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IPO, or not to IPO

얼마 전 한국에 나갔을 때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어떤 벤처기업 사장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삼성전자에서 오래 근무하시다가 퇴사 하신 후 좋은 기술을 가지고 꽤 괜찮은 회사를 차리셨고, 매출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상당히 탄탄했다. 대화 내내 사장님은 “빨리 대량 투자를 받아서, 회사를 키운 다음에 코스닥 가야지.”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고, 회사의 비전과 궁극적인 목표를 물어보니 무조건 코스닥이라고 하셨다. 
“사장님, 회사 모양도 괜찮고 잘 운영하고 계신거 같은데 굳이 IPO를 꼭 하시려는 이유라도?” 물어봤더니 사장님은 목에 힘을 주시면서, “남자가 사업을 한번 시작했으면 최소 코스닥에 올려야지 어디가서 명함이라도 내밀죠”라고 자신있게 대답하셨다.
유난히 많은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매출 100억 하고 상장 한 후 얼마 못 가서 상장 폐지되거나 망하는지 약간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실리콘 밸리의 IPO 문이 다시 한번 활짝 열렸다 (통상적으로 IPO 기회의 창의 주기는 18개월이라고 한다). 이미 IPO를 한 LinkedIn, Pandora 그리고 언젠가는 IPO를 하게될 Facebook, Zynga, Groupon 등 우리가 잘 알고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IPO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솔직히 벤처를 시작한 창업가라면 누구나 다 한번쯤은 자신의 스타트업이 IPO를 하는 꿈을 꾼다. 코스닥이나 나스닥에 내 회사의 ticker symbol이 등록되는 상상이란…아주 극 소수의 똑똑하고 운 좋은 창업가들한테는 이 꿈이 현실이 되면서 이들은 막대한 부와 명예를 하루 아침에 얻는 경우를 우리는 간혹 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모든 창업가들의 최종 exit은 IPO여야만 하는 것일까?

IPO의 장점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성장을 위한 자금 확보 (유기적으로 성장하거나 인수를 통해 성장하거나 자금이 필요하다), 오너들과 주주들을 위한 유동성 창조 (회사가 IPO를 하기 전에는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종이에 불과하다), 은행과의 관계 향상 (IPO를 통해서 회사의 재무 상태가 공개되면, 투명성으로 인해 그만큼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는게 수월해 진다) 등이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IPO를 하는건 쉽지만은 않고 IPO를 하기 위한 비용이 너무나 커서 작은 회사들한테 IPO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exit 전략인 경우가 많다. 법무 비용, 회계비용, 서류 작업 그리고 최근에 도입된 Sarbanes-Oxley 등과 같이 까다로운 규정들은 IPO의 비용을  너무 비싸게 만들었다. 여기 Fred Wilson이 말하는 2가지의 예를 한번 살펴보자:
1. 한 스타트업은 IPO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결국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상장하는걸 포기했다고 한다. 그들한테 날라온 청구서는 자그마치 40억원이 넘었다고 한다. IPO 준비를 위한 법무 비용과 회계 비용이 이만큼이나 나온 것이다.
2. 다른 이야기는 첫번째 보다는 행복한 이야기이다. 연 매출이 1,000억원이 넘고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IPO를 했다. IPO를 통해서 이 회사는 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현재 시장 가치는 약 3,000억원 이상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IPO를 하지 않고 그냥 private financing을 했다면 이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위 2가지 예가 시사하는 바는 IPO에 실패하면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과 (그리고 IPO에 실패했기 때문에 당연히 돈은 없고) IPO에 성공을 해도 비상장 회사로 남아있을 때보다 낮은 가치 평가를 받을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이 말은 무슨 말이냐 하면 IPO는 모든 스타트업을 위한 exit 전략은 아니라는 말이다. 상위 5%의 최고의 벤처기업들만이 IPO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IPO를 신청한 스타트업들이 대략 50개 정도가 있는데, 투자자들과 시장은 이 중 Facebook, Zynga, Twitter와 같이 우리의 삶을 바꾸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위 5% 스타트업들의 IPO만을 기대하고 있다. 나머지 95%의 스타트업들한테 가장 적합한 exit 전략은 Facebook, Google, Microsoft 또는 Apple과 같은 대기업한테 회사를 파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 작금의 상황들이 이걸 잘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대기업들한테 인수 당하고 있으며, 내가 아는 많은 실리콘 밸리의 창업가들은 회사를 설립하면서 목표를 “구글한테 얼마에 인수 당하기”로 잡고 창업을 한다. 또한, Facebook, Zynga와 Groupon과 같은 최고의 스타트업들도 IPO를 최대한 미루면서 private financing을 통해서 창업주, 주주 그리고 직원들이 지분을 팔아서 상장 전에 더 많은 돈을 만져볼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솔직히 회사가 돈을 벌고 있고, 잘 운영되고 있다면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IPO를 할 필요는 없다. IPO 준비하는 시간에 회사 운영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그 시간에 영업을 더 해서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향상시키면 그만큼 회사의 가치는 올라가게 되어 있다. 괜히 IPO해서 온 천하에 재무상태를 공개하고, 복잡한 규정에 회사를 얽매이게 할 필요는 없다. Mark Zuckerberg와 같은 현명한 창업가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Facebook의 IPO에 대한 외부 압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버티면서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IPO 가는게 나쁘다는건 절대로 아니다. 다만, 앞서 말했던 한국의 CEO분과 같이 어디가서 자랑하기 위해서 고작 매출 100억원 하는 회사를 가지고 IPO 한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준비가 되었고, 자신이 경쟁하고 있는 industry에서 남들보다 탁월한 실적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IPO를 통해서 자금 확보를 하고, 확보된 자금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회사에 재투자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IPO를 해야지만 전반적인 산업을 건강하게 만들고 타 스타트업들에 모범이 되어 IPO의 선순환 사이클을 창출할 수 있다.

