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바이블 – Chapter 9.2 <해고, 그리고 또 해고>

제조업과 같이 생산시설과 설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인터넷 사업의 비용 구조를 분석해보면 비용의 절반 이상이 인건비이다. 특히 실리콘 밸리와 같이 능력있는 사람들을 데려오기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미국의 스타트업의 경우라면 더욱 그럴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위기를 맞이해서 비용을 절감하려면 “해고”는 어쩔 수 없이 감행되어야하는 절차이다.

[해고] – 솔직히 이렇게 글로 쓰면 너무나 쉬운 단어이지만,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부하직원을 해고했을 때인 것 같다. 당장 눈앞에서 해고를 말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친했던 사람과 어쩔 수 없이 멀어지는 상황도 견디기 쉽지 않았다. 아무리 친했던 사람이라도 스타트업의 자산이 되기보다는 부채가 된다고 판단이 되면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해고를 결심할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그 사람과 인간적으로도 멀어지게 되고 감정의 골은 날이 갈수록 깊어진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는 사실쯤은 잘 알고 있지만 현실은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들이며 인생의 한때를 전부 바친 회사가 아닌가. 해고를 하는 사람이나 해고를 당하는 사람이나 모두 쓰디쓴 배신감을 맛볼 수밖에 없고, 이런 감정의 상처는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낫지 않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참고로 내가 같이 일하다가 해고했던 사람들과는 현재 나는 인간적으로도 완전히 멀어졌다. 이들은 아직도 나를 이 세상 어디선가에서 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나도 니들 아직도 속으로 욕하고 있다). 회사를 다니다보면 해고할때 매니저들이 항상 습관처럼 말하는게 있다.
“너는 정말 내 동생같아서 인간적으로는 내 옆에 항상 두고 싶은데,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건 아닌거 같다. 절대로 개인적인 감정은 없으니까 우리 밖에서 만나면 소주 한잔 하면서 형동생같이 지내자.” -> 이거 완전 개소리다. 해고하는 사람이나, 해고 당하는 사람이나 이런 상황까지 왔다면 그 이후로는 인간적으로도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매니저들은 나중에 사적인 자리에서 마주치지 않기를 기도해야한다. 졸라게 얻어맞을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일을 하다보면 적을 만들 수도 있고 사람들과 감정의 골이 생길 수도 있다. 그게 인생이니까 그냥 let’s get on with life.

자, 만약에 활주로를 계산했는데 스타트업이 앞으로 12개월 동안은 매출을 만들 확률이 전혀 없고, 현재 은행에 남은 돈으로는 6개월 정도 밖에 버틸 수 없을거 같다면 어쩔 수 없이 현재 직원의 3분의1, 많게는 절반을 짤라야할 것이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남은 사람들의 연봉도 삭감해야할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결심을 했다면 다음의 절차를 한번 밟아봐라:

1. 회사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직원들의 리스트를 뽑아라.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홍보, 마케팅, 경리 등이 이런 포지션들이다. 솔직히 이런 포지션들은 있으면 좋지만, 그렇다고 없어도 인터넷 스타트업의 생사를 결정할만큼 중요한 보직들은 아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홍보, 마케팅, 경리 (back-end office work) 담당자들한테는 죄송하지만 솔직히 본인들도 알고 있을것이다. 자신들이 하는 일들이 영업부서와 같이 회사의 bottom line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걸. 이런 보직들은 미안하지만 당장 없애야한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계약직으로 전환하는걸 생각해봐라.

2. 남은 직원들의 연봉을 잘 분석해보고 현재 시장에서의 평균 연봉과 비교해봐라. 시장에서의 평균 연봉보다 훨씬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직원들을 없애고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을 현재 시장 평균 연봉에 구할 수 있는지 한번 알아봐라. 이 직원이 우리랑 몇년 같이 일한 사람이 아니라 오늘 새로 고용할 사람이라면 이 가격에 채용할 생각이 있는지를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고 그렇다면 그냥 유지하고 아니라면 교체해라. “와, 정말 이렇게 치사하게까지 나가야 되나?”라고 문의하는 entrepreneur들이 있겠지만 우리는 지금 6개월 후에 망할 스타트업을 어떻게든지 살려보려고 바둥거리는 위치에 있다는걸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이런 결정이 하루 늦어질때마다 회사의 수명은 일주일씩 짧아진다는 사실과 함께.

