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기본 원칙들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항상 변하지 않는 기본적인 원칙들은 존재한다. 우리가 좋든 싫든 이러한 원칙들은 지켜지기 위해서 존재한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건 기존의 방법을 탈피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지만 이 걸 불법적으로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거와 동일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창조성을 기반으로 효율과 생산성을 극대화 하는 건 지름길로 간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지름길로 가는거 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다.

전에 한국에서 살았을때도 그렇고, 지금은 한국에 살지 않지만 한국에 올 때마다 지난 몇 년 동안 느낀 점은 가끔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선진국에서는 – 한국이 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에 대해서는 각자 의견이 다르지만 – 발생하면 안되는 것 들이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 주정차 위반, 신호등 위반, 안전운전 등의 교통법규 위반이다. 아무리 새벽길에 차들이 없지만 이렇게 제한속도를 무시하고 신호등도 무시하고 차들이 막 달리는 도시는 서울이 거의 최고인 거 같다 (내가 가본 도시 중). 더욱 더 걱정되는 건 운전을 업으로 하는 택시 기사들이 제일 심하다는 것이다. 새벽에 동네 사거리에 사람들이 안 다닌다는 걸 누가 모르나? 주말에는 휴교라서 학생들이 학교 근처에 없다는 거 누가 모르나? 그렇지만 신호등이 거기에 있고 빨간색이면 정차했다가 다시 초록색으로 바뀌면 가는 건 사람이 있든 없든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미국도 물론 운전을 개판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원칙에 있어서는 꽤 철저한 편이다. 대부분 STOP 사인이 있으면 완전히 정차 했다가 오른쪽 왼쪽 한번 확인하고 안전하다 싶으면 그제서야 출발한다. 나도 이러한 습관은 몸에 배어서 새벽 3시에 길거리에 개미새끼 한마리 없을때도 이건 반드시 지킨다. 이건 고지식한 것도 아니고 비효율적인 것도 아니다. 그냥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It’s just that.

이번에 한국에 큰 사고가 있었다. 난 한국에 살지도 않고 관련 기사나 글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헷갈려서 뭐라 할 입장은 전혀 아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위에서 아래까지 분명히 이런 원칙을 무시하고 지름길을 선호하는 태도도 근본적인 문제점 중 하나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을 하는 분들은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분명 “더 빨리, 더 싸게, 더 좋게”를 외치지만 항상 비즈니스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법의 태두리 안에서 해야한다. 그래야지만 글로벌 무대에서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체제와 힘을 키울 수 있다.

타이거 우즈가 될 필요는 없다

3 난 타이거 우즈를 정말 좋아한다. 솔직히 골프를 치는 사람치고 호랑이를 싫어하는 사람 없겠지만 골프가 정말 재미있고 매일 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건 타이거 우즈의 출현 이후였다. 우즈의 플레이는 화려하고 화끈하다. 그리고 안정적으로 플레이하기 보다는 거침없이 공을 치는데 이게 참으로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멋진 거랑 대회를 이기는 거랑은 별개이다. 골프의 궁극적인 목표는 남들보다 적은 타수로 공을 구멍 안에 집어 넣는 것이다. 장타를 쳐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고, 벙커에 빠지든, 물에 빠지든 상관없다. 교과서적인 폼은 항상 멋지지만 그렇지 않은 아주 이상한 폼도 상관없다. 다른 선수들보다 적은 타수로 구멍에 잘 집어 넣으면 된다. 그러면 이기고 상금을 집으로 가져간다. 지난 주에 Masters 대회를 보면서도 느낀건데 타이거 우즈는 부상으로 불참했지만 그 외에 골프를 잘 치는 내가 잘 모르는 선수들이 참 많았다. 우즈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골프는 잘 치는 선수들이다. 오히려 이들은 우즈같이 미디어에서 화려하게 보이는 선수들보다 랭킹도 높고 상금도 더 많다.

벤처도 비슷하다. 우리 주변에는 화려한 창업가들과 미디어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이름이 언급되는 스타트업 들이 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면 –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 – 이들은 그냥 껍데기만 화려하고 내실은 별로인 경우가 많다. 엄청난 펀딩을 받은 회사를 우리는 모두 다 부러워 하지만, 실제로는 매년 손실만 발생하고 투자금만 까먹는 경우가 절 반 이다. 미디어의 황제인 CEO들도 많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혼자 모든 걸 다하고 세상의 돈을 전부 다 벌고 있는거 같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창업한 회사 지분의 2%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만드는 회사들과 창업가들도 있다.

