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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명함이 없어도 사람들이 나를 찾을까

며칠 전에 선배형님과 함께 요새 말이 많은 한국의 ‘갑질’과 ‘슈퍼갑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했다. 대형제조업체가 그들의 1차/2차/3차 벤더들에게 하는 갑질, 대형유통업체가 작은 벤더들에게 하는 갑질, 공무원들이 정부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들에게 하는 갑질, 심지어는 편의점 사장이 알바생들에게 하는 갑질 등등…..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종류의 갑질이 존재한다.

그런데 소위 ‘갑’ 이라고 하는 자들은 그들이 갑이 아니라 그들의 명함에 찍힌 회사의 로고가 갑이라는걸 알고 있을까? 아마도 모르는거 같다. 알면 그렇게 갑질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보면 오히려 ‘을’ 보다도 훨씬 더 못하고 능력없는 ‘갑’ 이 단지 더 크고 돈이 많은 회사의 직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이렇게 쓰레기 취급하는 현상이다. 세상은 돌고 돈다. 미래에 어떤 상황에서 이 ‘을’을 다시 만날지 모르는데 ‘을’이 ‘갑’이 되고 ‘갑’이 ‘을’이 되면 어떻게 할까? 물론, 본인들은 자기가 잘나서 그렇게 남을 업신여기고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몇 년 전부터 나는 이런 생각을 많이 해봤다. “우리 회사 로고가 없는, 그냥 내 이름 석자만 적힌 명함을 가지고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지금같이 취급해줄까?” 나와 같이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나라는 인간을 좋아해서 매일 나한테 이런저런 부탁을 하는건지 아니면 우리 회사 때문에 그러는건지 모두가 잘 생각해 보면 이런 상식밖의 갑질은 일어날수가 없다.

그나마 내가 유일하게 갑질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회사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다. 과장이었지만 내 선에서 집행할 수 있었던 마케팅 비용이 꽤 많았고, 이 마케팅 돈을 필요로 했던 여러 협력업체가 있었다. 협력업체 사장님들이 과연 내가 좋아서 나랑 친해지려고 했을까? 나보다는 내 명함에 찍힌 ‘microsoft’ 를 좋아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갑질은 하지 않았다. 항상 동등한 business professional로 모든 협력업체 분들을 대했던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스트롱벤처스 배기홍 대표’와 ‘배기홍’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 명함에서 Strong Ventures를 지워도 사람들이 나를 똑같이 대해주길 바란다.

그렇다고 이런 비즈니스 관계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하는건 아니다. 내가 대기업에서 협력업체를 담당하고 있으면 협력업체 사장님은 내 나이, 인품, 배경과는 상관없이 나한테 뭔가를 가져가야 한다. 그래서 나한테 매우 잘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분한테 갑질을 하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말그대로 ‘협력업체’ 이기 때문에 서로 프로페셔널하게 협력을 하는 관계이지 내가 협력업체 사장님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면 그건 완전 오산이다.

내 명함에 우리 회사 이름이 없다면 과연 나라는 인간은 몇 점일까? 갑질하는 인간들은 대부분 5점도 안 될것이다.

작고 빠른 벤처의 힘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그대로 베끼는 현상에 대한 내 의견은 전과 변함없다. 감정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냐, 아니면 그들이 하는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하냐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문제이다. 인수 가격이 1,000억 원인데, 그보다 더 저렴하게 대기업이 직접 더 훌륭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면 그대로 카피하는 게 맞다. 그런데, 되는 경우도 있지만, 돈과 자원이 훨씬 더 많은 대기업이라고 항상 성공하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그렇게 뛰어난 인재들과 돈이 있는 구글이 작은 회사들이 하는 서비스를 금방 카피해서 이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을 거 같은데 왜 항상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대표적인 예로 페이스북을 모방하려다 실패한 구글플러스가 있다(물론, 이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수십 가지의 서비스가 존재한다). 네이버도 마찬가지이다. 작은 스타트업이 잘 하는 거 같으면 이들을 카피하는 걸 우리는 여러 번 봤다. 이 중 성공하는 것도 있지만, 직원 10명 이하의 회사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접는 것도 우리는 목격한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다시 작고 빠른 회사들의 product iteration, 그리고 그 결과물인 ‘사용자 경험의 오너쉽’ 이 바로 대기업도 절대로 넘지 못하는 커다란 진입장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새 이 바닥에서 많이 사용되는 Slack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나도 조금은 써봤는데 – 우린 큰 조직이 아니므로 Slack을 제대로 사용할 기회가 없다 – 기존의 협업 제품들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그리고 편리하게 잘 만들었다. 껍데기만을 보면 다른 비슷한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이걸 깊게 사용해본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미묘한 디테일과 사용자 경험이 최적화되어 있다. 아마도 수많은 사용자의 피드백과 제품 활용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계속 기능, UI, 경험을 빠르게 고치기 때문인 거 같다. 그리고 이런 지속적인 iteration이 가능한 속도와 민첩성은 대기업들이 카피하기 쉽지 않다.

