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커피 예찬 – In Beans We Trust

커피의 기원과 그 효용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가지각색이지만 어찌되었던간에 나는 커피 없이는 못 산다. 신기하게도 한국에서 학교다닐때는 일년에 커피를 5잔도 마시지 않았는데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아침에 한잔씩 하던게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101 고속도로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리지 않으면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가 없다. 매일 아침 우리 부부는 스타벅스 커피를 한잔씩 사서 각자 차를 타고 직장으로 향한다. 스타벅스, 커피빈, 피츠커피 등등 미국에서는 수많은 커피 브랜드가 있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한국에 나가보니까 몇년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커피가게들이 생겨서 강남의 구석구석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었다 – 커피지인, 탐앤탐스, 까페베네 등등 대부분 국산 브랜드였는데 커피맛은 상당히 좋았던걸로 기억한다.

나의 favorite은 던킨커피이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이 있던 대치동 포스코센터 지하에있는 던킨도너츠 매장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고 그 당시 1,900원 하던 던킨 커피를 하루에 한잔씩 또는 피곤한날은 두잔씩 사먹었는데 그 맛은 미국에서 마시는 커피보다 훨씬 머리와 가슴속에 오래동안 남을 정도로 포스코센터 던킨 바리스타들의 실력이 좋은거 같다. 던킨 본사에서 마케팅을 하는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몇년전부터 던킨의 매출에서 도너츠보다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고 한다. “Coffee or Donuts?”라고 하는 던킨의 광고를 기억하실텐데 도너츠보다 커피를 먼저 언급하는 이유가 다 그런 이유때문이 아닌가 싶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미국 서부에는 던킨이 진출을 하지 않아서 LA에 던킨도너츠 매장이 생기는 날까지는 스타벅스로 연명을 하고 있다. 오늘은 금요일이고 하니 조금 가벼운 주재인 커피에 대한 몇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한다.

