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 – The 50 Women to Watch 2008

올해도 어김없이 Wall Street Journal에서는 “The 50 Women to Watch 2008” 리스트를 발표하였다. Journal의 성격상 대부분의 candidate들은 경제와 비즈니스 관련된 어셩분들이고 정부나 비영리 단체 또는 종교계에서 종사하고 계신 분들은 거의 없었는데, 쭉 훌터보다가 48위에서 내 눈이 멈췄다. Romi Haan – Founder of Haan Corp. 사진을 보니 동양 사람이니 독일인은 아니고..분명히 한국의 ‘한’씨 같은데 처음 들어보는 회사인거 같은데…한글과 컴퓨터인가? 클릭하고 첫 페이지가 뜨자마자 “뜨악~” 했는데 바로 한국에서 그 유명한 ‘한경희 스팀 청소기’였다. 이 회사 잘나가는건 알았지만 창업자 한경희 여사가 이렇게 유명해지다니…말이 WSJ의 50 Women to Watch지 Wall Street Journal에서 선택을 하였으면 세계 최고의 한인 여성 CEO란 말인데.

나도 한국에서 혼자 살때 홈쇼핑을 통해서 한경희 스팀 청소기를 사서 사용을 하긴 하였는데 제품은 정말 좋았다. 9년 전 편하던 공무원 직장을 그만두고 이미 삼성LG라는 가전제품의 제왕들이 꽉 잡고 있는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용기 자체가 가상하기도 하였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깡으로 무장한 한 ‘아줌마’가 한국이라는 폐쇄적인 사회에서 여성의 입장에서 창업을 하는건 상당히 위험하고 황당한 모험이었다고 한사장님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말을한다. 참고로 스팀 청소기를 만들어야겠다는 발상은 본인의 필요에서 나온것이다. 성공한 벤처기업들의 탄생 배경에는 한경희 스팀 청소기와 같이 “necessity”가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 “허리를 굽혀서 빗자루질을 하고, 다시 걸레질을 하는게 너무 불편해서 그냥 서서 걸레질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시중에 나와있는 물건들을 사용해 봤는데 별로 맘에 안들었어요.” 자, 이 생각과 이런 말은 누구나 다 한번씩 해보는 고민과 말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여기서 그냥 멈춘다. “맘에 안들지만 우짜겠노…파는게 이거 밖에 없는데 그냥 사용해야지.”라는 생각을 대부분 사람들은 하지만entrepreneur들은 다르다. 한사장과 같은 entrepreneur들은 불편함이라는 단점을 비즈니스 idea로 승화시켜서 새로운 Blue Ocean을 만드는 남다른 제주와 끈기가 있는거 같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한사장님은 제주 보다는 끈기가 더 많았던거 같다. 한사장의 원래 계획은 한 5천만원 정도 투자해서 6개월만에 스팀 청소기를 만드는거였는데 결국에는 그 액수의 10배가 넘는 5억원 이상을 써서 2001년도에 첫 제품을 출시하였다. 야심차게 출시하였지만, 결과는 아주 비참한 실패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와 고민 끝에 그로부터 3년뒤에 10만원대 가격의 스팀 청소기를 홈 쇼핑 채널에서 판매하기 시작하였는데 이게 바로 주부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대한민국에서 대박이 터진거다. 작년 매출 1,200억이면 중견 기업이나 다름없는 규모인데,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아줌마가 맨손으로 시작하여 일궈낸 사업치고는 정말 not bad이다. 특히, 한국에서 돈 좀 있는 여자들은 대부분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연예인이거나 아니면 골프 선수인데 스스로 성공한 드문 여성 사업가의 케이스를 한경희 사장은 만들어 내었다. 앞으로 이런 케이스가 계속 더 많이 생기길 같은 한국사람의 입장에서 기대를 한다.

