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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bit의 Series A 투자

우리의 비트코인 투자사 코빗의 30억 원 Series A 투자가 오늘 언론에 보도되었다. 모든 투자와 비슷하게 투자 이야기가 시작되고 성사되기까지는 많은 협상과 대화가 있었고 시간이 걸렸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 코빗 팀 못지않게 스트롱벤처스도 많이 기뻐하고 좋아했다. 이번 투자는 한국의 소프트뱅크벤처스가 lead를 했고 미국의 Pantera Capital (비트코인과 다른 전자화폐에만 투자하는 펀드)이 참여를 했다. 또한, 우리를 비롯한 기존 투자자들도 다시 투자에 참여해서 한국과 미국의 좋은 투자자들이 직접 코빗에 대해 믿음을 표현했다.

내가 코빗의 대표이사 Tony를(유영석) 처음 만난 건 작년 5월이었다. 그때 난 한국에 잠깐 나왔었고 일주일 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는데 내 파트너 John이 “기홍아 너 이 친구 꼭 만나봐” 하면서 Korbit이라는 신생 회사의 창업자 토니를 한국에서 꼭 만나고 LA로 오라고 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열풍이 불고 있었지만, 나랑은 직접적 연관이 없어서 비트코인에 대한 큰 관심은 없었다. 그런데 존이 이렇게 누군가에 대해서 흥분하는 걸 오랜만에 봐서 비 오는 날 아침 청담동 커피숍에서 토니를 만났다. 솔직히 그날 아침 비도 오고 한국에서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몸도 많이 피곤해서인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코빗의 미래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는 토니와 10분만 이야기해 보니까 왜 존이 이 친구를 꼭 만나라고 했는지 금방 이해가 됐다. 지금까지 만났던 창업가들과는 느낌이 좀 달랐고 이 친구라면 큰일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1시간 미팅 후, 나는 미국에 있는 존한테 바로 전화했다. “John, let’s do it(존, 투자하자)”

그 이후 작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beGlobal 2013에서 토니는 실리콘밸리의 전설 Draper 가문 3대 – Bill Draper, Tim Draper, Adam Draper – 앞에서 피칭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이를 계기로 12월에 Tim Draper씨가 주도한 소규모의 작은 Series AA 투자를 성공적으로 받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30억 원의 Series A 투자는 비트코인과 코빗에 대해 시사하는 점이 매우 많다.

일단 한국에서의 비트코인의 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긍정적 신호탄이다. 한국에서 IT 및 비IT 관련 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비트코인이 완전히 망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 현실은 그와는 완전히 반대이다. 아마도 비트코인 가격이 작년 말의 정점에 비해서 많이 떨어졌는데, “비트코인 가격의 추락 = 비트코인 산업의 몰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 한국 언론에서는 이렇게 보도를 하고 있다. 이는 마치 특정 기업의 주가가 내려가면 그 기업이 망했다고 생각하고 환율이 내려가면 그 나라가 망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비트코인 산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관련 기술과 비즈니스들이 계속 창업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성공적인 회사들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코빗에 투자한 건 코빗이라는 특정 회사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의 비트코인 생태계에 투자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 1년이 조금 넘은 한국의 스타트업인 코빗은 비로써 한국과 미국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탈과 엔젤투자자들과 한 가족이 되었는데, 내가 알기로는 한국 벤처기업으로서는 최초이다. 토니의 말대로 비트코인 벤처투자를 주도해 온 글로벌 투자자들이 모두 코빗을 선택하였고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큰 거 같다.

스트롱벤처스에게도 이번 Series A는 의미가 크다. 상용화되지 않은 제품과 가야 할 길이 먼 아직 증명되지 않은 비트코인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을 보고 투자하는 우리의 철학과 투자 방법론이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서 다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비트코인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나는 믿고 있지만, 비트코인이 화폐로 인정을 받으려면 가야 할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더 빨리 비트코인의 상용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랑 워튼스쿨 동기이자 이번 투자를 주도한 소프트뱅크벤처스 이강준 상무님이 이 부분을 아주 명확하게 표현해 주셨다.

