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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sing Money in Uncertain Times

어제 다우존수 지수가 10,000을 돌파하였다. 올해 4월 6,500대로 내려가면서 6년만에 최저치를 쳤었는데, 6개월만에 다시 이렇게 반등을 하다니 참으로 기쁜 소식이다. 과연 불경기는 이제 끝난것일까 아니면 몇몇 경제학자들이 말하듯이 이건 단순 일시적인 현상일까? 참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지난 1년이었던거 같다. 스타트업들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거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인지 그 충격과 여파는 더욱 더 부담스러웠고 마땅한 매출과 수익 모델이 없는 Musicshake와 같은 young 스타트업한테는 그 규모로 보거나, 기간으로 보거나 감당하기 힘들었던 불경기였던거 같다. 하지만 우리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이를 악물고 독하게 버티고 또 게겼다. 그리고,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말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다. 어쨌던간에 뮤직쉐이크의 불경기 survival 이야기는 다음번으로 미루고….오늘은 지난 1년 반 동안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들의 펀딩 전략이 10년 전과 어떻게 극적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지난 10년 동안 내가 계속 실리콘 밸리에서 startup 쪽에서 종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거품이 가장 부풀어 올랐을때인 1999-2000년도, 그리고 최근 2-3년 동안에는 그 거품의 중심에 있었기에 대부분 내가 직접 몸으로 느낀 포인트들이니 너무 따지려고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1. 사업계획서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 100장 짜리 사업계획서가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던 때가 있었다. 1999년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사업계획서 쓰는 법을 가르쳐 주는 수업까지 있었고, 캠퍼스나 도서관 여기저기에서 노트북으로 쌩소설로 사업계획서를 가득 채우는 학생들은 그다지 생소한 광경이 아니었다. VC들과 미팅을 하려면 잘 짜여진 사업계획서 (5년치 financial projection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며, 특히 창업 2년차 부터는 매출이 exponential하게 성장하는 hockey stick 그래프를 잘 그려야 했다)와 발표용 파워포인트 자료가 반드시 준비가 되어있어야 했다. 그리고 이사람 저사람들한테 피드백을 받은 후에 다시 business plan을 다듬고 또 다듬고, 좋은 아이디어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완성하는데만 최소 1-2개월이 낭비되던게 10년전 현실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사업계획서가 너무 길면 일단 아무도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수백명의 이메일과 전화를 받는 VC들은 100장 짜리 사업계획서를 읽을 수 있는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는게 현실이다. 그리고 10년전과는 달리, 요새 사업계획서에 너무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면 startup에서 실제로 필요한 execution 보다는 planning에 너무 치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그냥 이빨까라는 말은 아니다. 최소한으로 준비를 해야할 자료들은 있다.

-Executive summary: 한두장 짜리 간단 명료한 executive summary에 3-4 시간 정도 투자를 하는건 적극 권장한다. 아주 대단한거는 아니고, 그냥 내가 어떤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걸 누구랑 실제 어떻게 상용화 할 것이고, 상용화한 제품을 가지고 돈을 어떻게 벌 것이다라에 대해서 간단 명료한 자료가 있으면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서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것이다.
-Financial projection: 거창한 매출 게획은 funding에 도움보다는 방해가 될 수 있다. 한치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인터넷 industry에서 어떻게 5년후에 우리 회사가 얼마를 벌 수있을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건 예측이 아니라 완전히 갠또인데, 숫자야 만들면 얼마든지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모든 VC들이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1-2년 어치 보수적인 financial projection을 제공하는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No Chinese maths: 이런걸 Chinese math라고 한다. “중국 인구가 13억명 중 보수적으로 1%만 우리 제품을 산다면 우리는 xyz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말은 참 쉽지…근데 그 1%란 숫자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숫자란 말인가? 만들어만 놓으면 중국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산다는 말인가? 왜? 그럴 바에 30%라고 하지 왜 1%라고 했냐?

