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너무 이른 성장 (Premature Scaling)

얼마전에 Startup Genome Project에서 발표한 보고서 – 다양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창업가, 투자자, 학자 등) 8개월 동안 3,20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을 여러각도에서 분석한 내용 – 에 의하면 스타트업의 성공 또는 실패 뒤에는 수백가지 이유가 있지만서도, 그렇다고 3,200개의 스타트업이 3,200개의 각각 다른 성공/실패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이 중에서도 공통적인 패턴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발견은 바로 스타트업의 위치, 창업자의 나이, 성별 또는 과거 창업 경험 뭐 이런거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거나 실패하는거와는 전혀 상관 관계가 없으며, 스타트업의 실패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너무 이른 성장 (premature scaling)’이라고 한다. 너무 이른 성장에 대한 연구원들의 정의는 “비즈니스의 특정 부분에만 불균형적으로 돈과 자원을 투자해서 – 다른 부분에 비해서 – 이 부분만 너무 빨리 성장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조금 풀어 말하자면,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에 고객획득에만 너무 많은 돈을 쓴다거나, 개발에만 너무 많은 인력을 투입한다거나 또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자금을 유치하는것이다 (이 보고서 제작에 참여했던 어떤 VC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투자를 받는건 마치 자동차에 로켓 엔진을 다는거와 같다고 한다).
위 괄호에서 언급한 자동차의 예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하려면, 엑셀을 밟기전에 자동차의 내부부품들이 로켓엔진의 속도와 힘을 견딜 수 있도록 사전에 정비하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한 스타트업의 70% 이상이 너무 이른 성장을 경험했다고 한다. 또한, 급성장하는 인터넷 스타트업 중 74%가 너무 이른 성장으로 인해서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그 뒤에 깔린 이론 또한 매우 재미있다. 스타트업들이 너무 빨리 성장하려고 하는 주된 이유는 바로 너무 많은 스타트업이 몇명의 early adopter들과 시장(market)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즉, 백만명의 early adopter들이 갑자기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고해서 우리 서비스가 실제로 어떤 시장을 찾았다는거는 아니니 착각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 보고서를 읽는 내내 내 머리속에는 한 스타트업이 계속 생각났다. 바로 지난 주에 상장한 그루폰이다. 그루폰이야말로 너무 이른 성장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매일 생겨나는 짝뚱 경쟁자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 고객을 획득하는데 너무나 많은 비용을 쓰기 때문에 그만큼 회사 운영의 다른 분야에 (개발, 고객 서비스, 고객 분석 등) 돈과 자원을 투자하는데 소홀히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서 말한대로 과연 그루폰은 실패할까?
-그루폰 IPO 개시가는 (2011.11.4.) $20이었는데, 첫날 거래는 성공적으로 $26.11에 마감했다. 오프닝 가격보다 31% 증가한 셈이지만, 거래 첫날 이후부터 주가는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루폰과 진입장벽에 대해서 쓴 블로그 참고 

‘너무 이른 성장’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실패한다는 결과 외에 보고서의 몇 가지 재미있는 내용들:
-실험정신의 중요성: 비즈니스 모델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실험하는 스타트업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실험은 몇번이나 해야할까?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것일까? 보고서에 의하면 한번 또는 두번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그 이하 또는 그 이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는 실험을 하는 스타트업들은 실패할 확률이 커진다고 한다.
-동업의 필요성: 1인창조기업은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을 해도 2인창조기업보다 3.6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대한민국 정부의 ‘일인창조기업’ 지원 정책은 역시 공무원들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반영하는 정책이다.
-경영과 공학의 조화: 경영학도 위주 또는 공학도 위주의 극단적인 구성보다는 경영학도 한명과 공학도 한명으로 구성된 창업팀이 30%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2.9배 더 빠르게 성장한다.
-창업가의 비현실적인 긍정주의: 대부분의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시장에서 입증받는데는 창업가들이 생각하는거보다 2~3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또한, 아직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창업가들은 target 시장의 크기를 실제 크기보다 100배 이상으로 생각한다 (절대 공감!)

