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ing

이 남자 – 이승규 교수

Steve Jobs 형님이 예정대로 6/7월안으로 다시 애플로 복귀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Jobs 회장은 단순한 단백질 문제가 아니라 상당히 심각하게 아팠던거 같다. Wall Street JournalTechCrunch 보도에 의하면 (TechCrunch는 정말 집요하게 개인 블로그와 트위터를 싹 훑어서 테네시 병원 관계자들이 웹에 올린 이런저런 내용을 추적하는데 성공한거 같다) 테네시 주의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주말에 이 기사를 보자마자 나는 공부방에 들어가서 내 파일들을 막 뒤져서 오래된 신문 스크랩을 하나 꺼냈다. 우리 엄마는 아직도 한국 신문에서 재미있거나 내가 하는일과 관련된 기사를 보시면 대량으로 스크랩을 해 놓은 뒤 미국으로 보내주시는데, 이 중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는 기사들은 나도 보관을 하고 있다. 2009년 1월 10~11일 토~일요일자 ‘조선일보 토일섹션’의 “문갑식의 하드보일드”라는 코너의 기사이다.

간이식의 최고 권위자인 서울 아산 병원의 이승규 교수라는 분을 조선일보의 문갑식 기자가 인터뷰한 내용인데, 갑자기 스티브 잡스가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니 이 분이 생각나서 다시 한번 이 기사를 읽어봤다. “하얀거탑”과 “뉴하트”의 슈퍼 스타 의사들을 보면 과연 저런 의사들이 실제로 존재할까라는 의문을 가끔씩 갖는데 있긴 있는가 보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이승규 교수는 작년에 326 차례의 간 이식 수술을 한 간 이식 수술 관해서는 세계 최고의 권위자라고 한다. 지금까지 2,175회의 간 이식 수술을 했다고 하니 정말 엄청나게 칼질을 하신 분이다. 신장 이식 수술은 2시간 반에서 3시간, 심장은 길어야 5시간 걸리는데 간 이식 수술은 평균 1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의 집중이 요구된다고 하는데 이교수는 이를 위해서 일주일에 4회 정도 조깅도 하고 한번에 push up을 100회씩 한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이 분을 뵙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만 봐도 환자들한테 상당한 마음의 안정과 평온을 줄 선한 인상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 인터뷰에서 감명있게 읽었던 부분들은:
“환자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좌우됩니다. 확신을 가지고 ‘당신의 상태로 봐서 이 수술이 제일 적합하다’고 권유해야지요. 이런저런 수술법이 있는데 어떤 걸 택하겠느냐라는 의사도 있는데 그건 의사 자격이 없는 겁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과 물건 파는 건 다르잖아요.”

“우리나라 외과에는 나쁜 전통이 있어요. 나이가 오십만 넘으면 수술을 하지 않는 거지요. 제가 미국에서 나이 칠십이 넘어 머리가 허연 영감이 수술하는 장면을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수술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일본에서도 의사들은 은퇴하기 직전까지 메스를 놓지 않지요. 저는 70세까지는 이 일을 할 겁니다.”

이 글을 다시 읽은 후에 신문지 스크랩을 책상위에 놓고 이승규 교수 사진을 다시 한번 봤다. 수술 가운을 입고, 수술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사이드에서 찍은, 헝클어진 머리에 피곤해 보이는 표정의 사진인데 이 모습을 마음속에 오랫동안 담아두고 싶었다. 마치 professionalism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모범 정답과도 같은 그런 사진이다. 그리고 뭔가 앞이 안보이고 불확실성을 떨쳐버릴 수 없는 느낌을 받을때 항상 이 모습을 떠올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 사회에는 스스로 전문가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사기꾼들이 너무나 많다. 아니, 사기꾼은 아닐지언정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잘 모르고,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고 결정적으로는 잘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해야하나…하긴,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그런 사람이니까.

Professional – 열심히 해 봅시다.

이 남자 – Stan Van Gundy

LA LakersOrlando Magic을 4-1로 대파하면서 2009년 NBA Championship을 이겼다.도무지 이 세상 사람이라고는 밑겨지지 않았던 Kobe Bryant의 화려한 플레이, 그의 플레이를 받쳐주던 Pau Gasol 그리고 NBA 최고의 명장으로 알려진 Phil Jackson 감독에 모두가 현혹되어 있던 도중 Orlando의 Stan Van Gundy 코치가 쓸쓸하게 코트를 퇴장하는 뒷모습을 본 사람은 몇 안될거다.

