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out” 방지 및 관리 방법

이 블로그를 통해서 내가 ‘일과 스트레스’와 관련된 다음의 2가지 포스팅을 올린적이 있다:
운동선수들로부터 배우는 슬럼프 극복 방법
운동이 보약이다

이 글들을 읽은 많은 분들이 그동안 나한테 일과 관련된 스트레스에 대한 문의를 많이 했다. 솔직히 나는 의사도 아니고 business executive coach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벤처기업에 종사하는 일인일 뿐이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드린 답변들이 업무나 일상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감사 메일을 받으면서 요새 느끼는 점은 바로 현대 직장인들과 스트레스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은 이런 내용들이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들이라서 모두가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꺼려하지만, 바쁘고 절박한 직장 생활을(특히 벤처 초기 단계) 하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정신적/육체적으로 많은 압박을 받고 살고 있다. 내가 이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나 또한 그런걸 개인적으로 최근에 경험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몇 년 전만 해도 ‘스트레스’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코웃음을 치고, 남들이 스트레스라는 말을 꺼내면 그 사람들을 비웃던 부류의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일로인한 스트레스라는건 나약하고 한가하고 한심한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럭셔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그리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한테는 스트레스라는 게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을 했던 부분도 있었고…
2009년 힘든 한 해를 보내면서 나는 이런 내 생각이 많이 틀렸다는걸 느꼈다. 마음속으로는 스트레스를 부인하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육체적/정신적으로 내 몸뚱어리는 삶의 무게를 느끼고 있었고 이러한 부하가 계속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순간적으로 burnout이라는 현상을 경험했다. 처음 경험하는 현상이라서 극복하는 데는 몇 주라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인생을 되돌아 보고 나한테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일을 하면서 주위를 자주 둘러본다. 그리고 내 주위에 업무 때문에 힘들어하는 동료들이 보이면 더 이상 “이 나약해 빠진 새끼야, 정신 차리고 긴장해!”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분명 저들도 내가 그랬던거와 같이 burnout 현상을 경험하고 있거나, 곧 경험할 것이라는걸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가지고 있는 나도 burnout이 될 수 있었다면 분명히 내 주위 직장인들 90% 이상의 몸과 정신에 이 순간에도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여기 burnout 현상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한다. 혹시 본인이 요새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거나 아니면 주위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1. Burnout은 무엇이며 증상은?
“Burnout”은 말 그대로 정신적/육체적 에너지와 지방이 모두 타버려서 ‘앵꼬’가 된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서 우물의 물이 모두 고갈되었다는 말이다.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잠을 잘 못 자고, 술을 많이 먹고, 특정한 이유가 없이 화를 많이 내고, 평소에는 매우 관심을 두고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일, 증상에 대해서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burnout이 임박해 있다고 할 수 있다(물론, 갑자기 환경에 변화가 생겼거나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거나 하는 외부 쇼크로 인한 증상일 수도 있다).
영어에는 “tired but wired”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육체는 매우 피곤하지만, 정신적으로는 괜히 불안하고 뭔가를 계속 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생기는 상태를 말하는데 만약 tired but wired 상태라면 조심해야 한다.

2. 원인은 무엇인가?
현대 직장인들한테 있어서 burnout의 가장 큰 원인은 과로와 업무 과부하라고 Institute for Employment Studies는 명시한다. 또한, 다른 원인으로는 보고해야 하는 보스들이 너무 많거나, 책임만 있고 권한의 부재, 남들한테 일을 위임할 수 없는 성격 등이다.