또 다른 예로는 마케팅용 이메일 서비스 MailChimp를 들 수 있다. 메일침프는 내가 굉장히 자세히 사용해 봤는데, 이렇게 모든 사용자 시나리오를 생각한 제품이 과연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할 정도로 거의 ‘완벽하게’ 만든 제품이다. 메일침프를 사용하다 보면 “와, 이런 거까지 생각했다니” 라는 감탄을 하는 경우가 몇 번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완성도 높은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다. 유저수가 늘어나고, 그러면서 여러 가지 사용자 경험과 시나리오들이 발생하면서 이에 발맞춰서 지속해서 제품을 수정한 결과이다. 메일침프는 아직도 이런저런 실험을 하면서 기능도 조금씩 추가하고, 바꾸고 UI도 계속 수정하고 있다.

Slack이나 MailChimp나 이제는 ‘작은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하기엔 모호하지만, 이들도 한-두 명이 구멍가게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벤처기업들이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이런 서비스를 시도하지 않았을까? 무수히 많고, 실은 아직도 비슷한 서비스들을 계속 직접 하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워낙 시장이 크고 벌 수 있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원이 많은 대기업도 오랫동안 수만 번의 iteration을 통해 사용자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를 own 하는 스타트업들과 맞짱 뜨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대량메일 솔루션? 그거 그냥 우리가 만들면 되는데” 라고 생각하지만 메일침프를 통해 매달 700만 명의 사용자들이 100억 개 이상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형성된 ‘관계’와 제품에 녹아 들어가 있는 ‘사용자들의 경험’ 이란 아무리 돈과 인력이 있어도 단시간 내에 카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대기업들이 직접 하지 않고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한국 대기업들도 할 말 많다‘ 에서 내가 강조했지만, 대기업들에 높은 가격에 인수되고 싶다면 이런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삼성이나 네이버가 내가 운영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했는데, 훨씬 더 잘 되어서 우리 회사가 망하면 그건 대기업의 횡포가 아니라 우리 서비스가 아직 부족해서이다.

네이버 실적에 대한 너무나 다른 시각들(우린 뭘 믿어야 하나?)

요새 워낙 이상한 미디어들이 많아서 도대체 어디까지 뭘 믿어야할지 참으로 난감할때가 많다. 어제 네이버 실적발표에 대한 한국과 미국 언론의 완전히 다른 시각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이런걸 느꼈다. 기자들도 사람들이다. 객관적인 숫자와 사실을 근거로 글을 쓰는걸 업으로 삼고 있는 분들이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같은 현상에 대해서 다른 생각이나 느낌을 갖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를 보고 이 개가 똥개냐 진돗개냐 하는거랑, 이걸 고양이라고 하는거랑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실적 관련 기사들이 이렇다.

조선비즈의 “네이버·페이스북, 어닝서프라이즈” 기사에 의하면,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서비스들에 힘입어 작년 4분기에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3%, 30.3% 늘었다. 작년 전체 실적은 매출 2조 7,619억원, 영업이익 7,60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2.3%, 50.1% 증가했다.

실적 향상은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고 있는 라인이 이끌었다

아시아투데이경제의 “라인의 힘, 네이버 작년 4Q 영업익 1961억…30.3% 상승” 기사에 의하면,

특히 라인 매출은 광고와 콘텐츠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61.9%, 전분기 대비 6.4% 상승한 2,217억 원을 기록했다

무료 통화 등의 기능이 추가되면서 일본·대만·태국 등에서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등극했다

이 외에도 대부분의 한국언론들은 네이버의 실적이 굉장히 좋고 엄청나다는 느낌을 주는 기사들을 발행했다. 한국 미디어만 보는 분들은 네이버의 실적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다들 그렇게 보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TechCrunch에서 쓴 네이버 실적에 대한 기사 “라인 매출 성장 둔화로 인해 네이버의 실적이 기대이하였다(Naver’s Earnings Miss Expectations As Line’s Sales Growth Slows)” 에 의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기업 네이버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는데 그 원인은 약했던 라인의 게임부문 매출때문이다(South Korean Internet giant Naver announced quarterly results that fell short of expectations because of weaker performance from the gaming unit of its messaging app Line)

