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lasses in Q3

Q3는 상당히 짧다. 2008년 1월7일 부터 3월 첫째 주까지가 2학기의 Q3인데 이번 학기 동안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DIP이라는 기간이다. DIP은 Dedicated Interview Period의 약자인데, 말 그대로 집중적으로 인터뷰를 하는 기간이다. 1학년들은 2008년 summer internship을 위한 인터뷰를 캠퍼스에서 진행하고, 2학년은 졸업 후 full-time job을 위한 인터뷰를 캠퍼스에서 한다. DIP은 100% 캠퍼스에서 진행된다. 즉, 회사 담당자 들이 직접 캠퍼스에 와서 학생들을 인터뷰 하고, 쓸만하다 싶으면 2차/3차 인터뷰를 다시 학교에서 또는 회사에서 한다. 물론, 이 기간 동안에는 수업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job을 구한 학생들은 또 한번 놀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ㅎㅎ.

인터뷰는 그렇고..그래도 수업은 진행하니까, Q3에 내가 듣는 수업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본다.

  • FNCE602: Macroeconomics and Global Economic Environment – 거창하게 들리지만 경제학에서 말하는 거시경제학이다. 모든 학생들이 들어야하는 core 과목인데 내가 블로그를 통해서 몇 번 언급하였던 와튼의 간판 스타 Jeremy Siegel 교수가 가르치는 대표적인 과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학생들이 Siegel 교수 과목을 신청한 관계로 bidding을 이길 수가 없었다. 와튼 교수가 아닌 CMU에서 방문 중인 Stanley Zin이라는 교수 과목을 신청하였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분이다.
  • ACCT622: Fundamentals of Managerial Accounting – 내가 제일 싫어하는 회계의 또다른 variation이다. 물론 1학기때 하였던 기초 회계학 보다는 약간 더 dynamic한 과목이라고는 하는데 왠지 이름만 봐서도 질린다. 기초 회계학이 기업 외부에 보여지는 재무제표와 관련된 과목이면, ACCT622는 internal planning을 위하여 회계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과목이란다.
  • LGST/BPUB621: The Governmental and Legal Environment of Business – 이 과목은 재미있을거 같다. 선배들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크게 공부할 필요는 없으며 내용은 재미있고 많은 interaction이 있는 과목이라고 한다. 비즈니스 전략과 관련된 법이나 정책적인 면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인데 Kevin Werbach이라는 멋쟁이 교수님 (법학박사)이 가르쳐서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 과목이기도 하다.
  • HCMG863: Management & Economics of Pharmaceutical & Biotechnology Industry Description – 수업 이름이 굉장히 거창하다. 보통 와튼에서 healthcare 전공을 하는 학생들이 주로 듣는 과목인데 나는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신청하게 되었다. 제약산업, 생명공학 및 의료기기 산업의 전반적인 economics, 그리고 현재 동향, 정책적인 문제점들 등에 대해서 다양한 면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거 같다. 이 수업, 매우 기대된다.
  • BIOT700: Biotechnology Seminar – 역시 남들이 잘 듣지 않는 수업이다. Biotechnology 관련하여 수업시간 마다 다른 speaker를 초대하여 생명공학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세미나를 듣고 토론하는 수업인데 매주 수요일 저녁 5시부터 8시까지 장장 3시간 동안 진행되는 빡센 수업이다.
  • MGMT891: Advanced Study Project, Topics in Microfinance – 난 이 수업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와튼의 소문난 괴짜 교수 Keith Weigelt의 지휘하에 진행되는 수업인데, 솔직히 수업이라기 보다는 혼자서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소액의 돈을 빌려주는 microfinance와 관련된 세미나와 수업을 통하여 microfinance라는 분야에 대해서 기초 지식을 익힌 후, 스스로 이 분야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한하기 동안 (Q3&Q4;) 보고서를 작성하는 수업인데 일종의 미니 논문을 만들면 된다.
  • SPAN208: Business Spanish – 스페인어를 내가 하지만, 비즈니스를 위한 서반아어는 너무 약한거 같아서 이번 기회에 비즈니스 스패니쉬를 들어보기로 했다. 아마 대학원생 보다는 학부생 위주로 수업이 진행될거 같은데, 재미있을거 같다. 한국에 사는 동안은 서반아어를 쓸 기회가 없어서 그냥 잊고 살았지만, 미국 특히 서부에서 사려면 서반아어를 반드시 해야한다. (특히 맥도날드에서 french fry 하나라도 더 얻어 먹으려면 스페인어 하면 좋다 🙂

하여튼 이게 제 Q3 스케줄 입니다.

