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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FAQs


1박 2일의 짧은 실리콘 밸리 출장을 마치고 어제 밤에 다시 LA로 돌아왔다. YouTube와 미팅 그리고 스탠포드 대학에서 열렸던 Stanford CPX (Cool Product Expo) 행사 참석차 갔었던 출장인데 두 행사 모두 의미있고 생산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출장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드디어 소문으로만 듣던 iPad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봤다는 것이다. 솔직히 지난 3주 동안 내 친구들의 Facebook 벽과 트위트들의 85%가 iPad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참고로 나머지 10%는 iPhone 내용 그리고 5%만이 개인적인 내용이었다 (아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인생 정말 우울하네 ㅋㅋ). 역시 잡스 형님과 애플은 이번에도 물건을 하나 내놓았다. iPad가 iPhone과 같은 히트가 될지에 대해서는 내 개인적인 의견들이 있지만 나중에 쪽팔릴까봐 그냥 여기에 나열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하지만 아주 멋지고 cool한 제품임에는 틀림없어서 오늘 우리도 office 용으로 하나 구입해서 오후 내내 낼모레면 40인 남자 3명이서 이것저거서 해보면서 놀았는데 시간 가는줄을 모르겠더라.

확실한 숫자는 없지만 지금까지 iPad가 약 30만 ~ 50만개가 팔렸을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대부분 technology enthusiast (early adopter라고도 한다) 들일 거다. 과연 mainstream 고객들도 iPad를 구매할지는 조금 더 두고봐야하겠지만 벌써부터 iPad에 대한 질문들의 봇물이 터지고 있다. 오늘 Wall Street Journal의 tech 전문가 Walter Mossberg 형님이 iPad에 대한 가장 흔한 질문들과 그 답변들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아직 한국에는 iPad 구매가 불가능하지만 technology enthusiast 분들을 위해서 여기서 소개를 한다.

1. iPad에서 출력을 할 수 있나요?
iPad로부터 바로 출력을 할 수 있게 하는 메뉴를 애플에서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출력” 버튼을 눌러서 사진이나 이메일을 프린트 할 수는 없지만 이미 App Store에는 네트워크 프린터를 통해서 다양한 자료와 문서를 출력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들을 여러 개발사들이 등록해놓았습니다. 그 중 제가 $5 주고 구매해서 사용해본 프로그램이 Print Online인데 꽤 잘 작동합니다. 그래도 기본빵으로 built-in된 프린트 기능을 대체할 정도로 간단하지가 않네요.

2. iPad에는 USB 포트가 없는데 외부 파일들을 아이패드로 어떻게 옮길 수 있나요?
iPhone과 iPod Touch와 같이 iPad도 Apple connector 포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iPad를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PC나 Mac의 USB 포트와 iPad를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이 케이블을 이용해서 iTunes와 iPad를 싱크하면 노래, 사진, 동영상, 연락처, 앱 등등의 컨텐츠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최신 버전 iTunes 기능 중에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문서와 같은 document를 PC나 Mac으로부터 iPad로 옮길 수 있는 기능들이 있는데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iPad에 몇가지 문서 편집 프로그램을 깔아야만 합니다. 대부분 유료 프로그램인데 대표적인 문서 편집 프로그램은 애플사의 워드, 스프레드쉬트, 프레젠테이션 편집 프로그램입니다. 참고로 $10입니다. 또한, 반대방향인 iPad에서 문서들을 PC나 Mac으로 옮길 수도 있습니다. 몇몇 문서들은 무선으로 iPad로 다운받을 수 있는데 이메일 첨부나 웹에서 다운로드 받는 문서들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친구가 워드 문서를 이메일에 첨부해서 보내주고, Apple의 Page 워드프로세서가 깔려있다면 첨부 문서를 저장해서 편집이 가능합니다. 편집 후에는 Page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곧 바로 다시 이메일로 친구한테 보낼 수 있습니다.

3. 터치스크린 가상 키보드말고 iPad에 효과적으로 타이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여러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Apple에서 $39에 파는 케이스가 있는데 이 케이스를 이용하면 iPad를 타이핑하기 아주 편리한 각도로 고정해놓고 타이핑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볼때도 두순으로 잡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69 짜리 키보드+도크도 훌륭한 악세사리이며 $69짜리 Mac용 무선 키보드도 iPad와 호환이 가능합니다.

4. iPad에서 Windows나 Mac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나요?
No. 별도의 iPad용 프로그램을 제조사에서 공급을 해야만 가능합니다. iPad는 Mac OS나 Windows OS를 운영 체제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default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iPhone OS를 운용체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iPhone App들만 현재 호환 가능합니다. 몇몇 앱들은 iPad를 이용해서 remote로 PC나 Mac을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데 이거는 iPad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직접 깔아서 사용하는거랑은 많이 다르죠.

5. iPad도 iPhone과 비슷하게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이게 사실인가요?
일단 한가지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갑시다. iPad와 iPhone 둘다 공히 기술적으로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합니다. 즉, 한번에 하나 이상의 프로그램을 돌리는게 시스템적으로는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Apple이 선택한 방법은 Apple 고유의 프로그램 몇개만 멀티태스킹이 가능케 하였고 외주업체들이 만든 앱들의 멀티태스킹은 현재 disable해 놓았습니다. 가령, iPad로 동영상을 보는 도중에도 built-in 이메일 프로그램으로 이메일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건 엄밀히 말하면 멀티태스킹이 된다는 말이죠. 저도 개인적으로 모든 프로그램이 멀티태스킹이 되었으면 하는데 그건 스티브 잡스 회장이 언젠가는 가능케 하겠죠. 이메일을 확인하면서 Pandora 앱을 이용해서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면서 트위터 포스트들을 계속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인생이 훨씬 더 생산적이 될텐데요.

