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역습

이 블로그를 오래 구독하신 분들은 알 텐데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애증의 관계를 맺고 있다. 회사와 창업자 빌 게이츠는 사랑하지만, 현재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스티브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뭉툭한 실행력은 정말 증오한다. 특히 내가 몇 년 동안 몸담았던 회사라는 점, 그리고 아직도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액주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아쉽다.

그런데 놀랍게도 죽었다고 생각한 공룡이 요새 부활의 조짐을 보인다. 단순한 부활이 아니라 엄청난 역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 나는 97년부터 Hotmail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내 지인들은 대부분 핫메일로 나와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하지만, 10년 이상 업그레이드도 안 되고 버그도 너무 많아서 올해 Gmail로 완전히 갈아탈까 고민을 심각하게 했는데 얼마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Outlook.com을 론치 했다. Hotmail을 훨씬 더 빠르고 깔끔하게 향상했고 지메일에는 없는 여러 가지 유용한 기능을 Office 제품군 Outlook의 UI를 통해서 제공하는 의미 있는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Facebook과 Twitter와 같은 소셜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통합되어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85억 달러에 인수한 Skype 또한 곧 통합될 거라고 한다. 아직 한국에서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Outlook.com 론치 첫날 몇 시간 만에 백만 명이 등록했다고 한다. Outlook.com 자체가 큰 매출원은 아니지만 웹메일이라는 게 다른 웹서비스로의 통로 역할을 하므로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매우 중요한 서비스인데 그동안 계속 지메일에 밀리다가 드디어 의미심장한 업그레이드를 한 거 같다.

10월 출시예정인 Windows 8은 데스크톱과 모바일 기능들이 통합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단일 OS이다. 지금까지 터치 기기와 데스크톱 기기를 위한 운영체제가 별도로 존재해서 마이크로소프트도 별도의 자원과 인력을 유지해 야했고, 소비자들도 두 개의 OS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했는데 아주 좋은 시도이자 실험이다. 시장에서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어쨌든 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공룡이 이런 실험을 한다는 점, 그리고 그 실험을 회사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제품으로 한다는 점에 박수를 보낸다.

Windows Phone 8 또한 시장에서의 반응은 조심스럽게 긍정적이다. 이미 애플과 구글에 많이 뒤져있고, 시장 점유율도 바닥이지만 Windows 8과 같은 골격으로 개발된 모바일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여러 가지 앱을 제작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애플보다 수년 전에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iPad에 한방에 시장을 빼앗겼던 태블릿 시장에도 다시 도전한다. 10월에 출시될 Surface 태블릿의 비밀무기는 Office이다. iPad는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월등한 태블릿이지만, 콘텐츠를 생성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약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텐츠 생성을 가능케 하는 오피스 제품군인 워드와 엑셀을 Surface에 기본적으로 장착할 예정이다. Surface는 콘텐츠를 생성해야 하는 사용자들한테는 매우 유용한 태블릿이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는 예측한다. 차기 오피스 제품인 Office 2013은 대대적인 기능들이 업그레이드되었는데 구글 앱스에 효과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 웹 호환성이 특히 좋아졌다고 한다.

여기에다가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서버 제품군을 대표하는 윈도우스 서버의 차기 버전 Windows Server 2012 또한 9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Server 2012를 사용해본 얼리어답터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virtualization 시장에서 VMware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든 제품이라는 평을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구글 때문에 엄청나게 고전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완전히 놓쳤고, PC 시장은 애플의 iPad에 계속 빼앗기고 있다. PC 시장의 약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캐쉬카우인 Windows와 Office 제품의 매출에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직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미지의 세계인 웹에서는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제품들 때문에 수십억 달러 손해를 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폐쇄적인 회사이고, 구글은 이제 사악해졌다. 다행히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죽지 않았다. 올 하반기부터 멋진 반격이 예상되며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어떤 전술을 펼칠지 매우 기대된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도 조금 올라갔으면….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글:
Microsoft – 이제는 어디로?
Microsoft – in deep shit?
Andreessen and Skype
Microsoft Store (마이크로소프트 벼룩시장)

참고:
The Wall Street Journal “Next Act in Software Will See Microsoft Play to Its Strengths ” by Rolfe Winkler

(무료배포) 스타트업 바이블2 PDF/iBook 샘플

리디북스는 책 샘플을 제공하지 않고, iTunes Bookstore는 제공하지만 미국 계정을 만들어야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그런지 – 그리고 샘플로 제공되는 내용이 한정되어 있슴 – 많은 잠재 독자분들께서 책 샘플을 요청하고 있다.

