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영어 하기

영어 관련된 글을 전에 몇 번 쓴 적이 있었는데 반응은 극과 극이였다.
Do You Speak English? – Part 1
Do You Speak English? – Part 2

좋은 부분 지적해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보인 분들이 있는가 하면, “영어 좀 한다고 깝죽거리니?”라는 류의 반응을 보인 분들도 많았다(이 분들은 개인적으로 나한테 직접 이메일까지 써서 보내는 열정을 보여주셨다). 어쨌듯간에 영어에 대한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한국 밖으로 나가서 사업을 하려면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게 상대방과 비즈니스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이다.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들을 포함해서.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창업팀들이 영어를 조금 더 잘하면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을 종종 느낀다. 물론 미국인과 같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려면 영어권 국가에서 몇년 동안 살거나 아니면 한국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들여야한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1.미국인들과 communication이 가능하고 2.미국인들이 못 알아들어서 같은걸 여러번 묻게 하지 않고 3.듣는 사람들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게 하는 tip을 – 개인적인 팁 – 4개 공유하고 싶다:

  • 천천히 말하기 –  많은 한국분들이 너무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서 빨리 말하려고 노력하는거 같다. 일단 미국인들과 대화를 할때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지 않아도 되니까 아는 단어를 위주로 천천히 말하는걸 난 권장한다. 중간 중간에 “um”, “I mean” 등으로 매꾸면서 여유있게 천천히 말해라. 완벽한 문장을 머리속에서 만드려고 하면 계속 말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가령,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서 말하려고 하면 이미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이 현상이 계속 반복된다).
  • ‘P’와 ‘F’ 구분 – 난 아직도 이건 잘 이해가 안간다. 많은 한국 분들이 p와 f의 발음 구분을 못한다. 그렇다고 한국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같이 선천적으로 특정 발음을 못하는 구강구조를 가진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p’를 ‘f’로 발음하고 ‘f’를 ‘p’로 발음 한다. 왜 그럴까? 이거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면 좋을 듯. 하여튼 ‘p’와 ‘f’ 발음을 혼동하는건 이해의 문제도 있지만 듣는 사람들 손발 정말 오그라든다. ‘golp flayer’, ‘fayfal fayment’ 이런거 조심하면 좋을 듯.
  • ‘the’ 사용 남발 – the는 명사와 함께 사용하는 정관사이다. 명사가 아닌데 ‘the’를 너무 남발하지 말자.
  • 알파벳 그대로 발음하기 – 영어 발음 쉽지 않다. 미국사람들같이 완벽한 발음을 구사하지 않을 바에는 유럽이나 남미 사람들같이 그냥 써있는 그대로 발음하는게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오히려 발음 너무 꼬아서 말하다가 미국 사람들이 이해못해서 같은 단어를 10번 이상 반복하는걸 봤다. “coyote”를 “카요리”라고 발음할 필요 없다. 그냥 써있는 그대로 “코.요.테”라고 또박또박 말하면 다 알아듣는다. “camera”를 “키에머러”라고 하지 말고 그냥 “카.메.라”라고 해도 다 알아듣는다. 

멕시코에서 초등학교도 못 나온 청소부랑 이야기하면 왠만한 커뮤니케이션이 다 된다. 이 사람들 문법 다 틀렸고, 발음 엄청 땍땍 거리고, GRE나 GMAT 수준의 어휘력 절대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명문 대학 나와서 미국 생활 하는 사람 중에 멕시코 청소부보다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쉽게 생각하고, 또박또박, 써있는대로 발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생존을 위한 창업

Virgin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창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창업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일상 생활에서 자신을 불편하게하고 짜증나게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세요. 거기서 시작하면 됩니다.” 몇일 전에 신문을 보면서 브랜슨 회장의 이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MIT 미디어랩 생체공학 연구소장 Hugh Herr라는 사람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기능적인 인공기관을 연구하고 만드는 천재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Herr 박사 자신도 18살에 암벽등반을 하다 눈보라에 고립되는 바람에 심한 동상에 걸려 무릎 이하로 두 다리가 다 절단된 사람이다. 

