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알바와 ‘벤처 정신’

이번 주에 열린 TechCrunch Disrupt 2012 행사에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할리우드 여배우 제시카 알바가 스피커 중 한명으로 참석했다. 배우로써가 아니라 LA 기반의 연쇄 창업가 Brian Lee와 The Honest Company를 공동창업한 창업가로 ‘당당하게’ 행사에 초대받은 것이다. 사회자가 그녀에게 스타트업을 하면서 배운 점에 대해서 물어봤다. 나는 그냥 “너무너무 재미있다” 정도의 흔해빠진 답변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녀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하지만 그 표정과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스타트업은 너무 너무 너무 힘들어요. 정말로.

세상의 모든걸 가진 제시카 알바도 할리우드에서 많은 고생을 하고 지금 스타덤의 자리에 올랐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녀는 어렸을적 폐렴과 합병증 때문에 학교보다 병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도 성공하기 전에는 무명의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분명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스타트업이 힘들다고 했다. 이 말을 할때 나는 제시카 알바의 표정과 눈을 잘 봤다. Bullshit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스타트업 하는 사람들은 다 안다. 이게 정말 쉬운게 아니라는걸. 인생의 모든걸 바쳐도 안될 확률이 더 큰, 어쩌면 처음부터 지는 싸움이라는 걸. 어렵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그냥 대충 하는 사람들이다. 벤처정신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벤처 정신’은 정확히 뭘까? 전에 내가 벤처 정신으로 똘똘 무장한 일본인 아카이와씨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하나 쓴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냥 힘든 상황에서 굳은 각오로 남들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을 받으면서도 목표를 추구하는 정신일 것이다. 스타트업을 하다보면 누구나 다 한번 정도는 벤처정신으로 밀어붙인 경험이 있을것이다.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거다.

실리콘 밸리에서 요즘 잘나가는 Airbnb 또한 벤처 정신이 느껴지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일화로 유명하다. 2008년 오바마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콜로라도의 덴버에서 열렸다. 몇만명에서 수십만명까지 모이는 행사여서 주위 숙박시설은 턱없이 부족했고 수천에서 수만명이 숙소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했다. 여기서 에어비앤비의 진가가 발휘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트래픽이 에어비엔비로 몰리기 시작했다. 행복한 고민이었지만 이들은 폭발하는 트랙픽을 감당하느라 서버도 늘리고 회선 속도도 늘리느라 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많이 발생했다. 창업팀은 신용카드 네 개를 한도까지 털었고 물론 개인 저축도 다 올인했다.
하지만 그래도 모자랐고 이 기발한 청년들은 그때 기지를 발휘했다. 민주당원에게 잠자리도 팔았는데 다른건 왜 못 팔랴. 오바마 대통령 후보 얼굴 그림이 그려진 시리얼을 아침으로 팔기로 했다. 물론, 그림과 포장 디자인은 자체적으로 해결했다.

일반 시리얼을 1,000상자 사서 500개는 오바마 그림이 그려진 상자로, 나머지는 매케인 (공화당 후보) 그림이 그려진 상자로 재포장했죠. 원래 3 달러정도 하는 걸 40 달러에 팔았는데 오바마 시리얼은 동났어요. 당분간 에어비앤비를 운영할 자금을 모았죠. 매케인 시리얼은 많이 남았는데, 식사비용을 아끼려고 저희가 다 먹었어요.

에어비앤비는 시리얼 판매로 3만 달러를 벌었고 곧 Y Combinator한테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은 1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받는 슈퍼 스타트업이 되었다.

스타트업 운영은 (정말 정말 정말) 어렵다. 그래서 보통 정신이 아닌 벤처 정신으로 자신을 무장해야 한다. 이렇게 죽기 살기로 노력해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지만, 노력 없이는 성공도 없다. 에어비앤비 창업팀이 시리얼을 길거리에서 강매했다면, 우리는 못해도 이 정도는 해야한다.

나 또한 이런 경험을 여러번 했다. 배기홍의 벤처정신이 궁금하면 ‘스타트업 바이블 2: 31계명 – 벤처 근성은 기본이다‘를 참고하도록. 그리고 여러분들의 벤처정신 경험도 같이 공유해주면 좋겠다.