3. 평균 시장가보다 더 많은 몸값을 받는 직원들과 1대1 면담을 해라. 그리고 현재 상황을 설명하면서 연봉을 삭감할 것이며, 대신 그만큼 스톡 옵션을 더 주겠다는 제안을 해봐라. 어떤 직원들은 오히려 회사의 지분을 더 받게 되어서 좋아하지만, 어떤 직원들은 연봉 삭감은 죽어도 안된다고 할것이다. 직접 물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4. 위의 #1, #2, #3번 절차를 3개월 후에 다시 한번 반복해라.

5. 위의 #1, #2, #3번 절차를 필요할 때마다 계속 반복해라.

근데 참으로 신기한 사실은 이렇게 직원들을 대량 감원한 후의 회사의 output과 감원하기 전의 output을 다이다이로 비교해보면 그 결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많은 entrepreneur들이 발견하고 의아해한다. 아니, 어떤 경우에는 100명의 직원이 있을때보다 20명의 직원이 있을때의 회사의 실적이 더 좋은 사례가 수두룩하다. 뮤직쉐이크도 경기가 좋을때는 30명 이상의 직원이 있었지만, 2009년 말에는 거의 절반 수준인 15명이 남았는데 회사의 매출이나 performance는 오히려 더 좋아진걸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런 현상들에 대해서는 산업공학과와 조직심리학과의 교수들과 학자들이 다양한 논문까지 발행한걸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해고는 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유쾌하지 않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한가지 예외가 있다. 나같이 인정사정없고 냉혈동물같은 놈들은 마음에 안드는 직원이 있으면 당장 해고하고도 밤에 편하게 잘 수 있지만, 모든 스타트업 관리자들이 이렇지는 않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상 남한테 싫은 소리는 죽어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분들한테는 불경기와 위기는 그동안 맘에 들지 않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가 있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몇몇 직원들을 감원해야하는 상황이 저절로 왔는데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있는가?
실제로 내 주위에는 2009년의 불경기를 잘 leverage해서 맘에 들지 않던 직원들을 다 짜르고 2010년도에 새롭게 시작해서 요새 잘나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더러 있다.

해고에 관한 전반적인 나의 입장<스타트업 바이블>
참 더럽고 아니꼽지만 어쩔 수없이 스타트업을 운영하다보면 한두 번쯤은 이런 유쾌하지 못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런 해고의 상황에서 창업자 또는 관리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하나 있다. 가능한 신속하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즉시 실행으로 옮겨라. 다시 말해 과감하게 잘라라. 마음에 들지 않는데 같이 일하는 것은 서로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또 해고를 결심하고서도 질질 끈다면 서로에게 상처만 더해주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면접 당시에는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던 인물이었는데, 막상 함께 일해보니 예상과 다른 면이 많았다. 호감을 갖고 있었던 만큼 해고는 더욱 힘들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도저히 함께 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우선 두 번의 강한 경고를 하라. 이 경고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그 자리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해고를 통보해라. 첫 번째 경고를 한 시점에서 해고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은 두 달이면 충분하다.

관리자들 중에는 해고를 최대한 유보하고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함께 가는 방향을 모색하는 스타일도 있다. 물론 이 방법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 스타트업에서 직원 한 명 한 명을 이끌어주고 다독여줄 여유는 없다. 투자자의 돈으로 연명하는 상황이므로 하루라도 빨리 수익과 매출을 만들어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야 인지상정이지만, 아직까지는 여러모로 열악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스타트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스타트업 바이블 – Chapter 9.1 <우리의 활주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은행에 남아 있는 돈으로 회사가 언제까지 생존할 수 있는지를 계산하는 일이다. 즉, 활주로 (runway)를 계산해야한다. <스타트업 바이블> 116쪽에 runway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내 수익을 만들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돈으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을 활주로 (runway)라고 한다. 비행기가 활주로 끝에 다다르면 하늘로 이륙하거나 더 이상 운행을 하지 못하고 멈추거나 아니면 바다로 추락하듯이, 스타트업들도 돈을 다 소진하면 재투자를 받아 날아가거나 아니면 망하는 것이다. 벤처 캐피털들이 “활주로가 얼마나 남았습니까? How much runway do you have?”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이는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언제 떨어집니까?’라는 말이다.

