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porate Finance 기초 과목인 FNCE601의 마지막 프로젝트를 어제 새벽 3시까지 했다. 때는 2004년 6월 Google이 상장 하기 전이다. 상장 가격을 결정하기 위하여 investment banker들이 하는 share price valuation을 하는 프로젝트인데, 양이 상당히 많아서 2-3명의 팀으로 일을 해야한다. 귀찮아서 그냥 우리 learning team의 David Kakembo와 Sujit Nair와 같이 하기로 하였는데 마지막 날까지 아무도 신경을 안 쓰고 있다가 막판 벼락치기를 하다보니 늦게까지 힘들게 프로젝트를 끝냈다. 업친데 덥쳤다고 하나? 그 다음날이 바로 많은 투자은행들의 내년 여름 인턴쉽을 위한 job application deadline이라서 여러모로 할일이 많은 하루였다. 나는 투자은행에는 관심이 없어서 상관없었지만 David과 Sujit은 투자은행에 목숨을 건 친구들이라서 이력서와 coverletter를 계속 썼다가 고치는 과정을 반복했다. 숙제도 중요하지만 직장 구하는거는 MBA들에게는 더욱 더 중요한 지상과제이기 때문에, 그냥 내가 대부분의 숙제를 하기로 맘먹었다. 밤 9시에 우리 아파트 1층 미팅 룸에서 시작한 숙제가 새벽 2시 정도가 되서야 마무리되었다.
Google의 앞으로 10년 동안의 cash flow를 예측하여 이 숫자들을 이자율 (WACC: 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을 이용하여 현재가치 (Present Value)로 discount한 후, 전체 주식 수로 나누면 대략적인 상장 주가를 구할 수 있게 되는데 보통 노가다 작업이 아니었다..investment banker가 되면 1년 내내 하는 일이 이런일이란걸 생각해 보면 많은 MBA들이 꿈꾸는 investment banker가 조금 불쌍해 지기까지 하더라….그래도 돈 많이 버니까 하겠지…마지막에 우리가 구한 주식 가격은 약 $16인데, 다른 팀이 구한 가격보다는 턱없이 낮았다…실제 구글의 공모가격은 $225불이었나? 그래도 우리는 내가 계산한 숫자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냥 이 가격으로 밀어붙이기로 하였다. 실제로 2005년 여름 구글의 상장가격에는 말도 안되는 바람과 거품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우리의 입장을 정당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그냥 그동안의 학교 생활, 겨울 방학 계획 및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돈을 긁어 모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웃고 떠들면서 수다 떨다가 내일 아침 9시 Sarah Kaplan 교수 수업에 늦으면 안되기 때문에 (Kaplan 교수는 수업에 늦는 학생들을 죄인 취급한다…) 이만 들어왔다.
Gotham City – Philadelphia
2007 Wharton Winter Ball
전에 말하였듯이 금요일은 수업은 없으며, 다양한 행사와 파티를 한다. 오늘은 약간 특별하고 새로운 파티가 있어서 몇일전부터 지현이랑 아주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로 일년에 한번 하는 2007 Wharton Winter Ball이 오늘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DoubleTree Hotel에서 열린다. Ball이라고 하면 굉장히 fancy하게 들리는데 실제로 상당히 fancy하다. 모두들 화려하게 차려입고 (여자들은 드레스 / 남자들은 턱시도 또는 정장+tie) 수업시간과는 사뭇 다르게 술도 먹으면서 춤도 추고, 같은 cohort가 아닌 classmate들과 이야기도 하는 멋진 행사이다.
