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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의 프랜차이즈 연감

혹시 이 블로그를 읽으시는 분들 중에 프랜차이즈 사업에 관심있으신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 분들을 위해서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를 잠깐 하려고 한다. 가장 인기있는 프랜차이즈 사업은 어떤 사업일까? 1980년부터 2008년까지 28년 동안 매해 가장 많이 신규 open하고 인기가 많았던 프랜차이즈 리스트를 여기에 공개한다 (Entrepreneur 편집부에서 수고를 해주셨다).

1980 – 맥도날드
1981 – Dan Hanna Auto Wash (지금은 망했슴)
1982 – 맥도날드
1983 – 맥도날드
1984 – 맥도날드
1985 – KFC
1986 – 도미노 피자
1987 – 도미노 피자
1988 – 서브웨이
1989 – 서브웨이
1990 – 서브웨이
1991 – 서브웨이
1992 – 맥도날드
1993 – 서브웨이
1994 – 서브웨이
1995 – 서브웨이
1996 – 서브웨이
1997 – 맥도날드
1998 – 맥도날드
1999 – Yogen Fruz
2000 – 맥도날드
2001 – 서브웨이
2002 – 서브웨이
2003 – 서브웨이
2004 – 서브웨이
2005 – 서브웨이
2006 – 서브웨이
2007 – 서브웨이
2008 – 7-Eleven
2009 – ?

최종점수 – 서브웨이 (15) : 맥도날드 (8)
한국에서는 그다지 인기있는 음식은 아니지만 미국에서의 Subway 열풍은 대단하다. 어떻게 보면 정말 간단한 음식 (샌드위치)을 아주 systematic하고 efficient한 모델을 기반으로 앞으로 5년 안으로 햄버거왕 맥도날드의 점포 수를 능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대표이사 Fred DeLuca는 말한다. 저렴한 가격에 (한 $6이면 30센치미터 길이의 샌드위치를 살 수 있다), 싱싱한 재료 (빵 자체를 각 점포에서 만든다) 그리고 손님들이 보는 눈 앞에서 바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는 투명?한 제조 방법. 여기에다가 주문하고 약 3분이면되는 전체 구매 과정을 더하면 Subway 샌드위치 – 말 그대로 잠수함같이 생겨서 Sub sandwich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가 왜 15년동안 No.1 프랜차이즈였는지 약간이나마 이해가 갈 것이다. 2009년도에만 약 1,600개의 점포가 신규 open될 것이며, 2,400명이 Subway 점포 오픈 신청을 추가적으로 해 놓은 상태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일주일에 2번 정도는 서브웨이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데 종업원들의 친절한 서비스 정신, 깨끗한 가게 내부 그리고 변하지 않는 맛때문에 죽을때까지 단골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동종업체인 Quizno’sTogo’s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나는걸 스스로 느낀다.

My Christmas gift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크리스마스…크리스마스 선물을 크게 따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년에 한번 정도 이렇게 주위에 있는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감사의 표현을 한다는 차원에서 12월25일은 교인이 아닌 나한테도 고마운 날인거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40개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손수 써서 보냈고 (“메리 크리스마스”와 같이 짧은 한 문장이 아닌 실제로 공을 들여서 쓰는 카드를 말한다.) 남들 선물도 다 사서 보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와이프한테 올해는 뭘 사주고, 나는 뭘 받을까 하는거다.


지현이한테는 집에서 오래오래 연습할 수 있도록 바이올린을 하나 사줬고 (요새 우리 부부가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서 클래식에 상당히 hook 되었다 ㅎㅎ) 나는 그동안 꼭 장만하고 싶어했던 골프 GPS 기계를 받았다. 골프를 어느 정도 치면 누구나 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는게 있는데, 바로 “내가 과연 드라이버로 몇 야드를 칠까? 7번 아이언으로는 나는 얼마나 멀리 칠수 있을까?”와 “여기에서 홀 (또는 green)까지 얼마만큼의 거리가 남았을까?”류의 질문인데,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 한치의 오차없이 정답을 제공할 수 있는게 바로 이 GPS golf rangefinder이다. 내 위치와 골프장의 코스 정보를 바탕으로 홀까지 몇 yard가 남아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SkyCaddie SG2.5로 이미 스코어가 한 5타 정도는 줄어든거 같다. 2009년에는 싱글 플레이어를 목표로!


PS. 그런데 실은 이 기계들이 조금 비싸서, 제일 싼걸로 장만을 하였다. 제일 비싼 제품이랑은 거의 2배 차이가 나는데 내가 산 버전은 흑백 (vs. 칼라)이고, 다른 골프장 갈때마다 인터넷으로 골프장 코스 지도를 다운받아야하고 (vs. 비싼거는 이미 미국내 골프 코스 약 20,000개의 지도가 내장)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체 코스 지도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vs. 좋은 제품은 전체 코스 지도를 위성 사진으로 보여주고, 홀과 내가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2008 Entrepreneur of the Year – Devon Rifkin

Entrepreneur 잡지에서 올해 7월달에 독자들한테 [올해의 entrepreneur] 후보를 공개한 후 그동안 받은 voting을 기반으로 올해의 entrepreneur를 발표하였다. 심판은 Entrepreneur 잡지 편집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 Robert Kiyosaki 그리고 이 상을 스폰서하는 UPS Store의 경영진들이 담당하였다.

