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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희석 공식 (Equity Dilution)

창업을 직접 하거나 스타트업에 취업 하는게 대기업에 취업하는거 보다는 여러면에서 좋은 점들이 많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서 그만큼 나쁜 점들도 많다). 그 중 하나가 주식과 스톡 옵션이다. 대기업 에 비해 연봉과 복리 후생은 부족하지만, 회사의 일부를 소유함으로써 나중에 모든 것이 잘 풀리면 금전적인 고민은 죽을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스타트업의 주식에 대해서 한가지 알고 넘어가면 유용한 개념이 바로 희석 (dilution)이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dilution에 대한 개념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제 막 스타트업의 세계에 입문 하신 분들을 위해서는 유용한 정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간단한 예를 가지고 설명을 한다:

대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던 A씨는 친구로부터 한 인터넷 스타트업을 소개 받았다. 다행히도 맘에 들었고, 그 후로 이 회사의 사장이  입사조건으로 부사장 직급과 회사 지분의 10%를 제안했다. 아직도 회사는 투자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연봉 자체는 대기업에서 받던 수준보다 훨씬 낮은 5,000만원을 오퍼 받았다. 그동안 VC들과 꾸준히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곧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분위기는 이미 조성되었고,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궁극적으로 이 회사를 3,000억원의 밸류에이션에 팔 생각을 사장은 하고 있었다.
A씨는 회사 지분 10%를 제안 받았고, 만약에 회사가 3,000억원에 팔린다면 단기간안에 300억원의 돈이 생긴다는 생각에 흥분해서 고용 계약서에 사인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A가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 바로 dilution이다. 3,000억원에 회사를 팔기 전에 아마도 3번 정도의 추가 투자를 받아야 할 것인데 그럴때마다 신규 주식이 발행되기 때문에 입사 초기에 받았던 10%의 지분은 그만큼 희석될 것이기 때문이다.

A가 만약에 회사 지분 10%를 받고 일을 시작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1년 뒤에 1차 투자를 받는다고 하자. 1차 투자의 조건은 지분 25%에 5억원이다. 이 말은 회사의 pre-money 밸류에이션은 (투자 전 기업가치) 15억원, post-money 밸류에이션은 (투자 후 기업가치) 20억원이라는 뜻이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여기서 하지 않겠다.

<출처> [스타트업 바이블] pg.102

그러면 펀딩을 받은 후에 기업 가치가 20억원이니까 A씨의 지분 10%는 2억원이라고 해석하면 될까? 아니다. 여기서 dilution이라는 개념이 적용되면서 A씨의 지분이 희석된다.
1차 투자를 받기 전에 1백만 주가 이미 발행되어 있다고 치자. VC들이 5억에 대한 지분 25%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만큼의 신규 주식이 발행되어야 한다. 얼만큼의 주식이 25% 일까? 간단한 산수를 해보면:

X / (1,000,000 + X) = 25%
=> X = 333,333
즉 333,333개의 신규 주를 투자자들한테 발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5억 투자를 받은 후 이제는 총 1,333,333 주가 존재한다. A씨가 초기에 받은 지분 10%는 100,000주에 해당되며 (1,000,000개의 10%), 지분율은 이제 100,000 / 1,333,333 = 7.5%로 내려갔다. 즉, 1차 투자를 받으면서 10%의 지분이 7.5%로 희석(dilute)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20억원 x 7.5% = 1.5억원이 된다. 2억원이라고 생각했던 가치가 1.5억원으로 25%나 감소한 셈이다.
만약에 1차 투자를 받은 후 회사를 3,000억원에 팔 수 있다면 A씨가 가진 7.5%는 225억원이 되는 셈이니 A씨는 대박을 맞은 것이다 (1년 일하고 225억원을 벌었으니까). 하지만, 잘 아시다시피 회사가 정상적인 모습을 갖추려면 2차, 3차 투자를 더 받아야 한다.
2차 투자를 받으면서 회사 지분의 40%를 신규 VC들이 가져간다고 하면, A씨의 지분은 4.5%로 희석된다 (7.5% x 0.6).

그리고 이런식으로 A씨가 가지고 있던 10% 지분은 계속 희석되어 감소된다.
회사를 팔 시점에 A씨의 지분이 2%로 감소했다고 가정해보자. A씨의 기분은? 그건 바로 그 시점 회사의 가치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만약 회사를 1조원에 팔 수 있다면, A씨의 2% 지분은 200억원의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반면, 회사가 50억원에 팔린다면 A씨의 2% 지분은 1억원 밖에 안 될 것이다.
가장 답답한 부분은 바로 위의 모든 계산들은 스타트업이 exit을 했을때만 말이 된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이 exit을 못할 경우 지분이니 가치니 모든건 그냥 종이 위의 숫자에 불과하다.

