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한국의 tech 기자들은 어디에?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56%다. 스페인 청년 2명 중 1명은 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의 청년실업도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구직 중인 한국의 취업희망생들에게 내가 추천해 주고 싶은 유망 업종이 하나 있다. 바로 tech 전문 기자/편집자이다. 최근 들어 내가 매일같이 느끼고 있는 게 바로 한국에는 전문성을 가진 tech 기자가 없다는 점이다 (혹시 내가 몰라서 그럴지도 모르니 만약에 있다면 이름이랑 연락처를 좀 알려주세요).

우리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Tech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전자신문이나 디지털타임스와 같은 IT 전문 신문 (내가 보기에 전문성은 별로 없지만), 조/중/동 메이저 신문의 IT 취재팀들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는 블로터, 비석세스 (공시: Strong Ventures는 비석세스의 투자사이다), 벤처스퀘어, 플래텀과 같은 tech 블로그들이 매일같이 수십 개 ~ 수백 개의 tech 관련 기사들을 만들어서 발행한다. 문제는 이 많은 기사 중 정말 시간을 내서 읽을만한 기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주로 미국의 tech 기사들을 먼저 읽고 한국의 매체를 접한다. 대부분 전날 미국의 기사들을 재탕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매체)에 의하면….”으로 대부분 기사가 시작된다..

왜 한국에는 제대로 된 tech 기사들을 찾을 수가 없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제대로 된 tech 기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tech 기자들이 없고, 이들이 쓰는 제대로 된 tech 기사들이 없는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1. 대부분의 기자는 한 분야만 파고들지 않는다. 대부분 2~3년을 주기로 한 기자가 문화부/정치부/사회부/IT부 등 뺑뺑이 돌려진다. 한 분야를 제대로 알려면 최소 5년에서 10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한데 이렇게 단기간 뺑뺑이를 돌면 아주 얄팍한 지식만 쌓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진정성이 있고 통찰력이 있는 기사가 나올 수 있을까.

2. 물리적인 거리 문제도 있다. 기사의 생명은 originality와 희소성인데 이런 내용의 기사를 쓰려면 정보력이 매우 중요하다. Tech의 메카인 실리콘 밸리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서울에서 이런 정보력을 확보하는 건 매우 힘들다. 하지만, 그나마 Facebook이나 Twitter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3. 영어를 잘 못한다. 창업가들한테도 영어는 골칫거리지만, tech 기자라면 영어는 더욱 중요하다. 위 2번 포인트에서 말했듯이 tech의 메카인 실리콘 밸리의 모든 소식은 영어인데 영어를 잘 못 하면 이해를 못 할뿐더러 오번역을 하기가 너무 쉽다. 외주 번역을 맡기면 그만큼 시간이 낭비되고 originality 또한 희석된다. (추가됨: 2014년 9월 13일)

4. 기자들이 게으르고 생각이 없다. 이게 가장 심각한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진득하게 앉아서 생각한 후에 자신만의 생각과 객관적인 data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들을 써야 하는데 그냥 외국 기사들을 베끼는 데에만 집착하다 보니 수준 낮은 글들만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는 여러 tech 매체 중 TechCrunch를 가장 즐겨 읽고 좋아하는데 – AOL에 인수된 후에 quality가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 대기업이나 정부의 눈치는 신경 쓰지 않는 기자들의 대담함과 진지하게 생각하고 data를 분석할 수 있는 통찰력이 맘에 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내용에 대해서 (e.g. Facebook의 주가 하락)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신문 중 하나인 Wall Street Journal의 기사를 비교해서 읽어봐도 TechCrunch의 내용이 훨씬 더 깊은 통찰력과 조사/연구가 뒷받침되어 있는 거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한국의 기자분들이나 미디어에 하면 모두 다 위에서 내가 말했던 이유나 다른 변명을 한다. 본인들도 실리콘 밸리에 있고, TechCrunch의 기자들과 같은 대우와 권위를 가질 수 있다면 높은 수준의 기사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10년 이상 기자 생활을 하신 분들이 TechCrunch의 대학생 인턴 (19살)보다도 통찰력이 없고 형편없는 글들을 쓸까…

나도 글을 꽤 많이 쓰는 편이다. 물론 나는 직접 tech 업계에서 일하고 있고, 많은 정보를 현지에서 접하고, 많은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적합한 타이밍에 적절한 글들을 많이 쓴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기자’라는 명함을 가지고 글 쓰는 걸 밥벌이로 하는 분들이 취미로 글을 쓰는 나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기사를 쓰는 건 정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왜 그럴까?” , “다른 회사/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하지도 않고 고민도 하지 않으니까 좋은 글보다는 인터뷰만 여기저기에 실리게 되는 것이다. 인터뷰가 나쁘다는 건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거는 답변이 아니라 질문들인데 뭘 알아야지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지. “어떻게 회사를 시작하셨나요?” 뭐 이런 류의 식상한 질문으로 만들어진 인물 인터뷰는 솔직히 이제 질린다..