답답한 회사들, 답답한 서비스들, 답답한 직원들

얼마전에 어떤 스타트업 바이블 독자가 YES24.com에 올라가 있는 내 작가 정보를 업데이트 하라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부분이라서 직접 가서 보니 작가 프로필, 이력, 경력 등이 오래된 내용들이라서 이 기회에 업데이트하고 사진도 바꾸려고 했다. 문제는 아무리 찾아봐도 작가정보를 수정할 수 있는 버튼이 없었다 (참고로 아마존 같은 경우 작가가 직접 작가페이지를 수정할 수 있고 블로그 RSS, 트위터 피드, 동영상, 사진 등 여러가지 컨텐츠를 더할 수도 있다 – 작가가 직접).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이메일을 하나 발견해서 작가 페이지 정보를 수정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문의를 했다.

한 일주일 후에 다음과 같은 답변이 왔다:

“직접 수정할 수 있는 경로가 따로 없으며, auth@yes24.com 혹은 출판사를 통해 수정 요청을 하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내가 다시 물어봤다:

“고맙습니다. 작가/독자/IT 종사자/투자자 로써 문의드리는건데, 작가들이 직접 수정할 수 없게 만든 별도의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변이 왔다:

“본인 확인에 대한 승인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해야 하고, 검수되지 않은 정보가 게재될 수도 있는 기타 이유로 YES24 내 정보 및 작가 정보는 ‘승인’ 절차 없이 외부에서 등록 및 수정이 불가합니다.”

내가 너무 까칠한건지, 아마존에 너무 익숙한건지 아니면 그냥 한국의 시스템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화가 난다. 이 회사는 과연 생각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하는건지 궁금하다. 책을 파는 사이트의 고객은 독자, 출판사 그리고 작가가 있을텐데 고객의 입장에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는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무슨 국방부 핵무기 관리 시스템도 아니고 그냥 사용자 ID/패스워드로 작가 확인하면 될텐데 이게 그리 어려운가? 그리고 작가가 자기 PR을 하기 위해서 재미있고 creative한 내용을 본인 프로필 페이지에 올리는걸 굳이 하나씩 검수를 해야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 어느 작가가 본인한테 해가 되는 내용을 사이트에 올릴까?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치자. 그렇다고 이메일로 “[이력] 부분의 Stnford 대학의 ‘Stnford’에서 n과 f 사이에 ‘a’ 빠졌있네요. 이걸 ‘Stanford’로 바꿔주세요.”라는 식의 장황하고 비효율적인 수정 요청 내용을 보내야하나? 그냥 본인이 직접 수정한 후, 내부적으로 승인과정을 거친 후에 okay하면 되지 않을까.

여기서 아주 명확하게 공시한다. 나는 YES24의 이 담당자를 비난하는게 절대로 아니다. 분명히 이 분도 회사의 내부 방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이런 요청이 나를 비롯한 다른 작가들로부터도 접수됐을텐데 어떻게 이런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이 내부적으로 고려되지도 않고 그냥 NO라는 답변이 올까. 직원들이 이런 사항들을 내부적으로 건의를 하는데도 윗선에서 짤리는건지, 아니면 귀찮으니까 그냥 시키는 일이나 하자고 무시되는건지 잘 모르겠다. 어쨌던간에 나는 고객의 입장에서 이런 일들을 당할때마다 이 회사는 경영진들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서비스를 운영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답답한 회사에서는 답답한 서비스가 나오고 어쩔 수 없이 답답한 직원들이 만들어 지는거 같다.

담당자와 경영진들이 회사의 서비스를 깊게 사용해 봤는지도 의심스럽다. 깊게 사용해봤다면 분명히 그들도 사용자의 불편함과 UX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스타트업 바이블2’에서 내가 강조하는 개밥 먹기 (eating our own dogfood)가 전혀 안되는거 같다.

이런 사람들과 비즈니스 하지마라

내가 비즈니스 하면서 가장 싫어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두 부류 모두 굉장히 단순한 걸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묻는거에 정확하게 답변을 못하는 사람들이다.

못하는건지 아니면 일부러 안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상당히 짜증나는 사람들이다. 최근에 이런 사람과 일때문에 어쩔 수 없이 communication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이메일 두번이면 해결할 수 있는게 일주일이나 걸렸다. 그것도 내가 한국으로 전화해서 협박하듯이 물어봐서 답을 받았다.

내 질문은 매우 단순했다. “xxx는 몇개 팔 수 있을거 같고, 가격은 얼마인가?”였고, 상식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xxx를 50,000개 정도 팔 수 있을거 같고, 가격은 100,000만원 입니다” 이다. 이러면 상황 종료되고 각자 일을 진행하면 된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전혀 엉뚱한 내용이었다. 다시 한번 나는 “내가 알고 싶은건 간단합니다. 몇개를 얼마에 팔 건가요?”라고 이메일을 썼는데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은 안하고 또다시 엉뚱한 답변이 왔다. 왜 사람들은 묻는거에 대해서 답변을 하지 못할까? 결국 나는 국제 전화를 했고, 거두절미하고 다그쳐서 물어봤는데 아직 수량이랑 가격을 정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면 그렇게 말을 하던지.