커피가 몸에 좋냐 안좋냐 – 이 논쟁은 아마도 인류가 멸망할때까지 지속될것이다 – 에 대해서 수십년 동안 의사들과 학자들은 찬반의 논쟁을 벌여왔다. 초반에는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때문에 커피는 몸에 좋지 않은 기호식품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요새와서 의학계에서는 조금 색다른 이론과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커피를 섭취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조사에서 커피가 몸에 해롭다는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커피 자체의 성분때문이 아니라 대부분의 성인들이 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같이 피거나, 커피에 설탕이나 시럽과 같은 다른 화학 양념을 가미해서 마신다는 사실이 연구에 감안되지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9년 미국 내과협회, 정신과협회 및 다른 의료기관에서 발행된 논문이나 전문자료에 의하면 오히려 커피는 몸에 해로운 점들보다는 이로운 점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보약”과도 같은 기호식품이라고 하는데, 커피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 하루에 커피 6잔 – 50,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20년동안 시행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립선 암의 위험 감소
  • 하루에 커피 5잔 – 1,400명의 중년 핀란드인 대상 연구결과에 의하면 알츠하이머 (치매)병에 걸릴 확률이 65% 감소. 같은 양의 카페인을 실험실 쥐에 투입을 해보니, 또한 알츠하이머병의 흔적이 점점 사라짐.
  • 하루에 커피 4잔 –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의 뇌졸중 걸릴 확률을 43% 감소. 또한, 제2유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 25%~35% 감소.
  • 하루에 커피 3잔 – 127,000명의 건강한 사람 대상 연구 결과 담석이 생길 확률 20% 감소. BUT, 하루에 커피 2잔 이상을 마시면 여성의 유산확률 또한 2배가 됨 – 샌프란시스코의 임산부 1,000명 대상 연구결과.
  • 하루에 커피 2잔 – 86,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10년동안 시행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자살 위험율이 60% 감소. BUT, 같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불안감과 공황감을 호소하는 일부 실험 대상이 있었다.
  • 하루에 커피 1잔 – 500,000명 대상 연구결과에 의하면 제2유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 7% 감소. BUT, 하루에 한잔의 커피를 마셔도 두통, 피로 및 집중도 감소와 같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최근에 새로 발견되고 있는 커피의 효능/악영향을 질병에 따라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당뇨병 – 일반 커피나 디카프 커피 모두 제2유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상당히 줄여주는걸로 알려져있다. 그렇지만 이미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한테는 혈당을 오히려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
2. – 커피가 암을 유발시킨다는 설은 이미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판명되었다. 커피는 오히려 대장암, 구강암, 후두암 등과 같은 암을 유발시키는 암세포를 억제한다.
3. 심장병 – 오래동안 지속적으로 커피를 마시면 심장에 좋지 않다는 설은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심장을 보호하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4. 고혈압 – 카페인은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들은 주의를 하는게 좋다.
5. 콜레스테롤 – 커피를 많이 마시면 (특히, 디카프)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 LDL 수치가 높아진다.
6. 알츠하이머 – 적당한 양의 커피를 마시면 치매를 방지할 수 있다.
7. 골다공증 – 카페인은 골밀도를 감소하지만, 커피에 우유를 타서 마시면 이러한 단점을 상쇄시킬 수 있다.
8. 임신 – 임산분들한테 커피는 좋지 않다. 카페인은 유산과 저체중 출산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9. 수면 – 수면과 카페인의 관계는 개개인마다 너무나 크게 차이가 나지만 오후 3시 이후에 카페인 섭취를 피하면 불면증을 피할 수 있다.
10. 기분 – 적당한 양의 카페인은 에너지를 충전시키고 우울함을 없애지만, 과다한 카페인은 오히려 불안감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커피를 마시면 몸에 해로운 점보다는 이로운 점들이 많은거 같지만 대부분의 의사나 과학자들은 아직까지는 커피가 몸에 좋다고 단정하기에는 너무나 과학적인 근거나 자료가 부족하다고 한다. 또한, 커피가 몸에 좋다고 해도 개개인마다 미치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도대체 하루에 몇잔의 커피를 마시는게 좋을지를 결정하는건 항상 힘든 숙제로 남아있을것이라고 한다. 우리 엄마는 오후 1시에 연한 커피 한잔을 마셔도 밤에 잠을 못 주무시는 반면에 나는 밤 12시에 에스프레소를 들이켜마셔도 시체같이 잘 자는게 이러한 사실을 잘 입증해주고 있다. Duke 대학의 Lane 교수는 아직까지 커피는 몸에 좋은 점 보다는 나쁜 점들이 훨씬 많다고 스스로 주장하면서도 진작 본인은 매일 커피를 여러잔 마시고 있다. “왜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시냐구요? 글쎄요…저도 매일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라고 그는 멋적게 말한다.

This is why I still think my Starbucks buddies in Seattle all have a great future ahead.

India’s New Heart

미국은 대통령이 바뀔때마다 한차례 곤욕을 치르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의료 보험 및 의료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점들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금 경제 부양책 못지 않게 의료보험 개혁 때문에 상당히 고생을 하고 있는데, 그만큼 어려운게 ‘부자나 서민을 위한 적절한 의료 서비스 제공’ 이라는 주제인거 같다. 그리고 의료 서비스와 같이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분야에서 개혁이라는게 얼마나 힘들고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지는 내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들 공감할것이다. 물론, 이는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골치덩어리이다. 그런데 오늘 내가 여기서 잠시 언급하고 싶은 인도의 한 의사는 심장 수술이라는 매우 고도의 기술과 인내심이 요구되는 첨단 의료 서비스에 포드 자동차의 대량 생산 방식을 접목해서 심장 수술 전문 병원을 마치 심장 수술 공장과 같이 운영을 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 분을 The Henry Ford of Heart Surgery라고 부르고, 그 주인공은 올해 54살의 Devi Prasad Shetty라는 심장 전문의이다.