“비트코인은 금융 거래에 있어 기존의 중개회사가 제공하던 핵심 가치인 신용 담보와 증거력 제공에 따른 비용과 보안 문제를 기술 혁신으로 풀어냈습니다. 기존 화폐나 신용카드와 비교했을 때 비용과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큰 강점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급, 해외 송금 등에 있어 의미 있는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이며 나아가 스마트 계약, M2M(Machine-to-Machine) 거래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Big congrats to Tony and the Korbit Team.

검색 – 계속되는 도전과 발전

애플의 차기 운영체계 OS X과 iOS 8의 기본 검색엔진은 여전히 Google 이지만 얼마전 WWDC 무대에서 애플이 발표하지 않은 내용 중 하나가 새로운 운영체계의 Safari에서 옵션으로 제공될 DuckDuckGo라는 검색엔진이다. 덕덕고 (별 뜻은 없다. 그냥 Duck, duck, goose라는 어린이들이 하는 게임에서 유래)는 Google이나 Bing과 같이 잘 알려진 검색엔진은 아니지만 – 미국도 아는 사람만 알지 대중적이지는 않다 – iOS 8에 옵션으로 장착된다면 그 노출도는 엄청날 것이다.

덕덕고는 다른 검색엔진과는 달리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저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검색 결과도 개인화가 전혀 가미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검색 결과가 보여진다. 다른 검색엔진들이 구글을 따라하고 있는 추세와는 반대로 덕덕고야 말로 대표적인 anti-Google 프라이버시 검색 엔진이다.

이걸 보면서 역시 시장이 정말로 크고, 그 큰 시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여러가지가 존재한다면, 같은 카테고리의 제품이지만 다양한 기술과 다양한 기능들이 공존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검색만 해도 그렇다. 절대적인 숫자로만 본다면 구글은 검색의 왕이다. 구글을 검색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플레이어가 가까운 미래에 나올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검색 시장이 커질 수록 – 그리고 검색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게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구글이 해결하지 못하는 구멍들이 계속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덕덕고는 익명성이 가장 잘 유지되고 사용자 정보를 트래킹하지 않는 검색경험에 촛점을 맞추었고 이 시장 하나만 봐도 엄청 크다는걸 발견하고 좋은 제품을 개발했다. 솔직히 나도 검색엔진 기술이나 덕덕고의 기술력에 대해서 자세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애플이 이 검색엔진을 채택했다는 건 의미가 아주 크다고 본다 (물론, 간접적인 구글 견제책이기도 하다).

검색의 발전은 이걸로 끝인가? 절대로 아니다. 검색은 앞으로 계속 바뀌고 발전할 것이다. 검색의 기본은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찾아주는건데 아직 그 어떤 검색엔진도 이 기본적인 기능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 빙, 덕덕고 그 어떤 검색엔진도 내가 원하는 답을 100% 제공해주지 못한다. 큰 시장에 명확한 문제점들이 존재하는 이상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는 기술과 제품들은 끊임없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이 중 누군가 이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새로운 문제들이 보일것이고 이 사이클은 반복될 것이다.

비단 검색시장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존재하는 큰 시장들이 너무나 많다. 분명 그 시장에서의 강자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그 시장의 강자도 해결하지 못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문제점들이 보이고 거기서 다시 한번 좋은 아이디어와 비즈니스가 탄생한다.