지분 dilution에 대해서 알아야 할 점들은 다음과 같다:

  • Dilution은 나쁜게 아니다. 스타트업 life의 일부일 뿐이니 화내거나 실망하지 말아라. Dilution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 그렇지만, dilution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현명하고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다. 지분 dilution을 잘 이해하고 계산한 후에 연봉과 지분의 양을 잘 조절해라.
  •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에 투자를 하거나 조인을 하면 할수록 그 이후에 투자하거나 조인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dilution이 일어난다.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시작하겠지만, 희석률은 남들보다 크다.
  • 어차피 dilution은 피할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지분 희석을 최소화할까 고민하는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극대화 하는데 모든 focus를 맞추어라 (Dilution이 심하게 되어서 초기에 받은 지분 10%가 1%로 감소해도 회사의 밸류에이션이 5조원이면, 그 1% 지분의 가치는 500억원이다. 바로 Facebook이 이런 케이스이다.)

지분 희석 개론 동영상 보기
지분 희석 시점 동영상 보기

참고:
-A VC “Employee Equity: Dilution
-Gaebler.com “How Equity Dilution Works

Y Combinator의 투자 조건: 창업자의 “굳은 의지”

얼마전에 실리콘 밸리로 잠깐 출장 갈일이 있었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스탠포드 대학 캠퍼스에 잠깐 들렸다. 내가 스탠포드에 입학했을때가 1999년 9월이니까 벌써 12년 전인데 놀랍게도 아직도 내 입학 동기 몇명이 같은 연구실에서 post-doc을 하고 있었다. 뭐, 그들만의 사정은 있지만 – 중간에 한국에서 군대다녀온 친구들도 있고, 재수없게 박사과정 말년에 담당 교수가 돌아가셔서 새로운 교수 밑에서 박사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한 후배도 있었다. 그래도 12년째 학교에 있는다는건 좀….
어쨌던간에 마침 한 공대 강의실에서 창업 관련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어서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서 편한 의자에 앉아서 12년 전 학창 시절 생각에 잠시 잠기면서 주위 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봤다. 실리콘 밸리의 심장에 위치해 있어서일까, 마치 스탠포드 대학 학생들은 창업을 위해서 학교를 다닌다는 강한 느낌을 받았고 창업에 대한 생각과 철학들이 학부생치고는 (학부 졸업반이라고 해봤자 우리 나이로 22살밖에 안되는 애송이들이다) 나름대로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제를 조금 바꿔서 – 스탠포드 대학생들이 가장 우러러보고 투자를 받았으면 하는 VC는? KPCB? Sequoia? Accel? 모두 엄청난 VC들 이지만 이날 내가 10명 이상의 스탠포드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바로 Y Combinator의 Paul Graham이라는 이야기를 모두가 이구동성을 했다.

Loopt, Reddit, Xobni, Bump…이 스타트업들이 시작할 수 있었던 Paul Graham이 창업한 Y Combinator의 종자돈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년동안 Y Combinator는 40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시작할 수 있도록 소액의 종자돈을 제공했다. 이 VC가 남들보다 먼저 유망주들한테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많은 대학생들과 first-time entrepreneur들이 스스로 Y Combinator한테 돈을 달라고 접근을 하기 때문인데 이 중 어떤 스타트업들이 Y Combinator한테 투자받을 수 있을까? Entrepreneur 잡지에서 Paul Graham과 이 주제를 가지고 인터뷰를 했다:

1.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건?
창업자/창업팀입니다. 우리가 6년동안 Y Combinator를 운영하면서 배운 점이 하나 있다면, 비즈니스 아이디어 보다는 창업자가 누군지를 잘 봐야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와 같이 종자돈 단계에 투자를 하면 실제 비즈니스 보다는 사람들한테 투자하는것이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가 19살에 Microsoft를 창업했을때, 그가 당시 가지고 있었던 사업 아이템은 Altair라는 마이크로컴퓨터를 가지고 하는 사업이었는데 솔직히 그 아이디어는 상당히 말도 안되는 거였죠. 그러니까 그 당시에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를 한 사람들은 비즈니스보다는 빌 게이츠라는 창업자의 가능성에 투자를 한거죠.