Shetty 박사는 나같이 의학이랑은 상관없는 사람들한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미 의사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 인사이다. 90년대 초반 마더 테레사의 심장 주치의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쉐티 박사는 현재 1,000개의 수술 침대가 배치된 인도의 Narayana Hrudayalaya 병원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이다. 참고로, 미국의 병원들은 일반적으로 수술 침대가 약 160개 밖에 없다. 나라야나 병원의 심장 전문의 42명이 2008년도에 시행하였던 심장 바이패스 수술 – 심장으로 연결된 혈관이 막힐 경우, 그 부분을 제거한 후에 다른 경로를 통해서 혈액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술 (지성씨와 김민정씨가 주연이었던 우리나라의 인기 드라마 ‘뉴하트’를 기억하는가? 거기서 ‘캐비지 (CABG)’라는 용어를 의사들이 남발하는데 바로 이 캐비지가 바이패스 수술의 전문용어이다) – 은 자그마치 3,174건이다. 심장 수술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Cleveland Clinic에서 작년에 시행한 바이패스 수술건 수는 1,367이었으니 미국보다 거의 2배 이상의 수술을 한 것이다. 특히, 소아 심장 수술은 나라야나에서 2,777건을 하였는데 이는 미국 보스턴 Children’s Hospital의 1,026건의 두배 이상이다. 더욱 재미있는건 절대적인 수술의 숫자도 놀랍지만, 수술에 필요한 비용의 차이이다. 통상 미국 병원에서 청구하는 심장 수술비는 $20,000 ~ $100,000 정도 하는데 나라야나 병원에서는 이 가격의 10분의 1정도 밖에 청구하지 않는다. 즉, 개방형 심장 수술에 환자들이 내야하는 수술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24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Shetty 박사는 다른 산업에서 – 특히 제조업체에서 – 이미 증명된 매우 간단한 원리를 사용함으로써 인도 의료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규모의 경제 (economies of scale)를 통한 의료 혁명이다. 심장 수술과 같이 복잡하고 섬세한 수술 절차에마저 규모의 경제 논리를 적용함으로써 이 인도 의사는 10억명 인구의 모국 인도의 의료 비용을 지속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적절한 의료 보험 정책 및 의료 서비스 정책에 대한 마땅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어리버리하고 해매고있는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다른 나라 (한국도 마찬가지)들한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는 선구적인 모델이라고 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미국에서 시작되었던 자동차 제조업을, 일본인들은 차를 더 좋게 만든게 아니라 차를 만드는 방법에 많은 새로운 시도를 하였고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현재 의료업계에 하고 있는 일들입니다. 의료업계가 필요한거는 기술혁신이 아니라 프로세스 혁신입니다.” 라고 쉐티 박사는 주장한다.

나라야나 심장 병원 바로 옆에는 비슷한 컨셉으로 1,400개의 수술 침대가 있는 암전문 병원과 300개의 침대가 있는 안과 전문 병원이 준공되었다. 이 모든 병원들을 소유하고 있는 쉐티 박사의 가족 비즈니스인 Narayana Hrudayalaya Private 주식회사는 작년에 7.7%의 이익을 남겼다 (미국 병원의 평균 이익률은 6.9% 정도이다). 그리고 그 외에 더 재미있는 사실들은 바로 이러한 확장을 인도 및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뒷받침하고 있다는거다. 작년에 한화로 약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아서 앞으로 5년 동안 “health city”라고 불리우는 병원 종합 단지를 인도 전역에 4개 설립해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return을 돌려주는게 나라야나 주식회사의 financial 목표이다. 그러면, 현재 약 3,000개의 침대를 30,000개 까지 증가할 것이며 이런 대규모의 병원을 운영함과 동시에 수반되는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전략적 소싱 및 구매이다. 즉, 병원 물품 제조업체로부터 병원이 직접 구매를 할 수 있음으로 volume 할인 및 중간 상인들에게 지급해야하는 커미션 등의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4년 전만 해도 봉합용 실을 Johnson & Johnson으로 부터 구매하였지만 규모의 구매가 가능케된 후부터는 인도의 한 로컬 업체로부터 훨씬 싸게 구매를 함으로써 비용을 거의 50%나 절감할 수 있었다. 비싼 의료 장비는 아직도 미국의 GE로 부터 천문학적인 비용을 내면서 구매하고 있지만, 곧 더 저렴하지만 동일한 기능을 가진 중국 의료 장비로 바꿀 계획을 가지고 있다.