골프 대회에서 이기려면 남들보다 적게 치고 구멍에 공을 잘 넣으면 된다. 벤처에서 이기려면 고객을 만들고 이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전에 내가 ‘잡음’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잡음을 조심해야 한다. 폼이 아무리 멋있고 드라이버 거리가 아무리 길어도 결국 홀에 공을 못 넣으면 우승을 못 한다. 펀딩을 아무리 많이 받고, 엄청난 인재들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어도 결국 고객과 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이 바닥에서 살아남지 못 할 것이다.

꼭 타이거 우즈같이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한 볼씩 집중해서 우승만 하면 된다.

You can really do it

미국에서 뮤직쉐이크를 운영하면서 2008년말 – 2009년말 약 12개월 동안 아주 적합한 product fit이나 market fit을 찾지 못했고 투자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이 기간 동안에 집에 단돈 1원도 못 가져가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거에 대해서는 전에 포스팅 한 적이 있다. 과장하는 건 아니고 이 기간은 정말로 내 인생의 암흑기였던 것 같다. 저축해 놓은 돈으로 1년 동안 최소 생계만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는 당연히 힘들었지만 – 솔직히 그동안 돈을 엄청 잘 벌지는 못 했지만 그렇다고 돈을 부족하게 벌지는 않았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했었다 – 정신적 스트레스는 참으로 더 컸다.

마지막 6개월은 반 공황상태/반 불안상태 라고나 할까? 거의 매일 새벽에 깼고 회사, 제품, 돈, 시장, 가족 그리고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정신이 항상 불안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유일한 내 가족인 와이프랑 개새끼도 이런 나를 옆에서 지켜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을 것이다. 솔직히 막판에는 그냥 그만 두고 다른 곳에 취직할까 라는 생각도 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뮤직쉐이크도 나도 운이 좋았다. 2009년 말에 우린 적당하게 투자를 받았고 그 이후 회사의 상황은 많이 좋아져서, 아직도 나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 투자금이 아니라 우리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잘 되어서 매출을 많이 만들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자금이 바닥난 벤처기업에서 갑자기 product fit을 찾아 기사회생 하기란 쉽지가 않다.

왜 이런 구차한 이야기를 또 하냐고? 지금 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 중 절 반 이상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조금만 어려워지면 접지만 이 중 어떤 이들은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만만치 않은 현실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힘들어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바로 끝까지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해보라는 것이다. 한 번에 되는 건 동화속에서만 볼 수 있다. 단지, 첫번째 시도에 모든 사람들이 공을 많이 들이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첫째 시도가 실패하면 포기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첫 번째 시도는 말 그대로 첫 번째 시도이자 시작이고 운이 엄청나게 좋으면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아는 많은 성공스토리는 “자고 일어나니까 대박났어요” 처럼 보이지만 실은 “10년 동안 피똥 쌌는데, 벼래별 지랄을 다 하다보니 그 중 하나가 어느날 시장에서 product fit이 맞아서 잘 된 거 같아요”이다.

시작을 했으면…최선을 다하고 끝을 보자.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 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고 중도포기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진실은 본인만이 알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고 싶고, 가족들한테 미안하지 않으려면 정말 더 이상은 안 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해보길 권장한다. 그러면 결국 성공하거나, 실패를 해도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다.

2009년 내내 나도 엄청 힘들었지만 운 좋게 살아 남았고 버텼다. 요새 젊은 친구들은 나보다 더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 대부분 나보다 더 스마트하고, 배운 것도 많고, 주변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훨씬 더 많다. 또한 주위에 물어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후배들도 많고 전반적으로 모든 상황이 과거 보다는 좋아졌다. 나도 했는데 당신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FIGHT ON.

삼성도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한다

전에 쓴 ‘허락보다는 용서를 구해라‘라는 글에서 나는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일을 벌리기 전에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말고 일단 저지른 후에 용서를 구하는게 훨씬 더 좋은 전략이라고 했다. 근데 이 전략은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라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도 구사한다.

한국 언론에서는 못 본 거 같은데 미국에서는 꽤 이슈가 되고 있는 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2013년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Boston Red Sox 팀이 며칠 전에 백악관에 초청 받아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여기서 레드삭스의 유명한 타자이자 2013년 월드시리즈 MVP인 David Ortiz가 오바마 대통령한테 레드삭스 져지를 선물하면서 함께 즉흥적인 셀카를 찍었다.

