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바이블 2

MVP의 높아지는 ‘minimum’ 기준

Minimum-Viable-Product린 스타트업 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MVP(Minimum Viable Product) 이다. 이미 다 익숙한 내용이기 때문에 여기서 MVP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전에 내가 MVP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쓴 적이 있다.

MVP는 출시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능만 제공한다. 보통 얼리어답터와 같은 소수 잠재 고객에게 먼저 공유를 한다. 이런 고객이 불완전한 제품의 가능성을 잘 파악하고 생산적인 의견을 주기 때문이다. MVP의 기본이 되는 사상은 고객을 발견하고 고객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것이다. 빨리 제품을 시장에 내면 고객 성향을 빨리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창업자가는 고객이 관심 없는 기능엔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제품을 빠르게 내야 한다. 그래야 남들보다 빠르게 배울 수 있다.

-출처: ‘스타트업 바이블 2’ 23계명 – 빨리 똑소리 나는 MVP를 만들라

MVP의 의미는 아직 똑같다. 말 그대로 ‘시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제품’ 이다. Facebook은 엄청나게 커졌지만, 창업초기에는 아마도 서로 친구 맺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이 구현된 MVP로 시작했을 것이고 지금의 트위터는 엄청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지만, 창업 초기에는 SMS를 이용한 트윗 날리는 최소한의 기능이 구현된 MVP로 시작했을 것이다. 어차피 완벽한 제품이란 없으며, 오래 고민해서 만든다고 시장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제품이 될 확률은 굉장히 낮다. 또한, 시장 상황은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실제 제품이 완성되어 출시되는 시점의 시장은 제품에 대한 비전이 그려지고 개발에 착수하는 시점의 시장과는 완전히 다를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우리 제품의 core를 최대한 빨리 만든 후 출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과 가설을 바탕으로 만든(몇몇 베타사용자의 피드백도 포함) 제품이나 기능이 실제로 시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자세히 관찰을 하고, 그 관찰을 통해서 배운 점들을 종합해서 다시 제품에 적용해서 수정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실제로 시장이 원하는 제품에 조금씩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몇 년 전까지만해도 창업가들한테 왠만하면 너무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MVP를 빨리 만들어서 출시하라고 권장했다. 지금도 같은 말을 하지만, 약간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한다. 빨리 MVP를 만들어서 출시하라고 하는 부분은 같지만, 아주 완성도가 높은 MVP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두가지 측면에서 ‘완성도 높은 MVP’ 이야기를 한다:
첫째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반적인 제품의 수준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 요새 나오는 MVP들을 사용해보면 버그도 거의 없고, 단순한 기능만을 제공하기 보다는 몇 개의 기능들이 잘 조화를 이룬,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단순한 기능의 MVP를 출시하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할 확률이 존재한다. MVP의 목적은 시장의 반응을 배우고 이걸 다시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서인데 타 제품에 비해서 ‘후진’ MVP를 출시하면 그만큼 사용자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두번째 이유는, 과거에 비해서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의 절대적인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종류의 제품도 많고 워낙 많은 MVP들이 출시되기 때문에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용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MVP가 필요하다.

MVP 자체가 최소 수준의 제품인데, ‘높은 수준의 MVP’는 어쩌면 말이 안 되는거 같지만 그만큼 수준이 높아졌고 경쟁이 심화되었다는 의미이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출시를 너무 늦추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MVP를 출시했다가는 뭘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게임이 끝날 수도 있으니 참으로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vapartners.ca/going-to-market-with-a-minimum-viable-product/>

2015년 한국 스타트업 현장에 대한 단상

158723763스타트업 바이블 1권이 나온지 벌써 4년 반이나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강산보다 더 빨리 변하는 벤처 업계에는 그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0년 8월 책 출간 당시 한국에서는 ‘스타트업’ 이라는 단어조차 굉장히 생소했다. 뭐, 내 책 때문에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알려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기여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한다.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벤처 현장은 굉장히 재미있고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부정적인 부분도 적지 않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훨씬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투자자들, 창업가들, 이들과 공생하는 기업들, 미래의 창업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와 학원들, 스타트업과 연관된 다양한 기관들, 그리고 칭찬보다는 주로 욕을 먹는 정부기관들과 같은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헛짓들과 노력을 동시에 하면서 한국의 스타트업 현장은 이제 어느정도의 기초가 다듬어졌고 이 모든게 점점 유형화 되어가고 있다.

작년부터 한국에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창업되어 성장하고 있다는걸 몸으로 많이 느끼기 시작했다 – 이는 벤처생태계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이 회사들이 성장을 얼만큼 했고, 고용을 어느정도 창출했고, 매출을 얼만큼 만들었고 등과 같은 구체적인 수치를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고 조사도 해보지 않았지만 항상 한국의 스타트업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런 좋은 변화가 눈에 보이고, 한국 나올때마다 “아, 한국에서 이제 이런 회사들이 나오는구나” 라고 스스로에게 감탄하고 있다.

그동안 2권의 책을 썼다. 스타트업 업계의 속도로 보면 이제 거의 골동품이 된 책들이지만 아직도 꾸준히 팔리고 벤처를 하시는 분들이나 벤처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여전히 많이들 읽고 나한테 연락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기업이나 학교에서도 강연이나 Q&A 세션에 대한 요청이 정기적으로 들어온다. 내가 물리적으로 미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관계로 잘 하지는 못하는데 이번 3월 한국 방문때는 시간과 기회가 되어서 몇 번 진행을 해봤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강연이 2개가 있었다.