비용절감은 의료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라야나 의사들의 연봉은 미국 의사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의사대 환자 비용을 따져보면 미국의 병원들보다 월등한 효율을 자랑한다. 나라야나 의사들은 하루 평균 2-3번의 수술을, 일주일에 6일 한다. 즉, 일주일에 12-18번의 심장 수술을 한다.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65시간을 일한다. 거의 은행원들과 맞먹는 근무량이다. 미국 의사들은 어떤가? 하루에 1-2번의 수술을 시행하며, 일주일에 5일만 일한다. 어떤 이들은 나라야나 병원이 의사들을 너무 혹사시켜서 심장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수술의 quality를 떨어뜨리는게 아닌가 비난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라야나 병원을 직접 방문해서 실제 시술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연구하였던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의 대표인 Jack Lewin은 오히려 의사들이 수술을 많이 함으로써 수술의 quality를 향상시켰다는 주장을 한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같은 수술을 더 많이 하는 의사들이 그렇지 않은 의사들보다 기술이나 효율면에서 월등하다는 거다. 실제로, 나라야나 병원의 모든 심장 의사들은 여러 종류의 수술을 하지 않고 대부분 한두개의 전문 분야에만 집중을 하기 때문에 수술할 기회가 별로 없는 상대적으로 더 작은 미국 병원의 의사들과는 상당한 실력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큰 수술을 하려면 반드시 대학병원이나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우리의 논리와도 비슷하다. 큰 병원 일수록 더 많은 수술을 하기 때문에 의사들 실력이 그만큼 좋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나라야나의 Colin John이라는 의사는 Tetralogy of Fallot이라는 매우 복잡한 소아 심장 수술을 의사 경력 30년 동안 무려 4,000건이나 집행하였다. 다른 나라 대부분 의사들은 평생 수술을 해도 특정 분야의 수술을 이만큼 하는건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실들은 숫자로써 증명되는데 2008년 미국에서 바이패스 수술 후 30일내 사망율은 1.9%였는데 나라야나 병원의 수치는 1.4%로 이보다 훨씬 낮은 편이었다.

쉐티 박사의 이러한 접근 방법은 entrepreneur를 꿈꾸는 사람들한테도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하는거 같다.

1. New New Thing vs. Faster Better & Cheaper – 쉐티 박사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발명한게 아니다. 새로운 수술 방법을 개발한것도 아니다. 즉, 본인의 입으로 말한거와 같이 Ford가 자동차라는 새로운 교통 수단을 발명한 케이스가 아니라, Toyota가 이미 수십년 동안 존재하던 자동차를 만드는 프로세스를 혁신한 케이스이다. 즉, 이미 존재하는 기술이나 제품을 더 빠르고, 더 좋고, 더 싸게 만들어서 10억명의 인도 인구가 더 나은 질의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도 창업을 하기전에 반드시 생각해야할게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나는 포드와 같이 이 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도요타와 같이 이미 존재하는 여러가지 기술 및 인프라를 이용해서 더 좋고 저렴한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것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의 현실에는 후자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2. Innovation is Everywhere – ‘혁신’은 실리콘 밸리에서만 일어나는건 아니다. 그리고 high tech 분야에서만 발생하는건 더욱 더 아니다. 병원과 의료 서비스라는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분야에서 누가 이런 대단한 프로세스 혁신을 상상이나 하였을까? 더군다나 인도의 병원에서 이런 일이? 우리도 눈 바짝 뜨고, 정신 바짝 차리고 살자. 10억 인구의 인도나 13억 인구의 중국이 긴 잠에서 깨어나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한국은 한방에 날라갈 수 있다.

