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영어가 그렇게 중요한가? YES

얼마전에 한국에서 오신 분이랑 LA의 한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먹었다. 햄버거 세트 하나 시키는게 별거 아니지만 캐시어가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데 이 분이 하나도 못 알아들으셔서 주문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그리고 먹는 동안 계속 “아, 내가 영어만 좀 하면 저런 멕xx놈들한테 무시 당하지 않을텐데.” 라면서 투덜거렸다. 듣다 못해 내가 “그럼 영어 좀 배우세요. 무시 당하지 않으려면.” 하면서 차갑게 한마디 해줬다.

“우리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식상할 정도다. 이런 분들한테 영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내가 만든 제품, 내가 하는 비즈니스, 앞으로 회사의 계획 등에 대해서 글로벌 고객, 글로벌 투자자, 글로벌 파트너 그리고 글로벌 직원들에게 창업가 스스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스토리텔링이 매우 중요한데 영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설득력있는 스토리텔링이 불가능하다. 통역을 사용해도 되지만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한글 -> 영어 통역이 아닌 감정/문맥/생각/경험이 그 통역에 녹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창업가의 생각이 100%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힘들다. 결론은, 쉽지 않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영어 공부를 하고 영어를 배워야 한다.

9월 초 US Open 테니스 대회에서 일본의 영웅이 된 Kei Nishikori를 보면서 영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플로리다로 일찍 테니스 유학을 와서 그런지 영어를 잘하는 이 일본의 젊은이가 세계 테니스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당연히 테니스를 잘쳐서 그렇지만 또다른 이유는 유창한 영어로 팬들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인터뷰와 TV 쇼에 초대를 받고 그럴때마다 본인의 생각을 영어로 진솔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팬들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 수 있다.

테니스 선수는 아니지만, 같은 운동 선수인 LA Dodgers의 류현진 선수를 비교해보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미 그의 피처로서의 실력은 어느정도 인정 받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류현진 선수는 아직은 그냥 공 잘 던지는 피처지 ‘미국의 팬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스타는 아니다. 내 생각에는 영어도 그 이유 중 하나인거 같다. 류현진 선수는 영어를 못한다 – 영어 하는걸 아직 한번도 못 봤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에 의하면 거의 한마디도 못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뷰나 TV 쇼 같은데서 그가 직접 그의 생각을 말하는 걸 난 못 봤다. 가끔씩 나오지만 통역사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좋은 통역이지만 그의 생각이나 어감/어투를 100% 전달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LA 팬들도 아직 류현진 선수가 인간적으로는 어떤 생각을 가진 선수인지는 잘 모른다. 직접 본인 입으로 그날의 구질이나 느낌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거랑 이 내용을 한다리 걸쳐서 통역을 통해서 팬들에게 말하는 거는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이야기가 약간 옆으로 샜지만, 포인트는 동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 그리고 내가 말하는 글로벌 시장은 북미시장이다 – 창업가와 대표이사가 영어를 잘 하는게 필수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연습하길 권장한다.

<이미지 출처 = http://article.wn.com/view/2013/09/12/Dodgers_will_have_to_watch_HyunJin_Ryu_carefully_down_stretc/>

한국의 유니콘들

기고자 소개) John Nahm은 (남호형)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배기홍씨의 친구이자 스트롱벤처스 공동 대표이다. 그는 기술 및 금융 산업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기반으로 한국과 미국의 초기 벤처기업들을 발굴, 조언 및 투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John Nahm 대표는 어린시절을 스페인에서 보냈으며 영어, 스페인어 및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및 동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를 취득했다.

2013년 11월 TechCrunch에 “Welcome To The Unicorn Club: Learning From Billion-Dollar Startups“라는 기고문이 실렸다. 우리가 읽는 대부분의 글이 그렇듯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해서 분석한 글이지만 나를 비롯한 tech 업계의 모든 분들이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고 이후 실리콘밸리에서는 ‘유니콘’이라는 단어가 전설속의 날개달린 말이 아닌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기업을 가르킬때 사용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글을 기고한 Aileen Lee에 의하면 유니콘은 ‘2003년 이후 창업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소프트웨어 회사’ 이다. 그 이후 더 많은 유니콘들이 미국에서는 탄생했지만 글이 발행되었을 당시에 미국에는 39개의 유니콘들이 있었다.

American unicorns

우리는 이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한국에는 유니콘들이 있을까? 있다면 몇 개? 앞으로는 어떤 유니콘들이 탄생할까? 스트롱벤처스가 (미래의) 유니콘들을 초기에 발견해서 투자하려면 뭘 어떻게 더 개선하고 바꿔야 할까?

