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ing

Tribute to 마이클 크라이튼

이 글은 한참 전에 쓰려고 했는데 짬이 안나서 이제서야 한마디 적는다. 11월4일 우리에게는 ‘쥬라기 공원’, ‘콩고’, TV 시리즈 ‘ER’과 같은 주옥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이시대 최고의 storyteller Michael Crichton이 66세의 나이로 그동안 계속 투병하던 암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내가 죽기전에 마이클 크라이튼과 같은 작가의 책을 다시 읽을 수 있을까? 분명히 “No”일거다.

미국인들은 마이클 크라이튼을 ‘the master of the unputdownable novel’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딱 맞는 말인거 같다. 크라이튼은 1995년 Time지의 표시모델로 아주 큰 티라노사우루스의 뼈와 같이 포즈하였는데 Time 지는 “The Hit Man”이라고 크라이튼을 설명하였다. 내 기억으로는 작가를 타임지가 표지모델로써 선정한거는 아마도 크라이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걸로 알고 있다. 크라이튼의 소설은 전세계 1.5억권 이상이 팔렸으며, 장시간 비행기 여행이나 주말에 소파에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하다가 전권을 다 정독하기에는 딱인 책들이다. 크라이튼의 storytelling 능력은 거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단순한 작가의 관점 보다는 과학도 (크라이튼은 하버드 의대 출신이다)의 입장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포장된 크라이튼의 소설들을 조금 더 깊게 읽는다면 우리한테 뭔가를 알려주고 경고하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의 대표적인 소설 “쥬라기 공원”은 한 돈많은 부호가 외딴 섬에서 공룡들을 다시 부활시키는 내용이지만 과학이 넘어서는 안되는 신의 영역과 과학의 거만함 등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을 하는 생각이 그 중심에 있다. 물론 이러한 면에서 보면 “프랑켄슈타인”이나 “Brave New World”와 같은 수준까지는 오르지는 못하였지만 어찌되었던간에 이 두 고전보다는 훨씬 재미있다. 아마도 크라이튼의 “쥬라기 공원”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고고학 공부를 시작한 꿈과 호기심 많은 청년들도 알게 모르게 많이 있을거다…마치 내가 한때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 이집트의 보물을 발굴하고 싶어하였듯이…“Rising Sun”이라는 소설에서는 크라이튼은 일본인들의 자본주의가 미국을 지배하여 악영향을 끼칠거라는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였는데 이는 비미국인들, 특히 아시아인들의 미움을 사기에 충분하였으며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말까지 언론으로부터 들었던게 기억난다.

정통 소설가/작가들로부터 마이클 크라이튼은 평생 인정은 못 받았다. 상업주의에 물들어서 너무 ‘재미’ 위주의 소설을 쓴다는 비판을 죽을때까지 받았으며 과학자들은 100% 정확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하여 증명할 수 없는 주관적인 의견을 너무 많이 갖다 붙였다는 비판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나는 소설이던 영화던 간에 그 줄거리를 떠나서 무조건 재미있는게 좋은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는 크라이튼의 소설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심정을 감출 수가 없네…

한경희 – The 50 Women to Watch 2008

올해도 어김없이 Wall Street Journal에서는 “The 50 Women to Watch 2008” 리스트를 발표하였다. Journal의 성격상 대부분의 candidate들은 경제와 비즈니스 관련된 어셩분들이고 정부나 비영리 단체 또는 종교계에서 종사하고 계신 분들은 거의 없었는데, 쭉 훌터보다가 48위에서 내 눈이 멈췄다. Romi Haan – Founder of Haan Corp. 사진을 보니 동양 사람이니 독일인은 아니고..분명히 한국의 ‘한’씨 같은데 처음 들어보는 회사인거 같은데…한글과 컴퓨터인가? 클릭하고 첫 페이지가 뜨자마자 “뜨악~” 했는데 바로 한국에서 그 유명한 ‘한경희 스팀 청소기’였다. 이 회사 잘나가는건 알았지만 창업자 한경희 여사가 이렇게 유명해지다니…말이 WSJ의 50 Women to Watch지 Wall Street Journal에서 선택을 하였으면 세계 최고의 한인 여성 CEO란 말인데.

