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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Wharton Winter Ball

전에 말하였듯이 금요일은 수업은 없으며, 다양한 행사와 파티를 한다. 오늘은 약간 특별하고 새로운 파티가 있어서 몇일전부터 지현이랑 아주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로 일년에 한번 하는 2007 Wharton Winter Ball이 오늘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DoubleTree Hotel에서 열린다. Ball이라고 하면 굉장히 fancy하게 들리는데 실제로 상당히 fancy하다. 모두들 화려하게 차려입고 (여자들은 드레스 / 남자들은 턱시도 또는 정장+tie) 수업시간과는 사뭇 다르게 술도 먹으면서 춤도 추고, 같은 cohort가 아닌 classmate들과 이야기도 하는 멋진 행사이다.

나는 턱시도가 없어서 그냥 양복에 타이, 지현이는 새로산 드레스를 입고 오래간만에 부부가 화려한 외출을 했다. 인당 $85 이라는 만만치 않은 입장료를 지불하였기 때문에 본전을 뽑기 위해서 최대한 술을 많이 먹기로 하고 Ball이 열리는 Ormandy Hall에 들어갔다. Open Bar에는 우리와 비슷한 생각으로 술을 먹기 위한 엄청난 줄이 있었고, 여기저기 삼삼오오 사람들이 서서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저쪽에 Travis와 Karen 부부가 보여서 술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또 여기저기서 아는 얼굴들이 등장하여 인사하고 지현이 인사시켜주고, 또 상대방 파트너와 인사하고…이러다 보니 이미 자정이 넘어버렸다. 안타깝게도 한국 학생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George Song과 Sunny 정도만 보였고, 그 많은 80명이나 되는 한국 학생들은 한명도 볼 수 없었다. 이런 social 행사에 오고 안오고는 물론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다. But, 이왕 미국에 온김에 이런 미국적인 행사는 참석하는게 좋은게 아닌가 싶다. 나는 특히 좋았던 점이 우리 두 부부가 서로 즐길 수 있는 자리여서 더 뜻깊었던거 같았다. 나도 나름대로 멋지게 입고 파티에 가서 즐거웠지만, 같이 미국 생활을 하는 지현이도 이런 자리를 통해서 남편이 어떤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고 어떤 분위기에 노출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늦게까지 술마시면서 시끄러운 음악에 노출되서 귀도 멍멍하였지만, 기분 좋은 하루였다.

집에 와서 Prison Break 몇 편을 더 보다가 잠들었다.

MGMT 654 전략 – Nucor의 결정

이제 몇일만 “개기면” 바쁘고 정신없었던 이번 학기의 대단원이 막을 내린다. 이번주와 다음주는 기말 숙제 및 프로젝트 때문에 정신없는 HELL WEEK가 될거 같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 있는 기말고사를 끝으로 이번 학기는 12월19일날 끝난다.


“창조적 파괴”의 저자 Sarah Kaplan 교수의 수업 “Competitive Strategy”. 내일의 case는 철강회사 Nucor의 사장 Ken Iverson이 내려야하는 결단에 대한 이야기다. 거의 20장 짜리의 엄청나게 긴 case인데 전반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직 상업적으로 테스트되지 않은 신기술에 Nucor가 투자를 해야되냐 말아야되냐에 대해서 우리팀은 Yes/No의 결정을 내려야 하며, 그렇게 결정을 내린 이유를 지지할 수 있는 backup data 및 logic을 만들어야한다. 일단 각자 case를 읽은 후 우리집 밑의 conference room에서 저녁 9시에 만나서 2시간 정도 brainstorm을 하기로 하였다. 왜 이렇게 늦게 만나냐하며는 정신없는 미팅과 기업설명회 때문에 오후에 시간을 도저히 서로 맞출수가 없어서 이다.