2. Prototype을 빨리 만들어라 – 사업계획서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 시간을 실제 제품을 만드는데 투자해라.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다시는 그런 시절이 오지 않을 것이다. 정신이 제대로 박힌 VC들이라면 절대로 아이디어에만 투자를 하지 않는다.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라면 몰라도..) 그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구체화 되어서 실제로 시장에서 반응이 있고, 유저들이 있어야지만 30분 정도 미팅할 시간을 할애해 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VC들한테 돈을 받으려면 그 무엇보다 먼저 해야할일이 흔희 industry에서 말을 하는 POC (Proof of Concept)이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가 정말로 시장에서 먹힐만한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사업계획서나 이빨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보는 방법밖에 없다. Full product를 만드려면 시간/돈/사람이 많이 필요하고, full product를 만들기 위해서 funding이 필요한것이지만, 간단한 prototype를 만드는건 그다지 돈이나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건 아니다. 특히 웹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 요새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tool들이 사방에 널려있는데 이걸 가지고 간단한 베타 제품을 만들어서 한 3개월만 돌려보면 금방 시장에서 반응이 올 것이다. 시장에서 전혀 반응이 없다면, 아마도 VC들 한테서도 반응이 전혀 없을것이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응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제품을 더 잘 만들어서 usage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잘 생각해 놓고 그런 추가 작업들을 하기 위해서 fund raising을 하는게 요새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아는 A와 B라는 entrepreneur들이 있다 (주로 나는 실명을 사용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냥 A와 B를 사용하겠다). 둘다 뛰어난 머리와 추진력의 소유자들이고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고 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해서 돈을 구하기 시작하였다. A는 그럴듯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3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였다. 실제로 내가 사업계획서를 읽어 봤는데 굉장히 짜임새 있고 논리 정연하게 작성이 되어있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투자자를 못 구해서 아직까지 그의 아이디어는 종이위에 아이디어로만 남아 있다. B는 아예 처음부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대신, 가지고 있던 $15,000을 다 털어서 웹 프로그래머 한명을 채용해서 본인이 머리에 가지고 있었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3개월 후에 어느 정도 베타 사이트가 오픈되었고 다행히도 베타 서비스였지만 상당한 수의 유저들을 영입할 수 있었고, 사이트 오픈 후 6개월 뒤에 꽤 유명한 angel 투자자로부터 $500,000을 유치하였다. 그 돈으로 개발자들을 몇 명 더 채용하였고, 계속 제품을 개선해서 더 높은 valuation으로 Series A 펀딩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A보다는 B를 대부분의 VC들이 선호한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최대한 싸고 빨리 prototype를 만든 후에 펀딩을 받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사업계획서는 아예 작성을 하지도 말아라. 괜히 머리만 아푸다.

3. 엔지니어를 우대해라 – 이 세번째 포인트는 모든 제품에 적용되는건 아니고 IT나 웹서비스에만 국한되는거 같은데, 웹서비스에 종사하는 스타트업이라면, 회사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영업/마케팅/PR과 같은 비즈니스 관련된 인력은 충원할 필요가 없다. 웹서비스라는게 어차피 특별히 돈을 들여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특히 매출이 없을때 비즈니스 인력을 채용해서 굴린다는건 매우 리스키하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장사이다. 제품이 어느정도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창업자와 엔지니어들만 있으면 된다. 최근에 Intuit가 약 2,000억원에 인수한 Mint.com (참고로 Mint는 Musicshake와 같이 2007년 TechCrunch40의 finalist였고, 결국에는 우승상금을 탄 업체이다)의 창업자 Aaron Patzer가 스타트업들의 valuation을 결정하는 방법에 대한 매우 재미있는 강연을 한적이 있는데, 아직 매출이 나고 있지 않는 스타트업의 가치를 측정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공식은:

매출 발생 전 스타트업의 회사 가치 = 엔지니어 수 x $500,000

라고 한다. 즉, 회사에 개발자가 5명이 있다면, 그 회사의 가치는 $2,500,000 이라는 말이다.

실은, 위의 공식에는 한가지 항목이 빠져 있는데, full 공식은:

매출 발생 전 스타트업의 회사 가치 = (엔지니어 수 x $500,000) + (비즈니스 인력 수 x -$250,000)

즉, 매출이 나기전의 스타트업의 엔지니어들은 그 회사의 가치를 증가시키지만, 영업/마케팅/PR 등의 비즈니스 인력들은 오히려 회사의 가치를 깍아먹는다는 말이다. 굉장히 counter-intuitive한 말이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정말로 맞는 말인거 같다. 회사 초기에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모든 focus를 맞춰야지, 엄한 영업/마케팅이나 PR은 오히려 회사에 독이 될 수가 있다는 점들을 명심해라. 즉, 개발자들한테 투자를 하고 우대를 해야지만 killer product가 나올 수 있는것이다. 먼저 제품을 만들어 놓고 시장에 풀어봐라. 그 이후에는 겸손하게 시장의 결단을 기다려라. 물론, 회사가 어느정도 정상괘도를 올라탄 후에는 당연히 영업/마케팅 인력이 많이 보강되어야 한다.

