면 다른 친구들도 공부를 안 해서 다 같이 시험을 못 보거나 뭐 이런 기적 같은 일들이 생기길 바랐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다음 날 기적은 없었다. 공부를 열심히 한 친구들은 시험을 잘 봤고 기적을 바라던 나는 결국 피를 봤고, 부모님을 모시고 선생님과 면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나는 성인이 되었고 더 professional 해졌다 – 그러길 바란다^^. 하지만, 아직도 가끔 비슷한 생각을 하는 적이 있다. 일이 잘 안 풀리고 스트레스가 극에 다다르면 “이만큼 했는데 그냥 어떻게 되겠지”라면서 자신을 위안하고 손을 놓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계약을 수주하기 위해서 나를 만나기 싫어하는 사람한테 계속 전화하고 찾아가 봐야 하는데 더는 거절당하기 싫어서, 그리고 쪽팔리기 싫어서 어느 순간 “그냥 어떻게 되겠지”라고 스스로 최면만 걸고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투자를 받기 위해서 투자자한테 이메일 하나 보낸 후에 “투자를 받을 운명이라면 연락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수동적으로 기다린 적도 있다. 내일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이미 일주일 꼬박 잠도 안 자고 밤새워서 일했기 때문에 피곤하고 머리도 안 돌아가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모든 코드가 잘 돌아가는지 100% 검증을 하지 않고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내일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퇴근하는 개발자들도 있다.

이런 경우 – 내 경험에 의하면 – 절대로 어떻게 잘 안 된다. 하늘이 도와주지 않고, 내가 해야 할 일을 동료가 해주지 않는다. 죽도록 일했다고 회사가 나를 도와주지 않고, 내가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국가에서 뭘 어떻게 해주지 않는다. 성공하고 싶거나 일을 마무리 하고 싶으면 오로지 내가 모든 걸 해야 하고 반드시 끝을 봐야 한다. “어떻게 잘 되겠지”라고 생각할 시간에 이 사람처럼 스스로 모든 걸 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그 무엇도 어떻게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복권 당첨이 되고 싶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복권을 구매하는 거다. 우리 주변에 “나도 저 사람처럼 복권 당첨이 되면 좋겠다.”라고 바라는 사람의 99%는 복권도 사지 않고 그런 생각을 한다. 이 사람들은 절대로 복권 당첨되지 않는다.

<이미지 출처: http://skreened.com/fitnesss/miracles-don-t-happen-sweat-happens-3524665>

지분 투자 관련 몇가지

지분 투자하고 지분 투자 받는 건 스타트업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 이라면 누구나 다 경험을 하는 거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게 이런 투자 관련 내용들인데 나한테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일주일에 2 – 3명은 있는 거 같다.

전에 이런 질문들을 받으면 이메일로 쓰기에는 좀 복잡하고 긴 내용이라서, 심심풀이도 짧은 동영상들을 만들어봤다(유료 – 동영상 세트 17,400원)

Kickstart your project

이 블로그를 읽는 분 중 Kickstarter를 모르는 분은 없을 거로 생각한다. 큰 자금력이 없는 사람들 또는 대량 투자로의 접근성이 부족한 사람들도 생판 모르는 대중의 돈을 받아서 꿈을 실현 가능케 하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중 운이 좋으면 초기 목표했던 거보다 더 많은 관심과 펀딩을 받고, 이 운이 좋은 사람 중 더 운이 좋은 사람들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서 킥스타터 캠페인을 큰 비즈니스로 성장시킨다. Pebble이 아주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도 Kickstarter랑 Indiegogo를 통해서 캠페인을 한 적이 있어서 나는 이 두 플랫폼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이 있다. 그리고 많지 않지만, 나도 몇 개의 crowd funded 프로젝트들에 소량의 투자를 한 적이 있어서 supply와 demand 쪽에서 이 두 플랫폼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점도 많지만, Kickstarter와 Indiegogo의 가장 큰 차이점은 Kickstarter의 경우 캠페인 목표 금액에 도달하지 못하면 펀딩받은 돈을 한 푼도 못 가져가고 Indiegogo는 캠페인 목표 금액에 미달하여도 그때까지 모은 돈은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회원 수로 따지면 킥스타터가 인디고고의 거의 8 – 10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킥스타터 캠페인을 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난 생각한다.