*52장짜리의 full 보고서 “Startup Genome Report Extra on Premature Scaling”을 읽고 싶은 분들은 여기서 다운받으면 됨

참고:
-“Startup Genome Report Extra on Premature Scaling”
-Forbes 2011.09.02 “#1 Cause of Startup Death? Premature Scaling” by Nathan Furr

2011 OnSuccess-StrongVC Survey

*본 서베이는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창업가/CEO들은 어떤 분들일까?
26개의 간단한 질문을 통해서 한국 스타트업 리더들에 대한 의미있지만, 심각하지 않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 OnSuccessStrong Ventures가 공동으로 서베이를 진행합니다.
설문 기간은 2011.11.7. ~ 2011.11.21 (2 주) 까지이며, 결과물은 OnSuccess와 제 블로그를 통해서 동시에 공개합니다.
바쁘시겠지만, 5분씩만 할애해 주시고 주위의 창업가들과도 공유 부탁드립니다.
*완료 하신 후 맨 밑의 [Submit] 버튼을 꾸욱 눌러주세요

나의 불편했던 eBook 구매 경험

2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다시 LA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몇 자 적어본다. 한국에 있는 동안 서점에도 가보고,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태블릿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유심히 관찰도 해봤는데 미국과는 많이 다르게 이북을 읽는 광경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라는 말까지 있는 우리나라에서 왜 이토록 편하고 ‘가벼운’ 이북이 아직 보급되지 않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나는 약간은 알 것 같다. 몇 일 전에 YES24를 통해서 이북 구매를 시도해본 나의 불편했던 이야기를 공유해 본다.

[스타트업 바이블]이 YES24에 이북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출판사를 통해서 들었다. 이제 왠만하면 종이책을 구매하지 않는 나로써는 당연히 스타트업 바이블 이북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바로 구매해 보기로 했다.
일단 이북 독서를 위해 최적화되어 있는 iPad용 YES24 이북 전용 리더가 없다는 점에 매우 실망했다. 갤럭시탭용 이북 리더는 있으면서 아이패드 앱이 없다는게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뭐 한국이니까 그렇겠지 하고 아이폰용 YES24 앱을 설치 하고 이 앱을 통해서 이북을 구매해봤다. 경험은 그닥 나쁘지 않았다. 아니, 결제하기 전까지의 경험은 그닥 나쁘지 않았다. 신용카드 결제를 하려고 보니 사용가능한 카드가 ‘BC카드’ ‘국민 카드’ ‘삼성카드’ 등 국내 카드 몇가지 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한국 카드인 ‘외환 마스터카드’도 카드 리스트에 없었다. “이런 제기랄…역시 이런식으로 밖에 못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해외 카드는 전혀 없고, 심지어는 국내 카드도
다 나열되어 있지 않다

다른 이북같으면 여기서 욕하고 그냥 안 샀을텐데 그래도 내 책이니까 사야겠다는 집념에 노트북을 켜서 브라우저를 열고 YES24 사이트에 접속했다.
일단 회원 가입을 해야했다. 실명확인이야 우리나라 법이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지만, 이 또한 유저의 입장에서 봤을때는 매우 귀찮고 짜증나는 단계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나 웹서비스를 잘 사용하지 않는 정부 담당자들이 만든 불필요한 정책이라는게 매번 느껴진다.

그리고 나서 아이디 만들고 해야하는 ‘아이디 중복확인’에 다시 한번 짜증이 났다. 아이디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확인해주는 흐름을 타야하는 대신 유저가 아이디를 입력하고, 다시 한번 수동으로 ‘중복확인’ 버튼을 눌러야 한다. 유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런 user experience 디자인이 도대체 어떻게 나왔을까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뻔하다. 웹서비스 기획하는 인간들이 아무 생각도 없고 게을러서이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까?”를 24시간 내내 생각하는 미국의 product manager들과는 달리 YES24 기획자들은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매우 힘들고 귀찮게 여러가지 정보를 입력하고, 회원등록을 마친 후 나는 드디어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다음과 같은 창이 떴다.

카드사 및 PG사의 사정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 브라우저에서의 카드결제 서비스가 일시 
중단됩니다. 카드결제 주문을 원하시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해 주세요.

과연 일시 중단일지 아니면 원래 안되는건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이 또한 서비스 기획자들의 아무 생각없고 나태한 자세 때문이다.

아씨…이제 오기가 생겨서 IE를 열었다. 결제를 하려고 하니까 ‘안심클릭 플러그인’ 설치 팝업.