솔직히 활주로를 계산하는 건 정말 쉽다. 대학교를 나오지 않았어도 웬만한 정규 교육을 받은 현명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손으로 할 수 있다. 매달 회사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M)계산하고, 현재 은행에 남아있는 잔액을 M으로 나누면 된다. 그러면 현재 은행에 남아 있는 돈으로 우리 스타트업이 과연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연명할 수 있는지 정답이 나온다. 스스로 하는 게 조금 버겨우면, 회계학을 전공한 친구나 주위에 있는 회계사한테 부탁하면 조금 더 자세하고 정교하게 계산해줄 것이다. 우리의 경우 M이 4개월도 채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활주로가 정의되었으면, 대표는 이 활주로를 어떻게 해서든지 연장해야 한다. 활주로를 연장한다는 말은 비용을 절감하던지, 매출을 증가시키는 건데 아마도 이 시점에서는 비용을 절감하는 게 더 쉬울 것이다. 직원들을 과감하게 잘라야 하며, 건물 주인과 네고해서 사무실 월세를 깎아야 하고, 불필요한 청구서들을 대폭 줄여야 한다. 그리고 나서는 현재 매출을 어떻게 하면 더블할 수 있는지를 아주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 이렇게 해서 비용 절감과 매출 신장을 단기간안에 하였다면 아마도 활주로가 2배 연장되었을 것이다.

또한, 경영진과 매일매일 머리를 맞대고 마른 수건을 짜듯이 비용구조를 더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 솔직히 작은 스타트업의 비용구조가 뭐 그리 복잡하겠냐…여기서 말하는 비용구조 개선이라 함은 그냥 무조건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라는 말이다. 월세를 100만원 내고 있다면, 건물 주인한테 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앞으로 몇 개월 동안은 50만 원으로 해달라고 구걸해라. 직원들 핸드폰 비용의 50%를 회사에서 내주고 있었다면, 앞으로 몇 개월 동안은 중단하고, 한 달에 회식을 2번 했다면 이제부터는 회식을 하지 말아라. 어떻게 보면 직원들한테는 정말 치졸하고 더럽게 느껴지겠지만 어쩔 수 없다. 일단은 회사가 살아야한다. 회사가 망하면 모든 게 끝이니까.

스타트업 바이블 – Chapter 9 <스타트업이 망할때 취해야하는 행동들>

내 첫 번째 책 (and hopefully the first of many more to come) <스타트업 바이블>이 출간된 지 벌써 2달이 지났다. 아직 정확하게 몇 권이 팔렸는지, 그리고 내가 한국에 현재 거주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구체적인 반응이 어떤지는 직접 경험하지 못하지만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올라오는 피드백과 코멘트를 보면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거 같아서 매우 다행이다.

솔직히 처음 파이카 북스로부터 책을 하나 내자는 제안을 2009년 10월에 받았을 때 한편으로는 너무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겁이 덜컥 났다. “드디어 나도 마흔이 되기 전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하나 출간하게 되는구나. 그것도 내가 내 돈 박아가면서 출판사 찾아가서 구걸한 게 아니라 출판사에서 거꾸로 나한테 먼저 연락이 와서.”라는 생각을 하면 뿌듯하고 보람찼지만, “아직 성공과는 거리가 너무나도 먼 걸음마 단계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데 내가 주제넘게 무슨 책을 출간하냐. 괜히 이랬다가 욕만 엄청 먹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 괜히 걱정되었다.

나는 “Life At Wharton”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도 4월에 이 블로그를 시작하였다. 블로그의 취지는 아이러니하게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써보자는데서 비롯되었지만, <스타트업 바이블>과는 거리가 조금 먼 내용의 책을 생각하고 있었다. MBA 과정을 준비하다 보니 우리나라에는 MBA 준비 과정에 대한 책은 매우 많은데 – GMAT과 같은 각종 시험 준비 과정에서부터 합격 후 학교 시작할 때까지 남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내는 방법 등등 관련 – 실제 MBA 2년 과정에 대해서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으로 구성된 책은 단 한 권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마치 “하버드의 공부벌레들”이나 “Adrian Mole의 비밀 일기”와 같은 형식으로 된 MBA 2년 과정에 대한 책을 하나 출간해보기로 결심하고 와튼 스쿨로 떠나기 전에 몇몇 출판사들과 구두로 이야기를 하고 이 블로그를 시작하였다. 초기 블로그를 follow 하시던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모든 내용은 와튼 스쿨과 MBA 수업에 focus가 맞추어져 있다. 그러다가 6개월도 채 안되어서 나는 학교를 접고 LA로 이주해서 뮤직쉐이크 US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블로그를 당분간은 접기로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짧은 기간 동안 블로그 독자들이 생겼고, 이분들은 고맙게도 MBA 관련된 글이 아니라도 상관없으니 그냥 아무 글이라도 가끔 쓰라는 격려의 이메일들을 보내줬다. 그 이후 나는 블로그의 제목을 “Life Away From Wharton”으로 바꾸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스타트업 바이블>이다.