6. iPad 배터리는 어떻게 교환하죠?
유저가 직접 배터리를 교체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107을 지불하면 애플에서 완전히 새로운 배터리가 들어간 새로운 iPad로 일주일 안으로 대체해줍니다 ($107에는 운송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안좋은 점은 iPad안에 있던 기존의 모든 data가 날라가기 때문에 iPad를 교체받기 전에 모든 data를 백업해놓아야하는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AdMob과 워튼의 슈퍼스타 Omar Hamoui

때는 2005년도. 워튼 스쿨 MBA 학생이었던 Omar Hamoui는 필라델피아 UPenn 캠퍼스의 끝자락에 있는 학생용 기숙사/아파트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fotochatter라는 모바일 사진 공유 사이트를 창업하기 위해서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열심히 컴퓨터에 매달려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략적인 서비스의 뼈대는 만들었는데 역시 가장 큰 어려움은 마케팅이었다. 아무도 모르는 갓 시작한 서비스를 어떻게 미래의 고객들한테 알리는가가 가장 큰 숙제였다. 그것도 이건 인터넷 서비스가 아니라 모바일 서비스였다. 모바일서비스를 온라인 상에서 광고하는건 약간 실용적이지 못할뿐더러 엄청나게 비싼 방법이었다.

MBA 수업에서 배운 pricing 방법들을 사용해서 대략적인 계산을 해보니 온라인 광고를 하면 모바일 유저 한명을 등록시키는데 드는 비용은 무려 $30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돈도 없고 방법도 효과적이지 못하고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을 그는 했다. 그대신 그 당시만 해도 생소하고 이제 걸음마 단계인 모바일 웹 광고 시장 쪽으로 Omar는 눈을 돌렸다. 모바일 웹 광고 비용은 1센트 CPC (Cost Per Click – 유저들이 모바일 웹 브라우저에서 광고를 한번 클릭할때마다 fotochatter와 같은 광고주가 내야하는 비용) 밖에 안했고 초기 테스트 결과는 훨씬 효과적이었다. 광고를 클릭하는 유저 중 10%가 fotochatter 서비스에 등록을 하였고, 그 결과로 인해서 순수 온라인 광고와 비교해 봤을때 유저 한명을 등록시키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30에서 10 센트로 드라마틱하게 절감되었다. 그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모바일 광고 시장의 가능성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고,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를 발견하였다는걸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다.

2006년도 1월 Omar는 나랑 비슷하게 (아 근데 결과는 비슷하지가 않다 ㅋㅋ) 워튼 MBA 프로그램을 중퇴하고 AdMob이라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 서비스를 창업하였다. AdMob은 우리가 잘 아는 구글의 광고 플랫폼이자 cash cow인 애드센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AdMob은 구글 애드센스가 웹에서 정평한 온라인 광고를 모바일 영역에 적용하는 서비스이다. 광고주들은 돈을 내고, 퍼블리셔들은 그 광고를 본인들의 모바일 사이트나 아이폰 앱과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집어넣어서 유저들에게 노출을 시키는거다. 유저들이 광고를 클릭하거나 서비스에 등록할때마다 퍼블리셔들과 AdMob은 광고주들이 지불한 광고비용을 나누어 먹는 그러한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창업 후 5년을 fast forward 해보자. 2009년 말에 구글은 AdMob을 무려 7억5천만 달러에 (한화로 약 9,000억원) 인수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참고로 구글의 AdMob인수 가격은 지금까지 구글이 인수하였던 벤처기업 중 3번째로 비싼 가격표이다. 첫번째는 31억 달러의 DoubleClick이고 두번째는 16억 달러의 유튜브이다. 또한, 이 deal은 여러 사람들에게 참으로 많은걸 시사하였다. 일단 불경기로 인해서 침채되어 있던 전체 tech 시장의 M&A가 다시 한번 활발해지고 있다는걸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신호탄의 역할을 하였다. AdMob은 비상장 회사라서 정확한 매출이나 재무재표는 공개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년매출이 대략 4천5백만 ~ 6천만 달러라고 추정하고 있다. 구글의 인수가격인 7억5천만 달러는 AdMob 매출의 약 16.7배인데 이러한 배수는 2005년 M&A 황금기때나 볼수있던 그러한 multiple이다. 배고픈 entrepreneur들한테도 너무나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IPO 시장이 말라가고 있는 지금 구글이나 마이크로스프트한테 회사를 파는건 모든 벤처인들의 로망인데 이 시장이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걸 의미하기도 한다. 모바일/온라인 광고 시장 또한 구글의 AdMob 인수로 인해서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있다. 2009년도는 온/오프라인 광고의 암흑기였지만 구글의 AdMob 인수 소식은 다시 광고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였기 때문이다. 참고로, 구글한테 질세라, 이 발표 이후 Apple은 Quattro Wireless라는 다른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를 2억 7천 5백만 달러에 인수하였다. 특히 나한테는 이 소식이 단순히 큰 deal이라는걸 넘어서 개인적으로 많은걸 느낄 수 있도록 해준 뉴스였다. 워튼이라는 동문 네트워크를 통해서 Omar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아주 친한거는 아니다) 내 주위에 있는 학교 선배가 이런 대박을 맞았다는게 자랑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당연히 부럽기도 하였다. 어떻게 보면 나도 Omar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학교를 중퇴하고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런 대박을 나도 맞을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구심이 들지만 어찌되었던간에 명문 MBA를 그만 둔게 주위에서 손가락질 하는거와 같이 그렇게 병신같은 선택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쯤 하게하는 그런 계기가 되었다.