올해의 entrepreneur는 역시 내가 들어보지 못한 startup의 창업자였다. The Great American Hanger Company라는 회사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Devon Rifkin이라는 젊은이 (나보다 2살 많은거 같다)인데, 우리 주위에서 누구나 다 찾을 수 있는 평범한 제품인 “옷걸이”를 가지고 매출액 100억이 넘는 비즈니스를 만들어 낸 사람이다. Devon은 어렸을적 부터 관찰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옷수선 가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었는데 손님들을 잘 관찰해보니 옷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나, 평범한 가정 주부나 모두 다 옷걸이를 상당히 많이 사는걸 금방 눈치챘다. 25살의 나이에 집에서 전화 하나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이 비즈니스를 시작한 Devon의 회사는 이제는 연간 약 1천7백만개의 옷걸이를 판매하고 있다. “옷걸이도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모양과 다양한 용도의 옷걸이가 있는데 그동안 관찰해 온 data를 바탕으로 우리는 일반인들은 commodity라고 생각하는 옷걸이를 특화된 비즈니스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The Great American Hanger Company의 고객 중에는 Jennifer Lopez나 Donald Trump와 같은 유명인사도 상당히 많이 있는데 하나같이 옷걸이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해서 칭찬을 한다 (이 기사를 읽고 우리집 옷걸이를 유심히 봤는데 실제로 그 모양과 용도가 다양한걸 이제서야 나도 느꼈다^^).

Microsoft의 빌게이츠나 Google의 세르게이와 래리와 같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거대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천재들도 있지만, Devon과 같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평범한 아이디어를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좋게 (faster, better and cheaper) 향상하여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였던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우리 주변에 더 많이 있어야지 우리의 실제 생활이 더 윤택해진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다. 전에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던 스팀 청소기의 대모인 한경희 사장님도 Devon과 같은 류의 creative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머리가 나쁜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먼저 생각해내는 creative한 사람은 아니다. 누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면, 이걸 실제 비즈니스와 연계시키고 execute 하는거는 확실히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누군가가 제공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내 주위에 이렇게 creative한 사람들을 많이 두고 싶어한다. 이런 사람들은 공짜로 내 편으로 만들 수는 없다. 나 스스로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걸 보여줘야하는 아주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하는데, 오늘도 이 아주 어려운 숙제를 풀기위해서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다.

Tribute to 마이클 크라이튼

이 글은 한참 전에 쓰려고 했는데 짬이 안나서 이제서야 한마디 적는다. 11월4일 우리에게는 ‘쥬라기 공원’, ‘콩고’, TV 시리즈 ‘ER’과 같은 주옥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이시대 최고의 storyteller Michael Crichton이 66세의 나이로 그동안 계속 투병하던 암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내가 죽기전에 마이클 크라이튼과 같은 작가의 책을 다시 읽을 수 있을까? 분명히 “No”일거다.

미국인들은 마이클 크라이튼을 ‘the master of the unputdownable novel’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딱 맞는 말인거 같다. 크라이튼은 1995년 Time지의 표시모델로 아주 큰 티라노사우루스의 뼈와 같이 포즈하였는데 Time 지는 “The Hit Man”이라고 크라이튼을 설명하였다. 내 기억으로는 작가를 타임지가 표지모델로써 선정한거는 아마도 크라이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걸로 알고 있다. 크라이튼의 소설은 전세계 1.5억권 이상이 팔렸으며, 장시간 비행기 여행이나 주말에 소파에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하다가 전권을 다 정독하기에는 딱인 책들이다. 크라이튼의 storytelling 능력은 거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단순한 작가의 관점 보다는 과학도 (크라이튼은 하버드 의대 출신이다)의 입장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포장된 크라이튼의 소설들을 조금 더 깊게 읽는다면 우리한테 뭔가를 알려주고 경고하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의 대표적인 소설 “쥬라기 공원”은 한 돈많은 부호가 외딴 섬에서 공룡들을 다시 부활시키는 내용이지만 과학이 넘어서는 안되는 신의 영역과 과학의 거만함 등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을 하는 생각이 그 중심에 있다. 물론 이러한 면에서 보면 “프랑켄슈타인”이나 “Brave New World”와 같은 수준까지는 오르지는 못하였지만 어찌되었던간에 이 두 고전보다는 훨씬 재미있다. 아마도 크라이튼의 “쥬라기 공원”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고고학 공부를 시작한 꿈과 호기심 많은 청년들도 알게 모르게 많이 있을거다…마치 내가 한때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 이집트의 보물을 발굴하고 싶어하였듯이…“Rising Sun”이라는 소설에서는 크라이튼은 일본인들의 자본주의가 미국을 지배하여 악영향을 끼칠거라는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였는데 이는 비미국인들, 특히 아시아인들의 미움을 사기에 충분하였으며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말까지 언론으로부터 들었던게 기억난다.

