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람들. 이게 내가 요새 우리 투자사 창업가들과 만날 때마다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다.
우리가 투자한 창업가들은 본인들의 사업이 잘되든, 잘 안되든, 내가 지금까지 만난 모든 직장인 중 일 잘하는 순위를 매겨보면 상위 1%에 들어가는 분들이다. 일을 좀 하는 분들이 아니라, 오지게 잘하는 분들이고, 남이 만들어 놓은 회사에서 직장인 생활을 하면 날아다닐 정도로 야무지게, 그리고 진취적으로 일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결과를 만드는 그릿이 있는 분들이다. 아마도 이들이 대기업에 취직한다면, 대부분 초고속 승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분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들이 그냥 직장 생활을 하면 아주 잘 살 텐데, 굳이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힘든 창업의 길을 택한 걸 보면 정말로 미친 사람들인 것 같다. 솔직히 미치지 않았다면 이 진흙탕에 스스로 들어가서, 나오지도 못하면서 수년 동안 뒹굴지 못할 것이다. 어쨌든 내가 봤을 땐, 머리가 돌지 않고선, 이들이 선택한 ‘남이 덜 다닌 길’로 절대로 안 갈 것인데, 우리는 이미 280명이 넘는 이런 미친 사람들에게 투자했다니, 이것도 미친 짓이긴 하다.
작년부터 올해 내내 너무 힘들어하는 창업가분들과 매일 만나고 있다. 어떤 분들은 우리가 투자한 지 1년이 안 됐지만, 어떤 분들은 우리가 옆에서 10년 이상 진흙탕에서 구르는 걸 보고 있는 분들이다. 항상 돈 없고, 항상 사람 없고, 항상 모든 게 쪼들리는 스타트업의 대표로 10년 동안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내 앞의 대표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그들의 가족은 뭐라고 생각할까? 내가 이분들과 미팅하면 실시간으로 내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는 몇 가지 공통된 질문들이다.
어떤 분들은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내 앞에서 펑펑 울기도 한다. 나는 감정이 좀 메마른 인간이지만, 이런 분들을 보면 같이 펑펑 울어 주고 싶을 정도로 안쓰럽다. 그리고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이들에게 그렇게 힘들면 그만하라고 한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의 대표에게 사업 그만하라는 말은 투자자로서는 아쉽지만, 같은 인간으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인생을 살고 있는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참 신기한 건, 그렇게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그만하라고 해도 대부분 그 힘든 사업을 계속한다. 계속 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힘든 것 같은데도 계속한다. 죽을 만큼 힘들어서 매일 포기하고 싶지만, 반대로 죽을 만큼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이런 말을 나는 들을 때마다 이분들이 미친 사람인 건 확실하고, 여기에다가 변태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미친 인간들을 너무 좋아한다. 이런 분들과 항상 같이 일하고, 힘들게 사업하는 걸 가까운 곳에서 보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VC라는 직업은 나에겐 세상에서 가장 큰 특권이자 특혜라고 생각한다. 누가 보면 하찮은 사업이지만, 바퀴벌레같이 절대로 죽지 않고, 스스로 뭔가를 해보겠다는 시도를 하는,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나는 정말 좋다. 원래 내 성향이 그냥 뭐든지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좋아했는데 – 나도 그런 편이다 – 초기 투자를 하면서 이런 사람들을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존경하고 사랑하게 됐다. 열심히 한다는 게 이렇게 글로 쓰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세상에서 우리 창업가들만큼 열심히 사는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다.
이번 주도 이런 미친 사람들과의 미팅으로 일정이 빡빡하다. 솔직히 이렇게 힘들어하는 분들과 만나는 게 나도 육체적, 심리적으로 기가 많이 빨려서 힘들지만, 동시에 너무너무 즐겁다. 하시는 사업이 모두 다 잘 되길 바라지만, 이 중 대부분 망할 것이고, 실은 본인들도 그걸 알고 있다. 그런데도 편안한 길을 버리고 남이 덜 다닌 진흙탕과 가시밭을 맨발로 걸어 다니면서 아프지만 너무 즐겁다는 이 미친 인간들을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을까?
이 글을 다시 읽어보니 나도 이제 미친놈이 다 된 것 같다. 오늘도 모두 파이팅.
어제 기홍님 행사에서 듣고 가입해서 처음 읽어 보았습니다.
