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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Gates 회장은 요새 뭐하남?

Bill Gates 회장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지 벌써 2년이 되었다. 35년동안 미친듯이 일만 해온 workaholic 빌 게이츠가 (실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초창기 시절에는 출퇴근 시간을 아끼려고 책상 밑에서 쪼그리고 잤다고 한다) 2008년도 7월달부터 레드몬드 캠퍼스로의 daily 출근을 멈추었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가장 먼저 한 일은 놀랍게도 –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직원분들이 이걸 보면 좀 뜨끔할거다 – 골프채를 창고에 집어넣었다고 한다. “골프는 재미는 있는데 잘하려면 너무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운동이다.”가 그의 설명이었다. 역시나 언제나 간결하고 심플한 그의 답변이다. 아직까지 그는 Microsoft의 Non-executive Chairman이자, 아무리 대표이사가 바뀌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빌 게이츠”라는 공식을 사람들은 항상 머리에 떠올릴것이다. 최근 몇년 동안 빌 게이츠가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건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을 통한 세계 질병 퇴치와 자선 사업이다. 또한, 그는 그의 슈퍼스타 명성과 돈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면의 기술을 개발하고 향상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 The Gates Notes라는 개인 웹사이트를 launch하였는데 이 사이트를 통해서 그의 최근 활동과 관심사를 나와같은 그의 fan들은 간간히 확인할 수가 있다. You can also follow him on Twitter @BillGates.
그가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또다른 행사는 바로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동료였던 Nathan Myhrvold가 설립한 Intellectual Ventures의 연구소에서 매년에 몇 주 동안 개최하는 “invention session”들이다.

이런 빌 게이츠를 보면 저 사람이 과연 은퇴를 한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어떻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할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더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아직 54살밖에 안 되었고, 그가 가지고 있는 개인 재산은 이 초라한 블로그에서 내가 언급하는거 자체가 좀 민망스러울 정도이지만 Bill & Melinda 재단에 수조원을 기부한 후에도 50조원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사람들은 추정한다. 이외에도 그는 친한 친구이자 멘토인 Berkshire Hathaway의 회장 Warren Buffett의 권유로 이 회사의 사외이사 활동을 하고 있다. 신문이나 미디어에서 자주볼수 있듯이 그는정부의 고위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자선활동, 제3세계 교육 지원 등과 같은 humanitarian initiative를 위한 로비활동을 매우 공격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빌 게이츠 회장의 노력에 대해서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명인 워렌 버펫은 다음과 같이 말을 한다. “빌 게이츠는 35년 동안의 다양한 경험과 업적을 바탕으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 그 중 많은 3세계의 사람들은 그가 아직 누군지도 모릅니다 –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항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지금의 빌 게이츠는 the best Bill Gates ever 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완전히 손을 땐거는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도 빌 게이츠 재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그는 아직도 MSFT 주식 6억4천1백만 주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주식들의 시가는 17조원이 넘는다. 그는 자선 활동을 하고 시간이 남을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involve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엔진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 제품인 (워낙 시장 점유율이 낮아서 “경쟁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 Bing을 개발한 팀을 실은 빌 게이츠가 채용하여서 관리하였다고 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많은 행사들에 그는 짧게나마 나타나서 간단한 speech나 인사를 하곤한다.

집에서의 빌 게이츠는? 일년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지만, 레드몬드 집에 있을때는 여느집 가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간이 날때마다 애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픽업하고 일요일 저녁은 왠만하면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걸 규칙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 가끔씩 빌과 멜린다는 동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식사도 같이 하고 포커게임도 한다고 하는데 빌 게이츠가 35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을할때는 이런것들은 불가능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 회장의 자식들 또한 이제는 많이 컸다. 큰 놈이 중학생인데 빌 게이츠 회장은 그의 비공식적인 과학 선생 역할을 하고 있고, 비행기 공장이나 심지어는 시애틀의 쓰레기 처리장과 같은 곳을 같이 견학하곤 한다.

