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Entrepreneur of the Year – Devon Rifkin

Entrepreneur 잡지에서 올해 7월달에 독자들한테 [올해의 entrepreneur] 후보를 공개한 후 그동안 받은 voting을 기반으로 올해의 entrepreneur를 발표하였다. 심판은 Entrepreneur 잡지 편집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 Robert Kiyosaki 그리고 이 상을 스폰서하는 UPS Store의 경영진들이 담당하였다.

올해의 entrepreneur는 역시 내가 들어보지 못한 startup의 창업자였다. The Great American Hanger Company라는 회사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인 Devon Rifkin이라는 젊은이 (나보다 2살 많은거 같다)인데, 우리 주위에서 누구나 다 찾을 수 있는 평범한 제품인 “옷걸이”를 가지고 매출액 100억이 넘는 비즈니스를 만들어 낸 사람이다. Devon은 어렸을적 부터 관찰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옷수선 가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었는데 손님들을 잘 관찰해보니 옷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나, 평범한 가정 주부나 모두 다 옷걸이를 상당히 많이 사는걸 금방 눈치챘다. 25살의 나이에 집에서 전화 하나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이 비즈니스를 시작한 Devon의 회사는 이제는 연간 약 1천7백만개의 옷걸이를 판매하고 있다. “옷걸이도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모양과 다양한 용도의 옷걸이가 있는데 그동안 관찰해 온 data를 바탕으로 우리는 일반인들은 commodity라고 생각하는 옷걸이를 특화된 비즈니스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The Great American Hanger Company의 고객 중에는 Jennifer Lopez나 Donald Trump와 같은 유명인사도 상당히 많이 있는데 하나같이 옷걸이의 디자인과 품질에 대해서 칭찬을 한다 (이 기사를 읽고 우리집 옷걸이를 유심히 봤는데 실제로 그 모양과 용도가 다양한걸 이제서야 나도 느꼈다^^).

Microsoft의 빌게이츠나 Google의 세르게이와 래리와 같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거대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천재들도 있지만, Devon과 같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평범한 아이디어를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좋게 (faster, better and cheaper) 향상하여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였던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우리 주변에 더 많이 있어야지 우리의 실제 생활이 더 윤택해진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다. 전에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던 스팀 청소기의 대모인 한경희 사장님도 Devon과 같은 류의 creative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머리가 나쁜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먼저 생각해내는 creative한 사람은 아니다. 누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면, 이걸 실제 비즈니스와 연계시키고 execute 하는거는 확실히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누군가가 제공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나는 내 주위에 이렇게 creative한 사람들을 많이 두고 싶어한다. 이런 사람들은 공짜로 내 편으로 만들 수는 없다. 나 스스로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걸 보여줘야하는 아주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하는데, 오늘도 이 아주 어려운 숙제를 풀기위해서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다.

More lessons in recruiting

어느덧 2008년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이 시점에 한해를 뒤돌아볼 여유조차 최근에는 별로 없었다. 지난 주에는 매우 뜻깊은 일이 있었는데 정말로 오랫동안 기다리던 뮤직쉐이크 미국 사이트 대대적인 리뉴얼이 끝나고 launch를 했다. 이 관계로 그동안 다른일에는 거의 신경을 못 썼는데 이제서야 약간 짬이 나서 이런저런 책도 보고 생각도 하면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요새 내가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사람’이다.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하며, 좋은 사람을 보면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서 틈틈이 생각하고 있는데 참으로 어려운 이슈인거 같다. 채용에 대해서 Garage Technology VenutresGuy Kawasaki가 우리에게 9가지 포인트를 알려주는데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거 같아서 여기서 소개한다.