나도 한국에서 혼자 살때 홈쇼핑을 통해서 한경희 스팀 청소기를 사서 사용을 하긴 하였는데 제품은 정말 좋았다. 9년 전 편하던 공무원 직장을 그만두고 이미 삼성LG라는 가전제품의 제왕들이 꽉 잡고 있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용기 자체가 가상하기도 하였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깡으로 무장한 한 ‘아줌마’가 한국이라는 폐쇄적인 사회에서 여성의 입장에서 창업을 하는건 상당히 위험하고 황당한 모험이었다고 한사장님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말을한다. 참고로 스팀 청소기를 만들어야겠다는 발상은 본인의 필요에서 나온것이다. 성공한 벤처기업들의 탄생 배경에는 한경희 스팀 청소기와 같이 “necessity”가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 “허리를 굽혀서 빗자루질을 하고, 다시 걸레질을 하는게 너무 불편해서 그냥 서서 걸레질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시중에 나와있는 물건들을 사용해 봤는데 별로 맘에 안들었어요.” 자, 이 생각과 이런 말은 누구나 다 한번씩 해보는 고민과 말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여기서 그냥 멈춘다. “맘에 안들지만 우짜겠노…파는게 이거 밖에 없는데 그냥 사용해야지.”라는 생각을 대부분 사람들은 하지만entrepreneur들은 다르다. 한사장과 같은 entrepreneur들은 불편함이라는 단점을 비즈니스 idea로 승화시켜서 새로운 Blue Ocean을 만드는 남다른 제주와 끈기가 있는거 같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한사장님은 제주 보다는 끈기가 더 많았던거 같다. 한사장의 원래 계획은 한 5천만원 정도 투자해서 6개월만에 스팀 청소기를 만드는거였는데 결국에는 그 액수의 10배가 넘는 5억원 이상을 써서 2001년도에 첫 제품을 출시하였다. 야심차게 출시하였지만, 결과는 아주 비참한 실패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와 고민 끝에 그로부터 3년뒤에 10만원대 가격의 스팀 청소기를 홈 쇼핑 채널에서 판매하기 시작하였는데 이게 바로 주부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대한민국에서 대박이 터진거다. 작년 매출 1,200억이면 중견 기업이나 다름없는 규모인데,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아줌마가 맨손으로 시작하여 일궈낸 사업치고는 정말 not bad이다. 특히, 한국에서 돈 좀 있는 여자들은 대부분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연예인이거나 아니면 골프 선수인데 스스로 성공한 드문 여성 사업가의 케이스를 한경희 사장은 만들어 내었다. 앞으로 이런 케이스가 계속 더 많이 생기길 같은 한국사람의 입장에서 기대를 한다.

외국 나오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거 같다. 자랑스럽다. 솔직히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고 싶을 정도로 통쾌하고 자랑스러운데, 가사를 다 몰라서 humming만 잠깐 했다 🙂

무릅팍 도사 – ‘비’편을 보고

한국에 있을때는 한국 드라마나 쇼프로를 그다지 즐겨 보지는 않았지만 (‘하얀거탑’이라는 드라마는 정말 열심히 봤다. 시시콜콜한 사랑 이야기가 없는 남자들을 위한 hard core 드라마여서 한편도 안 빼고 봤는데, 마지막 편에 조금 슬프기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미국 와서부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태양의 여자”라는 드라마를 와이프랑 밤새면서 봤고, 요새는 강호동씨와 유세윤씨가 진행하는 무릅팍 도사를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다. 미국 CNN의 Larry King Show만큼 솔직하고 심각한 인터뷰/토크쇼 스타일의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그나마 한국 쇼프로 치고는 서로 짜고치는게 없는 편이고 연예인들 뿐만이 아니라 장미랑씨나 최민호씨같은 운동선수들이나 일반인들 (솔직히 일반인들은 아니고 그래도 조금은 유명한 사람들이지만)이 나와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는거 같아서 인거 같다.

