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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IPO Market

IPO – Initial Public Offering. 말그대로 처음으로 기업을 공개하는 작업을 말한다. 흔희 우리는 그냥 간단히 “상장”이라고도 한다. 모든 startup들의 Holy Grail이라고 할 수 있는 상장은 벤처에서 일을하면 할수록 너무나 다가가기 힘든 고지라는걸 뼈저리게 느끼면서 동시에 NYSE랑 NASDAQ에 상장되어 있는 그 수많은 기업들에 대한 존경심이 저절로 생기게 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서 최근에 IPO를 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 벤처기업이 IPO였던 exit strategy를 너도나도 acquisition쪽으로 튜닝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 벤쳐기업 사장들 10명 중 8명은 “우리의 exit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또는 야후 (이제 야후는 돈이 별로 없으니까 당분간 여기서는 빠져줘야겠지만..) 한테 전략적으로 먹히는겁니다.”라는 말을 할거다. 물론 큰 회사한테 전략적으로 먹힘을 당하면 얼마나 좋겠냐싶지만, 그래도 벤처를 하는 모든 남여의 공통된 로망은 바로 저 하늘위의 별 옆에 있는 IPO라는 대박이 아닐까 싶다.

2009년에 IPO를 한 회사는 (미국에서) 몇개나 있을까? 2009년 5월 8일부로 4개밖에 없다. 그 위대하고 용감한 이름들을 여기서 공개한다. IPO 날짜 순으로 나열해 본다.

1. Mead Johnson Nutrition (NYSE: MJN) – 2009년 2월 11일. 2008년 매출 3.6조원의 Mead Johnson은 유아식 전문 연구/제조업체로써 2009년의 첫번째 IPO를 통해서 약 9,000억원을 성공적으로 raise하였다. 이는 2008년 4월23일 NYSE에 상장하였던 American Water Works의 IPO 이후 가장 큰 IPO 였다고 한다.

현재 점수: $26에 open하여 현재 가격은 $30.76

2. Changyou.com (NASDAQ: CYOU) – 2009년 4월 3일. 중국의 대형 포탈 중 하나인 Sohu.com의 자회사인 Changyou.com은 온라인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을 하는 포탈이다. 요새 워낙 온라인 엔터테인먼트가 hot한 분야라서 그런지 IPO 전부터 상당히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회사인데 재미있는 게임과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 (in-game purchase)을 가지고 있는 온라인 게임 회사는 불경기에 오히려 더 잘된다는 이론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이다. 전형적인 싸움게임인 Tian Long Ba Bu 하나가 2008년 매출의 94%를 창출하였다는걸 보면, 온라인 게임은 정말 중간은 없고, 성공 아니면 실패 두가지 밖에 없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현재 점수: $16에 open하여 현재 가격은 $30.02

3. Bridgepoint Education (NYSE: BPI) – 2009년 4월 15일. 온라인 교육업체인 Bridgetpoint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 학사, 석사 심지어는 박사 학위 까지 수여한다. Iowa와 Colorado에 작은 캠퍼스가 2개 있긴 있지만 31,000명 학생 중 98%가 온라인 학생들이다. 2008년 매출이 2,700억원 이었다니, 온라인 교육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긴 있나보다. 올해 4개의 IPO중 가장 반응이 미지근했던 IPO이지만 그래도 첫날 성적은 up-IPO였다.