참고:
-A VC “IPOs Just Aren’t What They Used To Be”
-TechCrunch “The Poor, Pilloried, Tech IPO”

창업가와 경제학자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도 워튼 스쿨에서 MBA 과정을 6개월 동안 다니면서 경제학에 대해서 조금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경제학은 꽤 재미있는 학문이다. 이에 대한 반박의 여지는 없다. 하지만, 경제학은 이 세상이 돌아가는 기본 법칙과 원리를 담고 있는 학문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힘들다. 경제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부분의 모델링 뒤에는 수많은 비현실적인 가정들이 필요하므로 실생활에 적용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경제학 교수들은 – 특히, 워튼같이 저명한 학교의 교수들 – 마치 본인들이 모든 걸 다 아는 것 처럼 말을 한다.

얼마 전에 Financial Times에서 Luke Johnson이 이에 대해서 짧은 글을 올렸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이고, 아주 깔끔하게 잘 정리를 해주셔서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경제학자들은 무역, 금융, 시장, 자본 등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솔직히 이들의 논리와 이론에는 한계점들이 너무 많다.
대한민국은 200만 청년 실업의 시대에 돌입했다.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40%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고용은 누가, 어떤 조건으로 어떻게 창출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도 왜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까?
200만 청년 실업은 우리나라 차기 대선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이슈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대선 후보들과 그들의 경제학자들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는 안 봐도 뻔하다. 대기업의 사원 채용을 늘리거나,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들을 한 보따리씩 풀어놓으면서 다른 후보들의 비슷한 해결책이 왜 틀렸는지 TV 생방송에 나와서 서민들은 이해하지도 못하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자기들끼리 싸울 게 너무나 뻔하다.
참으로 우습다. 한 번도 제대로 된 회사에서 본인들 손으로 뭘 만들어 본 적도 없고, 팔아 본 적도 없는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왜 이런 간단한 사실을 정부와 재경부는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또 다른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경제학자는 공무원들이다. 즉, 정부를 위해서 일을 하는 인간들이다. 그들의 직책은 ‘경제학자’이며, 매일 9시부터 5시까지 하는 일이 자본주의에 대해서 연구하는 거지만, 진작 그들은 세계 경제의 기반이 되는 사기업 활동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과 매일 사용하는 핸드폰이 어떻게 원자재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지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최종 소비자들의 손으로 들어가는지를 경제학자들은 책에서 읽어서 알고 있지 실제로 비즈니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나는 가방끈도 짧고, 경제학자도 아니다. 내가 유일하게 아는 경제학 상식은 수요-공급 곡선이다 (뭐, 이것만 알면 세상 돌아가는 모든 게 설명된다고는 하지만서도).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창업’을 통한 고용 창출이다. 창업가들은 실전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논문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상식을 벗어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직접 몸으로 부딪혀서 아이디어를 제품화해서 고용을 창출한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창업가들을 ‘시장의 논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경제학 공식을 전혀 모르는 비주류의 사람들로 간주한다. 그러므로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떠한 경제학 교과서에도 ‘entrepreneur’에 대한 내용이 없는지도 모른다. 창업가와 대기업의 주축이 되는 과장/차장들한테는 경제학자들이 해마다 수백억을 들여서 가공하는 숫자들과 지수들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한테 당장 중요한 거는 세계 경제나 글로벌 시장의 성장률이 아니라 그들의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만족해하고, 물건을 하나 팔 때마다 마진이 충분한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위 세계 경제를 지배한다고 하는 Alan Greenspan이나 Paul Krugman과 같은 경제학자들보다 오히려 내가 자주 가는 빵집의 제빵사들이 세계 경제에 더 많은 공헌을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자들과 같은 지식이나 우아함은 없을지언정,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말도 안 되는 수학 공식보다 우리 사회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모든 경제학자는 직접 창업을 해봐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그들은 자본주의를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으로만 경제를 배운다면 그냥 자신을 ‘철학가’라고 부르는 게 더 맞을 거 같다.