3. Burnout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나도 경험을 했고, 주위 사람들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방법은 바로 “일이 나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일을 하는거다.”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특히 나같이 의욕과 자신감이 넘치는 직장인들은 스스로 모든 일을 해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경우가 있는데 – 일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솔직히 일을 쫌 한다는 사람들은 남들한테 일을 맡기면 많이 답답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냥 본인들이 모든 일을 처리해 버리려는 경향이 있다 – 그렇게 하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가 있다. 솔직히 우리가 하는 일들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인가? 내가 대통령도 아니고, 내가 하는 일이 나라를 살리는 일도 아니다(물론, 그렇다고 일의 중요도를 무시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거는 나와 내 가족의 웰빙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꽤 효과적인 burnout 방지 방법들이다(나도 이 중 몇 가지 해봤는데 꽤 괜찮다):
-내가 하고 있는 일 중 남한테 맡길 수 있는 일에 우선순위를 매겨서 남한테 위임하거나 맡겨라. 괜히 나 혼자 내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이 세상과 회사의 짐을 다 짊을 필요는 없다.
-보스를 찾아가서 지금 현재의stressful 한 상황, 답답하고 걱정되는 점들을 속 시원하게 털어놔라. 그렇게 할 수 있는 보스가 없다면 회사가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당신이 인생을 잘못 사는 것이다. 회사의 사장이라면? 친한 직원과 이야기를 하거나, 이사회 임원 또는 와이프랑 이야기하는 걸 권장한다.
-어떤 이는 ‘씹을 수 있는 거보다 훨씬 더 많이 배어 먹어야 한다’라고 말을 한다. 나도 사회생활 처음 할때는 항상 이렇게 했고 작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지 말고, 씹을 수 있는 만큼만 베 먹어라. 나머지는 다른 직원들이나 동료들이 베어 먹으면 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해라. 하루에 한 두 시간씩 덜 일하는 게 어떨 때는 더 효율적일 수가 있다.
-직장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의사 결정이라는걸 자신에게 계속 상기시켜야한다. 그리고 공과 사를 가끔은 구분할 수 있도록 스스로 훈련을 시켜라 – 이건 정말 힘들다. 특히 내 인생을 걸고 하는 벤처라면…
-좋은 직장 동료들과 자주 어울리고, 일 외의 대화를 많이 나누어라. 술 먹으면서 어울리지 말고 맨 정신에 해라.

4. 노력을 했지만 burnout이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에너지 넘치고, 자신감 넘치고, 자존심이라는 아우라가 온몸을 감싸고 있는 현재 직장인들한테는 이 과정이 가장 힘들것이다. 노력을 했지만 결국 burnout이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더는 이렇게 살 수가 없다”라고 인정을 해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가 않다.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건 정말 힘들고 쪽팔리는 일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남들이 ‘멈추지 않는 불도저’, ‘탱크’, ‘기계’ 라고 할 정도로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치던 내 자신이 이런 나의 나약함을 인정해야하는 순간이 오자 나의 한 부분은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숨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또 다른 한 부분은 “그래, 지금까지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다. 내 몸이 기계가 아닌 이상 이렇게 평생 직진만 할 수 없지 않는가. 이제 좀 쉬자.” 라고 말을 했고 나는 나의 이 나약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선택이었다.
스트레스에 대한 고민과 대화는 ‘정신병’을 연상시키고 이 말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터부시되는 단어이다. 그래도 인정할거는 인정해야 하며, 정신병은 ‘미친놈’이나 ‘정신병원’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 또한 모두가 명심해야한다
Burnout이 되면 육체적, 정신적 우물이 고갈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줄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다른이들 – 가족, 친구, 멘토, 동료 등 – 한테 많이 의존을 해야 하는데 이걸 절대로 수치스럽거나 부끄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많은 현대인들이 경험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니까.
충전을 위해서 얼마 동안 쉬기로 했다면 내가 하던 일에 빵꾸가 나지 않고, 더 중요한 거는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에서 당분간 내가 하던 일을 추스르고 담당할 적임자를 찾는 걸 확인하고 당분간 떠나는게 매우 중요하다.

5. 내가 매니저라면 직원들의 burnout 현상 예방 방법은?
매니저로서의 중요한 역할은 좋은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 정말 필요치 않다면 주말에는 절대 일하지 말고, 새벽 3시에 이메일을 보내지 말아라. 새벽 3시에 이메일 보내지 않아도 북한이 쳐들어오지 않고, 회사는 안 망한다.
또한, 직원들이 육체적, 정신적 피곤함에 대해서 부끄럽지 않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동시에 그때마다 필요한 지원을 회사 차원에서 해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목표를 세울 때는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걸 권장한다. 괜히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 목표를 만들어서 직원들을 혹사하지 마라.

2011년은 모두에게 힘차고 스트레스 없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하며.

출처 및 참고: Financial Times “The careerist: How to cope with burnout” by Rhymer Rigby

운동선수들로부터 배우는 슬럼프 극복 방법

내 개인 이메일의 서명에는 연락처와 함께 다음과 같은 글이 인용되어 있다. “Success, it’s a mind game.”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스위스 시계 Tag Heuer가 한동안 사용했던 catch phrase인데 너무 맘에 들어서 지금 몇년 동안 이메일 서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로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장 차이이며, 많은 부분이 멘탈과 관련되어 있다.