두분 익명의 글들이 나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저도 30년 미국 테크 대기업 다니고 한국의 젊은 창업자와 스타트업 하고 있는데,
나이에 따라 상황에 따라 미친 정도가 다른 것 같아요. 완전히 미친 젊은 한국의 창업자와 다른 이유로 미친 60넘은 미국의 파트너가 만나서 어떻게 될지.. 위에서 말씀하신대로 상황마다 틀립니다.
전부 응원하고 언젠가는 미친분들의 그라운드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기홍님과는 현실을 좀 다르게 보는데요.
저도 예비 창업자 입장인데 창업한다는 사람들을 여럿봤어도 그렇게 미친 사람들은 못 본것 같습니다. 정부지원금 타내려 애쓰거나 빨리 회사 띄워 엑싯하려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럴까요.
저는 DARPA 에서 연구하는 프로젝트나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 웍스, 아니면 구글의 딥마인드와 같은 곳을 한국에서 만들어보려는 사람으로 “너는 정말 진심으로 미쳤구나” 라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짓이 미친짓이 아니길 바라면서 똥밭에서 구르는 중이지요. 그리고 기홍님이 VC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창업자들을 평가하기에 “미친 사람”에 대한 평가 기준에 그런 특성이 반영되어 있음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선 다들 바로 눈 앞의 과실만 탐하는 고만고만한 창업자들이예요.
2000년대 이전에 개봉했던 영화 콘택트에는 외계인에 대한 신호를 찾아나서는 박사에게 엄청난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이 나옵니다. 우주라는 망망대해에서 결과가 전혀 보장도 안되는 연구 프로젝트에 수십년을 투자했던 사람은 다름아닌 과거에 전설적인 엔지니어로 이름을 날렸던 초천재 구루 할아버지로 밝혀집니다.
한국에도 이런 사람, 이런 투자가 있어야 구글같은 곳이 생겨날거라고 생각해요. “왜 한국에선 구글이 탄생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창업자나 투자자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단순히 시장사이즈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좋은 의견이네요. 저도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창업 생태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기꾼도 있고, 돈만 쫓아가는 사람들도 많죠.
1/ 아직 진심으로 미친 사람들을 못 만나셨다면, 더 많은 창업가들을 만나보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 충분히 많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분들을 아직 못 만나신것 같네요.
2/ “왜 한국에서는 구글이 탄생하지 않을까?” ->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제외하면 그 어느 나라에도 구글은 없습니다. 한국은 네이버라는 좋은 기업이 있고, 충분히 ‘한국의 구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고, 사람도 다르기 때문에, 꼭 미국이랑 한국을 동일하게 생각할 필욘 없다고 생각해요.
역시 입장차이는 분명하네요.
한가지 팩트를 짚어서 말씀드릴게요. 한국에 구글이 없다고 했던것에 네이버를 언급하셨는데 그건 맞습니다. 그런데 구글은 최근까지 오픈AI에 어퍼컷을 맞고 휘청댔죠. 워낙 사이즈가 큰 기업이라 그런 펀치에 무너질 일은 없지만 중요한건 오픈AI, 엔트로픽 같은 새로운 대항마들이 끊임없이 나타나서 기존의 대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어떤 상황인가요? 네이버와 카카오가 언제 설립된 기업이죠? 그리고 이들을 “위협할 정도의” 스타트업이 국내에 존재했던적이 과연 있었던가요? 한국은 해먹던 기업이 계속 해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달라요. 왜 그럴까요? 대체 왜 그런걸까요?
중국의 딥시크 창업자가 몇 살인가요? 그리고 그 기업이 언제 설립되었죠? 물론 업계에 밝은 사람들은 그 기업이 언더독으로 꽤 긴 시간을 보냈고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왔다는걸 잘 알고 있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스타트업이 아니죠. 그러면 한국에서 이에 상응하는 스타트업이 어디가 있나요?