외국 나오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거 같다. 자랑스럽다. 솔직히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고 싶을 정도로 통쾌하고 자랑스러운데, 가사를 다 몰라서 humming만 잠깐 했다 🙂

45분만에 끝내는 골프 게임

Golf – 이 단어를 보기만 해도 지금 당장 골프채를 가지고 필드로 나가고 싶을 정도로 요새 골프에 많이 심취해 있다. 그렇다고 잘치는거는 절대 아니고 이제 막 골프에 재미를 붙일 정도의 실력이 생기고 있다고나 할까. 오늘은 골프 관련하여 참으로 신기한 사람이 있어서 잠시 몇자 적어보려고 한다. Christopher Smith는 3년 전에 시카고에서 speed-golf 신기록을 세운 사람이다. Speed-golf는 말 그대로 빨리 치는 골프인데, 얼마나 빨리 쳤냐하면 정규 코스 18홀을 (par 72) 약 44분 만에 돌았으며, score는 경이로운 -6이었다. 이 블로그 독자분들 중 골프를 치시는 분들고 있고, 안 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안 치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드리면 보통 18홀 골프 경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4시간+ 정도이며, -6이라는 점수는 프로 선수급이다. 골프 선수들은 대부분 14개의 골프채를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데 Smith씨는 무게를 줄이려고 골프채를 6개만 가지고 쳤으며, 공을 치자마자 손쌀같이 달려가서 다시 공을 치고…하여튼 뭐 이렇게 해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스피드 골프에서는 생각할 시간이 없습니다. 감각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거리를 판단하여 그냥 망성일 없이 공을 쳐야합니다. 이렇게 경기를 진행하면 골프는 생각하면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반사적인 운동이 되어버리는거죠. 마치 테니스와 같은 운동과 비슷해 진다고 할까요. 상황을 보고 생각을 오래 하고 행동하는게 아니라, 나한테 날아오는 공에 대해서 몸이 마치 자동으로 반작용하는게 되는거죠.” 스피드 골프에서 가장 방해가 되는거는 생각과 의식이라고 스미스씨는 말한다. 골프를 비롯한 다른 운동에서 실수를 하는거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대부분의 골퍼들은 그냥 잘못 쳤으니까 다음부터는 잘쳐야지라고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번에는 팔을 너무 굽혔으니까 다음에는 왼팔을 쫙 펴야지. 그리고 머리도 들었는데 머리는 계속 땅을 보고. 음, 허리도 잘 안돌아가는데 어깨로 스윙을 해야지.” 뭐 이런 끈임없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데 바로 이렇게 생각하고 스스로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점들을 지적하는 순간부터 몸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행동하는걸 방해하개 된다고 한다.

즉, 스미스씨의 요점은 생각을 할수록 골프 경기를 망치게 된다는 말이다. 바로 이 점이 내가 “아 정말 그렇구나!”라고 생각을 하였던 부분인데 정말 아무 생각없이 공을 치는 경우가 오히려 생각을 많이 하고, 여러가지 상황을 simulation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보다 훨씬 점수가 잘 나온적이 많은거 같다.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생각할 수록 맞는 말인거같고 골프 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삶에 있어서, 그리고 일함에 있어서도 이런 “생각하지 않고 몸이 가는데로 내버려둬라” 라는 이론을 적용하면 결과가 더욱 더 좋아질것도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또 생각을 해보면, 특정 상황에 대해서 몸이 자동으로 반사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연습과 피땀을 흘렸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결론은 뭐든지 죽도록 열심히 해야한다는 말인거 같다. 공부던 일이던 운동이던간에…

주는것의 즐거움

Chicago 대학은 공식적인 Ivy League에 속하는 학교는 아니지만, 서부의 스탠포드 대학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Ivy League 대학들 보다 높게 평가하는 학교 중 하나이다. 특히 경제학부는 그 어떤 대학보다 우수한 강사진 (Robert Lucas와 같은 노벨 수상 경제학자)과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우리가 아는 많은 경제학 이론이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에서 탄생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시카고 대학의 경영대학원인 Chicago GSB는 하버드/스탠포드/워튼과 같은 top 3 MBA 스쿨로 객관적으로 ranking 되지는 않지만 (시카고 MBA들은 여기에 동의 하지 않을수도 있다 ㅎ) top 10에는 해마다 ranking되는 아주 우수한 경영 대학원이다. 어제부로 이 Chicago GSB가 Chicago Booth School of Business로 이름을 바꾸었다. Dimensional Fund Advisors라는 mutual fund의 CEO이자 시카고 MBA 동문 (class of 1971) David Booth가 자그마치 3,900억원이라는 거금을 한방에 이 학교에 기부를 하였으며, 역사상 전례없는 액수의 기부금과 David Booth를 honor하기 위하여 Chicago 대학도 그 동안 고수하던 GSB라는 이름을 버리고 Booth School of Business로 개명을 한 것이다. 이 액수는 2006년도에 Nike의 회장인 Phil Knight이 모교인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 기부하였던 그 당시 경영대학원에 기부한 금액치고는 최고였던 1,100억을 3배 이상이나 능가하는 금액이다. David Booth는 업계에서는 상당히 알려지지 않은 low profile한 인물이다. 27년 전에 Dimensional Fund Advisors를 설립한 이후로 한번도 공개석상에 나와서 얼굴을 비추거나 말을 한적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실적이 low profile이었던거는 절대 아니다. 1981년에 시작된 이 mutual fund는 현재 300개의 다른 fund에 약 156조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상당히 탄탄한 fund이다 (나도 전혀 모르다가 최근 몇일 동안 알게된 사실이다).