오늘은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다 겪게되는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슬럼프라는 단어는 운동선수들과 그들의 부진을 연상시키지만, 우리도 직장 또는 가정에서 일이 잘 안풀리거나 뭔가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데도 잘 안되면 슬럼프에 빠진다. 피츠버그에 사는 Dan Di Cio씨는 오랫동안 기술장비를 판매해온 잘나가는 영업사원이다. 그는 작년에 자신의 영업인생에서 최고의 실적을 내기 위해서 주말을 비롯해서 매일 야근을 하였지만, 일을 더 열심히 하면 할수록 그의 실적은 목표치로부터 오히려 더 멀어지고 있었다. 결국 다른 영업사원들에게 판매왕 자리를 빼앗기면서 그는 속으로 “왜 나는 저 사람같이 팔지 못할까?”라고 스스로를 계속 꾸지르면서 비난하기 시작했다.
야구를 매우 좋아하던 Di Cio씨는 메이저리거 피처 John Smoltz가 1991년도에 지독한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 멘탈 훈련을 하였던 일화를 떠올리면서 유명한 스포츠 심리학자인 Gregg Steinberg의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의 도움으로 Di Cio씨는 자신의 문제는 바로 무리한 목표달성을 위해서 일을 너무 많이 한다는 매우 평범하지만 심각한 문제임을 깨달았고, 이러한 압박은 그의 실적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결과를 야기시킨다는 사실 또한 알게되었다. Steinberg씨는 그가 무수히 많은 운동선수들한테 주는 동일한 처방을 Di Cio씨에게 내렸다: “과로하지 말고 좀 쉬세요.”

Di Cio씨를 상담한 저명한 저자이자 스포츠 심리학자인 Steinberg 박사는 슬럼프를 유발시키는 근본적인 원인들은 운동경기에서나 직장에서나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한다. 슬럼프의 증상들은 주로 자신감 상실, 매사에 너무 많이 생각하고 분석하는 습관, 이미 벌어진 실수에 집착, 그리고 사무실에서 항상 늦게까지 과로라고 한다.

싸이영상을 여러번 받았던 Atlanta Braves 팀의 명피처 John Smoltz는 1991년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경기를 하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들을 바탕으로 그는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연습을 하였지만 매번 경기에 나가서는 성급하게 피칭을 하였고, 잘못 던진 공들을 계속 머리속에서 분석하고 “왜 그렇게 던졌지?”라고 계속 묻는 자신을 컨트롤 할 수가 없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결국 그는 Jack Llewellyn이라는 스포츠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았다. 의사선생은 Smoltz 선수가 지금까지 퍼펙트 피칭했던 게임들의 기록을 가지고 2분짜리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서 이 동영상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도록 시켰다. 그리고 Smoltz 선수가 경기 도중 공을 잘 못 던지면 자동적으로 이 동영상이 머리속에서 재생될 수 있는 훈련을 시켰다. Smoltz 선수가 과거 퍼펙트 게임을 했을때의 자신감있는 느낌과 기분을 기계적으로 회상시키게 하기 위해서였다.
Smoltz 선수의 자신감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고 나머지 시즌 동안 그는 인생 최고의 피칭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멘탈 훈련 이후 그는 다시는 과거에 잘못한 일들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는 좋은 습관을 몸에 익혔다고 한다.
슬럼프에서 극복한 John Smoltz 선수를 role model로 삼은 Di Cio씨는 충분한 휴식과 치료를 통해서 그 이후에 정신적 안정을 찾았고, 외모 또한 동료들이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고 한다. 그는 고객들을 만나서 영업을 할때 그가 과거에 최고의 영업사원이었음을 항상 머리속에 떠올리며, 가장 실적이 좋았을때 그 자신의 모습, 외모, 말, 발표 등을 이미지화해서 머리속에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올해 그는 실적을 100%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Smoltz 선수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제 실수를 하면 그 실수로 부터 항상 뭔가를 배우지만, 그 실수가 미래의 행동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정신적으로 무장하는데 성공하였다.