고용창출을 위해서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창업가들이지 경제학자들이 아니다.

참고:
-Financial Times “The dismal science is bereft of good ideas” by Luke Johnson

첫번째 발걸음 (The first step)

영화 “인디아나 존스 3: 최후의 성전”을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 보신 분들은 영화 막판에 다음 장면을 기억하실 거다. 최후의 성전이 보관되어 있는 요르단 페트라 사원에 인디아나 일행은 도착하지만, 성배를 찾기 위해서는 3가지 관문을 통과해야한다. 그 중 마지막 관문은 성배가 있는 건너편 계곡으로 가는건데, 여기서 인디아나 존스는 신에 대한 믿음, 아버지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눈을 꽉 감고 까마득한 낭떠러지로 몸을 맏긴다. 떨어질것만 같던 계곡에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다리가 있었고, 인디아나 존스는 무사히 이 다리를 통해서 성배가 안치된 곳으로 갈 수 있었다.
바로 ‘신념의 도약 (The Leap of Faith)’ 이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구속을 싫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남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하지만, 막상 편하고 안정적으로 일하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할때 밀려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나 스스로에 대한 불확실함을 극복하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나 또한 그 상황을 여러번 경험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그런 상황이 어렵다는걸 잘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마치 위에서 말한 인디아나 존스가 바닥이 보이지 않던 컴컴한 계곡으로 첫발을 내디미는 힘든 결정의 순간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나한테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신념의 도약’의 순간을 공유하자면, 2008년도에 잘 다니던 세계 최고의 경영대학원 워튼 스쿨을 그만두고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LA로 이사가서 벤처를 해야하냐 말아야하냐 결정해야했던 순간이었다. 일단 나는 한국에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MBA 2년 과정을 시작하기 위해서 머나먼 미국땅으로 왔었다. 또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이제는 가족이 있었고, 결혼과 함께 새로운 extended family (처가집)의 멤버가 된 상태였다. 잘 다니던 학교를 때려치우는 이유에 대해서 가족들한테는 뭐라고 설명할 것이며, 이 행동을 어떻게 스스로에게 정당화 할 것인가.
당시 내 심정을 나는 내 책 <스타트업 바이블>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잘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아직 검증도 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을 미국에서 혼자 운영하라니,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본능처럼 나를 엄습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만 졸업해도 앞으로 편하게 살 수 있을 텐데, 굳이 불 속으로 뛰어들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아내와 부모님 그리고 장인어른, 장모님께는 대체 뭐라고 말씀드린단 말인가? 답을 찾지 못한 나는 결정을 미루고 또 미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학교를 그만두면서까지 뮤직쉐이크를 책임져야 할 이유는 여전히 찾을 수 없었지만,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기회를 포기한 것에 대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하고 몇 번이고 자문했지만, 그때마다 대답은 ‘No’였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내 마음을 끊임없이 괴롭히던 열병에 종지부를 찍을 날이 온 것인지도 몰랐다.
2008년 2월 20일, 나는 와튼 스쿨에 휴학계를 냈다. 그리고 범죄의 도시 필라델피아를 떠나 햇살이 쏟아지는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 뮤직쉐이크의 미국 지사를 차렸다.

