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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블로그] GMO 감자와 사과

arctic-apple나같이 먹거리에 관심이 많고 농업기술에도 관심있는 분들한테는 흥미로운 소식이다.

얼마전에 미식품의약국에서 처음으로 유전자 재조합된(GMO’d) 감자와 사과를 승인했다. ‘Arctic’ 종 사과는 껍질을 깐 후 공기와 접촉하면 색이 갈색으로 변하는걸 방지하도록 재조합 되었고, ‘Innate’ 종 감자는 멍이 덜 들고 고온에서 요리하면 형성될 수 있는 발암성 물질 아크릴아미드 함유량을 줄일 수 있도록 재조합 되었다. Arctic 사과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실제 판매되기 까지는 수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Innate 감자는 몇 개월 후에는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많은 조사와 실험을 거친 이 두 농산물은 “영양과 안정성 면에 있어서는 유전자 재조합되지 않은 기존 감자와 사과랑 동일하다” 라고 식품의약국은 발표했다.

이미 우리가 먹고 있는 콩이나 옥수수는 대부분 유전자재조합된 제품들이지만 이들은 소비자보다는 농부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 내성이 더 강하고,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수확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농부들에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이번에 승인된 사과와 감자의 경우 농부들 보다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GMO 농산물들이 시장에서 받던 부정적인 피드백과는 약간 다른 반응이 예상된다.

앞으로 유전자재조합 관련된 연구와 개발은 끊임없이 진행될 것이며 실리콘밸리의 돈도 이 분야에 많이 투자될 것이다.

[과거글: 유전자 재조합 식품에 대한 고찰]

생활 수준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제일 먼저 신경쓰는 부분이 바로 먹거리 이다. 요새 한국이나 미국이나 ‘잘먹고 잘사는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고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미래의 식량 곤충). 동네 슈퍼에서도 쇼핑을 많이 하지만 유기농 제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슈퍼나 마트도 자주 가고, 이제는 뭐를 하나 사더라도 재료랑 영양성분 표기를 보는게 습관이 되었다 (그렇다고 보면 다 이해한다는 건 아니다).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요새 미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게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 재조합 식품)라는 레이블이다. 식품 제조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유전자 조작 유무를 표기하기 시작했고 Non-GMO Project나 Just Label It!과 같은 관련 단체들은 이걸 의무화 시키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업체 Ben & Jerry’s와 멕시칸 semi-패스트푸드 업체 Chipotle는 아예 유전자 재조합 재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이런 분위기에 둘러쌓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GMO는 굉장히 안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하고 슈퍼에서도 non-GMO 라벨 제품들을 찾게 된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최근에 이를 반박하는 기사와 글들을 통해서 우리가 잘 몰랐던 유전자 재조합 식품에 대한 사실을 몇가지 알게 되었고 스스로를 교육하는 차원에서 여기 몇 자 적어본다.

-과학일 뿐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인간의 삶은 굉장히 편해지고 윤택해졌다. 유전자 재조합도 생명과학일 뿐이지 음식에 나쁜 짓을 하는게 아니다. 이미 수천년 동안 농부들은 다양한 교배 방법을 통해서 더 강하고 맛있는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고 80년대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서 과학자들이 다른 품종의 특성을 특정 식물의 DNA에 심을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서 가뭄을 더 잘 견디는 씨앗이나 해충의 피해를 덜 입는 씨앗이 탄생하게 되었다. 1996년도에 유전자 재조합이 상용화 되었고 이제 우리가 먹는 옥수수와 콩의 80%가 유전자 재조합된 품종들이다.

-농부들의 선택이다: 유전자가 재조합되지 않은 씨앗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사용할 수 있지만, 오히려 농부들이 유전자 재조합 품종을 선호한다. 뭐, 이유는 뻔하다. 유전자 재조합 씨앗은 내성이 더 강하고,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수확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월등하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기억해야하는 사실은 농부들은 상당히 똑똑한 사람들이고 단순히 경제적인 관점에서 유전자 재조합 씨앗을 사용하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경제적인 면도 있지만, 맛도 좋고 건강에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본인들도 이걸 먹고 이들의 가족들도 먹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근거: 그동안 많은 연구 결과가 진행되었지만 유전자 재조합 농산물들이 건강에 나쁘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음식에 대해서는 가장 까다롭다는 유럽의 모든 식품 관련 규제 기관들에서는 유전자 재조합 농산물들이 안전하고 일반 농산물만큼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인정을 했고 이는 미국의 식약청도 마찬가지이다.