2주 전에 한국에 오랜만에 나갔었다. 나간김에 차병원에서 종합정기검진을 받으면서 2가지 사실에 놀랐다. 기다리면서 벽에 걸려있는 차광열 원장에 대한 많은 기사와 글을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마치 이 분이 쉐티 박사와 비슷한 방향을 향해서 보시는거 같아서 참으로 놀랐고, 차병원의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와 그 스피드에 또 한번 놀랐다. 빨리 우리나라도 돈이 없고,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우한 사람들도 최소한의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Fortune’s 50 Most Powerful Women in Business

9월 28일자 Fortune지에 Fortune’s 50 Most Powerful Women in Business 코너를 주말에 아주 흥미있게 읽었다. 성차별에 대한 논쟁을 시작하려는건 절대 아니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내가 여자들과 일을 해본 경험으로 비춰보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난 아직도 (아마도 죽을때까지)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이 professionalism에서는 많이 앞서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런 나의 편견을 언젠가는 엎어줄 여성 co-worker를 만나면 달라지겠지만….
Anyways, 그래도 주말에 이 기사랑 리스트를 보면서 이런 여성 boss들을 모시면서 일을 배우고 같이 해보는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였고 특히 feature된 powerful women 중 한명인 OracleSafra Catz (50명 중 랭킹 12위) 같은 여자랑 같이 일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였다. 아무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쓰기로 하고 일단 50명 중 Top 10을 한번 훑어 보자.

1. Indra Nooyi (53살) – Chairman and CEO, PepsiCo. 4년 연속 Fortune 50 Most Powerful Women in Business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펩시 인디아에서 영업맨으로 출발하여 단숨에 펩시의 대표로 도약한 ‘누이’ 여사의 올해 가장 큰 업적은 2대 펩시 bottling 회사인 Pepsi Bottling GroupPepsiAmericas를 인수하기로한 결정이다. 이 전략적인 인수를 통해서 펩시는 올해만 대략 3,6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2. Irene Rosenfeld (56살) – CEO, Kraft Foods. 이 기사를 읽기 전에 난 크라프트의 사장이 여자인지도 몰랐다 ㅎㅎ. Kraft는 불경기 동안 더욱 더 공격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서 2008년 매출이 전년 대비 15%나 성장하였고 주가 또한 S&P; 평균 지수를 웃도는 실적을 생성할 수 있었다.

3. Pat Woertz (56살) – Chairman, CEO and President, Archer Daniels Midland. Archer Daniels란 회사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나? 난 이름만 들어봤지 정확히 뭘 하는 회사인지 전혀 몰랐는데 농업용 원자재 (특히 콩 및 곡식), 창고 및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한 기업이다. Woertz 대표는 최근에 대체 에너지의 일환으로 에탄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4. Angela Braly (49살) – President and CEO, Wellpoint. 텍사스 출신의 여성 기업인으로 사회 첫 직업이 식당 waitress였던 Braly 대표는 그동안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서 이제는 매출 7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의 의료 보험 회사를 이끌고 있다.

5. Andrea Jung (51살) – Chairman and CEO, Avon Products. 여성용 제품 다단계 판매의 여왕. 그동안 몇 번 세미나에서 연설을 들었는데, 난 별로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비즈니스는 정말 화끈하게 잘하시는 분같다.