2014년 영업이익은 작년대비 50.1% 성장했지만, 순익은 75.9% 감소했다(Its net profit for 2014 fell 75.9 percent from the previous year to 456.6 billion won, though its annual operating profit managed to grow 50.1 percent to 760.4 billion won)

네이버 매출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라인 사업부의 4분기 매출은 작년대비 62% 성장했지만, 증권분석가들의 예상에는 미치지 못한 실적이었다(Line, which is currently Naver’s most important source of revenue, grew its 4Q2014 revenue 62 percent year-over-year to 221.7 billion won, but that was still short of analysts’ targets…..)

라인의 현재 월 실이용자수는 1억 8,100만명이라고 발표했다. 라인은 현재 일본, 대만 그리고 태국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시징앱이지만, 전체 이용자수는 WeChat(4억 6,800만)과 WhatsApp(7억)에 뒤지고 있다(Line revealed today that its current monthly active user count is 181 million. It is currently the top messaging app in Japan, Taiwan, and Thailand, but overall its user base lags behind WeChat, which has 468 million users, and WhatsApp, with 700 million users)

같은 숫자를 보고 같은 실적발표를 들었지만 한국과 미국의 기자들이 네이버 실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르다는게 재미있다를 떠나서 너무 이상한거 같다. 나의 심한 편견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TechCrunch 기사를 더 신뢰한다. Catherine Shu 기자를 개인적으로도 조금 알지만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의 시각을 제공할 수 있는 통찰력과 분석력이 한국의 tech 기자들보다 조금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건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조선비즈나 아시아투데이경제 기자들은 아마도 네이버에서 배포한 자료만을 가지고 기사를 작성한거 같다. 그러니까 회사에 유리한 숫자와 내용만을 가지고 기사가 작성되었다. 재무제표를 아주 자세히 본 기자들이 몇 명 있을까? 봐도 뭘 알까? 그리고 조금만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생각을 해서 실적발표를 나름대로 해석해보려는 노력도 안 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네이버라는 회사를 정말 좋아하고 존경한다. 이 포스팅은 네이버에 대한게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미디어가 동일한 실적발표에 대해서 이렇게 상반된 의견을 보이는 이상한 현상에 대한 글이다.

연습생보단 코딩공부를

미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한국 젊은이들의 연예인 선호도는 특히 높은거 같다. 내 초등학교 시절에는 장래 희망사항이 매우 다양했던거 같은데 최근에 학생들 대상으로 장래희망을 조사해보면 연예인이 압도적으로 많은거 같다. 연예인이라고 하면 배우, 가수, 무용가 등 entertainment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을 다 포함하지만 한국 학생들이 희망하는 연예인은 미디어에 비치는 화려한 특급 배우 또는 가수인거 같다. 이 중 연기, 노래, 춤을 정말로 사랑하고 예술을 평생 하고 싶어하는 소신있는 젊은 친구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돈’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A 급 배우나 가수들은 돈을 정말 잘 번다. 우리같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번다. 그리고 이런 단편적이 면만을 보면 이쁘게 태어나서(이쁘지 않으면 고치면 된다) 연기랑 춤 연습 좀 열심히 해서 어린 나이에 이만큼 돈을 잘 버니 – 주말도 없이 술과 피로에 쩔어서 쥐꼬리만한 연봉 받으면서 회사다니는 아버지나 주위 어른들과 비교해보면 – 굉장히 ‘쉽게’ 버는거 같다. 확률은 낮지만 그래서인지 모두가 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나 보다.

그런데 ‘쉽게’ 돈 벌고 싶어서 연예기획사 연습생 준비하고 있는 젊은 친구들한테 나는 오히려 코딩을 공부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크게 성공을 한다는 가정하에 technology 기반의 회사를 직접 창업해서 성공하는게 유명 연예인이 되는거 보다 훨씬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예인으로서 성공할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고 성공한 가수나 배우들 고생한 이야기 들어보면 정말 쉽지 않은 분야라는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창업해서 성공할 확률도 만만치 않게 낮다. 정확한 최신 숫자는 나도 잘 모르겠고 별로 관심도 없지만, 창업해서 성공하는게 오히려 연예인으로 성공하는거 보다 더 힘들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말 성공하면 왠만한 연예인들 수입은 소수점으로 보일 정도로 대박날수 있다.

