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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生MBA리포트] 여성 비즈니스 리더와 MBA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씨는 와튼스쿨(Wharton School) 졸업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고, 할 수도 없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시총 175조원에 달하는 펩시의 CEO인 인드라 누이(Indra Nooyi),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GM 사의 CEO로 임명된 메리 바라(Mary Barra), 그리고 Lean In 이라는 책으로 전세계 커리어우먼들에게 반향을 불러 일으킨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의 공통점은?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유명한 비즈니스 리더들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이들 모두 MBA 소지자라는 점입니다. 인드라 누이는 예일, 메리 바라는 스탠포드, 그리고 셰릴 샌드버그는 하버드 MBA 출신입니다.

Fortune이 발표한 “Most Powerful Women in Business” 리스트를 보면 50명 중 22명이 MBA 학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려 44%에 달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 명 이외에도, IBM의 CEO/Chairman/President인 Ginni Rometty(켈로그 MBA), 록히드 마틴의 CEO/Chairman/President인 Marilyn Hewson(컬럼비아 MBA), DuPont사의 CEO/Chairman인 Ellen Kullman(켈로그 MBA), Fidelity Investment의 CEO/President인 Abigail Johnson(하버드 MBA), HP의CEO/Chairman/President인 Meg Whitman(하버드 MBA, 10년간 eBay CEO), 그리고 Mondelez의 CEO/Chairman인 Irene Rosenfeld(코넬 존슨 MBA; 몇년 전까지 Kraft사의 CEO였습니다)까지 파이낸스, 식품, 테크놀로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MBA 출신의 여성 리더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물론 Abigail Johnson과 같은 금수저(Fidelity Investment는 그녀의 가족이 세운 회사입니다)가 없지는 않지만, 이 리스트에 있는 여성 리더들은 본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이러한 성공을 거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펩시의 수장인 인드라 누이의 경우 인도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마쳤지만 당시 막 문을 연 예일대 MBA에 진학하기 위해 보수적인 가족의 반대를 뚫고 미국으로 건너와 경제난 속에서 간신히 학업을 마쳤습니다. 구직 인터뷰 때 정장 한 벌 살 돈 조차 없어서 사리(인도 전통 의상)를 입고 인터뷰(그러고도 BCG에 들어갔습니다)를 해야 했던, 그녀는 올해 동문으로서 사상 최고 금액을 예일대에 기부한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우먼 자리에 이름을 올린 메리 바라의 아버지는 GM 공장에서 39년간 금형을 만드는 노동자였고, 그녀 또한 18세때부터 GM 공장 조립대에서 인턴 일을 시작했습니다.

MBA 그 자체가 인물들의 성공에 과연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는지의 여부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인도에서 갓 건너온 인드라 누이가 BCG 컨설팅에 채용되고, 모토로라를 거쳐 펩시로 들어온 지 7년 만인 만 46세의 나이에 CFO 자리를 거머쥔 데에 MBA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메리 바라의 커리어는 회사의 MBA 스폰서 기회를 잡고 스탠포드에서 공부하게 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학생이 그녀의 커리어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에 대해 물었을 때, 그녀는 MBA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경험이 그녀의 가치관을 넓혀주고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프레임웍을 열어줬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MBA 학위가 물론 성공을 담보하지는 못합니다. 혹은 MBA가 커리어우먼으로서 겪게 되는 일과 가정의 양립, 육아의 고충과 같은 문제들에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성공하고 싶은 열망이 있는 여자라면 분명 고려해 볼 만한 학위가 바로 MBA 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보통 미국의 가장 좋은 MBA 프로그램에서 여성의 비율은 대부분 30%(가끔 20% 후반)에서 40% 초반 정도입니다. 와튼, 하버드, 스탠포드의 여성 비율이 각각 40%, 41%, 42% 이고, top 10 학교들은 대개 30%, 그리고 가끔 20% 후반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 비율은 미국 학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양성에 대한 학교의 태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이기에, 학교들은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역대 최고의 여성 비율을 갱신하면 그것 자체가 광고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성 지원자들에게는 MBA가 여전히 인기가 많은데 비해, 최근 미국에서는 MBA에 지원하는 뛰어난 여성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이유가 지목되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할 때 MBA의 비용은 커지고 졸업 이후의 불확실성이 커져서, 안정지향성을 가진 여성들이 점차 관심을 줄이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한, MBA를 졸업하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되는데, 이때가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의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치열한 과정을 거쳐 MBA 에 입학하고, 20만불 가까이 들여서 졸업을 했는데, 졸업할 때가 되니 전세계를 누비는 알파걸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일과 가정의 양립’ , ‘육아 부담’과 같은 것들을 고려해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 고민스러운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MBA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경쟁률이 낮아진 지금이 최적의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한국 지원자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한국인 지원자들을 볼 때 남성에 비해 여성 지원자가 훨씬 적은데, 그것은 전체 비율인 6:4 혹은 7:3의 비율보다 더 적은 8:2나 9:1 정도로 추정됩니다(해마다 달라지기는 하지만). 따라서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간의 경쟁이 덜 치열합니다. 역시 해마다 달라지기는 하지만, 와튼과 컬럼비아 같은 몇몇 학교들이 한국인 여성 합격자의 비율을 50% 혹은 그 이상으로 크게 끌어올린 적도 있습니다.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변화 또한 여성 지원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하는 일보다 보다 더 크고 중요한 일을 하고 싶고, 보다 빠른 시간에 넓은 세계를 접하고 싶은 여성이라면 MBA를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 제 경험과 관찰로 볼 때 MBA를 졸업하고 나서 자신의 커리어를 흔들림없이 뚝심있게 갈 수 있는 여성은 가장 똑똑한 여성도, 부자인 여성도 아닙니다 – 자기 커리어에 대한 흔들림 없는 강력한 열정이 있는지의 여부가 그것을 좌우합니다. 야근이나 육아, 가족과의 갈등으로 인한 회오리 바람이 불 때, 자기가 쌓아온 커리어를 꺾을지의 여부가 아니라, 유연하게 두 가지를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고민하는 사람이 끝까지 남아 열매를 맺습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MBA 가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규제와 스타트업에 대한 단상

