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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과 집중, 그리고 그 틈새의 기회

fixing-yahoo-625x300얼마전에 극장에 갔는데 영화 상영전에 Yahoo!의 광고를 봤다. 그러자 앞에 앉아 있는 어떤 사람이 “야후 아직도 안 망했냐? 아직도 광고를 해?” 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내가 학교 다닐때만해도 세상 위에 군림했던 야후가 이정도까지 추락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주말에 집에서 야후에 대한 과거 기사들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아직 더 두고봐야겠지만 마리사 메이어도 야후를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어떤 실수들을 했길래 도저히 회복불가라고 전문가들은 말할까? 물론, 한개의 결정적인 실수때문에 야후가 죽어가고 있는건 아닌거 같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가지 잘못된 결정을 했고, 그 결정을 책임지고 실행할 수 있는 적절한 사람들이 없었고, 이런게 연속적으로 누적되면서 야후!라는 배는 가라앉고 있는것 같다. 그런데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동의하는 원인은 ‘너무 빠르게 옆으로만 확장하고 아래로 깊게 들어가지 못함’ 인거 같다.

야후는 검색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검색 분야 vertical에서는 부동의 1등이 되었다. 하지만, 구글과 같이 검색을 광고와 엮는 발상을 깊게 하지는 못했고 새로운 매출원과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 계속 다른 vertical들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후 포털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vertical로 직접 진출하거나, 기존의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옆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확장이 가속화 되면서 야후는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한때는 월가의 총애를 받는 실리콘밸리의 darling 일때도 있었다. 하지만, 야후가 여러 vertical의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horizontal로 성장하는 동안 ‘한개의 제품’에만 집중하는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곧 야후는 경매 분야에서는 eBay한테 밀리기 시작했고, 안내광고(classified) 분야에서는 Craisglist한테 밀리기 시작했다. 또한, 야후가 개척하고 만들어낸 검색 분야에서도 구글한테 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Facebook이 나타나면서 수백만명의 시작페이지였던 야후!가 페이스북으로 대체되었다. 이런 현상이 대부분의 vertical에서 발생하면서 야후의 광고수익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야후는 성장을 위해서 수많은 vertical로 진출은 했지만, 이 수많은 vertical에 진출만 했지 깊게 들어가서 그 vertical을 장악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이런 과정에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여러 vertical을 대중한테 노출시켰고 이런 vertical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야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결정할 수 있었던 작은 스타트업들은 이런 vertical 하나만을 공략하면서 그 분야의 제품을 아주 완벽하게 만드는 전략을 기반으로 아주 빠르고 깊게 들어갈 수 있었다. 야후는 뒤늦게 불필요한 vertical들을 제거하고 몇가지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미 직접 하기에는 늦었다싶어 그 vertical의 회사들을 또 인수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데 앞으로 비슷한 현상을 보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구글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지만 야후와는 다르다. 될 만한 vertical에는 상당히 많은 자원을 투입해서 굉장히 깊게 들어가고 있고, 안 될 만한 vertical은 빨리 버리고 그 인력과 자원을 다른곳에 재배치하면서 야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물론, 반복하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구글의 core인 검색과 광고는 계속 꽉 잡으면서 옆으로 확장하고, 깊게 들어가고 있다. 야후는 확장하면서 집중력을 잃었지만 구글은 확장과 집중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실은 많은 회사들이 성장하면서 야후!와 같은 길을 간다. 한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빨리 성장하지만, 곧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서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린다. 옆으로 확장을 하면서 ‘확장’ 자체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기존에 하고 있거나 새로 진출한 비즈니스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 하면서 그 vertical을 아주 깊게 연구하고 실행하는 신생 스타트업들한테 주도권을 빼앗긴다. 정확한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대기업들은 빼앗긴 주도권을 대체하기위해 계속 다른 분야로 확장을 한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대기업보다 더 깊게 한 vertical을 공략한 그 스타트업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성장을 하면서 똑같은 길을 걷는다. 이들은 신규 매출과 비즈니스를 위해 다른 vertical로 확장을 한다.

이 시점에서 스타트업들한테는 굉장한 기회가 발생할 수 있다. 한 vertical을 공략해서 잘 된 회사들이 다른 분야로 확장을 시도하면서 기존 비즈니스를 소홀히 할때, 그 vertical의 제품을 더욱 더 완벽하게 만들어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그런 기회이다. 잘 생각해보면 워낙 빠르게 변하는 세상과 소비자들이 있기에 역사는 반복되고 이런 기회는 계속 생길 것이다. 그리고 구글같이 확장과 집중을 둘 다 잘하는 회사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확장과 집중을 반복하면서 생기는 이 틈새는 아무한테나 보이는 건 아니다. 이 틈새를 오랫동안 예의주시하고 준비한 회사들에게만 보인다.