물론 퓨리오사 같은 하드웨어 기반의 AI 스타트업은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너무나 아쉬운건 그런 하드웨어 반도체 기반 스타트업이 아니고 (우리가 원래부터 잘했던 제조업이기에) 진정으로 소프트웨어로 생태계를 주무를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을 한국이 과연 배출해낸적이 있느냐, 또 그럴 능력이 되느냐라는거예요. 삼성이 엄청난 자본력으로 바다라는 OS를 출시했던 흑역사부터 시작해서 갤럭시 생태계로 어떻게 해 보려고 했는데 모조리, 죄다, 남김없이, 처참하게, 성공한 케이스가 아무것도 없어요. SW 생태계라는 측면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SW는 안된다라는 자괴감, 패배감이고 이건 업계에서 일해본 분들은 이미 잘 아는 “상식”입니다. SW입국을 외친게 언제부터일까요? 놀랍게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안철수라는 사람이 실리콘 밸리의 벤처를 배우자고 신문에 사설을 싣던 그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부터 삼성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깨닫고 소프트웨어 멤버십이니 뭐니 하는 이상한 짓을 하며 인재 육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도는 보기좋게 실패했어요. (그들은 이제 미국 실리콘 밸리의 기업과 직접 협업하거나 그들을 인수합병하는 식으로 방향을 선회했어요. 이 편이 더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인데다 한국이란 바닥에서 SW는 안된다는걸 그들도 잘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런 히스토리를 잘 알고 있다면 한국이 왜 네이버를 꺾는 스타트업이 나오지 않는지, SW 플랫폼이나 생태계를 제대로 짜서 서비스들을 줄거리로 엮어내는 기업이 왜 나오지 못하는지에 대해 훨씬 더 비판적인 견해를 갖게 됩니다.
이런 히스토리를 잘 아는 제 입장에서 볼 때 스타트업의 생태는 잘 아시면서도 국내에서 왜 세계적인 서비스는 나오지 못하는지에 대한 너무 안일한 생각을 하시는걸로 느껴집니다.
제가 “미친생각”을 하고 있다고 표현한건 제가 앞서 잠깐 설명한 한국이라는 “특유의 환경”을 벗어나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또 한국에서는 도저히 안될 것 같은 그런 서비스를 염두에 두면서도, 이를 위해 제가 세우는 기업 차원이 아니고 한국의 산업 생태의 특성 자체를 변화시켜보려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한국의 첨단 산업이 지닌 어떤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보려는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걸 미친 생각이라고 부르고 다른 분들도 여기에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VC분께서 말씀하신 창업자들이 이 정도까지 미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많이 만나봤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매우 단기적이고 현실적인 아이디어” 앞에서 제 아이디어는 차마 얘기도 꺼내지 못할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이슈로 여기서 논란을 거듭할 일은 아니고 입장의 차이와 철학의 차이 정도로 정리를 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꺼낸 이슈에 대해 각자의 입장에서 고민은 필요하다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로 많이 못 만나보신게 분명하네요.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 구글같은 곳을 만들겠다.. 그리고 제가 AGI급의 인공지능을 말했던 시점이 이미 5년이 됐습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는 소릴 들었고요.
많이 만나봐야 이런걸 해보겠다는 사람 지금도 만날 수 없어요.
DARPA 가 최소 30년 정도를 내다보고 10년안에 실현될 아이디어는 “너무 현실적이다”라는 판단으로 투자를 안하거나 주저한다는건 아시나요?
제가 위에서 “한국에서” DARPA 같은 곳을 만들겠다, 외계인 고문하는 스컹크 웍스를 만들겠다고 한 내용은 제대로 읽어보시기나 한건가요? 미국으로 건너가서가 아니고 한국에서 그렇게 하겠다는거였습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꿈을 꾸는 사람을 만나신적이 있다고요?
증거의 부재를 말씀하시기 전에 먼저 상식부터 챙기세요.
제가 어느 깊이로 어디까지 짚어서 말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답변을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NASA 연구 항목중에 알큐비에레 드라이브가 있습니다.
이게 무슨 기술인지 아세요?
공간 자체를 접었다가 펼치며 앞으로 나가는 기술이예요. SF 영화에 나왔던 바로 그 “워프기술”로 알려져 있죠.
황당하다고 생각하시죠?
그런데 NASA 에선 이런 황당한 연구에도 연구비를 대고 있습니다. 의외로 이 기술은 이론적인 가능성이 증명되어 있어요.
창업자를 많이 만나봤느냐?
행성간 탐사와 워프드라이브를 연구하는 수준을 바라보고 있는 저로서는 누구를 얼마나 많이 만나봤든 그들은 제가 꿈꾸는 것의 1/100 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적인 프로젝트에만 꽂힌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내용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로 “많이 만나봤느냐”라는 뻘소리를 하시는 분을 보니…
한국에서는 적어도 몇십년 안에는 스페이스X급의 기업은 절대로 나올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네요.
이정동 교수의 저서라도 읽어보고 제 글에 답변을 주세요.
이 블로그 주인분을 포함해서 부재의 증거 운운하시는 분은 기본적인 상식 자체가 저와 차이가 큰걸로 보임.
연구가 힘드신듯.