현재 점수: $10.50에 open하여 현재 가격은 $10.25

4. Rosetta Stone (NYSE: RST) – 2009년 4월 17일. 이 회사가 정말 재미있는 회사다. TV를 2시간 보면 Rosetta Stone의 광고를 한 4-5번은 볼 수 있는데, 로제타 스톤은 외국어 학습 소프트웨어다. TV 광고와 더불어서 이 회사가 선택한 마케팅 전략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쇼핑 몰과 공항에 Rosetta Stone 전문 부스를 만들어 놓고 길가는 사람들한테 소프트웨어 박스를 파는 방법인데, 내가 처음에 이걸 봤을때 “요새 누가 미쳤다고 외국어를 컴퓨터로 배우냐…학원 다니던지 아니면 해외 어학 연수를 가지…”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당연히 곧 망하겠지라고 생각했다. 왠걸…이 회사가 상장까지 했고, 2009년 가장 성공적인 IPO가 될줄 누가 알았겠냐. 첫날 opening 때보다 주가가 거의 40%나 오르면서 외국어 교육 시장에 대한 강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Rosetta Stone 매출의 20%는 항상 꾸준하게 외국어 학원이나 교육 기관에서 나온다고 하니, 역시 불경기지만 교육에는 누구나 다 투자를 한다는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현재 점수: $18에 open하여 현재 가격은 $28.96

자…14년만 뒤로 가보자…1995년 8월 9일, 창업한지 16개월이 채 되지 않은 Netscape이란 회사가 IPO를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시장에서의 수요가 워낙 강해서 NASDAQ trading이 시작한 이후에도 약 2시간 동안 거래가 되지 않았다. Opening price 가 $25이었던 Netscape 주식은 같은 날 $75까지 지붕을 치고 $58에 그날 시장을 마감하였다. 내 기억으로는 그 이후로 Netscape 주식이 $160까지 올라갔었고, 수많은 인터넷 갑부들을 탄생시켰으며 실리콘 밸리의 미친 IPO 시장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고 생각된다. 돈 한푼 못 벌고, 수익 모델 하나 없던 회사가 이런 말도 안되는 IPO를 했다는걸 보면 얼마나 많은 거품과 허영이 시장을 부풀렸는지 상상이 간다. 위 4개 회사의 IPO는 10년전 IPO와는 그 규모나 분위기면에 있어서 너무나 다르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순수 internet play 회사들이 IPO 시장을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올해 IPO된 회사들을 보면 50%가 비인터넷 비즈니스였다 (Rosetta Stone, Mead Johnson). 그리고 올해 일단 IPO의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줄었을 뿐더라 상장을 시도하는 회사들은 Netscape 시절의 인터넷 기업들이 가지고 있지 않던 중요한 요소 2가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게 바로 “매출”과 “고객”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객”은 돈을 쓰는 paying customer 들이다.

앞으로 몇개의 회사가 2009년에 더 IPO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100개가 아닐거라는건 아주 확실하다. 그리고, 거품이 터져도 하루아침에 안 망하고 천년만년 sustain될 수 있는 회사들이면 더욱 좋을거 같다.

간만에 토요일 아침 일찍 책상에 앉아서 몇 자 적어봤다. It’s a beautiful Saturday outside.

2009년 벤쳐 캐피탈의 현주소

또다시 한해가 밝아왔다. 만족보다는 지나간 해에 대한 반성과 후회가 항상 앞서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즐겁게 살았던 2008년이었던거 같다. 2009년은 더욱 재미있는 한해가 되지 않을까 싶네. 

월가에서 시작된 subprime mortgage 파동으로 인하여 실리콘 밸리의 startup과 startup들에 돈을 대주는 venture capitalist들까지 매우 힘든 2008년을 보냈으며, 2009년에도 상황이 크게 좋아질거 같지는 않을거 같다. VC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주된 방법은 투자한 벤처기업이 상장 (IPO)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회사에 좋은 가격에 인수되면 투자한 금액보다 많게는 50~100배의 return을 챙길 수 있어서 인데 불경기로 안해서 작년에는 IPO나 M&A; deal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내 주위에서 돈을 벌었다고 말하는 VC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던거 같다. 투자한 회사들 exit이 잘 안되는 마당에 VC들도 pension fund나 대학교 fund로 부터 계속 투자 유치를 해야하는데 VC들한테 투자를 하는 이러한 연금 또는 대학교 fund들도 불경기로 인하여 잔뜩 움츠린 관계로 돈을 벌지도 못하고, 돈을 유치하지도 못하고…요새 VC들도 상당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VC들이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같이 하루아침에 망하는걸까? 아마도 그건 아닐거다. Venture capital 자체가 돈을 못 벌어도 10년 동안은 갈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번 fund를 유치 (raise)하면 보통 이 펀드를 가지고 VC들이 한 10년 동안 다양한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고 return을 만들고..이렇게 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솔직히 벤쳐캐피탈은 현재의 금융위기를 만들어낸 부동산과 금융산업과 같이 equity보다는 leverage (빚)을 가지고 장난하는 산업과는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high tech과 healthcare쪽에 주로 투자를 하기 때문에 이번에 직격타를 맞지는 않았던거다. 