Van Gundy 감독은 2009 NBA Finals 전에는 대중한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통상 야구 감독들은 팀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덕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고, 풋볼 감독들은 헬멧과 팀 jersey를 여러겹 겹쳐서 입는다. 농구 감독들만이 본인들이 입고 싶은 옷을 코트에서 입을 수 있어서 많은 농구 감독들이 저만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즐기는걸 볼 수 있다. 축구감독들도 비슷하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히딩크 감독 또한 명품 양복과 화려한 넥타이로 한국 팬들에게 친근하다. New York Knicks/LA Lakers/Miami Heats를 24년 동안 지휘하던 Pat Riley 감독은 마치 패션 잡지 1면에서 뛰어나온것과 같은 멋진 양복들과 기름칠한 머리로 유명하고, Lakers를 승리로 이끈 Phil Jackson 감독 또한 본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헤어스타일과 패션에 계속 변화를 주는걸로 유명하다. 그리고 ‘브래드 피트와 헷갈릴 염려가 전혀 없는’ 우리의 Van Gundy 감독이 있다. 양복은 커녕 허름한 잠바때기를 입은 볼품없이 작은 키와 통통한 체격은 처음 보는 사람으로 인해 “야, 저 아저씨는 뭐야?”라는 질문을 유발시킨다. 멋이라고는 손끝만큼도 부릴 줄 모르고, 경기가 끝날 즈음에는 거의 엉켜있다시피한 머리는 한번도 손질을 하지 않는거 같다.그래도 이 아저씨의 투박하고 솔직담백한 스타일은 Lakers (Kobe Bryant)와 Cavaliers (Lebron James)의 결승을 은근히 바라던 사람들마저 NBA 결승의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하고 있고 높은 시청률을 유지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Stan Van Gundy 감독을 보고 있으면 같은 서민의 연민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Van Gundy 아저씨는 NBA 감독이라기 보다는 마치 월마트의 상점 매니저나 중학교 교장과도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농구 실적을 보면 꽤 놀랄거다. NBA 팀 코치로써는 올해가 5번째 season인데, 349개 경기 중 223 승이라는 화려한 전적을 가지고 있다. 물론, 실망스럽게 4-1로 Championship은 졌지만 주위 동료 코치들과 농구 전문가들은 Van Gundy 감독이 NBA에서 가장 과소평가되었지만, 성공적인 감독이라고 한다. 또한가지 재미있는건 Van Gundy 감독의 경기 종류 후 인터뷰이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그냥 사전에 준비된 평범한 멘트들을 하지만, 이 아저씨는 항상 솔직담백하고 엉뚱한 말들을 한다. 본인의 코칭 방법이나 전략에 대해서 말하기 보다는 주로 선수들을 칭찬하고,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올 초 인터뷰에서 그는 아내인 Kim한테 생일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와이프가 항상 옆에서 잘해주니까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거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또한, 동부 컨퍼런스에서 필라델피아를 이긴 후 인터뷰에서는 최근에 심장 수술을 하신 삼촌한테 아주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나의 기억에 가장 남는 인터뷰 내용은 언제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도 Cleveland Cavaliers와의 경기 중 하나였던거 같다. 한 기자가 “오늘 코트에서 재미있었나요?”라고 물어보니, 아주 황당하고 한심한듯한 눈치룰 주면서 “재미? 이사람아…재미는 농구 경기를 보는 당신들을 위한거지. 여기서 시합하는 사람들은 x뺑이 치고 있었지. 당연히 재미없었지…우리가 졌는데!”

뭐, 혹자는 이미지 메이킹이니 다 연출이니 라는 말들을 하는데 과연 이런 방법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이거 말고도 충분히 많은 방법이 있을텐데…

잠시 기아를 바꾸고, Corporate America를 자세히 보면, 농구 감독들과 CEO들 사이에 비슷한 트렌드를 목격할 수 있다. 옷 잘입고, 미디어 노출을 즐기며 화려한 생활을 즐기는 CEO들이 있는가 하면, 대중 앞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아주 완벽하게 처리하면서 내실을 추구하는 CEO들이 있다. 전자의 예를 굳이 들자면 Oracle의 망나니 CEO Larry Ellison이 그 케이스이고 (물론, 그렇다고 일을 못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후자는 HPMark Hurd를 들 수 있다. Mark Hurd는 병적으로 미디어와 언론을 피하면서 할일만 하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있다. 자선 골프 행사도 참석을 안하고 (참고로, 시간이 너무 많이 허비된다고 Mark Hurd는 골프를 아예 안친다) 골프 치는 시간에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매우 가정적인 CEO이기도 하다. 이런 그를 언론에서는 그다지 달갑게 보지만은 않지만 Hurd 사장은 그거 조차 신경을 쓰지 않는거 같다. 남들이 뭐라하던 본인은 먹여살려야할 직원들과 직원들의 식구들이 있고 어차피 짧은 인생을 쓰잘데기 없는 부수적인 일들에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게 본인의 의견이다. 어떻게 보면 마치 Orlando Magic의 Stan Van Gundy 감독과 비슷한것도 같다.