-엄격한 규제: 생명공학으로 탄생한 농산물들은 내가 생각했던 거 이상의 시험과 규제를 받는다. 새로운 씨앗이 탄생되면 미국 농무부로부터 검사를 받아야 하며, 미식약청으로부터 자발적 – 하지만, 거의 의무적이다 – 검사를 받게 된다. 씨앗들에 살충제나 해충제가 들어가 있다면 미국 환경청의 검사까지 받아야 한다. 이런 과정 때문인지 새로운 씨앗을 개발해서 상용화 하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은 약 1,000억원 정도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비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되는 씨앗은 정부의 검사나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다고 한다.

-지구를 살리는 GMO 농산물: 유전자 재조합 씨앗들은 오히려 지구를 살리고 있다. 대부분의 GMO 씨앗들은 해충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살충제의 사용을 극적으로 감소시킨다. 실제로 2012년도에 살충제 감소로 인해 전세계 탄소배출량을 267억 킬로나 줄였다고 한다 (이는 1년 동안 자동차 1,180만대가 방출하는 탄소와 동일)

-심리적 요인: 약간의 심리적 요인도 작용을 한다. “유전자 재조합” 이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일부 GMO 업체들은 비GMO 업체들이 영리적인 목적 때문에 일부러 이런 무시무시한 용어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하기까지도 한다.

지구를 사과로 생각해보자. 이 사과를 반으로 쪼개고, 또 반으로 쪼개고, 32등분으로 쪼갤때까지 잘라보자. 그 32개의 사과조각 중 하나가 바로 농업을 할 수 있는 땅의 크기이다. 나를 비롯한 선진국 사람들은 잘 못 느끼고 있지만 지구의 자원부족과 식량부족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그리고 앞으로 이 문제는 더욱 더 심해질 것이다. 매일 전세계 인구 9억명이 고픈배를 움켜잡고 잠을 청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좁은 땅덩어리에서 더 많은 수확을 해야만 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명과학의 발전을 통한 유전자 재조합이 필수인거 같다.

나도 맹목적으로 non-GMO 라벨만을 선호했었는데 이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거 같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bc.ca/news/canada/nova-scotia/non-browning-arctic-apple-concerns-nova-scotia-growers-1.2559730>

한국형 호칭

*이 글의 내용은 100% 주인장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나는 한국 회사들과 일을 많이 한다. 주로 작은 스타트업들이랑 많이 어울리지만,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들 또는 tech 대기업들과도 많은 교류가 있다. 한국 회사들의 전통적인 직위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이러한 수직적인 구조로 구성되어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사내호칭을 조금 더 수평화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이제는 별도의 직위 없이 ‘기홍님’ 또는 전사적으로 영문 이름을 도입해 ‘Albert님’ 뭐 이런 식으로 호칭제도를 변경하는 회사들이 보인다. 그런데 솔직히 나한테는 이런 ‘~님’ 또는 한국 토종을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게 너무나도 어색하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는 나이와 연차가 너무나 중요한 문화/사회적 요소이기 때문에 아무리 호칭을 이렇게 바꿔도 부하가 상사를 대하는 태도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 보스한테 ‘기홍님’이라고 하면 이 수평적인 호칭과 보스에 대한 전통적인 수직적인 태도와 관념이 충돌을 일으켜 혼란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어떤 취지인지는 잘 알겠다. 한국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영어 이름을 사용하면 미국 사회와 미국 회사의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인 거 같다. 또한, 외국과 비즈니스를 많이 하는 경우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쉽게 이름을 영문으로 바꾼다는 취지도 있는 거 같다. 그래도 나는 좀 우습다. 생각해봐라….영어 거의 못하는 한국 사람 둘이서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면서 한국어로 대화를 하는 게 좀 웃기지 않나? 그리고 무슨 가족오락관도 아니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 매출을 만들고 수익을 극대화 해야 하는 상사나 동료랑 ‘~님’ 하면서 대화하면 오히려 좀 어색 할 거 같다. 그렇게 수평적인 조직을 원한다면 오히려 ‘~님’을 아예 없애고 그냥 서로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건 불가능하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회사에서 계급이 높은 분의 이름을 막 부를 수는 없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참으로 어려운 호칭들이 많다. 연구기관에서는 ‘선임’ ‘책임’ ‘주임’ 등의 호칭들이 존재한다. 연구기관에서 나온 분들이랑 일을 하는데 그 사람을 한번 부를 때마다 ‘배기홍 책임연구원님’ 이라고 해야한다. 일 시작하기도 전에 호칭 부르다가 에너지를 다 낭비하는 느낌?