하여튼, 다시 주제로 돌아가 보면…솔직히 이런 내용의 책은 안철수 씨와 같이 이미 성공한 벤처기업인이 써야 하는 책이지만 내가 용기를 내어서 책 집필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미 성공한 벤처기업인이 후배들한테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조언을 하는 내용이 아닌 현재 밑바닥에서 같이 구르고 있는 동료 벤처기업인이 “나는 이렇게 하니까 잘 되고, 이렇게 하니까 잘 안되더라고요. 앞으로는 더 잘 해야죠. 파이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을 출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1차적인 목적을 달성했기를 바란다. 아마도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책을 읽으셨을 텐데 댓글이나 이메일로 피드백을 주시면 앞으로 다른 책들을 집필하는데 (참고로 아직 계획은 없다)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약 5개월의 집필 + 5개월의 편집/교정/교열 작업 후 244쪽 분량의 책이 탄생하였다. 244쪽이 어떻게 보면 많고 어떻게 보면 적은 애매한 양이라서 파이카 분들과 한 개의 챕터를 더 추가할까 말까 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일단은 타이밍 문제가 있어서 이 상태로 출간을 했다. 실은 내가 이 책에 추가하고 싶었던 마지막 챕터가 하나 더 있는데 그냥 서비스 차원에서 이 블로그를 통해서 독자분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참고로, 이 마지막 챕터는 편집되지 않은 내용이라서 문장이 매끈하지 못하고, 문체도 정제되지 않았으니 이 부분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Chapter 9 스타트업이 망할것 같으면?
계속 2009년도 이야기를 하는데 2009년도는 정말로 뮤직쉐이크한테 힘든 한해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2008년 12월부터 우리 회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였다. 이미 투자를 받기로 어느 정도 결정이 되었던 상황이었는데, 세계 경제가 완전히 개판 나면서 구두로 투자 약속을 하였던 투자자들이 불과 며칠 만에 투자를 보류하더니, 결국에는 투자 자체가 없던일이 되어버렸다. 참으로 황당했지만, 솔직히 황당해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미 은행잔고가 뚝뚝 떨어지는 게 내 눈앞에 보였고, 잔고가 “0”이 되는 순간에 회사는 원하든 원치 않든 공식적으로는 망하는 거니까. 아마도 이런 경험을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월급쟁이가 월급을 꼬박 꼬박 받으면서 다니던 회사가 망하는거랑, 직접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은행 잔고가 뚝뚝 떨어지고 지출은 계속 발생하는데 수입은 그 지출을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을 피부로 느끼는 거는 완전히 다르다. 마치 벼랑을 향해서 내리막길을 전속력으로 달리는 차의 브레이크를 젖먹던 힘을 다해서 밟아서 차를 멈추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더 더러운 거는 운전자는 이미 차가 서기전에 벼랑밑으로 차와 함께 모두가 다 떨어질 거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는것이다.

확실한 거는 앞으로 3-4개월 안으로 뮤직쉐이크가 신규 투자 유치를 못할 거라는 점과 (이 3-4개월이 결국은 12개월로 연장되었다) 그동안에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리 회사를 인수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었다. 즉, 무슨 결정을 하든 간에 빨리 결정을 해야 했다. 생각해야할거는 많이 있었지만, 크게 보면 2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여기서 그만 전기코드를 뽑는 쉬운 방법이 있었고, 또 하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발전기를 계속 돌려서 회사를 생존시키는 쉽지 않은 방법이 있었다.

나는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왜?

솔직히 말해서 쪽팔렸다. 내가 죽을 때 남들이 나를 entrepreneur로 기억해 주길 바랬다. 성공한 위대한 entrepreneur가 아니라 다만, 뭔가를 한번 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했고 만만치 않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던 그런 entrepreneur로 나는 기억되고 싶었다. 여기서 그만두면 나는 막말로 여러 가지 옵션이 있었다. 그냥 대기업이나 다른 IT 회사의 VP로 갈 수도 있었고, 그냥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명문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따서 더 편안한 고액연봉의 삶을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학교를 과감하게 때려치우고 뭔가 한 번 해보겠다고 동부에서 서부로 이사했는데 칼을 뺐으면 두부라도 배야지 않겠냐. 그동안 싼 똥을 누군가는 치워야했고, 나는 그 작업을 한번 해보기로 했다. 문제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였다.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그러면서 비즈니스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DO I HAVE THE BALLS TO DEAL WITH THIS?