나도 한때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CEO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리고 CEO들은 PR에 많은 신경을 써야하고, 이미지 메이킹에 투자하고 전반적으로 내가 남들한테 어떻게 보이느냐가 전부 다 인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 아주 최근까지도 나는 많은 인터뷰를 하고 싶어했고, 뮤직쉐이크도 되도록이면 많은 행사에서 발표하고 많은 언론을 통해서 보도를 하려고 노력을 하였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은 많이 바뀌게 되었다. PR과 언론 다 좋지만, 기업한테 가장 중요한거는 “매출”과 “수익”이다. 이 밑에 Softbank관련된 글에 언급된 수많은 회사들이 얼마나 많이 언론에 소개되었고 사람들 입에 회자되었는가…그렇지만 그들은 과연 지금 어디에 갔을까? 그렇게 껍대기에 투자할 시간에 내실을 다지고 비즈니스에 집중을 했다면 결과는 약간 다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새 나는 왠만하면 이제 컨퍼런스나 행사에서 speaker 자리를 피하고 있고, 언론사 인터뷰도 거절하고 있다 (물론 그다지 많이 들어오지도 않는다 ㅎㅎ). 지금 우리한테는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럴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고객한테 전화를 하고, 이메일을 쓰고 business의 기초를 다지는게 중요하다.

NBA 결승전을 보면서 농구를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패자인 Magic의 Van Gundy 감독을 보면서 많은걸 배웠던 소중한 1주일이었다. Stan Van Gundy – You are da MAN!

이 남자 – Harry J. Wilson

미국과 전세계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고 한 시대를 풍미하였던 General Motors가 6월1일 부로 파산 보호 신청을 하였다. 어떻게 이 거대한 제조업체가 망했는지 나는 아직도 좀 어이가 없는데 돈도 못 벌면서 쓸데없이 Transformers 영화에 돈을 갖다 붙는거 보고 알아봤어야 했다.

오바마 정부가 GM을 살리려고 형성한 Auto Team에 대해서 많이 알려진 사실은 없다. 전 사모펀드 투자자였던 Steven Rattner가 Auto Task Force를 리드하고 있으며, 숫자에 관해서는 천재들인 industry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소문만이 무성할 뿐이다. 특이한 사실은, Rattner씨 팀의 실제 업무를 총괄하는 인물은 37살의 Harry J. Wilson이라는 젊은이라는 점이다. 37살이면 (아마도 미국 나이이니까 한국나이로 치면 39살이겠지? 그래도 젊긴 젊은거다..) 나랑 4살 차이인데 어린 나이에 참으로 좋은 경험을 하는거 같다.이 아저씨의 백그라운드를 조금 조사해보면…하버드 학부와 MBA 출신이고, 그동안 줄곳 금융업계에서종사를 하다가 (Blackstone Group과 Goldman Sachs에 잠깐씩 일하다가 Silver Point Capital이라는헷지 펀드에서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번 모양이다) 3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와이프와 애기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은퇴하였다. 그러다가 급작스러운 세계 경제의 몰락과 미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이렇게 있어서는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2009년 1월 31일날 Steve Rattner한테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이메일의 내용은 자동차 산업이 밀집해 있는 디트로이트를 구조조정하는걸 직접 도와주고 싶으며, 그동안 걸어왔던 커리어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뛸 자신이 있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나도이 이메일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매우 감동적이고 스마트하게 썼을거다. Wilson 씨에 대해서 한번도 못 들어봤던 Rattner씨는이 이메일을 보고 감명을 깊게 받았으며 Auto Team 조인하는걸 승락하였다.