6. Oprah Winfrey (55살) – Chairman, Harpo.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미디어의 제왕 오프라 윈프리. 오프라 쇼에서 아마존의 신제품 Kindle을 칭찬하자 Kindle이 동이 날 정도로 전세계 언론 및 미디어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7. Ellen Kullman (53살) – CEO, DuPont. 듀퐁 엑스레이 부서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Kullman 대표는 21년 만에 듀퐁의 대표이사로 승진하였다. 올해 가장 큰 숙제는 약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8. Carol Bartz (61살) – CEO, Yahoo. AutoCAD를 만드는 Autodesk의 전 CEO였던 Bartz 여사가 과연 죽어가는 야후를 살릴 수 있을것인가? 글쎄다…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할거 같다. 내년까지는 정말 해야할 일이 많은 job을 가지고 있는 이 강인하고 입이 걸걸한 여장부의 activity들이 기대된다.

9. Ursula Burns (51살) – CEO, Xerox. 5월달에 이미 이 블로그를 통해서 간단하게 cover하였던 Burns 대표이다. 올해 7월달에 Fortune 500 기업 최초의 흑인 여성 CEO라는 기록을 세운 Burns 대표 또한 할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였다.

10. Brenda Barnes (55살) – Chariman and CEO, Sara Lee. 6년 동안 비즈니스 세상을 떠나있다가 2005년도에 Sara Lee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복귀하였지만 매출 하락과 동반된 주가 하락 때문에 올해 회사에 많은 손을 봐야할 것이다.

Fortune 답게 이 리스트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을 하였는데, 가령 Highest Paid / Youngest 등등으로 리스트를 다양화 시켰다. 특히, Global 이라는 리스트는 미국 외 다른 나라 비즈니스 여성들한테 랭킹을 매겼는데, 여기에 나열된 이름/회사/국가를 보면서 조금 (아니 아주 많이) 아쉬웠던 부분은 아직도 한국 여성은 이 리스트에 한명도 없다는 점이다. Global 50 Most Powerful Women in Business를 나라별로 분석 해보면 프랑스 9, 영국 7, 중국 6, 싱가폴 3, 스웨덴 3, 인도 3, 이스라엘 2, 네덜란드 2, 호주 1, 이탈리아 1, 터키 1, 러시아 1, 스페인 1, 캐나다 1, 스위스 1, 남아공 1, 멕시코 1, 사우디 1, 독일 1, 덴마크 1, 일본 1, 필리핀 1 인데 이 많은 여성 중 한국 여성이 어떻게 한명도 포함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정말 아쉽다.

Ten Lessons Startups Can Learn from Superheroes

아주 오래전에 봤던 슬라이드인데 최근에 다시 보면서 나도 모르게 스스로 끄덕끄덕 거리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가 잘아는 Marvel ComicsDC Comics에 등장하는 슈퍼맨/배트맨/원더우먼 등과 같은 슈퍼히로우들의 자세로부터 startup들이 배울 수 있는 10가지 tip에 대해서 나열한 슬라이드인데, 은근히 재미있고 공감이 간다.

http://viewer.docstoc.com/
Ten Lessons Startups Can Learn From Superheroes

1. Superhero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2. Superhero들은 항상 끝을 본다.
3. Superhero들은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는 항상 최고이다.
4. Superhero들은 목적 의식이 매우 뚜렷하다.
5. Superhero라고 완벽하지는 않다. 실제로 모든 superhero들은 결점과 컴플렉스 때문에 고생한다.
6. Superhero들은 화려한 명성을 위해서 싸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모든걸 갖게 된다).
7. Superhero들은 남을 (특히, 약자들을) 돕는다.
8. Superhero들은 혼자서도 잘났지만, 같이 힘을 합쳐서 팀플레이를 하면 더욱 더 잘한다.
9. Superhero들의 진정한 능력과 힘은 talent보다는 character에서 발생한다.
10. Superhero들은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2. Superhero들은 항상 끝을 본다.”가 가장 마음에 든다. 이 슬라이드에서는 스파이더맨을 예로 들었는데, 스파이더맨이 아무리 뉴욕을 날라다니고, 빌딩에서 빌딩으로 뛰어다니고, 멋지게 거미줄을 쏘아대도 여자친구를 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는가?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을 봐야하는게 내 지론이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시작한거는 반드시 끝을 봐야하는게 startup에서 필요한 mentality이다. 끝을 보지 못할거 같으면 시작을 아예 하지 말라.