(역시 린 스타트업 모드로) 요구맹 출판사와 상의 후 고객의 피드백을 수렴하기로 했다. 1편과 같이 full 내용을 전자책으로 제공하는건 어렵지만, ‘실리콘 밸리에서 전하는 벤처39계명(chapter)’ 중 9개의 계명이 실린 샘플을 PDF와 EPUB 버전으로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아래 링크를 통해서 다운 받으면 된다:

EPUB 파일을 다운 받으신 분들은 다음 방법으로 ‘스타트업 바이블2’ iBook을 읽을수 있다:
1. 가장 간단한 방법은 iOS 기기로 위 링크를 클릭하고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iBooks로 열겠냐는 물음이 나오고 이때 오케이하면 된다.
2. 다운받은 EPUB 파일을 이메일로 첨부 보내서 아이패드나 아이폰 이메일로 열면된다. 첨부파일을 그냥 클릭하면 자동으로 iBooks를 통해서 열린다.
3. 다른 방법은 iTunes를 실행해서 Library > Books에 다운받은 EPUB 파일을 drag&drop;하고, 아이패드나 아이폰의 Books 부분으로 가서 sync를 하고 iBooks 프로그램으로 열면 된다.
*기본적으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iBooks 앱이 깔려 있어야 함

샘플을 읽고 책 내용이 괜찮다고 생각하면 전자책을 구매한 후에 즐기면 된다. 전자책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샘플을 다운받았으면 리디북스 사이트에 피드백을 남기거나, 아니면 스타트업 바이블 웹사이트에 피드백을 남겨주면 앞으로 추가 내용들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njoy!

스타트업 바이블2

예상보다 빨리 ‘스타트업 바이블2’ 전자책 승인이 완료되어 오늘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애플 iBook* | 가격 $5.99
-리디북스 | 가격 6,000원
아마존 킨들 | 가격 $5.99
*전자책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린 버전은 아이북 이다.

서문

2010년 8월 9일, 이 책의 1편에 해당하는 《스타트업 바이블 – 대한민국 제2의 벤처붐을 위하여》가 출간된 지 거의 2년이 지났다.

2012년 지금, 한국 젊은이들의 창업 열기는 뜨겁다. 내가 거주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도 한국에 제2의 벤처 창업 붐이 일고 있다는 걸 체감할 정도다.

예를 들면 한국 내 벤처 기업을 취재한 언론 보도가 확연히 늘어났고, 내가 직접 소액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투자하고 싶은 회사도 많아졌으며, 내게 직접 연락하는 예비 창업자도 많아졌다. 또한, 한국에서 창업하는 벤처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2년 사이 세계 경기는 더 나빠졌다. 그래도 실리콘 밸리는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1년 5월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링크드인이 30억 달러 규모로 기업공개를 시작한 이래, 인터넷 라디오 사이트 판도라(Pandora, 2011년 6월), 한국의 유명 소셜 커머스 사이트인 티켓몬스터의 원조 그루폰(Groupon, 2011년 11월), 소셜 게임의 대명사인 징가(Zynga, 2011년 12월), 그리고 온라인 비즈니스 리뷰 사이트 옐프(Yelp, 2012년 3월) 등은 각각 수십억 달러의 규모로 화려하게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여기에 2012년 5월 18일, 지금까지 그 어떤 실리콘 밸리 벤처 기업의 기업공개보다 큰 — 넷스케이프와 구글보다도 — 페이스북의 1,000억 달러 규모의 상장은 다시 한번 벤처 창업 붐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2012년 7월 1일 기준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665억 달러로 하락했다).

이에 질세라 한국에서도 KT가 창업한 지 4년이 안 된 신생 벤처 기업 엔써즈를 450억 원 규모로 인수했다. 또한, 한국 게임 업계의 대표 주자 넥슨은, 2011년 12월 일본 자스닥에 상장하면서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2011년 일본 자스닥의 최대 기업공개였다.

시대의 흐름은 다시 벤처 창업이다. 2011년 《포천》에서 발표한 ‘40 under 40’ 보고서는 40세 이하 부호 40명을 선정했는데 14명이 IT 벤처 창업이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으려고 누구는 명문대를 중퇴하고, 누구는 잘 다니던 대기업을 떠난다. 즉, 2012년 현재, 40세 전에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방법은 바로 IT 벤처 창업이며,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내가 책임지겠다는 진취적인 사고방식이 다시 호응을 얻고 있다.