Rattner씨로부터 고용된 후 3월13일날 Wilson 씨는 주위 친구들과 일하면서 만났었던 지인들한테 Auto Task Force의 내용과 구인 이메일을 돌렸으며, 이후 짧지만 강도높은 인터뷰를 통해서 Rattner씨와 Wilson씨는 오바마 정부의 자동차 팀을 완성할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을 채용하기 시작하였다. 각 팀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지만 Matthew Feldman과 같은 유명한 파산/구조조정 변호사를 비롯하여 아이비 리그 학부를 갖 졸업하고 디즈니사에서 2년동안 인턴을 한 Clay Calhoon과 같은 어린 친구도 있다고 한다.

정부를 위해서 일하는건 굉장히 매력이 없다고 나는 항상 생각을 해왔다. 연봉이 너무 짜다는게 가장 큰 이유이고 실제 기업의 operation을 볼 수 없다는게 또 한가지 이유인데 그래도 Auto Task Force가 담당하는 이 정도 규모의 일은 금융에 관심있는 남자로써는 누구나 한번 정도는 경험해 보고 싶은 일이 아닐까 싶다. GM과 같이 복잡하고 큰 회사의 파산 절차를 옆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파산 보호 신청을 한 회사를 다시 내 손으로 개선 시킨 후 회사를 살린다…재미있고 색다른 경험이고, 애국심이라고 할까…어떠한 사명감이 없다면 힘든일일거 같네.

Fortune 500 미국 기업 최초의 흑인 여성 CEO 탄생

테스토스테론으로 똘똘 무장한 남성들이 지배하고 있는 Corporate America를 eBay의 Meg Whitman, HP의 Carly Fiorina, Pepsi의 Indra Nooyi와 같이꾿꾿하게 지키던 Xerox의 Anne Mulcahy가 몇일전에 은퇴를 발표하였단. 후임 CEO는 아직 바깥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Anne의 오른팔 역할을 하던 Ursula Burns라는 흑인 여성이다. 미국 기업의 CEO 중 흑인이 거의 없는건 알고 있었지만 (남성 or 여성), Ursula Burn가 Fortune 500 기업 중 미국 기업 최초의 흑인 여성 CEO라는 점은 참으로 놀랍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을 넘기위해서 이 흑인 여성이 얼마나 힘들게, 그리고 열심히 노력을 했을지 조금이나마 상상이 간다.

Annu Mulcahy는 33년 전 Xerox에서 평범한 영업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0년 5월에 당시 CEO Paul Allaire가 성적 부진으로 인하여 교체되면서, 2001년 8월에 Xerox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을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Anne Mulcahy가 누구지? Xerox 내부에 있던 사람인가?”를 물을 정도로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미국 여성이었다. 물론, 평범하지 않았으니까 CEO가 되었겠지만…Anny Mulcahy가 새로 취임하였을 당시 Xerox는 내/외부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었다. 밖으로는 일본의 경쟁사들이 계속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훔쳐가고 있었고, 내부적으로는 회계 부정으로 인해서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큰 벌금을 물었다. 그렇지만, Mulcahy 여사는 조용하고 꾸준히 회사의 전략을 잘 실행해서 취임 두번째 해부터는 부채를 줄이고 새로운 제품군들을 성공적으로 출시해서 이제는 해마다 약 1조 2천억원의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Mulcahy가 손댄게 전부 다 성공한거는 아니다. 해외 시장 진출이 예상하였던거보다는 잘 되지 않았고, 현재 Xerox의 주가도 Mulcahy가 취임하였을때보다 썩 좋아지지는 않았다.

Burns 신임 사장 또한 Mulcahy여사같이 Xerox 내부에서 실력을 닦은 내부인력이다. Columbia 대학에서 engineering degree를 받고, 엔지니어로 Xerxo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Xerox의 굵직굵직한 operation들을 담당하면서 서서히 주위 동료들로 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하였다. Paul Allaire의 특수보좌관으로 발탁되면서 engineering에서 management로 전환을 하면서 corporate ladder를 지금까지 꾸준히 올라왔다.

