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차기 운영체계 OS X과 iOS 8의 기본 검색엔진은 여전히 Google 이지만 얼마전 WWDC 무대에서 애플이 발표하지 않은 내용 중 하나가 새로운 운영체계의 Safari에서 옵션으로 제공될 DuckDuckGo라는 검색엔진이다. 덕덕고 (별 뜻은 없다. 그냥 Duck, duck, goose라는 어린이들이 하는 게임에서 유래)는 Google이나 Bing과 같이 잘 알려진 검색엔진은 아니지만 – 미국도 아는 사람만 알지 대중적이지는 않다 – iOS 8에 옵션으로 장착된다면 그 노출도는 엄청날 것이다.
덕덕고는 다른 검색엔진과는 달리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저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검색 결과도 개인화가 전혀 가미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검색 결과가 보여진다. 다른 검색엔진들이 구글을 따라하고 있는 추세와는 반대로 덕덕고야 말로 대표적인 anti-Google 프라이버시 검색 엔진이다.
이걸 보면서 역시 시장이 정말로 크고, 그 큰 시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여러가지가 존재한다면, 같은 카테고리의 제품이지만 다양한 기술과 다양한 기능들이 공존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검색만 해도 그렇다. 절대적인 숫자로만 본다면 구글은 검색의 왕이다. 구글을 검색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플레이어가 가까운 미래에 나올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검색 시장이 커질 수록 – 그리고 검색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게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구글이 해결하지 못하는 구멍들이 계속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덕덕고는 익명성이 가장 잘 유지되고 사용자 정보를 트래킹하지 않는 검색경험에 촛점을 맞추었고 이 시장 하나만 봐도 엄청 크다는걸 발견하고 좋은 제품을 개발했다. 솔직히 나도 검색엔진 기술이나 덕덕고의 기술력에 대해서 자세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애플이 이 검색엔진을 채택했다는 건 의미가 아주 크다고 본다 (물론, 간접적인 구글 견제책이기도 하다).
검색의 발전은 이걸로 끝인가? 절대로 아니다. 검색은 앞으로 계속 바뀌고 발전할 것이다. 검색의 기본은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찾아주는건데 아직 그 어떤 검색엔진도 이 기본적인 기능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 빙, 덕덕고 그 어떤 검색엔진도 내가 원하는 답을 100% 제공해주지 못한다. 큰 시장에 명확한 문제점들이 존재하는 이상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는 기술과 제품들은 끊임없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이 중 누군가 이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부터 새로운 문제들이 보일것이고 이 사이클은 반복될 것이다.
비단 검색시장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존재하는 큰 시장들이 너무나 많다. 분명 그 시장에서의 강자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그 시장의 강자도 해결하지 못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문제점들이 보이고 거기서 다시 한번 좋은 아이디어와 비즈니스가 탄생한다.
<이미지 출처 = http://cdn.searchenginejournal.com/wp-content/uploads/2012/11/DuckDuckGo.png>
‘Mentor(멘토)’ – 난 최근에 이 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스타트업 업계뿐만이 아니라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서 멘토라는 말이 많이 사용된다. 실은 나도 그동안 적지 않게 나 자신을 창업가들한테 ‘멘토링’을 제공하는 멘토라는 말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더 많은 회사와 창업가들을 만나고, 더 많은 회사에 투자하면서 자신을 멘토라고 하는 게 얼마나 쪽팔리고 우스운 건지 절실히 느끼고 있다. 특히나 이번에 한국에 오래 머물면서 많은 창업가를 아주 깊고 인간적으로 알 기회가 있었는데, 오히려 내가 멘토로 삼고 싶은 20대 중반 창업가들도 더러 있었다.
우리가 가장 최근에 투자한 회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