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에 대해서

brad-sugars-blog-building-a-business
BootstrapLabs의 Ben Levy가 beLaunch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저는 투자자이자 멘토이지만 제가 속한 업계는 금융도 아니고 tech도 아닙니다. 저는 건설업에 (construction) 종사하고 있으며, 제가 하는 일은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짓는 겁니다 (building businesses).”

너무나 공감가는 말이고, 모든 VC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Venture Capital은 투자자들의 돈을 벤처기업에 재투자해서 수익을 내야한다. 그리고 그 수익을 다시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의무가 VC들에게는 있다. 이렇게 봤을때 당연히 VC는 금융업에 속한다. 그렇지만 우리와 같은 투자자들이 정말로 해야하는건 창업가들과 같이 고민하면서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이다. 수익도 중요하고 회수도 중요하지만 Ben과 같이 나도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을 항상 가지고 있다.

10년 전에 현대중공업에 영업하러 간 적이 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조선’의 영어가 ship making이 아닌 ship building이라는 걸. 마치 건물을 짓듯이 바닥에서부터 탄탄히 만들어서 위로 쌓아야 한다는 데에서 유래한거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건설업에 (building businesses) 종사하고 있지 돈놀이를 하는 금융인들이 아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alleywatch.com/2013/02/you-are-what-you-do-and-entrpreneurs-build-businesses/>

beSuccess와 beLaunch

2011년 9월 14일 오전 8시, 샌프란시스코의 캐주얼 식당 Mel’s Diner에서 John과 나는 당시 KT 홍보실에서 일하고 있는 정현욱 과장을 만났다. TechCrunch Disrupt 행사 참관하기 위해서 샌프란시스코에 온 그에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TechCrunch와 같은 매체와 행사가 한국에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만해도 한국의 스타트업 에코시스템이란 존재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 때가 온거 같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정현욱씨 밖에 없는거 같네요. Strong Ventures가 종자돈을 투자할 테니 KT 같이 재미없는 회사 그만두고 같이 해봅시다.
처음부터 TechCrunch와 같은 양질의 콘텐츠 생성하는게 쉽지 않을테니 일단은 큰 행사를 시작으로 이름을 알립시다.”

이 조찬 미팅이 있은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정현욱 과장은 beSuccess의 정현욱 대표이자 창업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일들은 미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처럼 “and the rest is history”가 되어 버렸다.

5월 1일 ~ 3일 동안 성공적으로 열린 beLaunch 행사를 구석구석 보면서 정현욱 대표와의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만남이 머리속에서 스쳐갔다. 2년도 되지 않았지만 엄청난 발전과 성과를 만든 비석세스 팀이 지금까지 완전 개고생했던 일들도 비디오같이 흘러갔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훨씬 더 많고 잘 하는거 보다는 못 하는게 더 많은 비석세스와 비론치 행사였다. 하지만 나는 다시 한번 ‘사람’들의 중요성을 느꼈고 ‘좋은 팀’의 잠재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걸 가슴과 뇌에 새겼다. 실은 이들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인내, 고난, 고뇌, 번뇌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옆에서 전체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Strong Ventures는 비석세스의 투자자이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함께 했다는거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영광이다. 정현욱 대표와 비석세스 팀은 앞으로도 계속 스타트업 시장에 굵직굵직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Special thanks go out to 정현욱, 박선영, 이은호, 이수경, 유현경, 윤지영, 전진주, 허수정, Nathan Millard and Vallabh Rao

beSUCCESS!

Uber의 1조원 가치

Airbnb와 더불어 공유경제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택시 서비스 Uber가 지난 주에 1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에 투자유치를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다시 한번 벤처의 거품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아직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해결해야하는 문제점들이 많은 – 법적 문제들도 많다 – 스타트업에 어떻게 벌써 1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매길 수 있냐라는 익숙한 비난이 많이 쏟아졌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회의론자 중 한 명 이었고.

그렇지만 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어떤 이들은 Uber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같은 수준의 웹서비스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비교해 봤을때 Uber는 아주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하며,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계속 서비스를 재사용하고 있는 활발한 사용자 층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충분히 1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고 한다. 페이스북이 10억 달러에 인수한 Instagram을 기억하실 것이다. 현재 매출이 0원이며 광고 수익만이 유일한 매출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인스타그램의 밸류에이션이 1조원 이상이었다면 Uber의 가치는 놀랄만한게 전혀 아니라고 이들은 반박한다.