정통 소설가/작가들로부터 마이클 크라이튼은 평생 인정은 못 받았다. 상업주의에 물들어서 너무 ‘재미’ 위주의 소설을 쓴다는 비판을 죽을때까지 받았으며 과학자들은 100% 정확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하여 증명할 수 없는 주관적인 의견을 너무 많이 갖다 붙였다는 비판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나는 소설이던 영화던 간에 그 줄거리를 떠나서 무조건 재미있는게 좋은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는 크라이튼의 소설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심정을 감출 수가 없네…

한경희 – The 50 Women to Watch 2008

올해도 어김없이 Wall Street Journal에서는 “The 50 Women to Watch 2008” 리스트를 발표하였다. Journal의 성격상 대부분의 candidate들은 경제와 비즈니스 관련된 어셩분들이고 정부나 비영리 단체 또는 종교계에서 종사하고 계신 분들은 거의 없었는데, 쭉 훌터보다가 48위에서 내 눈이 멈췄다. Romi Haan – Founder of Haan Corp. 사진을 보니 동양 사람이니 독일인은 아니고..분명히 한국의 ‘한’씨 같은데 처음 들어보는 회사인거 같은데…한글과 컴퓨터인가? 클릭하고 첫 페이지가 뜨자마자 “뜨악~” 했는데 바로 한국에서 그 유명한 ‘한경희 스팀 청소기’였다. 이 회사 잘나가는건 알았지만 창업자 한경희 여사가 이렇게 유명해지다니…말이 WSJ의 50 Women to Watch지 Wall Street Journal에서 선택을 하였으면 세계 최고의 한인 여성 CEO란 말인데.

나도 한국에서 혼자 살때 홈쇼핑을 통해서 한경희 스팀 청소기를 사서 사용을 하긴 하였는데 제품은 정말 좋았다. 9년 전 편하던 공무원 직장을 그만두고 이미 삼성LG라는 가전제품의 제왕들이 꽉 잡고 있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용기 자체가 가상하기도 하였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깡으로 무장한 한 ‘아줌마’가 한국이라는 폐쇄적인 사회에서 여성의 입장에서 창업을 하는건 상당히 위험하고 황당한 모험이었다고 한사장님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말을한다. 참고로 스팀 청소기를 만들어야겠다는 발상은 본인의 필요에서 나온것이다. 성공한 벤처기업들의 탄생 배경에는 한경희 스팀 청소기와 같이 “necessity”가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 “허리를 굽혀서 빗자루질을 하고, 다시 걸레질을 하는게 너무 불편해서 그냥 서서 걸레질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시중에 나와있는 물건들을 사용해 봤는데 별로 맘에 안들었어요.” 자, 이 생각과 이런 말은 누구나 다 한번씩 해보는 고민과 말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여기서 그냥 멈춘다. “맘에 안들지만 우짜겠노…파는게 이거 밖에 없는데 그냥 사용해야지.”라는 생각을 대부분 사람들은 하지만entrepreneur들은 다르다. 한사장과 같은 entrepreneur들은 불편함이라는 단점을 비즈니스 idea로 승화시켜서 새로운 Blue Ocean을 만드는 남다른 제주와 끈기가 있는거 같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한사장님은 제주 보다는 끈기가 더 많았던거 같다. 한사장의 원래 계획은 한 5천만원 정도 투자해서 6개월만에 스팀 청소기를 만드는거였는데 결국에는 그 액수의 10배가 넘는 5억원 이상을 써서 2001년도에 첫 제품을 출시하였다. 야심차게 출시하였지만, 결과는 아주 비참한 실패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와 고민 끝에 그로부터 3년뒤에 10만원대 가격의 스팀 청소기를 홈 쇼핑 채널에서 판매하기 시작하였는데 이게 바로 주부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대한민국에서 대박이 터진거다. 작년 매출 1,200억이면 중견 기업이나 다름없는 규모인데,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아줌마가 맨손으로 시작하여 일궈낸 사업치고는 정말 not bad이다. 특히, 한국에서 돈 좀 있는 여자들은 대부분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연예인이거나 아니면 골프 선수인데 스스로 성공한 드문 여성 사업가의 케이스를 한경희 사장은 만들어 내었다. 앞으로 이런 케이스가 계속 더 많이 생기길 같은 한국사람의 입장에서 기대를 한다.

외국 나오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거 같다. 자랑스럽다. 솔직히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고 싶을 정도로 통쾌하고 자랑스러운데, 가사를 다 몰라서 humming만 잠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