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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stone Group EIS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비공식적인 recruiting 활동이 시작한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 기업의 채용담당자들과 와튼 동문들이 학교나 학교 근처의 식당/호텔에서 기업 설명회를 개최하는데 오늘은 와튼 스쿨의 1,600명 재학생들의 dream job인 Blackstone Group에서 온다. 와튼에서는 이러한 기업 설명회 행사를 EIS (Employer Information Session) 라고 한다. “오늘은 어떤 EIS 가니?” “정말 재미없는 EIS다” 뭐 이런 말들을 종종 Huntsman Hall에서 들을 수 있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EIS는 대부분 점심 시간 12시 – 1시반 사이에 강의실에서 진행되며, 기업의 채용 담당자 한 명과 현재 그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와튼 동문 2-3명이 와서 회사 설명과 질의 응답을 한 후, 개별적으로 다가가서 명함을 받거나, 강한 인상을 심어준 후 그 이후에 계속 연락을 하면서 connection을 만들어서 잘 풀리면 summer internship이나 졸업 후 full-time offer를 받는 단계까지 갈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졸업 후 하고 싶은 목표를 어느정도 구체적으로 잡아 놓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굉장히 많다. 일단 여기저기 industry를 알아 본 후 결정하자는 목표가 있는 학생들은 굉장히 많은 EIS를 참석하게 된다.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채용을 목적으로 20개 정도의 기업이 와튼을 방문하는데 하루에 4개의 EIS를 참석한다고 생각해 봐라….정말 힘들다. 그것도 그냥 앉아서 기업 설명을 듣는게 아니라, 직접 채용 담당자들한테 다가가서 웃는 얼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서 어떻게서라던지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는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 사람으로써 이렇게 하는거는 정말 힘들다. 그리고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모르는 사람한테 다가가서 말을 거는거에 익숙치가 않은 사람들인데, 끊임없이 웃으면서 (포인트: 가끔씩 고개도 끄덕끄덕해줘야 한다) interaction 하려니 EIS 끝나고 집에 오면 거의 녹초가 된다.
나는 private equity / venture capital 관련된 회사의 EIS만 참석을 하려고 하는데 이런 회사들의 특징은 캠퍼스에 잘 안온다는거다. 워낙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며,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뽑기 때문에 학교보다는 personal connection을 통해서 직접 연락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자주 서부에 가는 이유는 Oceans International 일을 하기 위해서이지만, 동시에 개인적인 커넥션을 만들기 위한 부분 또한 적지 않다. 하여튼 오늘은 private equity의 명가인 Blackstone Group에서 온다. Blackstone Group ->자꾸 흑석동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ㅎㅎ

우리 아파트에 사는 Sujit과 같이 잘 차려입고 행사장인 Rittenhouse Hotel로 갔다. 역시나 모든 학생들이 온 거 같았다. 한 400명 정도 MBA 학생들이 왔을까? 도대체 Blackstone 사람들은 어디 있고 우리 MBA들만 보일까?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Blackstone 사람들을 중심으로 큰 원을 만들면서 와튼 학생들이 조심스럽게 (아주 positive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들이 역력 하였다.) 질문을 하나하나씩 하였다. 나도 질문을 하나 하긴 하였는데 400명 학생들 중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뭔가 아주 smart한 질문을 하거나, 아니면 아주 바보 같은 질문을 해야할거 같았다. 솔직히 Blackstone 담당자들과 이야기한 시간보다 우리끼리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 행사였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오는 행사는 앞으로는 좀 자제 하고,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한 네크워킹에 더 치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왔다. 그래도 나름대로 잘 보이려고 긴장한 탓인지 집에 오니까 많이 피곤하더라…