두 다리는 절단되었지만 그는 다시 암벽등반을 하고 싶었다(참고로, Herr 박사는 어릴때 부터 암벽등반에 천재적인 소질을 보였다). 하지만, 의사들은 당시 시중에 나와있는 의족으로는 암벽등반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암벽등반에서 다른 쪽으로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다; 바로 그 전까지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공부였다. 18살의 젊은 Hugh는 열심히 공부해서 그를 다시 암벽으로 데려가 줄 의족을 직접 개발하고 싶었다. 그는 MIT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 하버드 대학원에서 생체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본격적으로 사람의 다리의 기능들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인공다리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특수 의족을 사용해서 다시 암벽등반을 시작했고 프로 암벽등반가들이랑 거의 같은 수준에서 암벽을 탈 수 있다. 현재 Herr 박사는 인간의 신체적 능력을 배가할 수 있는 다양한 웨어러블 로보틱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창업가라면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보자 “나는 왜 창업을 했나?”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 한건지, 아니면 뭔가 불편한걸 해결해 보려고 한건지. 만약에 불편한걸 해결하려고 창업을 했다면 이 불편한게 단순히 불편한건지 내 생존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건지. 창업에 있어서 고귀하고 그렇지 않은 목적이 있다는걸 나는 믿지 않는다. 스스로 뭔가를 직접 해보겠다고 결정하는거 자체는 모두 다 고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때돈을 벌기 위해서 창업하는 사람들도 나는 좋아한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성공함에 있어서는 위의 Herr 박사의 경우가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을 본인이 직접 해결하기 위해서 뭔가를 시작 하는 경우, 특히 그 불편함이 걷는거와 같이 생존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면 그 창업가는 어떻게 해서든지 솔루션을 찾으려고 죽기살기로 노력할 것이다. 큰 돈을 벌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사업이 생각만큼 잘 안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사업을 시작하거나 다른 직장으로 간다. 일상 생활의 단순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창업 한 사람은 사업이 생각만큼 잘 안되도 돈을 벌기 위해서 창업한 사람보다는 열심히 노력한다. 왜냐하면 불편하니까. 하지만, 불편하게 살아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니까 하다 안되면 포기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불편함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내 목숨과 생존이 직결되어 있는 문제라면 후퇴할 수가 없다. 후퇴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이럴때 우리는 가끔식 기적과도 같은 기발한 혁신과 발명을 목격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정된 시간안에 남들이 한번도 해보지 않은 불가능을 가능케 해야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방식과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하는데 이게 바로 오리지날 entrepreneurship in action인 셈이다. 병원에서도 포기한 시한부 인생의 자식을 살리기 위해 고졸의 아버지가 의학서적을 공부해서 기적의 약을 만드는 케이스들이 바로 이런 경우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집중하고 실행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 주위에 이런 이유로 인해서 창업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창업한 이유를 막론하고 모두가 이 정도로 절박하게 노력을 했을때 비로소 성공을 ‘아주 가끔식’ 우린 경험할 수 있다.

