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타이거 우즈가 될 필요는 없다

3 난 타이거 우즈를 정말 좋아한다. 솔직히 골프를 치는 사람치고 호랑이를 싫어하는 사람 없겠지만 골프가 정말 재미있고 매일 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건 타이거 우즈의 출현 이후였다. 우즈의 플레이는 화려하고 화끈하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플레이하기 보다는 거침없이 공을 치는데 이게 참으로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멋진 거랑 대회를 이기는 거랑은 별개이다. 골프의 궁극적인 목표는 남들보다 적은 타수로 공을 구멍 안에 집어 넣는 것이다. 장타를 쳐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고, 벙커에 빠지든, 물에 빠지든 상관없다. 교과서적인 폼은 항상 멋지지만 그렇지 않은 아주 이상한 폼도 상관없다. 다른 선수들보다 적은 타수로 구멍에 잘 집어 넣으면 된다. 그러면 이기고 상금을 집으로 가져간다. 지난 주에 Masters 대회를 보면서도 느낀건데 타이거 우즈는 부상으로 불참했지만 그 외에 골프를 잘 치는 내가 잘 모르는 선수들이 참 많았다. 우즈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골프는 잘 치는 선수들이다. 오히려 이들은 우즈같이 미디어에서 화려하게 보이는 선수들보다 랭킹도 높고 상금도 더 많다.

벤처도 비슷하다. 우리 주변에는 화려한 창업가들과 미디어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이름이 언급되는 스타트업 들이 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면 –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 이들은 그냥 껍데기만 화려하고 내실은 별로인 경우가 많다. 엄청난 펀딩을 받은 회사를 우리는 모두 다 부러워 하지만, 실제로는 매년 손실만 발생하고 투자금만 까먹는 경우가 절 반 이다. 미디어의 황제인 CEO들도 많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혼자 모든 걸 다하고 세상의 돈을 전부 다 벌고 있는거 같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창업한 회사 지분의 2%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만드는 회사들과 창업가들도 있다.

골프 대회에서 이기려면 남들보다 적게 치고 구멍에 공을 잘 넣으면 된다. 벤처에서 이기려면 고객을 만들고 이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전에 내가 ‘잡음’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잡음을 조심해야 한다. 폼이 아무리 멋있고 드라이버 거리가 아무리 길어도 결국 홀에 공을 못 넣으면 우승을 못 한다. 펀딩을 아무리 많이 받고, 엄청난 인재들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어도 결국 고객과 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이 바닥에서 살아남지 못 할 것이다.

꼭 타이거 우즈같이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한 볼씩 집중해서 우승만 하면 된다.

You can really do it

미국에서 뮤직쉐이크를 운영하면서 2008년말 – 2009년말 약 12개월 동안 아주 적합한 product fit이나 market fit을 찾지 못했고 투자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이 기간 동안에 집에 단돈 1원도 못 가져가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거에 대해서는 전에 포스팅 한 적이 있다. 과장하는 건 아니고 이 기간은 정말로 내 인생의 암흑기였던 것 같다. 저축해 놓은 돈으로 1년 동안 최소 생계만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는 당연히 힘들었지만 – 솔직히 그동안 돈을 엄청 잘 벌지는 못 했지만 그렇다고 돈을 부족하게 벌지는 않았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했었다 – 정신적 스트레스는 참으로 더 컸다.

마지막 6개월은 반 공황상태/반 불안상태 라고나 할까? 거의 매일 새벽에 깼고 회사, 제품, 돈, 시장, 가족 그리고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정신이 항상 불안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유일한 내 가족인 와이프랑 개새끼도 이런 나를 옆에서 지켜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을 것이다. 솔직히 막판에는 그냥 그만 두고 다른 곳에 취직할까 라는 생각도 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뮤직쉐이크도 나도 운이 좋았다. 2009년 말에 우린 적당하게 투자를 받았고 그 이후 회사의 상황은 많이 좋아져서, 아직도 나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 투자금이 아니라 우리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잘 되어서 매출을 많이 만들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자금이 바닥난 벤처기업에서 갑자기 product fit을 찾아 기사회생 하기란 쉽지가 않다.

왜 이런 구차한 이야기를 또 하냐고? 지금 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 중 절 반 이상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조금만 어려워지면 접지만 이 중 어떤 이들은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만만치 않은 현실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힘들어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바로 끝까지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해보라는 것이다. 한 번에 되는 건 동화속에서만 볼 수 있다. 단지, 첫번째 시도에 모든 사람들이 공을 많이 들이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첫째 시도가 실패하면 포기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첫 번째 시도는 말 그대로 첫 번째 시도이자 시작이고 운이 엄청나게 좋으면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아는 많은 성공스토리는 “자고 일어나니까 대박났어요” 처럼 보이지만 실은 “10년 동안 피똥 쌌는데, 벼래별 지랄을 다 하다보니 그 중 하나가 어느날 시장에서 product fit이 맞아서 잘 된 거 같아요”이다.