앞으로 할일이 많은 회사에, 할일이 더욱 더 많은 시점에 취임하게 된 이 흑인 여성 CEO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The Art of Selling – Part 2

뮤직쉐이크를 미국에서 처음 시작할때, 1년 안으로 내가 꼭 달성하고 싶었던 몇가지 주요 목표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굴지의 YouTube와 공식적인 파트너쉽을 맺는거였다. 그 당시만해도 (지금도 거의 그렇지만 ㅎ) 아무도 모르는 뮤직쉐이크라는 한국의 작은 벤처기업이 유투브와 파트너쉽을 맺는 다는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어디서 시작을 해야할지도 조금 막막하였고…그래도 내가 꾹 믿고 있었던거는 한국이던 미국이던간에 영업은 무조건 적극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하면 된다는거였다. And here is my story:

1. YouTube – YouTube는 그 당시만해도 beta 서비스를 하던 AudioSwap이라는 기능이 있었는데 동영상에 음악이 없거나, 아니면 기존 음악을 바꾸고 싶으면 유투브가 제공하는 오디오 library의 음악으로 기존 동영상의 오디오를 바꾸는 (swap) 그런 기능이다. 워낙 저작권 때문에 고소를 많이 당하는 유투브라서 뮤직쉐이크와 같은 copyright free음악은 이 모델에 딱 맞는 그런 케이스여서 반드시 이 서비스랑 뮤직쉐이크를 한번 엮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문제는 수많은 구글의 직원 중 AudioSwap 담당자를 찾는거였고, 거의 사막에서 바늘 찾는거와 같이 어려운 과제였다. 그런데 아주 아주 재수좋게 한 음악 관련 행사에서 YouTube의 음악 저작권 담당자인 Glenn Brown이 패널에서 이야기 하는걸 보고 연락처를 받은 후 다시 연락을 취하기로 하였다. 솔직히 이런 복잡한 conference에서 누구를 만나서 인사를 하고, 나중에 다시 연락을 한다고 하는 사람 중에서 실제로 연락을 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냥 명함첩에 명함 하나가 더 늘어나기만 하는데 내 경우는 조금 달랐던게 나는 정말로 YouTube 담당자와 아주 desperate하게 만나기를 원했었고, 내 성격상 뭘 하나 하려고 결심을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사무실로 복귀하자마자 바로 연락을 시도했다. 워낙 바쁜 사람이라서 연락이 잘 안될거라는거는 각오하였고, 어차피 내 전략은 연결이 될때까지 무조건 연락한다였기 때문에 시간 날때마다 이메일 보내고, 전화해서 메시지 남기고, 안되면 리셉셔니스트한테 메시지 남겨달라고 부탁하고…뭐 이 짓을 한 일주일 동안 하니 (지금 보니 이메일을 15개, voice message를 6개, 비서랑 3번 통화를 했더라..) Glenn한테 결국에는 전화가 왔다.

예상했던거와 같이 “요새 많이 바쁘니까 한 2달 후에 다시 연락하자.”라는 말을 하였는데 뭐 어쩌겠냐…알았다라고 하고 다음날 부터 다시 연락을 시도했다. “바쁜거는 알겠고, 지금 해야할일들이 많은거는 당연히 이해를 한다. 그렇지만, 뮤직쉐이크라는 서비스를 너는 잘 모르고 분명히 이걸 한번 보면 생각이 바로 바뀔것이다. 나한테 30분만 시간을 주면 내가 당신의 생각을 바꿔 보겠다. 만약에 30분 후에도 생각의 변화가 없다면, 더이상 괴롭히지 않겠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행동을 보면 알겠지만, 나랑 한번 만나지 않으면 아마도 만날 수 있을때까지 나는 계속 전화질이랑 이메일질을 할거니까 알아서 판단하세요.”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을 하니 Glenn도 내가 완전히 작정을 한 사람이라는걸 느꼈는지 딱 30분 시간을 줄테니까 YouTube에 와서 미팅을 하자는데 승락을 하였다. 그 다음 부터는 아주 분홍빛 이야기이다. 뮤직쉐이크라는 서비스가 전화나 글로 설명을 하면 상당히 이해하기가 힘든 서비스이다. 그렇지만, 일단 한번 보고 들어보면 상당히 impressive한 기술과 서비스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중 90%는 좋은 인상을 가지고 미팅 장소를 떠나게 되는데 유투뷰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 이후에는 Glenn 뿐만이 아니라 유투브의 다른 사람들도 만났고 그 중 Kenji Arai라는 스탠포드 선배인 일본 사람이 뮤직쉐이크 담당자로 지정이 되면서 한국회사로써는 처음으로 YouTube의 audio contents의 프리미엄 파트너쉽을 맺었고, 지금은 내가 알기로는 AudioSwap 파트너 중에서 뮤직쉐이크곡이 가장 많이 AudioSwap library에 올라가 있으면 매출 또한 가장 많이 만들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파트너쉽 계약서를 사인하고 Kenji가 나한테 했던 말이 기억난다.