내 경험에 의하면, 밑에 나열한 9가지의 상황을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할 자신이 없다면 지금 당장 그만두고 배를 갈아타야 한다고 본다:
1. 전 직원의 50%를 해고
2. 3개월 후에 다시 직원의 50%를 해고
3.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직원의 50%를 계속 해고 (그때까지 해고할 직원들이 남아있다면)
4. 12개월 동안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밤잠을 설침 (첫 6개월이 가장 힘들다)
5. 거의 모든 계약이 하루아침에 무산되는 상황을 그냥 바라만 보기
6. 잘나갈 때는 제발 한번 만나달라고 구걸하던 사람들이 전화나 이메일을 10개 이상 보내도 무시
7. 언제는 우리 스타트업이 마치 제 2의 Facebook인 마냥 보도하던 언론사와 연락이 아예 안됨
8. 지인들 앞에서 “네, 뭐 그럭저럭 잘 되고 있습니다.”라면서 마치 비즈니스가 잘되는 것 같은 거짓말 하기
9. 똥을 치우기 전까지는 회사로부터 단돈 일원의 월급도 가져가지 않기

뮤직쉐이크는 잘나갈 때는 35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2009년도 어느 시점에 우리는 아마도 12명까지 내려갔던 거 같다. 현재 우리의 headcount는 (한국+미국) 15명 이다. 2009년도 언젠가부터 나는 비용절감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출장도 더는 가지 않았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울리던 우리 사무실 전화는 언제부터인가 조용해졌다. 그러면서 우리의 똥 치우기는 계속 되었다. 뭐, 솔직히 그다지 자랑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회사 운영을 못해서 스타트업이 망할 위기까지 온 게 뭐 자랑스러운 거라고 이렇게 책에 포함할 생각까지 했냐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분명히 이런 원치 않은 상황을 경험한 사람들이 있을 테고, 현재 이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와있는 entrepreneur들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쓸 내용은 스타트업이 망해가고 있을 때 취해야 하는 행동들과 그러한 과정에서 내가 배운 중요한 교훈들에 관해서이다.

To be continued…

생산성을 저해하는 노조 (labor union)

노동조합은 (labor union) 후진국과 선진국 구분하지 않고 전세계에 존재한다. 악덕기업인들과 정부의 비논리적인 정책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대변하기 위해서 생긴 노동조합의 그 오리지날 의도는 매우 바람직하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노조의 그 순수하고 바람직한 의도는 많이 변질되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노조들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참고로 나는 한번도 노조가 있는 직장에서 일을 해본적이 없고 어떠한 형태로라던지 노조와 엮인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어떤 생리로 운영되는지 전혀 직접적인 경험을 해본적은 없다. 단지 많이 보고, 읽고, 간접적인 경험만을 해봤을 뿐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노조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노조를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은 존재하는거 같다.

Financial Times의 기고자이자 Risk Capital Partner의 대표이사 Luke Johnson이 최근에 스타트업/entrepreneur들과노조를 비교한 글이 있는데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라서 액기스만 여기서 공유하고자 한다.
그는 노동조합은 고용창출, 가치창출 또는 부의 창출을 전혀 할 수 없는 집단 – 그는 ‘조직’이라는 말 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체계적인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 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노조가 고용창출을 한다고 착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노조는 단순히 데모와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고용을 재분배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들은 세상을 마치 제로섬 대회와도 같이 본다.
이와는 반대로 entrepreneur들은 기업을 창출하고 고용을 무에서 창출한다. 그들은 창조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과 생산을 도모한다. 한국, 미국을 막론하고 우리 주위에 노동조합이 있는 스타트업을 본적이 있는가? 나도 없다. 그 이유는 노조야 말로 변화와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임을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 스타트업들이 성공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시대를 거꾸로 가는 구시대 발상적인 근무환경을 고집하는 단체들이 없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는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기업들과 국가들이 본받으려고 하지만, 실리콘 밸리의 노조를 벤치마크하는 사람들은 없다. 노조가 없기 때문이다 – 실리콘 밸리의 열정적인 entrepreneur들은 세상을 바꾸는데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노조들은 과거에 집착하고 새로운 변화와 기술을 거부한다. 영국의 체신부인 Royal Mail은 비슷한 타 기관들보다 모든 면에서 뒤떨어지는데 그 이유는 노조가 자동화와 개혁을 전적으로 반대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위에서 개혁과 변화를 외친다고 해도 노조가 자체적으로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으면 절대로 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한 투자를 유치할 수가 없다.

