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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중독 – help me climb out of my inbox!

시간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RescueTime이라는 회사의 자료에 의하면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이메일을 50번씩 확인하며, MSN 메신저와 같은 Instant Messaging 소프트웨어를 77번 사용한다고 한다.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에 평균 약 2.1시간을 이메일 확인과 메신저질에 허비하는 셈이라고 한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업무에 방해를 받으면 일의 능률이 저하될뿐만 아니라 집중력 손실, 스트레스 증가 그리고 직장에 대한 만족도 또한 감소한다고 한다. 실제로 Intel에서 내부적으로 조사를 해본 결과에 의하면 e-mail overload로 인하여 인텔과 같은 대기업은 년간 최대 1조원 이상의 비용 손실이 발생한다고 한다.

Information overload와 email overload…대부분의 현대인들 – 특히, 나같이 IT 분야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라면 – 한테는 너무나 익숙한 현대병이지만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아예 눈치도 못채고 그냥 살아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일테다. 내가 “병”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는데, 나또한 이메일 중독자이고 하루에도 몇십번씩 이메일을 확인하는게 얼마나 병적인줄 잘 알고 있지만서도 그 버릇을 과감하게 끊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담배 중독보다 더 심한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내가 하는건 아이폰으로 밤새 온 이메일을 확인하는거다. 6-7시간 동안 뭐 그렇게 이메일이 많이 왔겠느냐, 그리고 와봤자 뭐가 그리 중요한 내용이겠냐…다 아는 사실인데도 아침에 눈도 잘 못 뜨면서 손은 그냥 폰으로가서 반사적으로 스크린을 쿡쿡 누르면서 메일을 확인한다. 그리고 하루 종일 아웃룩으로 이메일 확인하고, 점심 먹으면서도 몇번씩이나 폰으로 메일 확인하고, 운전하면서도 확인하고….심지어는 자기 전에 가장 마지막으로 하는것도 이메일 확인이다 (우리 와이프가 진짜 실어한다 ㅎㅎ).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는 이메일이 이제는 생활에 지장이 되고 있다는걸 나도 알고, 주위 사람들도 알고, 와이프도 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옆으로는 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있다 ㅎㅎ.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인간의 두뇌는 2가지 종류의 attention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강제로 작동되는 involuntary attention과 본인의 의지와 의도에 의해서 작동되는 voluntary attention이 그 두가지라고 한다. 특정 임무에 특정 시간동안 집중할 수 있도록 가능케 하는게 voluntary attention이며, 이건 매우 바람직한 attention이자 직장인이던 학생이던간에 모두가 개발을 해야하는 attention이기도 하다. 문제가 되는건 involuntary attention인데…계속 울리는 전화벨 소리, 때를 가리지 않고 오는 새로운 이메일, 계속해서 메신저로 연락을 하는 친구들…바로 이러한 외부 자극에 의해서 우리의 involuntary attention 레벨이 계속해서 한계치를 초과하고 있다 (여기까지 글을 쓰는 동안 MSN 메신저가 9번 깜박거렸다). 우리의 뇌가 외부 자극을 계속 받으면 – 전화, 이메일, 메신저 등등.. –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바로 voluntary attention과 involuntary attention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되며 전반적으로 attention을 수위를 조절할 수 없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렇게 되면 이메일을 확인할수록 더욱 더 이메일을 확인해야하는 충동을 느끼게 되는데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너무나 맞는 말인거 같으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BlackBerry나 iPhone 사용자 분들도 동의할거 같다. 우리는 주위에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multi-tasker라고 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메일을 읽고, 새로운 메일을 쓰기까지도 하는 사람들을 매우 부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이런 사람들이 짧은 시간동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전문가와 과학자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과학적인 자료에 의하면 우리가 말하는 멀티태스킹은 똑같은 종류의 집중력을 요구하지 않는 한가지 이상의 행동을 할때에만 적용이 되며, 그때 진정한 멀티태스킹이 된다고 한다. 즉, 껌을 씹으면서 아무 문제 없이 걸을 수는 있지만 영업사원이 고객과 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이메일을 작성하는거와 같이 똑같은 생각을 요구하는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거는 인간 두뇌의 구조상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화랑 이메일은 두뇌의 동일한 인지 과정을 거쳐야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이렇게 비슷한 일을 동시에 여러가지 한다면 두뇌가 여기저기 왔다갔다해야하기 때문에 일종의 “전환 비용 (switching cost)”이 발생하며 이 비용의 결과는 “실수”와 “스트레스”라고 한다. 실제로 미시간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험대상들이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때 생산성이 40%나 감소하였다고 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IBMInformation Overload Research Group이라는 협회의 회원사들이다. 이 협회는 2008년도에 형성되었는데 이메일과 메신저와 같은 e-interruption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접근법들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모임이며, 회원사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컴퓨터와 hi-tech 분야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e-interruption을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10년 전 하버드 경영 대학원Leslie Perlow 교수는 한 소프트웨어 회사 엔지니어들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이 방해를 받는지를 조사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기록하였다. 약 9개월 동안 여러 엔지니어들을 관찰한 결과 이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그다지 높아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시도때도 없이 오는 이메일의 방해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Perlow 교수는 이에 대한 처방전으로 Quiet Time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매일 오전 4시간의 Quiet Time 동안 17명의 엔지니어들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communicate하지 않고 (물론 전화와 이메일 금지다) 혼자서만 일을 해야했으며, 오후에만 다른 직장 동료들과 대화를 다시 재시할 수 있었다. Quiet Time 동안 이렇게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집중을 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로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전혀 하지 않고도 새로운 칼라 프린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재시간에 완성할 수 있었다. Intel도 이러한 Quiet Time 제도를 여러 지사에 적용하고 있으며 몇몇 대기업들은 심지어 “No E-mail Friday”라는 제도까지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다. 금요일 하루는 아예 이메일을 보내지도 못하고, 받지도 못하고, 확인하지도 못하는 제도인데 나는 이런 제도들 생각만 해도 끔직해진다. 이메일을 하루 종일 확인 못하는건 이메일이 너무 많이 오는거보다 더 stressful할거 같다 ㅎㅎ. 그런데 이런 이메일 금지 제도를 도입한 후 많은 기업들이 생산성의 향상과 직원 만족도 상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 이메일을 사용하지 못하니까 직접 가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니 직원 사기가 올라가고, 이메일 3-4통이 필요하던 업무를 전화로 처리하니 시간도 절약되고 더욱 더 인간적인 분위기의 직장을 만들 수 있었다고들 한다. 참고로 직장인들이 받는 방해의 44%가 외부가 아니라 직장 내부에서 받는 이메일로부터의 방해라고 한다. 나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할때를 생각해 보면 하루에 약 100통 가량의 이메일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이 중 50%는 나한테 직접 오는 이메일들이고 나머지 50%는 내가 cc: 되어 있는 이메일이었다.