Tim Stowell씨는 25년 동안 업무용 부동산 중개 사업을 성공적으로 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불경기를 겪으면서 비즈니스가 거의 바닥을 치는 동시에 25년 동안 비즈니스를 같이 해오던 고객들이 그를 떠나는걸 목격하면서 자신감을 상실하였다.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그는 과거보다 2배나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결과는 오히려 평소보다 더 좋지 않았다.
골프를 평소 즐겨 치던 Stowell씨는 전설적인 골퍼 잭 니클라우스가 골프 경기 중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던 방법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접목해보기로 하였다. 잭 니클라우스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고, 확실시되던 우승이 더 이상 확실해지지 않은 순간들에는 항상 공을 치기 전에 한두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한참동안 골프 코스와 관객들을 지긋이 바라보곤 했다. 그는 그의 이러한 행동은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멘탈 체제를 회복하기 위함”이라고 나중에 기자들에게 귀뜸해주곤 했다. 또한, 잭 니클라우스는 실수를 하거나 자신감이 부족할때마다 자신을 꾸지르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뭐가 두려운거냐? 나는 세계 최고의 골퍼이고 지금까지 항상 잘해왔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위치까지 올라오지 못했을거야. 정신차리고 똑바로 해보자.”라고 반복적으로 말을 했다고 한다.
Stowell씨 또한 잭 니클라우스 선수와 같은 방법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발표할때 실수를하면, 그는 그냥 웃어 넘기거나그 실수를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 물론, 쉽지는 않은 일이다.큰 계약이 이 실수 때문에 날라가면 항상 그 실수의 쓰라린 기억이 엄습해오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그가 과거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해왔는지를 항상 떠올리고, 그럴때마다 서두르지 않고 잭 니클라우스와 같이 한템포 쉬면서 긍정적인 정신적 안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한다.
결국 그의 비즈니스는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고, 그는 다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시작하였다.

위 두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슬럼프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과 정도는 스포츠와 직장 세계에서 그다지 다르지가 않다. 항상 이기던 운동선수가 갑자기 지면서 초라해진 그 자신의 이미지를 계속 떠올리는 현상은 우울증 환자의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과 거의 동일하다고 2007년도에 Brain Imaging and Behavior라는 논문에 발표가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직장에서 자신감을 상실해서 뭐를 해도 본인은 안된다는 패배주의에 빠진 직장인들도 우울증 환자의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동일하게 경험한다고 한다. 경기장이나 직장에서 이렇게 되면 결과는 뻔하다: 아무리 열심히 뛰고 일을 해도 항상 패배하게되어 있다.
우리는 잘나가던 운동선수가 슬럼프로 인해서 선수생활을 완전히 마감한 사례를 주위에서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축구의 이천수 (솔직히 이천수는 자기관리를 못했지만서도..), 고종수 (마찬가지이만서도..), 농구의 현주엽 등등. 하지만, 슬럼프가 종결시킬수 있는건 운동선수의 커리어뿐만이 아니다. 바로 우리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도 슬럼프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인생의 패배자로 커리어가 마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직장생활이나 운동선수 생활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슬럼프의 원인들이다:

  • 과거의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오는 두려움
  • 과거의 작은 실수에 집착하는 버릇
  • 자신감 상실
  • 다음 액션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고 분석함으로써 오는 실수
  • 운동선수들의 과연습, 직장인들의 과로
  • 운동이나 직장에 입문하였을때의 초심을 잊어버림
  • 감독, 팬 또는 상사로부터 반본적으로 듣는 꾸지람과 비난

그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들이 있으면 당연히 해결책 또한 존재한다:

  • 실패하거나 실수를 하면, 즉시 과거에 성공하였던 경험 떠올리기
  • 다음번 경기, 발표 또는 미팅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머리속에서 재현시키기
  • 동영상이나 글로 과거에 성공하였던 경험을 기록하기
  • 나의 강점을 종이 위에 적어놓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마다 반복해서 보기
  • 잠시 생각을 접고, 단계별 프로세스에만 집중하기
  • 크게 심호흡 하기 (개인적인 의견 – 이거 간단하지만 굉장히 효과적이다)
  • 좋은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어울리기
  •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시점에 몸과 마음을 집중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 개발하기 (심호흡을 크게 3번 하기, 박수를 3번 치기 등등)

모든건 마음가짐에서 나오는거 같다. Success, it REALLY is a mind game.