내 파트너 John이 이런 질문들과 생각들을 시작으로 한국의 유니콘들을 찾아봤다.

[기고문]

회사의 가치가 천억 대를 넘어 조 단위에 이르는 스타트업 그룹을 ‘더 유니콘 클럽(The Unicorn Club)’이라고 부른다. ‘유니콘’이란 전설속의 상상의 동물이지만 마치 유니콘처럼 보기 드물고 마술적인 가치를 창출해 낸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드롭박스와 같은 스타트업들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지난 11월 카우보이벤처스(Cowboy Ventures)의 에일린 리(Aileen Lee) 대표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한화 약 1조384억 원) 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39개를 유니콘이라고 지명하는 기사를 테크크런치에 기고했다. 그후로 10억 달러가 넘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은 전세계에서 유니콘(Unicorn)으로 불리고 있다.

내일 9월 12일 개최되는 지난 금요일 개최된 비글로벌2014 (beGLOBAL2014)에서는 국내 10개 유망 스타트업들을 해외 VC와 스타트업 관계자에게 선보이는 무대가 펼쳐졌다. 이번 계기로 인해 필자가 속해있는 스트롱벤처스와 비석세스도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중 ‘한국의 유니콘 클럽(Korean Unicorn Club)’을 선정해 보았다. 분석에 의하면 한국에는 10개의 유니콘이 존재한다.

Korean unicorns

쿠팡은 지난 5월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의 투자로 인해서 기업 가치가 1조원을 훌쩍 넘었다. 지마켓은 이베이코리아(eBay Korea)에 2009년 인수된 가격을 기반으로 가치를 정했다(현재 가치는 아마도 더 높을 것이다). 컴투스(Com2US), 다음(Daum), 엔씨소프트(NCSoft), 넥슨(Nexon)은 상장한 회사이니 현 시점의(9월 10일) 시총을 기준으로 잡았다.

스마일게이트(Smilegate)는 작년 이익에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현재 평균 P/E ratio를 적용해서 기업가치를 정했다. 네이버의 경우, 라인(LINE)이 곧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니 네이버의 현재 시총에서 라인의(보수적인) 예상가치를(130억 달러) 분리했다. 카카오(Kakao)와 라인의 기업가치는 최근 미디어에서 거론되는 수치를 기준으로 정했다.

이 분석에 의하면 다음의 몇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새롭지는 않지만 곰곰이 생각해 볼만하다):

  • 한국은 소프트웨어도 잘한다(Korea is good at software): 많은 사람들에 의하면 한국은 하드웨어는 잘하는데 (e.g. 삼성, LG) 소프트웨어는 못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이 유니콘 분석에 의하면 한국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뛰어나며, 충분히 거대한 비즈니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 게임은 한국의 최대 강점이다(Gaming is our specialty): 고정관념과 일치하는 부분은 한국에는 좋은 게임회사들이 많다는 점이다. 한국의 유니콘 10개 중 4개가 게임회사다(Com2us, NCSoft, Nexon, Smile Gate).
  • 전자상거래 분야가 부상하고 있다(E-commerce is rising as a leading category): 전자상거래 스타트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아직은 쿠팡과 지마켓만 유니콘으로 분류되었지만, 그 외에도 소셜커머스에는 티켓몬스터(TicketMonster)와 위메이크프라이스(WeMakePrice), 배달 시장에는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 현지 스타트업이 시장을 이끈다(Local players lead the local market): 한국의 경우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만든 스타트업들이 대성공한다. 한국에서 야후(Yahoo!)와 구글(Google)이 로컬 검색과 포털사업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분야에서는 한국 토종 서비스인 다음과 네이버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주로 이렇게 보인다.
  •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는 한국의 스탠포드다(SNU and KAIST are the Stanford of Korea): 한국 유니콘 10개 중 적어도 5개의 스타트업은 서울대와 카이스트 출신 창업멤버들로 구성 되어있다. 네이버, 넥슨, 엔씨소프트, 카카오, 라인의 경우 거의 동기동창으로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이 창업멤버들이다.
  • 메신저 앱이 가장 빨리 성장한다(Messaging Apps rule): 한국 유니콘들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최고의 스타트업들은 모바일 메신저앱 카카오와 라인이다.
  • B2B 유니콘은 한국에 없다(B2B SaaS unicorns are non-existent in Korea):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유니콘은 B2C 소비자 서비스들이다. B2B분야를 폭발적으로 리드할 유니콘 탄생의 기회가 다분히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 많은 단체들과 많은 관계자들의 노력과 협조로 인해서 대한민국의 테크 스타트업 업계는 티핑 포인트를 (tipping point) 넘어섰다. 앞으로 5년 안에 한국의 유니콘이 적어도 10개가 더 탄생할 수 있기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이미지 출처>
http://siddgan.wordpress.com/2014/03/09/trip-to-the-unicorn-capital-of-the-universe/
http://techcrunch.com/2013/11/02/welcome-to-the-unicorn-club/