AdMob과 모바일 광고에 대해서 조금 더 dive in을 해보자. “저는 그 당시 모바일쪽에서 뭔가를 하려고 했던 수많은 벤처인 중 한명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핸드폰 제조업체나 캐리어랑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니까 모바일 쪽으로는 그 어떤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는게 이 바닥 현실이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짜증이 나서 그러면 내가 직접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AdMob을 창업하였습니다.”라고 Omar는 AdMob의 초라하였던 시작을 회상한다. AdMob은 현재 15,000개 이상의 모바일 웹사이트들을 통해서 매달 100억개의 배너와 텍스트 광고를 서비스하고 있다. 코카콜라, P&G,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이 주 고객 리스트에 포함된다. 곧 구글의 식구가 될 AdMob과 (현재 미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구글은 둘이 합쳐서 이제 미국의 모바일 광고 시장의 21%를 점유하게 된다. 2위는 AdMob의 경쟁업체인 Millennial Media인데 12%를 차지하고, 그 다음으로는 야후가 10%이고 마이크로소프트가 8%를 차지하고 있다.

솔직히 아직 전체 광고시장에서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portion은 상당히 작다. 2009년도 미국의 모바일 광고 시장의 크기는 4억 1천 6백만 달러였는데, 이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소비된 240억 달러에 비하면 매우 보잘것없는 금액이다. 그렇지만 Omar의 주장은 앞으로 모바일이야말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디어 플랫폼이며, 지금부터 모바일 광고를 하는 업체들은 앞으로 몇년 후면 타 경쟁사들보다 시장에서 훨씬 더 경쟁력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거라고 한다. 모바일 광고와 기존의 광고 매체를 – 신문, 라디오, TV 그리고 심지어는 인터넷까지 – 차별화하는 가장 으뜸 요소는 바로 모바일 광고의 reach와 relevance이다. 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에 의하면 세계에는 약 46억명의 핸드폰 사용자들이 있으며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핸드폰의 숫자는 전세계 TV 보유 숫자보다 3배나 많고, 데스크탑과 랩탑 PC수를 합친것 보다 5배나 더 많다고 한다. TV와 PC와는 달리 핸드폰은 우리 몸에 거의 24시간 붙어 있다. 식당에 식사하러 가거나, 백화점에 쇼핑하러 갈때, 심지어는 화장실에 큰일보러 갈때 PC는 가져가지 않지만 핸드폰은 손안에 항상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적시적소에서 광고주들은 소비자들한테 relevant한 광고를 핸드폰을 통해서 밀어 (push) 줄 수가 있다. 즉, 내가 강남 압구정동의 스타벅스 앞을 지나갈때 나의 위치를 핸드폰의 GPS 시스템을 통해서 파악한 후 현재 스타벅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커피 할인 행사 내용을 핸드폰 화면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다. 물론, 그전에 핸드폰에서 내가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이메일등을 통해서 내가 커피를 즐겨 마신다는 성향을 이미 파악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time and location relevant한 광고를 밀어 줄 수 있는것이다. 즉, 구글이 선두하였던 쿠키와 사용자 행동을 기반으로 하는 적절한 온라인 광고에 “실시간 위치”라는 아주 파워풀한 차원을 추가한 것이 모바일 광고의 힘이지 무한 가능성이다.

특히 2007년도 아이폰의 출시는 이러한 모바일 광고 시장의 tipping point가 되었다. 또한, AdMob이 구글의 관심을 끌기 시작할 수 있었던 계기의 발판을 마련해주었던 순간이기도 하였다. 애플이 소개한 App Store와 특별한 조건이나 인맥이 없던 그 누구나 사용해서 앱을 개발할 수 있었던 SDK는 몇년 후인 지금 생각해도 모바일 웹과 우리가 모바일 기기와 컨텐츠를 사용하는 방법을 영영 바꾸어 놓은 일생 일대의 사건이었던거 같다. Launch한지 18개월도 안되어서 App Store에는 10만개의 아이폰 앱이 있었고 아이폰 유저들은 이러한 유/무료 앱들을 20억번이나 다운로드를 했다. Omar는 이런 하늘이 주신 평생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08년 7월달에 App Store가 소개되었는데 그 이후 몇 주 안되어서 AdMob은 전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 3G 광고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하였고 그 결과로 2009년도 말 AdMo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서 아이폰 앱과 아이폰 브라우저들에서 노출된 광고 횟수는 자그마치 25억번 이었다. “아이폰 앱 전용 모바일 광고 포맷을 그때 저희가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다들 긴가민가 했었던거 같아요. 그때까지만해도 모바일쪽으로 시도하였던 모든 새로운 initiative들이 실패하였기 때문에 AdMob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라고 Omar는 그 당시 분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AdMob은 코카콜라와 나이키와 같은 대형 브랜드들이 소비자들한테 24시간 모바일 웹을 통해서 광고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하지만, 뮤직쉐이크와도 같은 코딱지만한 벤처기업들이 모바일 분야의 노력을 현금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플랫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작은 회사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이걸 가지고 딱히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AdMob을 이용하면 손쉽게 모바일 광고 매출을 생성할 수 있다. 실제로 AdMob 의 고객 중에 Fortune 500대 기업은 절반도 안된다. 나머지 반은 거의 다 뮤직쉐이크와 같은 작은 개발사들이다. 현재 AdMob은 160개국에서 모바일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나라의 소비자들을 reach할 수 있는것도 놀랍지만, AdMob이 또 하나 잘하는거는 바로 방대하고 분석적인 데이타를 모든 publisher들한테 제공을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어느 나라에서, 어떤 모바일 브라우저를 통해서, 어떤 연령층의 고객들이, 어떤 광고를 몇번 클릭했는가 등등…그전에는 전혀 볼수조차 없었던 이러한 알짜배기 고객정보를 작은 개발사들한테 제공을 해준다. 돈없고 힘없는 작은 회사들이 겪는 바로 이런 에로사항들이 Omar가 5년 전에 본인이 직접 느꼈던 불편함이었고, 용감한 entrepreneur라면 누구나 다 그렇듯이 그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직접 AdMob을 창업한것이다. 그것도 2007년 8월부터 2008년 1월까지 내가 5개월 동안 거의 매일 왔다갔다하던 UPenn의 캠퍼스에서 말이다.