블로그나 친구들과의 대화 중 나는 빌 게이츠 회장에 대한 personal/professional 존경심을 많이 표현한다. 아마도 여자로 태어났으면 그를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회사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증오하고 무시할지도 모르겠지만 –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던간에 – 그 회사를 맨손으로 만들어서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을 시킨 빌 게이츠 회장은 싫어할수가 없는 human being인거 같다. 나는 단지 그와 같은 사람들이 앞으로 더 많이 생겼으면 한다. 우리 나라에서 이런 사람이 탄생하는걸 기대하는거 보다는 그냥 내가 성공해서 그의 footstep을 따라가는게 더 빠를거 같다.

빌 게이츠의 소아마비 퇴치 작전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직은 매우 크고 복잡하다. 워낙 많은 제품을 다양한 시장에 공급하기 때문인데, 특히 마케팅은 다른 조직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vertical & horizontal 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제품을 담당하는 product marketing 조직 – 즉, Windows OS, Office, Windows Server, SQL Server 등 – 이 있는가 하면 모든 제품을 특정 시장에 마케팅하는 조직 –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Small and Medium Marketing,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Enterprise Marketing – 이 존재한다. 나는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Mid Market Marketing Manager(M4)라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매우 challenging하고 회사의 매출과 직결된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그런 직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조직을 분석하려면 제품별 숫자만을 봐야 하는 게 아니라, 특정 market 별 숫자 또한 자세히 분석을 해야 한다. Bill Gates 회장은 임원 미팅에서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을 경영진들에게 하였다. “내년에 우리가 더 성장하려면 Office나 SQL 서버와 같은 구체적인 vertical 시장에 더 투자 해야 할까요 아니면 특정 제품보다는 대기업, 교육, 공공 분야와 같은 전반적인 horizontal 시장에 집중해야 할까요?”

매우 재미있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2008년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손을 뗀 후 340억 달러라는 막대한 기금과 대통령보다도 더 유명한 슈퍼파워를 이용해서 개발도상국의 질병 퇴치와 보건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게이츠 회장이 바로 똑같은 질문을 세계 보건기구에 얼마 전에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아마비와 같은 개별 질병을 퇴치하는 데 집중해야 할까요? 아니면 전반적인 건강과 위생 개선책을 – 위생 상태 개선, 예방 접종 확산, 식수 정화 – 추구하는 게 맞을까요? 어떤 게 인류의 건강을 위한 제일 나은 방법일까요?”라는 질문이었다. 정답은 둘 다 해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빌 게이츠 회장과 같은 자선사업가들의 돈을 무기로 세계 보건 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을 불구로 만들고 있는 무서운 병 소아마비에 이러한 총체적인 접근방법을 적용해보기로 했다.