2. 창업자가 제일 중요하다면, 당신은 창업자의 어떤 자질을 봅니까?
굳은 의지 (determination) 입니다. 우리가 6년전에 투자를 시작했을때 우리는 똑똑한 창업자들을 선호했죠. 그런데 하다보니 똑똑한 사람들과 스타트업의 성공과는 큰 상관이 없더라구요. 어떠한 어려움과 험난함을 극복하고, 남들이 뭐라하던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해내는 굳은 의지 – entrepreneurship과 스타트업은 이거 빼면 시체입니다 (이 부분은 내가 첨가).

3. 창업자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판단하나요?
우리는 창업자들과 인터뷰 시작 후 10분만에 투자 결정을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물어보는거죠. 많은 질문들을 하는데 대부분의 질문들에 대해서 망설이지 않고 답변을 한다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는 좋은 현상입니다. 장황하지 않고 아주 간결하게 답변하는것도 중요합니다. 창업자들이 본인들이 하고 싶은거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있다면, 아주 짧은 몇 마디로 핵심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4. 좋은 아이디어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죠?
대부분의 좋은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아주 안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하버드 대학생들의 연락처였던 Facebook은 처음에는 정말 말도 안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였겠죠. 구글 창업 당시 이미 10개 이상의 잘나가는 다른 검색 엔진들이 있었고, 검색 엔진이라는 비즈니스가 얼마나 재미없고 인기없는 비즈니스였냐면 당시 모든 검색 엔진들이 스스로를 ‘포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으니까요.
이 바닥에서 성공의 정도는 리스크에 비례합니다. 즉, 최고의 스타트업 아이디어들은 – 소위 말하는 대박나는 아이디어들 – 창업자와 투자자들도 “이게 과연 될까”라고 약간의 의심을 가지고 시작하는 그런 아이디어들입니다.

5. 그말은 당신은 대박 나는 아이디어와 그렇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구분할수 있다는 말인가요?
글쎄요…그래서 우리는 투자할때 항상 창업자들한테 투자하는거죠^^

“Lean Startup” 방식

<스타트업 바이블>에서도 여러번 언급하였듯이 이제 인터넷 기반의 B2C 웹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수십억원/수백억원의 초기 자본이 필요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저렴하게 웹서비스 창업이 가능한 이유는 VC 전도사 Paul Graham이 항상 강조하는 [1. 저렴해진 하드웨어 2. 오픈 소스 기반의 무료 소프트웨어의 등장 3.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저렴한 마케팅 4. 강력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한 인건비 절감] 덕분이다.
즉, 다른 분야라면 몰라도 인터넷 사업만큼은 초기 투자비용 없이 얼마든지 창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성립된다. 실제로 내 주위에는 1만 5천 달러로 창업해 단 6개월 만에 월 2천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 최근 들어서 흔희 볼 수 있는 이런 저비용 기반의 스타트업 창업/운영 방식을 미국에서는 “lean startup” 방식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lean 방식은 비단 인터넷 기반의 웹서비스에만 적용되는것일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제조업, 생명공학, clean tech과 같이 대규모의 설비와 R&D; 자본을 필요로하는 전통적으로 자본집약적인 산업에는 이러한 lean 방식을 적용할 수가 없고 앞으로도 이러한 산업에 필요한 초기 자본은 더 커지면 커졌지 절대로 줄어들 수 없을것이라고 한다. Flybridge Capital PartnersJeff Bussgang은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충분히 반대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경험으로부터 말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 그가 투자한 2개의 회사들을 한번 살펴보자:

1. Digital Lumens (clean tech) – Digital Lumens는 2010 Global Cleantech 100 Company이며, 얼마전에 World Economic Forum으로부터 2011년 Technology Pioneer 상을 수상한 산업용 LED 조명 분야에 큰 혁신을 가져온 스타트업이다. Flybridge Capital은 이 회사에 종잣돈으로 단돈 $500,000 (한화 5억5천만원)을 투자하였다. 회사 창업자인 Jonathan Guerster는이 돈으로 몇명의 엔지니어들을 채용하여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제어가 가능한 산업용 LED 조명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재빨리 만들어봤다. 프로토타입은 성공적이었이며,이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이들은 5백만 달러의 Series 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였다. Series A 투자금액을 기반으로 능력있고 경험있는 CEO Tom Pincine을 스카웃하였고, 그의 리더쉽하에 Digital Lumens는 드디어 베타 딱지를 벗긴 Version 1.0 제품을 출시하였다.
Version 1.0 제품을 가지고 몇몇 고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시장의 테스트를 거치면서 이 회사는 지속적인 제품 수정 및 보완을 반복하면서 아주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하였다. 최근에 Digital Lumens는 1,500만 달러의 Series B 투자 유치를 하였고 이제 대량 양산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위의 내용에서 “Digital Lumens”라는 회사의 이름을 빼면,이 이야기는 마치 일반적인 인터넷 기반의 웹서비스 스타트업의 창업/성장 과정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 물론, 앞으로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규모 제조와 영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Digital Lumens사는 궁극적으로는 수백억 또는 수천억원의 투자를 받아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작은 단돈 50만 달러로 가능하였고 clean tech이라는 분야가 자본집약적인 산업이라고해서 lean startup 방식을 적용하지 못한다는건 아니라는걸 증명하였다.