메릴 린치 개인 뱅킹 그룹에서 일하는 Chad Willardson이라는 아저씨는 5분마다 이메일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이라고 가정한다면 하루에 이메일을 96번이나 확인한다는 말이 되는데 그다지 놀라운 숫자는 아니다. 나도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으니까 ㅎㅎ. “이메일을 확인하면 할수록 더 불안해지고 심지어는 새로운 이메일이 도착하였다는 알림만 봐도 가슴이 덜컥했어요.”라고 말하는데 어느 순간 부터 이메일로 인한 스트레스 레벨이 심해져서 일상 생활을 하는데 이런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방해가 되는 수준까지 도달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내린 처방전은 하루에 4번 정해진 시간에만 이메일을 수동으로 확인하는 규칙인데 신기하게도 이렇게 몇 주 정도 살아보니까 업무 생산성도 높아졌고 불안감도 없어졌다고 한다. 나도 그래서 이 글을 읽고 하루에 정해진 시간에만 이메일을 확인해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루에 4번은 너무 심하고 (이메일을 확인 못하는게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면 더 문제가 있을거 같다) 매 시간마다 한번씩으로 이메일 확인을 줄여볼까 지금 고민 중인데 수년동안 몸에 익은 이 습관을 과연 고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ntrepreneur 잡지는 나같은 이메일 중독자들이 이메일을 작성하고 확인하는 횟수와 충동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권장한다:

  • 새로운 이메일이 왔다고 알려주는 모든 visual/audio alert들을 꺼라 (Outlook의 편지봉투 아이콘과 같은…).
  • 하루에 지정된 시간에만 이메일을 check해라. 하루에 2번 내지는 4번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메일 확인하는 시간의 간격은 최소 45분으로 지정해라.
  • Communication은 왠만하면 전화나 직접 얼굴을 보면서 하는 미팅으로 대체해라. 이렇게 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뿐더러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도 좋다. 이메일은 왠만하면 사용하지 마라.
  • 긴급한 사항에 대해서만 즉시 답변을 해라. “Send”만 누르면 즉시 이메일이 발송된다고 해서 이메일을 받는 즉시 답변할 필요는 전혀 없다.
  • 이메일의 “전체 회신” 기능을 제한해서 사용해라.
  • 가능하면 이메일 주제에 “답신할 필요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집어넣어라. 누가 이렇게 대놓고 말을 해주지 않으면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은 끝이 나지 않는다 (이 부분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 모든 이메일에 대해서 답신하고 싶어하는 충동을 자제해라.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등등의 답변 이메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 매일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 동안에는 이메일 자동 답변 기능을 사용해라. “저는 현재 급한 프로젝트 작업 관계로 오후 4시 이후에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적극 활용해라.

SAS – The Best Company to Work For

sasFortune지에서 2010년도 “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를 리스트를 얼마전에 발표하였다. 나는 이 리스트를 거의 10년 동안 보고 있는데 솔직히 그다지 자세히 보지는 않고 그냥 한번 훑어 보고 어떤 회사들이 상위 랭킹에 있는지만 본다. 그래야지 나중에 미국 사람들이랑 이야기할때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ㅎㅎ. 상위권의 회사들의 이름은 우리가 대부분 잘 알거나 한번 정도는 이름을 들어본 회사들이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올해 리스트는 일부러 시간을 투자해서 면밀하게 보고 어떤 회사들이 과연 미국에서 제일 평이 좋은지, 그리고 왜 그렇게 평이 좋은지도 유심히 봤다. Top 10에 올라온 회사 중 4개 정도가 내가 잘 모르는 회사여서 자세히 봤던 이유도 있지만, 미국에서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가 SAS라는 솔직히 이 리스트의 꼭대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거 같지 않았던 회사라서 한 글짜도 빼지 않고 전체 내용을 다 읽었다.