업종이 아니라 팀이 중요하다

벤처에 있어서 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치 않다. 나도 투자한 회사들과 일을 할 때 또는 투자를 하기 위해 새로운 스타트업들을 만날 때 매번 느끼고 이 일을 할수록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점 – 바로 A급 Team의 중요성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내가 처음으로 개인 투자를 시작할 때는 사양산업이나 이미 그 업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벤처가 죽을 쑤고 있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누가 요새 Groupon이나 LivingSocial과 같은 소셜커머스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투자자는 “야 소셜커머스는 돈을 벌 수 없는 비즈니스야. 그루폰이랑 리빙소셜 같은 회사들 봐. 고전하고 있잖아.” 하면서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부류에 속했지만 이젠 많이 달라졌다. 아무리 사양산업이고 다른 회사들이 – 한때 잘나가던 벤처기업이든 또는 대기업이든 – 고전하고 있는 업종이라도 어떤 팀이 하는가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달라지는걸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위에서 예를 들었던 그루폰과 같은 할인쿠폰 서비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전 세계의 사랑을 받던 그루폰과 리빙소셜은 요새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내가 알기로는 한국의 티켓몬스터도 한때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잘나가는 서비스였지만 요새는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하지만 같은 비즈니스로 시작했던 쿠팡을 봐라. 한국에서는 No. 1 자리매김을 한 걸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Founder 김범석 대표와 그의 능력 있는 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요새 캘리포니아 도로에서 자주 보이는 전기자동차 Tesla Motors도 비슷하다. 테슬라가 시작할 때만 해도 대형 자동차업체가 아닌 작은 스타트업에서 전기자동차를 만들어서 회사를 운영하고 돈을 버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많은 경제학자와 증권분석가들이 말했던 게 기억난다. 실은 5년 전만 해도 프리미엄 고성능 전기자동차를 만들려는 회사는 좀 있었다. 그중 대표 주자가 Tesla와 Fisker였다. 하지만, Fisker Automotive는 현재 파산 일보 직전이다. 역시 Elon Musk라는 뛰어난 창업가와 그를 따르는 좋은 팀원들이 만든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음악 관련 사업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한다. 뮤직쉐이크를 운영하면서 음악 비즈니스로 돈을 버는 게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내’가 능력 부재와 운영 미숙으로 돈 버는 게 어려웠던 것이지 남들한테도 다 이렇게 힘든 건 아닐 것이다. 더 능력 있고 뛰어난 팀이라면 분명히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아무리 사양산업이고 다른 벤처들이 망했던 업종이라도 능력 있는 팀원들이 찾아오면 매우 진지하게 듣고 객관적으로 기회를 검토한다.

The Fast and the Patented

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22 – 특허는 기술 독점을 보장하지 않는다”에서 난 특허 무용지물론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은 바로 특허는 특별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이제 소프트웨어 특허는 더이상 지적재산권의 지킴이가 아니라 그저 경비견 역할을 할 뿐이다. 도둑이 맘만 먹으면 털 수 있지만 굳이 경비견 있는 집을 털려고 하지는 않는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런 억제력을 만드는게 특허이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지금 미국에서는 소프트웨어 특허를 아예 없애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어쨌든 특허는 경쟁사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예방책으로써의 특허는 남들이 가지는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게 더 유리하기 때문에 아직 너도나도 특허 신청을 하고 있다. 2013년 3월 16일부로 미국의 특허법에 큰 변화가 생겼다. 구 시스템에서는 먼저 발명한 사람한테 특허가 주어졌지만, 새로운 Leahy-Smith America Invents Act (AIA) 하에는 먼저 특허 신청을 한 사람한테 특허가 주어진다. 즉, 과거에는 서류/이메일/증거물/증언 등을 통해서 특정 제품을 내가 먼저 발명했다는걸 증명할 수만 있다면 나한테 특허가 부여됐지만 이제는 아무리 내가 먼저 제품을 발명했어도 나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 특허청에서 특허 신청을 하게 되면 그 사람한테 특허가 부여된다. 또한, 미국 특허청에서 특허를 신청하면 다른 나라의 특허들과 같이 심사되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에 대한 특허를 여러사람이 각각 다른 나라에서 소유하게 되는 사례가 더 줄어들 것이다.

INC 잡지에 의하면, 작은 스타트업이 미국에서 특허 신청을 생각하고 있다면 새로운 특허법의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봐야한다:

  • 글로벌 특허 검색 – 특허 신청하려는 발명이 이미 존재하는지 전세계 database를 검색해봐야 한다. UN 전문기구의 하나인 세계지적재산권기구의 Patentscope 또는 유럽특허청을 찾아보면 왠만한 특허는 다 검색된다.구글의 특허검색엔진도 좋다.
  • 임시 특허 활용 – 임시 특허 신청 (provisional application)을 고려해봐라. 정식 특허 신청은 미화 800 달러이지만 임시 특허 신청은 130 달러이다 (단, 직원수 500명 미만 회사). 임시 특허의 유효 기간은 1년이며, 1년 내에 정식 특허 신청을 해야한다.
  • 기밀 유지 협약 – 투자자 또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특허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면 1년 안에 특허 신청을 해야한다. 기밀 유지 협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년 안에 특허 신청을 하지 않으면 특허 내용을 공유했던 다른 사람들이 특허 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들을 고소할 수 없다.
  • 비용 절약: 새로운 특허법은 작은 스타트업들한테 비용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허가 4개 이하라면 ‘소기업’으로 분류되어 정식 특허를 400 달러에 신청할 수 있다 (원래 800 달러). 그런데 특허 신청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게 바로 특허 변호사 비용이다. 극단적인 경우 2만 달러까지 사용하는 것도 봤는데 다행히도 RocketLawyer와 같은 온라인 기반의 저렴한 서비스들이 요새 많이 생기고 있다.