시작을 했으면…최선을 다하고 끝을 보자.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 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고 중도포기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진실은 본인만이 알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고 싶고, 가족들한테 미안하지 않으려면 정말 더 이상은 안 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해보길 권장한다. 그러면 결국 성공하거나, 실패를 해도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다.

2009년 내내 나도 엄청 힘들었지만 운 좋게 살아 남았고 버텼다. 요새 젊은 친구들은 나보다 더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 대부분 나보다 더 스마트하고, 배운 것도 많고, 주변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훨씬 더 많다. 또한 주위에 물어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후배들도 많고 전반적으로 모든 상황이 과거 보다는 좋아졌다. 나도 했는데 당신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FIGHT ON.

삼성도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한다

전에 쓴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해라‘라는 글에서 나는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일을 벌리기 전에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말고 일단 저지른 후에 용서를 구하는게 훨씬 더 좋은 전략이라고 했다. 근데 이 전략은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라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도 구사한다.

한국 언론에서는 못 본 거 같은데 미국에서는 꽤 이슈가 되고 있는 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2013년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Boston Red Sox 팀이 며칠 전에 백악관에 초청 받아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여기서 레드삭스의 유명한 타자이자 2013년 월드시리즈 MVP인 David Ortiz가 오바마 대통령한테 레드삭스 져지를 선물하면서 함께 즉흥적인 셀카를 찍었다.

Photo Apr 05, 9 49 40 AM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공교롭게도 Ortiz 선수는 삼성의 광고 스폰서를 받는 선수이며,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셀카는 삼성 갤럭시 폰으로 찍었다. 삼성은 바로 그 다음날 이 사진으로 소셜 미디어를 완전히 도배했고 사진과 삼성 갤럭시 폰은 많은 사람들의 타임라인에 노출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백악관 대변인과 법무팀은 “백악관은 대통령의 화상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되는 걸 반대합니다.”라는 공식 발표를 했다. 삼성에 직접 항의를 했는지, 아니면 백악관 법무팀이 삼성의 법무팀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이 ‘즉흥적인’ 셀카가 정말로 즉흥적인건지 아니면 삼성과 오르티스 선수 사이에 이미 사전에 합의가 된 거래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삼성에서는 이에 대해서는 현재 침묵으로 답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건이 큰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확률은 없다고 본다. 백악관이 삼성에 공식적으로 항의를 할 확률도 적다고 보지만, 그렇게 해도 삼성에서는 그냥 더 이상 이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배포하지 않으면 된다 (이미 퍼질만큼 퍼졌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잘 몰랐고 다음부터는 조심할께요.”라는 사과를 하면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삼성이 좀 부주의했구나 라는 생각을 할 것이고 이는 금방 잊혀질 것이다. 삼성의 이미지가 받는 타격은 최소지만, 이로 인해서 얻는 건 훨씬 많다.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과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도 삼성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다’라는 이미지는 이 사진과 소셜미디어를 접하는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속에 아주 오랫동안 남을 거 같다.

백악관이 이렇게 항의 할 것이라는 걸 과연 삼성이 몰랐을까?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알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법무팀은 막강하다. 전세계의 난다긴다하는 기업 변호사들로 구성되어 있을 텐데,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장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막 뿌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서 이들이 몰랐을리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게 잃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냥 일을 저지른 것이다. 백악관의 허락을 받으려고 했으면 당연히 못 했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 벌여놓고 용서를 구한 것인데 이번엔 아주 잘 먹힌 거 같다.

Smart move Samsung!

<이미지 출처 = http://si.wsj.net/public/resources/images/MK-CL325_SAMSUN_G_20140403180326.jpg>

조금 천천히 가보자

한동안 work and life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아슬아슬하게 밸런스를 맞추면서 살았는데 – 우리 와이프는 절대 동의 못함 – 올 초부터 다시 work, work, work 생활이 된 거 같다. 솔직히 요샌 너무 빨리 인생을 달려서 잠시 앉아서 생각을 못 한다. 얼마전에 일부러 시간을 좀 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내가 정말 그렇게 바빠서 생각할 시간이 없는걸까 아니면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생각을 하면 뭔가 불안해서 계속 빨리 빨리 움직이는 걸까. 역시 후자다. 크게 생각해보면 인생 뭐 그렇게 바쁘게 살 필요 없다. 이메일 당장 답변하지 않아도 큰 일 나지 않고 투자 계약서 지금 당장 검토하지 않아도 투자에 큰 지장은 없다.