SAS (발음은 ‘사~스’이다)는 Fortune이 Best Companies to Work For 리스트를 집계하였던 13년 동안 해마다 이 리스트에 올라갔었지만 1등은 올해가 처음인데 이 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2008년도의 한 에피소드가 머리를 잠깐 스치고 지나갔다. 1999년도 스탠포드에서 같이 공부하였던 통계학과 출신 박사 친구가 있었는데 졸업후 대부분의 박사 친구들은 학계로 진출을 해서 교수가 되거나 연구원이 되었는데 이 친구는 그당시 모든 액션이 일어나고 있었던 실리콘 밸리에서 멀리 2,600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동부의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SAS라는 회사에 통계 연구원으로 취직을 했다. 그 당시만해도 SAS는 비즈니스 분석 툴 (business analytics)의 분야에서는 최강자였고, 나도 이 회사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고 어떤 회사인줄을 알고 있었기에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지만 실리콘 밸리에 난다 긴다 하는 벤처기업들이 엄청난 연봉과 스톡 옵션을 제공하면서 스탠포드 박사들을 채용해가고 있던 시기에 이 친구가 “시골바닥”인 노스 캐롤라이나도 간다는게 조금 놀라웠다. 이메일로 가끔씩 연락을 하면서 지내다가 2008년도 다시 스탠포드 대학 근처에서 이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아직도 SAS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고, 매우 행복해 보였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전날 내가 구글에서 미팅한 내용과 구글의 직원 복지 제도에 대해서 존경심을 표시하면서 “뮤직쉐이크는 언제 구글같은 복지 시스템을 갖추나”라면서 부러워하니까 이 친구가 피식 웃으면서, “야 구글이 뭐 그렇게 대단하냐. SAS 복지 제도는 더 좋아.”라고 했는데 그 당시 속으로는 미친놈이라고 욕했지만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겠다.

SAS가 올해 포츈지가 선정한 Best Company to Work For인 이유는 바로 다른 회사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수한 직원 복지 제도때문이다. 나도 이걸 읽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직원들한테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가 있는지 의아해할 정도였는데, here is the full story:

SAS의 시작은 매우 미약했다. SAS는 1976년도에 (내가 2살때였다 ㅎㅎ) 현재 대표이사인 Jim Goodnight씨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친구들과 만들었던 그 당시만해도 생소하였던 분야인 비즈니스 분석을 하는 통계 소프트웨어의 이름이었다. 참고로 SAS는 Statistical Analysis System의 약자이다. SAS 소프트웨어의 잠재가능성을 일찌기 인식한 굿나잇씨는 학교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더 이상 발전시키는거는 의미가 없다는걸 깨닫고 직접 창업을 했으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같다^^), 아직도 회사의 66% 정도를 소유하고 있다. 초기의 SAS 소프트웨어는 농부들이 농산물 수확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과거의 기후나 농산물 data를 분석하는데 사용되었지만 오늘날 Fortune 500대 기업의 79%가 알게모르게 뒷단에서 SAS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령, 옷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Gap과 같은 회사들은 SAS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언제 얼마만큼 어떤 옷을 만들어서 어느 매장에 어느정도의 재고를 가지고 가야하는지를 예측한 후에 이 트렌드에 따라서 비즈니스를 한다. 제약업체들은 신약출시하기 전에 경험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SAS를 통해서 최소화할 수 있으며, 야구 구단주들은 각각의 야구 경기에 대해서 표를 얼마에 팔아야하는지까지도 예측을 어느정도 가능케 하는게 바로 SAS 소프트웨어의 강점이다. SAS의 2009년도 매출은 약 23억 달러였는데, 이 수치는 SAS를 세계에서 매출이 가장 큰 비상장 소프트웨어 회사로 만든다.

SAS의 평균 근무 년수는 10년이다; 300명 이상은 무려 25년 이상을 현재 같은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직장을 옮기는 요새 젊은이들한테는 이해하기가 참으로 힘든 회사일것도 같다. 2009년도 퇴사율이 2%밖에 안되었는데,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평균 퇴사율은 참고로 22%이다. 직원 중 45%가 여성이며, 전체 직원의 평균 연령은 45살이다. 나도 주위에 좋은 회사들을 많이 봤고, 행복하게 일을 하는 직원들을 많이 알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그 중 하나이다) 이렇게 퇴사율이 낮고 직원들이 오래동안 한 회사에서 일을 하는 회사는 본적이 없는거 같다. 거의 우리나라의 “평생 직잡” 개념을 가지고 있는 미국 회사와도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더군다나 SAS의 연봉 수준은 미국의 평균 소프트웨어 산업의 연봉보다 낮으며 직원들한테 회사의 스톡옵션을 전혀 부여하지 않는데도 직원들이 집보다 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 모든걸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건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짐 굿나잇씨의 직장에 대한 철학이 아닐까 싶다. 올해 67세인 굿나잇씨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다. 통계학 박사 학위 소지자이자, 한때는 대학 교수님까지 하였던 굿나잇씨는 언론에는 매우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다 (나도 이 기사를 읽기 전에는 누군지 전혀 몰랐으니까). 굿나잇씨는 상당한 실용주의자이기도하다. 집도 SAS 캠퍼스안에 있고, 35분이라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머리도 구내 이발소에서 깍는다. 미팅 도중에 더이상 미팅에서 얻을 수 있거나 배울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없으면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로 유명하기도 한 CEO이다. 그는 직원들에 대해서 종종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매일 밤 우리 직원들이 회사 정문을 통해서 퇴근을 합니다. 대표이사로서 내 임무는 퇴근한 직원들이 그 다음날 다른 회사의 정문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정문으로 다시 출근하도록 만드는거죠.”