설치하니 이번에는 ‘이니시스 플러그인’ 설치 팝업.

자, 그러고 나니 브라우저를 다시 refresh/resend함. 당연히 지금까지 입력했던 정보 다 날라가서 다시 입력.

[Retry] 누르니 다시 한번 ‘안심클릭’과 ‘이니시스’ 플러그인을 설치하라는 창이 떴다. 화가 정말 났지만 꾹 참고 다시 설치했다.

[OK] 누르니 영문 Windows에서는 보이지 않는 깨진 글씨로 뭔가 깔렸다.

‘이니페이’ 설치 하니 뜨는 다음과 같은 팝업.

드디어 신용카드 정보 입력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었는데 역시 영문 Windows라서 그런지 글씨가 다 깨졌다. 정보 입력하는 칸들도 다 밀려서 글씨가 잘 안보였지만 몇번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그냥 대략 guess하면서 계속 진행시켰다.

아, 그러자 또다시 뜨는 팝업 창.

이 후 또 뭔가를 설치했어야 한다면 나는 아마도 포기하고 몇일 후에 다시 한번 시도를 했을텐데 다행히 이 정도 하니 구매에 성공했다.

iBooks와 Kindle에 익숙한 나로써는 2-3번 클릭을 통한 쉬운 구매를 예상했었는데, 소중한 휴식시간의 45분을 이북 구매에 허비한 것이다.
그런데 이북 하나 구매하는게 정말로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워야 하는 것일까? 돈을 쓰겠다는 고객을 이런식으로 짜증나게 하고 열었던 지갑을 다시 닫게 만드는 YES24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eCommerce 서비스들은 정말로 반성을 해야한다.
솔직히 좋은 사용자 경험 환경을 제공한다는게 그리 어려운거는 절대로 아니다. 본인들이 유저의 입장에서 물건을 한번만 구매해 보면 답이 나오는건데 내 생각에 YES24.com 서비스를 만든 기획자/엔지니어/디자이너들은 사이트를 만들어 놓기만 했지 실제로 사용해보지는 않은거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허접한 구매 프로세스가 구현되었을리가 없다.
YES24와는 달리 Amazon을 이용하면 이북 구매에 걸리는 시간은 3분이 채 안된다. 참고로, 이북 구매는 아니지만 아마존 UI/UX의 훌륭함은 조성문씨의 블로그 ‘아마존(Amazon)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한마디만 더 추가하자면, 이북 자체의 quality 또한 Kindle용 이북에 비해서 많이 떨어진다.

전세계에 가장 많이 보급된 태블릿인 iPad용 이북 전용 리더의 부재  (제3자가 아닌 YES24나 교보문고 같은 서점에서 직접 제공하는), 매우 불편하고 복잡한 이북 구매 프로세스, 그리고 종이책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이북의 quality.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아직 한국에서는 이북이 대중화되지 못한거 같다.
하지만, 전에 내가 쓴 ‘종이책의 종말 – Get Ready for eBooks‘에서 강조하였듯이 종이책에서 이북으로의 전환은 기정사실이며, 단순한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YES24는 이북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재디자인 해야할 것이다.

미래의 식량 – 곤충

현재 60억 세계 인구는 2050년도에는 90억으로 증가할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인구의 증가와 함께 육류 소비량 또한 같은 기간 동안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전세계 농경지의 70%가 가축 먹이용 풀과 사료의 재배를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데,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 가축 사육을 위해서 삼림과 대자연을 없애고 그 자리에 농경지 면적을 늘려야 할 것이다.
UN 산하 식량농업기구의 관계자들은 육류 생산비용 때문에 2050년도에는 소고기가 고가의 사치품이 – 철갑 상어알과 송로버섯과 같은 – 될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최근에 발표한 적이 있다.