구글의 AdMob 인수 소식은 모바일 광고 시장이 이제 곧 커지기 시작할거라는 신호탄이자, 모바일 광고 시장은 온라인 광고 시장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될거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미 Google AdSense for Mobile 서비스를 개발해서 서비스하고 있던 구글의 엔지니어들조차 AdMob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동안 만든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실패하였고, 더 이상 스스로 in-house에서 모바일 광고 솔루션을 만들기에는 기회의 창과 시간이 많지 않다는걸 느낀 구글은 AdMob을 사버린 것이다. 워튼 동문들한테 듣기로는 이제 워튼의 모든 entrepreneurship 관련 수업 자료에는 Omar Hamoui와 AdMob의 영웅담이 실려져 있고, 창업을 꿈꾸고 있는 모든 미래의 워튼 MBA들한테 Omar는 영웅으로 등극을 하였다고 한다. AdMob의 대박난 exit 소식을 통해서 나도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보고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같은 학교를 다니다가 나랑 똑같이 중퇴한 선배가 이렇게 잘된게 마치 내 일인 마냥 기쁘다.

AdMob 소식을 계기로 워튼 학생들도 창업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 워튼은 솔직히 학교의 명성에 비해서 – Financial Times는 워튼을 9년 연속 No.1 business school 랭킹을 부여하였지만, MBA를 해본 사람들은 워튼은 2위나 3위인걸 누구나 다 안다. HBS가 부동의 No.1이고 2위를 가지고 스탠포드와 워튼이 항상 경쟁을 하는거 같다 – entrepreneurship이 너무 저조한 학교이다. 유명한 펀드매니저나 월가의 큰손들 중에는 워튼 출신들이 상당히 많이 있지만 워튼 출신의 인터넷 entrepreneur를 꼽아보라고 하면 딱히 생각나는 이름이 없었던게 정말 아쉬웠는데 이제는 Omar Hamoui라고 당당하게 말을 할수가 있어서 기쁘다 (내가 아는 워튼 출신의 또다른 쓸만한 창업자는 JibJab의 Gregg Spiridellis이지만, 아직 JibJab은 exit을 하지 못했다). 아 쓰바…나도 너무 늙기전에 워튼 entrepreneurship 수업 자료에 이름 한번 올라가보자 (“MBA를 중퇴하면 안되는걸 증명하는 대표적인 실패 케이스”로?? ㅋㅋ)

그래서 나도 빨리 분발해서 잘하자는 의미로 Entrepreneur 잡지에 실린 Omar Hamoui 사진을 얼굴에 대고 사진을 찍어봤다. Omar와 AdMob의 운빨과 정기를 팍팍 빨아들여보자. 옷도 워튼 Cohort D 티셔츠다.

이메일 중독 – help me climb out of my inbox!

시간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RescueTime이라는 회사의 자료에 의하면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이메일을 50번씩 확인하며, MSN 메신저와 같은 Instant Messaging 소프트웨어를 77번 사용한다고 한다.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에 평균 약 2.1시간을 이메일 확인과 메신저질에 허비하는 셈이라고 한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업무에 방해를 받으면 일의 능률이 저하될뿐만 아니라 집중력 손실, 스트레스 증가 그리고 직장에 대한 만족도 또한 감소한다고 한다. 실제로 Intel에서 내부적으로 조사를 해본 결과에 의하면 e-mail overload로 인하여 인텔과 같은 대기업은 년간 최대 1조원 이상의 비용 손실이 발생한다고 한다.

Information overload와 email overload…대부분의 현대인들 – 특히, 나같이 IT 분야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라면 – 한테는 너무나 익숙한 현대병이지만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아예 눈치도 못채고 그냥 살아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일테다. 내가 “병”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는데, 나또한 이메일 중독자이고 하루에도 몇십번씩 이메일을 확인하는게 얼마나 병적인줄 잘 알고 있지만서도 그 버릇을 과감하게 끊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담배 중독보다 더 심한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내가 하는건 아이폰으로 밤새 온 이메일을 확인하는거다. 6-7시간 동안 뭐 그렇게 이메일이 많이 왔겠느냐, 그리고 와봤자 뭐가 그리 중요한 내용이겠냐…다 아는 사실인데도 아침에 눈도 잘 못 뜨면서 손은 그냥 폰으로가서 반사적으로 스크린을 쿡쿡 누르면서 메일을 확인한다. 그리고 하루 종일 아웃룩으로 이메일 확인하고, 점심 먹으면서도 몇번씩이나 폰으로 메일 확인하고, 운전하면서도 확인하고….심지어는 자기 전에 가장 마지막으로 하는것도 이메일 확인이다 (우리 와이프가 진짜 실어한다 ㅎㅎ).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는 이메일이 이제는 생활에 지장이 되고 있다는걸 나도 알고, 주위 사람들도 알고, 와이프도 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옆으로는 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있다 ㅎㅎ. 정말로 심각한 문제이다.