정부가 창조경제를 밀어붙이기 위해서 수십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최근에 많은 화두가 되었던거 같다. 크고 작은 이슈들이 많이 있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몇 사례들은 P2P 렌딩의 시초 8퍼센트, 중고차 역경매 마켓플레이스 헤이딜러와 공유심야버스 앱 콜버스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들은 존재하지만 8퍼센트는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거 같고, 기본적으로 콜버스 운행은 허용이 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될 예정이고, 헤이딜러에 대해서는 아직 업데이트가 없어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헤이딜러 또한 서비스를 정상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그 이전부터 말이 많던 우버 또한 빼먹을수는 없다.

솔직히 이러한 규제를 보는 입장은 당연히 극과 극으로 나뉠 수 밖에 없다. 우리같이 new economy를 지향하고, 기술이 시장의 모든 비효율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정부의 이런 규제를 욕하고 비난한다(나 포함). 하지만, old economy 부터 힘들게 사업을 만들어 왔던 기존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새로 등장하는 스타트업들을 욕하고 법을 만드는 부서에 영향력을 행사해서 규제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싸움에 있어서는 주로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밀리는게 아직 한국의 현실인거 같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비즈니스의 핵심이 ‘법의 규제’에 너무 크게 의존하는 스타트업들은 투자 받는게 좀 복잡하다. 단순히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면 이에 맞춰서 사업을 조정하면 되지만, 법이 바뀌어서 비즈니스가 불법화 되면 더 이상 사업의 존재가 힘들어진다. 그리고 나도 요새 이런 부류에 속하는 스타트업들을 점점 더 많이 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은 커 보이고, 이 회사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딱히 불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합법이 아닌, 영어로 말하면 매우 grey한 비즈니스들을 많이 접한다. 이들은 대부분 허락을 구하지 않고 일단 시작을 했고,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하는 창업가들이고 나도 그렇게 하는게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규제가 풀릴거라고 이들은 모두 굳게 믿고 있다. 실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아무리 정부가 멍청하고 뒤떨어졌어도, 시리아나 북한이 아닌 이상 일부러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기 위한 법과 규제를 만드는 나라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New economy와 기술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던 시절에 만든 법들이기 때문에 이를 바꾸려면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분명히 언젠가는 국민들이 원하고, 이들의 삶을 편하게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는 완화되고 법은 바뀔거라고 나는 믿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시간’ 이다. 6개월이 걸릴지, 6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부가 하는 일이고,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한 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래서 법과 규제에 비즈니스 모델이 의존을 하는 그런 사업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진심으로 그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면, 창업가의 이런 생각을 믿어주고 창업팀과 같은 꿈을 꾸는 투자자를 만나야 한다. 그래야지만 법의 규제가 풀릴 때까지 – 이게 얼만큼 걸릴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풀린다고 믿는 가정하에 – 회사가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목소리