질병 퇴치를 하려면 특정 질병을 1대 1로 공격해야 한다는 과거의 방식과는 다른 총체적인 방법은 특정 질병을 퇴치하려면 전반적인 보건 시스템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이론을 토대로 하고 있다. 만약 이 방법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세계 보건 전략은 이러한 총체적 전략을 토대로 운영될 것이지만, 실패한다면 이러한 노력은 인류 보건 역사상 가장 비싼 수업료로 기억될 것이다. 소아마비 하나에만 이미 20년 동안 82억 달러라는 예산이 사용되었고 대부분의 기부자는 그동안 vertical 전략을 선호하였다. 즉,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가지고 특정 질병을 퇴치하는 데 집중하는걸 좋아했다. 이 전략이 성공한 사례가 바로 1979년도에 인류가 유일하게 완벽하게 퇴치할 수 있었던 수두 사례였다. 이와는 반대로 horizontal 전략은 조금은 모호한 접근 방법과 당장 수치화할 수 없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며, 그 결과 또한 장기적으로 보고 접근을 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vertical 전략으로 시행된 소아마비 퇴치는 참담하게 실패했고, 빌 게이츠와 세계 보건 기구는 이번에는 vertical & horizontal 전략을 적용하는 모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2010년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 보건 기구(WHO)를 방문했다. WHO의 지하벙커에서 진행된 미팅에서 그가 접한 소식은 전 세계 질병을 퇴치하려는 그의 노력에 브레이크를 거는 나쁜 소식이었다. 바로 그가 8,500억 원이라는 거금을 가지고 퇴치하려고 하였던 소아마비 질병이 아프리카에서는 계속 번지고 있다는 비보였다. 작년 여름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한 소아마비가 2010년 4월에는 19년 동안 소아마비 사례가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던 타지키스탄에서 재발하면서 소아마비를 이 세상에서 완전히 추방하려는 세계 보건 기구들의 노력에 큰 타격을 가하였다. 현재 소아마비를 퇴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기관은 WHO, UNICEF, Rotary International과 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과 같은 헤비급 단체이고, 빌 게이츠가 가장 많이 기부한 분야이기도 하다. 2009년도에 빌 게이츠는 소아마비가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아프리카에 여러 번 방문하여 의사, 간호사, 자선단체 담당자 및 부족장들과의 회동을 통해서 이 병을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논의를 한 적이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의 아프리카 방문 일정에는 나이지리아의 Sokoto라는 도시 족장과의 간담회가 잡혀 있었다. 아이패드로 책을 보는 세상에서 웬 족장이라고 묻겠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각 마을의 족장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도에 북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리더들은 소아마비 예방 접종을 하면 무슬림 여자들의 생식기능이 없어진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퍼졌고 궁극적으로는 20개의 다른 개발도상 국가들에 퍼졌다고 WHO는 발표하였다. 전 세계 1,600건의 소아마비 케이스 중 과반수가 나이지리아에서 발병하였으며, 바로 Sokoto의 족장과 같은 사람들과 협심하여야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질병 퇴치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족장 또한 소아마비만을 공략하는 vertical 전략에 대해서 강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다른 보건과 위생 문제들도 같이 검토가 되어야 합니다. 소아마비를 퇴치하려면 결핵, AIDS, 말라리아, 콜레라 등과 같은 질병들도 같이 총체적으로 퇴치해야 합니다.”라고 그는 빌 게이츠 회장한테 충고하였다.

30년 전 성공적인 수두 근절 이후 대부분의 질병 퇴치 프로그램들은 vertical 전략을 택하기 시작하였으며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 또한 이렇게 진행되었으며 초기에는 대성공이었다. Rotary 클럽의 기부금을 가지고 WHO가 진두지휘하였던 이 캠페인은 1988년 350,000건이나 발생하였던 소아마비 발병 수를 2000년도에는 1,000건 이하로 줄였으며 곧 수두와 같이 소아마비 또한 교과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역사 속의 질병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모두가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소아마비는 오늘도 개발도상국에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으며 발병 건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Sokoto의 한 보건소를 빌 게이츠가 방문할 때 발생한 일이다; 한 아프리카 아이의 예방접종 기록표를 보면서 그는 “이 아이가 디프테리아 접종을 하였나요?”라고 물어보자 보건소 당국 직원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보건소에는 B형 간염 접종약도 없었고 황열병 접종액도 턱없이 모자랐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보건소 밖에서는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있었고, 소아마비 접종액도 부족함 없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었다. 그다음 날 나이지리아의 보건당국 국장인 Pate 박사는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에 대한 vertical vs. horizontal 전략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를 하였다. 그의 주장은 아무리 소아마비 발병률을 줄여도, 전반적인 위생과 보건 상태를 강화하지 못하면 이러한 노력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소아마비 또한 ‘교육’ , ‘질병 관리’ , ‘위생’ 등과 같이 아프리카가 해결해야 하는 큰 그림 중 하나일 뿐이지 소아마비 질병에 모든 돈과 자원을 투자하는 건 매우 현명하지 못한 전략이라고 지적하였다.