인간의 두뇌는 2가지 종류의 attention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강제로 작동되는 involuntary attention과 본인의 의지와 의도에 의해서 작동되는 voluntary attention이 그 두가지라고 한다. 특정 임무에 특정 시간동안 집중할 수 있도록 가능케 하는게 voluntary attention이며, 이건 매우 바람직한 attention이자 직장인이던 학생이던간에 모두가 개발을 해야하는 attention이기도 하다. 문제가 되는건 involuntary attention인데…계속 울리는 전화벨 소리, 때를 가리지 않고 오는 새로운 이메일, 계속해서 메신저로 연락을 하는 친구들…바로 이러한 외부 자극에 의해서 우리의 involuntary attention 레벨이 계속해서 한계치를 초과하고 있다 (여기까지 글을 쓰는 동안 MSN 메신저가 9번 깜박거렸다). 우리의 뇌가 외부 자극을 계속 받으면 – 전화, 이메일, 메신저 등등.. –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바로 voluntary attention과 involuntary attention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상실되며 전반적으로 attention을 수위를 조절할 수 없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렇게 되면 이메일을 확인할수록 더욱 더 이메일을 확인해야하는 충동을 느끼게 되는데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면 너무나 맞는 말인거 같으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BlackBerry나 iPhone 사용자 분들도 동의할거 같다. 우리는 주위에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multi-tasker라고 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메일을 읽고, 새로운 메일을 쓰기까지도 하는 사람들을 매우 부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과연 이런 사람들이 짧은 시간동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전문가와 과학자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과학적인 자료에 의하면 우리가 말하는 멀티태스킹은 똑같은 종류의 집중력을 요구하지 않는 한가지 이상의 행동을 할때에만 적용이 되며, 그때 진정한 멀티태스킹이 된다고 한다. 즉, 껌을 씹으면서 아무 문제 없이 걸을 수는 있지만 영업사원이 고객과 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이메일을 작성하는거와 같이 똑같은 생각을 요구하는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거는 인간 두뇌의 구조상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화랑 이메일은 두뇌의 동일한 인지 과정을 거쳐야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이렇게 비슷한 일을 동시에 여러가지 한다면 두뇌가 여기저기 왔다갔다해야하기 때문에 일종의 “전환 비용 (switching cost)”이 발생하며 이 비용의 결과는 “실수”와 “스트레스”라고 한다. 실제로 미시간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험대상들이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때 생산성이 40%나 감소하였다고 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IBMInformation Overload Research Group이라는 협회의 회원사들이다. 이 협회는 2008년도에 형성되었는데 이메일과 메신저와 같은 e-interruption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접근법들을 서로 공유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모임이며, 회원사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컴퓨터와 hi-tech 분야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e-interruption을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10년 전 하버드 경영 대학원Leslie Perlow 교수는 한 소프트웨어 회사 엔지니어들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이 방해를 받는지를 조사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기록하였다. 약 9개월 동안 여러 엔지니어들을 관찰한 결과 이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매일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그다지 높아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시도때도 없이 오는 이메일의 방해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Perlow 교수는 이에 대한 처방전으로 Quiet Time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매일 오전 4시간의 Quiet Time 동안 17명의 엔지니어들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communicate하지 않고 (물론 전화와 이메일 금지다) 혼자서만 일을 해야했으며, 오후에만 다른 직장 동료들과 대화를 다시 재시할 수 있었다. Quiet Time 동안 이렇게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집중을 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로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전혀 하지 않고도 새로운 칼라 프린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재시간에 완성할 수 있었다. Intel도 이러한 Quiet Time 제도를 여러 지사에 적용하고 있으며 몇몇 대기업들은 심지어 “No E-mail Friday”라는 제도까지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다. 금요일 하루는 아예 이메일을 보내지도 못하고, 받지도 못하고, 확인하지도 못하는 제도인데 나는 이런 제도들 생각만 해도 끔직해진다. 이메일을 하루 종일 확인 못하는건 이메일이 너무 많이 오는거보다 더 stressful할거 같다 ㅎㅎ. 그런데 이런 이메일 금지 제도를 도입한 후 많은 기업들이 생산성의 향상과 직원 만족도 상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경험하고 있다. 이메일을 사용하지 못하니까 직접 가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니 직원 사기가 올라가고, 이메일 3-4통이 필요하던 업무를 전화로 처리하니 시간도 절약되고 더욱 더 인간적인 분위기의 직장을 만들 수 있었다고들 한다. 참고로 직장인들이 받는 방해의 44%가 외부가 아니라 직장 내부에서 받는 이메일로부터의 방해라고 한다. 나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할때를 생각해 보면 하루에 약 100통 가량의 이메일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이 중 50%는 나한테 직접 오는 이메일들이고 나머지 50%는 내가 cc: 되어 있는 이메일이었다.