이 글을 어떤 분들이 읽는지는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짐작하건데 그 중 많은 분들이 내가 몇 년 전에 했던 고민을 하는걸로 알고 있다. 남을 위해서 일하기보다는 스스로 창업을 하고는 싶지만, 막상 이런저런 계산을 해보면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아서 갈등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을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분들이 어디있겠냐…
그런 분들을 위해서 내가 여기서 말하는 ‘첫번째 발걸음’을 내디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확인해야할 것들을 몇가지만 간단하게 공유해본다:

1. 후회 비용 – 경제학에서 우리는 기회비용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내가 MBA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2억원이라는 등록금이 필요한데, 실제 비용은 그 이상이다. 왜냐하면, 2년 동안 MBA를 하지 않고 직장에서 일을 하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우리는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후회 비용은 “내가 지금 창업을 하지 않고 그냥 직장 생활을 하면, 10년 후에 나는 이 결정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그리고 그때 가서 후회하는데 소모되는 내 정신적 스트레스가 (비용) 그동안 내가 벌 수 있었던 연봉과 직장생활에서 얻는 만족감/후회감 보다 더 클까 또는 적을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을 때 과연 내 대답은 어떨지를 잘 판단해야한다. 나의 경우, 결론은 너무나도 뻔했다. 나는 후회라는 단어 자체를 너무나도 싫어했으니까.

2. 가족들의 동의 – 싱글이라면 상관없지만 처자식이 있다면, 이 첫번째 발걸음을 내디기 전에 반드시 그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특히, 와이프의 동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간혹, 주위에 미혼남녀가 “부모님이 반대하셔서요..”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정직해질 필요가 있다. 부모님이 반대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나약함과 우유부단함을 부모님 탓으로 돌리는 거겠지
나 또한 결정을 하기전에 와이프한테 100% 허락과 동의를 받은 후에 움직였다. 뭐, 반대했어도 어떻게 해서든 설득을 했겠지만 ㅎㅎ. 가족도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사업을 한단 말인가. 그리고, 창업도 좋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거는 가족이라는걸 잊지 말자. 가족을 불행하게 만드는 결정은 안하는게 좋다.

3. 솔직해지기 -MBTI란 성격유형검사가 있다. 많은 기업에서 필수적으로 시키는 test인데 나도 두번 한적이 있는거 같다.이 테스트를 하면서 내가 느꼈던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성향을 정확하게 기입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성향을 기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내성적인 사람은 테스트의 결과가 외향적인 성향이 나올 수 있도록 성향을 기입하는 경우를 더 많이 봤다.
솔직히 이런 테스트야 거짓말을 해도 상관 없다. 하지만, 신념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한테 1000% 솔직해져야 한다. 과연 내가 이걸 할 자신이 있을까? 그리고 죽이되던 밥이되던 죽을 각오로 덤빌 준비는 되었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냉정하고 솔직하게 물어봐야한다.

4. No room for Plan B – 많은 사람들이 일을 시작해보기도 전에 ‘혹시 이게 안되면’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plan B를 항상 만들어 놓는다. 물론, 일이란게 하다 보면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차선책을 마련해 두는건 훌륭하고 어떻게 보면 기본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차선책은 도움보다는 방해만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차선책이 있다는걸 알면 반드시 그 차선책 쪽으로 발걸음을 향하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 이었지만 워튼에서 MBA 한학기를 하면서도 이런 성향을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MBA 학위를 취득한 후에 커리어를 바꾸고 싶어한다. 전직 엔지니어들은 졸업 후 월가에서 투자은행가나 경영 컨설턴트를 꿈꾸는 이들도 많았는데, 이들의 커리어 전략을 보면 “뱅킹이나 컨설팅을 하고는 싶지만, 나는 그쪽 경험이 없기 때문에 혹시 나중에 인터뷰해서 안될 경우를 대비해서 차선책으로 다른 IT 회사랑 인터뷰를 해야지.”가 굉장히 많다. 내가 장담하건데 이런 친구들은 모두 본인들이 원하는 뱅킹이나 컨설팅보다는 차선책의 직장을 얻게될 것이다. 인간은 항상 더 편하고 수월한 방법을 택하기 때문이다.