2. Predictive Biosciences (생명과학) – Predictive Sciences는 소변만을 가지고 암과 같은 질환을 손쉽게 판단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총 5,600만 달러 (한화 약 600억원 이상) 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투자를 받았지만, 역시 Digital Lumens와 같이 lean startup 방식이 적용된 회사이다. 이 회사에 Flybridge Capital이 투자한 초기 금액은 역시 단돈 50만불이다. 이 돈을 가지고 Predictive Biosciences 창업자들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병원으로부터 지적재산권을 획득하여 프로토타입을 만들 엔지니어 몇명을 채용하였다. 프로토타입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서 제품의 가능성이 입증 된 후에 창업팀은 100만 달러의 Series A 투자를 받았고 그 이후에도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기 전까지는 매우 lean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였다. 확실한 시장을 찾고, 이 시장을 위한 제품을 만들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시장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빠른 product iteration을 반복하였고 이러는 과정에서 신장암이라는 전략적인 초기 시장을 찾아서 여기에 많은 resource와 돈을 집중적으로 투자하였다.
Predictive Biosciences의 이야기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터넷 웹서비스 스타트업의 창업/성장 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걸 우리는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다.

Jeff Bussgang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내가 미국에서 체험한 나의 직접적인 경험을 종합해 보면 lean startup 방식은 이제는 단순한 웹서비스 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기술이나 제품에도 적용이 가능할거 같다는 새로운 시각이 생긴다. 즉, 단순 제조업, 부동산업 또는 식당을 차리는게 아니라면 창업은 큰 초기 자본이 없어도 누구한테나 열려있고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Lean startup 방식’이라는 용어가 구체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맥락의 내용들을 <스타트업 바이블>에서 추려본다:

pg.104
좋은 동업자들로 구성된 팀이 있고, 어떤 제품을 개발할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일단 간단한 프로토타입prototype, 원형(原型)을 만드는 동안에 필요한 사무실 임대료, 인터넷 비용, 식비 등을 충당할 최소 생계비용이 필요하다. 이런 돈을 종잣돈seed money이라고 한다. 종잣돈은 수십억 원이 아니라 수천만 원의 규모이기 때문에 모으기가 그다지 힘들지 않다. 수천만 원의 종잣돈은 앞에서 설명한 엔젤 투자자로부터 구하는 것이 가장 수월하며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초기에 필요한 종잣돈은 대량 상품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니다. 서비스마다 다르겠지만, 개발자 두 명이 약 6개월 동안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pg.157
프로토타입을 빨리 만들어라 – 사업계획서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그 시간을 아껴 실제 제품을 만드는 데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투자받을 수 있는 시절은 이미 지나갔고, 아마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마음가짐이 분명한 투자자라면 절대 아이디어에만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느 정도 구체화된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얻어야만 비로소 30분 정도의 미팅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따라서 투자를 받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개념검증proof of concept 작업이다. 즉 아이디어를 제품화해 시장성을 테스트해보는 일이다.
아이디어의 시장 가능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우선 프로토타입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면 시간과 돈,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일에는 자원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특히 웹서비스를 준비한다면 더욱 쉽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툴들을 이용해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를 더도 말고 3개월만 돌려보면 아이디어의 시장성을 금세 알 수 있다.
만약 시장에서 반응이 전혀 없다면 투자자에게도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때는 다른 제품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성과는 얻지 못했더라도 어찌 되었거나 시간 낭비를 최소화한 셈이다. 반대로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응을 얻었다면 고객 사용도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두고, 그에 따른 추가 작업을 위해 투자를 유치하면 좋을 것이다.
잘 알고 지내는 창업자 후배들 중 A와 B가 있다. 두 사람은 모두 뛰어난 두뇌와 추진력의 소유자인데, 비슷한 아이디어로 투자유치에 뛰어들었다. 그중 A는 꼬박 3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그럴듯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 실제로 읽어본 사업계획서는 굉장히 논리정연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아이디어는 아직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종이 위의 글자로만 남아 있다.
반면, B는 처음부터 아예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 대신 가진 돈을 털어 웹프로그래머 한 명을 채용했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3개월 후에 베타 사이트를 오픈했고, 단순한 프로토타입을 통해 적당한 수의 사용자를 영입할 수 있었다. 그는 사이트를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꽤 유명한 엔젤 투자자로부터 50만 달러를 유치할 수 있었는데, 그 돈으로 개발자를 영입하고 제품을 개선해 현재 더 높은 밸류에이션에 시리즈 A 투자를 받을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A보다는 B를 더 선호한다. 따라서 투자를 받고자 한다면 최대한 빨리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라. 아무리 불경기라도 시장성이 검증된 아이디어에는 반드시 투자가 몰리게 되어 있다.

