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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먼저, 그리고 모바일 온리

한국 출장의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7.10 ~ 7.11 이틀동안 열린VentureBeat 주관의 MobileBeat 2012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주는 샌프란시스코에 잠시 다녀왔다(참고로, 우리가 소개하고 데모한 앱 ‘Better Hearing’이 Smartphone App Competition에서 우승했다). 나도 시간이 많이 없어서 컨퍼런스의 모든 세션을 주의깊게 듣지는 못했지만 이번 행사의 주제이자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단어들은 ‘모바일’, ‘UI’, ‘UX’였다. 여기서 내가 느낀 점들은 6월 한국에서 열렸던 beLAUNCH 2012 행사에서 느낀 점들과 거의 동일했다. 모바일의 세상이 활짝 열렸고, 세상은 다시 한번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5년 전만해도 웹을 먼저 하고,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면 그제서야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2년전에는 모바일 서비스를 먼저하고, 그 다음에 웹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제는 모바일을 먼저하고, 모바일만 해도 billion dollar business를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재미있는 세상이 왔다. 얼마전에 Facebook한테 10억 달러에 인수된 Instagram이 이런 케이스이다. 소비자 시장은 말할것도 없지만, 기존 Windows 체제가 지배하던 기업용 시장의 기기 중 절반 이상이 이제는 iOS와 Android 기반의 모바일 환경에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이런 환경을 조성한 일등공신은 역시 스티브 잡스다). 이 바닥에서 일하고 있는 나도 감을 잡기도 전에 이렇게 빨리 온 모바일 환경은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창업자들한테는 일생일대의 기회이다. 왜냐하면, 이미 수십년동안 non-모바일 환경하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던 대기업들이 방향을 틀어서 모바일 전략을 수립하는거 보다는 애초부터 모바일 제품 전략을 가지고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이 더 빨리 움직이고, 신속하게 결정해서 이길 수 있는 승산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본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서비스들을 한번 봐라. 대기업에서 만든 서비스들은 거의 없다. 모든 모바일 혁신은 1-2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스타트업들에서 나오고 있다. 이 스타트업들 모두 다 모바일을 회사의 첫째이자 유일한 전략으로 선택하고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건 UI / UX 디자인이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 화면상에서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눈이 어지럽지 않을 정도로 간단하지만 동시에 사용할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너무 간단하지 않은 서비스를 만드는건 정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인거 같다. 물론, 좋은 제품을 기획하고 이걸 잘 코딩하는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모바일 UI / UX를 잘 디자인하는게 기획이나 코딩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이번 MobileBeat 컨퍼런스에서 내가 만난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이제는 오히려 엔지니어링 보다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고 여러번 말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화면만 이쁘게 만들어서 되는건 아니다. 이뻐서 눈이 즐거워야하는건 기본이고, 사용하기 쉽고(모바일 서비스는 복잡한 ‘사용방법’ 이나 ‘사용자 매뉴얼’ 같은게 존재하면 안된다. 그 자체가 “우리 서비스는 복잡해서 매뉴얼을 읽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거와 같다), 쉽게 사용하지만 그 쉬운 사용이 특정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덕스러운 고객들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서 다른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쉽지 않지만, UI / UX 디자인을 제대로만 한다면 어쩌면 Instagram 부럽지 않은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5년 전 첫 아이폰이 출시 될때만해도 모바일이 이렇게 뜰줄은 몰랐다. 앞으로 5년 후에는 또 어떤 새로운 기술들이 세상을 지배할지 매우 궁금해지는 주말이다.

Palace Hotel 무대에 다시 서다

*Update 1 – 어제 발표 잘했고, 운 좋게도 우리가 MobileBeat 2012 Smartphone App Competition에서 우승했다. 
-관련 기사 “The Good Ear wins our MobileBeat smartphone app competition

2007년 9월 17일, 나는 San Francisco의 Palace Hotel에서 개최된 초대 TechCrunch40 행사 결승에 진출한 뮤직쉐이크 발표를 했다. 난생처음으로 2,000명 이상의 대형 관객 앞에서 하는 8분짜리 발표라서 밤을 새워서 연습했고 다행히도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내일, 5년 만에 같은 Palace Hotel의 무대에 서게 되었다. 이번에는 뮤직쉐이크가 아니라 우리가 투자하고 공동창업한 The Good Ear Company의 아이폰 앱 Better Hearing을 소개하고 launch 하기 위한 자리가 될 것이다.

TechCrunch만큼은 아니지만 VentureBeat에서 주관하는 명성있는 모바일 행사인 MobileBeat 2012의 ‘Smartphone App Innovation Competition’ 결승 업체 15개 중 하나로 운 좋게 선정이 되었고 어쩌다가 보니 내가 또 발표하게 되었다. 발표 시간은 4분으로 매우 짧고, 발표 자료는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 오직 앱 데모만 허용된다. 청각손실 향상이 가능한 Better Hearing 앱은 현재 App Store에 제출한 상태이다. 내일까지 승인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앱의 완성도와 UI/UX 면에서는 나도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하기 때문에 아주 좋은 발표가 될 거 같다. 하지만 역시 4분 안에 모든 걸 보여줘야 하는 발표 준비는 쉽지가 않다. 그동안 수많은 발표를 했지만, 역시 할 때마다 어려운 게 public speaking이다.

Wish me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