메릴 린치 개인 뱅킹 그룹에서 일하는 Chad Willardson이라는 아저씨는 5분마다 이메일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이라고 가정한다면 하루에 이메일을 96번이나 확인한다는 말이 되는데 그다지 놀라운 숫자는 아니다. 나도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으니까 ㅎㅎ. “이메일을 확인하면 할수록 더 불안해지고 심지어는 새로운 이메일이 도착하였다는 알림만 봐도 가슴이 덜컥했어요.”라고 말하는데 어느 순간 부터 이메일로 인한 스트레스 레벨이 심해져서 일상 생활을 하는데 이런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방해가 되는 수준까지 도달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내린 처방전은 하루에 4번 정해진 시간에만 이메일을 수동으로 확인하는 규칙인데 신기하게도 이렇게 몇 주 정도 살아보니까 업무 생산성도 높아졌고 불안감도 없어졌다고 한다. 나도 그래서 이 글을 읽고 하루에 정해진 시간에만 이메일을 확인해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루에 4번은 너무 심하고 (이메일을 확인 못하는게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면 더 문제가 있을거 같다) 매 시간마다 한번씩으로 이메일 확인을 줄여볼까 지금 고민 중인데 수년동안 몸에 익은 이 습관을 과연 고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ntrepreneur 잡지는 나같은 이메일 중독자들이 이메일을 작성하고 확인하는 횟수와 충동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권장한다:

  • 새로운 이메일이 왔다고 알려주는 모든 visual/audio alert들을 꺼라 (Outlook의 편지봉투 아이콘과 같은…).
  • 하루에 지정된 시간에만 이메일을 check해라. 하루에 2번 내지는 4번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메일 확인하는 시간의 간격은 최소 45분으로 지정해라.
  • Communication은 왠만하면 전화나 직접 얼굴을 보면서 하는 미팅으로 대체해라. 이렇게 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뿐더러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도 좋다. 이메일은 왠만하면 사용하지 마라.
  • 긴급한 사항에 대해서만 즉시 답변을 해라. “Send”만 누르면 즉시 이메일이 발송된다고 해서 이메일을 받는 즉시 답변할 필요는 전혀 없다.
  • 이메일의 “전체 회신” 기능을 제한해서 사용해라.
  • 가능하면 이메일 주제에 “답신할 필요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집어넣어라. 누가 이렇게 대놓고 말을 해주지 않으면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은 끝이 나지 않는다 (이 부분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 모든 이메일에 대해서 답신하고 싶어하는 충동을 자제해라.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등등의 답변 이메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 매일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 동안에는 이메일 자동 답변 기능을 사용해라. “저는 현재 급한 프로젝트 작업 관계로 오후 4시 이후에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적극 활용해라.

SAS – The Best Company to Work For

sasFortune지에서 2010년도 “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를 리스트를 얼마전에 발표하였다. 나는 이 리스트를 거의 10년 동안 보고 있는데 솔직히 그다지 자세히 보지는 않고 그냥 한번 훑어 보고 어떤 회사들이 상위 랭킹에 있는지만 본다. 그래야지 나중에 미국 사람들이랑 이야기할때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ㅎㅎ. 상위권의 회사들의 이름은 우리가 대부분 잘 알거나 한번 정도는 이름을 들어본 회사들이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올해 리스트는 일부러 시간을 투자해서 면밀하게 보고 어떤 회사들이 과연 미국에서 제일 평이 좋은지, 그리고 왜 그렇게 평이 좋은지도 유심히 봤다. Top 10에 올라온 회사 중 4개 정도가 내가 잘 모르는 회사여서 자세히 봤던 이유도 있지만, 미국에서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가 SAS라는 솔직히 이 리스트의 꼭대기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거 같지 않았던 회사라서 한 글짜도 빼지 않고 전체 내용을 다 읽었다.

SAS (발음은 ‘사~스’이다)는 Fortune이 Best Companies to Work For 리스트를 집계하였던 13년 동안 해마다 이 리스트에 올라갔었지만 1등은 올해가 처음인데 이 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2008년도의 한 에피소드가 머리를 잠깐 스치고 지나갔다. 1999년도 스탠포드에서 같이 공부하였던 통계학과 출신 박사 친구가 있었는데 졸업후 대부분의 박사 친구들은 학계로 진출을 해서 교수가 되거나 연구원이 되었는데 이 친구는 그당시 모든 액션이 일어나고 있었던 실리콘 밸리에서 멀리 2,600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동부의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SAS라는 회사에 통계 연구원으로 취직을 했다. 그 당시만해도 SAS는 비즈니스 분석 툴 (business analytics)의 분야에서는 최강자였고, 나도 이 회사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고 어떤 회사인줄을 알고 있었기에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지만 실리콘 밸리에 난다 긴다 하는 벤처기업들이 엄청난 연봉과 스톡 옵션을 제공하면서 스탠포드 박사들을 채용해가고 있던 시기에 이 친구가 “시골바닥”인 노스 캐롤라이나도 간다는게 조금 놀라웠다. 이메일로 가끔씩 연락을 하면서 지내다가 2008년도 다시 스탠포드 대학 근처에서 이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아직도 SAS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고, 매우 행복해 보였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전날 내가 구글에서 미팅한 내용과 구글의 직원 복지 제도에 대해서 존경심을 표시하면서 “뮤직쉐이크는 언제 구글같은 복지 시스템을 갖추나”라면서 부러워하니까 이 친구가 피식 웃으면서, “야 구글이 뭐 그렇게 대단하냐. SAS 복지 제도는 더 좋아.”라고 했는데 그 당시 속으로는 미친놈이라고 욕했지만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겠다.