빌 게이츠는 이러한 vertical & horizontal 전략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의 소아마비 발병 건수가 이제 거의 바닥인 이 시점에서 아프리카는 소아마비 퇴치에 모든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 게 맞다고 반박하였다. 일단 시작한 거는 끝을 봐야 하며, 끝이 이렇게 가까운 시점에 중단하는 건 옳지 않으며 소아마비가 완전히 퇴치되면 그만큼 다른 질병과 전반적인 보건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이 풀릴 거라고 하였다. 막상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아프리카 순회를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의 머릿속은 매우 복잡했다. 이미 퇴치되었다고 믿고 있었던 소아마비가 다시 발병하면서 특정 질병만을 공략하는 vertical 전략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하기 시작하였다.

2009년 8월에 WHO가 엄선한 질병 전문가들이 앙골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와 나이지리아에 파견되어서 소아마비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를 하였다. 전문가들의 결론은 소아마비라는 질병 자체가 인간의 배설물과 오염된 물을 통해서 전염되는 병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위생과 영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론은 빌 게이츠를 비롯한 소아마비 퇴치에 앞장서왔던 많은 단체와 담당자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과연 vertical 소아마비 전략이 최상의 방법인지를 모두 다시 한번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10월에 Gates 재단은 UNICEF, 질병관리국과 로터리 재단이 포함된 소아마비 퇴치 운동 기부자들을 시애틀 본사로 긴급 소집하여서 전략회의를 열었으며 이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은 곧 WHO의 새로운 전략에 반영될 것이다. 새로운 전략은 2012년 말까지 소아마비를 지구상에서 완전히 퇴치하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vertical 전략과 horizontal 전략을 적절하게 혼합한 형태의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큰 축이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전략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testbed는 나이지리아가 될 것이다. 앞으로 3년 동안 나이지리아와 인접 국가들에서 소아마비가 퇴치되느냐에 따라서 vertical & horizontal 전략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앞으로 3년 동안 이 새로운 소아마비 퇴치 프로그램이 필요로 하는 예산은 대략 26억 달러인데 현재 게이츠 재단에서 할당한 예산은 12억 달러밖에 안 된다. 물론, 빌 게이츠한테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원한다면 개인 재산을 더 투자해도 되고 안 된다면 다시 모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빌 게이츠 회장이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려 하고, 이를 위해서 돈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기꺼이 재산을 기부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비영리 프로그램을 운영함에서도 영리조직의 경영 방법과 전략들이 적용된다는 게 참으로 재미있는 거 같고 빌 게이츠같이 이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계속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Two Great Minds and America

실은 이 사진에 대해서는 전에 블로그를 통해서 간단하게 몇자 적은적이 있다. 세계의 갑부 1,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빌 게이츠와 Berkshire Hathaway의 회장 워렌 버펫이다. 이 사진을 스탠포드 대학교 동문잡지를 보다가 처음 발견하였는데 그 당시 너무나 부럽고, 여유있고 마음이 푸근해지는 광고였다. NetJets라는 전용 제트기를 만드는 회사의 광고인데, 우리가 아는 많은 갑부들이 NetJets 제트기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거 같다. 골프선수 타이거우즈,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 사진속의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 등등…

세상에서 돈이 제일 많은 두 사람이 편하게 앉아서 1달러짜리 포커 노름을 하는 광경이란…나도 빨리 돈 많이 벌어야겠다는 다짐을 항상 하게하는 이 광고를 몇일전에 Fortune 잡지에서 또 봐서 여기서 다시 한번 공유한다. 돈을 많이 벌어서 전용제트기를 사겠다는건 아니고 – 내가 그렇게 큰 돈을 만져보지 못해서 그런지, 나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요트나 제트기에는 욕심을 안 가질거 같다 – 그냥 자잘한 돈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 두사람의 peace of mind가 너무 부럽다.