청년 창업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나 또한 부와 명예를 좇는 창업자지만, 부끄럽게도 아직 사업가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나는 2008년 음악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손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인 뮤직쉐이크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4년 4개월 동안 운영했다. 그러나 뮤직쉐이크를 상장하지도 못했고 좋은 가격에 매각하지도 못했다. 성공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하지만 실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러한 경험 때문인지 예비 창업자와 현재 벤처 기업을 운영하는 창업자를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덕분에 나는 1편 출간 후 많은 예비 창업자의 고민을 들었다. 또한, 기업이나 대학에서 강연하며 1편에서 못 다룬 질문을 받기도 했고, 조언을 구하는 예비 창업자를 돕기도 했다.

이때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창업을 크게 오해하고 있고, 질문 중 절반 이상이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제로 그들과 이야기해 보면 대부분 “나에게 누가 이걸 귀띔해줬다면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한다.

많은 예비 창업자가 정립되지 않은 상식과 근거 없는 소문으로 창업의 꿈을 접거나, 중간에 포기하거나,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실수를 한다. 이는 《스타트업 바이블》과 마찬가지로, 내 현장 경험 100%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바이블 2: 실리콘 밸리에서 전하는 벤처 39계명 》을 쓰게 된 동기가 됐다. 2편을 통해서 예비 창업자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불필요한 시행착오가 다시 실수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다.

자, ‘실리콘 밸리에서 전하는 벤처 39계명’을 선사한다.

스타트업 바이블 공식 웹사이트 https://www.thestartupbible.com
애플 iBook* | 가격 $5.99
리디북스 | 가격 6,000원
아마존 킨들 | 가격 $5.99
*전자책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린 버전은 아이북 이다.

전자책 출판도 스타트업처럼

스타트업 바이블이 출간된지 정확히 2년만에 그 2편인 ‘스타트업 바이블2’ 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현재 iTunes Bookstore, Amazon Kindle Store 그리고 한국의 대표 전자책 서점인 리디북스에 전자책을 제출했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수차례 이 블로그, 페이스북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서 밝혔지만 두번째 책은 여러가지 면에서 나한테 큰 의미가 있다.

솔직히 첫편은 그냥 멋모르고 작업을 했다. 촌놈이 책을 쓴다는 기쁘고 뿌듯한 마음에 집필을 시작했지만 쉽지않은 과정이었다. 수개월 동안 주말은 고스란히 반납했고, 데드라인 등 여러가지 압박이 있어서 책을 쓰면서 “책을 다시는 쓰지 않겠다”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작업을 하게된 결정적인 동기는 아직도 창업과 스타트업 운영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였다. 더 많은 분들과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창업과 스타트업 운영에 대한 현실적인 부분들을 최대한 공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동안 수집한 자료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점들 및 과거 내 블로그 포스팅 등을 정리하면서 쉬엄쉬엄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출판사와 계약을 한것도 아니고 누가 책을 쓰라고 한것도 아니다. 순전히 내 페이스대로 작업을 하는거라서 집필 과정은 오히려 편하고 재미있었다. 내용이 어느정도 완성되자 나는 책을 어떻게 출판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만 배포하기로 했다.

전자책 시장이 전체 시장의 5%도 되지 않는 한국에서 왜 이런 무모한 짓을? 나는 평소에 창업가들한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완전히 새로운걸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기존 시장에서 거품과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그게 정말로 큰 비즈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도 수십년 (또는 수백년) 동안 바뀌지 않는 종이책 출판/유통 시장을 disrupt해 보고 싶었다. 작가가 독자들에게 바로 유통하면 독자들은 좋은 컨텐츠를 더 저렴하게 소비할 수 있고 (중간 상인들이 없으니까) 작가도 인세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중간 상인들이 없으니까).

과연 우리나라에서 전자책 단독 출간해서 몇권이나 팔 수 있을까? 그건 지켜보자. 실은 나도 매우 궁금하다 🙂

전자책으로 출간하고 싶은건 나의 생각이자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이 아이디어를 실행가능케 한 건 바로 1인 전자책 출판사 ‘요구맹 출판사’ (@eh_dirty) 였다. 뛰어난 개발자 출신이라서 전자책 제작에 필요한 모든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실리콘 밸리에서 오래 거주하고 일했기 때문에 전자책 시장의 양대산맥인 iBook과 킨들북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스타트업 바이블 웹사이트 제작과 같은 나머지 부수적인 부분들 또한 혼자 cover가 가능했다.