5. 계산은 금물 – 이걸 하는게 과연 맞을까 하면서 비용 대비 효과와 같은 이런저런 계산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계산은 절대 금물이다. 왜냐하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하는건 수학적으로 절대로 계산이 안나오기 때문이다. 당연히 미친 짓이고, 결과는 항상 “그냥 현재 다니는 직장이나 잘 다니자”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그냥 지르는 수밖에 없다. 하느님을 찾든, 부처님을 부르든 신념을 가져라.

영화 “인디아나 존스3: 최후의 성전”의 결말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결국 성배를 찾지만, 유감스럽게도 집으로 가지고 오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쩌면 성배를 찾는 과정에서 성배 그 자체보다 더 갚진 경험과 재산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위에서 말한 오랫동안 연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와의 관계 회복,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그리고 신에 대한 경외심 등이 그런것이다. 그럼 나는?
인디아나와 마찬가지로 나도 아직까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나는 지금도 가끔 워튼을 휴학하고 뮤직쉐이크를 시작한게 과연 잘한 결정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때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고 MBA를 취득했다면 지금쯤 내 삶이 어떻게 되었을까…물론,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어딘가에서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겠지. 지금 보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결국엔 윗사람들 따까리나 하면서 시키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남들이 그려놓은 시작점과 결승점을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물론, 지금으로써는 어떤 선택이 옳았는지 결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마도 한 10년 후에나 알게 되겠지. 중요한거는 현재 나는 나의 선택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서 일하는걸 모두에게 해보라도 당당하게 권하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창업을 함에 있어서는 첫번째 발걸음이 – the first step – 가장 두렵고 힘들다. 하지만, 일단 첫걸음을 내디면 두번째, 세번째 그리고 그 이후의 걸음들은 그닥 힘들지 않을것이다. 아니, 힘들더라도 계곡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계속 앞으로 나갈 것이다.

남들이 뭐라하던,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을 신경쓰지말고 그 첫번째 발걸음을 질러라. 그리고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해라.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인디아나 존스와 같이 신념의 도약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어떻게 시작하나요? 동영상 보기