1. 나보다 낫은 사람들을 채용해라 – A급 사람들을 같은 A급 사람들을 채용하고, B급 사람들은 C급 사람들을 채용한다 (이 논리로 쭈욱 가다보면 Z급 사람들이 채용하는 사람들은 바로 해고된다). 즉, 좋은 사람들은 자신들과 같은 좋은 사람들을 데려오고, 어정쩡한 사람들은 절대로 본인들보다 똑똑한 사람들을 채용하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말인데 너무나 자주 인용되고 너무나 맞는 말이다.
2. 미친 사람들을 채용해라 – 대부분의 조직에서 사람을 채용할때 보는건 이력서에 나와 있는 경력과 학력이다. 물론, 이 두가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거는 아니지만 여기에 한가지 조건을 더 추가하고 싶은데 바로 우리 회사와 우리가 파는 제품에 미치도록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채용하라는 점이다.
3. 불필요한거는 신경쓰지마라 – 학력과 경력은 이력서 상에서는 중요하지만, 실제 일할때는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기업의 간부급 인력이 뮤직쉐이크와 같은 startup에서 일 할 수 있을까? 아침마다 일어나서 경쟁사보다는 법무부의 동향을 더 걱정하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벤처기업에서 오래 일하지는 못할거라고 생각한다. 대단한 학력이나 경력 보다는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봐라.
4. ‘感’을 너무 믿지 마라 – 인터뷰할때는 최고의 후보였던 사람이 일을 못해서 채용하였던거를 후회한 이야기는 누구나 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거다. 대부분의 founder들은 스스로의 ‘感’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객관적인 인터뷰 보다는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할 경우 대부분 후회 한다는걸 명심해라.
5. Reference check은 확실히 – reference check은 모든 사람들이 한다. 그런데 대부분 interviewee가 전화해 보라고 주는 사람들 한테만 전화를 하는데 이건 너무 허술하지 않나? 솔직히 나 같아도 나에 대해서 좋은 소리만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reference check으로 줄텐데, job을 절실히 필요로하는 candidate은 오죽하겠나. 당연히 짜고치는 고스톱이겠지. 가능하면 interviewee가 제공한 reference check 외의 다른 사람들을 알아봐라. 전에 같이 일하였던 매니저/동료/부하 직원 이렇게 3명과 이야기를 해보면 대략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림이 그려질것이다.
6. Shopping Center Test를 적용해라 – 이건 나도 처음 들어본건데 shopping center test란 다음과 같은거란다. 주말에 쇼핑 센터를 갔는데 저 앞에 이번에 인터뷰를 한 후보를 봤다고 가정한다. 물론 그쪽에서는 나를 못 봤다. 이럴때 3가지 초이스가 있다. a) 찾아가서 인사를 한다. b) “혹시 가다가 만나면 인사를 해야지” 라고 생각한다. c) 그냥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쇼핑 센터에서 몰래 도망나온다. 망설임 없이 a)를 선택한다면 그 사람을 채용하고, b)나 c)가 답이라면 과감하게 머리속에서 밀쳐버려라.
7. 좋은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히든카드를 다 사용해라 –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 사람을 대려와라. 물론 조건 (연봉, benefit 등)도 중요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회사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story telling을 아주 잘해야지만 성공할 수 있을것이다.
8. Offer letter는 마지막 순간에 – offer letter는 채용 프로세스의 마지막 절차인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offer letter를 주고 채용 프로세스를 시작한다. 이러면 서로한테 상당히 불리하고 곤란한 상황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Offer letter는 마지막에 전달하도록.
9.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노력해라 – 맘에 드는 사람과 연봉 협상을 무사히 끝내고, 계약서에 sign을 했다고 맘 놓지 마라. 막상 회사에 출근했는데 맘에 안 들어서 다른 직장을 찾아서 가는 경우를 Guy는 무수히 많이 봤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직원들한테 신경을 써야하며, 그들과 같이 일하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는 점을 하루에도 몇번씩 대놓고 표현해라. 그렇지 않으면 오늘 퇴근한 직원을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자, 여기까지가 Guy Kwawsaki가 주는 채용과 관련된 교훈 (lesson)이다. 9가지가 있는데, 배기홍의 교훈 한가지만 더 추가하고 이 글을 마무리 하였으면 한다. 물론 나는 Guy 만큼 노련한 entrepreneur도 아니고, startup을 성공적으로 exit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비춰보았을때, 마지막 포인트 또한 매우 맞는 말이다.