나는 턱시도가 없어서 그냥 양복에 타이, 지현이는 새로산 드레스를 입고 오래간만에 부부가 화려한 외출을 했다. 인당 $85 이라는 만만치 않은 입장료를 지불하였기 때문에 본전을 뽑기 위해서 최대한 술을 많이 먹기로 하고 Ball이 열리는 Ormandy Hall에 들어갔다. Open Bar에는 우리와 비슷한 생각으로 술을 먹기 위한 엄청난 줄이 있었고, 여기저기 삼삼오오 사람들이 서서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저쪽에 Travis와 Karen 부부가 보여서 술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또 여기저기서 아는 얼굴들이 등장하여 인사하고 지현이 인사시켜주고, 또 상대방 파트너와 인사하고…이러다 보니 이미 자정이 넘어버렸다. 안타깝게도 한국 학생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George Song과 Sunny 정도만 보였고, 그 많은 80명이나 되는 한국 학생들은 한명도 볼 수 없었다. 이런 social 행사에 오고 안오고는 물론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다. But, 이왕 미국에 온김에 이런 미국적인 행사는 참석하는게 좋은게 아닌가 싶다. 나는 특히 좋았던 점이 우리 두 부부가 서로 즐길 수 있는 자리여서 더 뜻깊었던거 같았다. 나도 나름대로 멋지게 입고 파티에 가서 즐거웠지만, 같이 미국 생활을 하는 지현이도 이런 자리를 통해서 남편이 어떤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고 어떤 분위기에 노출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늦게까지 술마시면서 시끄러운 음악에 노출되서 귀도 멍멍하였지만, 기분 좋은 하루였다.
집에 와서 Prison Break 몇 편을 더 보다가 잠들었다.
MGMT 654 전략 – Nucor의 결정
Business Ethics class와 MBA
내일부터 길고 긴 4일간의 Thankgiving 연휴가 시작된다. 모두들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서 오늘 또는 내일 Philadelphia를 떠난다. 오늘 수업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수트케이스를 아예 드르륵 끌면서 강의실에 가져오는 경우도 많았다. 오늘 9시 수업은 Ethics and Responsibility..내가 가장 싫어하는 수업 중 하나이다. 기업윤리라는 말 자체가 너무나 애매모호한 말이 아닌가? 이윤을 극대화해야하는 기업이 윤리를 준수해야한다는 말처럼 아이러닉한 말이 없는거 같다. 그래도 이 수업은 모든 학생들이 들어야하는 core 수업이기 때문에 빠져나갈 길은 없다…아니나 다를까, 내용은 너무나 soft한 내용이었다…at least so far…
Harvard Business School 교수: 한 제조업체가 있었는데, 이 회사가 제조하는 제품이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1차적인 결론을 내렸지만, 최종 결론은 아니었으며 유해성이 검증되지는 않았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 회사의 CEO였다면 이 제품을 제조해서 시장에 공급하겠는가?
Jeff라는 학생: 저는 당연히 이 제품을 계속 만들어서 공급하겠습니다. CEO의 목표는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여 주주들의 가치를 극대화하는것입니다. 이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면 제지를 해야하는 거는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Mark Schwartz 교수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이 Jeff는 누구일까요?”
ㅋㅋㅋ 바로 Enron의 전 CEO였던 Jeff Skilling이었다. 여러분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였을까요?
나는 Jeff Skilling보다는 Enron사의 Board of Directors한테 Enron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다 (물론 이 문제는 복합적인 문제인 관계로 누구 한명을 욕할 수는 없지만, 만약 한 사람을 지적하라고 하면 이렇게 하겠다는 말이다..) 한 회사의 CEO는 본인의 의견보다는 그 외부사람들과 요인들한테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Jeff 같은 경우에는 그 정도를 지나치게 남용하였다는 생각도 든다만…
Business Ethics….애매하지만, 중요한 이슈이다. 내 생각은, 기업 윤리는 일단 기업이 존재하여야지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내가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정부에 뇌물을 줘야하는 상황에 쳐해있다고 가정해보자..뇌물을 줘도 남들이 전혀 모르게 처리할 수 있으면 기업윤리에 입각하여 비윤리적인 행동이니 그냥 가만히 회사가 망해가는 걸 볼까? 아니면 걸리지 않을게 확실하니 그냥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지른 후에 회사를 살릴까? 나도 잘 모르겠지만 CEO의 입장에서 본다면 상당히 힘든 결정을 해야할거 같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Wharton에서도 명쾌히 가르쳐 주지 못하는거 같다….윤리 수업에서는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 CEO는 청렴결백해야하면 윤리적으로 행동해야한다” 라고 하지만, 솔직히 MBA 수업의 핵심은 “기업의 목표는 이윤의 극대화이며, 와튼 MBA 학생들은 졸업 후 돈을 만들어내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 인데…이 참 아이러니컬한게 아닐 수 없다…
Happy Thanksgiving everyb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