굿나잇씨의 이러한 자세는 직원들을 위하는 인도주의적 정신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직원들한테 잘해주면 그만큼 더 생산성이 올라서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 기여한다는 마키아벨리적인 사상에서 나오기도 한다. SAS의 평균 주간 업무 시간은 보통 35시간이다 (나도 일주일에 35시간만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병가나 휴가를 관리하거나 감시하는 제도는 없다. 그냥 알아서 양심껏 쉬면 되는거고 아프면 상사한테 말해서 쉬면 되는 제도가 이 회사에는 아주 잘 자리를 잡았다. 솔직히 이런 개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제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통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조금만 풀어주면 시스템을 악용하려는 직장인들이 한국에는 너무 많은데 미국인들은 알아서 잘 자제하는게 참으로 신기하다. 9시 – 6시와 같은 특정 근무시간도 SAS에는 없다. 정문의 경비가 아니면 9시에 출근을 하던 11시에 출근을 하던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몇시에 출근을 하던간에 일단 출근을 하면 열심히 일을 하는건 기정 사실이니 그렇다고 인력담당자들은 말한다. SAS 직원들은 일단 SAS 캠퍼스 안에 들어오면 하루종일 나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들 한다. 필요한 모든 시설이 회사 안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600명의 유아들을 수용할 수 있는 2개의 유아놀이방이 있기 때문에 애기가 있는 가족들도 마음놓고 일할 수 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summer camp 제도도 매우 잘 갖추어져있다. 그외에 구글이 가지고 있는 – 참고로 구글이 몇년전에 직원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을 만들때 벤치마킹 했던 회사가 바로 SAS라고 한다. 구글은 SAS의 큰 고객 중 하나이기도 하다 – 모든 부수적인 서비스를 SAS는 다 가지고 있다. 드라이 크리닝 서비스, 자동차 정비소, 우체국, 작은 책방 및 책을 교환할 수 있는 시설, 명상을 위한 시설, 개인 회계사 서비스 심지어는 치열 교정소까지 갖추고 있다. 구글이 한때 구내 식당과 거기서 먹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음식 때문에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샀는데 – 아직까지 사고 있다 – SAS도 절대 구글에 뒤지지는 않는다. 싸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구내 식당이 3개가 있는데 매일 아침식사 500끼와 점심식사 2,300끼를 제공하며, 심지어는 퇴근하면서 갈때 가져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하하. 그리고 식사 시간을 놓치거나, 중간 중간에 배가 고프면 다양한 간식을 제공하는 “부엌”들이 20개 이상의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간식으로 매주 수요일은 M&M; 쵸코렛을 전직원들한테 제공하며, 금요일은 크리스피 크림 도우넛을 제공한다고 하니 누군들 마다하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배를 채운후에는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과 그룹 스포츠 제도 또한 전사적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이렇게 잘 되어 있는 복지 제도 중에서도 SAS 직원들이 회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꼽는거는 바로 SAS 캠퍼스의 중심부에 위치해있는 보건소이다. 솔직히 이 정도 규모면 병원이라고 해도 되는데 굳이 health-care center라고 하니 그냥 보건소라는 번역을 해야겠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 SAS 보건소에는 4명의 의사, 10명의 간호사, 영양사, 실험실 연구원, 물리치료사와 정신과의사를 포함하여 56명의 직원이 있다. 여기서 심장 수술과 같은 복잡한 수술을 받지는 못하지만 대부분의 기본적인 치료는 모두 받을 수 있다. 독감 주사, 임신 테스트, 혈액 검사 등과 같은 기본적인 검진은 모두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사내 보건소를 갖추고 있는 회사들이 더러 있지만 이렇게 큰 스케일로 운영되는 보건소는 대부분 아니며, 더군다나 돈까지 한푼도 내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다니 정말로 좋은 deal인거 같다. 2009년도에 SAS 직원과 직원 가족들의 90%가 사내 보건소를 이용하였다고 하는데 물론 굿나잇 대표도 포함해서이다. 보건소의 년간 운영 비용은 450만 달러인데, 비싸 보이지만 사내 보건소를 운영함으로써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이보다 큰 500만 달러라고 한다. 외부 병원에서 기다리면서 시간 낭비하거나, 쓸데없는 비용이 나가거나 하는게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도 직원들에 대한 굿나잇 대표의 마키아벨리적인 사고방식이 엿보인다. 모든 미국인들이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에 대해서 욕을 하지만 아마도 SAS 직원들은 입 다물고 가만히 있을거 같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SAS의 직원 복지 제도를 보고 남들은 너무 직원들한테 돈을 낭비하는게 아니냐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모든건 결과로 나타난다고 굿나잇 대표는 강조한다. 실제로 33년 동안 해마다 SAS의 매출은 성장을 하고 있으며, 회사가 돈을 더 벌수록 더욱 더 복지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SAS는 현재 약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SAS 캠퍼스를 확장하고 있으며, 매출의 약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하고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우리말이 있는데, 굿나잇 대표는 놀랍게도 이런 회사의 복지제도를 SAS가 매출 500억 밖에 안하던 1984년도부터 기획/계획을 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회사들은 매출 500억 정도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더욱 더 직원들을 쥐어짜서 1조원의 매출을 만드려고 고민할텐데 이렇게 직원들 복지 생각을 하는 회사와 창업자가 있다니 다시 한번 놀라울따름이며 굿나잇 대표의 이러한 장기적인 안목이 부럽기까지도 하다. “행복한 소들이 맛있는 우유를 더 많이 만들죠.”라는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굿나잇 대표의 말이 내 머리속에서 계속 메아리를 친다…