실은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명함을 보면 한국보다 더 많은 직위가 막 존재한다. 회사마다 – 특히 벤처기업은 – 자기 직위를 마음대로 만드는 회사들도 있다. Chief Fun Officer, Chief Revenue Officer, VP of Partner Entertainment 등 재미있는 직위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상관없다. 미국은 모든 사람을 직위가 아닌 그 사람의 실제 이름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John, Kihong, Albert 이렇게 부르지 ‘Chief Revenue Officer Kihong’ 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한국은 다르다. 이름으로 사람들을 부를 수가 없으므로 뭔가 붙여야 하는데 현재 한국의 호칭제도는 비효율적이고 어색한 거 같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냥 전통적인 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 직위를 선호한다. 두 단어이기 때문에 발음하기도 쉽고 어느 정도 표준화되어 있는 호칭들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장 심플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하는데 다른 분들은 현재 몸담은 조직의 직위와 호칭 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마계촌

나는 초등학교 절반, 그리고 중학교의 대부분을 유럽에서 보냈다. 80년대 후반이니 거의 25년 전이다(벌써!). 라스팔마스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좋은 기억들이 있는데 이 중 가장 기억나는 건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연습했던 테니스와 테니스 수업이 끝나고 들렸던 오락실이다. 요샌 오락실에 가지 않고 집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 많다. 모바일 게임, LoL과 같은 PC 게임, PlayStation이나 Xbox와 같은 콘솔게임 등…젊은 세대들은 아마도 우리 세대가 오락실에서 손목이 아플때까지 하던 게임들을 보면 유치하다고 할 것이다.

요새는 게임을 거의 안하지만 어릴적에는 부모님이 걱정할 정도로 오락실 출입을 많이 했다. 수많은 오락을 해봤지만 나의 No.1 게임은 ‘마계촌(Ghosts n’ Goblins)’ 이라는 게임이다. 요즘 게임에 비하면 그래픽도 촌스럽고 음악도 기계음악이지만 지금해도 역시 재미있고 내 손에는 아직도 마계촌 오락에 대한 muscle memory가 남아서 지금도 전성기만큼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다. 마계촌 무료버전을 얼마전에 웹에서 찾아서 여기 embed 해본다. 단순한 게임이지만 많은 추억들이 떠오른다…

*참고로 비석을 15번 치면 천사가 번개를 던지고, 시간을 잘 조절해서 죽자마자 이걸 맞으면 무제한 시간을 갖게 된다.

같은 행동 = 같은 결과

해마다 반복되고 해마다 보는 상황이다.

우리 동네 헬스클럽 골드짐에 1월/2월이면 회원수가 거의 3배 증가한다. 새로운 얼굴들이 보이고 락커룸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가끔 줄을 서서 샤워를 해야한다. 그런데 이러다가 만다. 5월이면 신규 회원들은 서서히 사라지고 모든건 일상으로 돌아온다. 새해에는 건강하게 살고 살을 빼야겠다는 결심은 일상생활속의 바쁨과 게으름에 밀려버린다. 전형적인 작심삼일이다.