4. User 보다는 매출에 신경써라 – “일단 유저들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유저 수를 팍 증가시키고, 돈을 어떻게 벌지에 대해서는 그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안되면 광고로 돈을 벌면 된다.”라는 말을 기억하는가? 아마도 2000년도에는 웹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창업자라면 모두 다 이런 논리를 가지고 일을 하였을 것이다. 아니, 굳이 10년 전이 아니더라도 한 2-3년 전만 해도 판이 그다지 다르지는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YouTubeFacebook 또한 이런 사상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시작되었으며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이 두 사이트들은 유저들이 그냥 “많다”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아직도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는게 현실이긴 하다. 뮤직쉐이크도 솔직히 처음에는 일단 서비스 launch를 하고, 유저들 많이 모은 다음에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고민을 해도 늦지 않을거라는 생각으로 회사가 운영되었지만, 특히 요새와 같이 힘든 몇개월을 경험해 보니 1억명의 유저가 있는들 매출이 그만큼 뒷받침을 해주지 않으면 회사의 존재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힘들게 깨닫고 있다 (참고로 우리가 1억명의 유저가 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ㅎㅎ. I wish!!). 물론 유저가 많으면 기본적으로 광고수익이 있겠지만, 회사 운영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택도 없을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짜 유저 100명 보다는 유료 유저 한명이 효자라는 말을 하고 싶고, 광고로 돈을 벌 수 있는 무료 서비스 보다는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만한 좋은 서비스를 통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만이 VC들한테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우리 옛말이 있는데 백만명의 유저들이 한달에 평균 40분동안 우리 서비스를 공짜로 사용하는 비즈니스 보다는 5명의 유저들이 한달에 평균 1분씩 돈을 내고 사용하는 서비스가 훨씬 더 가치있고 VC들한테 투자 받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 여자 – Oracle의 2인자 Safra Catz

<2014년 9월 19일 업데이트: Larry Ellison은 오라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Safra Catz와 Mark Hurd가 새로운 공동 대표이사가 되었다>

Tech 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Oracle이라는 회사를 누구나 다 알고있다. 아니, 아마도 tech 분야가 아니더라도 DB의 제왕 Oracle과 CEO창업자 Larry Ellison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을것이다. 매일 타블로이드와 잡지를 사치와 허영으로 장식하는 엘리슨 회장은 도대체 일은 언제 하고, 어떻게 이 덩치 큰 회사의 매출과 수익을 해마다 드라마틱하게 개선 할 수 있을까? 회사 이름과 같이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예언자라도 되는건가?

답: 엘리슨 회장은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

오라클 본사가 있는 SF 공항 근처의 Redwood City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LA 근처의 휴양지 말리부 바닷가의 별장에서 보내는 날들이 더 많으며 실제 일들은 오라클의 경영진들이 대부분 하는걸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마치 능력있는 음악가들로 구성되어 있는 Oracle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는 지휘자는 Safra Catz라는 신비로움으로 둘러쌓인 아줌마다.