이 남자 – 이승규 교수

Steve Jobs 형님이 예정대로 6/7월안으로 다시 애플로 복귀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Jobs 회장은 단순한 단백질 문제가 아니라 상당히 심각하게 아팠던거 같다. Wall Street JournalTechCrunch 보도에 의하면 (TechCrunch는 정말 집요하게 개인 블로그와 트위터를 싹 훑어서 테네시 병원 관계자들이 웹에 올린 이런저런 내용을 추적하는데 성공한거 같다) 테네시 주의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주말에 이 기사를 보자마자 나는 공부방에 들어가서 내 파일들을 막 뒤져서 오래된 신문 스크랩을 하나 꺼냈다. 우리 엄마는 아직도 한국 신문에서 재미있거나 내가 하는일과 관련된 기사를 보시면 대량으로 스크랩을 해 놓은 뒤 미국으로 보내주시는데, 이 중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는 기사들은 나도 보관을 하고 있다. 2009년 1월 10~11일 토~일요일자 ‘조선일보 토일섹션’의 “문갑식의 하드보일드”라는 코너의 기사이다.

간이식의 최고 권위자인 서울 아산 병원의 이승규 교수라는 분을 조선일보의 문갑식 기자가 인터뷰한 내용인데, 갑자기 스티브 잡스가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니 이 분이 생각나서 다시 한번 이 기사를 읽어봤다. “하얀거탑”과 “뉴하트”의 슈퍼 스타 의사들을 보면 과연 저런 의사들이 실제로 존재할까라는 의문을 가끔씩 갖는데 있긴 있는가 보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이승규 교수는 작년에 326 차례의 간 이식 수술을 한 간 이식 수술 관해서는 세계 최고의 권위자라고 한다. 지금까지 2,175회의 간 이식 수술을 했다고 하니 정말 엄청나게 칼질을 하신 분이다. 신장 이식 수술은 2시간 반에서 3시간, 심장은 길어야 5시간 걸리는데 간 이식 수술은 평균 1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의 집중이 요구된다고 하는데 이교수는 이를 위해서 일주일에 4회 정도 조깅도 하고 한번에 push up을 100회씩 한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이 분을 뵙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만 봐도 환자들한테 상당한 마음의 안정과 평온을 줄 선한 인상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 인터뷰에서 감명있게 읽었던 부분들은:
“환자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좌우됩니다. 확신을 가지고 ‘당신의 상태로 봐서 이 수술이 제일 적합하다’고 권유해야지요. 이런저런 수술법이 있는데 어떤 걸 택하겠느냐라는 의사도 있는데 그건 의사 자격이 없는 겁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과 물건 파는 건 다르잖아요.”

“우리나라 외과에는 나쁜 전통이 있어요. 나이가 오십만 넘으면 수술을 하지 않는 거지요. 제가 미국에서 나이 칠십이 넘어 머리가 허연 영감이 수술하는 장면을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수술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일본에서도 의사들은 은퇴하기 직전까지 메스를 놓지 않지요. 저는 70세까지는 이 일을 할 겁니다.”

이 글을 다시 읽은 후에 신문지 스크랩을 책상위에 놓고 이승규 교수 사진을 다시 한번 봤다. 수술 가운을 입고, 수술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사이드에서 찍은, 헝클어진 머리에 피곤해 보이는 표정의 사진인데 이 모습을 마음속에 오랫동안 담아두고 싶었다. 마치 professionalism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모범 정답과도 같은 그런 사진이다. 그리고 뭔가 앞이 안보이고 불확실성을 떨쳐버릴 수 없는 느낌을 받을때 항상 이 모습을 떠올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 사회에는 스스로 전문가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사기꾼들이 너무나 많다. 아니, 사기꾼은 아닐지언정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잘 모르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고 결정적으로는 잘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야하나…하긴,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그런 사람이니까.

Professional – 열심히 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