10.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짤라라 – 힘들게 인터뷰를 해서 너무나 맘에 드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막상 같이 일을 해 보니 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일단 2번의 경고를 줘라. 내 경험으로 보면 이런 느낌이 드는 사람들은 경고를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2번의 경고를 주었는데도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짤라라. Leader들 중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나같이 이렇게 맘에 안들면 그 자리에서 사람을 해고하는 스타일이 있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던지 끝까지 같이 데리고 가려는 리더들이 있다. The truth is 시간도 없고 resource도 없고 빨리빨리 나아가야 하는 startup들은 이렇게 한명 한명씩 이끌어 주고 토닥거려주고 할 여유가 없다. 스스로 알아서 잘 해야하는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GET REAL OR GO HOME!

LeWeb’08 – Google Marissa Mayer의 사람을 채용하는 기준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구글의 여성 engineer 제1호이자 지금은 구글의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는 Marissa MayerLeWeb’08 컨퍼런스에서 사람을 채용하는 기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구글은 대체 어떤 기준으로 사람들을 채용합니까?”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서 마리사는 “I like to hire people who have two traits. They’re smart,and they get things done.”이라는 간단하지만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답변을 하였다. 그리고 덧붙여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하였다. “머리는 좋지만 주어진 일에 대해서 끝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국 절대 크게 못되고, 작은 벤처기업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금방 발견되기 때문에 바로 짤립니다. 그런데 구글과 같이 큰 조직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숨어서 마치 암덩어리와 같이 주위사람들한테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만약 구글과 같은 회사가 이런 사람들을 애시당초 처음부터 고용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오래동안 경쟁에서 선두자리를 지킬 수 있죠.”

나도 이말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똑똑한 사람과 주어진 일을 끝내는 사람 – 이 두사람 중 한명만을 택할 수 있다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물론 똑똑하면서 주어진 일에 대해서 ‘끝을 보는’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바람직한거는 없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자주 있지는 않다. 대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작은 벤처기업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스마트하고 (IQ가 높거나 좋은학교를 나왔다는 말이 아니다. 사물을 보고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는 street smart가 맞을거 같다) 주어진 일에대해서 끝을 보는 사람들 (잘되던, 안되던 하여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한거 같다.

끝을 볼 줄 아는 사람들 – 내가 실제로 아는 한 사람의 이야기로 이 글을 마무리 하였으면 한다. 재벌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서 어렸을때 외국물도 조금 먹고 이름만 들으면 모두 아는 좋은 학교를 외국에서 다닌 한 젊은이가 귀국하여 한국의 벤처기업에 영업 사원으로 일을 시작하였다. 집에서는 말렸지만, 젊은이는 사업을 하려면 본인이 다니는 회사가 만드는 제품 정도는 팔 줄 알아야한다라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에 처음 하는 영업이었지만 열심히 발로 뛰었다. 쉽지 않은 제안/영업 등등의 과정을 거쳐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은 잔금 지불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전화하고, 술을 먹여도, 그리고 찾아가서 구걸을 해도 잔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주위에서는 그냥 “야, 그거 몇 푼 한다고 그래..어차피 못 받는거니까 그냥 냅둬.” 또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너 뭐하는 짓이냐…조라 불쌍하다.” 뭐 이와 같은 말들을 하였는데, 그래도 이 영업사원은 분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영업이란 계약부터 잔금을 모두 받는 전체 과정임을 알고 있기에 완벽하게 이 모든 프로세스를 끝내고 싶었다. 제대로 해서 주위 사람들한테 인정도 받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증명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날 이 영업사원은 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그 다음날 고객사 사장실을 찾아가서 영업 나갈때 가지고 다니던 Bally 가방에서 식칼을 꺼냈다 – “사장님, 잔금 받으러 왔습니다. 안 주시면 제가 죽던 사장님이 죽던 아니면 둘 다 죽던지 한번 갈때까지 가보자구요. 전 오늘 회사에 잔금 없이는 못 들어갑니다. 아니, 안 들어갈겁니다.”

그 다음날 회사 통장에는 잔금 800만원이 바로 입금되었다.