Fortune지 9월호에 Safra Catz에 대한 특집 기사를 읽기 전에는 나도 이 여자에 대해서 전혀 아는게 없을 정도로 상당히 low profile을 유지하면서 언론을 피하기로 유명한 Catz 여사이지만, 오라클의 중요한 결정들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면 엘리슨 회장과 맞먹는다고 볼 수 있다. Oracle과 중요한 deal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Charles Phillips와 공동 President라는 명칭을 공유하는 Catz 여사의 파워를 익히 알고 있으며 Catz의 말이 곧 Ellison 회장의 말이라는것도 잘 알고 있다.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는데 오라클이 Sun을 인수하기 위해서 사전 협상을 열심히 하면서 경쟁사 IBM을 따돌리기 위해서 offer하였던 금액이 56억 달러였는데, Sun의 이사회에서 이 금액은 IBM이 제안한 금액이랑 큰 차이가 없어서 좀 힘들거 같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Sun의 대표이사 Jonathan Schwartz는 offer 금액을 더 올려달라고 오라클에 전화를 걸었는데, 공교롭게도 Larry Ellison 회장이 아니라 바로 Safra Catz한테 전화를 하였다. 물론 Catz는 단호하게 “금액을 올리는건 불가능합니다”라고 답변했고 썬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오라클에 회사를 파는걸로 결론을 내렸다. 엘리슨 회장은 이 모든 작업이 끝난 후에 Catz를 통해서 사후 보고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Safra Catz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나서 핵물리학자였던 아버지를 따라서 6살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내가 잠시 다녔었던 U Penn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교내 펜싱팀의 멤버로 활동을 하였던 Catz에 대해서 펜싱팀 코치는 “매우 공격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기억을 하고 있다. 그 이후 같은 학교에서 법대 진학을 하고, 졸업은 Harvard에서 했다. 원래 목적은 변호사가 되는 거였지만, 월가에서 여름 인턴쉽을 하면서 변호사들한테 명령을 내리는 사람들은 investment banker들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된 후에 1986년 뉴욕의 DLJ에 뱅커로 취직을 하였다. 이후의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머리좋고, 열심히 일하는 야심찬 월가 뱅커들의 활약상과 그다지 다르지는 않다.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Catz는 다른 뱅커들보다 수학과 컴퓨터에 천부적인 기질이 있어서 DLJ의 technology banking business에 엄청난 공헌을 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1997년도에 대부분의 tech 고객들이 위치하고 있었던 Silicon Valley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실리콘 밸리와 막 성장하고 있던 IT 인프라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엘리슨 회장이 친히 스카우트한 Safrz Catz는 1999년 4월에 Oracle을 조인하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이 여자가 도대체 오라클에서 뭐하는 사람인지 대부분의 직원들이나 임원들은 알지 못하였다. 그냥 사무실 한 구석에서 개인 사무실 하나 없이 엘리슨 회장을 도와주는 비서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몇달 후에 오라클 본사 11층 대회의실에서 오라클 임원 30명과 엘리슨 회장이 참석한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엘리슨 회장은 항상 그렇듯이 회의 내내 딴짓을 하다가 한시간 정도 후에 다른 약속이 있다고 하면서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고 했다. 원래 그러니까 모두 지켜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Catz가 벌떡 일어나더니 엘리슨 회장의 팔을 잡으면서 “Larry, 지금 나가면 안됩니다. 매우 중요한 회의고, 회장님도 잘 아시잖아요. 시간 좀 내주세요.”라고 아주 무섭게 말을 하니까 엘리슨 회장이 수긍하면서 다시 앉았다고 한다. 이 광경을 목격하였던 한 임원은 “와…정말 대단한 여자였어요. 오라클 그 어떤 임원도 엘리슨 회장의 팔을 잡지는 못합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Catz가 오라클을 조인한지 1년도 안 되어서 바로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났다. 1년만에 운영 비용을 약 1조 5천억원 절감하였고, 마진율을 35%나 향상시켰고 더욱 더 놀라운 숫자는 영업 이익율을 42%로 올렸다는 점이다. 참고로, 가장 수익율이 좋다고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업 이익율은 30%이고 오라클의 천적 SAP의 영업 이익율은 25%이다. Catz가 기억하기로 오라클에 처음 왔을때 회사는 외형적으로는 굉장히 튼실해 보였지만, 실제 숫자를 까보면 완전 개판이었다고 한다. 재무재표 만드는거부터 인사관리까지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랑 데이타베이스를 제공하는 이 거대한 회사는 무섭게 몸집이 불어나고 있었지만 영업 이익율은 22%에서 성장을 멈춘 상태였다. 자타가 공인하는 숫자의 천재였던 Catz는 이때부터 겁나게 숫자들을 분석하고 또 분석해서 불필요한 군더더기들을 제거하고, 모든 비즈니스를 정량화하여 숫자로 표시하는 본인의 스타일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내쫓거나 설득해서 회사의 수익률을 극적으로 개선시켰다. 입버릇처럼 그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동료 직원들에게 하였다고 한다. “나는 월가에서 왔기 때문에 모든건 숫자로 말을 합니다. 파워포인트로 비즈니스를 하는게 아니라 엑셀로 합니다. 전략이 아무리 좋아도 숫자로 명확하게 표시할 수 없으면 저한테 가져오지 마세요.”