    참고: Wall Street Journal “Slumping at Work? What Would Jack Do” by Sue Shellenbarger

    뉴스가 나를 찾는 세상

    경영 연구소인 Pew Center에서 2010년 9월달에 미국인들의 뉴스 소비와 관련된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10년전과 비교해서 미국인들은 뉴스를 접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뉴스를 접하는 방식 자체에는 변화가 있었다; 신문을 보는 시간은 줄었고, TV 뉴스를 보는 시간은 늘었으며 평균적으로 종이와 TV 방송과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를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데 현대인들은 매일 57분을 소비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57분외에 온라인 뉴스를 소비하는데 평균적으로 매일 13분을 사용하여 하루 총 70분을 뉴스를 보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70분이라는 수치는 Pew Center에서 이 조사를 시작한 9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세상이 아무리 급변하게 돌아가도 현대인들이 뉴스와 정보를 아직은 중요하게 생각한다는건 참으로 다행인거 같다.
    가장 재미있는 결과는 다양해진 뉴스 매체들의 mix이다. 2006년도에는 미국인들의 38%가 매일 신문을 읽었는데, 2008년도에는 이 수치가 30%로 감소하였다. 올해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인 중 26%만이 매일 종이 신문을 읽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대신, 17%가 매일 온라인 신문기사를 본다고 답변하였는데 이는 2006년도보다 2배가 넘는 수치이다. 또한, 30~40대 미국인들의 25%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들을 통해서 뉴스를 본다고 하였다.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해서 뉴스를 소비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트렌드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정보를 섭취하는 방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패러다임 쉬프트가 진행되고 있다는걸 의미한다.
    몇년전만 해도 우리는 우리가 관심갖는 뉴스나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CNN.com이나 Chosun.com으로 들어가서 특정 뉴스를 찾아서 읽었다. 그 이후, 우리는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검색 엔진에서 우리가 관심있는 뉴스를 검색해서 찾아서 읽었다. 즉, 뉴스의 소비자인 우리가 관심있는 뉴스를 찾아서 읽었다. 지금은?
    어떤 학생이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꼭 알아야하는 정말로 중요한 뉴스라면, 그 뉴스가 나를 찾을 겁니다.” 이 말 별거 아닌거 같지만, 매우 의미심장한 말이다.
    페이스북에 로그인해서 들어가면 내 지인들이 관심있어하는 뉴스나, 그들이 읽고 포스팅한 뉴스들과 관련된 링크와 내용들이 내 화면에 뜬다. 물론, 내 친구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뉴스들이라고해서 나의 관심거리가 되는건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뉴스들 보다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뉴스가 내 관심거리가 될 확률은 훨씬 높다. 소셜 네트워크들의 기본이 되는, 그리고 페이스북의 창업자 Mark Z.가 항상 강조하는 Social Graph의 바탕이 되는 이론이다.

    마이크로 블로깅으로 시작한 트위터 또한 많은 사람들한테는 매우 효과적인 뉴스 서비스 플랫폼이 되어 버렸다. 카이스트 박사과정 학생인 곽해운씨의 연구에 의하면 트위터는 소셜 네트워크라기 보다는 뉴스 매체라고 하는게 맞으며, 전체 트위트의 85%는 뉴스와 관련돼 있다고 한다. 서로가 상호 관계를 인증해야하는 페이스북과는 달리 자유롭게 관심사나 관심인물들을 부담없이 ‘따를’ 수 있는 트위터 세상에서는 전체 유저 중 10%만이 트윗의 90%를 생성하기 때문에 페이스북과 같이 two-way communication이 진행되는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one-way communication의 대명사인 뉴스 미디어의 성격이 강하다는건 트위터의 창업자 Evan Williams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사실이다.
    트위터도 마찬가지로 내가 굳이 관심있는 뉴스를 찾을 필요가 없다. 내가 follow하는 사람들의 트윗이 자동으로 나한테 ‘배달’ 되기 때문에 나는 그 뉴스를 소비만 하면 된다. 물론, 그 뉴스들 중에는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내용들도 있겠지만 내가 누군가를 follow한다는건 이미 어느 정도 내용이 정제가 되었다는 뜻이다. 즉, 트위터를 통해서 나한테 배달되는 내용의 80% 이상은 나의 관심거리가 될 확률이 90%가 넘을거이라는 의미이다.

    뉴스가 나를 찾는 세상 – 조금 무섭지만, 그래도 참 편한 세상인거 같다. 그 어느때보다 정보와 뉴스가 중요한 시대이지만 우리가 정보를 찾는 방법은 (or 정보가 우리를 찾는 방법)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급변하고 있다.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건 우리 주위에 무슨 일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을 찾기 위한 가장 유용하고, 편리하고, 효과적인 방법들에 대한 끈임없는 갈망이다.