그 담대한 계획을 언제 실행하실 생각이세요? 링 위로 올라오세요.
말씀만 하지 마시구요.
이미 링위에 올라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현실적인 아이템”으로 실행을 준비중입니다.
그러나 다른 창업자와 달리 저는 위에 기술했던 바 그대로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요. 이게 저만의 문제의식은 아니어서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 밸리의 문화를 이식하고자 했지만…제가 이름을 밝힐 수는 없으나 수십년 경험을 가진 어떤 VC도 “한국과 실리콘 밸리는 근본부터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오픈AI가 탄생하지 못하고 머스크같은 사람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숱한 연구서들이 있으며 만약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면 창업자분께서 이에 관심이 없거나 “상식”이 없는겁니다. 문학부문에서 노벨상을 탔으니 망정이지 한국에선 해마다 걸핏하면 노벨상 누가탈까 하고 수 많은 사람들 나열하고 점잼이짓 해온 역사가 깁니다.
그리고 계속 깔보던 중국에 털려서 딥시크가 앞서나가는걸 보고 배알이 꼴려 부러워만 하고 있지요. “정말 부럽다” 라고 말하며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는겁니다. 빅테크에선 gpu 10만장 단위를 거론하는데 한국에선 만장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하고 있고요.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덫에 빠지고 있다는점을 경제전문가들이 인정하고 있어요. 경제 활력은 떨어지고 시스템은 꼬였으며 문화는 후진적입닏다. 아니라고 생각하나요? 그럼 왜 아래와 같은 저서거 나와서 문제의식을 계속 일깨우려 하는걸까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8336016&start=slayer
“실행의 프레임 vs 개념설계의 프레임
그런데 개념설계와 실행에 필요한 역량은 며느리와 쥐며느리만큼이나 다르다. 개념설계를 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개념설계를 받아서 실행하는 역량과는 매우 달라서 시행착오를 꾸준히 축적해 나가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실행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가 관심사이지만, 개념설계에서는 ‘왜’ 하는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독창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없다. 그래서 실행 역량을 노우-하우Know-how라고 한다면, 개념설계 역량은 노우-와이Know-why라고 한다.
그리고 실행에서는 무엇보다 효율성이 기준이지만 개념설계’에서는 차별성이 기준이다. 시행착오에 대한 관점도 다르다. 이미 그려진 밑그림을 효율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관점에서 보면 시행착오란 가능하면 피해야 하는 부정적 사건이다. 반면 개념설계를 할 때는, 처음 접하는 도전적 과제일수록 시행착오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
당신께서 가진 프레임으로 저를 판단하기엔…제 고민의 깊이가 훨씬 깊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창업해서 성공하겠다 내지는 창업자 마인드만 보고 이야기를 하기엔 한국이란 환경은 “혁신”을 거론할만한 곳이 못됩니다.
링위에 올라와서 얘기하라고 툭 던지시는 모습은 이런 전제조건들과 히스토리, 환경적 제약사항에 대해 조금도 고민해 본적이 없다는 거예요.
저는 제 길을 알아서 개척해나가겠습니다. 누군지는 몰라도 언젠가 어디선가 볼일이 있겠지요.
그니까 정리하자면, 댓글쓰신분은 이렇게 미치고/생각이 깊고/고민이 깊은데 VC들이 투자해주지 않아서 삐지신것 같은데 맞나요?
제가 말한 내용중에 팩트가 아닌게 있던가요?
어차피 VC 에는 기대안합니다. 다만 창업자든 VC든 지금같은 한국의 현실을 만든 일말의 책임감을 가지란 얘기예요. 특히 VC 는 돈줄을 쥐고 있는 당사자인만큼 산업 생태계의 구조를 형성하는데 역할이 크고 그 구조가 잘못형성되어 있다면 그만큼의 책임감을 가져야합니다.
AI 쪽의 강화학습을 아신다면 보상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학습이 전혀 달리 일어난다는걸 아실거고요. VC 가 그런 보상시스템의 앞단에 서 있는 사람들이기에 스타트업 창업 생태의 구조가 그들에 의해 크게 바뀝니다.
한국 대기업의 문제가 단기적인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건데 스타트업도 그렇게 움직인다면 저는 한국에서 스페이스X 같은 기업은 앞으로도 절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스티브 잡스요? 지금 제게 댓글 달고 비아냥 대는걸 보면 웃기는 얘깁니다. 사고방식이 그정도에 머물러 있다면 절대 불가능함.