그렇다면 과연 엘리슨 회장이 은퇴하면 Catz가 오라클의 차기 CEO가 되는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한다. Catz가 엘리슨 회장과 엄청 가깝고, 오라클 내외에서 공격적인 성향으로 많은 경외심을 사고는 있지만, 차기 CEO는 Charles Phillips가 될 확률이 더 높을거라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성격의 소유자인 Phillips가 Catz보다 편한 이미지를 풍기며, 오라클 고객들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일거라고 한다. 어찌되었던간에 무서운 여자임은 틀림없고, 내가 모셔야 할 보스는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팍팍 든다.

<이미지 출처 = http://www.forbes.com/profile/safra-catz/>

Apple/RIM vs. RoHM (Rest of Handset Manufacturers)

왼쪽에 있는 사진을 보면 AppleRIM (Research In Motion: BlackBerry 제조사)이 왜 머리를 잘 썼고 대단한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다. 파란색 막대는 2008년 세계 핸드폰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이고, 빨간색 막대는 전체 핸드폰 시장에서의 영업 이익율이다. Apple의 iPhone과 RIM의 BlackBerry의 파란색 막대는 거의 바닥이라서 보이지도 않는데, 전세계 핸드폰의 3%가 iPhone과 BlackBerry이다. 이 수치는 전혀 놀랍거나 새로운거는 아니다. 놀라운거는 이 두 스마트폰은 전세계 핸드폰 시장의 영업 이익을 35%나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3% -> 35%. 아주 쇼킹하지 않나? 더 충격적인거는 2009년 말에는 이 수치들이 5% (시장 점유)와 58% (영업 이익)가 될거라고 한다.

얼마전에 한국 모 VC의 middle level analyst와 전화 통화를 오래할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아직 한국에는 iPhone이 배포되지 않아서 그런지 iPhone의 위력과 핸드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SKT삼성의 독주때문에 그런지 한국에서는 상당히 과소평가되고 있는거 같다. 아니, 아예 신경도 안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LA에 출장온 삼성전자 핸드폰 사업부 친구를 만났는데, 안타깝게도 아직도 삼성이나 LG의 focus는 핸드폰 device 그 자체였다. 위의 수치들을 보면 아주 극명하게 세계 핸드폰 시장이 기존의 일반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움직이는 추세이며, 한발자국 더 나아가서는 device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적인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아직 이쪽으로는 거의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2008년 3월6일 iPhone App SDK가 출시된 후 현재 약 6만개 이상의 iPhone App (유료 및 무료)들이 10억번 이상 다운로드된걸 보면서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라는 식의 유연하지 못한 사고 방식은 요새 같이 빨리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좋지않은거 같다.

뮤직쉐이크도 곧 iPhone App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가 6만개의 iPhone App들을 전부 다 보지는 못하였지만, 그 어떤 iPhone App보다 멋지고 신선한 충격을 시장에 가져올것으로 예상된다.

John Chambers and Cisco

나는 1999년도에 처음으로 Cisco라는 회사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스탠포드 대학 초청 강연 하나 중 그 당시 시스코 고위인사인 Mike Volpi가 – 이때만 해도 시스코의 차기 CEO가 될 줄 알았던 Volpi씨는 이후에 Joost의 CEO로 스카웃된 후 상당히 순탄치 못한 길을 현재 가고 있다 – “인터넷 혁명은 이제 불과 시작하였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였는데, 그 날 이후로 시스코의 팬이 되어서 계속 이 회사를 follow하고 있다.

Cisco Systems는 스탠포드 대학 컴퓨터 공학 석사 과정에서 만나 결혼한 Leonard Bosack과 Sandy Lerner (그 당시 부부였지만 현재 이혼하였다)가 1984년 창업하였다.시스코란 이름은 이 젊은 공학도 부부가 가장 사랑하고 즐기던 도시 San Francisco에서 따온거라는걸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것이다. 시스코의 로고도 싸인이나 코싸인 기호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의 명문 금문교를 응용한 이미지이다. 2000년 3월 닷컴 거품이 최고조에 달하였을때 시스코는 한때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회사였다 (약 500조원). 현재 시스코의 시가총액은 거품이 많이 빠진 160조원에 연매출 약 50조원이지만, 시스코가 실적 발표를 할때마다 모든 기업인들과 금융인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시스코의 성적은 현재와 미래의 경제에 대한 중요한 지표가 된다. 올해 6월9일 다우존스지표에서 GM을 시스코가 대체할만큼 시스코의 제품들은 이제 우리 삶의 구석 구석에서 매일 볼 수 있을 정도로 널리 찾을 수 있고, 지리적으로도 미국 뿐만이 아닌 전세계 모든 나라에 시스코 제품들이 진출해 있기 때문에 시스코의 성적이나 미래에 대한 예측은 세계 경제 및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시스코의 살림을 13년째 꾸려나가고 있는 John Chambers 사장월 스트리트 저널의 Michael Malone이 인터뷰한 기사 중 몇가지 의미심장한 내용을 나름대로 재해석 (재탕?) 해본다.