이제 우리 모두는 냉철한 시각으로 현실을 직면해야한다. 21세기는 노동조합의 파괴적이자 비현실적인 사상을 인정하고 수용하기에는 너무나 경쟁이 심하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건 미국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자랑하던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노조가 초래한 끔직한 비극이다. 노조가 없는 다른 자동차 부품 공장은 아직도 잘 운영되고 있으며 생산성을 극대화하면서 노동자, 경영진, 주주, 사회 모두한테 보람을 주고 있다.
1981년도에 레이건 대통령의 부임 초기에 미국의 항공 교통 관제국 (air traffic controller) 노조가 엄청난 연봉 인상을 주장한적이 있다. 너무나 큰 인상율이라서 레이건 정부는 이를 거절하였고 결과는 17,500명 노조원 중 13,000명의 파업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데모하고 쌩지랄하고 결국에는 노조와 회사대표와 합의를 할 것이다 (아마 이럴 경우 노조의 요구 사항이 대부분 수용되는거 같더라). 하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였다. 바로 불법 파업한 13,000명 전원을 해고시켰다. 교통 관제국 직원들이 채용될때 모두가 다 서명하는 고용 계약서에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간주되는 행동”을 취하면 정부에서 해고할 권리가 있다는 항목이 적용된 것이다. 13,000명이 해고되었지만 수주안으로 수천명의 새로운 직원들이 옛 연봉에 채용되었고 그동안 남아있던 4,500명의 직원들과 군인들은 합심하여 열심히 미국의 하늘을 지켰다. 놀랍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동안 항공 사고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얼마 후 모든 항공 활동이 정상적으로 복귀되었다.
이 계기를 통해서 미국인 모두가 – 남아있던 4,500명의 노조원을 포함 – 노조의 존재 의미와 역할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문의하게 만들었으며, 항공 교통 관제국의 노조는 얼마 후에 영원히 해체되었다. 물론, 해고된 13,000명의 노조원들은 단 한명도 재채용되지 않았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이고 과격한 노조는 이제 더이상 대한민국과 같이 하루라도 더 빨리 경제적/사회적으로 성장해야하는 국가들한테는 있어야하면 안되는 단체이다. ‘평등’ ‘복지’ ‘안정’ 등과 같은 대의명분을 위해서 투쟁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노조위원장들은 딱 2가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권력.

솔직히 우리나라와 같이 노조 문제가 민감한 사회에서 이런 글을 직접 쓰면 엄청난 공격과 악플을 각오해야하는데, Luke Johnson이 내 생각을 이렇게 잘 정리해줘서 속이 시원하다.

The Female Entrepreneur

내 책에서도 여러번 언급하였지만 실리콘 밸리는 모든 창업가들이 꿈꾸는 꿈의 구장이자 동시에 실패의 계곡 (valley)이다. 우리가 아는 이야기들; 대학 4학년때 만든 회사가 1년 만에 수천억원에 야후한테 팔렸고, 그냥 사이드로 밤마다 만든 소셜 게임이 앱 스토에서 대박이 나서 얼마 후에 굴지의 게임회사한테 수백억원에 팔린 정말 꿈만 같은 이야기들. 정말 말 그대로 꿈만 같은 이야기이며, 나같은 사람은 이런 꿈같은 이야기가 언제 나한테는 현실로 다가올까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냉혹하다. 이런 행복한 이야기 하나당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99개, 아니 999개의 실패한 실리콘 밸리의 어두운 스타트업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어쨌던간에  전세계 그 어느 곳보다 실리콘 밸리는 철저한 능력위주의 사회이다 (meritocracy). 이 동네에서는 창업가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또한, 그 사람이 남자던 여자던, 백인이던 흑인이던 아시아인이던 이런 성별이나 인종은 중요하지 않다. 아이디어만 좋고, 그 아이디어를 잘 실행한다면 신체적 조건이나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게 바로 실리콘 밸리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정말 구역질나게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는게 이 동네의 매력이다.