SAS가 올해 포츈지가 선정한 Best Company to Work For인 이유는 바로 다른 회사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수한 직원 복지 제도때문이다. 나도 이걸 읽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직원들한테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가 있는지 의아해할 정도였는데, here is the full story:

SAS의 시작은 매우 미약했다. SAS는 1976년도에 (내가 2살때였다 ㅎㅎ) 현재 대표이사인 Jim Goodnight씨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친구들과 만들었던 그 당시만해도 생소하였던 분야인 비즈니스 분석을 하는 통계 소프트웨어의 이름이었다. 참고로 SAS는 Statistical Analysis System의 약자이다. SAS 소프트웨어의 잠재가능성을 일찌기 인식한 굿나잇씨는 학교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더 이상 발전시키는거는 의미가 없다는걸 깨닫고 직접 창업을 했으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같다^^), 아직도 회사의 66% 정도를 소유하고 있다. 초기의 SAS 소프트웨어는 농부들이 농산물 수확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과거의 기후나 농산물 data를 분석하는데 사용되었지만 오늘날 Fortune 500대 기업의 79%가 알게모르게 뒷단에서 SAS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령, 옷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Gap과 같은 회사들은 SAS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언제 얼마만큼 어떤 옷을 만들어서 어느 매장에 어느정도의 재고를 가지고 가야하는지를 예측한 후에 이 트렌드에 따라서 비즈니스를 한다. 제약업체들은 신약출시하기 전에 경험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SAS를 통해서 최소화할 수 있으며, 야구 구단주들은 각각의 야구 경기에 대해서 표를 얼마에 팔아야하는지까지도 예측을 어느정도 가능케 하는게 바로 SAS 소프트웨어의 강점이다. SAS의 2009년도 매출은 약 23억 달러였는데, 이 수치는 SAS를 세계에서 매출이 가장 큰 비상장 소프트웨어 회사로 만든다.

SAS의 평균 근무 년수는 10년이다; 300명 이상은 무려 25년 이상을 현재 같은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직장을 옮기는 요새 젊은이들한테는 이해하기가 참으로 힘든 회사일것도 같다. 2009년도 퇴사율이 2%밖에 안되었는데,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평균 퇴사율은 참고로 22%이다. 직원 중 45%가 여성이며, 전체 직원의 평균 연령은 45살이다. 나도 주위에 좋은 회사들을 많이 봤고, 행복하게 일을 하는 직원들을 많이 알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그 중 하나이다) 이렇게 퇴사율이 낮고 직원들이 오래동안 한 회사에서 일을 하는 회사는 본적이 없는거 같다. 거의 우리나라의 “평생 직잡” 개념을 가지고 있는 미국 회사와도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더군다나 SAS의 연봉 수준은 미국의 평균 소프트웨어 산업의 연봉보다 낮으며 직원들한테 회사의 스톡옵션을 전혀 부여하지 않는데도 직원들이 집보다 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 모든걸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건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짐 굿나잇씨의 직장에 대한 철학이 아닐까 싶다. 올해 67세인 굿나잇씨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다. 통계학 박사 학위 소지자이자, 한때는 대학 교수님까지 하였던 굿나잇씨는 언론에는 매우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다 (나도 이 기사를 읽기 전에는 누군지 전혀 몰랐으니까). 굿나잇씨는 상당한 실용주의자이기도하다. 집도 SAS 캠퍼스안에 있고, 35분이라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머리도 구내 이발소에서 깍는다. 미팅 도중에 더이상 미팅에서 얻을 수 있거나 배울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이 없으면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로 유명하기도 한 CEO이다. 그는 직원들에 대해서 종종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매일 밤 우리 직원들이 회사 정문을 통해서 퇴근을 합니다. 대표이사로서 내 임무는 퇴근한 직원들이 그 다음날 다른 회사의 정문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정문으로 다시 출근하도록 만드는거죠.”

굿나잇씨의 이러한 자세는 직원들을 위하는 인도주의적 정신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직원들한테 잘해주면 그만큼 더 생산성이 올라서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 기여한다는 마키아벨리적인 사상에서 나오기도 한다. SAS의 평균 주간 업무 시간은 보통 35시간이다 (나도 일주일에 35시간만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병가나 휴가를 관리하거나 감시하는 제도는 없다. 그냥 알아서 양심껏 쉬면 되는거고 아프면 상사한테 말해서 쉬면 되는 제도가 이 회사에는 아주 잘 자리를 잡았다. 솔직히 이런 개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제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통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조금만 풀어주면 시스템을 악용하려는 직장인들이 한국에는 너무 많은데 미국인들은 알아서 잘 자제하는게 참으로 신기하다. 9시 – 6시와 같은 특정 근무시간도 SAS에는 없다. 정문의 경비가 아니면 9시에 출근을 하던 11시에 출근을 하던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몇시에 출근을 하던간에 일단 출근을 하면 열심히 일을 하는건 기정 사실이니 그렇다고 인력담당자들은 말한다. SAS 직원들은 일단 SAS 캠퍼스 안에 들어오면 하루종일 나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들 한다. 필요한 모든 시설이 회사 안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600명의 유아들을 수용할 수 있는 2개의 유아놀이방이 있기 때문에 애기가 있는 가족들도 마음놓고 일할 수 있으며, 어린이들을 위한 summer camp 제도도 매우 잘 갖추어져있다. 그외에 구글이 가지고 있는 – 참고로 구글이 몇년전에 직원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을 만들때 벤치마킹 했던 회사가 바로 SAS라고 한다. 구글은 SAS의 큰 고객 중 하나이기도 하다 – 모든 부수적인 서비스를 SAS는 다 가지고 있다. 드라이 크리닝 서비스, 자동차 정비소, 우체국, 작은 책방 및 책을 교환할 수 있는 시설, 명상을 위한 시설, 개인 회계사 서비스 심지어는 치열 교정소까지 갖추고 있다. 구글이 한때 구내 식당과 거기서 먹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음식 때문에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샀는데 – 아직까지 사고 있다 – SAS도 절대 구글에 뒤지지는 않는다. 싸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구내 식당이 3개가 있는데 매일 아침식사 500끼와 점심식사 2,300끼를 제공하며, 심지어는 퇴근하면서 갈때 가져갈 수 있는 테이크아웃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하하. 그리고 식사 시간을 놓치거나, 중간 중간에 배가 고프면 다양한 간식을 제공하는 “부엌”들이 20개 이상의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간식으로 매주 수요일은 M&M; 쵸코렛을 전직원들한테 제공하며, 금요일은 크리스피 크림 도우넛을 제공한다고 하니 누군들 마다하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배를 채운후에는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과 그룹 스포츠 제도 또한 전사적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이렇게 잘 되어 있는 복지 제도 중에서도 SAS 직원들이 회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꼽는거는 바로 SAS 캠퍼스의 중심부에 위치해있는 보건소이다. 솔직히 이 정도 규모면 병원이라고 해도 되는데 굳이 health-care center라고 하니 그냥 보건소라는 번역을 해야겠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는 SAS 보건소에는 4명의 의사, 10명의 간호사, 영양사, 실험실 연구원, 물리치료사와 정신과의사를 포함하여 56명의 직원이 있다. 여기서 심장 수술과 같은 복잡한 수술을 받지는 못하지만 대부분의 기본적인 치료는 모두 받을 수 있다. 독감 주사, 임신 테스트, 혈액 검사 등과 같은 기본적인 검진은 모두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사내 보건소를 갖추고 있는 회사들이 더러 있지만 이렇게 큰 스케일로 운영되는 보건소는 대부분 아니며, 더군다나 돈까지 한푼도 내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다니 정말로 좋은 deal인거 같다. 2009년도에 SAS 직원과 직원 가족들의 90%가 사내 보건소를 이용하였다고 하는데 물론 굿나잇 대표도 포함해서이다. 보건소의 년간 운영 비용은 450만 달러인데, 비싸 보이지만 사내 보건소를 운영함으로써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이보다 큰 500만 달러라고 한다. 외부 병원에서 기다리면서 시간 낭비하거나, 쓸데없는 비용이 나가거나 하는게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도 직원들에 대한 굿나잇 대표의 마키아벨리적인 사고방식이 엿보인다. 모든 미국인들이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에 대해서 욕을 하지만 아마도 SAS 직원들은 입 다물고 가만히 있을거 같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된다.