12705658_939580959471943_5000259704839178836_n지난주에 울산에 잠깐 내려갔다 왔다. 우리 투자사 페달링도 만날 겸, 그리고 울산과학기술원의 창업 프로그램인 UNIST Entrepreneurship Bootcamp의 강연 중 하나를 맡게 되어서 즐겁게 갔다 왔다. 이 프로그램은 이제 UNIST에 입학할 신입생 중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과정인데,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학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창업 관련 정보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가르쳐주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도 모를 때 스탠포드 대학으로 유학 가서, 대기업에 취직해서 남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거 말고도 인생을 살아가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앞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할 신입생들한테 내가 이날 말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서울로 다시 돌아왔다. 아니,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아도 좋다. 다만, 이 짧은 삶을 잘 살다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행복한 삶을 사는 건데,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만 이날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실은 우리가 entrepreneurship(=창업가 정신)이라고 하면 당연히 회사를 만들고, 제품을 만들고, 투자를 받아서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키우는 거라고 생각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 우리 주변 대부분의 창업가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큰 비즈니스를 만들고 세상을 바꾸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날 내가 학생들에게 강조했던 건 바로 창업이라는 게 거창하게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을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의지,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을 만들려는 도전정신, 그리고 그 누구도 나만큼 내 인생을 생각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찍 깨닫고 내 인생과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려는 자세. 우리가 아는 엄청난 창업가들이 모두 이런 생각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었지만, 비즈니스를 만들지 않는 사람들도 실은 이런 자세를 가지고 인생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서 우리가 100% 통제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날씨를 우리가 통제할 수도 없고, 세계 경기를 우리가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요새 북한이 자꾸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만약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이걸 우리가 어떻게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100% 통제할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내 인생이다. 자신의 인생과 운명을 남이 아닌 내 손 안에 가져다 놓는 거, 나는 이게 창업가 정신과 딱 맞물린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도 그렇지만, 우리 인생에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강연이 끝나고, UNIST 선배 중 현재 창업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3명의 창업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유니스트의 창업가들”이라는 패널을 진행했다. 우리 투자사 대표도 참석했지만, 나머지 두 명의 대표이사들도 내가 전부터 알고 있던 분들이다. 솔직히 이들은 아직 대단한 비즈니스를 만들지도 못했고, 이야기를 해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내가 이 젊은 친구들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이들은 자기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험하고 냉혹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냥 남들이 하는 그대로 살아가지 않고 나만의 목소리를 갖는다는 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나는 저 나이에 남의 목소리만 듣고 살아갔기 때문에 이 3명의 창업가가 더욱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 같은 젊은 친구들이 더 많아지고, 이들이 커서 부모가 되면, 조금은 다른 그리고 더 재미있는 세상이 되겠지.

모두 잘 되고, 모두 돕는 관계

얼마전에 내가 넥슨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묘사한 도서 ‘PLAY’에 대해 짧게 포스팅을 했다. 엄청난 통찰력을 배울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굉장히 재미있어서 구정 연휴에 다시 한번 읽어 봤는데, 역시 좋은 책의 진가는 여러 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내용이 보이고 이해하는 시각이 달라진다는 점인 거 같다. 겉으로 보면 플레이는 넥슨의 창업, 투쟁 그리고 성장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뭐, 스타트업은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걸 우리는 잘 알기 때문에 당연한 거 같지만, 플레이는 이걸 다시 한번 확인사살 시켜준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소설과도 같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필연적이면서도 랜덤하게 연결이 되어서 비즈니스의 꼭지들을 만들어 간다. 같은 학교 출신 친구들, 같은 과 친구들, 기숙사 룸메이트들, 연구실 선후배들, 직장 친구들 그리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들이 모두 다 기가 막히게 엮이고 있다. 솔직히 두번째로 이 책을 읽을때는 넥슨의 이야기 보다는 그 구성원들의 관계와 그들의 만남의 백그라운드가 더 재미있었다. 실은 이걸 우리나라의 학연과 지연의 끝판왕이라고 삐딱하게 보는 분들도 있지만 뭐 그게 현실이라면 현실이다.

