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피드백 물어보기, 피드백 주기

얼마전에 아는 동생을 만났다. 취준생인데 명문대학을 졸업한것도 아니고, 딱히 내세울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도 않아서 취업하는데 상당히 고생을 하고 있다. 얼마전에 면접을 본 회사로부터 불합력 통보를 받았는데 내가 그 이유를 물어보니 “떨어졌는데 이유가 중요한가요” 라고 했다. 면접한 회사에서 불합격 이유를 알려줬는지 물어보니 “그런게 어디있어요. 불합격 통보라도 왔으니 다행이죠. 작은 회사들은 아예 연락도 안와요.” 라면서 너무나 당연한듯이 말을 했다.

우리나라의 현실인거 같다. 그 누구도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누구도 피드백을 달라고 묻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불신과 오해만 생기고, 발전이 없거나 더디다. 위의 동생은 똑똑하고 일도 잘 할거 같지만, 면접만 하면 미끄러진다. 몇 번 대화를 하다보면 떨어지는 이유가 대략 짐작은 간다. 면접관이라면 누구나 다 파악할 수 있는 점이고, 쉽게 고칠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이 사람한테 자세한 피드백을 주지 않았다. 물론, 본인도 안 물어봤다. 나도 이런 경험을 한국에서 여러번 했다. 개인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나 뭔가를 거절당하면, 왜 거절했는지 그 이유를 나한테 정확히 설명을 해주는게 그동안 내가 투입했던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이번에는 안 되겠습니다.” 또는 “안타깝네요. 다음번을 기약하시죠.” 라는 답변을 제공한다. 일언반구의 피드백도 없다. 이번에는 왜 안 되었고, 다음에 잘 되려면 뭘 고치고 보완해야하는지에 대한 말이 없다. 그런데 나는 항상 물어본다. “뭐가 부족했는지 좀 구체적으로 알려주시겠습니까?” , “피드백을 좀 받아볼 수 있을까요?” 그래도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 본인들이 결정을 했으면서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내가 피드백을 달라고 하는게 마치 건방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나는 악착같이 물어본다.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혹시 내가 뭘 잘 못 했는지, 그리고 잘 못 했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배우기 위해서.

그나마 VC는 피드백에 익숙한 직업이다.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도 수두룩 하지만, 내 주위의 제대로 된 투자자들은 투자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하면 창업가들한테 왜 그런지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어떤 경우는 창업가들이 수긍을 하고, 어떤 경우는 수긍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투자자 나름대로의 생각과 피드백을 제공하는 건 목숨을 걸고 투자 한번 받아보겠다고 열심히 사는 그 창업자에 대해 우리가 표시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피드백이 아주 길 필요는 없다. 우리가 투자하지 않는 분야라서, 또는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산업이라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라는 것도 짧지만 말이 되는 피드백이다. 창업자들도 거절을 당하면 항상 피드백을 달라고 부탁하라고 나는 권장한다. VC들이 항상 맞지는 않지만 – 실은 대부분 틀린다 – 그래도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니 투자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어떤 부분에 더 신경을 쓰고, 고칠게 있다면 어떤걸 고쳐야 하는지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피드백을 주고, 받고, 물어보는게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워지면 그만큼 모두가 다 발전할 수 있다.

노조, 변호사 그리고 공유경제

littech15-crop-600x338이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은 잘 알텐데 얼마전에 Homejoy 라는 공유경제 청소 서비스가 문을 닫았다. 유명한 투자자들이 4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스타트업이고, 급성장하다가 갑자기 망해서 그런지 필요 이상의 관심을 받는 큰 사건 중 하나였다. 뭐, 이 정도 투자 받고 망한 회사들이 워낙 많지만, Homejoy의 폐업이 더 쇼킹했던 이유 중 하나는 최근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공유경제 회사라서 그런거 같다. 이 회사가 망한 이유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제품(=서비스) 자체가 경쟁력이 없었고, 고객서비스가 형편없었다고 하는 사용자들도 상당히 많지만, 대표이사에 의하면 회사가 고용관련 소송에 휘말려서 더 이상 투자유치를 못했고, 이로 인해서 문을 닫는다고 한다.