2012년 9월 4일 Mashable에 “Gangnam Style! The Anatomy of a Viral Sensation [INFOGRAPHIC]“이라는 기사를 Sam Laird라는 미국 기자가 썼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기반으로, 1. 다른 유투브 뮤직비디오와 비교 2. 한국이라는 나라 3. 강남이라는 지역 4. 싸이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고 재미있게 비교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 기사를 미국 기자가 썼어야 했을까? 싸이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한국의 tech 기자들은 왜 이런 재미있고 통찰력 있는 비교 분석을 하지 못했을까?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모든 정보와 data는 그냥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그런 흔한 숫자들이다.
‘싸이 요새 잘나간다.’라는 생각만 하지 이런 식으로 분석을 해볼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다. 관심도 없고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커피

‘In Beans We Trust‘라는 커피 예찬을 할 정도로 나는 커피를 즐긴다. 향도 즐기고 맛도 즐기고 분위기도 즐기고 다 좋아한다. 대신 맛은 좋아야 한다. 살짝 맛만 보거나, 아니면 향만 맡아도 그 커피의 원산지를 정확히 맞출 정도의 실력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맛이 없는 커피랑 맛있는 커피 정도는 구분을 할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느낀게 있는데 바로 한국의 커피샾에는 ‘오늘의 커피’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까페 베네, 탐앤탐스, 파스쿠치와 같은 국내 커피샾에서 “오늘의 커피 주세요”라고 하면 “그건 없고 아메리카노 있습니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막상 아메리카노는 drip brewed 커피랑은 완전히 다른건데도 바리스타들은 계속 아메리카노만을 고집한다. 오늘의 커피는 그날 그날 커피를 정해서 계속 내려놓고 손님들이 찾을때마다 부어서 서빙하는 커피고,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에 탄 커피다. 결과는 주로 아메리카노가 물탄 맛의 연한 커피고 오늘의 커피는 조금 더 진한 맛의 커피다. 미국의 경우 아메리카노가 주로 더 비싸고 에스프레소를 내려야하기 때문에 제조 시간도 더 걸린다. 물론, 아메리카노에 샷을 추가해서 먹으면 더 진해지지만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거랑 커피를 drip brew한거랑은 맛 자체가 매우 다르다.

스타벅스나 커피빈과 같은 미국계 커피샾에 가면 메뉴에는 ‘오늘의 커피’가 있긴 있다. 그런데 아무도 찾지 않아서 그런지 주문하면 항상 3분을 기다리라고 한다. 왜 기다려야하냐 물어보면 주문을 받을때마다 커피를 내려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다리지 않고 빨리 커피 한잔 사가려고 하는 ‘오늘의 커피’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커피가 the first and the last brew이다. 가장 첫번째 커피는 맛이 좀 밍밍하고 마지막 커피는 너무 독하고 커피 가루가 항상 섞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시킬때마다 내리면 내 오늘의 커피는 항상 first brew가 된다.

뭐, 이게 잘못되었다는건 아니고….하지만 최소한 바리스타들은 이런 차이점을 좀 알았으면 한다. 서울에서 제대로 된 ‘오늘의 커피’를 먹을 수 있는 곳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던킨 도넛 밖에 없었다.

AT&T 청구서

나는 거의 6년째 AT&T;를 통해서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다. 좋은 점도있고 나쁜점도 있지만 확실히 Verizon에 비해서는 coverage도 약하고 통화도 자주 끊긴다. 한국에 사시는 분들은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미국은 아직도 핸드폰 통화가 자주 끊긴다. 지하에서는 당연히 안되고, 엘리베이터에서도 거의 안된다. 가족끼리 같이 가입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family plan으로 우리 가족이 매달 내는 핸드폰 요금은 (무한 data랑 문자 포함) 대략 $160 정도인데 지난 달 요금이 $200가 넘게 나왔다. 나는 신용카드나 핸드폰 청구서는 항목 하나하나 보는게 귀찮아서 잘 안보는데 오늘은 시간이 좀 있어서 왜 $40이 더 추가되었는지 자세히 한번 봤다.
*참고로 정확히는 $36이지만 세금이랑 이것저것 다 합치면 $40이 조금 넘는다.