이걸 보고 미친 놈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시겠지만, 어찌되었던간에 결과는 좋지 않았는가? 그냥 중도에 포기하고 잔금을 못 받고 실패자가 되는거랑, 이렇게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결과를 deliver한거랑 나같으면 후자를 택하겠다. 하여튼…이렇게 죽을 각오로 덤벼도 될까 말까한게 바로 인생인데 요새 사람들 너무 쉽게 인생살고 너무 쉽게 포기하는거 같아서 조금 안타까울때가 있다. 이 블로그를 읽고 있는 분들 중에서도 나약해 빠진 인간들이 있다면 반성하고 정신 차려라.

젊은 영업 사원은 누구? I’ll leave it up to you guys to figure that out 🙂

LeWeb’08의 시사점 – 유럽 vs. 실리콘 밸리

바쁘다는 핑계로 또다시 블로그를 너무 소홀히 하고 있는 와중에, 몇몇 독자분들로부터 큰 격려가 되는 이메일을 받고 다시 불끈 다짐을 하고 몇자 적으려고 일요일 밤 PC 앞에 앉아있다. 실은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 12월은 상당히 한가한 한달이다. 경기가 좋던 안 좋던간에 일단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고 11월말 Thanksgiving 연휴 이후부터는 거의 노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나도 여기저기서 미팅을 만들어 보려고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대부분의 미팅이나 새로운 일은 내년으로 넘어간 상태이다. 어찌되었던간에 바쁜거 보다는 게을러서 그동안 블로그를 update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고…

이번 글이랑 다음 글은 12월9일 ~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었던 LeWeb’08과 관련된 내용이다. 행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LeWeb은 TechCrunch와 비슷한 행사인데 미국보다는 유럽의 웹과 관련된 회사들을 소개하고 웹 기술에 대해서 다양한 discussion과 forum을 진행하는 행사이다. Loic Le Meur(“로익 르 뮤우어” 정도로 발음해 주면 될듯..)라는 프랑스 태생의 serial entrepreneur가 시작하고 주최하는 행사이며, 2005년 약 250명으로 시작하였던 행사인데 올해는 1,700명 정도의 관객이 참석을 한 대단히 성공적인 행사이다. 뭐, 하여튼 여타 다른 웹 컨퍼런스와 그다지 다른 행사는 아니지만 마지막 세션 중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서 여기서 소개를 한다. 내용은 유럽과 실리콘 밸리의 차이점에 대해서인데, 유럽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실리콘 밸리는 너무 빨리 움직이고, 2시간동안 점심을 먹으면서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유럽인들한테는 이런 lifestyle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Loic은 한다. 즉, 유럽인들은 인생을 즐길 줄 알고, 미국인들은 (특히, 실리콘 밸리에 있는 사람들은) 인생을 즐길 시간도 없이 너무 바쁘게 살아서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이 이야기를 한 배경이다.

사람마다 생각하고 느끼고 사물을 보는 방법은 분명히 다르지만, 내가 이걸 봤을때는 유럽인들은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븅신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그런 말을 하고 있냐…그리고 미국의 TechCrunch 기자들도 나와 별반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거 같지는 않았다. 인생 즐기는거…좋은 말이다. 2시간 동안 점심을 먹으면서, 와인 한병 까고, 쓰잘대기 없는 이야기만 하지 실제로 뭔가를 해본다던지 일을 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해야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는 유럽인들의 이런 습성 때문에 대부분의 인터넷/웹 서비스 기업들이 미국에서 창업하고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나마 유럽에서 유럽인들에 의해서 창업된 Skype 같은 회사들 마저 미국 회사들한테 인수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LeWeb의 모든 패널리스트들이 입을 모아서 하는 말이 (그리고 참으로 아이러니컬한건 대부분의 패널리스트들이 미국인이라는 점이다) 유럽인들은 벤처기업을 하면서 work and life balance를 완벽하게 즐기려고 하니까 유럽은 실리콘 밸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유럽인들은 창업을 하나의 lifestyle로 즐기려고 하는데, lifestyle 치고는 너무 힘든 라이프스타일이라는걸 다덜 깨닫고, 그냥 1년에 2달 휴가를 쓸 수 있는 옆집 사람이 다니는 직장으로 다시 들어간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는 lifestyle이니 뭐니 다 버리고 일에 올인할 각오가 되어 있는 유럽 entrepreneur 들은 비슷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실리콘 밸리로 이사를 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건 없다. 하루 아침에 대박을 터뜨린 사람들을 보면서 “와, 저 사람은 진짜 운 좋다.”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그 운 좋은 사람이 대박을 터뜨리기 전까지 걸어와야 했던 길을 조금이나마 보고 경험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LeWeb은 반성해야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미국인들보다는 유럽인들을 더욱 더 많이 스피커와 패널리스트로 불러와야할 것이다. 안그러면 LeWeb은 유럽에서 열리는 TechCrunch가 될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이걸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그나마 유럽은 이렇게 비난을 받을 꺼리라도 있지만 한국은 웹과 창업관련 행사도 없을 뿐더러 비난 받을 내용 조차가 없다는 것이었다. 인터넷 강국, 고등 교육열 세계 1위…와 도대체 이런 나라에서 innovation과 creativity는 어디로 간것일까? 왜 다덜 공무원이 되고 싶어할까? 혹자는 분위기를 이렇게 만든 대한민국 정부를 욕하고, 작은 벤처기업의 창의성을 죽이는 네이버와 같은 대형 기업을 욕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개개인의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다.