Keeping America Great“라는 CNBC의 Town Hall Even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09년 11월에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이 Columbia 경영 대학원에서 90분짜리 간담회를 한 적이 있다. 사회자의 질문 (주로 미국의 경기와 경제, 그리고 미국의 가능성에 대한)에 대한 두 사람의 편안하고 개인적인 의견을 약 700명의 예비 Columbia MBA들과 공유하였고, 그 이후에는 참석한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도 이 방송을 한시간 반 동안 다 봤다. 아버지 잘 만나서 부자가 된것도 아니고, 빠칭코 사업으로 돈을 벌지도 않았고, 졸부도 아닌 정말로 스스로 열심히 일해서 큰 부와 명예를 획득한 이 두명의 great minds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하나같이 주옥같은 말들이었다. 모든 내용을 여기서 공유하고 싶지만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고 (구글의 서버 공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서 이 90분 동안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 2가지를 잠시 언급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1. 워렌 버펫의 컬럼비아 MBA 학생들을 위한 $100,000 짜리 오퍼와 $500,000 짜리 조언에 대해서:
“여기 앉아있는 학생들의 졸업 후 미래 수익의 10%를 받는 대가로 지금 당장 제가 100,000 달러를 제안드리겠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끝나고 나랑 잠깐 개인적으로 이야기 하시죠….(웃음과 박수). 그대들의 10%의 가치가 100,000 달러라면 여러분들의 실제 몸값은 백만달러라는 말이 되겠죠? 자신들의 몸값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하나 가르쳐 드리죠. 나도 학교졸업하기전에 그렇게 했어야하는건데…몸값을 높이려면 communication 스킬을 익히세요. 학교의 정규 코스에서 가르쳐주는건 아니라서 나도 Dale Carengie 교육을 통해서 웅변을 배웠습니다. Communication 스킬을 향상해서 스스로의 몸값을 50%만 높이면 몸값이 500,000 달러 증가하겠죠. Communication 수업을 들은 후에 저를 찾아오면 150,000 달러를 드리죠 (웃음과 박수)”

2. 사회자인 Becky Quick이 다음과 같은 마지막 질문을 하였다. “If America was a stock, would you buy it? (미국이라는 나라가 주식이라면, 사시겠습니까?)”.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의 대답은 YES 였다. Subprime mortgage 사태로 인해서 미국에서 시작한 경제위기가 전세계를 위험에 빠뜨렸고, 회복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국인들 특유의 추진력, 창조력, 가능성 그리고 잠재능력을 믿기 때문에 두분 다 미국의 미래는 매우 밝다는데 한표를 던지는 분위기였다. 나도 이와 비슷한 답변을 할거 같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이라면 빚을 내서라도 살것이다. 많은 경제/사회 전문가들은 이제 미국이 세상을 lead하는 체제는 끝나고 중국을 선두로 아시아가 세계 경제활동을 주도할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도 –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과 같이 – 미국의 미래는 너무나 밝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여기서 언급하는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과 같은 great minds를 가진 비즈니스맨들과 오늘과 같은 연휴에도 세상을 바꿔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entrepreneur들이 아직 미국에는 많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많은 정도가 아니라 해마다 그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세상이 바뀌고 아무리 시대가 어렵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것들이 있는데, 지난 100년 동안 entrepreneurship을 토대로 꾸준히 진화하고 발전해온 시대정신이 아주 대표적인 예입니다. 미국은 혈기왕성하고 야망에 찬 개척가 (maverick)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일시적인 불경기나 시대의 어려움은 이러한 창업가 정신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겁니다 .”라고 저명한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Michael S. Malone이 말하였는데, 창업가들과 창업가 정신이 미국땅에 존재하는 한 나는 미국이라는 주식을 구매할것이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주식이라면 나는 과연 살까?” 내 현재 대답은 straight” NO” 이다. 솔직히 이 질문에 대해서 대답을 하기전에 나는 잠깐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봤다. “우리 나라에서 이런 토크쇼를 개최한다면 어떤 2명의 비즈니스맨들이 나와야할까?” 과연 Korea’s Great Minds라고 할만한 사람들이 한국에 있을지도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광고에서 가장 눈에 띄고 볼때마다 항상 나를 자극시키는 문구:
“빌 게이츠는 1999년에 NetJets의 소유자가 되었고, 워렌 버펫은 1995년에 NetJets를 하나 샀다. (그리고 1998년에 회사를 통째로 사버렸다)”