2008년 미국에서 IPO한 회사들은 달랑 7개 밖에 없다고 한다. 상장하면서 이 7개의 회사들이 총 5,5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하였는데, 2007년에 6.8조원의 가치를 창출한 76개의 IPO와 비교하면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숫자이다. Fluidigm이나 ChemoCentryx와 같은 회사들은 좋지 않은 시장 상황 때문에 계획하였던 IPO를 마지막 순간에 취소하기도 하였는데 얼마나 시장이 안 좋았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이다. 그러면 IPO와 더불어 벤처기업들의 exit 전략의 양대산맥인 M&A; 숫자를 한번 보자. 2007년에는 457개의 벤처기업들이 50.9조원에 타기업들에 인수되었는데 2008년은 325개의 벤처기업들이 23.5조원에 인수되었다. 거의 반토막이 난 숫자들이다. NVCA (National Venture Capital Association)에서 최근에 400명의 VC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약 72%가 IPO 시장이 빨라도 2010년도에 다시 활성화될거라고 답변을 하였고, 87%는 2009년에는 IPO나 M&A;가 된다해도 그 가치 자체는 상당히 감소할거라고 예상을 한다고 설문지에 응답하였다.
그렇다고 상황이 꼭 나쁘지 만은 않을거 같다. 새로 fund를 유치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이미 기투자한 벤처기업의 exit 확률이 낮아져서, 대부분의 VC들이 2009년은 이미 투자를 한 벤처기업들에 더욱 더 착 달라붙어서 tight하게 이 회사들을 인도하고 도와주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2009년에는 돈을 못 구할거니, 있는 돈을 아주 현명하게 사용하고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라는 guideline을 이미 대부분의 VC들은 포트폴리오 회사들 경영진한테 주었으며, 뮤직쉐이크도 마찬가지이지만 대부분의 startup들한테는 최소 비용으로 빠르게 수익을 내야하는 숙제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게 눈앞에 놓여 있다. 솔직히 다시 생각해보면, 경기가 좋던 안 좋던 startup들이 비용절감해서 빨리 수익을 만들어야하는거는 당연한 말인거 같은데 entrepreneur들도 어떻게 보면 그 동안 투자자들의 돈을 너무 흥청망청하게 썼던거 같다.

Y Combinator의 Paul Graham은 현재의 불경기 때문에 entrepreneur들과 VC들 사이의 거리가 더 멀어져서 이렇게 더 서먹서먹해진 관계 때문에 오히려 entrepreneur들 보다는 VC들이 더 많은 손해를 볼 수도 있을거라고 말한다.
“요새 새로 창업되는 회사들을 보면, 몇년 전 보다는 startup들의 VC 의존도가 훨씬 낮아졌습니다. 그 이유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회사를 시작하는게 옛날보다 훨씬 싸졌기 때문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파해쳐보면 4가지 이유때문에 회사를 시작하는게 더 싸졌는데:
1. Moore의 법칙으로 인해서 하드웨어가 훨씬 싸졌습니다.
2. 오픈 소스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훨씬 싸졌습니다.
3. Web 때문에 마케팅과 서비스 유통 비용이 거의 zero가 되었습니다.
4. 그리고 더 강력한 프로그래밍 언어 때문에 100명의 개발자가 필요하던 개발팀보다는 1-2명의 개발자만 있으면 왠만한거는 다 코딩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렇다시피 회사를 시작하는게 안그래도 더 싸져서 entrepreneur들이 옛날만큼 VC를 찾아오지 않는게 요새 현실입니다. 즉, seller’s market이 된 셈이죠. 그런데 경기까지 나빠져서 VC들도 돈이 없으면 entrepreneur들이 더욱 더 VC들을 찾지 않을텐데…이렇게 되면 ecosystem이 깨지지 않을가 걱정되네요.”