최근 무릅팍 도사에 한국의 가수 ‘비’씨가 나왔다. 와이프가 다운로드 받아서 보자고 할때는 그냥 춤 잘추고 잘생긴 비 (비 – 미안! 노래 잘부르는 가수가 되려면 아직 멀었다 ㅎㅎ)가 나와서 볼거리는 많겠구나 했는데, 보고난 소감은 지금까지 봤던 무릅팍 도사 시리즈 중 가장 좋았던거 같다. 비에 대해서 내가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내가 비에 대해서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많이 씻어낼 수 있었던 (부끄럽지만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기회였다. 비가 부유하게 자라지 않았던거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 힘들게 자란 줄은 몰랐었고, 더 맘에 드는 부분은 아주 독하게 그런 역경을 이겨낸 부분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억울하면 출세해라”라는 생각이랑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기도 하였다. 무명 가수 시절 박진영씨라는 은인을 만나고 죽도록 고생하고, 돈이 없어서 밥 한끼 제대로 먹지 못하던 가난한 딴다라에서 지금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기 일보 직전인 비가 나보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더러운 꼴을 많이 보면서 자랐을까라는 생각과, 그런 더러운 꼴들로 인해서 좌절하고 그냥 인생 막살았으면 더 쉬웠을 텐데, 그러지 않고 그런 꼴들을 더이상 보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를 더욱 더 채찍질하고 연마하여서 성공한 이야기는 요새는 참으로 찾기 힘든 이야기인거 같다. 아마도 우리 집 근처에 있을텐데 (우리집은 영화 스튜디오나 방송국들이 밀집되어 있는 Burbank에서 굉장히 가깝고, Hollywood도 그다지 멀지 않다) 혹시나 미국에서 마주치면 사인이나 받아야겠다.

나는 요새 어떻게 살고 있냐에 대한 반성의 시간도 잠시 가졌다. 미국에서 작은 한국의 벤처기업을 운영한다는건 쉬운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정지훈이가 살아왔던거 보다 힘든가? 나는 양놈들한테 더러운 꼴을 당하면 사무실로 다시 와서 “그 새끼 어쩌고 저쩌고” 욕하기 바빴지, 그 사람을 뛰어 넘어보기 위해서 스스로 반성하고 더욱 더 노력하고 있는가? 조금 잘된다고 우쭐해 하지 않는가?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해서 스스로 답을 달아보면 부끄러워지기만 한다. 이번 주는 시애틀에서 conference가 있어서 뮤직쉐이크 직원 모두가 참석을 한다. 지금 시애틀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인데 여기서도 다시 한번 다짐을 해 본다. “남들이 나를 무시하고, 도와주지 않고, 나랑 같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100% 나한테 있는거다. 꼬으면 출세하자.”

TechCrunch50 Day 2 – Interview w/ Mark Cuban

TechCrunch50 행사 둘째날에 Mark Cuban이 특별 panelist로 나와서 host 중 한명인 Jason Calacanis랑 상당히 진솔하고 자극이 되는 대화를 나누었다. 전체 discussion을 여기에 쓰기에는 손가락이 너무 아프니, 그냥 액기스만 공유하도록 하겠다. 마크 큐반은 이 바닥에서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다. 성공적인 serial entrepreneur이자, 댈라스 매버릭스 농구 구단 소유자이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억만 장자이다. 여러가지 사업을 하였지만, 가장 유명한거는 Broadcast.com이라는 인터넷으로 스포츠 경기를 stream하는 사이트를 창업하고 몇년 뒤에 이 회사를 야후에 약 5조9천억원에 판 일화이다. 덕분에 30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더이상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은퇴하고 현재는 HDNet을 운영하고 있다.