‘One-time upgrade charge’라는 항목하에 $40가 청구되었다. 아주 어렵게 기계음들을 하나씩 통과해서 AT&T; 고객 서비스 담당자랑 통화를 했더니 이번에 새로 구매한 iPhone 5로 “쉽고 smooth하게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청구되는 서비스 비용이라고 했다. 내가 직접 주문해서 받았고, 집에서 내가 직접 업그레이드 했는데 무슨 서비스 비용이냐고 아주 세게 반박했더니, AT&T; 여직원은 1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아, 그러면 저희가 그 비용은 그냥 까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시간도 없고 이런거 때문에 싸우기 싫어서 – 쌈닭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 그냥 나는 전화를 끊고 넘어갔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화가난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나와같이 청구서를 자세히 안 보니까 일단은 이런 ‘서비스’ 비용을 청구하고 아무말 없으면 그냥 넘어가고, 이번과 같이 항의를 하면 그냥 까주는 이런 비겁하고 야비한 수법을 통해서 많은 이통사들이 이익을 챙긴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법적으로 소송을 걸면 분명히 계약서나 이용약관 어딘가에 눈에 보이지도 않게 깨알같은 글씨로 적혀있는 항목들을 보여주겠지.

이걸 계기로 앞으로 신용카드, 핸드폰, 인터넷 고지서 등을 아주 자세히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눈뜨고 코배어가는 세상 맞다.

본질 파악하기

얼마전에 집에서 잠자는 초등학생을 납치해서 잔인하게 성폭행하고 살해하려고 한 사건이 있었다. 정말 충격적이고 끔찍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 현상에 대해서 네이버와 다음을 도배한 대부분의 기사들은 ‘대한민국의 그릇된 음란물/포르노 문화’ 관련 내용들이었다. 즉, 대한민국 사람들 대부분이 음란물을 정기적으로 접하며, 야동을 시청하고 이런게 문화로 뿌리내리면서 어렸을때부터 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생겨서 결국 이런 잔인한 성범죄가 발생한다는 논리인거 같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이건 완전 bullshit인거 같다. 나도 한때는 부모님 몰래 성인잡지를 봤고, 커서도 가끔 야동을 본 경험이 있다. 태어나서 한번도 음란물을 접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게 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녀를 막론하고 궁금해서라도 한번은 봤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내 친구들 중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성범죄는 음란물 문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개인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신문이나 언론을 보면 쓸데없는 내용들로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오히려 대한민국 경찰의 느슨함을 탓하고, 성범죄 관련 법의 제도를 강화해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본질을 파악해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쓸데없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자.

Do You Speak English? – Part 2

얼마전에 내 친구이자 Strong 파트너 John이 다음 사진을 보내줬다.

No Glass, No Trash, No Food, No Paper의 정확한 번역은 유리 금지, 쓰레기 금지, 음식 금지, 종이 금지 정도가 될텐데 누가봐도 구글 번역기를 돌린 발번역 표시가 난다. John의 딸이 즐겨찾는 집 근처 아이스링크에서 찍은 사진인데 한국 사람들이 워낙 분리수거를 안해서 미국인 매니저가 안내문을 붙인 것이다. “알루미늄 캔, 플라스틱 병 전용”은 우리말을 잘 하는 사람이 번역을 했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이런 일이 발생하자 그냥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밑 부분을 처리한 것이다.

아이스링크를 찾은 많은 한인들이 이 발번역을 보고 어이없어 하면서 아이스링크 매니저 욕을 했다.

아, 그거 이왕 할거면 제대로 번역하지. 저걸 한국 사람들이 보고 뭐라고 하겠니

아무리 그래도 좀 그렇다. 한글인데.

사장님 돈 좀 쓰시지. 몇 자 번역하는데 얼마 안들텐데

이 사진을 보는 독자분들도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바로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의 – 삼성같은 대기업 포함 – 영문 자료를 보면 위의 발번역 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내가 검토했던 소위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향한다는 수백개 한국 스타트업의 자료, 설명서, 웹사이트, 서비스의 영문버전을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영어가 너무 많다. 완전히 틀린 번역, 오타, 대/소문자 혼돈, 태생도 없는 약자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근데 막상 이런 부분을 지적하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거 같다. 왜냐하면 몇달 뒤에도 영문 버전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글에 대한 안티 피드백들이 – 주로 “그래 너 외국 오래 살아서 영어 잘한다” 류의 – 안봐도 비디오같이 머리속에 그려진다.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영어 못하는거는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대충 번역하면 그걸 보는 외국인들은 우리가 (한국인들) 위의 사진의 번역을 볼때와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든지, 아니면 영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자. 그렇게 못하거나 안할거면 글로벌 진출은 나중에 하자. 가장 기본적인 communication이 안되는데 어떻게 외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

이글은 “Do You Speak English? – Part 1“의 두번째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