    출처 및 참고: Wall Street Journal “Now the News Finds You” by Gordon Crovitz

    “Lean Startup” 방식

    <스타트업 바이블>에서도 여러번 언급하였듯이 이제 인터넷 기반의 B2C 웹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수십억원/수백억원의 초기 자본이 필요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저렴하게 웹서비스 창업이 가능한 이유는 VC 전도사 Paul Graham이 항상 강조하는 [1. 저렴해진 하드웨어 2. 오픈 소스 기반의 무료 소프트웨어의 등장 3.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저렴한 마케팅 4. 강력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한 인건비 절감] 덕분이다.
    즉, 다른 분야라면 몰라도 인터넷 사업만큼은 초기 투자비용 없이 얼마든지 창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성립된다. 실제로 내 주위에는 1만 5천 달러로 창업해 단 6개월 만에 월 2천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 최근 들어서 흔희 볼 수 있는 이런 저비용 기반의 스타트업 창업/운영 방식을 미국에서는 “lean startup” 방식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lean 방식은 비단 인터넷 기반의 웹서비스에만 적용되는것일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제조업, 생명공학, clean tech과 같이 대규모의 설비와 R&D; 자본을 필요로하는 전통적으로 자본집약적인 산업에는 이러한 lean 방식을 적용할 수가 없고 앞으로도 이러한 산업에 필요한 초기 자본은 더 커지면 커졌지 절대로 줄어들 수 없을것이라고 한다. Flybridge Capital PartnersJeff Bussgang은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충분히 반대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경험으로부터 말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 그가 투자한 2개의 회사들을 한번 살펴보자:

    1. Digital Lumens (clean tech) – Digital Lumens는 2010 Global Cleantech 100 Company이며, 얼마전에 World Economic Forum으로부터 2011년 Technology Pioneer 상을 수상한 산업용 LED 조명 분야에 큰 혁신을 가져온 스타트업이다. Flybridge Capital은 이 회사에 종잣돈으로 단돈 $500,000 (한화 5억5천만원)을 투자하였다. 회사 창업자인 Jonathan Guerster는이 돈으로 몇명의 엔지니어들을 채용하여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제어가 가능한 산업용 LED 조명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재빨리 만들어봤다. 프로토타입은 성공적이었이며,이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이들은 5백만 달러의 Series 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였다. Series A 투자금액을 기반으로 능력있고 경험있는 CEO Tom Pincine을 스카웃하였고, 그의 리더쉽하에 Digital Lumens는 드디어 베타 딱지를 벗긴 Version 1.0 제품을 출시하였다.
    Version 1.0 제품을 가지고 몇몇 고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시장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이 회사는 지속적인 제품 수정 및 보완을 반복하면서 아주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하였다. 최근에 Digital Lumens는 1,500만 달러의 Series B 투자 유치를 하였고 이제 대량 양산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위의 내용에서 “Digital Lumens”라는 회사의 이름을 빼면,이 이야기는 마치 일반적인 인터넷 기반의 웹서비스 스타트업의 창업/성장 과정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 물론, 앞으로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규모 제조와 영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Digital Lumens사는 궁극적으로는 수백억 또는 수천억원의 투자를 받아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작은 단돈 50만 달러로 가능하였고 clean tech이라는 분야가 자본집약적인 산업이라고해서 lean startup 방식을 적용하지 못한다는건 아니라는걸 증명하였다.

    2. Predictive Biosciences (생명과학) – Predictive Sciences는 소변만을 가지고 암과 같은 질환을 손쉽게 판단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총 5,600만 달러 (한화 약 600억원 이상) 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투자를 받았지만, 역시 Digital Lumens와 같이 lean startup 방식이 적용된 회사이다. 이 회사에 Flybridge Capital이 투자한 초기 금액은 역시 단돈 50만불이다. 이 돈을 가지고 Predictive Biosciences 창업자들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병원으로부터 지적재산권을 획득하여 프로토타입을 만들 엔지니어 몇명을 채용하였다. 프로토타입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서 제품의 가능성이 입증 된 후에 창업팀은 100만 달러의 Series A 투자를 받았고 그 이후에도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기 전까지는 매우 lean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였다. 확실한 시장을 찾고, 이 시장을 위한 제품을 만들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시장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빠른 product iteration을 반복하였고 이러는 과정에서 신장암이라는 전략적인 초기 시장을 찾아서 여기에 많은 resource와 돈을 집중적으로 투자하였다.
    Predictive Biosciences의 이야기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터넷 웹서비스 스타트업의 창업/성장 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걸 우리는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다.