Chicago Booth School of Business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이번 기부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In honor of David Booth’s generous financial contributions and spirited affirmation of our philosohpy, we are honored – and privileged – to add his name to our nameplate. David Booth has always credited Chicago GSB for his success. Now, with his unprecedented gift, David has ensured that we will remain not just a business school, but a business FORCE.”

미국인들을 보면 부러운 점들도 있고 “저런점은 한국 사람들이 훨 낫다”라고 생각하는 점들이 있는데, 미국인들의 기부문화를 보면 항상 나는 부러움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언제쯤이면 우리나라 부자들은 주는것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물론 절세와 관련하여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찌되었던간에 피땀흘려 평생을 일해서 모은 돈을, 그것도 억단위의 거금을 선뜻 나랑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남한테 준다는거는 누가 생각해도 쉽지는 않다. Booth 선생과 같이 모교에 기부를 하는 한국 사람들은 억지로 생각을 해봐도 떠오르는 사람이 없으니 참 아쉽다. 고대앞에서 평생 떡복기를 팔아서 모은 돈 전액을 대학교에 기부하는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는 가끔씩 뉴스에서 보지만, 이렇게 어렵게 사시는 분들은 그냥 본인들한테 이 돈을 투자하고 좀 사는 기업가들이 모교에 기부하면 어디가 덧나냐? 돈 벌어서 죽을때 무덤까지 싸들고 가는것도 아닌데 도대체 이 돈으로 다 뭐하는지 모르겠다. 자식들한테 물려주더라도 많이 남을텐데…(그러면 증여세라도 제대로 내던지).

여기서 reality check를 한번 하고 넘어가자. 솔직히 나는 부자의 생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한번도 이 사람들과 같은 거금의 돈을 만져본 적도 없고, 기부에 대해서 고민을 할 정도의 위치 근처까지 가본적도 없다 🙁 하지만, 나에게 사람들이 “너 같으면 그 위치에서 1,000억대의 돈을 선뜻 기부하겠냐?” 라고 묻는다면 나는 한치의 망성일 없이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나는 철저한 실용주의자이자 meritocracy의 강력한 지지자이다. 즉, 이 사회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은 성공해야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성공하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강력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길거리에서 거지들을 만나면 동정의 25센트를 주기 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스타일인데 기본적으로 “그 거지들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게 된건데 왜 내가 개같이 일해서 벌은 돈을 저 사람들한테 줘야하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성격에 대해서 냉정한 이기주의자라고 욕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that’s just the way I am and I never want to change who I am. 하지만, 학교나 사회는 오늘날의 나를 인격적으로, 그리고 학문적으로 훈련 시켜준 institution이기 때문에 반드시 내가 성공하고 벌은만큼은 돌려줘야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학교는 시간낭비이고 학교에서 배운 것 중 일하면서 써먹을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나도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기도 한다 (그렇게 때문에 학교를 나왔지만 ㅎ).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학교가 없었으면 내가 과연 여기까지라도 올 수 있었을까?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 제대로 알고 있지는 않지만 졸면서 들었던 강의 내용들,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하였던 여러가지 과정들 등등…이 모든것들의 결정체가 오늘날의 인간 배기홍이 아닌가 싶다.

나도 빨리 잘되어서 David Booth와 같이 모교에 기부하는 즐거움을 맛 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의 기업인들도 기부의 즐거움에 대해서 빨리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 해결을 위해서 유명한 F-1 자동차 레이서인 Michael Schumacher가 선뜻 100억을 기부하였는데,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도 100억원을 내놨다고 한다. 그것도 내가 알기로는 개인자산이 아닌 회사돈으로 (물론 회사돈이 본인돈이지만…)이었는데 이거 뭔가 좀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하여튼, kudos to Chicago MBA alumni/students! 이렇게 훌륭한 선배를 둔 시카고 MBA 학생들이 부럽네. 이런 선배들을 보고 공부하는 후배들도 분명히 좋은 일들을 많이 할거라고 믿고 있다.