이 남자 – 우리 시대 최고의 슛돌이 Leo Messi

cb4efbb5-b716-44cf-8725-218e71d54e31.img2004년 10월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Olympic 축구 경기장; 바르셀로나와 에스뺘뇰 축구 경기 종료 8분 전이었다. 바르셀로나가 1-0으로 이긴거와 다름없었으며, 경기 8분을 남겨두고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선수 교체를 신청하자 35,000명의 관중은 이제 서서히 집으로 향할 준비를 하려고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8분을 남겨놓고 경기장에 새로 투입된 선수는 17살의 완전한 new face였다. 등넘버 30번 셔츠는 바지 밖으로 빼있었고, 그는 경기장에 투입되자마자 손가락으로 뒷머리를 귀뒤로 넘겼다. 마치 데뷔전을 깨끗한 마음으로 임하는거와 같이. 이 새로운 선수는 키가 작았다. 정말로 작았다. 169cm 밖에 되지 않았다.
메시는 이렇게 스페인 Primera Liga에 등장했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군시렁대기 시작했다. “아무리 이긴 경기지만 이거 너무한거 아냐? 재는 누구지? 메시?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는데…아직 애기잖아?” 하면서 그들은 해바라기씨를 경기장 바닥으로 퇵퇵 뱉으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메시가 달리기 시작했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관중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멈췄다. 불평하던 시끄러운 바르샤 팬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벌려진 입들을 다물지 못했다. 등번호 30번의 17살 소년은 빈 공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에스뺘뇰 팀의 수비수 2명을 눈깜짝할 사이에 드리블해서 제꼈다. 마치 6번째 발가락에 축구공이 접착재로 붙어있는거와 같이.
축구 열혈팬들은 살면서 한번 정도는 이런 순간을 경험한다. 갑자기 나타난 혜성같은 선수들이 경기장을 가로지르면서 슛을 하는 순간을 남들보다 먼저 목격했을때의 감동은 상당히 특별하다. 박지성, 쥬네딘 지단, 데이빗 베컴, 웨인 루니…모두 다 이렇게 갑자기 등장한 축구 슈퍼스타들이었다. 하지만, 메시를 이날 8분동안 처음 본 축구팬들은 기존에 경험했던 감동과는 뭔가 다른 그런 벅찬 감정을 느꼈다. 우리는 이런 선수들을 ‘축구 천재’라고  부른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를 보면 항상 떠오르는 다른 선수가 있다. 바로 같은 국적의 키작은 축구천재 Diego Maradona이다. 메시가 마라도나보다 더 위대한 선수인가?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은 항상 갈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메시가 한 수 위라고 주장한다. 마라도나는 개인 위주의 플레이어이자, 비과학적이며 정재되지 않은 길거리 축구를 구사한다. 메시 또한 예측불허의 전략을 사용하는 길거리 축구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과학적인 팀플레이와 정재된 축구를 구사 한다는 면에서 마라도나보다 낫다는 평이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출생이다. 그는 어릴적부터 축구에 대해서는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지만, 한가지 결정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태어났다. 키가 너무 작았다. 13살때 그의 키는 142cm였고, 의사는 성장 호르몬을 정기적으로 투여하지 않으면 그의 키는 150cm 이상 되기 힘들거라고 했다. 한달에 700달러나 하는 성장 호르몬을 철강소에서 일하는 그의 아버지의 월급으로 부담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했고 메시의 아버지는 약값을 부담해 줄 수 있는 축구 구단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조국 아르헨티나의 그 어떤 구단도 메시의 약값을 부담해줄 의향을 보이지 않았지만, 세계 최고의 축구팀 바르셀로나는 이 어린 선수의 능력을 바로 알아봤고 메시가 13살때 바르셀로나의 청소년 캠프에 테스팅을 받으러 왔을때 그 자리에서 즉시 계약을 했다. 그 당시 바로셀로나의 청소년 팀 코치 Rodolf Borrell과 프로그램 담당이사 Carles Rexach는 메시가 청소년 캠프에 처음 왔을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메시는 어릴때부터 축구의 신이었습니다. 그때의 스타일이 지금 프로축구의 스타일과 똑같았어요. 절대로 주눅들지 않고, 항상 골대로만 돌진하는 그런 선수였죠.”

월드컵이 끝난 후 메시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기자회견에서 그가 보여준 성의없는 태도와 특정 한국 선수에 대해서 전혀 관심없다는 발언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분노했던게 기억이 나는데 그건 한국을 무시하는 발언이 아니라 원래 메시 선수의 성격이라고 한다. 메시가 유일하게 관심갖는 건 축구를 하는거고, 그 외 세상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는 다른 축구선수들한테도 전혀 관심이 없어서 팀 동료이외의 다른 축구선수들의 이름은 거의 모른다고 한다. 더욱 더 재미있는건 그는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한다. 가끔 경기 종료 후 바로 하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서 “잘 기억이 안나는데요.”라고 하는데 실제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축구경기를 TV로 거의 시청하지 않는데, 보더라도 금방 싫증을 낸다고 한다.
대부분의 축구선수들은 중요한 경기 전에는 상대방 팀과 선수들의 플레이를 비디오를 통해서 면밀하게 분석하고 통계적으로 연구하는데 메시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는 공을 차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공을 잡으면 그냥 골대로 뛰어갑니다. 잡다한 생각은 안하고 그냥 본능적으로 드리블하죠.”라고 그는 스스로에 대해서 말을 한다. ‘슬램덩크’라는 만화를 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거기서 나오는 농구천재 ‘윤대협’ 선수와 약간 비슷한 성향을 가진 선수인거 같다.

바르셀로나의 과학적이고 정성스러운 선수양성 프로그램을 통해서 메시는 자신의 기량과 신장을 살릴 수 있었고, 어제 Manchester United와 치룬 UEFA 결승전에서 그의 천재성은 여지없이 증명되었다. 2009년/2010년 올해의 축구선수, 2006년/2009년/2010년 챔피언스 리그 우승, 그리고 이번 시즌 53경기에서 52개의 골을 넣은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이지만서도 그의 경기는 매번 볼때마다 새롭게 느껴지고, 그의 경기는 보는이로 하여금 감동과 기쁨을 선사해준다.

