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Crunch40

드뎌 기대 만빵 TechCrunch40가 시작되었다. 주말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뮤직쉐이크 코리아 팀과 만나서 일단 바로 발표 준비에 들어갔다. 윤형식 사장님과 나한테 주어진 시간은 총 8분. 과연 8분안에 2,000명의 관객 – 그것도 그냥 관객이 아니라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venture capitalist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굴지의 IT 기업의 높으신 분들과 press를 감동 시킬 수 있을까? 한 20번 정도 반복해서 연습했을까? 그 정도 연습하니까 이제는 입에서 영어 발표가 술술술 나오는거 같더라. 결론을 간단히 말하자면, TechCrunch40의 뮤직쉐이크 발표는 대박이었다. 전 세계에서 온 40개의 벤처기업이 발표를 하였지만 뮤직쉐이크같이 재미있고, 관객을 감동시킬 수 있었던 제품과 기술은 단 하나도 없었다. 발표가 끝나자 마자 Palace Hotel의 참석자들이 우리와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줄을 서서 (정말로 줄을 섰다) 기다렸다.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나 스스로의 성취감, 대한민국 IT 기술을 실리콘 밸리에 알릴 수 있었던 애국심 그리고 이 자랑스러운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던 와이프에 대한 고마움 등..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MGMT811 – 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

엄청나게 많은 reading과 프로젝트를 해야하는 마케팅 수업 MKTG621을 waive하고 (정말 다행이다) 내가 선택한 교양 과목이 2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MGMT811 – 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이라는 과목이다. 한 학기 (앞으로 학기를 quarter라고 표시하겠다. 한 semester는 2 quarter로 구성되어있다) 동안 수강하는 과목이며, 0.5 학점 과목이다. 참고로, 일주일에 3시간동안 한학기 동안 수업을 하는 과목은 0.5학점, 일주일에 3시간 동안 두학기 동안 수업을 하는 과목은 1학점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0.5학점이 3학점으로 해석될지 싶다. 앞에서 잠깐 설명하였듯이 회사를 인수한 후, restructuring과 같은 전략으로 회사의 상황을 개선한 후에 더 높은 가격에 파는 Private Equity Fund (사모펀드)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이다. 교수가 아니라 시간 강사인 Robert Chalfin이라는 와튼 출신 사모펀드 사업가가 월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동안 가르키는 과목이다.

Chalfin 교수는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다. 와튼에서 MBA 학위를 취득한 후, 다시 법대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취득하자마자 창업을 해서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이다. The Chalfin Group이라는 M&A; / 사모펀드 전문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배울 점이 많다. 어떤 회사를 살것인가? 회사의 valuation은 어떻게 매길것인가? 산 다음에는 뭘 해야할까? 경영진을 해고할까? 어떻게 value addition을 할 것인가? 누구한테 얼마에 다시 팔것인가? 뭐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실예와 reading을 통해서 서로 토의하는 방식으로 수업은 진행된다. 좋은 점은 no bullshit이라는 점이다. 즉, 많은 교수들과 같이 교과서의 내용을 가르쳐 주는 수업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deal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배울 수 있는 수업이다.

Chalfin 교수가 법대 졸업할때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법대 졸업할 때, 나는 거의 파산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학생 대출을 너무나 많이 받았고, 직장은 없었고…그래도 나는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하지 않겠다는 신조는 굳게 지키고 싶었으며, 그 누구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일을 해야겠다는 믿음 하나만 가지고 Chalfin Group을 창업했다. 여러분도 이걸 심각하게 생각해봐라. McKinseySamsung (진짜 삼성이라고 했다)같은 회사의 임원이 되서 인생의 절반을 비행기에서 보내고, 애들 졸업식에 참석 못하고, 인생에서 있어서 가장 소중한 가족한테 소홀히 하면서 살고 싶냐?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는가? 내가 지금 버는거의 1/10도 못 벌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신념이 있었으며,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불리한 상황에 불구하고, 내 사업을 시작했다. 물론 실패도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까. 지금은? 이미 8년 전에 나는 평생 일을 안하고 살 수 있을만한 재산을 벌었다. 하지만 오늘도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일하러 간다. 왜냐? 좋으니까. 내 나이에 이렇게 즐기면서 매일매일 일터로 가는 사람들도 드물거다. 이런 즐거움을 나만 느끼기기에는 나는 너무 착하다. 그러니까 여기 있는 모든 학생들한테 창업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왜 못하냐…you guys are in the best damn business school in the world. If you made it to Wharton, you have what it takes to do it.”