Photo Apr 05, 9 49 40 AM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공교롭게도 Ortiz 선수는 삼성의 광고 스폰서를 받는 선수이며,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셀카는 삼성 갤럭시 폰으로 찍었다. 삼성은 바로 그 다음날 이 사진으로 소셜 미디어를 완전히 도배했고 사진과 삼성 갤럭시 폰은 많은 사람들의 타임라인에 노출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백악관 대변인과 법무팀은 “백악관은 대통령의 화상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되는 걸 반대합니다.”라는 공식 발표를 했다. 삼성에 직접 항의를 했는지, 아니면 백악관 법무팀이 삼성의 법무팀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이 ‘즉흥적인’ 셀카가 정말로 즉흥적인건지 아니면 삼성과 오르티스 선수 사이에 이미 사전에 합의가 된 거래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삼성에서는 이에 대해서는 현재 침묵으로 답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건이 큰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확률은 없다고 본다. 백악관이 삼성에 공식적으로 항의를 할 확률도 적다고 보지만, 그렇게 해도 삼성에서는 그냥 더 이상 이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배포하지 않으면 된다 (이미 퍼질만큼 퍼졌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잘 몰랐고 다음부터는 조심할께요.”라는 사과를 하면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삼성이 좀 부주의했구나 라는 생각을 할 것이고 이는 금방 잊혀질 것이다. 삼성의 이미지가 받는 타격은 최소지만, 이로 인해서 얻는 건 훨씬 많다.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과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도 삼성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다’라는 이미지는 이 사진과 소셜미디어를 접하는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속에 아주 오랫동안 남을 거 같다.

백악관이 이렇게 항의 할 것이라는 걸 과연 삼성이 몰랐을까?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알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법무팀은 막강하다. 전세계의 난다긴다하는 기업 변호사들로 구성되어 있을 텐데,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장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막 뿌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서 이들이 몰랐을리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게 잃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냥 일을 저지른 것이다. 백악관의 허락을 받으려고 했으면 당연히 못 했을 것이기 때문에 일단 벌여놓고 용서를 구한 것인데 이번엔 아주 잘 먹힌 거 같다.

Smart move Samsung!

<이미지 출처 = http://si.wsj.net/public/resources/images/MK-CL325_SAMSUN_G_20140403180326.jpg>

조금 천천히 가보자

한동안 work and life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아슬아슬하게 밸런스를 맞추면서 살았는데 – 우리 와이프는 절대 동의 못함 – 올 초부터 다시 work, work, work 생활이 된 거 같다. 솔직히 요샌 너무 빨리 인생을 달려서 잠시 앉아서 생각을 못 한다. 얼마전에 일부러 시간을 좀 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내가 정말 그렇게 바빠서 생각할 시간이 없는걸까 아니면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생각을 하면 뭔가 불안해서 계속 빨리 빨리 움직이는 걸까. 역시 후자다. 크게 생각해보면 인생 뭐 그렇게 바쁘게 살 필요 없다. 이메일 당장 답변하지 않아도 큰 일 나지 않고 투자 계약서 지금 당장 검토하지 않아도 투자에 큰 지장은 없다.

요샌 정말 slow down 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차피 인생의 갈 길은 멀고, 내가 정한 목적지까지는 아마도 죽을때까지 도달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니 천천히, 더 많이 생각하고, 생산적이지만 여유있게 인생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만 많이 한다. 내가 요새 경험하고 있는 몇가지 디지털/이메일/일 중독 증상:

-일 하나를 끝내고 새로운 일 하나를 시작해야하는데 빼는 건 없고 더하기만 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은 더 많아진 거 같은데 실제 생산성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다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
생각하기도 전에 행동한다 (이게 어떤 경우에는 좋지만, 좋지 않은 경우도 많다)
-눈 뜨자마자 가장 먼저 아이폰을 보고, 자기전에 마지막으로 아이폰을 본다
-그리고 하루에 몇 십번씩 아이폰을 그냥 본다

전에 이메일 중독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이건 더 심각한 수준인 듯. 그렇다고 갑자기 몇일 동안 완전히 offline 잠수를 타기엔 할 일이 너무 많고해서 (이것도 중독) 조금씩, 아주 조금씩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 먼저 절대로 자기전 마지막으로 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폰을 보지 않을 것이다. 물 한잔 먹고, 운동 하고, 그리고 커피 한잔 사면서 폰을 볼 것이다. 매일 30분은 폰, 이메일, 컴퓨터 등 그 어떤 전자기기를 만지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해볼 계획이다.

결과는 3개월 뒤에 공개.

<이미지 출처 = http://www.femcafe.hu/cikkek/eletmod/slow-life-mozgalom-a-tartalmas-elete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