하나는 울산과기대(UNIST) 학생들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다. 서울 외 지역의 팀, 회사 및 기회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비서울 지역의 스타트업들에 요새 관심이 매우 많다. 울산과기대 교수님과도 친분이 있었지만, 이 지역의 학생들과 벤처에 대한 생각 등 여러가지가 궁금해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예상보다 수준도 높고 왠만한 서울의 학생들보다 진지한 눈빛과 질문들에 많은걸 느끼고 배웠던 소중한 강연이었다. 특히, 순수하고 경험이 상대적으로 없는 학생들 이라서 그런지 나 스스로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질문들도 꽤 있었다.

다른 하나는 상암동의 명물 술파는 서점 북바이북에서 했던 저자와의 번개 모임이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30명 정도의 독자와 청중이 이 공간을 꽉 채웠던 열기 넘치는 장소였고 시간도 꽤 늦은 오후 8시에 시작해서 10시가 넘어 끝났지만 그 누구도 일찍 떠나지 않았다. 북바이북의 청중은 대부분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곧 창업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 또는 현재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는 분들이어서 그런지 질의응답을 거의 1시간 동안 했다. 질문의 수준도 굉장히 높고 상당히 진지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베어있는 그런 종류의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이런 모든 경험이 스타트업 바이블이 출간된 2010년과는 사뭇 달랐다. 창업을 해서 이미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젊은 친구들의 눈빛은 살아있었고 실행은 공격적이었다. 이들은 500억원 짜리 회사를 만들어서 남한테 파는데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다. 1조원의 회사를 만들 생각으로 진지하게 제품을 만들고 비즈니스에 임하고 있었다. 직장인들의 태도도 과거와 달랐다.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4-5년 전 내가 만났던 학생들에 비해서 많이 발전했고 내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93년의 나보다는 한 10 단계는 더 성숙해 있었다.

모든걸 종합해 봤을때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벤처 생태계는 앞으로 더 탄탄해지고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앞으로 한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에 조금이라도 기여해 보고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ww.gettyimages.ae/detail/photo/sunset-over-the-han-river-seoul-royalty-free-image/158723763>

스타트업 바이블 – 좋은 문구 tweet 하기

one-click-tweet

이미 보신 분들도 있을텐데 블로그를 이쪽으로 옮기면서 스타트업 바이블 1과 2권을 위한 Books라는 별도의 섹션을 만들었다.

지금은 많이 없지만 책들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많은 분들이 스타트업 바이블에서 기억에 남거나 좋다고 생각하시는 문구들을 트윗했었다(나를 비롯해서). 그래서 누구나 다 간단히 one click으로 스타트업 바이블1과 2의 좋은 문구들을 트윗할 수 있게 ‘좋은문구 Tweet 하기‘라는 곳에 이 트윗들을 종합해서 정리해 놓았다(현재 약 200개의 문구들이 정리되어 있고, 이 중 20개씩 계속 랜덤하게 노출되도록 설정을 했슴).

그리고 이 리스트는 계속 보강하고 있으니, 스타트업 바이블을 읽고 감명깊었던 문구나 내용을 이 포스팅의 답글로 남겨주시면 검토한 후에 추가하도록 하겠다.

What is a startup?

이 블로그 Startup Bible에 아주 잘 어울리는 동영상을 하나 공유한다. beLaunch 2014를 위해서 비석세스 팀에서 창업가들과 투자자들의 “What is a startup?”이란 질문에 대한 의견과 생각을 취합해서 정리한 2분짜리 동영상인데 (나도 잠깐 출연), 각자 스타트업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재미있고 신선하다.

개인적으로 Flitto 이정수 대표의 말이 제일 찰지다 (1분 26초):

Startup is where you find a bunch of idiots. Idiots – they don’t give a shit about failure. They just enjoy their way(병신들이미친놈들이 무더기로 모여있는 곳이 스타트업입니다. 이 병신미친놈들은 실패라는 걸 모르고 상관도 하지 않죠. 그냥 지들이 하는 걸 즐길뿐입니다).

모두 다 병신이 되어미쳐서 인생을 즐기자.

스타트업 바이블 2 무료 배포(3일만)

내 기대와 예상과는 달리 아쉽게도 아직 한국에서는 전자책 시장이 정착하지 못했다. 물론 한 순간에 tipping point에 다다르면 상황은 바뀌겠지만 전자책이 활성화 되려면 인프라, 결제정책, iTunes와 Kindle의 한국정착 그리고 독자들의 태도와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게 시간이 좀 걸릴 거 같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으로만 출간한 – 나중에 시장의 흐름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종이책도 냈지만 – <<스타트업 바이블2>> 전자책은 선전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기뻐하고 있다.

2014년은 한국에도 전자책이 제대로 정착하기를 기원하며 오늘부터 3일 동안만 (미국 서부 시간 기준으로 1월 5월까지) 스타트업 바이블2 킨들 버전을 무료로 배포한다. Enjoy! (그리고 공짜로 읽으신 분들은 아마존에서 review도 부탁~)

스타트업 바이블 2 킨들 버전 무료로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