    Jeff Bussgang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내가 미국에서 체험한 나의 직접적인 경험을 종합해 보면 lean startup 방식은 이제는 단순한 웹서비스 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기술이나 제품에도 적용이 가능할거 같다는 새로운 시각이 생긴다. 즉, 단순 제조업, 부동산업 또는 식당을 차리는게 아니라면 창업은 큰 초기 자본이 없어도 누구한테나 열려있고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Lean startup 방식’이라는 용어가 구체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맥락의 내용들을 <스타트업 바이블>에서 추려본다:

    pg.104
    좋은 동업자들로 구성된 팀이 있고, 어떤 제품을 개발할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일단 간단한 프로토타입prototype, 원형(原型)을 만드는 동안에 필요한 사무실 임대료, 인터넷 비용, 식비 등을 충당할 최소 생계비용이 필요하다. 이런 돈을 종잣돈seed money이라고 한다. 종잣돈은 수십억 원이 아니라 수천만 원의 규모이기 때문에 모으기가 그다지 힘들지 않다. 수천만 원의 종잣돈은 앞에서 설명한 엔젤 투자자로부터 구하는 것이 가장 수월하며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초기에 필요한 종잣돈은 대량 상품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니다. 서비스마다 다르겠지만, 개발자 두 명이 약 6개월 동안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pg.157
    프로토타입을 빨리 만들어라 – 사업계획서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그 시간을 아껴 실제 제품을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투자받을 수 있는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아마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마음가짐이 분명한 투자자라면 절대 아이디어에만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느 정도 구체화된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얻어야만 비로소 30분 정도의 미팅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따라서 투자를 받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개념검증proof of concept 작업이다. 즉 아이디어를 제품화해 시장성을 테스트해보는 일이다.
    아이디어의 시장 가능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우선 프로토타입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면 시간과 돈,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일에는 자원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특히 웹서비스를 준비한다면 더욱 쉽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툴들을 이용해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를 더도 말고 3개월만 돌려보면 아이디어의 시장성을 금세 알 수 있다.
    만약 시장에서 반응이 전혀 없다면 투자자에게도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때는 다른 제품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성과는 얻지 못했더라도 어찌 되었거나 시간 낭비를 최소화한 셈이다. 반대로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응을 얻었다면 고객 사용도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두고, 그에 따른 추가 작업을 위해 투자를 유치하면 좋을 것이다.
    잘 알고 지내는 창업자 후배들 중 A와 B가 있다. 두 사람은 모두 뛰어난 두뇌와 추진력의 소유자인데, 비슷한 아이디어로 투자유치에 뛰어들었다. 그중 A는 꼬박 3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그럴듯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 실제로 읽어본 사업계획서는 굉장히 논리정연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아이디어는 아직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종이 위의 글자로만 남아 있다.
    반면, B는 처음부터 아예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 대신 가진 돈을 털어 웹프로그래머 한 명을 채용했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3개월 후에 베타 사이트를 오픈했고, 단순한 프로토타입을 통해 적당한 수의 사용자를 영입할 수 있었다. 그는 사이트를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꽤 유명한 엔젤 투자자로부터 50만 달러를 유치할 수 있었는데, 그 돈으로 개발자를 영입하고 제품을 개선해 현재 더 높은 밸류에이션에 시리즈 A 투자를 받을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A보다는 B를 더 선호한다. 따라서 투자를 받고자 한다면 최대한 빨리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라. 아무리 불경기라도 시장성이 검증된 아이디어에는 반드시 투자가 몰리게 되어 있다.