소송을 워낙 좋아하는 미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의 공유경제 서비스는 노조와 변호사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대통령 후보도 얼마전에 공유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정도로 우버와 같은 온디맨드 서비스는 매우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우버나 Lyft 또는 Instacart와 같은 회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들을 ‘자영업자’ 또는 ‘independent contractor(아무한테도 고용되지 않고, 아무도 고용하지 않고 일하는 방식)’로 잘못 구분을 했고, 이로 인해서 이들에게 상해보험, 실업보험, 실업수당, 초과수당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회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송을 당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Homejoy 또한 청소서비스 공급자들에게 5시간 마다 30분의 간식 휴식 시간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

나는 과거에 우버에 대한 글을 여러번 썼다:
멈추지 않는 우버의 질주
우버에 대한 단상
뿌리를 찾아서 뽑자

내가 고객으로서 우버에게 점수를 준다면 100점을 준다. 그만크 유용하고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다른 공유경제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고객들에게 – 공유경제 서비스들의 고객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이다 –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시장과 숫자를 보면 이는 명확해진다. 최근 수 년동안 온디맨드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회사들에 퍼부어지는 돈도 천문학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왜? 간단하다. 이런 서비스들을 돈을 내고 기꺼이 사용할 사용자들과 이들에게 서비스를 기꺼이 제공해 줄 공급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수치는 발표된게 없지만 이런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실업자 또는 자신이 원하는 페이스대로 일을 하면서 돈을 조금 더 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평균적으로 공유경제를 통해서 벌 수 있는 수입은 노동법으로 정한 최저임금보다 높으며, 더 열심히 하거나(=좋은 리뷰) 피크타임에 일을 하면 이 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건 아니다. 이를 위해서 공유경제 회사들이 지정한 규정과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개개인의 이력과 백그라운드를 조회하며, 우버의 경우 서비스 공급자들은 10년 미만의 차량을 사용해야 한다. 어떤 회사들은 유니폼을 입도록 요구하며, 고객과 대화하는 방법까지 지시를 한다. 공유경제 회사들의 바로 이러한 요구사항들 때문에 공급자들은 계약직이 아니라 회사의 정직원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게 아마도 소송의 핵심인거 같다.

이 회사들을 고소하는 주체는 주로 서비스 공급자들이 아니라 이들과는 어떻게 보면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노동조합들이다(independent contractor들은 노조를 만들 수 없다). 그리고 노조들을 대변하는 소송변호사들과 law firm 들은 과거에 수 많은 회사들을 대상으로 이와 비슷한 소송을 진행해서 수천억원의 승소금을 받은 회사들이다.

물론 법은 중요하고 지키라고 존재한다. 하지만, 해석하기에 따라서 애매모호해지는 공유경제에 대한 노동법의 헛점을 이용해서 노조와 편을 먹고 굳이 이렇게까지 소송을 해야하나라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항상 하고 있다. 5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우버의 경우 돈방석 위에 앉아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비싸고 유능한 변호사를 통해서 소송에 대응할 수가 있지만 다른 수백개의 공유경제 스타트업들은 이렇게 나오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노조와 변호사들은 소송에 이기면 큰 돈을 벌겠지만 결국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손해를 보는 건 우리와 같은 사용자들,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들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insidecounsel.com/2014/03/24/its-time-for-litigation-lawyers-to-innovate-with-a>