<이미지 출처 = http://www.digitaltrends.com/web/r-i-p-yahoo-mail-classic-messenger-but-will-anyone-come-to-the-funeral/>

2015년 한국 스타트업 현장에 대한 단상

158723763스타트업 바이블 1권이 나온지 벌써 4년 반이나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강산보다 더 빨리 변하는 벤처 업계에는 그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0년 8월 책 출간 당시 한국에서는 ‘스타트업’ 이라는 단어조차 굉장히 생소했다. 뭐, 내 책 때문에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알려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기여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한다.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벤처 현장은 굉장히 재미있고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부정적인 부분도 적지 않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훨씬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투자자들, 창업가들, 이들과 공생하는 기업들, 미래의 창업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와 학원들, 스타트업과 연관된 다양한 기관들, 그리고 칭찬보다는 주로 욕을 먹는 정부기관들과 같은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헛짓들과 노력을 동시에 하면서 한국의 스타트업 현장은 이제 어느정도의 기초가 다듬어졌고 이 모든게 점점 유형화 되어가고 있다.

작년부터 한국에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창업되어 성장하고 있다는걸 몸으로 많이 느끼기 시작했다 – 이는 벤처생태계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이 회사들이 성장을 얼만큼 했고, 고용을 어느정도 창출했고, 매출을 얼만큼 만들었고 등과 같은 구체적인 수치를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고 조사도 해보지 않았지만 항상 한국의 스타트업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런 좋은 변화가 눈에 보이고, 한국 나올때마다 “아, 한국에서 이제 이런 회사들이 나오는구나” 라고 스스로에게 감탄하고 있다.

그동안 2권의 책을 썼다. 스타트업 업계의 속도로 보면 이제 거의 골동품이 된 책들이지만 아직도 꾸준히 팔리고 벤처를 하시는 분들이나 벤처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여전히 많이들 읽고 나한테 연락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기업이나 학교에서도 강연이나 Q&A 세션에 대한 요청이 정기적으로 들어온다. 내가 물리적으로 미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관계로 잘 하지는 못하는데 이번 3월 한국 방문때는 시간과 기회가 되어서 몇 번 진행을 해봤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강연이 2개가 있었다.

하나는 울산과기대(UNIST) 학생들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다. 서울 외 지역의 팀, 회사 및 기회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비서울 지역의 스타트업들에 요새 관심이 매우 많다. 울산과기대 교수님과도 친분이 있었지만, 이 지역의 학생들과 벤처에 대한 생각 등 여러가지가 궁금해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예상보다 수준도 높고 왠만한 서울의 학생들보다 진지한 눈빛과 질문들에 많은걸 느끼고 배웠던 소중한 강연이었다. 특히, 순수하고 경험이 상대적으로 없는 학생들 이라서 그런지 나 스스로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질문들도 꽤 있었다.

다른 하나는 상암동의 명물 술파는 서점 북바이북에서 했던 저자와의 번개 모임이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30명 정도의 독자와 청중이 이 공간을 꽉 채웠던 열기 넘치는 장소였고 시간도 꽤 늦은 오후 8시에 시작해서 10시가 넘어 끝났지만 그 누구도 일찍 떠나지 않았다. 북바이북의 청중은 대부분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곧 창업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 또는 현재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어서 그런지 질의응답을 거의 1시간 동안 했다. 질문의 수준도 굉장히 높고 상당히 진지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베어있는 그런 종류의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이런 모든 경험이 스타트업 바이블이 출간된 2010년과는 사뭇 달랐다. 창업을 해서 이미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젊은 친구들의 눈빛은 살아있었고 실행은 공격적이었다. 이들은 500억원 짜리 회사를 만들어서 남한테 파는데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다. 1조원의 회사를 만들 생각으로 진지하게 제품을 만들고 비즈니스에 임하고 있었다. 직장인들의 태도도 과거와 달랐다.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4-5년 전 내가 만났던 학생들에 비해서 많이 발전했고 내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93년의 나보다는 한 10 단계는 더 성숙해 있었다.