주는것의 즐거움

Chicago 대학은 공식적인 Ivy League에 속하는 학교는 아니지만, 서부의 스탠포드 대학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Ivy League 대학들 보다 높게 평가하는 학교 중 하나이다. 특히 경제학부는 그 어떤 대학보다 우수한 강사진 (Robert Lucas와 같은 노벨 수상 경제학자)과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우리가 아는 많은 경제학 이론이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에서 탄생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카고 대학의 경영대학원인 Chicago GSB는 하버드/스탠포드/워튼과 같은 top 3 MBA 스쿨로 객관적으로 ranking 되지는 않지만 (시카고 MBA들은 여기에 동의 하지 않을수도 있다 ㅎ) top 10에는 해마다 ranking되는 아주 우수한 경영 대학원이다. 어제부로 이 Chicago GSB가 Chicago Booth School of Business로 이름을 바꾸었다. Dimensional Fund Advisors라는 mutual fund의 CEO이자 시카고 MBA 동문 (class of 1971) David Booth가 자그마치 3,900억원이라는 거금을 한방에 이 학교에 기부를 하였으며, 역사상 전례없는 액수의 기부금과 David Booth를 honor하기 위하여 Chicago 대학도 그 동안 고수하던 GSB라는 이름을 버리고 Booth School of Business로 개명을 한 것이다. 이 액수는 2006년도에 Nike의 회장인 Phil Knight이 모교인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 기부하였던 그 당시 경영대학원에 기부한 금액치고는 최고였던 1,100억을 3배 이상이나 능가하는 금액이다. David Booth는 업계에서는 상당히 알려지지 않은 low profile한 인물이다. 27년 전에 Dimensional Fund Advisors를 설립한 이후로 한번도 공개석상에 나와서 얼굴을 비추거나 말을 한적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실적이 low profile이었던거는 절대 아니다. 1981년에 시작된 이 mutual fund는 현재 300개의 다른 fund에 약 156조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상당히 탄탄한 fund이다 (나도 전혀 모르다가 최근 몇일 동안 알게된 사실이다).

Chicago Booth School of Business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이번 기부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In honor of David Booth’s generous financial contributions and spirited affirmation of our philosohpy, we are honored – and privileged – to add his name to our nameplate. David Booth has always credited Chicago GSB for his success. Now, with his unprecedented gift, David has ensured that we will remain not just a business school, but a business FORCE.”

미국인들을 보면 부러운 점들도 있고 “저런점은 한국 사람들이 훨 낫다”라고 생각하는 점들이 있는데, 미국인들의 기부문화를 보면 항상 나는 부러움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언제쯤이면 우리나라 부자들은 주는것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물론 절세와 관련하여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찌되었던간에 피땀흘려 평생을 일해서 모은 돈을, 그것도 억단위의 거금을 선뜻 나랑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남한테 준다는거는 누가 생각해도 쉽지는 않다. Booth 선생과 같이 모교에 기부를 하는 한국 사람들은 억지로 생각을 해봐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으니 참 아쉽다. 고대앞에서 평생 떡복기를 팔아서 모은 돈 전액을 대학교에 기부하는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는 가끔씩 뉴스에서 보지만, 이렇게 어렵게 사시는 분들은 그냥 본인들한테 이 돈을 투자하고 좀 사는 기업가들이 모교에 기부하면 어디가 덧나냐? 돈 벌어서 죽을때 무덤까지 싸들고 가는것도 아닌데 도대체 이 돈으로 다 뭐하는지 모르겠다. 자식들한테 물려주더라도 많이 남을텐데…(그러면 증여세라도 제대로 내던지).