뿌리를 찾아서 뽑자

the-root-of-the-problem지난 주에 급한 일들 때문에 아주 짧게 한국에 갔다 왔다. 짧은 기간 동안에 미팅은 엄청 많이 했고, 이동 시간과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서울에서는 주로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참 좋지 않은 경험들을 많이 했다. 워낙 한국 택시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서인지 일단 택시를 타면 택시 등록증이랑 기사분 얼굴을 비교해 보는데 – 범죄자들이 택시 훔쳐서 이상한 짓들 많이 한다고 해서 – 절반은 택시 등록증의 사진과는 다른 분들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 나는 한국의 택시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는데 이렇게 남의 택시를 막 운전해도 되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운전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의 기사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고, 차 안에서 담배를 피고, 운전하면서 드라마 보고, 교통법규를 아예 지키지도 않았다. 급정차와 급출발은 (예측 출발 포함) 기본이고 밤 12시가 넘으니까 신호등은 아예 무시하고 그냥 음주운전 하듯이 – 어쩌면 술을 먹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질주를 했다. 정말 답답한거는 나같이 까칠한 사람도 찍소리 못하고 뒷자석에서 식은땀만 흘리면서 약속 장소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는 거다. 괜히 싫은 소리했다가 택시 기사가 해꼬지라도 하거나 어디 박아 버리는게 무서웠기 때문이다. 남자도 이런데 힘없는 여성이 술이라도 먹고 택시를 타면 정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내 택시 경험을 일반화하면 안되겠지만, 서울의 택시 관련해서는 내 주위 모든 분들이 나랑 동의 하는 걸 보면 이게 서울 택시의 안타깝고 짜증나는 현실이다 (한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이번에 택시를 안 타봐서 모르겠는데 비슷하다고 들었다).

주제를 조금 바꿔서 우버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보자. 한국에서는 우버에 대한 말들이 많다. 서울시 교통당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우버는 불법이라고 발표한거 같고 서울시에서는 우버와 비슷한 앱을 자체적으로 출시한다는 말도 있고, 하여튼 우리 아버지도 우버가 뭔지 알고 있으니 매스컴 엄청 많이 탄 거 같다 (어쨌든 우버한테는 공짜 PR이다). 그런데 나는 서울시한테 딱 한가지만 부탁하고 싶은게 있다. 스스로에게 다음의 질문을 해보시길 바란다.

서울시에는 더 싸고, 더 잡기 쉬운 일반 택시들이 넘쳐 흐르는데 서울 사람들은 굳이 교통당국에서 불법이라고 규정한 우버를 계속 이용할까?

내 짧은 생각으로는 바로 내가 위에서 언급한 서울 택시의 개판오분전 현실 때문인거 같다. 우버도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계속 한국에서 확장을 시도하는거다. 서울시에서 우버가 불법이라면 불법이다. 이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게 법적으로 약간 애매한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서울시 교통당국 담당자라면 우버를 규제하기 이전에 “서울에 더 싼 택시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 사람들이 우버를 사용할까? 서울의 택시 시스템에 문제가 있나?”를 먼저 물어보겠다. 그래서 이 택시 논쟁의 근본적인 문제점의 뿌리를 찾아서 그 뿌리를 뽑아버리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현재 교통당국이 우버와 싸우는걸 보면 교통법을 재해석하고, 기존 법에 새로운 규정을 추가하는 소위 말하는 탁상공론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거 같다. 이럴 시간과 에너지를 교통법규 준수를 강화하고, 벌금을 강화하고, 경찰에 힘을 주고, 택시 운전사들 교육을 강화하는데 사용하면 오히려 서울시와 서울시민 모두를 위한 좋은 해결책이 만들어 질 수 있을거 같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택시요금을 올리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생활수준에 비해서 교통비가 너무 싸다는 의견도 많이 들었다).