Tim Draper가 보는 “위기”에 대해서

Tim Draper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을거 같은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잠시 간단한 백그라운드 소개를 하는게 좋을거 같다. Tim Draper는 실리콘 밸리 top VC 회사 중에서도 top 3에 드는 DFJ (Draper Fisher Jurvetson)의 공동 창업자이자 managing director이다. DFJ가 지금까지 투자한 회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우리한테 친숙한 Hotmail, Yahoo 그리고 Skype 등과 같은 굴지의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인 벤처기업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Tim Draper의 몸에는 VC의 피가 흐르는데 아버지 Bill Draper 또한 매우 유명한 투자가 (1962년에 Draper and Johnson Investment Company 창업, 1968년에는 Sutter Hill이라는 VC 창업 등)이자 할아버지인 William Henry Draper Jr.는 실리콘 밸리의 최초 venture capitalist중 한 명 이었다. 흠…교수나 의사 가족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VC 가족? 우리 나라에서는 참 찾아보기 힘든 현상일거 같다. 아마 내가 사는 동안에는 대한민국에 VC 가족은 생기지는 않을거 같다.

하여튼 Draper 선생이 12월6일/7일 이틀동안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있는 Half Moon Bay에서 (여기 진짜 근사하다…) 열린 Always On Venture Summit Silicon Valley에서 “Crisis is an Opportunity”라는 주제를 가지고 짧은 스피치를 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해서 여기서 독자분들과 공유한다. Draper는 subprime mortgage lending으로 시작된 이 경제 위기로 인하여 시장은 죽어가고, 부동산은 계속 박살나고, consumer spending도 줄어들고 (실제로는 줄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경제/비경제 활동이 느려지고 있지만, 줄지 않고 있는 유일한게 있는게 그건 바로 innovation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몇가지 예를 들었는데 Kodak, Hershey’s, Coors와 같은 회사들이 시작되었던 시점은 바로 1873년 Vienna 주식 시장의 붕괴와 찾아온 경제 공황 때였고, 1930년 대공황 기간 동안 HP, Polaroid, Texas Instruments와 같은 회사들이 작은 벤처기업으로 창업했다고 한다. 몇가지 예를 더 들자면 그 이후로 계속 상황이 좋지 않았던 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Fairchild Semiconductors와 Intel 등과 같은 굴지의 반도체 회사들이 계속 생겼으며 1974년 기름값이 폭등하고 있던 불황속에서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위대한 회사를 Bill Gates와 Paul Allen이 시작하였다고 하면서, 이처럼 “위기”라는거는 이걸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위기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과 같은 상황 또한 과거랑 절대 다르지 않다고 한다. 지금 스스로에게 물어봐야할거는 “과연 이것이 나에게 있어서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질문이며 이 상황을 두려워 하지 말고 부딪혀서 슬기롭게 극복하라는 조언을 청중들에게 하였다. Innovation은 우리가 생각하는거 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 15년 동안 있을 innovation은 과거 100년 동안 우리가 보았던 innovation들보다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한다. 힘든 시기 일수록 위대한 entrepreneur들이 더욱 더 많이 탄생할 것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새로운 고용 창출을 할 것이며 결국에는 망가진 경제를 다시 회복시킬 것이라고 Draper 선생은 확신하고 있는거 같았다. 그것도 그럴만한게 Draper씨는 평생을 이와 같은 위대한 entrepreneur들과 같이 일해왔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이 사람들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런 말들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로 이 세션을 마무리 하였다.

“두려워 하지 말고, 과거에 집착하지 마세요. 경기란 계속 바뀌기 마련입니다. 마치 우리가 지금 있는 Half Moon Bay에 있는 태평양 파도와 같이 물은 들어왔다 나갔다, 다시 들어왔다 나갔다 하듯이…그리고 여러분 혼자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게 아니라 우리 모두다 같이 이 불황을 극복해야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게임을 지금 하고 있으며, 과거에 몇번이나 그래왔듯이 위대한 entrepreneur들이 슬기롭게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것입니다.”