런던의 Archipelago라는 식당에서는 Baby Bee Brulee라는 11달러 까지 메뉴가 있다: 바삭바삭한 꿀벌 토핑이 된 카스타드 푸딩이다. 뉴욕에 있는 멕시코 식당 Toloache의 메뉴에는 말린 메뚜기가 들어간 타코가 11달러에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번데기와 메뚜기 튀김을 고단백 간식과 술안주로 먹고 있다. 곤충의 세계로 온걸 환영한다.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점점 더 육류가 귀해지고 있고, 이러한 육류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단백질 대체 식량으로써 곤충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곤충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B가 많다. 또한 저지방이며, 철분 및 아연과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다. 가축보다 키우기 쉬울 뿐더라 배설물도 덜 분비한다.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점은 수적으로 부족하지 않고 풍부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곤충의 80%는 다리가 6개이며, 먹을 수 있는 종은 현재까지 1,000 종 정도 발견되었다. 곤충의 맛은? 먹어본 많은 사람들이 ‘고소’하다고 한다.

곤충은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식량이다:

  • 일반적으로 곤충은 더럽고 병균을 옮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틀린 정보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곤충 중 0.5% 만이 인체, 동물 또는 농작물에 해로운 해충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사육된 곤충이라면 식용에 매우 안전하다.
  • 돼지과와 인간의 유전자에는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질병을 서로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돼지독감과 같은 신종 질병들이 발생하는데 곤충과 인간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곤충을 사육해도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는다.
  • 곤충들은 냉혈이기 때문에 돼지나 소와 같이 체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먹이를 많이 소비하지 않는다. 동물먹이 20kg으로 소고기는 2kg, 돼지고기는 6kg, 그리고 닭고기는 10kg을 각각 만들 수 있지만, 곤충고기는 12kg이나 만들 수 있다. 
  • 곤충들은 또한 못먹고 버리는 부위가 적다. 가축의 경우 가공처리 후 먹지 못하고 버려야하는 부분이 돼지는 30%, 닭은 35%, 소는 45% 그리고 양은 65%나 된다. 반면에 귀뚜라미의 경우 못먹는 부위는 20%밖에 안된다. 
  • 가축에 비해서 곤충을 사육하는데 물이 덜 필요하다. 소고기 4kg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물은 약 38리터나 된다.  
  • 곤충들은 단위 무게 당 적은 암모니아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지구 전체의 온실 가스 중 10%를 가축들이 배출한다고 한다.

그리고, 곤충을 사육하는게 가축을 사육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인도적이다. 소, 돼지 또는 닭이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는 비인도적인 광경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곤충들은 천성적으로 밀도가 높은 곳에서 사는걸 선호하기 때문에 다닥다닥 붙여서 키워도 상관없다. 곤충들은 도시 외곽에서 사육될 필요도 없다. 아파트 옥상, 심지어는 차고에서도 사육될 수 있다.

이렇게 막상 여러가지 이유와 사실들을 나열해보니 곤충을 먹는게 그렇게 역겹고 야만스러운건 아닌거 같지만, 과연 서구인들이 곤충을 먹게 될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네덜란드의 Wageningen 대학교의 곤충학자들은 90년대부터 곤충 식용을 장려했다. 처음에는 많은 비웃음과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조금씩 관심도가 높아졌고 2006년도에는 “Wageningen – 곤충의 도시”라는 과학 박람회를 통해서 곤충 식용을 홍보했는데 자그마치 2만명의 관람객이 참가를 했다.
현재 네덜란드에는 여러 식당들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24개의 상점에서 동결건조된 곤충들이 판매되고 있으며, 몇몇 네덜란드 식당들은 이미 곤충요리를 팔고 있다.

곤충을 먹는거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보면 쉬울 거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선회는 서양에서는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인기도 없었다. 날 생선을 먹는 일본인들을 야만인 취급까지 했으니. 하지만, 이제 생선회는 서양에서 가장 인기있는 고급음식 중 하나로 간주된다. 이와 비슷하게 2030년 정도에 우리는 과거를 뒤돌아보며 왜 옛날에는 메뚜기, 딱정벌레, 잠자리, 귀뚜라미와 같은 음식을 먹지 않았을까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보너스 – [바삭한 귀뚜라미] 요리법
1. 오븐을 100도까지 가열한다
2. 깨끗한 냉동 귀뚜라미 20~30마리의 더듬이, 팔다리, 날개를 모두 제거하고 몸통만 남긴다.
3. 가볍게 식용유를 바른 베이킹 종이위에 귀뚜라미 몸통을 올린 후 오븐 안에 집어넣는다.
4. 약 20분 후 또는 귀뚜라미들이 바삭해지면 오븐에서 뺀다

먹는 방법:
샐러들에 곁들여 먹거나, 분말기로 갈아서 ‘곤충 밀가루’를 만들어도 된다. 또는, 콘플레이크에 넣어서 우유랑 같이 먹으면 고단백 아침식사가 될 수 있다.