우버를 한국에서 사용해본 분들 소감은 비슷한다. (더 비싸지만) 앱을 완전 편리하게 만들었고, 안전하고, 운전사 신용이 어느정도 확인되고, 교통법규 잘 지키고, 운전사들이 전반적으로 인간적으로 친절하고, 택시를 탄 후에 운전사를 평가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뭐 이 정도이다. 별거 아닌거 같지만 내가 타본 서울의 택시들이 모두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이다. 이렇기 때문에 비싸지만 우버를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서울의 택시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더 비싼 우버를 굳이 이용할까?

핵심은 여기에 있는거 같은데 교통당국 분들은 다른 곳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하는거 같다 – 뭐,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들이기도 하겠지만…..잡초를 영구제거 하려면 뿌리를 잘 찾아서 뽑아야 한다. 잡초의 뿌리를 찾는 건 어렵고 귀찮지만, 이렇게 하면 잡초가 다시 나지 않는다. 법과 로비를 통해서 우버를 불법화하고 한국에서 쫓아낼 수는 있겠지만 서울의 택시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더 걸리고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뿌리를 찾길 바란다. 그래서 개같은 택시들이 서울에서 빨리 사라지고 내가 돈을 내는만큼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택시를 탈 수 있길 바란다.

<이미지 출처 = https://makemyskinhealthy.wordpress.com/tag/oily-skin-treatment/>

누구를 위한 공공사이트인가?

올해 초 Bloomberg에서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뽑은 적이 있다. 특히 하이테크와 연구개발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준걸로 알고 있는데, 블룸버그 심사위원들이 한국 공공기관들의 웹사이트를 한 번만 사용해 봤으면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이미 나는 과거에 한국 공공기관 사이트들과 액티브엑스에 대한 포스팅을 한적이 있는데 개선되기는 커녕 갈수록 더 심해지는 거 같아서 과연 이런 사이트들이 진짜 국민들을 위해서 만들어진건지 아니면 그냥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어진건지 궁금해진다.

솔직히 액티브엑스에 대해서는 이제 불평하지 않겠다. 여러가지 정책, 법 그리고 기술에 대한 낮은 이해도 때문에 한국 사이트들에서 – 특히 공공사이트 – 액티브엑스를 걷어내는 건 정말 어려울거 같다는 깨달음을 나도 이제는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의 UX (사용자경험)적인 많은 부분들은 충분히 개선이 가능할거 같은데 왜 이렇게 지저분한 웹사이트를 고집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특히 나같이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사이트는 하나도 없는거 같다. 회원가입을 하면 본인임을 인증하는 수 많은 방법 중 한국의 공공사이트들은 대부분 아이핀 또는 핸드폰 인증 옵션만을 제공하는데 외국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여러가지 다른 옵션을 주면 좋겠다. 한국 핸드폰이 없거나, 있어도 외국에 있으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 한국 핸드폰을 국제 로밍해서 평생 사용하지 않으면 – 외국에 사는 사람들이 사용해야하는 건 아이핀 인증인데 결국 아이핀을 처음에 설치하려면 핸드폰 인증을 받아야 한다. 결론은 외국에 사는 한국사람들은 사용하지 말라는 말이다. 굳이 인증을 해야한다면 그냥 미국같이 심플하게 이메일 인증은 안 되는건가? 이메일은 별로 안전하지 않아서? 핸드폰 인증이나 이메일 인증이나 맘만 먹으면 해킹하고 털 수 있는건데 왜 굳이 이 방법을 수 년 동안 고수하는지 모르겠다.

한국 사람들이 비행기보다 더 자주 이용하는 기차 예매 사이트 코레일도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는 개판이다. 대전 갈 일이 있어서 KTX 표를 미국에서 미리 예매하려고 코레일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역시 회원 가입은 불가능해서 못 했다. 그런데 코레일 사이트는 비회원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비회원 구매는 왕복표에는 적용이 안되어서 편도표를 2개 따로 구매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회원가입을 유도하려면 그냥 비회원 구매 기능을 구현하지 말던지…..이런 반쪽짜리 기능을 만들어 놓고…..(솔직히 손발이 오그라드는 왕콩글리쉬 “Let’s Korail!” 이라는 슬로건도 상당히 거슬렸다)