언젠가는 한번 해보고 싶은 patent “trolling”

Patent (특허)라는 말은 어떤 industry에 종사하던간에 누구나 다 들어본 말일 것이다. 특허와 관련해서 내가 최근 몇년 동안 가장 많이 보거나 들어봤던 기사나 말들은 특허로 인한 소송이나 분쟁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미국의 HP와 IBM은 엄청나게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특허를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이 특허를 이용한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의 이윤을 창출해주는 PC, 모니터, 의료기기 등의 제품들을 제조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특정 제품을 제조하지 않고 그냥 특허를 계속 모으고 있는 회사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Intellectual Ventures라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천재 CTO였던 Nathan Myhrvold가 설립한 회사이다. 최근 몇년 사이에 이 회사를 통해서 Nathan은 약 2만개가 넘는 특허를 (그 분야는 레이저에서 컴퓨터 칩과 같이 매우 다양하다) 조용히 긁어 모아왔으며 덕분에 이제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 보유자 중 한명이 되었다. 이렇게 많은 특허를 가지고 Intellectural Ventures가 특정 제품을 제조하는게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서 이런 특허가 필요한 대형 기술 회사들 (삼성, IBM, 제록스 등) 한테 큰 돈을 받고 특허를 licensing하고 있다.

상당히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Intellectual Ventures와 같은 회사들이 최근들어서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하였는데, 이렇게 실제 제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특허를 구매하여 licensing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은 “patent troll”이라고 한다. 이 블로그를 처음부터 계속 follow 하셨던 분들은 BlackBerry와 NTP라는 회사에 대한 글을 기억하실거다. 바로 이 NTP라는 회사가 전형적인 patent troll 중 하나이다. 물론 Intellectural Ventures와 같이 큰 스케일로 일을 하지는 않지만.

올해 49세인 Nathan Myhrvold는 물리학 박사 출신의 과학도로써 한때는 스티븐 호킹 박사 밑에서 양자역학을 공부하였으며,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특허가 50개가 넘는 발명가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신 자체가 특허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더 잘 이해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Bill Gates가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였던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 중 한명이었으며 공룡 화석 발굴, 외계 생명체 탐험 및 프랑스 요리와 같이 과학 외의 다양한 interest를 추구하고 있다 (나도 돈만 많으면 하고 싶은건 정말 많다..). 8년전 마이크로소프트의 CT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같은 지역인 시애틀에서 Intellectual Ventures를 창업 하였으며, 그 명성에 걸맞게 처음부터 대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많이 받아서 이 비즈니스를 시작하였다. 대기업들이 이런 patent troll에 돈을 투자한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적군들이 특허를 취득해서 본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리스크들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Verizon이나 Xerox와 같은 회사들도 이런 이유 때문에 특허를 많이 구매하지만, 그렇다고 하루 24시간 레이다망을 켜놓고 어떤 특허가 새로 나왔고, 이걸 얼마에 사야하는지 고민할 수가 없기 때문에 Myhrvold 씨를 아군으로 생각하고 이렇게 막대한 돈을 투자한거다. 7월달에 Verizon은 약 3,500억원을 특허와 관련된 회사들에 투자를 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는데 이 중 Intellectual Ventures에 큰 비중을 투자한걸로 알고 있다. 현재 Intellectual Ventures는 약 400명의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으며, 많은 직원들이 특허 변호사들이다. 이 많은 직원들한테 월급을 주는 방법은 일반 hedge fund, venture capital, private equity 회사들과 크게 다를바 없다. 투자자들의 돈을 굴려주고, 돈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2%의 fee를 챙기고 있다. 이 2%는 투자금이 return을 만들던 안 만들던간에 챙기는거고, 수익을 낼 경우에는 또 특정 %를 챙긴다. 쉽게 말하자면, venture capital은 LP들로 부터 받은 돈을 startup 회사들에 투자를 하고, 이 startup들이 상장하거나 다른 회사에 팔려서 exit을 하면 그 이득을 다시 LP들한테 재분배는 모델을 Intellectual Ventures는 startup 회사들이 아닌 ‘특허’에 적용을 하고 있는거다.