혹시 이런 사람들과 비즈니스를 해야한다면 무조건 찾아가서 얼굴 보고 이야기 하던지 –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면 – 아니면 전화 통화를 해라. 이메일로 계속 communication을 하다보면 같은 질문만 여러번 반복하다 결론이 안 난다.

다른 부류는 바로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사람들이다.

비즈니스 하면서 이런 사람들을 나는 여러번 접했는데, 일이 잘 진행될때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메일과 전화를 하다가 갑자기 상황이 조금 어려워 지면 완전히 잠수를 탄다. 정말 너무너무 답답하고 짜증난다 – 특히, 선금을 지급했는데 결과물을 못 받았다면. 이런 인간들을 상대하는 방법은 딱 하나다. 일단 연락이 두절된 이유을 정확하게 판단하자. 가끔, 정말 아주 가끔씩 비상사태가 발생해서 연락이 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를 당했던지 또는 축구하다가 머리에 공을 너무 세게 맞아서 기억상실증이 걸렸던지…). 하지만 99%는 대부분 뭔가 찔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연락을 피하는거다. 이런 괘씸한 이유가 확인되면, 회사던 집이던 무조건 찾아가서 협박하는 방법밖에 없다.

나는 이런 경험이 꽤 많다. 어릴적 친구한테 돈을 빌려주고 그 이후 연락이 두절됐을때 그 친구 집으로 찾아가서 부모님한테 수금한거부터 시작해서, 뮤직쉐이크 시절 유명한 YouTube 스타인 KevJumba와 같이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선금을 지불한 후 그의 매니저들과 연락이 갑자기 두절되자 베벌리 힐스 사무실을 약속도 없이 불쑥 찾아가서 쌍욕을 퍼부으면서 난동부렸던 경험이 있다. 그때 그의 매니저/비서/변호사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 질렀던게 그대로 기억난다. “Don’t fxxx around with me because you guys have no idea who the fxxx you are dealing with. If I don’t get the final cut of the video by tomorrow, I am going to fxxxing sue you all!”

다음날 아주 완벽한 동영상 최종본이 우리한테 배달되었다.

‘스타트업 바이블 1’ 아이북 무료 배포 이벤트

‘스타트업 바이블1’ 종이책이 출간된지는 2년이 넘었지만, iBook 으로 출간된지는 5개월 정도 밖에 안되었다. iTunes가 아직 한국에서 정식으로 launch되지 않아서 그런지 미국과는 달리 아이북 판매는 종이책 만큼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구매를 하는 독자분들이 아직 많다.

‘스타트업 바이블1’ 아이북 프로모 코드 50개가 있는데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들 또는 종이로 읽었지만 아이북으로 소장하고 싶은 분들한테 배포하려고 한다. 그냥 배포하긴 좀 그렇고 작가나 독자의 기억에 남는,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이벤트를 했으면 한다.

이벤트 관련 좋은 아이디어를 여기로 가서 reply로 남겨주면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진행을 하려고 한다. 물론, 채택된 이벤트 아이디어 제공해주신 분한테도 무료 프로모 코드 제공.

THANKS!

소셜 미디어의 몰락 – Zucked Up!

세상을 지배할거 같던 페이스북이 고전하고 있다. 5월 18일 $38의 주가로 나스닥에 상장한 페이스북의 현재 주가는 달랑 $20 이다.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에서 440억 달러로 떨어졌다. 그래서 ‘Zucked up’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는데 ‘마크 저커버그 꼴 됐네’ 라는 의미이다 (‘좆됐다’를 의미하는 영어의 ‘fucked up’에서 나온 말).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서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소셜 게임 업체 징가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10에 상장해서 월가의 사랑을 듬뿍 받던 징가의 현재 주가는 $3 이하이다.

왜 그럴까? 소셜 미디어/서비스를 대표하는 이 두 업체의 IPO가 왜 이렇게 부진할까. 이에 대한 답변과 가설은 너무 많다. 애초부터 매출도 별로 없고, 물리적인 제품을 제조하지 않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이렇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은거 자체가 거품이었고 이제서야 투자자들이 정신을 차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 업체 모두 이제 시작인데 월가가 너무 성급하다는 장기적인 관점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정답은 없다. 오직 시간만이 알려줄 것이다.