그리고 신용카드 결제를 선택하면 굳이 개인카드와 법인카드를 구분해야 하는것도 이해가 안간다. 어쩌면 우리나라 금융결제법일지도 모른다. 개인카드를 이용하려면 주민번호를 입력하고 또 인증을 해야하고 (개인인증서로), 법인카드를 이용하려면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하고 인증을 받아야 하는 (법인인증서로) 절차가 내가 보기에는 굉장히 비효율인거 같다. 전화번호도 마찬가지이다. 요새는 별도로 집 전화번호나 회사 전화번호를 안 만드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그냥 핸드폰으로 모든걸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몇 몇 사이트들은 ‘집전화번호’ 또는 ‘회사전화번호’를 요구하고 여기에는 010 옵션은 없고 그냥 일반 전화번호 옵션만 제공을 한다. 즉, 핸드폰으로 모든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자는 가입을 못 한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상당히 이해하기 힘들고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많은데 위에서 나열한 것들은 내가 최근에 한국의 공공사이트를 외국에서 사용하면서 절실히 느낀 부분들이다. 내가 항상 궁금하게 생각했던 건, 과연 이런 공공기관의 높으신 분들은 자신들의 얼굴인 웹사이트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봤을까? 이다. 딱 한번이라도 자세히 사용을 해보면 이런 불편한 부분들을 누구나 다 느끼고 지적할 수 있을거 같은데 매번 사용할 때마다 같은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오히려 더 지저분해지는걸 보면 윗분들은 사용하지 않는게 확실하다. 서울시 행정을 하시는 높으신 분들은 인터넷으로 지방세를 한번도 납입해보지 않았고, 코레일 윗 분들은 인터넷으로 기차표를 한번도 예매해보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제대로 하려면 내가 항상 강조하는 자기 개밥을 직접 먹어봐야 한다.

한국의 모든 공공사이트들에 UX 전문가의 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연 누구를 위한 공공사이트인지도 궁금하다. 국민과 시민이 편리하게 사용하라고 만든건지 아니면 이제는 옛말이 된 ‘IT 강국 대한민국’ 위상을 위해서 걸레조각들을 덕지덕지 붙여서 만든 ‘보여주기’위한 사이트인지.

‘Team’이 중요한 이유

Photo Aug 22, 3 20 10 PM선배 VC들이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It takes one fund to train a VC (의역: 제대로 된 VC가 되려면 최소 펀드 하나 정도는 말아먹어야된다.)” ‘말아먹은’ 건 절대로 아니지만 우리도 첫번째 펀드를 통해서 많은 실수를 했고 또 이로 인해서 많은 배움을 얻었고, 계속 배우고 있다. 이제 우리 첫번째 펀드가 거의 다 소진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내가 그동안 투자를 하면서 얻은 배움을 머리속에 정리 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배움에 대해서 간단히 써보려고 한다.

우리는 현재 첫번째 펀드에서 18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다. 모든 투자와 마찬가지로 이 중에는 굉장히 잘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도 있고, 그럭저럭 되는 회사들도 있고, 예상과는 달리 많이 고생하는 회사들도 있다. 18개의 회사들 모두 우리가 가장 많이 focus를 둔 부분은 그 회사를 운영하는 창업팀 이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가끔은 그 비즈니스가 속한 시장의 크기와 제품에 조금 더 많은 focus를 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둘 다 중요하다. 엄청나게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창업팀이 성장 가능성도 많은 비즈니스를 한다면 이 회사의 성공 확률은 매우 높지만 이런 회사를 발굴하는 건 쉽지가 않다. 하지만,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벤처기업에 투자를 한다면 빠른 결정을 해야하고 이 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시장의 크기나 현재의 제품보다는 ‘팀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첫번째 펀드를 운영하면서 나는 많은 걸 배웠지만, 그 중 가장 큰 배움 한가지만 꼽으라면 결국엔 ‘사람’의 주제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거 같다. 역시 좋은 창업가와 좋은 팀에 투자하는게 제일 중요하다. 나는 앞으로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 모델과 제품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도 창업팀과 우리랑 궁합이 맞지 않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 보다 제품과 시장에 더 많은 포커스를 두고 투자를 하면 투자자-창업가 관계가 오래 유지될 수가 없다. 이 업을 30년 넘게 하신 선배들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겠지만, 나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에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제품을 가진 회사가 거만하고 고집불통인 창업팀 때문에 하락하는 걸 목격했고 이와는 반대로 아무것도 없는 스타트업에서 좋은 창업팀이 대단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는 것을 경험했다.

좋은 제품은 만들기 어렵다. 정말 힘들다. 하지만, 이 좋은 제품을 계속 유지시키려면 그 뒤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 지금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아주 좋은 제품이 있는 스타트업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이겠지만, 이걸 진짜 비즈니스로 scale하고 그 과정에서 겪게되는 다양한 난관을 극복하려면 좋은 사람들이 필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