일단 신기술에 투자를 하였을 경우 앞으로 10년 동안의 cash flow를 예측하여 이 cash flow를 현재의 가치로 discount하여 Net Present Value를 구해서 이 가격이 +이면 투자를 하고, -이면 투자를 안한다는 결론을 내리기로 하였다. 내 생각은? 나는 한 기업의 CEO는 이런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data 보다는 본능에 모든걸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숫자는 마이너스 이지만 이 기술에 투자를 해서 숫자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결단을 해야 한다고 본다. 실제 많은 역사적인 결단은 이런식으로 만들어 졌으며, CEO란 가치를 창출하는 action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지 전략과 생각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그 회사는 망하게 되어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성공의 핵심은 strategy보다는 execution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전략 수업이나 전략 컨설턴트들을 약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거 같다 (no offense!).


하여튼 우리는 무조건 투자를 한다는 결론을 가지고 일을 하였고, 처음에는 NPV가 마이너스 숫자가 나왔는데 어떻게 해서든지 투자한다는 결론을 정당화 하기 위하여 계속 숫자를 바꿔서 결국에는 플러스 숫자를 만들었다 ㅎㅎㅎ. 약 2시간 만에 우리팀은 과제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으며, 결론을 떠나서 2시간 동안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면서 각자의 다름 생각과 시각에 대해서 많은것을 배울 수 있었던 중요한 discussion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Business Ethics class와 MBA

내일부터 길고 긴 4일간의 Thankgiving 연휴가 시작된다. 모두들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서 오늘 또는 내일 Philadelphia를 떠난다. 오늘 수업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수트케이스를 아예 드르륵 끌면서 강의실에 가져오는 경우도 많았다. 오늘 9시 수업은 Ethics and Responsibility..내가 가장 싫어하는 수업 중 하나이다. 기업윤리라는 말 자체가 너무나 애매모호한 말이 아닌가? 이윤을 극대화해야하는 기업이 윤리를 준수해야한다는 말처럼 아이러닉한 말이 없는거 같다. 그래도 이 수업은 모든 학생들이 들어야하는 core 수업이기 때문에 빠져나갈 길은 없다…아니나 다를까, 내용은 너무나 soft한 내용이었다…at least so far…

그런데 오늘 수업 내용은 조금 재미있었다. 때는 1978년, 장소는Harvard Business School의 강의실 이었다:

Harvard Business School 교수: 한 제조업체가 있었는데, 이 회사가 제조하는 제품이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1차적인 결론을 내렸지만, 최종 결론은 아니었으며 유해성이 검증되지는 않았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 회사의 CEO였다면 이 제품을 제조해서 시장에 공급하겠는가?

Jeff라는 학생: 저는 당연히 이 제품을 계속 만들어서 공급하겠습니다. CEO의 목표는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여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하는것입니다. 이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면 제지를 해야하는 거는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Mark Schwartz 교수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이 Jeff는 누구일까요?”
ㅋㅋㅋ 바로 Enron의 전 CEO였던 Jeff Skilling이었다. 여러분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였을까요?
나는 Jeff Skilling보다는 Enron사의 Board of Directors한테 Enron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다 (물론 이 문제는 복합적인 문제인 관계로 누구 한명을 욕할 수는 없지만, 만약 한 사람을 지적하라고 하면 이렇게 하겠다는 말이다..) 한 회사의 CEO는 본인의 의견보다는 그 외부사람들과 요인들한테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Jeff 같은 경우에는 그 정도를 지나치게 남용하였다는 생각도 든다만…

Business Ethics….애매하지만, 중요한 이슈이다. 내 생각은, 기업 윤리는 일단 기업이 존재하여야지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내가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정부에 뇌물을 줘야하는 상황에 쳐해있다고 가정해보자..뇌물을 줘도 남들이 전혀 모르게 처리할 수 있으면 기업윤리에 입각하여 비윤리적인 행동이니 그냥 가만히 회사가 망해가는 걸 볼까? 아니면 걸리지 않을게 확실하니 그냥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지른 후에 회사를 살릴까? 나도 잘 모르겠지만 CEO의 입장에서 본다면 상당히 힘든 결정을 해야할거 같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Wharton에서도 명쾌히 가르쳐 주지 못하는거 같다….윤리 수업에서는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 CEO는 청렴결백해야하면 윤리적으로 행동해야한다” 라고 하지만, 솔직히 MBA 수업의 핵심은 “기업의 목표는 이윤의 극대화이며, 와튼 MBA 학생들은 졸업 후 돈을 만들어내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 인데…이 참 아이러니컬한게 아닐 수 없다…

Happy Thanksgiving everybody!!