요샌 정말 slow down 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차피 인생의 갈 길은 멀고, 내가 정한 목적지까지는 아마도 죽을때까지 도달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니 천천히, 더 많이 생각하고, 생산적이지만 여유있게 인생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만 많이 한다. 내가 요새 경험하고 있는 몇가지 디지털/이메일/일 중독 증상:

-일 하나를 끝내고 새로운 일 하나를 시작해야하는데 빼는 건 없고 더하기만 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은 더 많아진 거 같은데 실제 생산성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다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
생각하기도 전에 행동한다 (이게 어떤 경우에는 좋지만,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
-눈 뜨자마자 가장 먼저 아이폰을 보고, 자기전에 마지막으로 아이폰을 본다
-그리고 하루에 몇 십번씩 아이폰을 그냥 본다

전에 이메일 중독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이건 더 심각한 수준인 듯. 그렇다고 갑자기 몇일 동안 완전히 offline 잠수를 타기엔 할 일이 너무 많고해서 (이것도 중독) 조금씩, 아주 조금씩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먼저 절대로 자기전 마지막으로 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폰을 보지 않을 것이다. 물 한잔 먹고, 운동 하고, 그리고 커피 한잔 사면서 폰을 볼 것이다. 매일 30분은 폰, 이메일, 컴퓨터 등 그 어떤 전자기기를 만지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해볼 계획이다.

결과는 3개월 뒤에 공개.

<이미지 출처 = http://www.femcafe.hu/cikkek/eletmod/slow-life-mozgalom-a-tartalmas-eletert>

Dan Matthews와 Jessica Long

오늘은 tech와는 별로 상관없는 그냥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내 블로그를 정기적으로 읽으신 분들은 우리 투자사 Mayrok Media에서 단독 제작한 한국인 입양아 Dan Matthews의 다큐멘터리 “aka DAN”에 대해서 알고 계실 것이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여기 관련 포스팅 2개를 공유한다:
Daniel Matthews – part 1
Daniel Matthews – part 2: Kickstarter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무사히 다큐멘터리 제작을 마쳤고 2월 1일 LA에서 비공개적으로 작은 시사회가 있었다. 90분 짜리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고, ending credit이 올라가자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기립 박수를 쳤다. 우리도 제작에 관여를 많이 해서 그런지 애착이 많이 갔고 참 재미있게 봤다. 참고로 공개적으로 대중들을 대상으로 launch는 미국 시간으로 3월 6일 (목)이며 YouTube, 아리랑 TV, Hulu, Dramafever 등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서 유/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여기 다큐멘터리 trailer를 공유한다:

이걸 보면서 잠시 내 주위에 있는 어릴적 해외로 입양된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을 했는데, 이들은 참으로 쉽지 않은 삶을 살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갑자기 나랑 우리 부모님이랑 다르게 생겼다는 걸 깨닫게 되고, 내 친구들과 내가 다른다는 걸 알아차리면서 시작되는 정체성, 가족, 자아, 인생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아마도 내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복잡하고 미묘할 거 같다. 물론, 아주 긍정적으로 본다면 한국 부모님과 미국 부모님이 있어서 인생이 더 풍족해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간에 그런 결론에 도달하기 까지의 그 과정은 갈등과 고난의 연속이었을 거 같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 삶에 감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이 김연아의 은메달에 광분하고 있는 동안 미국 NBC 방송국에서 방영한 “LONG WAY HOME: THE JESSICA LONG STORY“라는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다시 Dan Matthews가 생각났다. 미국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 선수인 Jessica씨는 생후 18개월 때 비골 형성 부전으로 인해 무릎 이하 양쪽 다리를 절단했지만 장애인 올림픽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석권한 세계적인 수영 선수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은 이 선수가 실은 러시아 태생이며 생 후 13개월에 미국으로 입양된 러시아 입양아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체력과 정신력이 강한 올림픽 선수인 Jessica도 지금까지 정체성 때문에 갈등하면서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었는데 소치 올림픽이 열린 2014년 겨울에 드디어 친부모를 찾아 긴 여정을 시작했고 다행히도 이들을 만나게 된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Dan Matthews와 마찬가지로 Jessica Tatiana Long (그녀의 러시아 이름은 Tatiana다)의 이야기를 보고 많은 걸 배웠다. 특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