멋진 말이다. 계속 내 머리에서 맴도는 말이기도 하고…WHERE DO YOU WANT TO GO?

First day of class

드디어 수업 첫날이다. 어제 테니스 보다가 늦게 자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는게 조금 힘들었다. 상당히 빡센 한학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리고 공부해야한다. 참고로 나는 이번 학기에 7개의 과목을 듣는다. 와튼의 학기/ 수업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한번 설명을 하도록 하겠지만, 이번 학기에 다음 과목들을 수강한다.

  • STAT 612 – STAT 603의 연장선이며 똑같은 교수 Rober Stine이 가르친다. 주로 Linear Regression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배우는데 특별히 흥분되지는 않는다…그냥 so so 한 과목이다.
  • ACCT 620 – 기초 회계학이다. Wayne Guay라는 교수인데 말이 엄청 많고 침도 많이 튀기면서 말을 해서 맨 앞에 앉아서 수업을 듣는 나로써는 너무 괴롭다 ㅋㅋ. 참고로 STAT 612와 ACCT 620은 좌석이 정해진 수업인데 재수없게 두 과목다 맨 앞 좌석에 앉아야 한다….
  • MGEC 621 – 미시경제학…기본적인 미시 경제학인데 이론 보다는 실생활에서의 적용에 대한 내용 위주로 진행된다. 아직 수업을 안 들어봐서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 FNCE 601 – 기초 기업 금융인데 썩 재미있는 과목은 아니라는 말을 선배들한테 들었다. 하지만 Private Equity / Venture Capital을 전공하고 싶은 나로써는 반드시 들어야 하는 과목이다. FNCE 601을 듣지 않으면 이보다 상위 과목을 대부분 수강하지 못한다.
  • MGMT 652 – Learning Team 위주로 많은 reading과 project를 해야하는 과목이다. 주로 team building이나 leadership 관련된 기사를 읽은 후에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였을까?” 더 나아가서 “우리 팀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였을까?”에 대해서 토론하는 수업인데 특별히 어려운건 없고 그냥 잘 듣고, 참여하고, 팀 플레이하면 된다. 이게 가장 어려운건가? ㅎㅎ
  • MGMT 801 –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이다. Gary Dushnitsky 라는 entrepreneurship에 대해서 굉장히 유명한 교수가 가르치는 “Entrepreneurship”이라는 과목이다. 회사 창업 및 exit strategy에 대한 다양한 기사 / 페이퍼 / 강의를 사용하면서 학생들의 class participation을 극대화 시키는 과목이라고나 할까? 수업 참여도가 전체 학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나 된다. 나는 마케팅 과목을 waive하고 이 과목을 교양 과목으로 듣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은 대부분 와튼 2년차 선배들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한상준 선배도 같은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 과목의 하이라이트는 팀 프로젝트인데, 4-5명이 한 팀을 만들어서 실제 벤처기업을 하나 선택하여 이 회사가 성공하기 위한 전략에 대한 페이퍼를 작성하는 것이다. MusicShake를 모델로 삼아서 프로젝트를 할까 생각 중이다.
  • MGMT811 – 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이라는 과목이다. 이 과목도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과목인데, 직접 창업을 하지 않고 기존 회사나 비즈니스를 인수하여 이 회사를 운영하는 시나리오에 대한 다양한 이슈, 전술, 전략을 가르키는 과목이다. 어떤 회사를 인수해야하는가? valuation은 어떻게 결정하는가? 인수 이후 어떤식으로 새로운 회사를 운영해야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과목인데 MGMT 801과 같이 수업 참여도와 팀 프로젝트로 구성된 수업이다. 특히 별도의 시험이나 과제가 대신, team project를 하나만 진행하면 된다. 어떤 프로젝트인가? 실제 인수할 기업을 골라서 (개인적으로 아는 기업이나, 웹사이트를 통해서 검색하거나 등의 방법으로..) 수업에서 배운 다양한 기술과 이론을 적용하여 멋진 acquisition plan을 적어내는 것이다. Fendi의 대리석 비즈니스를 대상으로 케이스를 한번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첫 quarter에는 대부분 기초과목 (MGMT 801 / 811 제외)으로 수업 시간표가 구성되어 있다. 결코 만만치는 않을거 같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어려울것도 없을거 같다.