Boston Strong

요새 이런저런 일들도 많고, 사람들도 더욱 더 많이 만나면서 책임감과 소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 와중에 얼마전에 보스톤이 2024년 올림픽 게임 유치를 포기한 기사를 읽었다. 솔직히 좀 의외였다. 올림픽이라면 나라와 도시를 막론하고 모두가 다 유치하고 싶어하는 글로벌 축제이자 행사가 아닌가?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올림픽 유치를 위해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동원해서 마케팅을 하고 로비하는걸 봤던 나로써는 유치를 스스로 포기하는게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솔직히 정확한 이유와 원인은 나도 잘 모르지만, 마티 월쉬 보스톤 시장은 납세자들에게 더 이상 위험 부담을 떠안으라고 할 수 없어서 올림픽 유치를 포기하고 시 예산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그 어떠한 올림픽 유치 관련 계약도 서명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화려함 보다는 실용성을 추구하는 편인 나도 보스톤 시민들의 결정에 많이 공감한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면 좋지만, 이로 인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상대적으로 적고, 금전적인 부담이 납세자들에게 전가되어야 하면 그냥 안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국제 행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유치를 위해 국가의 리더들과 정치인들은 적극적인 홍보와 로비를 하지만 – 임기 중 이런 행사를 유치하면 아마도 본인들의 이력이 더 화려해 지기 때문에 – 솔직히 행사 이후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도시들과 막대한 돈을 들여 건설했지만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시설들이 낭비되는걸 보면서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의문점들도 생긴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결정을 한 보스톤 시민들, 그리고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 월쉬 시장 – 실은 본인은 정말 유치하고 싶어했다 – 모두 용감하고 책임감 있다고 생각한다.

보스톤 시장과 보스톤이 속해있는 매사츄세츠 주지사 및 관련 담당자와 공무원들은 분명히 유치하고 싶어 했을거 같다. 일단 유치에 성공을 하면 많은 공은 자기들이 가져가지만 솔직히 말해서 실제적인 부담, 책임 및 후유증은 2024년도 이후의 공무원들 몫이기 때문이다. 막말로 똥싸서 시원해 하는 놈 따로 있고, 똥 치우면서 고생하는 놈 따로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만난 사람들 중 이런 태도와 멘탈리티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답답했는데, 보스톤의 결정을 보고 약간 통쾌하기까지 했다.

나는 보스톤에 3번 가봤는데 아주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올림픽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world-class 도시임은 확실하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2013년 4월 보스톤마라톤 테러는 끔찍했다. 보스톤 시민들이 이 비극을 잘 핸들링하고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의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도 다시 한번 Boston Strong을 느꼈다.

*공시 – 나는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보스톤과 그 어떤 관계도 없다

FOMO 조심

fomo나는 싫어하는 용어가 매우 많은데 요새 가장 듣기 싫은 게 FOMO 라는 단어이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인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정도가 적절한 번역인 거 같다. 정확히 번역하자면 “남들은 다 기회를 잡았는데 나 혼자만 이 기회를 놓칠까에 대한 두려움”이다.

Tech 분야의 투자자들이라면 이 말을 들어봤거나 아니면 스스로 이 말을 많이 할 것이다. 정작 본인은 큰 관심은 없지만 여기저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기술이나 회사가 있다면 분명히 한 번 정도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어, 나는 이게 별로인 거 같고 관심도 없는데 유명한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는 거 보면 뭔가 있을 것도 같은데…그래도 내가 잘 아는 분야도 아니고 내 투자 전략과는 맞지 않으니까 그냥 패스해야지…그런데 혹시 남들은 다 투자했는데 나만 투자 안 하면 나중에 혼자 바보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정작 본인은 투자에 대해서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은 분야이고 창업팀을 한 번도 만나보지도 않은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 거의 묻지마 투자 수준인데 요새 미국에서는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FOMO 멘탈리티를 정말 싫어한다. 남의 돈을 가지고 투자하는 투자자인 만큼 더욱더 신중해야 하는데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혹시 나만 돈을 못 벌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투자하는 분위기가 계속 형성되면서 쓸데없이 밸류에이션만 높아지고 회사의 질이 떨어진다. FOMO 때문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보면, 두려움 때문에 투자는 급하게 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과연 이게 올바른 투자 결정이었는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제대로 생각을 하고 확신이 들 때 투자를 했다면 이렇게 흔들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FOMO는 기본적으로 나만 빼고 남들이 다 잘되면 어떡하나에 대한 두려움인데, 잘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투자는 나만 알고 나만 투자해서 나만 잘되는 거다. 외부의 잡음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나만의 투자철학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고, 아무리 남들이 열광하는 회사라도 내가 잘 모르고 나의 원칙에 어긋난다면 과감하게 pass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두려움 때문에 과열되는 시장은 분위기가 조금만 바뀌면 바로 냉각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내가 과감하게 pass 해서 투자하지 않았는데, 대박 터져서 다른 VC들은 모두 돈을 벌었다면? Good for them이다. 상관없다. 모든 VC는 자신만의 투자 프레임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이 철학이 없다면, 내가 투자하지 않은 회사가 잘되면 멘탈이 붕괴하고, 내가 투자한 회사가 잘 안돼도 멘탈이 붕괴한다. 내가 투자한 회사가 잘되면 당연히 좋지만, 투자를 해보면 알겠지만, 이럴 확률이 높진 않다.