“Kihong, 뮤직쉐이크가 우리랑 이렇게 빨리 일을 할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뮤직쉐이크의 high quality music과 superior technology 덕분에 이번 파트너쉽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체결된걸 축하한다. 그리고 이제는 어찌되었던간에 첫단추는 잘 채웠으니, 나 좀 그만 괴롭혀라. 너 전화번호 뜨는거만 보면 무섭다.”

2. Habbo – Habbo는 간단하게 말해서 싸이월드메이플스토리 게임을 합친 유럽의 대표적인 social network 사이트이다. 말도안되는 유치하게 생긴 아바타를 가지고 Habbo 호텔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내 방을 꾸미면서 친구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사이트이며 자기 호텔방을 더 이쁘게 꾸미기 위해서 가상 가구를 사는데 돈을 내야하며, 이게 바로 Habbo의 주 수익원이 된다. 유투브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Habbo와 어떤 방식으로라던지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였으며, 산타 모니카에 있는 하보 사무실에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비서인 Katie라는 여자가 전화를 받았고 나는 내가 왜 전화를 하였는지 최대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하였고 (비서가 뭘 이해하겠냐마는 그래도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최대한 공손하게 설명을 하였다) 담당자와 연결을 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지금 담당자가 자리에 없으니까 메시지를 남기면 전달해 주겠다라고 나의 요청을 공손하게 무시하였고, 나는 다시 한번 신신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일단 상황 종료를 한다. 전화를 했고, 최대한 부탁을 하였으니까 어떻게 연락이 되겠지 라고들 생각을 하겠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입장을 한번 바꿔서 생각해봐라. Habbo 같이 잘나가는 회사에 나같은 무명의 회사에서 얼마나 연락이 자주 오겠는가? 이 모든 call 내용들을 담당자한테 비서가 전달을 할까? 개소리지…내가 비서라도 절대 전달을 안해줄거다. 뮤직쉐이크에서 온 전화랑 동네 양아치한테 온 전화랑 뭐가 그리 다르겠냐? 다 똑같은 sales call이겠지…

그래서 또 나는 내가 잘하는걸 하였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기…될때까지 전화하기 ㅎㅎ. 한 3일 연속 전화를 하니까 Katie도 짜증이 났던지 그러면 자기한테 이메일을 하나 써서 보내면 그걸 담당자한테 fwd를 하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동안 미운정이 들었는지 나랑 상당히 친해져서 내가 Habbo라는 회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또 나라는 인간이 사기꾼이 아니라 정말로 Habbo와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걸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었기 때문에 Katie는 Habbo의 business development 담당자인 Jeremy Monroe와 나를 연결해 주었으며, 유투브와 별반 다르지 않게 뮤직쉐이크 데모를 보고서 Jeremy 또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이후에 Jeremy랑 나는 상당히 친한 친구가 되었고 Habbo와는 아주 특별한 비즈니스 relationship을 만들지는 못하였지만 Jeremy가 최근에 Music Mogul이라는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Music Mogul과는 지금 partnership이 상당히 잘 진행되고 있다. 지금도 Jeremy랑 우스게 소리로 농담을 하는데, “너는 정말 끈질긴 놈이야…그때 내가 안 만나줬으면, Habbo 사무실로 그냥 찾아왔을거야.”라고 한다. 근데 정말이다. 만약에 Habbo에서 안 만나줬으면 나는 그냥 회사를 방문했을거다.

위의 두 case를 통해서 내가 항상 주위 사람들한테 주장을 하는거는 바로 ‘끈기’와 ‘독기’이다. Business는 로케트 과학이 아니다. 아주 간단한 게임이며, 끈기있는 놈이 결국에는 이기는 누구나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게임이다. 한번 찍어서 안 넘어가면, 또 찍고, 또 찍고, 다른 방향에서 찍고, 하여튼 넘어갈때까지 계속 찍으면 되는거다. 처음 시도해서 되는건 없고, 될때까지는 많게는 100번 넘게 rejection을 당할 수 있다. Rejection을 당하는게 솔직히 썩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 이걸 남이 나를 거절했다고 생각하는거 보다는 내가 방금 시도한 방법은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는게 좋다. 그래야지만 또 다른 방법으로 접근을 할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쪽팔릴것도 없다. 설사 내가 좀 쪽팔리면 어떠냐…이로 인해서 회사가 살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 월급이 나가고, 그 직원들한테 딸린 가족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훌륭한 체제가 마련되는데…

어려운건 아니다. 다만, 스스로한테 냉정해야하고 계속 훈련이 요구되는 작업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