앞으로 이 젊은 축구 천재의 활약이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참고 = Financial Times “Simply the best” by Ronald Reng>

<이미지 출처 = http://www.ft.com/intl/cms/s/0/93c83c74-d386-11e2-95d4-00144feab7de.html#axzz3SLB3qxJB>

Founders @Work 3 – Eric Ni/brandboom

3년 전 이었다. 나는 워튼 MBA 프로그램을 한 학기만 마친 후 LA에서 뮤직쉐이크 미국 지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전에는 LA에서 거주한적이 없어서 IT 커뮤니티나 창업가들을 그 당시만 해도 거의 모를 때였기 때문에 나는 되도록이면 많은 소셜 행사에 참석을 했고 아마 이날도 그런 행사 중 하나에 참석해서 똑같은 말을 여러 사람들한테 정신없이 하고 있었다. LA의 tech 바닥은 실리콘 밸리만큼 다양하거나 크지 않아서 솔직히 행사 내용/장소/참석자들이 거의 뻔하다. 항상 보던 얼굴들이 하나 둘씩은 발견된다. 그리고 겸손이 미덕이기 보다는 잘난체가 미덕인 LA 바닥이라서 그런지 별로 재미도 없고, 돈 좀 있다는 투자자들은 지네들이 얼마나 돈이 많고 얼마나 대단한 벤처에 투자를 했는지 자랑하기 바쁘고, 돈을 구하러 다니는 창업가들은 투자자들한테 아부 떨면서 그들의 말을 듣는척하기 바쁜 그런 종류의 행사였다.
그런데 저쪽 창가 쪽에서 아주 젊은 친구 2명이 – 참고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있었는데 이 친구들은 젊은애들 답게 최신 유행 청바지, 신발 그리고 노땅들은 잘 모르는 브랜드의 옷을 입고 있었다 – 나와 비슷한 심심하다는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나는 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 중 가장 cool 할거 같아서 다가가서 인사하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brandboom (formerly Black Closet)의 창업자/CEO인 Eric Ni와 나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번 블로그 포스팅의 제목을 자세히 보면 “한국의 Founder”에서 “한국의”를 제외했는데 그 이유는 에릭은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계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만큼 한국문화를 잘 알고 있고, 어떻게 보면 나보다 더 한국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소개를 해도 될 거 같아서 몇 자 적어본다. 물론, founder의 역량, 자질 그리고 능력으로 따지면 내가 아는 그 어떤 창업가보다 뛰어나다.
에릭은 나보다 한참 어리다. 아마도 10년 정도?  뭐, 미국에서는 나이를 안 물어보니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가 이놈을 처음 만났을때 UCLA를 갓 졸업했으니 아마도 그 정도 나이차이일 것이다. 하여튼 그 행사에서 만난 이후부터 우리는 자주 연락하면서 이런저런 비즈니스 관련된 이야기를 했고, 도움 되는 정보가 있으면 공유하고 특히 서로 아는 투자자들을 소개해주면서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현재 나는 brandboom의 advisor로써 영업, 전략, 투자 관련해서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있다.
brandboom이라는 스타트업을 3년 동안 옆에서 지켜보면서 창업자의 굳은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는 정말 절실히 깨달았고, 나보다 한참 어린 외국인이지만 굉장히 많은걸 배웠다. 배운점들을 다 나열하자면 좀 길어지니까 두 가지만 써보겠다:

-3년간의 가뭄: brandboom의 창업 멤버인 Eric Ni와 Jason Tsai는 대학 졸업 후 바로 Black Closet이라는 이름으로 창업을 했다. 꽤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본인들이 하려는 비즈니스에 대한 매우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있었으며, 투자 유치 몇 번 실패했다고 해서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 이후 Lehman Brothers의 파산으로 인한 불경기로 인해서 벤처 돈이 말라 붙었고, 이 두명의 젊은 창업가는 3년간 회사로부터 월급을 한 푼도 가져가지 않고 그동안 묵묵히 자신들의 비전을 제품화하는데 집중했다. 왠만한 사람들은 – 특히, 사회 경험이 없는 젊은 친구들은 – 3년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면 그 동안 포기했을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급격한 변화: ‘스타트업 바이블’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 했고, 젊은 창업가들과 이야기를 할 때 나도 여러 번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가 비즈니스 모델은 항상 바뀌는거기 때문에 유연한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brandboom은 창업 당시에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순수한 B2C 서비스였다. 유저들이 자신의 외모와 최대한 닮은 아바타를 만들어서 이 아바타에 여러가지 브랜드의 옷을 입혀본 후에 마음에 드는 바지나 자켓이 있으면 온라인 구매를 해서 구매된 브랜드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모델로 창업했다. 나는 이 모델이 굉장히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투자자나 유저들의 큰 반응을 유발시키지는 못했다. 시장의 반응과 피드백을 어느정도 살펴본 후 이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B2B로 급변형했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이렇게 좋은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데 왜 멍청한 투자자들과 유저들은 알아보지를 못하는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B2C 모델을 고집하다가 망했을텐데, 어린 친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제살을 깍으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B2C에서 B2B로 바꾼거는 참으로 배짱있었던거 같다.
brandboom은 결국 2010년도에 대만에서 가장 성공한 IT 사업가 가족으로부터 50만불의 엔젤 투자 유치에 성공해서 현재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혹시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 중 미국 기업에 투자가 가능한 엔젤 또는 벤처 투자가가 있으면 Eric Ni와 brandboom을 나는 적극 추천한다.