모든걸 종합해 봤을때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벤처 생태계는 앞으로 더 탄탄해지고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앞으로 한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에 조금이라도 기여해 보고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ww.gettyimages.ae/detail/photo/sunset-over-the-han-river-seoul-royalty-free-image/158723763>

[生生MBA리포트] 최신 MBA 트렌드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2014 – 2015년 지원 시즌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인터뷰도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3월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올해 지원하신 분들은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MBA에 지원한 해가 2006년이었으니 거의 강산이 한번 변할 만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기간동안 MBA 어드미션의 트렌드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틀이나 과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트렌드라는 것이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지원을 고려하시는 분이라면 염두에 둘 만한 요소들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어드미션 뿐 아니라 비즈니스 스쿨들이 중점을 두는 요소 혹은 발전하고자 하는 방향 또한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우선 첫번째 트렌드 – 금융은 지고 테크는 뜨고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지원자의 최소 절반은 금융계 종사자 혹은 나중에 금융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요즘은 그 숫자가 1/3 혹은 그 이하로 감소하였고, 반면 예전에는 10% 남짓 혹은 그 이하였던 테크놀로지 쪽 인원이 급증하였습니다. 이는 크게 달라진 MBA 취업시장을 반영하는데, 2008 – 2009년 금융위기로 인해 많은 투자은행들의 취업 자리가 사라지고 대신 페이스북, 구글 등이 신흥 강자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리콘밸리발 스타트업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 역시 테크 쪽 종사자들로 하여금 MBA에 지원하게 하는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서부 쪽 학교(스탠포드, 버클리, UCLA)들의 인기가 급증하게 되었고, 이에 맞서기 위해 동부 쪽 학교들도 테크놀로지 혹은 Entrepreneurship 부분을 크게 보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 금융계 종사자들의 어드미션 경쟁률 자체는 과거와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일자리도 감소했지만, 해당 분야의 지원자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하면, 학교들은, 특히 금융이 강한 학교들은 여전히 금융계 종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CPA 자격증은 여전히 인기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트렌드는 너무나 확고해진 스폰서 우대 현상입니다. 금융위기 때 워낙 일자리를 찾지 못한 외국인 학생들이 많아서 일종의 ‘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스폰서 기회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10여년전과 비교할 때 스폰서를 선호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이는 하버드같은 탑스쿨부터 공통된 트렌드입니다. 나중에 취업 경쟁에서 낙방할 일도, 미국 학생들에게 위협이 될 일도 없고, 학비를 내는 데도 문제없을(따라서 론의 연대보증도 필요하지 않은) 스폰서 지원자들의 인기가 높습니다. 물론 스폰서 지원자로 채울 수 있는 비중에는 한계가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 한계가 계속 높아져 온 느낌입니다. 이러한 트렌드 덕분에, MBA에 진학하시는 한국분들 중 10여년의 직장 경력을 가진 30대 후반들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긴 직장경력을 가졌지만 스폰서를 받지 않는 지원자들에게는 경쟁이 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 트렌드는 아예 젊거나 아니면 경력이 확실하거나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대체로 경력이 길고 나이가 많은 스폰서를 선호하면서 상승하게 된 학생들의 평균 나이를 다시 내리기 위해서는 젊은 학생들을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꼭 이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실제로 학교들은 점차 젊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버드에서는 최근 2+2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학 4학년인 학생들 중 ‘될성부른 떡잎’에게 미리 어드미션을 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최소한 3년에서 5년 사이 정도의 직장경력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젊고 똑똑한 지원자들에게는 3년 이하의 경력도 문제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같은 정도의 성취를 하는데 어떤 지원자는 5년이 걸렸고, 어떤 지원자는 3년이 걸렸다면 후자에게 더 훌륭한 잠재력이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이제 직장 경력에서 오는 성숙도 대신 젊은 출신 학부의 명성과 GMAT 점수가 점차 중요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번째는 새로운 지원 절차의 등장입니다. 와튼이 몇년 전에 팀 토론을 도입한 후, 이제는 많은 학교들이 추가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켈로그와 예일에서는 비디오 에세이를 도입했고, 미시건에서도 팀 토론을 시키고 있으며, LBS에서는 짧은 프리젠테이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터뷰 자체의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부가 절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은 드물겠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지원자들에게 있어서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학교들에서 이러한 추가적인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평소 실력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컬럼에서 짚어본 트렌드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일 뿐, 미래에 언제까지 계속될 거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트렌드가 갑자기 꺾일 것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MBA 지원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이러한 변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웨어러블, IoT에 대한 단상

Matrix_code_by_phi_AU미국의 제2위 스포츠 의류업체 Under Armour가 피트니스 관련 앱 3개를 인수하는데 사용한 비용이 거의 7,500억원 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앱 인수 배경에는 지금은 시계나 팔찌같이 몸에 착용하는 기기들을 웨어러블이라고 하지만 결국 미래에는 실제 의류들이 이런 기기들을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나도 이 생각과 어느정도 동의는 한다. 단순 면으로 만든 운동복이 땀 흡수와 통풍을 가능케 하는 신소재 운동복으로 대체되고 있듯이 앞으로는 거추장스러운 기기들이 그냥 우리가 평상시에 즐겨 입고 다니는 옷으로 흡수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이나 미국이나 너도나도 웨어러블과 IoT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시장에서의 가장 큰 승자는 웨어러블/IoT 기기를 만드는 하드웨어나 의류 업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기기들이 수집하는 온갖 종류의 다양한 데이터를 제대로 프로세싱하고, 이 데이터에 접근을 가능케 하는 API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야 말로 진정한 승자이자 투자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질 회사들이라고 생각한다.