핵심은 남들보다 빨리 신청하는거다.

참고:
“Patents: Move Fast or You’re Screwed” by Issie Lapowsky, Inc.

샤도우 복싱과 진짜 복싱

복싱이란 운동 참으로 매력적이고 intense 해서 비정기적으로 계속 배우고 연습은 하는데 막상 상대랑 실전을 하게 되면 다칠게 걱정이 돼서 대부분 시간을 샌드백 연습만 한다. 내가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는 우리 동네 Gold’s Gym에서도 꽤 많은 사람이 복싱 연습을 한다. 이 중 아침마다 와서 샌드백에 몸을 푸는 체격이 좋고 상당히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가진 흑인 친구가 있다. 나도 복싱 좀 연구하고 여러 사람을 봐서 아는데, 이 정도의 샤도우 복싱을 구사하려면 꽤 오래 복싱을 해야 한다.

이 친구가 며칠 전에 링에 올라갔다. 상대는 40대 중반의 마른 체구의 백인 아저씨. 해병대 티셔츠를 입은 거 보니 해병 출신인가 보다. 시작하기 전에 해병대 아저씨가 샌드백 치면서 몸 푸는 거 보니까 움직임은 형편없었고 당연히 멋진 흑인 복서가 이길 줄 알았다. 결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흑인 복서의 상대를 약 올리는 현란한 footwork과 손동작은 거의 프로수준이었지만, 해병대 아저씨는 꿈쩍도 안 하면서 움직임을 최소화했고 한방에 이 친구를 쓰러뜨렸다. 다시 일어섰지만 이번에는 일어서자마자 해병대 아저씨가 다시 펀치를 날렸고, 흑인 복서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Gary라는 해병대 아저씨랑 잠깐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고 나는 어떻게 저렇게 오래 복싱을 배운 사람을 이렇게 쉽게 이길 수 있었는지 물어봤다. 그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Boxing is about punching your opponent and knocking him down. It’s not about how pretty you look or how fast you move in front of a punch bag that doesn’t punch you back (복싱은 상대방을 때려서 넘어뜨리는 운동이지 펀치를 날리지 않는 샌드백을 상대로 멋있게 보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교가 아니에요).”
결국, 실전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백날 샌드백만 치고 혼자 샤도우 복싱하면 뭐하나? 나를 죽이려는 상대를 만나면 샌드백을 치면서 연습하던 아름다운 상황같지가 않다.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어느 시골의 깡패한테 맞아터지는 이유도 이와 같다. 좋은 환경과 정해진 규칙이 있는 스포츠를 하는 태권도 선수랑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길거리 싸움을 하는 사람들은 그 경험과 자세 자체가 다르다. 태권도 선수가 멋진 날아 차기를 하거나 품새를 써먹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싸우는 길거리 파이터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실전이지 연습이 아니다. 창업에 대한 책을 많이 읽고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아무리 많이 해도 시작을 못 하면 소용없다. 샤도우 복싱과 진짜 복싱이 다르듯이, 혼자서 이런저런 고민과 계획을 세우다가 막상 창업하면 연습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수십 가지 또는 수백 가지의 장애물에 부딪히게 된다. 이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면 지속해서 실전경험을 해야 한다. 실전에서 이기는 스타트업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고객을 유치하고, 그 고객들이 돈을 내게 해서 매출을 만든다. 연습만 하는 스타트업들은 그냥 멋있는 계획과 고민만 하다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