페이스북과 징가 – 그리고 여러 소셜 서비스들 – 주가 폭락 관련 내가 가장 동의하는 견해는 바로 둘 다 모바일 전략 구축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페이스북은 웹서비스로 시작했고 8년만에 전세계 인구 9억명이 살고있는 가상 국가로 성장했다. 징가 또한 이러한 페이스북의 소셜 플랫폼에 기생하면서 유저와 매출 모두 크게 성장했다.
문제는 모바일이다. 이제는 더 많은 유저들이 모바일을 통해서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있고, 앞으로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iOS나 앤드로이드 페이스북 앱을 사용하는 분들은 – 아마도 이 블로그 구독자 100%일 거다 – 페이스북 앱이 세상에서 가장 후진 앱이라는데 동의하실 거다. 세상을 바꾸고, 하는거마다 대부분 disruptive한 페이스북과 같은 스타트업이 어떻게 이렇게 후진 모바일 앱을 출시했고 관리가 이렇게 안되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다. 그 정도로 버그 투성이고, 느려빠졌고, 답답한게 페이스북 모바일 앱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용하기 힘든 앱은 사용자들의 문제이지만, 투자자와 월가의 입장에서는 아직 페이스북이 모바일에서는 매출을 거의 만들지 못한다는게 엄청난 불만이자 주가 폭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페이스북의 page view는 엄청나다. 여기에 배너 광고만 뛰어도 엄청난 매출을 벌 수 있다. 페이스북은 매우 정교하게 타겟된 광고를 밀어낼 수 있는 능력과 사용자들의 빅 데이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web -> mobile로의 전환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 물론,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월가의 기대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페이스북의 주가를 봐서는 ‘모바일 시장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엄청난 시장이다’라는 입장이 아닌 ‘페이스북은 모바일에서는 헤매고 있다’라는 입장인거 같다.

이런 페이스북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징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징가 또한 모바일 게이밍 분야로의 전환을 아직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역시 이러한 사실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여러가지 복잡한 내부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지금 징가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와 비교해서 70%나 하락했다.

얼마전에 내가 모바일 서비스 관련해서 쓴 글이 있는데, 앞으로는 모바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지만 그만큼 모바일이 어렵다는 내용이다. 모바일이 정말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

여기서 하나 재미있는 비교를 해보자. 비즈니스를 위한 소셜 미디어인 링크드인은 그럼 왜 계속 잘나가고 있을까?

링크드인은 더이상 소셜 미디어가 core인 서비스가 아니다. 겉으로 봐서는 프로페셔널 소셜미디어 이지만, 단순한 채용자/구직자/회사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이제는 탈피했다. 링크드인의 2009년 1사분기와 2012년 2사분기 실적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프리미엄 서비스 매출은 4,000만 달러로 4배 성장
-마케팅 매출은 6,000만 달러로 10배 성장
-채용관련 서비스 매출은 1억 2,000만 달러로 20배 성장

모바일에서도 링크드인은 페이스북/징가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링크드인은 모바일 전략이 (아직은) 필요가 없다. 구직자들이 이력서나 경력 관련 사항을 입력하려면 아직까지는 데스크탑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모바일 전략의 유무는 링크드인의 주가와 향후 중/단기 비즈니스와는 큰 상관이 없다. 참고로, 링크드인은 상장 후 실적발표 자료에 단 한번도 “mobil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 그만큼 모바일과는 아직까지는 상관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모바일 기기들이 계속 진화화면서 이런 상황은 바뀌겠지만.

하지만, 섵부른 판단은 하지 말자. 모바일 전략이 부실하다고 해서 페이스북이 그만큼 가치가 없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 한국의 어떤 행사에서 누가 이 질문을 해서 내 생각을 공유한적이 있는데, 나를 비롯한 이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은 매일 페이스북을 사용한다. 나같은 경우 아예 페이스북을 켜놓고 업무를 보고 하루에도 몇번씩 아이폰으로 페이스북 앱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이게 바로 페이스북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당장 매출은 크지 않더라도 전세계 9억명의 인구가 하루에도 몇번씩 매일 이렇게 열성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가치가 없다’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건 모두가 다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Zucked up이 “마크 저커버그 꼴 됐네”로 남을지 아니면 “마크 저커버그 같이 하버드 중퇴해서 완전 대박 성공했네”가 될지는 조금 더 두고보자.

참고:
-peHUB “Why was LinkedIn’s IPO so successful, when other social IPOs weren’t?” by Jonathan Mar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