<이미지 출처 = http://cdn.searchenginejournal.com/wp-content/uploads/2012/11/DuckDuckGo.png>

비트코인과 은행

미국에서 제일 앞서가는 비트코인 서비스인 Coinbase가 Vault (=금고)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launch 한다고 7월 초에 발표했고, 오늘 드디어 일반인들에게도 서비스가 공개되었다. 그동안 꽤 궁금했었는데 오늘 사용해보니 좋은 취지이며 역시 간단하면서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비트코인을 구매하거나 사용해 본 분들이라면 지갑에 (wallet) 대해서는 잘 알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Vault라는 서비스는 더 안전하고 보안이 강화된 지갑이다. 특히 비트코인을 엄청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일반 지갑이 조금 불안할 수도 있는데 Vault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지역적으로 분산된 offline 저장소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트코인을 수 십억원 어치 보유한 사용자들은 이 금고 서비스로 인해서 밤에 더 안심하고 잘 수 있을 것이다. 무료 서비스이며 비트코인 보유 수량에 상관없이 코인베이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사용할 수 있다.

Vault 서비스를 셋업하는 것도 엄청 간단했다. 우리나라의 금융 서비스 셋업하는 절차와는 달리 그냥 기존 Coinbase 사용하는 이메일 외에 추가 이메일로 인증 한번만 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사용 가능했다. 액티브엑스도 없고, 핸드폰 인증도 없고, 아이핀도 없었다.

단순한 비트코인 거래소/지갑으로 시작한 Coinbase는 Vault 서비스를 론치하면서 은행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하고 있다. 일반 지갑 서비스는 은행의 checking 계좌와 (입출금용 계좌) 같은 역할을 하며, 금고 서비스는 은행의 savings 계좌 (예금용 계좌) 역할을 하니 비트코인이 화폐인 은행이라고 할 수도 있을거 같다.

비트코인 은행…..앞으로 Coinbase와 비트코인 경제가 어떻게 더 발전하고 변화할지 기대된다.

모바일 – 창작과 소비

iPhone 6는 화면이 더 커진다는 믿을만한 이야기들이 돌고 있는데 이는 모바일 서비스를 만드는 분들한테는 희소식이 아닐까 싶다. 작은 화면을 가진 기기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드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 화면상에서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눈이 어지럽지 않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동시에 사용할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너무 간단하지 않은 서비스를 만드는 건 진짜로 어려운 지상과제이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장 완성도도 높지만, 유일하게 중요한 스마트폰이다. 안드로이드폰들은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 – 화면이 커진다는 건 그만큼 컨텐츠를 소비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큰 장애물 하나가 낮아지는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된 모바일 서비스를 만드는 건 어렵다. 화면이 커지면 ‘소비’의 경험은 많이 개선되지만 소비만큼 더 중요한 ‘창작’의 문제가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스마트폰은 컨텐츠 소비에는 최적화된 기기이자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즉시 켰다가 컨텐츠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화면이 작아서 소비하는데 있어서 에로사항은 존재하지만 그래도 작은 화면이 컨텐츠 소비를 막는 큰 장애 요소는 아니다. 다들 숨 쉴 공간조차 없는 서울의 지옥철에서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얼굴을 쳐박고 컨텐츠를 소비하고 소화하고 있는게 그걸 증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창작에 있어서는 스마트폰은 매우 비효율적인 기기이다. 작은 화면도 문제이지만 더 큰 건 창작의 기본 입력 도구인 키보드가 없어서 별도의 키보드가 필요한데 이걸 따로 가져다니는게 또 하나의 부담이 된다 (나는 virtual 키보드는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한다). 이메일을 쓰는것도 창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 같은 경우 왠만큼 급한게 아니라면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작성하지는 않는다 (물론, 이메일 소비는 엄청 한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사양이 계속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 PC의 성능을 따라잡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되지만 현재로써는 Photoshop이나 아주 헤비한 창작 프로그램들을 돌리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어서 예술적 창작은 거의 불가능하다. 나도 시도는 해봤지만 절대로 폰을 사용해서 블로깅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PC에서 작성한 블로그를 폰으로 소비하고 검토 정도는 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창작이 힘든 건 아니다. 사진 위주로 되어 있는 컨텐츠를 창작해서 올리거나, 아주 짧은 내용의 글을 창작하거나 아니면 동영상 위주의 컨텐츠를 만들어서 올리는 행위는 오히려 스마트폰에서 더 쉽고 간단하게 할 수가 있다. 여기에서 바로 Facebook, Twitter 그리고 YouTube의 모바일 제품으로써의 강점이 여지없이 두각된다. 이 3개의 서비스들은 모바일 환경에서’창작’이 직면한 어려움들을 아주 훌륭히 해소하고 창작과 소비를 동시에 가능케하는 서비스로 발전해서 전세계 모바일 유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 사진, 동영상 그리고 140자라는 아주 파워풀한 창작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스타그램에는 하루에 평균 6,000만 개의 사진이 업로드 되며 Vine을 통해서 트위터에는 하루에 1,200만 개의 동영상이 올라온다고 하니 Facebook과 Twitter는 소비 뿐만이 아니라 창작까지 가능케 하는 full-blown 플랫폼인거 같다.