Fitbit 같은 기기나 Athos 같은 옷을 통해서 분명히 몇 년 후에는 – 생각보다 더 빠를수도 있다 – 우리는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우리 삶에 대한 모든 종류의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같은 회사는 우리가 생각하는것 보다 우리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자발적으로 24시간 몸에 뭔가를 부착하고 다니면 더 많은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진다. 다양한 기기를 통해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차곡차곡 쌓일텐데 이렇게 되면 고민해야 할 부분은 이 많은 데이터의 표준을 정의하고, 이 정보를 필요로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위해서 방대한 raw 데이터를 ‘의미있는 정보’로 프로세싱 할 수 있는 분석기능, 그리고 단일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쉽고 효율적으로 이 정보들에 접근을 가능케 하는API가 아닐까 싶다. API에 대한 내 생각은 이 글을 참고하면 된다.

예를 들면 수면 중 수집된 뇌파/바이오리듬 데이터와 내 오전 미팅 일정을 분석해서 회사로 가는 동안 내 컨디션을 최적으로 유지해 줄 수 있는 음악을 차에서 알아서 재생하게 하려면 이런 데이터 프로세싱 기능과 API가 필요하다. 헬스클럽에서 운동 중 수집된 정보를 – 몇 칼로리를 태웠고, 어떤 영양소가 부족한지 등 – 기반으로 운동 후 차를 타자마자 필요한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 경로를 띄어 주려면 이런 소프트웨어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솔직히 웨어러블과 IoT를 하드웨어 각도에서만 접근하면 제조, 개발, 디자인 자원이 풍부한 큰 업체한테 밀릴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하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은 오히려 작고 빠른 스타트업한테 유리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하면서 더 큰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deviantart.com/art/Matrix-code-28555951>

서울만 중요한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 특수부대 네이비실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실제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역대 미국 스나이퍼 중에서도 전설로 불리는 카일씨는 160여 명의 이라크 무장 세력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의 내용을 떠나서 이 영화의 흥행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패턴이 보인다.

일단 미국 영화 업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개봉한 주말의 흥행기록인데(미국 영화들은 대부분 금요일에 개봉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북미와 캐나다 개봉 주말 매출은 1,150억 원 정도였다. 월요일이 공휴일이라서 금/토/일/월 나흘 동안의 기록이었지만 중저가예산의 영화치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높은 매출이었다. 더 재미있는 건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가장 많이 본 10개 도시 중 8개가 미국 남부와 중서부 도시였다. 전통적으로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에 더 많은 극장이 있고, 영화표 가격이 더 비싸고, 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극장에 가기 때문에 성공한 영화들은 이 두 도시에서 항상 강세를 보이지만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경우 과거의 데이터와 많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 그만큼 미국 시골의 작은? 도시에는 평소에는 극장에 거의 가지 않는 참전용사들과 –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보기 위해서 수 십 년 만에 극장을 찾았다는 분들도 있다 – 이들을 위주로 형성된 underserved(손길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시장이 말이다.

이 재미있는 현상을 보면서 나는 한국의 시장에 대해서 잠깐 생각을 해봤다.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는 ‘서울공화국’ 이다. 나도 부산에서 잠깐 살아봤지만, 그때는 한국 제2의 도시 부산과 서울의 격차가 그렇게 많이 나는지 몰랐다. 한 도시와 그 주변에 한 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사는 나라가 한국말고 과연 또 있을까?

벤처업계도 이 패턴을 따르는 거 같다. 한국의 벤처 돈의 90%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거로 알고 있다. 아무리 서울에 인구가 많고, 회사들이 많고, 학교들이 많지만 이건 너무 과한 것 같다. 비서울 지역에도 좋은 학교, 인력 그리고 스타트업들이 분명히 있다. 나한테 연락 오는 벤처 중 지방이 본사인 회사들도 많고 이 중 굉장히 좋은 회사들도 많다. 하지만 모두 하는 말이 “서울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보도 얻기 힘들고 투자자분들이 귀찮고 바빠서 잘 안 내려오시네요.”이다. 스타트업들도 비슷하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서울에서 출시되는데 나는 오히려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을 초기시장으로 공략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지역들이 모두 underserved 시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예상치 못한 시장을 찾았듯이 스타트업들도 서울이 아닌 underserved 시장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장들은 ‘underserved(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시장이지 ‘undeserved(손길을 미칠 가치가 없는)’ 시장이 아니다.

<참고기사 = http://www.wsj.com/articles/america-embraces-american-sniper-1421705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