최근에 내가 본 많은 킥스타터 캠페인들은 펀딩을 받는걸 목표로 하기보다는 pre-product의 시장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킥스타터에 프로젝트들을 올려놓는다. 나는 모든 창업가한테 킥스타터 캠페인을 해보라고 격려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 제대로 된 프로토타입 또는 상용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다(운이 좋으면).

둘째 – 내 제품이 과연 시장에서 먹힐지 안 먹힐지 출시 전에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기대했던 거 만큼 모금이 안 되거나 대중의 반응이 좋지 않다면, 이는 이 제품이 시장에서 상용화 되었을 때 크게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물론, 킥스타터의 유저들이 전 세계를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감은 잡을 수 있다. 그래서 큰돈과 시간을 본격적으로 비즈니스에 투자하기 전에 go 또는 no-go를 결정할 수 있다.

셋째 – 제품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아주 허접스러운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관심을 가지고 – 금액에 상관없이 – 이 프로젝트를 펀딩 해주는 사용자들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목표 금액에 미달하여서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더라도, 프로젝트를 펀딩한 사용자들한테 직접 연락을 해서 왜 이 프로젝트를 펀딩했고,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할 계획을 하고 있는지, 적당한 가격은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고치거나 향상할 부분은 없는지 등 내 미래 고객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배울 수 있다. 이 learning들을 다시 프로젝트에 적용해서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첫째보다는 두 번째와 세 번째가 킥스타터 캠페인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몇 개가 있는 거 같은데 한국에서도 킥스타터와 같이 성공적인 크라우드펀딩 서비스가 나왔으면 하고, 한국 회사들도 Kickstarter 캠페인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너나 잘해라

우리 투자사 사장들을 비롯한, 생각보다 많은 창업가가 경쟁사를 지나치게 의식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나친 의식’을 넘어서 24시간 경쟁사에만 신경을 쓰는 경우도 있다. 경쟁사가 누굴 영입했는지, 가격을 우리보다 얼마큼 할인했는지, 어떤 유명인사를 마케팅에 활용하는지 등등 어떻게 이렇게 경쟁사의 모든 걸 거의 실시간으로 다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떨 때는 경쟁사 직원들보다 그 회사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또한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다른 분들은 의견이 다르겠지만, 경쟁사만 보면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건 참 부질없는 짓인 거 같다. 경쟁사에서 가격을 할인하면 우리는 이보다 더 가격을 내리고, 경쟁사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면 우리도 곧 벤치마킹해서 똑같거나 아주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경쟁사-경쟁사-경쟁사 밖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비즈니스의 포커스는 고객이 아닌 경쟁사에 맞추어지고 그 결과는 고객의 필요와는 동떨어진, 오로지 경쟁사의 서비스만 인식하는, 그런 시장에서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와 제품이 만들어지게 된다.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고 모든 경영진이 조심해야 하는 함정이다.

솔직히 나는 지금까지 많은 회사가 망하는 걸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봤지만, 이 중 경쟁사 때문에 문을 닫은 회사는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내부적인 갈등, 집중의 부재, 창업팀의 욕심 그리고 고객과의 접점 손실 등 때문에 망했다. 물론 그렇다고 경쟁사의 출현을 완전히 무시하고 신경을 쓰지 말라는 건 아니다. 창업가들은 본인들이 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감과 이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맥을 정확하고 up to date로 짚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경쟁이 있으면 그 경쟁사보다 우리 고객들에게 어떻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건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지 그 경쟁사가 하는 걸 맹목적으로 베끼고 가격 싸움을 시작하기 시작하면 이는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사가 출현했다고 걱정하거나 호들갑 떨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우리 고객한테 초집중해야 한다. 남들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우리 고객한테 제공하면 고객들은 계속 우리 고객이 될 것이고, 경쟁의 출현과는 상관없이 그 비즈니스는 성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