이러한 비즈니스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항상 그렇듯이 두 부류로 나뉜다. 나같이 “와!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욜라 부럽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을 봤나. 남의 살을 갉아 먹으면서 돈을 버는 벼룩같은 놈들..”이라고 욕을 해대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뭐, 어떤게 맞는 건지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지만 나야 항상 그렇듯이 실용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한국도 분명히 여기저기 대학교나 개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허 중 향 후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을텐데, 이런 회사를 통해서 싹쓸이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거 같다.

Myhrvold씨는 patent trolling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한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을 고소하려는 목적으로 특허를 사는게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는 여태까지 특허 관련된 소송에 휘말린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확인해 봤으며, 맞는 말이다). 우리가 이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는 두가지인데 발명가와 대기업이 서로 win-win할 수 있는 mechanism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돈도 없고, 대기업과의 끈이 없는 작은 개인 발명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대기업들이 껌값에 강도질하는 불상사를 우리와 같은 회사와 일을 하면 막을 수 있으며, 대기업들도 나쁜 사람들/회사들 (NTP와 같은 ㅎ)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로한 특허를 손에 넣어서 평생 고소하고 괴롭힐 수 있는 소지를 사전에 근멸할 수 있습니다. Intellectual Ventures는 바로 이런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 탄생한겁니다.”

Get Real, or Go Home

굳이 여기서 지금 세계 경기가 얼마나 개판인지 내가 다시 말하지 않아도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의 수준으로는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계시리라 믿고 있다. 2001년 서부에서부터 시작된 닷컴 거품 붕괴로 인하여 몇 년동안 지속되었던 불경기와는 달리, 그 사태가 훨씬 더 심각하며, 최악의 경우 세계 경제 대공황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하는 뉴욕 월가에서 시작된 현재의 mess가 드디어 서부의 tech industry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tech industry의 많은 관계자들이 sub-prime mortgage로 시작된 금융권의 위기는 실리콘 밸리의 IT 산업에는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드디어 많은 VC들과 tech 블로거들이 실리콘 밸리도 recession proof 하지는 않으며 이번 사태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알게 모르게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주에 실리콘 밸리의 Top 3 VC 중 하나인 Sequoia Capital에서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들의 CEO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놓고 밑에 embed한 ppt를 가지고 비상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내용은 대략 상황이 옛날만큼 좋지 않으니 돈 아껴쓰고, 비용 절감하고 그리고 빨리 수익을 내라는 것이었고, 이 ppt 슬라이드의 막장을 보면 “Get Real or Go Home”이라는 말이 있는데 자금줄이 끊기면 하루 아침에 회사가 망할 수 있는 벤처기업들의 현재의 절박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말이다. 솔직히 조금 소름이 끼칠정도이다.

보통, VC들은 한번 투자한 회사에 계속 돈을 제공한다. 그 이유는 본인들의 선택에 대한 믿음이 가장 큰데(내가 A라는 회사에 투자를 한거는 이 회사가 성공할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A사가 다른 회사한테 인수되거나 상장할때까지 계속 자금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트렌드가 앞으로 한동안 반복되지 않을 수가 있다. IPO 시장은 죽은지 오래되었으며, 이런 불경기에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초대형 회사가 아니라면 작은 회사들을 인수할 저력이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VC들도 본인들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들 중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것이며, 오래동안 살아남고, cash burn rate이 낮은 회사들에만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확률이 크다.

뮤직쉐이크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그동안 아주 싸게 놀았고, 왠만하면 돈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였지만, 앞으로 1-2년 동안 이와 같은 trend는 계속 될것으로 예상되니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 매고 회사를 운영해야할거 같다. 무조건 아껴야 한다. 현금 아끼고, 돈내고 남한테 시키는거 왠만하면 스스로 하고, 밥값도 아끼고 일단은 낮은 포복으로 살아남는게 최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