여기 brandboom의 창업자 Eric Ni와의 간단한 인터뷰 내용을 공유한다 (원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했고, 내가 직접 번역한거라서 약간 매끄럽지 못할 수가 있으니 이 부분은 양해 부탁):

1. 브랜드붐 (brandboom)이라는 회사는?
brandboom은 패션 및 도매 업을 위한 on-demand 커머스 SaaS (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입니다.  현재 저희 고객 대부분이 저희 서비스를 그들의 통합 도매 프로세스를 위한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패션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Diesel, Perry Ellis, Adriano Goldschmied, 그리고 Creative Recreation 등이 저희 고객입니다.

2. 브랜드붐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가장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름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고객들이 “BOOM!”이라고 외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거든요. 밑에 스티브 잡스씨의 동영상을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으실 거예요.

3. 브랜드붐은 이 업계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미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업체들이 많지 않나요?
어차피 경쟁없는 비즈니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패션업계와 같이 거대한 시장에서는 주로 대기업들이 industry leader인데 이들은 저희와 같이 재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가 없거든요.

4. 작은 스타트업인데 Diesel과 Adriano Goldschmied와 같이 큰 브랜드를 어떻게 고객으로 만들었나요?
첫째, 모르는 사람과 연락하고 영업하는걸 두려워하지 않는 co-founder가 있습니다. 둘째, 저희 제품 자체가 저희 고객들이 봤을 때 매우 혁신적인 서비스였기에 영업이 그만큼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업계에서 그 누구도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했더니, 저희 팀의 상대적인 경험미숙과 어린 나이는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5. 어떻게 해서 이런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나요?
원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 서비스로 시작을 했죠. 그런데 일을 하다보니 더 큰 B2B 시장이 있는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유연하게 시장의 트렌드에 맞추어서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했습니다. 아마도 그러지 않았으면 이미 망했을거예요^^

6. 창업 초창기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도?
별로. 시작하느라 바빴습니다.

7. 창업 초창기에 투자유치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던데.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아주 아주 아주 돈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실은 부모님 도움도 조금 (아주 조금) 받았어요. 대학 졸업하고 부모님 도움을 받는다는게 좀 쪽팔리지만, 그래도 비즈니스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으니까요.

8. 학교를 갓 졸업하는 미래 창업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죽을 각오로 덤비고,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창업을 하려면 스스로가 정말로 창업가가 되기를 간절히 원해야 해요. 많은 사람들이 졸업 후 취업이냐 창업이냐를 고민하는데, 이런 고민 자체를 한다는 건 창업가가 될 준비가 안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창업의 장단점을 요모조모 따지고 있다면, 이 또한 창업가가  될 준비가 안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창업에 대한 결정은 이성적으로 합리화할 수가 없거든요.
창업외의 career 옵션은 모두 인생에 있어서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창업하지 마세요. 또는, 창업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대기업보다는 연봉이 적지만 다른 스타트업에 취직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9. UCLA 졸업 후 취업보다는 왜 창업을 선택했나요?
저는 솔직히 창업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옵션은 없었으니까요. 태어나서 한번도 남을 위해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10. brandboom에 제가 투자해도 될까요?
현재 저희는 30억 ~ 50억 정도의 Series A 투자 유치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