출처:
Wall Street Journal “The Six-Legged Meat of the Future”

창업가와 경제학자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도 워튼 스쿨에서 MBA 과정을 6개월 동안 다니면서 경제학에 대해서 조금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경제학은 꽤 재미있는 학문이다. 이에 대한 반박의 여지는 없다. 하지만, 경제학은 이 세상이 돌아가는 기본 법칙과 원리를 담고 있는 학문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힘들다. 경제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부분의 모델링 뒤에는 수많은 비현실적인 가정들이 필요하므로 실생활에 적용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경제학 교수들은 – 특히, 워튼같이 저명한 학교의 교수들 – 마치 본인들이 모든 걸 다 아는 것 처럼 말을 한다.

얼마 전에 Financial Times에서 Luke Johnson이 이에 대해서 짧은 글을 올렸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이고, 아주 깔끔하게 잘 정리를 해주셔서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경제학자들은 무역, 금융, 시장, 자본 등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솔직히 이들의 논리와 이론에는 한계점들이 너무 많다.
대한민국은 200만 청년 실업의 시대에 돌입했다.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40%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고용은 누가, 어떤 조건으로 어떻게 창출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도 왜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까?
200만 청년 실업은 우리나라 차기 대선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이슈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대선 후보들과 그들의 경제학자들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는 안 봐도 뻔하다. 대기업의 사원 채용을 늘리거나,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들을 한 보따리씩 풀어놓으면서 다른 후보들의 비슷한 해결책이 왜 틀렸는지 TV 생방송에 나와서 서민들은 이해하지도 못하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자기들끼리 싸울 게 너무나 뻔하다.
참으로 우습다. 한 번도 제대로 된 회사에서 본인들 손으로 뭘 만들어 본 적도 없고, 팔아 본 적도 없는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왜 이런 간단한 사실을 정부와 재경부는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또 다른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경제학자는 공무원들이다. 즉, 정부를 위해서 일을 하는 인간들이다. 그들의 직책은 ‘경제학자’이며, 매일 9시부터 5시까지 하는 일이 자본주의에 대해서 연구하는 거지만, 진작 그들은 세계 경제의 기반이 되는 사기업 활동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과 매일 사용하는 핸드폰이 어떻게 원자재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지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최종 소비자들의 손으로 들어가는지를 경제학자들은 책에서 읽어서 알고 있지 실제로 비즈니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나는 가방끈도 짧고, 경제학자도 아니다. 내가 유일하게 아는 경제학 상식은 수요-공급 곡선이다 (뭐, 이것만 알면 세상 돌아가는 모든 게 설명된다고는 하지만서도).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창업’을 통한 고용 창출이다. 창업가들은 실전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논문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상식을 벗어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직접 몸으로 부딪혀서 아이디어를 제품화해서 고용을 창출한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창업가들을 ‘시장의 논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경제학 공식을 전혀 모르는 비주류의 사람들로 간주한다. 그러므로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떠한 경제학 교과서에도 ‘entrepreneur’에 대한 내용이 없는지도 모른다. 창업가와 대기업의 주축이 되는 과장/차장들한테는 경제학자들이 해마다 수백억을 들여서 가공하는 숫자들과 지수들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한테 당장 중요한 거는 세계 경제나 글로벌 시장의 성장률이 아니라 그들의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만족해하고, 물건을 하나 팔 때마다 마진이 충분한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위 세계 경제를 지배한다고 하는 Alan Greenspan이나 Paul Krugman과 같은 경제학자들보다 오히려 내가 자주 가는 빵집의 제빵사들이 세계 경제에 더 많은 공헌을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자들과 같은 지식이나 우아함은 없을지언정,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말도 안 되는 수학 공식보다 우리 사회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모든 경제학자는 직접 창업을 해봐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그들은 자본주의를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으로만 경제를 배운다면 그냥 자신을 ‘철학가’라고 부르는 게 더 맞을 거 같다.

고용창출을 위해서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창업가들이지 경제학자들이 아니다.

참고:
-Financial Times “The dismal science is bereft of good ideas” by Luke John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