모바일 서비스를 현재 기획하거나, 개발하거나 아니면 이미 서비스하고 있다면 이 창작과 소비에 대해서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우리 제품이 ‘소비’에 focus를 맞추고 있는지 ‘창작’에 focus를 맞추고 있는지 아니면 두가지를 다 가능케 하는건지에 따라서 여러가지 고민해야하는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요새는 누구다 다 “mobile first, mobile only”를 외치고 있지만 (실은 나도 얼마전까지는 그랬었다) 솔직히 말해서 모든 서비스들이 모바일을 먼저 하거나 모바일만 할 필요는 없다.

LinkedIn 같은 제품을 생각해 보자. LinkedIn은 아직까지 모바일 환경에서는 강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모바일에서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소비만을 하고 있고, 창작을 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프로필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링크드인 모바일앱을 사용하지만, 내 이력서를 올린다거나 내 경력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PC와 같은 큰 기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링크드인 사용자들에게는 이 창작활동이(=자기 이력서를 매력적으로 꾸미기) 더 중요하고 의미있는 용도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링크드인 실적 보고 내용들을 자세히 보면 ‘모바일’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더 큰 기기에서의 창작활동이 링크드인 비즈니스한테는 더 의미가 있고, 모바일은 현재까지는 단순 소비를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런 류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면, 그리고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면, 굳이 모바일에 처음부터 무리해서 큰 투자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바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엄청나게 중요하다. 앞으로 세상은 모바일로 갈 것이기 때문에 모바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소비냐 창작이냐 아니면 두개를 다 하냐 또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하고 여기에 모바일을 절묘하게 잘 부합시켜야 한다.

그렇다고 사진, 동영상 또는 짧은 글 위주의 제품을 만들면 무조건 성공하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미 이 분야 최고의 강자들인 Facebook, Instagram (=Facebook), Twitter와 YouTube가 너무나 많은 실험과 경험을 통해서 완벽을 향해 빠른 속도로 가고 있기 때문에 왠만큼 잘 만들지 않으면 절대로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미지 출처 = http://jydesign.com/hci-design-the-growing-tension-between-consuming-vs-creating>

Lyft, Uber, 그리고 공유 for everything

6월달에 한국 출장 갔다가 LA 공항에 도착한 후 집까지 차량이 없어서 처음으로 Lyft를 사용해 봤다. 주로 이용하는 Uber를 사용하려고 했는데 공항 근처에 UberX가 한 대도 안 보여서 우버보다는 기업가치나 규모는 작지만 유일한 대체 서비스인 Lyft 앱을 실행해서 차 한대를 불렀더니 거짓말 안하고 30초 만에 차가 왔다.