Case Day

긴 Labor Day weekend가 끝나고 드디어 본격적인 학기 시작하기 하루 전이다. 오늘은 내일 수업 시작에 앞서 와튼 수업의 맛배기를 보여주기 위하여 3개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통계나 수학같은 한국의 주입식 교육 스타일의 수업들도 있지만, 와튼의 대부분의 수업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한다. 수업 참여도, 즉 class participation이 전체 학점의 50% 차지하는 수업들도 굉장히 많은데 영어를 잘 못하거나 아니면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게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이런 수업이 걸리면 거의 쥐약이라고 할 수 있다.
Marketing Case / General Case / Ethics Case 이렇게 3개의 case에 대하여 모의 수업 형태로 discusssion하는 자리였다. 각 case 별로 약 1시간 30분 정도 학생들이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분석하고, 토론하고, 싸우고, 결론을 내는 포맷으로 진행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general case가 가장 맘에 들었는데 와튼 선배인 Tom Arnold라는 사람이 창업한 Terrapass라는 회사에 대한 케이스였다.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초기시점에서 이 회사가 어떤 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야하는지, 어떤 마케팅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한 후 수업 끝나기 10분 전에 교수가 실제로 이 회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형식이었다. 약간 특이한 방법은 모든 학생한테 노란색과 빨간색의 카드가 주어진다는 점이었다. 일반적인 comment를 하려면 그냥 손을 들면 되고, 질문이 있을 경우에는 노란 카드 그리고 다른 학생이 말한 내용에 대해서 반박을 해야하면 빨간 카드를 들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잘 하지 않는 일들을 하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말을 하면 보통 빨간 카드가 많이 올라간다 ㅎㅎ…
Ethics Case는 너무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좀 짜증이 났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숙제를 배껴서 윤리 위원회 앞에 세워지게 되었는데 내가 윤리 위원이었다면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에 대해서 가상적으로 토론하는 거였는데…나는 개인적으로 이럴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미국애들은 입에 거품을 물면서 이 행동을 비난하더라…친한 친구가 숙제 안해와서 답을 좀 보여달라고 하는데 이걸 거절할 한국사람이 있을까? 이런걸 보면 다시 한번 미국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풀릴 수 없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느끼게 된다…

US Open 이형택 선수 경기 참관

와튼 오면서 가장 기뻐하였던 이유 중 하나가 그랜드 슬램 테니스 경기 중 하나인 US Open이 열리는 뉴욕과 매우 가깝다는 점이었다. 이미 한국에서 남자 준결승과 여자 결승 경기 표는 예매를 하였는데, 우리나라의 간판 스타인 이형택 선수가 32강에 진출해버린 것이다. Once in a lifetime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아마 이런 기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영국의 Andy Murray와의 32강 시합을 놓칠수가 없었다. 표는 없었지만, 그냥 무작정 뉴욕으로 차를 몰로 지현이랑 출발하였다. 초행길이라서 GPS 기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일단 US Open이 열리는 Flushing Meadows에는 무사히 도착하였으며, 다행히 이형택 선수 경기가 아직 시작하지는 않았다. 표를 구매하려고 하니 코트 바로 옆 자리인 courtside 좌석 ($200) 밖에 없다고 하네..분명히 여기도 암표를 파니 일단 암표 장사꾼 같이 생긴 사람들한테 가서 “Do you have tickets?”라고 계속 물어보니 $35 짜리 표가 2장 있다고 하는 백인 아줌마한테서 잽싸게 표를 샀다.
정말 벅찬 순간이었다. 꿈에 그리던 US Open을 직접 보는것도 날아갈거 같은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국 선수인 이형택 선수의 32강 경기를 보게 되다니!

보니, 여기저기 한국 분들이 태극기를 가지고 와서 “이형택 파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신예 Andy Murray가 만만치 않은 상대인데 이형택 선수는 첫 세트부터 Murray 선수를 압도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지현이랑 나랑 둘이 너무나 신나서 거의 3시간 동안 진행되었던 야간 경기를 한 점수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봤다. 그리고 우리의 응원에 힘입었는데 이형택 선수가 3-1로 가뿐하게 이기고 16강에 진출하였다. 너무나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후 나는 “이형택 선수, 티셔츠 좀 던져주세요!” 라고 계속 외쳤는데 듣지도 않고 그냥 들어가는걸 보고 좀 실망했지만 지현이는 다행히 이형택 선수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집으로 오는 길은 좀 힘들었지만 너무나 감동적인 US Open이었다. 이번 주 금/토도 exciting한 경기들이 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