Tribute to 마이클 크라이튼

이 글은 한참 전에 쓰려고 했는데 짬이 안나서 이제서야 한마디 적는다. 11월4일 우리에게는 ‘쥬라기 공원’, ‘콩고’, TV 시리즈 ‘ER’과 같은 주옥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이시대 최고의 storyteller Michael Crichton이 66세의 나이로 그동안 계속 투병하던 암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내가 죽기전에 마이클 크라이튼과 같은 작가의 책을 다시 읽을 수 있을까? 분명히 “No”일거다.

미국인들은 마이클 크라이튼을 ‘the master of the unputdownable novel’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딱 맞는 말인거 같다. 크라이튼은 1995년 Time지의 표시모델로 아주 큰 티라노사우루스의 뼈와 같이 포즈하였는데 Time 지는 “The Hit Man”이라고 크라이튼을 설명하였다. 내 기억으로는 작가를 타임지가 표지모델로써 선정한거는 아마도 크라이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걸로 알고 있다. 크라이튼의 소설은 전세계 1.5억권 이상이 팔렸으며, 장시간 비행기 여행이나 주말에 소파에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하다가 전권을 다 정독하기에는 딱인 책들이다. 크라이튼의 storytelling 능력은 거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단순한 작가의 관점 보다는 과학도 (크라이튼은 하버드 의대 출신이다)의 입장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포장된 크라이튼의 소설들을 조금 더 깊게 읽는다면 우리한테 뭔가를 알려주고 경고하는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의 대표적인 소설 “쥬라기 공원”은 한 돈많은 부호가 외딴 섬에서 공룡들을 다시 부활시키는 내용이지만 과학이 넘어서는 안되는 신의 영역과 과학의 거만함 등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을 하는 생각이 그 중심에 있다. 물론 이러한 면에서 보면 “프랑켄슈타인”이나 “Brave New World”와 같은 수준까지는 오르지는 못하였지만 어찌되었던간에 이 두 고전보다는 훨씬 재미있다. 아마도 크라이튼의 “쥬라기 공원”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고고학 공부를 시작한 꿈과 호기심 많은 청년들도 알게 모르게 많이 있을거다…마치 내가 한때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 이집트의 보물을 발굴하고 싶어하였듯이…“Rising Sun”이라는 소설에서는 크라이튼은 일본인들의 자본주의가 미국을 지배하여 악영향을 끼칠거라는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하였는데 이는 비미국인들, 특히 아시아인들의 미움을 사기에 충분하였으며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말까지 언론으로부터 들었던게 기억난다.

정통 소설가/작가들로부터 마이클 크라이튼은 평생 인정은 못 받았다. 상업주의에 물들어서 너무 ‘재미’ 위주의 소설을 쓴다는 비판을 죽을때까지 받았으며 과학자들은 100% 정확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하여 증명할 수 없는 주관적인 의견을 너무 많이 갖다 붙였다는 비판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나는 소설이던 영화던 간에 그 줄거리를 떠나서 무조건 재미있는게 좋은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시는 크라이튼의 소설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심정을 감출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