스타트업 바이블 Q2 – 벤처는 이제 죽지 않았나?

Q: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벤처캐피탈 모델은 고장났다고 합니다. 스타트업과 이들한테 돈을 대주는 벤처캐피탈의 미래가 아직도 밝다고 생각하시나요? (@Jihyun_JJ)

A: 매우 좋은 지적이자 의미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문의하셨고 계속 문의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며, 정답이 존재하더라도 저는 그 정답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과 여기저기서 느끼고 읽은걸 종합해 보면 아직도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 어느때보다도 더 밝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얼마전에 제가 읽은 글을 하나 소개합니다. Fisher Lynch Capital이라는 벤처캐피탈의 managing director인 Georganne Perkins가 peHUB에 기고한 글인데 아직도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의 미래가 왜 밝은지에 대한 간단한 답이기도 합니다:

1. 우리 주변에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들이 매일매일 발명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명들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돈을 대줘야합니다. VC들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상용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정하자면, 소수의 VC들은 아이디어를 상용화해본 경험이 있으며, 그 중 몇명은 아이디어를 상용화 시킬 수 있는 비상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VC들도 좋은 아이디어에 투자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 제가 지금까지 계속 이야기해왔듯이, 자기 돈으로 대규모 투자를 하는 VC들은 거의 없습니다 – VC들한테 돈을 대주는 LP (Limited Partner)들은 경기와는 큰 상관없이 좋은 기회라면 항상 돈을 대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무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 싸이클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LP들의 돈과 VC들의 능력이 창업가들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큰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만들어 주는 그러한 선순환 싸이클 말입니다. 굉장히 기본적이고 원론적인 상식이지만,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존재하는한 벤처캐피탈 모델은 고장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2. 벤처캐피탈이야말로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투자 방법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투자자들은 미래를 보고 투자 합니다. 그리고 미래를 스스로 제어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리스크가 항상 따르는 거구요. 주식 투자자들은 기업의 미래 수익 및 성장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하고, 채권 투자자들은 이자율의 방향을 예측하여 투자를 하며, 헤지펀드는 이런저런 복합적인 외부 요인에 투자를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하는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또는 간접적인 control 권한이 없습니다. 즉, 운명에 모든걸 맏기고 투자하는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VC는 그나마 투자하는 스타트업에 어느정도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습니다. 능력있는 VC들은 스타트업의 전략 형성에 관여한다거나, 영업 채널을 재조정한다거나 또는 경영진을 구조조정해서 투자한 금액의 회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카드 경기에 비유를 하자면, 다음 패를 어느정도까지는 컨트롤 할 수가 있다는 말이죠.

3. 카드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VC들은 또한 다른 투자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창업가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IT, 의료, 청정에너지 등과 같이 밝고 유망한 분야에서 그 어느때보다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있으며 능력있는 VC라면 이러한 아이디어가 상용화되는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출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바이블 Q1 – VC가 되기 위한 조건

Q: 엔젤투자자/VC이 어떤식으로 일 하는지 그쪽 분야에서 일하려면 어떤 스킬이나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 좀 더 알고 싶어서 문의 드렸습니다. (@juntae22)