저는 나름의 팩트와 논리로 무장한 사람이라 여기서 저를 이겨먹으실 분은 없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럴 공간고 아니고요.
그냥 제가 팩트로 조지는 부분에 대해 인정하시고 각자 입장에서 반상하면서 갈길 가시면 되겠습니다.
1. ai 사업아이템이다
2. 투자를 못받았다
3. 정부지원사업도 떨어졌다
저도 팩트로 조져드렸으니 인정하시고 각자 입장에서 갈길가시면 되겠습니다.
바로 위에 3개 팩트를 제시했다고 착각하시는 분께 :
3가지는 팩트 아니고 님의 뇌피셜이었습니다.
이 포스팅의 제목이 뭔가요? “미친 사람들과 같이 일하기”입니다.
그런데 정말 미친 사람인 제가 볼 때는 저처럼 미친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다는 얘기를 한거예요. (사실이 그랬음, 위에서 설명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함)
그래서 지금의 창업자들더러 미친사람들이라 하니 “일선 투자자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한국은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거구요.
저는 글의 제목과 어울리는 댓글을 적었고 그것도 날카롭게 대립되는 제 경험담(사실에 기반한) 을 적었습니다.
그런데 댓글 달아놓으신 분들은 기본적인 디지털 리터러시와 맥락 읽기가 안되시는거 같고…게다가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비약, 인신공격으로 일관하고 계십니다.
모든 면에서 저와 대적이 안되시는 분들이고 제가 상대할 가치가 없는 분들로 여겨져요.
논리 다툼을 원하시면 응하겠지만 이곳은 그런곳은 아니예요. 다만 이것만 알아두세요. 제가 그쪽으로 철저하게 학문적으로 훈련해온 사람이고 누적해놓은 데이터가 어마어마해서 제 주장을 뒤집는건 쉽지 않다는걸 언급해드려요.
저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했을 뿐이고 없는 얘기한것도 아니거니와 이미 학계와 비즈니스 구루들에겐 한국적 환경으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내용을 적었을 뿐이예요. (그들은 이를 확실히 “한국적 비즈니스 환경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
이 논리를 반대하는건 제 생각엔 그냥 반대를 위한 심리적 반응이거나 이런 부분에 대한 상식이 없는겁니다.
그리고 저는 그 양측의 어느쪽이든 진지하게 상대할 생각이 없습니다.
여기서 제일 진지하게 상대하고 계신 것 같아요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또 여기서 보게 되었으니 진지하게 상대했습니다.
“산업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를 마치 “창업자 개인의 문제”인것인양 오도하는 무지한 사람들과 몰상식이 넘치는 댓글을 보니 갑갑함이 이루말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시죠?
님들이 틀린겁니다. 이미 팩트는 제시했고요. “한국 사회의 진단”이니 뭐니 하며 산업구조의 문제, 산업 생태의 문제, 왜 우리가 패스트 팔로워밖에 안되는지를 처절하게 반성하는 학계의 수 많은 페이퍼들이 널려있으니까 알아서들 읽어보시길 바래요. 뇌피셜이 아니고 오피셜이란 얘기예요. 빼박 불가능한 데이터는 널려있으니까 잘 읽어보시고 반성하세요.
제가 아니고 님들의 뇌구조를 수술해야 하는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시스템의 문제를 창업자 개인의 문제로 갈아치우는 몰상식한 댓은 더 이상 안봤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한마디 합니다.
제게 댓을 주셨거나 제 주장에 반대하시는 분들은 이걸 생각해보셔야 해요.
“주어진 시스템 안에서 주어진 규칙에 충실한 사람들”로 활동하는건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라는 것을.
더구나 VC에 의해 단기성과 (투자금 회수를 가장 빠르게 하는 성과) 라는 리워드로 그들이 설계해놓은 프로그램을 잘 밟아나가며 돈줄을 쥐고 있는 그들에게 고분고분해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게 무슨 시스템을 혁신하고 이런 일이 절대로 될 수가 없는겁니다.
한국에서 혁신이라는 단어의 의미 확장이 심해서 돈 잘 버는게 혁신이라고 통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자주 혁신이 거론되는 나라가 왜 노벨과학상을 단 1명도 내지 못하고 한국에서도 잡스나 머스크가 나오길 바라며 물떠놓고 빌면서 기도나 하고 있는건가요?