SAS의 직원 복지 제도를 보고 남들은 너무 직원들한테 돈을 낭비하는게 아니냐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모든건 결과로 나타난다고 굿나잇 대표는 강조한다. 실제로 33년 동안 해마다 SAS의 매출은 성장을 하고 있으며, 회사가 돈을 더 벌수록 더욱 더 복지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SAS는 현재 약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SAS 캠퍼스를 확장하고 있으며, 매출의 약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하고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우리말이 있는데, 굿나잇 대표는 놀랍게도 이런 회사의 복지제도를 SAS가 매출 500억 밖에 안하던 1984년도부터 기획/계획을 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회사들은 매출 500억 정도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더욱 더 직원들을 쥐어짜서 1조원의 매출을 만드려고 고민할텐데 이렇게 직원들 복지 생각을 하는 회사와 창업자가 있다니 다시 한번 놀라울따름이며 굿나잇 대표의 이러한 장기적인 안목이 부럽기까지도 하다. “행복한 소들이 맛있는 우유를 더 많이 만들죠.”라는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굿나잇 대표의 말이 내 머리속에서 계속 메아리를 친다…

굿나잇 대표는 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로 나가도 될거 같다. 이미 이 지역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며, 지역 경제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였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와 IT하면 실리콘 밸리와 미국 서부밖에 모르던 나같이 무식한 놈들한테 노스캐롤라이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회사의 문화는 매우 신선하였으며, Fortune지 4장에 걸쳐서 쓰여졌던 이 기사는 나의 “성장”만을 중요시하는 탱크주위만이 회사를 운영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대표이사가 있는 회사라면 굳이 실리콘 밸리가 아니라 시골인 노스캐롤라이나라도 한번 일해볼만할거 같다. 우리 나라도 서울이 아닌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도 이런 훌륭한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다면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싶다. 아니면 그래도 서울만을 고집할까?

재미있는 사실: SAS에서 간식으로 제공하는 M&M 쵸코렛의 년간 소비량은 22.5톤이라고 한다. 직원 한명당 평균 5키로그램의 M&M을 해마다 소비한다는 말이다. M&M 쵸코렛 22.5톤의 시장 가격은 약 $216,000지만, SAS는 이것마저 대량 할인을 받아서 $71,225에 구매를 한다고 하니 정말로 sweet한 deal인거 같다. 물론, SAS에서 일하는거 자체가 매우 달콤하다.

*올해는 466개의 기업이 이 리스트에 포함 신청을 하였으며, “The 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 리스트는 샌프란시스코의 The Great Place to Work Institute에서 해마다 작성을 한다. 리스트 작성의 기준이 되는 항목들은 크게 2가지인데 각 회사들의 정책/문화와 회사 직원들의 피드백이다. 또한, 이 두가지 항목을 기반으로 4개의 분야에서 점수를 매기게 되는데 그 4가지 분야는 credibility (communication to employees), respect (opportunities and benefits), fairness (compensation, diversity), 그리고 pride/camaraderie (philanthropy, celebrations)이다.

Musicshake for the iPhone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리의 아이폰 앱 개발이 드디어 막바지에 다다랐다. Wishful thinking 이지만 3월 15일은 아이폰 앱 중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되고 cool한 음악 창조 아이폰 앱을 우리는 App Store에서 만날 수 있을것이다.

Musicshake for the iPhone – Making the World a Better Place, One Shake at a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