<이미지 출처 = https://thepassionproject.wordpress.com/2012/03/24/3-more-sleeps-and-say-no-to-fomo/>

간결함의 미학

Gottshalden-05-800x600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지난 몇 주 동안 개인적으로 굉장히 바쁜 일이 있었다. 그 와중에 업무적으로 새로운 일들을 벌리고, 그동안 벌려놓았던 일들 정리하면서 정말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몇 주를 살았던거 같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면서 문득 우린 참 바쁘고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안하려니 불안하고, 너무 많은걸 하려니 이 또한 불안하고…..기술의 발전이 여기에 크게 기여한거 같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 때문에 분명히 과거에는 상상도 못하거나 아니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들을 이젠 작은 전화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건 분명히 좋은 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몰라도 되는 것들과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하고, 정신은 24 시간 ON 으로 유지해야하니 육체적/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최근에 이런 생각들을 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는 트위터를 나는 오히려 더 좋고 도움이 많이 되는 서비스라고 느끼고 있다. 처음에 내가 트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을때 왜 트윗을 140자로 제한했을까라는 불만이 많았다. 뭐 하나 쓰려고 해도 항상 140자의 제한을 받아서 내용을 다시 지우고, 줄이고, 또 쓰고 하길 몇 번이나 반복한 후에야 트윗을 날렸다. 페이스북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주저리 주저리 다 적을 수 있는데 트위터는 왜 이 제한을 풀지 않을까라는 불만을 트위터에서 일하는 친구들한테도 자주 표현했다.

그런데 한 1년 정도 써보니까 이렇게 문자 수에 제한을 주는게 오히려 더 고마웠다. 내가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을 140자로 줄여야 하니까 생각을 상당히 많이 한 후에 간결하게 트윗을 포스팅 하는 습관을 키우게 되었다. 트위터는 서론과 결론은 다 잘라버리고 본론만, 그것도 하고자 하는 말의 포인트만 아주 간결하게 정리해서 글을 쓰는 법을 스스로 훈련시킬 수 있는 좋은 툴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하다보니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communication에 얼마나 많은 ‘낭비’가 존재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물론, 트윗과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는 다르고, 대화를 하면서 본론만 너무 짧게 말하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상관없는 말들을 우리는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걸 트윗을 140자로 줄이면서 항상 공감하고 있다.

또 다른 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 140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도 발견했다. 블로그에 쓰면 A4 용지 거의 1장 짜리 내용을 140자로 ‘엑기스’만 추려서 트윗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하면서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가끔씩 아무리 고치고 다시 써봐도 140자로 압축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있다. 이런 건 아예 트윗하지 않는다. 140자로 간결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내용들은 어쩌면 남들에게 방송할 정도로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내용이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트위터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에도 이 간결함의 미학을 모두가 적용했으면…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leedamweb/80205847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