사실 인식을 정확히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과학기술쪽으로 보면 선진국이 아니예요. 오히려 몇몇 분야는 중국보다도 못합니다. 미래 먹거리를 못 찾아서 삼성이 고전중이고 맨날 해먹던 놈이 해먹고 있어서 산업 구조 자체가 경직되어 있으며 혁신이 일어날 바탕 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왜 이런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지를 모두가 고민해야 합니다.
저로선 이런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여기에 부여된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니…이 문제를 마치 창업자 개인의 문제인것인양 상황 자체를 왜곡하시는 분들이 나타나서 말도 안되는 댓을 다신거예요.
그러니까 애초에 제가 말했잖아요.
이 포스팅의 제목이 가리키는 바 “미친 사람들”은 사실상 미친 사람들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만들어놓은 틀에 아주 고분고분하게 행동하는 창업자들이 투자금을 더 빠르게 회수하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그러니 제가 지금 하려는 일은, 이런 (한국적 창업 환경에 부여된)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진정으로 미친 짓”이 되는겁니다.
제게 그렇게 반박하는 댓만 봐도 알 수 있는거 아닌가요? “너가 틀린거야”, “너가 투자 못받아서 불만이지?”라는 댓이 달리는것만 봐도 “아 내가 하려는게 정말 미친짓이 맞는거구나”라는 점을 반대로 입증해주는 내용이 되는거예요. 아시겠습니까?
이 논리를 반박해주실 분이 계신가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다들 주어진 시스템에 고분고분하고 그것이 맞는것이라고 당연히 가정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 가정 자체를 의심합니다. 그리고 이런 의심은 이미 많은 연구와 데이터로 “한국 첨단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같은 제하의 내용으로 충분히 지지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런 (잘못된) 시스템에 고분고분해진 사람들이…저와 얘기를 해봐야 대화가 안되는거죠.
결국엔 미친 사람들은 없고 저 혼자만 미친 사람이 된거예요. 팔 한쪽이 없이 사는 사람들의 사회에서 두 팔이 다 온전한 제가 미친사람이 되는겁니다. 그러나 정말 제가 미쳤을까요? 아니면 그 사회 자체가 잘못된 사회인걸까요?
각자 처절하게 생각하고 반성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달아주신 답글 잘 읽었습니다. 어떤 분인지, 그리고 어떤 사업을 하시는지 제가 다 궁금해지네요. 혹시 투자가 필요하시면 (댓글을 읽어보니 한국 VC에 대한 강한 디스와 반감을 갖고 계셔서, 어쩌면 투자자와 상대를 안 해줄것 같네요), 언제 따로 한 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매우 공감하는 글입니다.
저 역시 기홍님과 마찬가지로(동일한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미친듯이 그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매우 분명한 이유'(혹은 사명)를 가진 사람이 성공적인 제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미친듯한 임팩트를 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좌절과 고난의 연속일텐데, 이를 지속해야 할 본인만의 이유가 없으면 – 스타트업을 떠나면 그만이기 없기 때문입니다 .
그러면 한국 사회에서는 왜 창업하는 인구수는 늘어났지만(최근에는 다시 감소하는 수치이지만), 유의미한 기업의 수는 여전히 부족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강직도’에서 찾고 있습니다.
기홍님께서는 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다만, 저흰 유의미한 기업의 수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창업가들을 찾아서 열심히 투자할 뿐이죠. 개인적인 의견으론, 시간이 아직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창업 생태계가 그렇게 오래 되진 않았거든요.
무슨 뇌피셜을 써놓고 팩트라 하시니
셋다 틀렸음.
여기 방문하시는 분들이 이런 수준이란 데이터를 얻었으니 그게 팩트가 되겠네요. 댓 지우지 마세요. 제가 입수할 수 있는 데이터니까.
저는 투자를 안(못) 받았지만 15년째 진흙탕에서 소망으로 향해 미친 짓을 하고 있습니다. 산업에서와 사회적으로 캐릭터면에서 다수의 약점을 다 가지고 있는 제가 점점 더 단단한 바퀴벌레가 되어간다는 걸 느끼는 요즘, 어쩌다 가끔 우주도 이 겨자씨만한 바퀴벌레에게 힘을 주고 있다는 걸 터득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홧팅입니다.
파이팅입니다. 최고의 바퀴벌레가 되시길!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오늘도 미친사람 열심히 뛰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미쳐가는 것 같네요 🙂
멋 있다!
존경스럽다.
아무나 선듯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280명은 복 받았습니다.
어려운 길을 같이 동행 하시는 일이, 술술 잘 풀리시기를
응원합니다!!
응원의 말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