금연, 살빼기, 금주, 건강한 식단 유지, 일찍 일어나서 영어공부하기 등…..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새해 결심들이다. 모두가 다 현재와는 극적으로 다른 결과를 원하고 이를 위한 결심들을 한다. 그런데 하는 행동들은 똑같다. 행동은 과거와 다르지 않은데 어떻게 결과가 달라지겠는가. 초등학생들도 아는 이 사실을 내 주위 많은 어른들이 모르는거 같다. 과거와 변함없이 과식하고, 거의 매일 술먹고,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올해는 반드시 체중을 줄여서 건강해져야 한다고 하는 친구들을 거의 10년째 보고 있다. 똑같이 먹고 똑같이 안 움직이는데 어떻게 체중이 줄고 건강해지겠는가 이 친구들아.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정말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작년과는 뭔가 달라져야 한다. 올해는 회사한테 정말로 중요한 한 해가 될거라는 말만 하고 행동은 그대로라면 결과도 똑같을 수 밖에 없다. 그 결과가 더 좋든 나쁘든 어쨌든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과거와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극적으로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행동 또한 그만큼 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오늘의 행동이 어제와 같다면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내 명함이 없어도 사람들이 나를 찾을까

며칠 전에 선배형님과 함께 요새 말이 많은 한국의 ‘갑질’과 ‘슈퍼갑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했다. 대형제조업체가 그들의 1차/2차/3차 벤더들에게 하는 갑질, 대형유통업체가 작은 벤더들에게 하는 갑질, 공무원들이 정부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들에게 하는 갑질, 심지어는 편의점 사장이 알바생들에게 하는 갑질 등등…..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종류의 갑질이 존재한다.

그런데 소위 ‘갑’ 이라고 하는 자들은 그들이 갑이 아니라 그들의 명함에 찍힌 회사의 로고가 갑이라는걸 알고 있을까? 아마도 모르는거 같다. 알면 그렇게 갑질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보면 오히려 ‘을’ 보다도 훨씬 더 못하고 능력없는 ‘갑’ 이 단지 더 크고 돈이 많은 회사의 직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이렇게 쓰레기 취급하는 현상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 미래에 어떤 상황에서 이 ‘을’을 다시 만날지 모르는데 ‘을’이 ‘갑’이 되고 ‘갑’이 ‘을’이 되면 어떻게 할까? 물론, 본인들은 자기가 잘나서 그렇게 남을 업신여기고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몇 년 전부터 나는 이런 생각을 많이 해봤다. “우리 회사 로고가 없는, 그냥 내 이름 석자만 적힌 명함을 가지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지금같이 취급해줄까?” 나와 같이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나라는 인간을 좋아해서 매일 나한테 이런저런 부탁을 하는건지 아니면 우리 회사 때문에 그러는건지 모두가 잘 생각해 보면 이런 상식밖의 갑질은 일어날수가 없다.

그나마 내가 유일하게 갑질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회사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다. 과장이었지만 내 선에서 집행할 수 있었던 마케팅 비용이 꽤 많았고, 이 마케팅 돈을 필요로 했던 여러 협력업체가 있었다. 협력업체 사장님들이 과연 내가 좋아서 나랑 친해지려고 했을까? 나보다는 내 명함에 찍힌 ‘microsoft’ 를 좋아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갑질은 하지 않았다. 항상 동등한 business professional로 모든 협력업체 분들을 대했던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스트롱벤처스 배기홍 대표’와 ‘배기홍’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 명함에서 Strong Ventures를 지워도 사람들이 나를 똑같이 대해주길 바란다.

그렇다고 이런 비즈니스 관계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하는건 아니다. 내가 대기업에서 협력업체를 담당하고 있으면 협력업체 사장님은 내 나이, 인품, 배경과는 상관없이 나한테 뭔가를 가져가야 한다. 그래서 나한테 매우 잘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분한테 갑질을 하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말그대로 ‘협력업체’ 이기 때문에 서로 프로페셔널하게 협력을 하는 관계이지 내가 협력업체 사장님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면 그건 완전 오산이다.

내 명함에 우리 회사 이름이 없다면 과연 나라는 인간은 몇 점일까? 갑질하는 인간들은 대부분 5점도 안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