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를 통해 올해 내가 가장 많이 듣는 팟캐스트가 엘리트 운동선수들 인터뷰라고 했는데, 운동선수들 팟캐스트 외에 또 자주 듣는 건 전직 특수부대 출신 군인들의(미군) 팟캐스트다. 일단 미국의 엘리트 운동선수와 특수부대원의 팟캐스트를 들을 때마다 가장 놀라운 건, 말을 너무 논리적으로 잘 한다는 건데, 내가 아는 한국의 운동선수와 군인들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난다. 물론, 말을 잘하니까 팟캐스트도 하고 사업도 하겠지만, 이건 미국의 교육과 환경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건강, 노화, 장수에 대한 전문가 중 한 명인 앤드류 후버만의 팟캐스트 Huberman Lab에서 네이비씰 군인 출신의 인플루언서이자 사업가인 DJ Shipley를 인터뷰했다. ‘How to Make Yourself Unbreakable’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이름의 인터뷰이지만, 내용은 너무너무 좋다. 팟캐스트를 듣고 난 후에 나도 DJ의 습관, 루틴, 사고, 태도를 그대로 따라 해서 unbreakable이 되고 싶을 정도였다.

일단 전 세계에서 가장 빡센 훈련을 거치는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 네이비씰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 이분은 나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정신력(=멘탈)과 체력(=피시컬)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라고 생각하고,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몸이 정신을 지배한다고 믿는 사람이라서 일단 일반인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육체적 훈련을 거치고, 그 악명높은 BUD/S(Basic Underwater Demolition/SEAL) 6개월 훈련을 통과해서 네이비씰이 된 군인들을 기본적으로 존경한다. 또한, 내가 아는 대부분의 육체가 강한 사람들은 정신력도 강하기 때문에 더욱더 특수부대원들을 존경한다.

이 팟캐스트에서 계속 언급되는 내용은 “반복” , “루틴” , “책임”이다. 특히 DJ의 루틴은 10년 이상 매일 같은 루틴을 나름 엄격하게 반복하는 나 같은 사람이 들어도 아주 짜증 날 정도로 엄격하다. 이런 사람과 같이 사는 이분의 가족이 존경스러운데, 종교보다 더 종교다운 루틴을 이분은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매일 반복하고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아침마다 같은 루틴을 반복하고, 거의 같은 시간에 퇴근하고, 저녁마다 같은 루틴을 반복하고, 같은 시간에 잔다. 조금이라도 이 루틴이 어그러지면, 하루를 완전히 망치고, 하루를 망치면, 일주일을 망치고, 일주일을 망치면, 한 달이 힘들고,,,결국엔 인생이 불행해지고 정리가 안 되기 때문에, DJ의 가족은 정말 급한 위기 상황이 아니면 이 루틴을 절대로 방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분의 루틴은 내가 완벽하게 따라 하기엔 무리지만, 배울 점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했다. 네이비씰이 전시에 지키는 그 엄격한 루틴을 제대한 후에도 인생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고, 이런 삶을 살면 남들보다 더 앞설 수 있다는 건 누구가 잘 알지만, 또 동시에 이런 삶을 모두가 다 살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루틴은 이분의 삶의 극히 일부만 반영하고, 실제 배울 점은 이런 루틴을 기반으로 자신을 unbreakable 하게 만들 수 있는 습관, 태도, 사고방식인데, 이런 것들이 이 팟캐스트의 핵심이다.

인터뷰에서 DJ가 “내가 어떤 사람이 될 진,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결정한다.”라는 너무나 당연한 말을 했는데, 나는 이 말이 제일 맘에 들었고 이거 하나만 제대로 해도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거창하지 않은, 평범한 예시를 들었다. 우리 주변에 항상 있는데, 매일 아침 늦게 일어나서 허둥지둥 회사에 미친 듯이 뛰어오고, 이 와중에 지하철에서 지갑이나 폰을 분실하고, 일에 집중 못 해서 매일 깨지는,,,그런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에게 “왜 내 인생은 항상 이럴까?” , “왜 나는 항상 여유가 없을까?”라면서 자책한다.

근데 정말 왜 그럴까? 이런 사람들은 왜 항상 이렇게 살까? 간단하다. 본인이 인생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속 이러면 평생 지각하고 평생 여유 없는 인생을 살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이런 사람이 되는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진지하게 대하고, 스스로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이건 네이비씰이 아니라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