Back in school – 2학기 (Q3) 시작

오늘 다시 학교가 시작했다. 미국애들은 보통 방학 후 첫 주까지 자체 방학을 하는지, 학교에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수업 들어가도 우리 cohort 동료들의 반도 없는거 같았는데 우리 learning team은 Courtney를 제외하고는 다 출석했다. 멀리 고향인 우간다까지 갔다온 David이 역시 가장 반가워하면서 악수를 했다. 우간다에 있는 여동생 (몇번째 동생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프리카라서 그런지 David은 형제가 엄청나게 많다)이 결혼을 해서 겸사겸사 집에 다녀왔는데 푹 쉬었는지 얼굴이 좋아보인다. Julia 역시 여동생 결혼식 때문에 학기 중에 항상 바빴었는데 방학동안 멋진 결혼식을 잘 치루었다고 했다. Sujit는 계속 필라델피에서 잠자고 먹었을테고, Brian은 집인 미네소타에서 와튼 스키 클럽에서 주최한 ski trip 참석, 그리고 친구 결혼식 때문에 Puerto Rico까지 다녀왔단다. 2주 정도 밖에 안된 짧은 방학이었지만 그래도 다시 보니 다덜 너무 반가웠다. Courtney는 크로스 컨트리 스키 여행을 간다고 하였는데, 아직 안 온건지 그냥 학교에 나오기 싫어서 집에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시 공부하는건 좀 피곤하네…

Tough Choices


어제 오후에 다시 필라델피아로 돌아왔다. 추웠지만 객지에서 집으로 와서 그런지 기분은 좋다. 내일이면 와튼에서의 2학기가 시작된다. 2번째 학기 (semester)의 첫째 quarter에는 재미있고 다양한 과목을 많이 들을 예정인데 앞으로 차차 한과목 한과목씩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작년 말에 잠깐 시간이 남았을때 스탠포드 대학 앞에 있는 Borders 책방에서 오래간만에 책을 한권 샀다. 그러고보니, 미국에 와서 학교 공부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너무 안 읽은거 같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한달에 2권 정도는 읽었는데 생각해 보니 미국에 와서는 제대로 된 책을 한권도 보지 않았다. 하여튼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블로그를 통해서 잠시 소개를 하고 싶다.

불가능하다고 하였던 HP-Compaq deal을 가능케 하였으며, 인수 후 모든 작업을 매끄럽게 처리한 전설적인 여성 CEO Carly Fiorina가 쓴 자서전 “Tough Chioces – A Memoir“라는 책이다. Carly Fiorina는 이 거대한 인수작업 후 얼마 안되어서 HP의 이사회로부터 갑작스래 해고 당하였으며, 지금은 사회봉사 관련된 활동 및 강의를 하면서 인생을 보내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난 Carly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매스컴을 통해서 좋은 쪽 보다는 나쁜 쪽으로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Carly Fiorina와의 유일한 interaction은 2001년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때 감명깊은 졸업연사를 하였는데, 이 때 본 기억밖에 없다 (몇 년 뒤인 2006년도에 Steve Jobs가 10배 더 감동깊은 졸업 연사를 하는 바람에 Fiorina 여사의 졸업 연사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거다…Jobs의 “Stay hungry, stay foolish” 기억나나?). 책에 있는 내용이 100% 맞다고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50% 이상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서서히 Fiorina 여사의 팬이 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여성으로써 남성 호르몬으로 중무장한 type A 남성들이 득실거리는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최고의 IT 회사 중 하나인 HP의 CEO가 되기까지의 처절한 노력에 존경을 표시하며, 그 이후의 성과에 경외심마저 표시를 하고 싶다.
Fiorina는 하느님이 자신에게 주신 보잘것없는 능력보다는 후천성 노력을 항상 강조 하는데, 나는 여기에 많이 공감 하였으며,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본인의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특히 내 눈을 catch하였던 문구가 있는데,
“If we cannot choose our circumstances, we can always choose our responses to them. If we cannot choose who we are, we can always choose to become something more.”

많이 와 닿는 말이었다…인생을 살면서 내 앞에 닥친 장애물이나 시련을 내가 고를 수는 없지만, 그 장애물이나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스스로 고를 수 있다. To stop choosing is to start dying. 우리는 주위에 이런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다. 구두닦이 소년이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학교에 진학하는 이야기, 소녀 가장이 열심히 일해서 일가족을 먹여 살리면서 재벌이 되는 이야기….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지만 아직도 나약한 젊은이 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공포를 극복하는 법을 배우자. 나약해지지 말자. 강해 지자.