과연 그럴까? 실리콘 밸리는 남자건 여자건 상관없이 능력만 있으면 그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곳일까? 오늘은 tech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끈임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는 “창업: 남자 vs. 여자”라는 주제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몇가지 숫자들을 검토해보자. 최근 30년 동안 여성들이 창업하거나 경영하고 있는 사업들은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남성들보다 여성들은 이 기간동안 2배나 더 빠른 속도로 창업을 하였고, 이에 따른 고용 창출과 매출 신장은 전반적인 미국 경제 성장 속도와 규모를 능가하였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여성들의 비즈니스는 규모면에서 남성들의 비즈니스보다 훨씬 작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는 있지만, 2008년도 숫자를 보면 여성 비즈니스의 평균 매출은 남성 비즈니스의 매출의 27%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많은 남성들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숫자들이 이미 그들이 알고 있는 절대절명의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고 한다: 즉, 여자들은 유전자적으로 창업의 리스크를 감수할 준비가 안되어 있고, 창업을 해도 남성들만큼 조직 경영 능력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막말로 우리 남자들이 하는 표현인 “기집애들은 안돼. 그냥 살림이나 해야해.” 정도?
그렇지만, 여성들이 유전자적으로 비즈니스와는 맞지 않다라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논리와 데이터가 너무나 약한거 또한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년 매출 10억 이상 하는 회사 중 250,000개가 여성이 창업하였거나 CEO이며 이 중 수백억의 매출을 하는 회사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런걸 보면 여성들도 비즈니스를 키우고 운영할 비전과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도 대학교와 대학원 여자 후배/동기/선배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면 그 중에서는 정말 대차고 똑똑한 여성들이 많이 있었고 지금도 다들 나름대로 모두 한따까리 하는 위치까지 올라간 사람들도 많다.
University of Maryland 교수이자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는 Sharon Hadary 교수는 여성들의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상대적으로 약한 입지는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첫번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남성들로 바글거리는 비즈니스와 정부 시스템에서 여성을 보는 고정관념과 편견이다. 두번째 이유는 바로 여성들이 스스로를 구속하는 굴레와 스스로를 비하하는 자격지심 때문이라고한다. Hadary 교수는 이러한 이유들을 조금 더 자세히 분석하는데 여성들의 창업을 방해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1. 마인드와 목표 – 남성들이 창업하는 이유와 여성들이 창업하는 이유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남성들은 창업하는 이유가 그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고 내가 내 스스로의 보스가 되기 위해서 창업을 하며, 일단 창업을 하면 그 순간부터 비즈니스의 목표는 가장 짧은 기간안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여성들은 창업하는 이유가 스스로에게 동기유발을 하기 위해서이며, work and family를 적절히 잘 조화시키기 위해서이다. 일단 창업을 하면 여성 창업가들은 고속 성장보다는 일과 가정 생활이 방해 받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비즈니스를 유지하는데 집중하게 된다고 한다.
여성들이 이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창업하는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지만, 그렇게 하도록 교육을 받는다는 사실이 가장 크다고 한다. 여성 창업 센터나 창업 세미나에 가보면 대부분의 교육 내용은 비즈니스를 키우려면 회사를 어떻게 관리해야하는 점들 보다는 어떻게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시작했으면 어떻게 소규모로 운영하고 관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창업을 해서 회사가 특정 시점과 규모를 넘어서면 그 이후에는 비즈니스를 어떻게 운영해야하는지 전혀 개념이 없다.

2. 부족한 자본 – 일단 기본적으로 창업을 함에 있어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절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상태로 시작을 한다.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소매업이나 서비스업으로 창업을 하는데, 그만큼 초기 비용이 필요 없는 만큼 이러한 비즈니스들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왜 남성에 비해서 여성들은 자본이 부족할까? Hadary 교수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여성들의 잘못이 크다고 한다. 다양한 연구 조사 결과에 의하면 여성들은 “빚”을 아주 나쁘게만 보는 경향이 있어서 최악의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향 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면 은행으로 가기 보다는 현재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사업 확장에 재투자 하려고들 하는데 이럴 경우 그 한계점은 명확하게 존재한다. 참 재미있는 사실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여성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상대와의 원활한 관계 형성 능력인데 너무나 많은 여성들이 은행원들과의 관계 형성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많은 여성 기업가들은 중소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은행의 융자 상품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거나, 남성들에 비해서 그 활용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많은 여성들이 – 특히 백인들보다는 유색인종의 여성 – 은행에서 융자를 신청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신청을 해도 승인을 받을 확률이 매우 낮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융자 신청을 하지 않는 여성 창업가들이 늘어나고 있고, 융자 신청을 하더라고 최소 금액만을 신청한다. 이렇게 되면 또 자본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사업 확장에 한계가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게 된다.