John Chambers는 ‘변화’를 좋아한다. 외모 – 실리콘 밸리의 다른 CEO들과는 다르게 양복과 formal한 옷을 즐겨 입는다 – 와 말투 – 이 또한 실리콘 밸리에서는 찾기 힘든 강한 남부 액센트를 가지고 있다 – 로 봐서는 은근히 보수적인 면이 있을거 같은데 소리 소문없이 점차적인 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13년째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 10년전만 해도 시스코는 라우터 (인터넷에서 정보가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타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Chambers 사장은 영원한 1등도 없고, 영원한 시장이라는건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일찌감치 인정하고 지속적인 신규 비즈니스 진출 및 기존 비즈니스 재정비를 통해서 시스코를 네트워킹 장비,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 그리고 홈 무선 네트워크를 관리해주는 Linksys 라우터까지 제공하는 종합 네트워킹 h/w and s/w 업체로 성장 시켰다. 시스코 내부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 data 중 3/4 이상이 시스코의 제품을 통해서 전송된다고 한다. 보통 신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체적인 인력과 기술을 가지고 직접 신규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방법이 있고 (organic growth), 다른 방법은 직접 하는거 보다는 이미 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기존 player를 인수하는 (acquisition growth) 방식이 있다. 물론, 다른 방법들도 많지만 크게 봐서는 이 두가지가 있는데 시스코는 후자의 방법 (인수 합병)을 예술로 승화시켜서 키우기로 유명한 회사이다. 2001년 부터 시스코는 크고 작은 회사들을 자그마치 130개나 인수하면서 제품군을 라우터, LAN 스위치, VoIP 및 홈 네트워킹 분야로 대거 확장하였다. 큰 회사가 작은 회사를 인수하면 보통 인수되는 회사를 인수하는 쪽에서 망가뜨리는걸 우리는 자주 볼 수 있다. 인수되는 기업의 직원들이 퇴사하는 결과가 나오고, 그렇기 때문에 인수 전에 1+1=3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였던게 1+1=1.3이라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는걸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시스코는 인수하는 작은 회사들에게 시스코의 문화와 가치를 주입시키기 보다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인정하면서 Linksys, Scientific AtlantaWebEx와 같은 인수 당시에는 미약했던 비즈니스들을 전부 다 billion dollar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이런 Chambers 사장의 선견지명 덕분에 시스코는 우리 세대 최악의 불경기 와중에도 계속 성장을 하고 있다. 한달 동안 주가는 거의 20% 이상 성장하였고, 영업 비용을 2조원이나 절감하면서 Credit Suisse로 부터 “outperform”의 상향 평가를 받는가 하면 2012 런던 올림픽의 메이저 스폰서쉽을 얼마전에 따내기까지 하였다. 비슷한 덩치의 다른 high tech 회사와는 달리 시스코는 직원들을 대량으로 감원하지도 않았고 임원들의 연봉 삭감을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Chambers 사장은 매우 자신있게 (Chambers 사장은 현실적인 인물로 평판이 나있다. 주가를 올리거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소위말하는 ‘뻥카’는 절대로 날리지 않는다). 앞으로 5년 동안은 경기와는 상관없이 시스코는 무조건 해마다 12% ~ 17% 성장할 준비가 이미 다 되어 있다고도 장담한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회사 지하실 대형 금고에 현금이 넘쳐 흐른다고 하던 기업들도 요새는 금고가 필요없게 되어서 다 제거하고 있는 이 판국에 어떻게 시스코와 Chambers 사장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할 수 있을까? “제가 시스코를 경영하면서 여러번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위기가 한번도 없었다면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죠. 그렇지만 매번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웠고, 이런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지에 대한 해답이 적혀있는 우리만의 playbook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시스코의 위기 대응책은 크게 다음 4가지 원칙에 기반합니다.”