차종은 현대 EF 소나타였고 차 주인은 (기사) 이란에서 이민 온 젊은 친구였다. 월드컵이 이제 막 시작했을 때였고 이란과 한국팀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공항에서 우리집까지의 50분 거리가 굉장히 짧게 느껴졌던 즐거운 드라이브였다. Lyft는 처음 타봤고, 이런저런 궁금한 사항들이 많아서 – 실은, 한국에서 이지택시를 애용하면서 과연 우버와 같은 공유 라이딩 서비스가 한국에도 정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 리프트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친구는 Uber에도 등록이 되어 있고 Lyft에도 등록이 되어 있는 ‘따블’ 드라이버다. 그리고 주위에 이렇게 두개를 다 하는 친구들이 엄청 많다는. 이란에서 LA로 무작정 넘어와 2년 전문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CPA 시험 준비를 하면서 틈틈이 택시 서비스를 한다는 이 친구가 1년에 우버/리프트로 버는 돈은 자그마치 4만 달러였다 (=4,100만원). 이 정도면 왠만한 사회 초년생의 연봉보다 많다. 2년 전문대학 나와서 LA에서 취직하면 이 정도 연봉 못 받는다.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회계사무소에 회계사 보조로 취직해서 연봉 3만 달러 정도 받는 대신 운전하면서 돈 더 많이 받고, 공차 시간에 차 안에서 회계사 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런 생활이 거의 2년째라고 한다. 그리고 이 친구 주위에는 우버/리프트로만 8만 달러씩 버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공유 경제와 공유 서비스의 위력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우버로 그냥 용돈 조금 버는 수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우버와 리프트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Airbnb, Taskrabbit, Uber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 서비스들이 앞으로 일으킬 disruption이 머리속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전에 내가 Uber의 밸류에이션에 대해서 쓴 글이 있는데 당시 우버의 1조원 밸류에이션은 이미 먼 옛날 이야기가 되었고 앞으로 과연 우버의 기업가치가 얼만큼 커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서비스들을 좋아한다 (미국에서는 ‘Airbnb for X’ 또는 ‘Uber for X’ 라는 카테고리가 아예 생길 정도로 커졌다). 우리 주위를 보면 이 세상에는 남는 잉여 자원들이 상당히 많다. 1년에 절반을 출장으로 보내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집은 1년에 6개월은 비어있다. 공간의 낭비이다. Airbnb의 등장과 함께 이와 비슷한 서비스들이 무수히 생기면서 이런 공간의 낭비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해소되고 있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차가 있지만, 일주일에 5일은 그냥 주차되어 있다. 이렇게 노는 차들은 더 효율적인 운송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Uber가 등장하면서 그런 생산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한국도 이제 이런 류의 서비스들이 막 생겨나고 있지만, 미국은 정말로 희한한 공유 서비스들이 많이 있다. 내가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서비스들도 많아서 다 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집에 남는 주차 공간이 있으면 이걸 필요로 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해 줄 수 있는 서비스 (Airbnb for parking spot), 반려견을 모르는 사람의 집에 단기 또는 장기로 맡겨 놓을 수 있는 서비스 (Uber for dogsitting), 집에 놀고 있는 공구를 (드릴, 망치, 전기톱 등..) 공유해 줄 수 있는 서비스 (Airbnb for tools), 심지어는 모르는 사람들한테 가정집의 화장실을 공유해 줄 수 있는 서비스까지 (Uber for bathrooms)…생각할 수 있는 모든 거에 대한 공유서비스가 존재하다고 보면 된다.

이 중 멍청한 아이디어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공유 서비스들은 이런 ‘잉여 자원’의 문제점들을 훌륭하게 해결해 줄 수 있다 (물로, 이에 따른 리스크와 문제점들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자원과 자원, 사람과 자원을 거의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은 인터넷이 최고이며, 여기에 스마트폰이라는 기기까지 더해지면 엄청난 공유플랫폼이 만들어 진다. 이 플랫폼을 통해서 내가 필요한 공유 서비스를 찾고,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경험이 좋으면 내가 서비스의 제공자가 되고, 다시 이런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면서 순식간에 이 플랫폼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공유 서비스야 말로 인터넷에 최적화된 서비스이고, 인터넷이야 말로 공유 서비스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blog.urbact.eu/2014/05/the-sharing-economy-whats-in-it-for-c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