LG India – Wharton India Economic Forum

3월달에 개최하는 Wharton India Economic Forum에 LG India가 $15,000짜리 스폰서쉽을 지원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LG India의 Verma 박사로부터 들었다!

단일 스폰서쉽으로는 이번 forum 중 가장 규모가 큰 건수이며, 100% 내가 가지고 온 deal 이다. LG쪽에서 관심을 보이고는 있었지만, 계속 왔다갔다 해서 약간 불안하였는데 내가 생각해도 정말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졌더니 okay 승낙이 떨어진것이다. 이로써 인도 학생회한테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는걸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 $15,000에 대해서 다들 부정적인 입장 – 내가 인도 학생회 임원이라도 그렇게 생각하였을 것이다. 인도 사람도 아니고 한국인이 인도 관련 행사에 무슨 스폰서쉽을 가지고 올 수 있겠냐 – 이었는데, 다행히 잘 풀려서 LG가 2008년 Wharton India Economic Forum의 최대 스폰서 중 하나로 당당하게 와튼의 인도 커뮤니티 앞에서 “Life is Good” 을 외칠 수 있게 되었다.

The mind of a Silicon Valley venture capitalist

동부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서 따뜻한 캘리포니아로 왔는데, 어제부터 갑자기 비바람을 동반한 강풍이 팔토 알토 지역을 강타하였다. 한국도 항상 장마 기간 동안 홍수가 나면 서울시가 비상대책 능력의 부재로 인하여 욕을 먹는데, 워낙 비에 익숙치 않은 동네에 큰 비가 오니 정말 속수무책이었다. 뭐, 비가 오던 쑤나미가 오던 간에 VC Trek은 계속되어야 한다. 오늘은 오전에 Battery Ventures 방문, 오후에 Foundation CapitalGlobespan Capital 방문이 약속되어 있었다. Battery Ventures는 공히 VC 공장이라고 할 만큼 많은 직원과 resource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며, 벤처기업의 다양한 stage에 투자하며, 실리콘 밸리, 동부 및 해외 사무소가 있는 엄청나게 큰 VC firm이라서 많은 학생들이 갔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큰 VC firm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작은 회사에서 모든 직원들과 긴말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창업자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그 독특한 프로세스를 Battery와 같은 대형 회사에서는 경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But, 다녀온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굉장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오후 2시에 Foundation Capital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VC firm을 와튼 학생들 15명 정도가 방문을 하였다. 예상하였던거와는 달리 굉장히 역사가 깊고, smart한 사람들로 구성된 소위 말하는 “알짜배기” 회사였다. 와튼 동문인 Ashmeet Sidana라는 인도 아저씨와 다른 2명의 파트너들과 고풍스러운 oak 나무로 만든 테이블이 있는 대회의실에서 피자/파스타/샐러드로 구성된 점심을 먹으면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였다. 나뿐만 아니라 방안에 있던 모든 학생들한테 강렬한 인상을 남긴 Ashmeet는 인도인으로써는 드물게 청산유수와 같은 말빨에 여러 번 회사를 창업해서 성공하였던 관록을 바탕으로 우리를 압도하였으며, 이번 trek에서 만났던 그 어떤 VC 보다 내가 앞으로 닮고 싶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이 작고 땅딸막한 인도 사람이 뭐가 그렇게 다른가?

첫째 – 일단, Ashmeet는 풍부한 operational background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즉, career가 컨설팅이나 투자 은행과 같은 real company가 아닌 곳에서 남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일을 하다가 MBA를 취득하고 VC가 된 사람들과는 달리, 실제로 벤처기업에서 손을 더럽혀 가면서 밑바닥부터 회사를 창업하여 성공한 경험이 있는 창업자이다. 이런 풍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VC가 되어서 이제 갓 회사를 시작하려는 창업자들한테 제공하는 조언은 돈으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valuable하다. Operation 경험이 없는 VC들이 주는 조언은 마치 서울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단지 책에서 읽고 TV에서 본 서울의 내용을 다른 사람들한테 설명하는 것과 같은데 이런게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Ashmeet는 여기에서 OracleLarry Ellison 회장의 말을 빌려서 명언을 한마디 한다. “There are 3 types of people in a company, regardless of the industry you are in. You either build the shit or you sell the shit or you are the shit.” ㅋㅋㅋ 얼마나 피부에 와 닿는 말인가. 첫째 또는 둘째 부류에 꼭 들어야지만 기업에 가치를 부가할 수 있다. 셋째 부류의 사람이 절대 되지는 말자.