작가의 손을 떠난 원고가 편집, 교정, 교열 과정을 거쳐 전자책으로 제작되는데 대략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 중 전자책 제작 과정 자체만은 한달 정도가 걸렸다. 이러한 전체 과정은 나한테는 매우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더욱 더 재미있는 건 바로 전자책 제작 과정 자체가 하나의 스타트업을 시작해서 첫번째 제품을 출시하는 과정과 동일했다는 것이다. 나랑 요구맹은 한 스타트업의 founding team이었다. 나는 초기 아이디어를 (컨텐츠) 제공한 CEO?였고, 요구맹은 뛰어난 개발실력을 보유한 CTO였다. 물론, 우리는 성향도 다르고 취향도 많이 달랐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았다. 단시간안에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었다.

모든 작업은 무료 제품들을 사용했다. 원고 편집, 교정, 교열 작업은 나/요구맹/교정자가 Google Docs를 사용하면서 실시간으로 코멘트와 메모를 달면서 지속적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전자책의 새 버전들은 Dropbox로 공유했고, 수정 요청 사항과 버그는 Fogbugz라는 무료 버그 트래킹 제품을 사용했다. 말그대로 최대한 돈을 쓰지 않는 lean startup 모드였다. 그래서인지 2명의 founding team이 6개월만에 괜찮은 MVP를 출시하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6개월 동안 사용한 비용은 최소비용이었다. 월급은 가져가지 않았고 도메인 등록, 몇개의 이미지 구매(전자책 사용 용도), 웹사이트 호스팅, 교정/교열 및 표지 디자인 정도에 최소 비용을 썼다. 둘 다 스타트업 경험이 풍부해서인지 이런 저렴한 환경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하는걸 즐기면서 열심히 일했다.

책의 가장 큰 기여자는 어쩔 수 없이 작가인 나였지만, 요구맹 또한 나랑 거의 동일하게 (어쩌면 더 많은) 고생을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느꼈지만 아름다운 전자책 제작에 가장 필요한 건 – 좋은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 뛰어난 개발자다.

스타트업 바이블2 웹사이트로 가서 모두 Like하고 트윗하자!

미국으로 가야하나요? Part 2

*이글의 전편 – ‘미국으로 가야하나요? Part 1

미국으로 오는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두번째 이유는 바로 end-to-end user experience 때문이다. 우리말로 하면 ‘완전한 사용자 경험’ 정도?

한국에 살고 있고 미국 거주 주소랑 미국 신용 카드 (또는 해외 사용 가능 카드)가 없는 분들은 미국의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서 물건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식으로 한국용 버전을 launch한 서비스는 사용 가능하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전에는 Amazon.com이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몇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아마존을 통해서 물건을 구매하려면 미국 주소로 된 신용카드가 필요했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인 Pandora도 국가별 음악 저작권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는 아예 서비스 (웹사이트, 앱) 접속이 안되는걸로 알고 있다.

사용하기 쉽고 사용자 경험이 가장 부드러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만드려면 아마존은 반드시 벤치마킹해야할 서비스이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서비스 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의 UI와 UX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는 과정이다. 결제하는 프로세스가 복잡하거나 하다가 에러가 나면 짜증나서 사이트를 떠나는 고객들이 많다. 아마존은 바로 이러한 모든 일련의 과정들을 아주 아름다운 UI와 UX를 통해서 구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가 없었다. 물론,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이 아마존 사이트에 와서 한 두 시간 정도 여기저기 다녀보면, “아, 이제 감 잡았어. 대략 이렇게 만들면 되겠구나.”라는 생각들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구매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절대로 아마존의 full user experience를 몸으로 느끼지 못한다.
브라우저에서 www.amazom.com을 치고 들어와서, 계정을 만들고, 원하는 물건을 검색하고, 물건을 구매하고, 구매한 물건을 받아보고, 받아본 물건에 대해서 리뷰를 올린다. 이 모든 과정을 직접 몸으로 경험을 했을때 비로써 우리는 end-to-end user experience를 경험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지금은 한국에서 아마존 사용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이런 full 유저 경험을 하지 못하는 미국 서비스들이 아직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많은 사이트들을 사용해보면 미국 서비스들과 비스무리하게 만들었지만서도 뭔가 불편하고 반쪽짜리인거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획/디자인/개발자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해보지 않았으니까 그런거다.

판도라는 최고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예 서비스 접속을 못한다.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주위 친구들이 사용하는걸 어깨넘어로 보거나, 유투브에서 서비스 리뷰하는걸 시청하거나, 아니면 스크릿샷들을 본 사람들이 판도라를 벤치마킹해서 그만큼 좋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드는건 힘들다. 흉내는 낼 수 있지만, 결국 사용자들이 사용해보면 뭔가 어디선가 어색하고 사용자 경험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게 미국으로 올 수 있으면 오는게 더 유리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두번째 이유다. 다시 한번 공지하지만 첫번째, 두번째 이유 모두 지극히 100%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