1. 현실을 똑바로 봐라 (Be realistic) – 우리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불경기 때문인가 아니면 내부적인 요인때문인가? 불경기때 비즈니스가 느리면, 10중 9명은 경기 탓을 하는데 원인 파악을 정확하게 해보면, 그동안 회사 내부의 문제들이 쌓인게 불경기때 표면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2. 상황 파악을 똑바로 해라 (Assess your situation) – 현재의 불경기가 얼만큼 지속될것이고,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파악을 해라. 그리고 그 수치를 1.5배 하면 정확한 계산이 나올 것이다. 불경기는 생각보다 항상 더 오래가고, 그 임팩트가 크기 마련이다.
3. 다시 돌아올 호경기에 대비하여라 (Get ready for the upturn) – 모든건 바닥을 치면 다시 오르게 되어 있는데, 경기도 마찬가지이다. 고장난걸 고치는데 모든 자원을 집중시키지 말고, 고친 후에 어떻게 돈을 벌지에 절반의 자원을 투입시켜라.
4. 항상 고객의 옆에 있어라 (Get closer to your customers) – 불경기를 가장 빨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고객의 소비동향을 모니터링 하는것이다. 고객들이 지출을 줄인다면 그에 대한 원인을 바로 파악해라.

Chambers 사장은 현재 차세대 Internet 2.0의 물결을 제대로 타기 위해서 시스코의 장비들을 재정비 하면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들을 찾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비디오 기술 및 화상회의 기술들에 요새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작년에 Chambers 회장은 전세계 시스코 사무실 270개를 방문하였는데 그 중 200개는 직접 방문하지 않고 화상회의를 통해서 했다). 물론, 많은 시간과 돈이 들겠지만 반드시 이런 비전들을 실현시킬때까지 계속 현업에 종사할거라고 Wall Street Journal에 웃으면서 말을 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Chambers 사장은 Cisco의 새로운 제품인 HD Flip 디카를 보여주면서 기자에게 “멍청한 CEO들도 사용 설명서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예요” 라면서 자랑을 한다. 작년에 Flip 카메라를 만드는 Pure Digital Tech사로부터 이 카메라를 선물로 받았는데 그 당시에 공짜로 받을 수는 없고 직접 소비자가를 내고 사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올 3월 Pure Digital Tech사를 750억원에 통째로 인수해 버렸다.

The new VC in town – Andreessen Horowitz

Tech쪽에 종사하는 사람치고 Marc Andreessen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 일리노이 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 Mosaic란 세계 최초의 상용 브라우저를 친구들과 만든 Marc는 졸업 후 실리콘 밸리로 이주 후 Jim Clark와 함께 Netscape를 창업하였다. 1995년 8월 나스닥에 상장한 Netscape은 실리콘 밸리를 대표하는 IPO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28 상장가가 $78로 당일 마감을 하면서 당시 24살이던 Marc Andreessen은 실리콘 밸리의 왕으로 군림을 하였다. 여기에서 이 스토리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면 재미가 없었을텐데 Microsoft가 브라우저 전쟁에 뛰어들면서 Netscape를 만신창으로 만들었고 1999년 AOL이 Netscape을 거의 10조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인수를 하면서 Marc의 Netscape과의 인연은 여기서 서서히 끝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었다).

Ben Horowitz는 Marc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Netscape에서 senior engineer로 일하던 Ben은 Marc와는 여러면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Often wrong, never in doubt”의 신조로 사는 Marc와는 달리 “Never wrong, often in doubt”가 더 잘 어울리는 Ben은 Netscape 시절부터 Marc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높은 언성으로 다투는 장면이 여러번 목격되었을 정도로 일에대한 자기 주관이 매우 뚜렷한 사람이다. 무례하고 거만한 Marc와는 달리 조용하고 남에 대한 배려를 잘하기로 소문난 Ben을 보면, 마치 둘이 good cop과 bad cop 놀이를 하는거 같다.

Netscape이 AOL에 인수되고 이제는 뭐를 할까 고민하던 이 두명의 괴짜 entrepreneur들의 관심을 끈건 그 당시만해도 개념 조차가 생소하였던 cloud computing이었고, 1999년 Ben과 Marc는 Loudcloud라는 cloud computing 기반의 MSP (Managed Services Provider) 서비스를 시작한다. Lousdcloud 또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였지만 (2001년도에 전체 직원 600명 중 84%인 500명을 해고해야만 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바꾸고 회사 이름을 Opsware로 바꾸면서 2007년도에 거의 2조원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에 HP에 회사를 성공적으로 팔았다. 그 이후로 Marc Andreessen은 Ning이라는 social networking 회사를 다시 창업하였고, “취미” 생활로 실리콘 밸리의 몇몇 startup에 투자를 하였다 (요새 실리콘 밸리 최고 인기업체인 FacebookTwitter도 그 중 하나이다). 혼자 투자하기도 하지만, Ben Horowitz와 같이 투자한 사례도 상당히 많았고 – 지난 3년동안 둘은 평균 2억원 규모의 투자를 36개의 회사에 했다 – 이러한 풍부한 경험, 명성 그리고 부를 기반으로 드디어 2009년 7월6일 둘은 인터넷 기술의 회사들에 투자을 전문적으로 하는 venture capital 회사를 창업한다는 소식을 발표하였다.