    이 여자 – Felisa Wolfe-Simon

    2010년 12월 3일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 NASA는 “우주생명체 관련 기자회견”을 전세계에 생중계했다. 이미 몇 주 전부터 나사는 ‘외계 생명체의 증거 탐색 노력과 관련한 충격적 발견’을 발표할것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어서 많은 전문가들과 비전문가들은 그동안 추측만 난무하던 외계 생명체에 대한 존재가 밝혀질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실망스럽게도 – 나는 정말 실망했다. ET와 관련된 또는 영화 아마게돈과 같이 지구가 곧 멸망할것이라는 발표를 기대했었다 – 발표 내용은 외계 생명체가 아니었다. 다만 독성물질인 비소 (arsenic)에서도 박테리아가 서식 가능하며 이는 지구이외의 우주 환경에서 생명체가 발견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확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단한 박테리아를 최초로 발견하고 이 박테리아에 GFAJ-1라는 이름을 붙인 과학자 Felisa Wolfe-Simon은 하루만에 슈퍼스타가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GFAJ-1이라는 이니셜은 이제 하도 봐서 익숙해졌지만, 이 이니셜들 뒤에 숨은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오늘 Wall Street Journal을 읽다가 나도 처음 알게된 사실인데 너무 흥미있어서 여기서 간단하게 소개해본다.
    4년전 Felisa는 유명한 우주생물학자인 Ariel Anbar 밑에서 연구를 하던 아리조나 주립대학원의 어린 포닥 학생이었다. 그녀는 다른 포닥 학생들과는 달리 매우 도전적이고 실험정신이 풍부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원래는 오보에를 전공한 음악도였는데,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해양학 공부를 하게 되었고 아리조나 주립 대학으로 오면서 화학과 미생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당신 Felisa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의 기원이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다는 비주류의 사고를 하기 시작하였고, 반드시 이 세상 어딘가에는 인 (phosphorus)이 아닌 다른 물질을 – 비소와 같은 – 기반으로 만들어진 생명체가 살고 있을것이라는 강한 의문을 스스로에게 하였다. 인과 비소는 화학적 구조상으로는 유사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주류 사회의 과학자들과 화학자들은 Felisa의 이러한 이론은 말도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Felisa는 그 당시 아직 20대 후반이었고 아리조나 주립 대학에서의 계약직은 곧 만료될 시점이었다. 또한, 그녀는 이 분야에서 살아남고 성공하려면 쟁쟁한 선배들한테 적당히 아부하고, 크게 튀지 않고 연구활동을 해야지만 한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알고 있는 연구 초년생이었다. 그녀와 비슷한 또래 대부분의 젊은 과학도들은 남들이 의문을 재기하지 않는 mainstream 연구 주제를 선택하여 본인들의 커리어를 안전하게 쌓고 있었지만 Felisa는 남달랐다. 그녀는 이러한 과학세계의 관료주의와 보수적인 사고를 경멸하였고 동료 과학자들은 절대로 택하지 않았을 일생 일대의 도박을 해보기로 결정하고 소신껏 새로운 이론을 뒷받침할 연구를 해보기로 하였다. 즉, 독성물질인 비소를 기반으로 번식하는 박테리아가 지구상에 존재한다는걸 증명해보기로 결심하였다.
    문제는 과연 이런 말도 안되는 – 그 당시 기준으로는 – 연구 프로젝트를 funding 해줄 기관이나 개인을 찾는 것이었다. 어떤 비영리 기관에서 연구 비용을 제공하기로 하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너무나 이론적이고 추리적이다”라는 이유로 취소하였고 결국, 나사에서 이 연구를 지원해 주기로 하였다. Felisa는 나사의 돈으로 무장한채로 이 괴생명체를 찾기 위해서 요세미티 국립 공원 근처의 Mono 호수를 새벽부터 밤까지 매일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였다. Felisa의 이러한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서 영국의 어떤 저명한 우주생물학자는 “비소 기반의 생명체를 찾는거는 완전히 미친 짓이다.”라고 할 정도로 주류 과학 사회에서 보는 그녀의 프로젝트는 말도 안되는 짓이었다.

    하지만, 3년 후 Felisa는 그녀를 유명인사로 만들어줄 박테리아를 드디어 찾아버렸다. 그리고 그 박테리아에 GFAJ-1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GFAJ는 무슨 약자일까? 바로 “Get Felisa A Job“의 약자라고 한다. 즉, 이 박테리아를 찾기 전까지 Felisa는 여기저기 계약직으로 일을하는 떠돌이 과학자일 뿐이었고 그녀는 이 박테리아를 찾으면서 본인한테 이제는 제대로 된 정규직 연구 직업을 달라는 의미로 GFAJ-1라는 이름을 붙인것이다.

    이제 완전히 생물학계의 슈퍼스타가 된 Felisa가 job을 찾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을것이라고 생각된다. 역시 스타트업이나 비영리 연구소나 큰 발전이나 도약을 하려면 이렇게 남들이 해보지 않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분야에 도전해야 하는거 같다. 물론 여기에는 엄청난 risk, 어려움, 그리고 친구/적들의 손가락질과 비난이 반드시 동반되지만, 자신이 믿는 바가 있다면 Felisa Wolfe-Simon과 같은 신념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오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아름다운 토요일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