Warren Buffett의 또다른 실력

Warren Buffett에 대해서는 여기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블로그를 읽는 분들 정도의 실력이라면 나보다 훨씬 Buffett 형님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실테다. 요새와 같이 경기가 좋지 않을때는 현금 보유량이 많은 기업/개인들이 가장 큰소리를 많이 칠 수 있는데 이 대표적인 사례가 기업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이고 개인의 경우 워렌 버펫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9월24일 Goldman Sachs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버펫이 일주일 후인 10월1일 오마하의 자택에서 팝콘을 먹으면서 TV를 보다가 갑자기 GE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결정을 하고 그 다음날 바로 현금을 쏴주었다고 한다. 복잡한 금융상품들 (파생상품 등..)과 과도한 부채 때문에 언젠가는 세계 경제가 크게 위험해질거라고 항상 잔소리같이 하시던 Buffett의 예언이 다시 한번 적중하는걸 본 나로써는 “무조건 믿습니다”라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어졌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버펫의 오늘날의 성공은 좋은 주식을 고를 수 있는 능력 때문이라고들 말한다. 물론 이게 절대로 틀린말은 아니다. 버펫은 여기저기 다양한 주식에 투자해서 자산을 분산하는 portfolio diversification 전략을 포기하고 한 주식에 몰빵을 하는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 전략을 통해서 엄청난 부를 창출하였고 스스로도 본인의 career 첫 20년 동안의 성공은 이러한 투자 능력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최근들어서는 버펫은 이러한 투자를 잘하는 능력 자체 보다는 투자 능력 때문에 본인에게만 독점적으로 주어지는 기회덕에 계속 성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즉, 특정 회사들의 주식을 사는걸로 시작을 하였지만 이제는 아예 비즈니스 자체를 통째로 사서 투자만 하는 투자자로써 그치는게 아니라 비즈니스 자체에 관여를 하고 있다.

Berkshire Hathaway는 마치 주식을 사는거와 같이 비즈니스를 사고 있습니다. 또한, 비즈니스를 사는거와 같이 주식을 사고 있죠.” 이 말은 즉 버펫이 비즈니스를 살때는 단순하게 그 기업이 현재 시장 가치보다 가격이 낮은가만을 보는게 아니라 실제 기업이 현금을 어떻게 창출하고, 누가 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은 누구이며, 만약에 이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더라고 고객들이 계속 남아 있을건지 등등의 다양한 factor를 충분히 이해한 후에야 비로써 비즈니스를 산다는 말이다. “비즈니스를 알면 더 좋은 투자자가 될 수 있고, 투자에 대해서 알면 더 좋은 비즈니스맨이 될 수 있죠.”라고 버펫은 설명한다. “대부분의 비즈니스맨들은 자기 비즈니스밖에 모르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비즈니스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 이 두가지를 적절히 혼합하면 불경기를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출수도 있습니다.”

저평가 되어 있는 주식을 잘 고르는 능력과 저평가 되어 있는 비즈니스를 사서 경영에 관여하는 이 두가지 능력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버펫이지만, 어찌 되었던 간에 좋은 투자 대상을 고르는 능력은 탁월한거 같다. 버펫의 투자는 마치 동전을 던져서 앞/뒤를 예측하는거와 비슷한거 같다. 다만, 앞이 나와도 버펫이 이기고, 뒤가 나와도 버펫이 항상 이기게 되어 있는게 좀 재수가 없지만…

언젠가는 한번 해보고 싶은 patent “trolling”

Patent (특허)라는 말은 어떤 industry에 종사하던간에 누구나 다 들어본 말일 것이다. 특허와 관련해서 내가 최근 몇년 동안 가장 많이 보거나 들어봤던 기사나 말들은 특허로 인한 소송이나 분쟁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미국의 HP와 IBM은 엄청나게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특허를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들은 이 특허를 이용한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의 이윤을 창출해주는 PC, 모니터, 의료기기 등의 제품들을 제조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특정 제품을 제조하지 않고 그냥 특허를 계속 모으고 있는 회사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Intellectual Ventures라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천재 CTO였던 Nathan Myhrvold가 설립한 회사이다. 최근 몇년 사이에 이 회사를 통해서 Nathan은 약 2만개가 넘는 특허를 (그 분야는 레이저에서 컴퓨터 칩과 같이 매우 다양하다) 조용히 긁어 모아왔으며 덕분에 이제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 보유자 중 한명이 되었다. 이렇게 많은 특허를 가지고 Intellectural Ventures가 특정 제품을 제조하는게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서 이런 특허가 필요한 대형 기술 회사들 (삼성, IBM, 제록스 등) 한테 큰 돈을 받고 특허를 licensing하고 있다.