VC 이름은? Andreessen Horowitz (아직 웹사이트 조차 없다)
Fund 규모는? $300M (약 3,600억원)
Fund에 돈을 투자한 사람들은? 여러 대학교 fund 및 실리콘 밸리의 개인 투자자들
투자 분야는? 100% 미국의 인터넷 기술
투자 규모는? $50,000 ~ $50M

Andreessen Horowitz가 실리콘 밸리에서 요새 화재가 되고 있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워낙 tech scene에서 유명한 두명의 거물이 이 펀드를 운영한다는 사실 자체가 돈을 찾고 있는 사람들 (창업자들)한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이 전 포스팅에서 나는 operating 경험이 있는 VC들의 value에 대한 예찬을 하였는데, Marc와 Ben은 바로 이 카테고리에 속하는 VCs with super operating experience들이다. 실제로 이 둘은 entrepreneur들이 문제가 생기거나 조언이 필요할때 전통적으로 finance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보다는먼저 연락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operation 경험이 있는 다른 VC들과 구분되는 또다른 사실은 Marc와 Ben은 boom (호경기), bust (불경기) 그리고 equilibrium (평상시) 시절에서의 startup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Marc와 Ben은 또한 이 $300M은 100% 인터넷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에만 투자를 할거라고 처음부터 호언장담을 하고 있다. 지금 실리콘 밸리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많은 VC들이 인터넷 기반의 회사를 통해서 부를 창출하였고, 이 돈을 가지고 다시 인터넷 기술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clean energy, 전기 자동차, 우주여행, 로케트 과학 등의 분야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이러한 VC들과는 완전히 달리 인터넷에 몰빵을 하겠다는 성격의 fund이다. 그리고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을 포함하여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Andreessen Horowitz는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기업에만 투자를 하겠다는 매우 focus된 철학을 가지고 있다. 특히 Marc는 앞으로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모든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어올거라고 장담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Facebook은 유행이 지났고, 어떻게 보면 한국의 싸이월드같이 서서히 죽어갈거라고 하지만 Marc와 Ben은 앞으로 Facebook과 같은 social networking 서비스들은 Apple보다 더 커질거라고 하고 (Marc는 Facebook의 board member이다), Twitter가 회원만 많지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거라고 다시 한번 ‘호통’을 친다. 나도 Marc와 Ben의 생각과 비전에 많이 동의를 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미래에 대한 걱정과 회의 때문에 현상황을 비판적으로 보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는데 확실한거는 인터넷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며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all on-line이 될거라는데 한표를 던진다.

통계상으로 봐도 이 시점에 Marc와 Ben이 $300M이라는 돈을 모을 수 있었다는게 대단한거 같다. 1997년 이후로 2009년 1사분기는 벤처 투자가 가장 낮았던 quarter였다. 원래 이 둘의 계획은 $250M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거 였는데 이 어려운 시기에 계획보다 $50M을 더 유치하였다는건 Marc와 Ben이 아니었으면 상당히 힘들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2009년 3/4사분기에 새로 만들어지는 fund들이 더러 있겠지만, 아마도 Andreessen Horowitz가 올해 가장 큰 규모의 fund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Marc, Ben과 같이 $300M을 관리할 Andreessen Horowitz의 3번째 멤버는 실리콘 밸리의 전설적인 angel Ron Conway의 아들 Ronny Conway이라는 점이다. Ronny Conway는 Google Ventures에서 구글의 전략적 M&A; 사업을 지원하다가 Andreessen Horowitz에 최근 조인하였는데 아버지만큼 투자에 대한 능력이나 비전이 있다고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아버지 빽으로 이 팀에 조인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여튼 이 삼인방의 활약이 정말로 기대되고 어떤 회사들이 funding을 받을지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