Microsoft Coffee Chat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매우 일찍 일어났다. 오전 8시에 Cosi 2층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와튼 동문들과 간단하게 커피를 마시면서 MBA summer internship이나 full-time employment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Coffee Chat 세션이 있었다.

4월 Welcome Week때 신입생을 위한 small group dinner를 host하였던 와튼 ’07년 졸업생 Vladimir Cole과 와튼 동문 6명이 와서 1학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여기 온 마이크로소프트 사람들은 Corporate Strategy Group과 Product Management Group에서 대부분 일하고 있었으며 Vlad는 Xbox 360 제품을 담당하고 있는 수많은 Product Manager 중의 한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해봐서 회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내가 관심있었던 Corporate Strategy Group의 사람들을 더 만나보고 싶었다. 이 그룹이 주로 하는 일은 Bill Gates (이제 곧 회사를 그만 둘 거지만…아직도 마이크로소프트 하면 Office나 Windows보다 빌 게이츠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나 Steve Ballmer를 보좌하는 팀으로써 말 그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전략을 정의 하는 그룹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는 워낙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특히 이 그룹에는 인텔리들이 많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Harvard MBA, Stanford MBA, Wharton MBA 출신이다…

이 그룹에서 내가 특히 관심있는 업무는 바로 strategic investment/acquirement이다. 즉, Microsoft가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려고 할때 이 분야에 이미 진출해 있는 다른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비즈니스를 하냐 아니면 모든걸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 개발해서 무에서 시작하냐를 결정한 후,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면 인수할 기업의 가격을 정하고, 인수 후 계획을 세우는 업무이다. 일종의 venture capitalist 작업이지만 기업 내부의 corporate venture capitalist인 샘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점도 많이 있지만, 장점이 훨씬 많은 회사임이 확실하다. 그리고 그 장점 중 가장 손꼽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smart people이다. Google로 많은 고급인력이 유출되는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학생들과 IT 관련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존경하는 이유는 바로 이 똑똑한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sheer intellectual power가 아닐까 싶다…

Would I like to go back to Microsoft? 아니…그래도 싫다…ㅎㅎㅎ

Shake ‘N Bake team dinner

다음 주 목요일까지 우리 learning team은 MGMT654 숙제로 Toyota와 McKinsey 케이스를 분석해서 3장짜리 리포트를 제출해야 한다. 자동차 제조와 컨설팅 서비스 제공이라는 매우 상이한 industry에서의 leader인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competitive strategy는 무엇일까? 매우 재미있는 케이스였는데 그 내용을 여기에다가 다 적으려니, 책 한권 분량의 글이 나올거 같아서 일단 생략한다. 오후 5시에 만나서 우리 아파트 1층의 미팅 룸에서 약 2시간 정도 케이스 분석을 해보니, 그래도 상당히 재미있는 의견과 결론이 나왔다. Brian만 빼고는 우리 팀이 다 모였다. 그 전날 Taco Bell에서 음식을 잘못 먹어서 하루 종일 화장실만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한다.

7시에 미팅을 끝내고, 몇 주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팀 저녁을 먹으러 다덜 5층 우리집으로 올라왔다. 그냥 밖에서 저녁을 먹어도 되는데, 시끄럽기도 하고 한국 음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팀메이트들한테 한국 홍보도 하고 지현이도 소개해 줄 겸 LA 갈비, 잡채, 베트남 롤, 몇 가지 반찬을 준비했는데 역시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음식 준비한다고 와이프가 고생을 많이 하였는데, 내가 2년 동안 같이 지낼 팀원들과 인사도 할 수 있었고, 나 또한 learning team과 더 친해 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아직도 집에 들어가면 거실에서 LA 갈비 냄새가 나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