상당히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Intellectual Ventures와 같은 회사들이 최근들어서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하였는데, 이렇게 실제 제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특허를 구매하여 licensing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은 “patent troll”이라고 한다. 이 블로그를 처음부터 계속 follow 하셨던 분들은 BlackBerry와 NTP라는 회사에 대한 글을 기억하실거다. 바로 이 NTP라는 회사가 전형적인 patent troll 중 하나이다. 물론 Intellectural Ventures와 같이 큰 스케일로 일을 하지는 않지만.

올해 49세인 Nathan Myhrvold는 물리학 박사 출신의 과학도로써 한때는 스티븐 호킹 박사 밑에서 양자역학을 공부하였으며,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특허가 50개가 넘는 발명가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신 자체가 특허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더 잘 이해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Bill Gates가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였던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 중 한명이었으며 공룡 화석 발굴, 외계 생명체 탐험 및 프랑스 요리와 같이 과학 외의 다양한 interest를 추구하고 있다 (나도 돈만 많으면 하고 싶은건 정말 많다..). 8년전 마이크로소프트의 CTO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같은 지역인 시애틀에서 Intellectual Ventures를 창업 하였으며, 그 명성에 걸맞게 처음부터 대기업들로부터 투자를 많이 받아서 이 비즈니스를 시작하였다. 대기업들이 이런 patent troll에 돈을 투자한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적군들이 특허를 취득해서 본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리스크들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Verizon이나 Xerox와 같은 회사들도 이런 이유 때문에 특허를 많이 구매하지만, 그렇다고 하루 24시간 레이다망을 켜놓고 어떤 특허가 새로 나왔고, 이걸 얼마에 사야하는지 고민할 수가 없기 때문에 Myhrvold 씨를 아군으로 생각하고 이렇게 막대한 돈을 투자한거다. 7월달에 Verizon은 약 3,500억원을 특허와 관련된 회사들에 투자를 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는데 이 중 Intellectual Ventures에 큰 비중을 투자한걸로 알고 있다. 현재 Intellectual Ventures는 약 400명의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으며, 많은 직원들이 특허 변호사들이다. 이 많은 직원들한테 월급을 주는 방법은 일반 hedge fund, venture capital, private equity 회사들과 크게 다를바 없다. 투자자들의 돈을 굴려주고, 돈을 관리해주는 대가로 2%의 fee를 챙기고 있다. 이 2%는 투자금이 return을 만들던 안 만들던간에 챙기는거고, 수익을 낼 경우에는 또 특정 %를 챙긴다. 쉽게 말하자면, venture capital은 LP들로 부터 받은 돈을 startup 회사들에 투자를 하고, 이 startup들이 상장하거나 다른 회사에 팔려서 exit을 하면 그 이득을 다시 LP들한테 재분배는 모델을 Intellectual Ventures는 startup 회사들이 아닌 ‘특허’에 적용을 하고 있는거다.

이러한 비즈니스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항상 그렇듯이 두 부류로 나뉜다. 나같이 “와!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욜라 부럽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을 봤나. 남의 살을 갉아 먹으면서 돈을 버는 벼룩같은 놈들..”이라고 욕을 해대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뭐, 어떤게 맞는 건지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지만 나야 항상 그렇듯이 실용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한국도 분명히 여기저기 대학교나 개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허 중 향 후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을텐데, 이런 회사를 통해서 싹쓸이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거 같다.

Myhrvold씨는 patent trolling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한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잘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을 고소하려는 목적으로 특허를 사는게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는 여태까지 특허 관련된 소송에 휘말린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확인해 봤으며, 맞는 말이다). 우리가 이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는 두가지인데 발명가와 대기업이 서로 win-win할 수 있는 mechanism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돈도 없고, 대기업과의 끈이 없는 작은 개인 발명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대기업들이 껌값에 강도질하는 불상사를 우리와 같은 회사와 일을 하면 막을 수 있으며, 대기업들도 나쁜 사람들/회사들 (NTP와 같은 ㅎ)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 필요로한 특허를 손에 넣어서 평생 고소하고 괴롭힐 수 있는 소지를 사전에 근멸할 수 있습니다. Intellectual Ventures는 바로 이런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 탄생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