내가 연예인 공부보다 코딩 공부를 권장하는 다른 이유는 코딩을 제대로만 공부해 놓으면 대박 성공하지 못해도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먹고 살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TV 에서 소위 말하는 ‘연습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열심히 그리고 힘들게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안타깝게도 이 친구들 절반 이상이 수년동안 연습만 하다가 데뷔 한번 못해보고 인생의 황금기를 보낸 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참 생각하고, 일하고, 배우고, 느끼고, 준비했어야할 중요한 젊은 시기를 연습생으로 춤추고 노래했기 때문에 사회에 나오면 적응하는게 쉽지가 않다고 한다. 연예계쪽으로 커리어를 물색해 보지만 A,B급 연예인이 아니면 제대로 밥벌이를 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그동안 연습한 연기, 노래, 춤 실력을 제값 받으면서 써먹을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 코딩은 이와는 약간 다른거 같다. 학교에서 또는 스스로 코딩을 배워서 성공하지 못해도 일반 기업에서 개발자로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길은 존재한다. 물론 실리콘밸리와 한국에서의 개발자 대우는 매우 다르지만 한국도 점차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 A급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개발자들이 먹고 살수 있는 방법들은 존재한다.

또한 제대로 된 코딩의 배움에 있어서 선천적인 능력이 성공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 물론 IQ가 높고 선천적으로 좋은 머리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남들보다 더 빨리 배우고 프로그래밍을 잘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절대로 성공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연예인의 경우 조금 다른거 같다. 물론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좋은 연기자나 가수가 된 분들도 있지만, 타고난 능력을 가진 사람보다 일반인이 더 잘하기란 코딩의 경우보다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여러가지 오디션 프로그램만 봐도 알 수 있다. 연예 분야에서 “타고났다” 만큼 유리한 조건은 없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목적이 굳이 돈이 아니라 화려함과 대중의 인기라면? 개발자 출신 창업가들도 연예인 못지 않은 슈퍼스타 대접을 받는 세상이 미국은 이미 왔고, 한국도 곧 올 것이다.

시장의 결정

전에 내가 Aereo 라는 회사에 대해서 여러번 글을 쓴 적이 있다:
Disrupt to Create
The Disruptors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해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성공할만한 모델이었는데 기존 방송국들과 굴뚝 미디어 산업의 반대와 로비로 인해서 결국 대법원 패소 5개월 후에 파산신청을 했다. 솔직히 Aereo 사례를 분석해보면 저마다 해석이 다르겠지만 내 짧은 소견과 시각으로 봤을때에는 불법이 아닌 비즈니스모델이지만 막강한 파워와 역사를 가진 대형 방송사들의 비즈니스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파격적인 서비스였기 때문에 파워플레이에서 밀린거 같다. 앞으로 Aereo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 기술을 다른 회사에서 인수하여 비슷한 서비스를 다른 방법으로 제공할수도 있다. 하지만, Aereo의 패소와 파산으로 인해서 궁극적으로 손해를 보는건 소비자들이다. TV를 볼 수 있는 편리하고 저렴한 서비스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최근에 Uber가 가는곳마다 운송당국과 택시노조와 부딪히는걸 보면 Aereo가 자꾸 생각난다. 특히 서울시는 우버의 Kalanick 사장까지 고소하면서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굉장히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우버의 미래, 그리고 이 사태가 앞으로 우버의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궁금하다(솔직히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거 같다). Aereo와 마찬가지로 우버도 상당히 애매모호한 영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엄밀히 봐서는 불법은 아닌거 같다. 그렇다고 완전히 ‘합법’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엮여있고 어느 도시에서나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택시조합의 밥줄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이 난관을 단순히 돈과 깡으로 해쳐나가기는 쉽지 않을거 같다. 하지만 우버의 서울시 영업이 전면적으로 불법화 된다면 – Aereo와 마찬가지로 – 궁극적으로 손해를 보는건 안전하고 편리하고 깔끔한 택시 서비스의 경험을 잃는 소비자들이다(‘과거글‘ 글 참조)

쉽지 않은 결정이다. 내가 서울시의 관련 정책결정권자라도 고민하고 또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결정은 시장한테(market, not mayor)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존하는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면 시장은 당연히 더 좋고 효율적인 대체 서비스를 원할것이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창업가들은 시장이 원하는 솔루션을 만들어서 제공할 것이다. 아무리 Aereo와 우버같은 서비스를 기존 플레이어나 당국에서 단속해도 시장이 원한다면 이런 서비스는 계속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시장이 원한다면 불법 서비스라도 무조건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시장은 효율적이기 때문에 법의 태두리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시장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시장이 결정하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