A: 벤처/스타트업과 관련된 모든것들이 하나의 정답이 없듯이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물어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천차만별일거 같습니다. Strictly 제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최대한 자세히 답변을 드려보자면….일단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 졸업장이나 특정 자격증과 같이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가져야하는 조건은 없습니다. 즉, 돈만 있으면 누구나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투자자들이 돈을 확보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원래 돈이 많은 집안에서 태어났거나 아니면그동안 돈을 많이 벌어 놓은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가 가장 이상적인 상황인데, 자기 돈을 가지고 신생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 되는거라서 혹시나 투자가 성공적이지 못하고 투자한 회사들이잘 안되어도 특별히 미안한 마음이나 부담을 갖지 않아도 돼죠. 어차피 자기 돈을 잃는거니까요. 이 첫번째 케이스가 아마도 대부분의 angel investor에 해당하는 경우일거 같습니다 – 참고로, 요새 엔젤들의 트렌드는 자신의 자본과 남의 자본을 합쳐 더 큰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서 조금 더 VC와 같이 조직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Super Angel들이라고 하죠.
두번째 케이스는 내가 돈이 별로 없어서 돈많은 친구들, 기업, 학교, 연금 등등의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fund manager와 같이 남의 돈을 관리해주는 개념인데 대부분의 VC들이 이런식으로 운영됩니다. 투자를 한 투자자들을 LP (Limited Partner)라고 하며,이 돈을 직접 관리하면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게되는 VC들을 GP (General Partner)라고 하죠. 이렇게 남의 돈을 가지고 운영함에 있어서의 장점은 바로 펀드 규모가 커서 더 많은 회사에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거는 아닙니다. 남의 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pressure와 스트레스가 큰 부담이 되며, 창업자들이 VC로부터 돈을 투자 받으면 이런저런 간섭을 받는거와 같이 GP들도 LP들로부터 간섭을 받습니다. 특히, 수익률이 그다지 좋지 않은 VC들은 더더욱 간섭을 많이 받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이렇게 남의 돈을 관리해서 투자하고 수익을 만들어 주는 대가로 GP들은 management fee와 carried interest fee를 받습니다.
Management fee는 말 그대로 돈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받는 관리비이며, VC 회사 직원들 월급과 운영비로 쓰입니다. 보통 전체 펀드의 1-2%를 management fee로 가져가죠. 하지만 GP들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거는 carried interest fee 때문입니다. 투자를 해서 수익이 발생하면 (벤처투자는 잘되면 그냥 수익이 아니라 대박 수익이 발생하죠) 수익의 20%를 GP들이 챙기는데 우리가 아는 돈을 많이 번 VC들은 다 이렇게 해서 돈을 번겁니다. 참고로, 위의 퍼센티지들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책이나 매뉴얼에 박혀있는 숫자들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VC의 조건이 몇가지 kick-in 합니다. 투자를 위한 투자 유치를 할때 분명히 LP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제 학교 어디 나왔지?”랑 “전에 누구랑 뭘 했지?”가 그 대표적인 질문들입니다.이거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데 역시 LP들한테 매력적인 GP로 보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믿음직한 방법이 좋은 학교의 졸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문대학 출신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VC의 진로로 진출할때는 조금은 더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또한, VC를 하기전에 이미 투자관련 업무를 경험하였거나 아니면 성공적으로 창업을 해서 exit을 하였다면 네임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LP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게 훨씬 더 수월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럼 투자를 위한 펀드를 마련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제는 이 돈을 가지고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런 스타트업들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VC의 조건이 kick-in 합니다.즉, 좋은 학교를 나와서 좋은 친구/선배/후배들이 주위에 많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런 사람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에 남들보다 더 일찍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exit한 경험이 있다면 그 명성을 듣고 많은 유능한 후배 창업가들이 투자 좀 해달라고 찾아올텐데 요새같은 seller’s market에서는 이게 정말 고맙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seller’s market은 과거와는 달리 창업가들이 VC들한테 투자를 받으려고 줄을 서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요새는 유능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려고 VC들이 창업가 집앞에서 줄을 서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유능한 스타트업이라면 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넘쳐흐르기 때문에 창업가들이 “저희 회사에 투자 좀 해주세요”라고 하면서 찾아올 정도로 존경받는 VC가 되면 그만큼 편하다는 말입니다.

솔직히 더 쓰라면 이 주제에 대해서는 책을 한권 쓸 수도 있을거 같은데 대략 이정도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VC/엔젤/투자와 관련해서 제가 자주 찾는 VC들의 블로그 2개를 소개드립니다:

-Y CombinatorPaul Graham 블로그 
Andreessen HorowitzBen Horowitz 블로그

또한, 파워블로거이자 Oracle 본사의 PM 조성문님이 최근에 포스팅한 “실리콘 밸리의 엔젤 투자”는 엔젤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글입니다.

고맙습니다. 

-배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