이런 의견들을 읽고 생각해보면 Uber의 가치는 가격을 매기기 애매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들보다 훨씬 더 명확하긴 하다. Uber는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흑자 전환을 했다고 한다. 재방문 고객을 계속 만족시키며 동시에 신규 고객을 계속 유치하고 있다. 또한 비즈니스 모델은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win-win 서비스이다.

여러분의 생각을 듣고 싶다. 과연 Uber와 같은 서비스가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제조업의 부활

“신흥 시장 (Emerging Market)”이라는 용어의 창시자이자 경제학자/투자자인 Antoine van Agtmael이 작년에 중국을 방문했을때 지난 40년 동안 아시아를 연구하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한명이 아닌 여러명의 중국 제조업체 사장들이 ‘미국의 제조 경쟁력’이 신경쓰인다고 했던 것이다.

미국의 제조 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숫자와 분위기가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10년 전만해도 10개 제조업체 중 9개 업체가 중국에 공장을 짓고 있었는데 이젠 5개 업체는 미국에 직접 공장을 짓고 제조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중국 노동의 가격 경쟁력은 이제 옛날 이야기다. 중국의 인건비는 해마다 15%씩 증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인건비는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에 곧 중국과 미국의 인건비는 비슷해 질 것이다. 내가 여기저기를 다녀봐도 “Made in China” 딱지가 많이 줄어든거 같다. 대신, “Proudly made in the USA”가 더욱 더 많이 보인다.

물론 하루 아침에 벌어진 현상은 아니다. 갑자기 미국인들이 손재주가 좋아지거나 노동을 선호하게 된 건 더욱 아니다. 주 원인은 바로 기술을 이용한 제조경쟁력이다. 미국은 중국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인프라가 훨씬 발달되어 있고 이를 기반으로 3-D 프린팅과 로봇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미국 제조업체들은 중국 노동자들 100명이 일주일 걸리는 일을 기술자 5명과 로봇 2대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제조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기술 또한 실리콘 밸리에서 나오고 있고 Kickstarter의 대표적인 프로젝트들이 이런 현상을 잘 반영한다. 특히 스탠포드와 MIT의 젊고 용감한 공학도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절묘하게 접목시키면서 가전제품, 로봇산업과 3-D 프린팅 분야에서 과거 그 어떤 대기업도 하지 못했던 빠른 속도로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제조업은 한물 갔다”라는 생각 자체가 이제는 한물간 생각일 정도로 제조업은 cool해지고 있다. 한때는 제조업의 강국이었던 우리나라도 갑자기 너무 소프트웨어만 외치지 말고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잘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지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artworx.ro/t-shirt_designs-2011-2012.html>

개밥 같이 먹기

벤처의 MUST – 개밥 먹기‘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개밥 직접 먹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창업가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만들고 있는 제품을 직접 사용 해봐야한다. 그것만이 고객한테 내 제품을 판매하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개밥 먹기는 창업가/직원 뿐만이 아니라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하고 있고 이 회사는 어떤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건 당연하며 조금 더 나아가서 제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야지만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 중 추천 기능 API를 제공하는 Recomio라는 스타트업이 있다. 내 블로그를 읽는 분들 중 이미 아시는 분들도 있지만 글 끝 부분에 ‘추천 글 목록’이라는 최근에 추가된 섹션이 있다. 바로 Recomio API를 사용해서 만든 추천 기능이다. Recomio에 투자할 때는 솔직히 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창업자 김태호 대표를 보고 투자를 했지만, 추천 기능을 내가 직접 구현해 보니 실제로 매우 유용한 서비스임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 (광고 매출은 3~5배 증가, pageview는 ~3배 증가).

우리의 또다른 투자사 한인텔에서도 현재 Recomio로 추천 기능을 구현했고 지금까지의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다. 한인텔 외에 우리가 투자한 다른 몇 스타트업들에서도 Recomio를 검토 중이다.

내가 개밥을 직접 먹어보니 맛있어서 Strong Family라는 다른 가족들한테도 먹이고 있는 좋은 eco-system이 만들어지고 있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