MGMT811 – 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

Chalfin 교수 수업도 재미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Chalfin 교수라는 사람이 더 매력적인거 같다. 학생들한테 항상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에 따라서 행동하는 방법을 강조하면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용감하게 explore하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교수님을 보면서 책보다는 교수라는 인간 자체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이 과목은 숙제도 없고, 시험도 없다. Term project 하나만 하면 되는 과목인데, 이게 생각보다 만만치는 않다. 5명의 그룹을 만든 후, 실제 비즈니스를 선택하여 우리가 이 비즈니스를 인수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인수를 할 것이며, 얼마의 가격을 낼 것이며 (valuation) 그리고 인수 후 어떻게 이 기업을 운영하여 향 후 더 비싸게 다른 회사에 팔 수 있을지에 대한 약 20장 짜리 페이퍼를 제출하면 된다. 4월 Welcome Week에서 만났던 미네소타 출신 Brian Crumbaugh가 같은 수업을 듣고 있어서 같이 팀을 구성하기로 하였다. Brian은 다행히 와튼에 오기전에 private equity 분야에 종사를 하고 있어서 기업을 사고 파는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나머지 팀원들은 Bank of America에서 Vice President를 하던 Jeff Brown, 굴지의 사모펀드 그룹 Blackstone 출신의 Jed Cairo (Jed는 나랑 Entreprenuership이라는 과목도 같이 듣는다) 그리고 Welcome Week에서 또 만났었던 Dan Weisenberg..이렇게 나름대로 우리는 dream team을 만들었다.
가장 힘든 부분은 – 어떤 회사를 살 것이며, 어떻게 이 회사를 찾을것인가? 무작정 인터넷에서 찾은 회사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매각 준비를 하고 있는 회사를 찾아야 하며, 회사의 경영진들과 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합의를 하여야 한다. 처음에는 인도네시아 친구 Fendi의 회사 Jaya Abadi Group에 대한 분석을 하려고 하였다. Fendi 또한 Jaya Abadi Group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매우 궁금해 하였기에 흔쾌히 okay를 하였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이 회사의 재무제표가 너무 부실하였으며, 영어가 아닌 인도네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Brian의 contact을 통해서 알게된 TMI라는 회사에 대하여 페이퍼를 작성하기로 하였다. 5명이 각각 업무를 분담하고 (나는 industry analysis를 담당하였다) 매주 만나서 그간의 진행사항에 대한 briefing을 한 후 TMI 경영진들과의 conference call을 통해서 우리 팀이 얻고자 하는 사항에 대해서 물어보는 session을 갖기로 하였다.

MGMT811 – 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

엄청나게 많은 reading과 프로젝트를 해야하는 마케팅 수업 MKTG621을 waive하고 (정말 다행이다) 내가 선택한 교양 과목이 2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MGMT811 – 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이라는 과목이다. 한 학기 (앞으로 학기를 quarter라고 표시하겠다. 한 semester는 2 quarter로 구성되어있다) 동안 수강하는 과목이며, 0.5 학점 과목이다. 참고로, 일주일에 3시간동안 한학기 동안 수업을 하는 과목은 0.5학점, 일주일에 3시간 동안 두학기 동안 수업을 하는 과목은 1학점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0.5학점이 3학점으로 해석될지 싶다. 앞에서 잠깐 설명하였듯이 회사를 인수한 후, restructuring과 같은 전략으로 회사의 상황을 개선한 후에 더 높은 가격에 파는 Private Equity Fund (사모펀드)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이다. 교수가 아니라 시간 강사인 Robert Chalfin이라는 와튼 출신 사모펀드 사업가가 월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동안 가르키는 과목이다.

Chalfin 교수는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다. 와튼에서 MBA 학위를 취득한 후, 다시 법대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하자마자 창업을 해서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이다. The Chalfin Group이라는 M&A; / 사모펀드 전문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배울 점이 많다. 어떤 회사를 살것인가? 회사의 valuation은 어떻게 매길것인가? 산 다음에는 뭘 해야할까? 경영진을 해고할까? 어떻게 value addition을 할 것인가? 누구한테 얼마에 다시 팔것인가? 뭐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실예와 reading을 통해서 서로 토의하는 방식으로 수업은 진행된다. 좋은 점은 no bullshit이라는 점이다. 즉, 많은 교수들과 같이 교과서의 내용을 가르쳐 주는 수업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deal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배울 수 있는 수업이다.

Chalfin 교수가 법대 졸업할때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법대 졸업할 때, 나는 거의 파산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학생 대출을 너무나 많이 받았고, 직장은 없었고…그래도 나는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하지 않겠다는 신조는 굳게 지키고 싶었으며, 그 누구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일을 해야겠다는 믿음 하나만 가지고 Chalfin Group을 창업했다. 여러분도 이걸 심각하게 생각해봐라. McKinseySamsung (진짜 삼성이라고 했다)같은 회사의 임원이 되서 인생의 절반을 비행기에서 보내고, 애들 졸업식에 참석 못하고, 인생에서 있어서 가장 소중한 가족한테 소홀히 하면서 살고 싶냐?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는가? 내가 지금 버는거의 1/10도 못 벌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신념이 있었으며,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불리한 상황에 불구하고, 내 사업을 시작했다. 물론 실패도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까. 지금은? 이미 8년 전에 나는 평생 일을 안하고 살 수 있을만한 재산을 벌었다. 하지만 오늘도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일하러 간다. 왜냐? 좋으니까. 내 나이에 이렇게 즐기면서 매일매일 일터로 가는 사람들도 드물거다. 이런 즐거움을 나만 느끼기기에는 나는 너무 착하다. 그러니까 여기 있는 모든 학생들한테 창업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왜 못하냐…you guys are in the best damn business school in the world. If you made it to Wharton, you have what it takes to do it.”

멋진 말이다. 계속 내 머리에서 맴도는 말이기도 하고…WHERE DO YOU WANT T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