젊은 창업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충고는?
MC(마크 큐반): 모든 사람들이 이기려고 하는 의지는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액션을 취하는거는 항상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다. 꾸준히 준비를 해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몇명 되지 않는다. 팔고 있는 제품에 대해서 100% 이해를 해야하며, 시장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한다. 아무리 똑똑하고, 아무리 비즈니스를 잘해도 뛰는놈 위에 나는놈 있다는 인생의 진리를 항상 깨달아야한다. 일단 파는 제품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아야한다. 그리고 나서는 매출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한다.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해야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일이지만 스스로 즐길 수 있는거를 찾아라. 나는 하루하루가 인생을 즐긴다고 생각한다.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해도 나는 “나”로 태어나고 싶다.

스스로를 어떻게 교육시키는가?
MC: 인터넷 시절 전에는 책과 잡지를 엄청나게 읽었다. 10년전 PCWeek 잡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 당시는 하루에 2-3시간을 독서하는데 보냈다. 지금은 온라인 잡지/기사 등등을 수시로 본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과 컨택하고 싶다면?
MC: 이메일이 가장 빠르다. 너무 길게 쓰지 말고 한 3단락정도의 이메일을 보내라. 다른 쓸데없는 내용은 다 빼고, 투자를 원하는 비즈니스가 어떻게 매출을 발생시키고 내가 그 비즈니스에 개입하면 어떻게 가치를 더할 수 있을지 알려줘라. 만약 웹사이트가 있다면 URL을 알려주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보겠다. 나한테 컨택한 사람 중 5% 정도는 내 답변을 받을 수 있을거다.

벤처를 시작할때 team을 어떻게 구하냐?
MC: 나랑 다른 사람들 (나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 실리콘 밸리는 좋은 사람을 찾을 우 있는 곳이 아니다. 왜냐하면, 실리콘 밸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기 때문이다. 나랑 비슷한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걸 나는 싫어한다. 내가 할 수 있는걸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왜 또 한명 더 채용하냐? 내가 잘 못하는걸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지금 잘하는 사람들보다는 앞으로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나는 선호한다.

나를 자극시키는 사진 하나 – Bill Gates and Warren Buffett

8월27일이 내 생일이었는데 요즈음 일이 좀 많이 바빠서 와이프랑 저녁식사도 못하고 밤 늦게 집에 왔다. 그 다음날 갈비랑 냉면으로 때웠는데 이 블로그를 통해서나마 와이프한테 사과를 하고 싶다 🙂

얼마전에 스탠포드 동문 잡지를 보다가 잡지 뒷면을 보니 옆에 있는 사진이 눈이 확 들어왔는데 한동안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던 사진이라서 여기서 소개를 하고자 한다. 세계 갑부 1, 2위인 빌게이츠워렌버페가 전용 제트기 안에서 신발을 벗고 포커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진이다. 실은 그냥 파파라치한테 찍힌 사진이 아니라 NetJets라는 개인제트기 제조업체의 광고용 사진이지만, 전세계 모든 사람들한테 존경을 받고 있는 이 두사람의 표정이 너무나 행복하고 천진난만한거 같아서 참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이다. 사진을 책상앞에 올려놓고, 힘들거나 피곤할때 보면 힘이 솟는다.

남들이 보면 그냥 광고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오바하는걸지도 모른다), 이 두사람의 얼굴을 보면 행복함과 여유로움이 저절로 배어나오는거 같다. 그것도 누구들과 같이 돈 많은 아버지 때문에 재수좋게 태어날때부터 운이 좋았던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일해서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 더 이들의 여유로움은 값진거 같다. 나는 언제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아니, 이 두사람들과 같이 세계 제일의 갑부가 되지는 않더라도 인생에서 뭔가 이룩한 후 이렇게 여유롭게 카드놀이를 하면서 미소 지을 수 있을까…앞으로 몇 년 후에 알 수 있을것이다.

이 사진밑을 보면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말이 써있다.

“Bill Gates는 1993년에 NetJets의 소유자가 되었고, Warren Buffett는 1995년에 NetJets를 하나 샀다. (그리고 1998년에 회사를 통째로 사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