3. 시장 접근성의 어려움 – 이 부분에 있어서는 Hadary 교수는 미국 사회와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성장 기회는 대기업의 프로젝트 수주 또는 정부 프로젝트 수주이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젝트의 입찰 과정에서 업계의 입장은 여성이 운영하는 회사는 남성이 운영하는 회사에 비해서 performance가 떨어지기 때문에 프로젝트는 항상 남성이 운영하는 벤더한테 수여되기 마련이다. 실제 데이타를 분석해보면 여성이 운영하는 회사의 정부 프로젝트 수주율은 매우 낮다.
보통 이러한 기업 프로젝트들은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하나의 벤더가 모든걸 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 벤더와 (을) 그 밑에 줄줄이 엮인 용역회사들이 (병) 일종의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는데, 여성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하나의 방도로 미국 정부는 기업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컨소시엄에는 반드시 여성이 운영하는 용역회사들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규칙을 박아놓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주 벤더가 프로젝트를 수주한 후에 여성이 운영하는 용역회사를 컨소시엄에서 아예 제외시키는 현상이 매우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정부 프로젝트에도 이러한 케이스는 예외가 아니다. 15년 동안 정부 프로젝트의 5%는 반드시 여성들이 운영하는 기업한테 가게 되어 있는데 이 규정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Hadary 교수는 말을 한다.

4. 네트워크의 부재 –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던, 식당을 하던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네트워크 만큼 중요한게 있을까? 시장 동향, 영업 소식, 키맨들과의 관계 형성 및 벤처캐피탈/투자자들의 폐쇄적인 커뮤니티로의 진입…이 모든걸 제공하고 가능케 하는것이 네트워크이다. 하지만, 남성들에 비해서 여성들은 이러한 네트워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솔직히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여성들은 이러한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해서 남성들만큼 인식하지 못하는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네트워킹 행사에 – 특히, 실리콘 밸리에서 – 가면 여자들을 찾을 수가 없다. 항상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이렇게 여성들은 네트워킹에 관심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남성들이 갖게 되고, 그 결과로 인해서 여성들이 네트워킹을 하려고 하면 많은 남성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극단적인 케이스는 그냥 대화에서 여성들을 단절시켜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더 많은 여성들이 창업 하고, 더 많은 여성들이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걸 방해하는 요소 중에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한계도 있지만, 여성들 스스로가 만들어 놓은 문제점들도 있다는게 Hadary 교수의 주장이다. 그래도 전반적인 결론을 내려보면 여성들이 비즈니스 세계에 입문하고 입문한 후에 성장하는걸 방해하는 요소들이 대부분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말인데 TechCrunch의 창업자 Michael Arrington은 이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 아니, 조금 다른게 아니고 완전히 극단적으로 다른 – 입장을 취한다.
Wall Street Journal의 칼럼니스트인 Rachel Sklar는 실리콘 밸리는 여성들이 창업하는걸 장려하는 문화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수 년동안 해오고 있다. 특히 TechCrunch와 같은 IT 행사의 key speaker나 발표자들을 보면 90% 이상이 남성인점을 지적하면서 IT 바닥의 여성 창업가 부족 현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Michael Arrington의 반박은 (솔직히 논리적인 반박이라기 보다는 거의 면상에 대고 “Fuck You BiAtch!”라고 하는거 같지만):

-여성 스피커를 찾고 싶다.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일단은 스피커할만한 여자들이 없다. 찾는다해도 많은 여성 창업가들이 무대위에 올라가서 남 앞에서 이야기하는걸 꺼려한다.
-우리도 제발 여성 창업가들의 무용담을 TechCrunch를 통해서 공개하고 싶다. 근데 없는걸 어떻하냐고? 눈을 씻고 봐도 제대로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여성 창업가들을 찾을 수가 없다.
-여성들은 유전자적으로 risk-taking을 할만한 위인들이 못된다. 이건 여자들 스스로 인정한다.
-Michael Arrington의 여성창업가들에 대한 충고; “Sklar와 같이 실리콘 밸리에 여성 창업가들이 너무 없다는 불평을 하는 여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냥 ‘인생 한번 사는건데’하고 창업을 행동으로 옮기는 여자들이 있다. 실리콘 밸리는 후자의 여성들을 더 필요로 한다. 그리고 여성동지들이 정말로 이런 의지로 창업을 한다면 TechCrunch에 연락해라. Top 기사로 온천하에 공개해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