둘째 –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한 많은 사람 중 한 명이었지만, 이 아저씨는 너무나 겸손하였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VC들을 만나봤는데 굉장히 거만하고 이기주의적인 사람들도 많이 있다. 뭐, 그렇다고 그걸 욕하는건 아니다. 충분히 다른 사람들부터 인정을 받고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괜찮다. 하지만 항상 갑 (VC)이 아닌 을 (Entrepreneur)의 입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어서 인지, 우리와 같이 아무것도 아닌 학생들을 정말 편하게 대해주고 본인이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자세는 본받고 싶었다. 자신이 능력있는 VC인가 라고 스스로 질문을 하면, 대답은 “잘 모르겠다” 라고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으며, 결과는 좋을 때도 있지만 나쁠 때가 더 많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가 능력있는 VC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정답을 제공할 수 없다고 하는데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VC Trek의 마지막 방문회사는 Globespan Capital이라는 회사이다. 나도 잘 알고 있는 일본 노무라 기업의 창투사인 JAFCO의 전 멤버들이 설립한 회사라서 그런지 아시아, 특히 일본에서도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는 회사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기업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한국의 벤처기업에 투자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에 대해서는 특별히 impress되지는 않았지만 젊고 똑똑한 VC들로 구성된 회사이며, 아시아를 잘 알고 있는 파트너들이 많아서 앞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는 potential을 가지고 있는 VC임에는 틀림없다. 아울러, 뮤직쉐이크가 다음 funding을 유치 받을 수 있는 VC 중 하나일 수 도 있을거 같아서 끝난 후 Mike Kayamori라는 일본인과 뮤직쉐이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마도 한 2주 후 The Crunchies 2007 행사 때문에 San Francisco에 다시 오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이 때 만날 수 있을거 같다.

이제 3일 동안의 VC Trek이 끝났으며 venture capitalist라는게 생각했던거 만큼 glamorous한 직업이 아니라는걸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직업으로써의 VC는 역사가 매우 짧다. 2001년 실리콘 밸리의 벤처 거품이 터지기 전까지는 VC를 정식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40대에 우연한 기회를 통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당장 은퇴하기는 싫고, 돈을 쓸 마땅한 곳이 없어서 그냥 이회사 저회사에 투자하는 형태로 시작한 venture capital industry는 거품이 터진 후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와 변화를 거쳐서 오늘날 세계 최고의 MBA 스쿨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되었다. 정확히 VC를 직업으로써 정의하자면 나도 생각을 한 후 대답을 해야겠지만, 이번 trek을 통하여 내가 항상 믿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확신은 얻을 수 있었다. VC가 매력적인 직업인 이유는 단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과 단숨에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 보다는 세상에서 가장 역동적이며 스마트한 인간들 – 즉, entrepreneur – 과 일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나보다 멍청하고 능력없는 짜증나는 인간들이 시키는 일들을 수동적으로 하는거 만큼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 또 있을까? 이와는 달리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세상에 impact를 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exciting한 직업인가? 무에서 유를 만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바로 내가 요 몇 일 동안 만날 기회가 있었던 실리콘 밸리의 venture capitalist들이다.

언론과 매체들은 실리콘 밸리를 이끄는 벤처기업의 창업자/CEO들이 IT 엔진을 돌리는 “말,” 그리고 이런 벤처 기업들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리스크를 안고 투자한 VC들을 “기수”에 비유를 한다. 나는 과연 뭐가 되고 싶은건가? Horse? Horseman? 잘 모르겠다…결국에는 horseman이 되고 싶지만, 젊을때 horse가 되는것도 매력적인거 같다.

저녁에 와튼 서부 동문들이 주최하는 reception이 있었는데 99년도 스탠포드에서 같이 룸메이트 하던 성원이형 부부가 집으로 저녁 초대를 해서 여기에 갔다. 형수님이 맛있는 떡국과 닭찜을 해주셔서 정말 맛있게 잘 먹고 옛날 이야기들 하면서 노가리를 풀다가 밤 11시쯤 집에 왔다. 내일 아침 7시 비행기 타려면 빨리 짐싸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