굿나잇 대표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로 나가도 될거 같다. 이미 이 지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며, 지역 경제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였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와 IT하면 실리콘 밸리와 미국 서부밖에 모르던 나같이 무식한 놈들한테 노스캐롤라이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회사의 문화는 매우 신선하였으며, Fortune지 4장에 걸쳐서 쓰여졌던 이 기사는 나의 “성장”만을 중요시하는 탱크주위만이 회사를 운영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가 있는 회사라면 굳이 실리콘 밸리가 아니라 시골인 노스캐롤라이나라도 한번 일해볼만할거 같다. 우리 나라도 서울이 아닌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도 이런 훌륭한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다면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싶다. 아니면 그래도 서울만을 고집할까?

재미있는 사실: SAS에서 간식으로 제공하는 M&M 쵸코렛의 년간 소비량은 22.5톤이라고 한다. 직원 한명당 평균 5키로그램의 M&M을 해마다 소비한다는 말이다. M&M 쵸코렛 22.5톤의 시장 가격은 약 $216,000지만, SAS는 이것마저 대량 할인을 받아서 $71,225에 구매를 한다고 하니 정말로 sweet한 deal인거 같다. 물론, SAS에서 일하는거 자체가 매우 달콤하다.

*올해는 466개의 기업이 이 리스트에 포함 신청을 하였으며, “The 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 리스트는 샌프란시스코의 The Great Place to Work Institute에서 해마다 작성을 한다. 리스트 작성의 기준이 되는 항목들은 크게 2가지인데 각 회사들의 정책/문화와 회사 직원들의 피드백이다. 또한, 이 두가지 항목을 기반으로 4개의 분야에서 점수를 매기게 되는데 그 4가지 분야는 credibility (communication to employees), respect (opportunities and benefits), fairness (compensation, diversity), 그리고 pride/camaraderie (philanthropy, celebrations)이다.

Musicshake for the iPhone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리의 아이폰 앱 개발이 드디어 막바지에 다다랐다. Wishful thinking 이지만 3월 15일은 아이폰 앱 중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되고 cool한 음악 창조 아이폰 앱을 우리는 App Store에서 만날 수 있을것이다.

Musicshake for the iPhone – Making the World a Better Place, One Shake at a time

The Worst Technology Predictions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할 당시 레드몬드 본사로 출장갈 기회가 종종 있었다. IT 기업의 사무실 부지나 캠퍼스하면 요새는 당연히 실리콘 밸리에 있는 구글 캠퍼스가 가장 많이 회자되지만 그 원조는 마이크로소프트이다. 두 캠퍼스를 모두 여러차례 다녀왔고 구석구석 탐색할 기회가 있었던 내 개인적인 의견은 아무리 구글이 cool하고 hip해도 현금 방석의 싸움에서는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캠퍼스에 한표를 던져주고 싶다. MS 본사에 가면 항상 들리는 곳이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방문객 센터 (Microsoft Visitor Center)에 있는 Microsoft Museum이다. 여기가면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나 직원의 가족들이 와서 구경을 하고 있는데 실은 일반인들한테 항상 열려있으니까 혹시나 시애틀이나 레드몬드쪽에 가실 기회가 있는 분들은 한번 정도 방문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사나 제품 뿐만이 아니라 IT와 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와 미래지향적인 재미있는 제품과 기술들로 가득 차있는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물론 Xbox로 아직 출시되지 않은 최신 게임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박물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 정확하게는 기억은 안나는데 – “The Most Stupid Comments in the History of Technology” 인가? 여하튼 이와 비슷한 이름의 섹션이 있는데 글짜도 작고 시간도 없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지금까지 기술의 역사상 가장 멍청하고 황당한 멘트들을 모아놓은 일종의 “Dumb Technology Prediction List”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워낙 유명한 정치인/과학자/비즈니스맨들이 공개석상에서 내뱉은 말들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무게가 실렸던 말들이지만 몇년 또는 몇십년 뒤에 되돌아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은 말들이 상당히 많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언은 한시대를 주름잡았던 메인프레임 제조업체인 DEC (Digital Equipment Corporation)의 창업자인 Ken Olsen이 1977년도에 하였던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해야할 이유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혀 없다.” 라는 말이다. DEC는 파산한 후에 Compaq한테 팔렸고 컴팩 또한 HP에 결국엔 인수되었다. “모든 가정에 PC를 한대씩 보급하기”라는 당대에는 파격적인 비전을 가지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시작하였던 빌 게이츠의 생각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예언이었는데 이와 비슷한 과에 속하는 최악의 prediction들 몇개를 여기서 또 나열해보자. 참고로 미래를 예측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니면 예측한 미래를 돈으로 만들어 가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빌 게이츠 조차 망언을 한적도 있다:

  • “미국인들은 전화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필요 없습니다. 우리한테는 전보를 전달해주는 messenger boy들이 충분합니다.” – Sir William Preece, 영국 우체국 수석 과학자, 1878년
  • “배우들이 하는 대사를 도대체 누가 듣고 싶어한다는 말이야?” – H.M. Warner, 워너 브라더스, 1927년
  • “아마도 전세계에는 컴퓨터가 5개 정도만 있으면 될거 같습니다.” – Thomas Watson, IBM 회장, 1943년
  • “한 6개월 뒤에 TV가 시장에 설 자리는 없어질겁니다. 매일 밤 나무박스안 (초기 TV는 나무박스 케이싱이 있었다)을 들여다 보는게 금방 질릴거예요.” – Darryl Zanuck, 20세기 폭스사, 1946년
  • “복사기를 많이 팔아봤자 전세계에 한 5,000개 정도 팔 수 있을겁니다.” – 제록스사 창업자들에게 IBM 경영진들이 한말, 1959년
  • “개인 컴퓨터용 메모리는 637 kb 이상을 필요로 하지 않을겁니다. 640K 정도만 있으면 충분할 겁니다.” – Bill Gates, 마이크로소프트, 1981년
  • “내년 크리스마스때 iPod는 망해서 시장에서 없어져 있을겁니다.” – Sir Alan Sugar, 영국 창업가, 2005년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어떤 트렌드를 보고 이런 황당한 선언을 공개석상에서 했을까?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 하고, 똑똑하고, 세계를 이끌고 있는 회사를 창업하고 경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미래에 대한 예측, 특히 기술이나 과학에 대한 예측은 맞아떨어지는 경우보다 틀린 경우가 더 많은데 주로 “10년 후에는 xyz가 가능할것이다.”라는 예측이 틀리는 경우보다는 “절대로 xyz는 실현 될 수 없다.”가 틀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간의 상상력과 능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간의 생리를 조금 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였던 공상과학소설가인 Arthur C. Clarke의 예측의 제 3대 법칙은 미래예측에 대한 상당히 긍정적인 견해를 제공한다:

1. 나이드신 유명한 과학자가 무엇인가가 가능하다고 하면, 대부분 그 예측은 맞는다. 무엇인가가 불가능하다고 하면, 대부분 그 예측은 틀린다.
2. 가능성의 한계를 시험해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한계치를 넘어서 불가능의 영역으로 진입하는것이다.
>> 운 해석: 무엇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테스트해보려면 직접 해보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항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것이 가능해진다.
3. 고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은 마술 (magic)과 거의 구분할 수가 없다.
>> 쉬운 해석: 우리가 지금 마술이라고 생각하는건 (시간을 여행하는 타임머신과 같은), 매우 고도로 발전한 과학일뿐이다.

나도 어떻게 보면 최첨단 과학기술을 응용하여 먹고 사는 사람 중 한명이자 눈부신 기술의 발전을 몸소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어쩔때는 과학의 발전과 인간의 가능성을 너무 과소평가한다. RFID (Auto-ID), 고성능 전기 자동차 (Tesla Motors), 스마트폰 (iPhone), visual search (구글외 다수) 등등 대부분 내가 살아있는 동안 실현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기술과 서비스들이지만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듯이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과학은 발전할수록 더 발전하고 지식은 지식을 먹고 자란다는 말에 다시 한번 공감하는 순간이다. 1899년도 미국 특허청 총재였던 Charles Duell이 그 당시 다음과 같은 말을 한적이 있다고 한다. “이미 발명할 수 있는 모든것이 발명되었습니다. 더 이상 이 세상에는 발명될게 없습니다.”

이외에 혹시 또 재미있는 dumb prediction을 알고 계신분은 답글로 알려주세요~

2010 Technology’s Top 10 List

경기가 정말 좋아지고 있는것일까? 스타트업 industry에서 내가 직접 몸으로 느끼기에는 그런거 같다.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작년에 미팅 한번 하려고 그렇게 내가 전화하고 들들 볶아댔지만 한번도 나한테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많은 대기업의 파트너 담당자들이 년초부터 먼저 전화를 하고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이제 상황이 훨씬 좋아졌으니까 전에 이야기하던 파트너쉽에 대해서 다시 한번 이야기릏 해보자.”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와 다른 말을 한다. 곧, 규모는 더 작지만 다시 한번의 불경기가 미국을 강타할 것이며 경제학에서 말하는 double dip 현상을 세계가 경험할 것이라고 한다.