여기서 reality check를 한번 하고 넘어가자. 솔직히 나는 부자의 생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한번도 이 사람들과 같은 거금의 돈을 만져본 적도 없고, 기부에 대해서 고민을 할 정도의 위치 근처까지 가본적도 없다 🙁 하지만, 나에게 사람들이 “너 같으면 그 위치에서 1,000억대의 돈을 선뜻 기부하겠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한치의 망성일 없이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나는 철저한 실용주의자이자 meritocracy의 강력한 지지자이다. 즉, 이 사회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은 성공해야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성공하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강력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길거리에서 거지들을 만나면 동정의 25센트를 주기 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스타일인데 기본적으로 “그 거지들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게 된건데 왜 내가 개같이 일해서 벌은 돈을 저 사람들한테 줘야하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성격에 대해서 냉정한 이기주의자라고 욕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that’s just the way I am and I never want to change who I am. 하지만, 학교나 사회는 오늘날의 나를 인격적으로, 그리고 학문적으로 훈련 시켜준 institution이기 때문에 반드시 내가 성공하고 벌은만큼은 돌려줘야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학교는 시간낭비이고 학교에서 배운 것 중 일하면서 써먹을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나도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때문에 학교를 나왔지만 ㅎ).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학교가 없었으면 내가 과연 여기까지라도 올 수 있었을까?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 제대로 알고 있지는 않지만 졸면서 들었던 강의 내용들,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하였던 여러가지 과정들 등등…이 모든것들의 결정체가 오늘날의 인간 배기홍이 아닌가 싶다.

나도 빨리 잘되어서 David Booth와 같이 모교에 기부하는 즐거움을 맛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의 기업인들도 기부의 즐거움에 대해서 빨리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 해결을 위해서 유명한 F-1 자동차 레이서인 Michael Schumacher가 선뜻 100억을 기부하였는데,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도 100억원을 내놨다고 한다. 그것도 내가 알기로는 개인자산이 아닌 회사돈으로 (물론 회사돈이 본인돈이지만…)이었는데 이거 뭔가 좀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하여튼, kudos to Chicago MBA alumni/students! 이렇게 훌륭한 선배를 둔 시카고 MBA 학생들이 부럽네. 이런 선배들을 보고 공부하는 후배들도 분명히 좋은 일들을 많이 할거라고 믿고 있다.

나를 자극시키는 사진 하나 – Bill Gates and Warren Buffett

8월27일이 내 생일이었는데 요즈음 일이 좀 많이 바빠서 와이프랑 저녁식사도 못하고 밤 늦게 집에 왔다. 그 다음날 갈비랑 냉면으로 때웠는데 이 블로그를 통해서나마 와이프한테 사과를 하고 싶다 🙂

얼마전에 스탠포드 동문 잡지를 보다가 잡지 뒷면을 보니 옆에 있는 사진이 눈이 확 들어왔는데 한동안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던 사진이라서 여기서 소개를 하고자 한다. 세계 갑부 1, 2위인 빌게이츠워렌버페가 전용 제트기 안에서 신발을 벗고 포커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진이다. 실은 그냥 파파라치한테 찍힌 사진이 아니라 NetJets라는 개인제트기 제조업체의 광고용 사진이지만, 전세계 모든 사람들한테 존경을 받고 있는 이 두사람의 표정이 너무나 행복하고 천진난만한거 같아서 참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이다. 사진을 책상앞에 올려놓고, 힘들거나 피곤할때 보면 힘이 솟는다.

남들이 보면 그냥 광고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오바하는걸지도 모른다), 이 두사람의 얼굴을 보면 행복함과 여유로움이 저절로 배어나오는거 같다. 그것도 누구들과 같이 돈 많은 아버지 때문에 재수좋게 태어날때부터 운이 좋았던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일해서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 더 이들의 여유로움은 값진거 같다. 나는 언제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아니, 이 두사람들과 같이 세계 제일의 갑부가 되지는 않더라도 인생에서 뭔가 이룩한 후 이렇게 여유롭게 카드놀이를 하면서 미소 지을 수 있을까…앞으로 몇 년 후에 알 수 있을것이다.

이 사진밑을 보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말이 써있다.

“Bill Gates는 1993년에 NetJets의 소유자가 되었고, Warren Buffett는 1995년에 NetJets를 하나 샀다. (그리고 1998년에 회사를 통째로 사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