어쨌든…이 책을 읽고 느낀 점, 그리고 요새 많이 생각하고 있는 점은 나도 당연히 성공하고 잘 되어야지만, 내 주위 모든 사람들도 같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어리고 뭘 잘 몰랐을때는 나만 잘 되고, 남들은 나보다 조금 못 되길 바란적도 있다.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혼자 먼저 챙기고, 그리고 내가 다 챙긴 후에 남들과 공유하고는 했는데 요새는 생각이 바뀌었다. 내 주변 분들이 실은 나보다 더 성공해야하고 잘 되어야지만 나도 같이 빛나고 서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 질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을 해보면…지금은 돈이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한 스타트업들에 우리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 몇 년 후에는 우리보다 훨씬 더 근사한 비즈니스를 만들 것이고, 나보다 더 뛰어난 사업가가 될 것이 확실하다. 물론, 나보다 돈도 훨씬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투자한 팀들이 모두 exit을 잘 해서 가까운 미래에 스트롱 펀드에 LP로(출자자) 참여를 하면 아주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질거 같다. 서로 돕고, 서로 잘 되고, 서로 즐기는 관계….생각만 해도 좋다.

헬조선, 헤븐조선

hell korea1999년 부터 미국과 한국을 왔다갔다 하다가 작년 말에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왔다. 미국에 있을때도 거의 매달 한국에 나왔고, 그 전에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학교도 다녔고 직장생활도 해서 한국 생활이 나한테는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물리적으로 살았던게 아니라서 인터넷과 미국의 미디어를 통해서 한국에 대한 대부분의 소식을 접했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생생한 현장감이 부족했다. 솔직히 외국에서 바라본 한국의 이미지는 ‘대단한 나라’ 이다.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낮은 한 자리 수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지만 불확실한 세계경기 전망 속에서 그나마 이 정도 성장하는 나라가 많지는 않다. 특히 내가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꽤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좋은 회사도 많이 나오고, 재벌들이 장악하고 있는 경제활동에 조금씩, 아주 조금씩 스타트업들이 참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밖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미래는 매우 밝고 다른 나라들이 고전할때 한국은 계속 잘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을 가진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와서 이제 몇 개월을 실제로 살아보니 밖에서 보던 한국과 안에서 느끼고 보는 한국은 많이 다르다는 걸 요새 많이 체감하고 있다. 안에서 보는 한국은 미래가 매우 불투명한 나라이다. 대통령은 뭐를 해도 국민의 욕을 먹고, 금수저가 없는 젊은이들은 취업을 못하고 있고, 직장인들은 죽지 못해 일을 하고 있는 나라이다. 오죽 그랬으면 ‘헬조선’ 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그 어떤 대화를 해도 이 나라의 정부와 대통령 욕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누구나 다 나라 걱정을 하는거 같다. 나도 많은 나라에서 살아봤고, 더 많은 나라를 여행 해봤지만 자국을 떠나서 다른 나라로 이민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나라는 본 적이 없다. 이게 2016년도 대한민국의 현실인거 같다. 참 걱정스럽다.

나는 약간 다른 생각을 한다. 전반적으로 내가 요새 느끼는 건, 한국은 불평과 불만이 많아진 사회가 된 거 같다. 뭐,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비판들이 많이 쏟아질거다. 내가 한국에 대해서 뭘 안다고…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냐고…이런 말들을 하면서 비난할 거 같다. 그렇다고 한국이 잘 돌아가고 있거나, 정부와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행동을 하고 있거나 또는 대기업들이 국가 경제를 위해서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는 건 아니다. 과거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 대가리가 좀 커진 후 한국에서 살아보니 정말로 말도 안 되는 불합리한 일들이 벌어지고 후진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문제점들이 존재하는게 한국이라는 나라다.
하지만, 확실한 건 헬조선은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곳이자,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곳이다. 높으신 분들만 살고, 높으신 분들만 만들어가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 – 이걸 무조건 비판하면서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고, 현실을 인정하되 그래도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최선을 다 할 수도 있다. 나는 모두가 후자를 선택해서 조금이라도 헤븐조선에 가까이 갔으면 좋겠지만 전반적으로 불평만 하고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좀 아쉽다.

나는 학자가 아니지만 이미 한국은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이 보는 한국도 이미 선진국의 모습을 골고루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게도 한국사람들만 스스로 우리가 지옥에 살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거 같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들과 같이 일 하는게 좋다. 내가 같이 일하는 그 어떤 창업가도 헬조선을 욕하거나, 정책을 비판하거나 또는 경쟁사를 비판하지 않는다. 이들은 모든걸 스스로 책임진다. 잘 되면 본인이 잘 한 거지만, 안 되도 본인의 잘못이다. 이런 마음가짐과 생각을 가진 창업가들이 잘 하려고 계속 노력하고, 이런 작은 노력들이 합쳐지면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헬조선이라면서 스스로의 무능함을 국가의 탓으로 돌리면서 본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들 이젠 좀 지겹다.

<이미지 출처 =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