뭐, 어찌되었던간에 2010년 상황이 작년보다는 훨씬 좋아질거라는거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 동의하는거 같다. 올해는 어떤 인터넷 기업들이 상장 (나스닥) 을 할 것이며, 어떤 회사가 어떤 회사를 인수할까? 그 순간이 될때까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TechCrunch의 후보들은 다음과 같다.

2010년 IPO 예상 10대 후보
1. Facebook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8,590억원. 모두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2010년도 최대의 IPO. 세계에서 4번째로 유저 트래픽이 많은 사이트.
2. Zynga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2,628억원. FarmVille, PetVille과 Texas HoldeEm Poker와 같은 최고의 소셜 게임을 만드는 회사. 매달 2억 3천만명의 유저들이 Zynga의 게임을 아주 액티브하게 한다.
3. LinkedIn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1,236억원. 직장인들을 위한 Facebook.
4. Glam Media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1,500억원. 여성들을 위한 여러가지 패션 및 entertainment 관련 사이트들과 광고 네트워크를 운영.
5. Demand Media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4,260억원. 나랑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업체인데 IAC와 같이 여러 종류의 인터넷 사이트들을 소유하고 있는 네트워크 회사이다.
6. Gilt Groupe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576억원. 나도 이 사이트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온라인 명품 쇼핑 사이트이다.
7. Etsy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379억원. 명품은 아니지만 수공예 제품들을 위한 온라인 쇼핑 사이트.
8. Yelp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372억원. 구글의 6,000억원 인수 오퍼를 뿌리친 용감한? 사이트. 나도 개인적으로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는 유용한 서비스이다.
9. Tesla Motors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9,396억원. 돈만 있으면 나도 꼭 한대 사고 싶은 전기 스포츠카. 그리고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 예상하였던 대로 IPO 신청을 하였다. IPO 금액은 약 1,200억원이다.
10. Skype – 지금까지 투자유치한 금액: 828억원. 설명이 필요없는…스카이프.

2010년 M&A; 예상 시나리오 및 10대 후보
1. 구글의 Roku 인수
구글은 검색 엔진으로 시작하여 웹의 제왕이 되려고 하지만, 수익의 90% 이상이 아직도 검색 기반의 광고에서 나온다.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 구글의 가장 큰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서비스는 2006년도 10월 무려 16.5억 달러에 인수한 유투브이다. 인터넷에서 시청되는 동영상의 38%가 유투브 동영상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 유투브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Roku의 셋탑 박스를 이용하면 유투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Roku 박스는 NetflixAmazon VOD와 같은 사이트의 컨텐츠를 소비자들의 TV로 쏴주기 때문에 유투브의 컨텐츠와 힘을 합치면 다양한 옵션 기반의 인터넷 컨텐츠를 소비자들의 TV를 통해서 방송할 수 있으며, 유투브를 새로운 브랜드로 바꿀 수 있다. 실은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전에 마이크로소프트WebTV를 통해서 시도를 하였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그 이유는 WebTV가 유투브나 구글과 같은 user base가 없었기 때문이다.

2. 시스코LinkedIn 인수
시스코와 링크드인? 한번도 생각 해본적이 없었던 콤비이지만,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까 어떻게 보면 아주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 수 있을거 같다. 시스코가 최근에 인수한 회사들인 WebEx, Tandberg, JabberPostPath의 공통점은 바로 시스코가 강조하고 있는 enterprise communication을 원활하게 해주는 h/w 및 s/w이다. 이러한 시스코의 전략을 한층 더 강화시켜주고 그 다음 단계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가 전세계 5천3백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링크드인이다. 링크드인의 2010년 예상 매출은 약 2,400억원이고, 2008년도 투자 받을 당시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대략 1조원이 넘었다. 현금 돈방석 위에 앉아 있는 시스코한테는 껌값이지만 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전략적인 가치는 껌값 이상이다.

3. Fox Interactive Media / MySpacePandora 인수
인터넷 음악 서비스라고하면 투자자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요즘 시점에 판도라는 매주 60만명의 새로운 고객을 등록시키고 있다. 인터넷 라디오 청취자 중 44%가 판도라를 이용하고 있으며 그 중 절반은 아이폰이나 블랙베리와 같은 모바일 장비를 이용해서 듣고 있다고 한다. MySpace는 최근에 imeemiLike와 같은 음악 기반의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인수하였지만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으며,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이미 MySpace의 트래픽을 훌쩍 넘어버렸다) Facebook을 이기려면 판도라가 반드시 필요하다.

4. TwitterTwithawk, TweetMeme, bizz.ly, SkoutTwitJump 인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나 페이스북에 트위터를 팔아야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지만 아직은 혼자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많은 서비스가 트위터이다. 여기서 언급된 5개의 회사들도 트위터만큼 작고 아직은 창업한지 얼마되지 않는 벤처기업들이지만 트위터가 아직은 스스로 제공하지 않는 매우 가치있는 서비스들 – 비즈니스 마케팅 (Twithawk); 실시간 뉴스 발견 및 공유 (TweetMeme); 실시간 퍼블리싱 및 공유 (bizz.ly); 실시간 데이팅/사람 연결 (Skout); 그리고 트위터 관리 툴 제공 (TwitJump) – 을 나름 엣지있게 제공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트위터로써는 적당한 가격에 인수하면 좋은 서비스들이다.

5. Netflix의 Flixster 인수
Fox Interactive Media / MySpace가 인터넷 최대 영화 정보 사이트 및 커뮤니티인 Flixster를 인수하려고 용을 쓰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지만, Netflix만큼 완벽한 주인은 없다고 생각된다. 5천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자랑하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인 Flixster는 Netflix가 매우 약한 소셜 네트워크와 마케팅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큰 자산이 될 것이다. Netflix의 유일한 성장동력은 기존 유저들로부터 더 많은 매출을 발생시킴과 동시에 신규 유저 유치인데 이미 Facebook과 MySpace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영화 앱인 Flixster를 이용하면 신규 유저를 추가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아이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앱도 Flixster이다.

6. TicketmasterEventbrite 인수
Eventbrite는 크고 작은 기업과 개인들이 이벤트를 홍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주는 웹서비스이다. 2006년도에 창업하여 3년만에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으며, 매달 300만명의 유저들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Ticketmaster는 이벤트브라이트를 인수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으며, 이벤트브라이트는 현금이 충분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마케팅과 유통 채널을 보유한 모기업을 얻게 된다. 현재 몇개월 동안 질질 끌리고 있는 Ticketmaster의 Live Nation 인수가 마무리 되면 그 다음 단계는 Eventbrite가 되지 않을까 싶다.

7. DirecTVBlip.tv 인수
Blip.tv는 현재 50,000개 이상의 쇼와 3백만편 이상의 드라마를 보유하고 있는 사이트이다. 2009년 12월달에 발표된 수치에 의하면 한달에 약 8천5백만개 이상의 컨텐츠가 Blip.tv에서 시청되었다고 한다. 또한, 요새같이 좋지 않은 광고 시장에서 AT&T;, Best Buy, Nikon, Chevy, Scion, Canon과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과 광고 계약을 체결하였다. Blip.tv를 인수하면 DirecTV는 온라인 시장으로 바로 진출할 수 있는 채널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8. Bing/MicrosoftBit.ly 인수
Bit.ly는 요새 많이 찾아볼 수 있는 URL-shortener (너무 복잡하고 긴 URL을 아주 간단하고 짧은 URL 주소로 바꿔주는 기능) 서비스이다. 하지만, 매달 약 20억개의 URL을 Twitter, Facebook, 이메일 서비스 및 인스턴트 메신저 상에서 축소시켜주는 Bit.ly의 진짜 가치는 바로 인터넷 상에서 실시간 검색되는 용어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Twitter가 Bit.ly를 인수한다는 소문만 무성하지만, Bing과 같이 검색 엔진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무슨짓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업체들한테 훨씬 더 전략적인 가치가 있는 서비스이다. Bit.ly는 이제 창업한지 2년밖에 안되었지만 아마도 곧 Facebook, Twitter, Google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로 사려고 경쟁하는 사이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9. Bing/Microsoft의 Foursquare 인수
전미를 강타하고 있는 Foursquare는 “차세대 트위터”라고 불리우는 모바일 위치 알림 서비스이다. 특정 지역/식당/가게/위치에서 “check-in”을 할때마다 위치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으며 check-in을 할때마다 badge를 얻는 등 게임적인 요소가 다분한 매우 중독적인 서비스이다. 나도 이게 뭔지 몰랐는데 어느 순간에서 부터인가 Facebook에 들어갈 때마다 “친구들이 어디어디에 check-in 하였다”라는 정보가 나와서 알게 되었다. Google Maps에 비해서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Bing Maps에 갖다 붙이면 너무나 환상적인 add-on 서비스이다. 현재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인수하려면 엄청난 premium을 내야지만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현금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있지만, 웹서비스에 관해서는 항상 구글보다 한발짝 늦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기회만은 반드시 놓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10. LinkedIn의 Yammer 인수
Yammer는 간단하게 말해서 기업용 트위터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9월 TechCrunch50를 통해서 론치 하였으며, 그 이후로 상당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Yammer를 인수함으로써 인해서 링크드인은 계속해서 enterprise 시장쪽으로 깊숙히 들어갈 수 있을것이며, 새로운 수익원을 통해서 매출 신장을 꾀할 수 있을것이다. 물론, Salesforce.com이나 Oracle 또는 시스코도 Yammer를 유심히 모니터링 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가격에는 상당한 premium이 붙어야할것이다.

과연 이 중 몇개가 실현될까? 아마도 50% 이상은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말이 “예측”이지만, TechCrunch는 이미 여기저기서 수집한 많은 정보와 소문을 기반으로 이 리스트를 작성하였기 때문에 대부분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는 deal들이기 때문이다. 하여튼 올해 말에 몇개의 deal이 성사될지 다시 한번 결과를 정리해볼텐데 그때까지는 그냥 시장을 바라만 봐야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