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Staying focused

나같은 투자자들은 많은 회사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나쁜 점도 있지만 항상 새로운 걸 접한다는 면에서는 ‘벤처투자’라는 업종 자체가 제공하는 큰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을 하면서 나는 많은 창업가들에게 조언이랍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 주는데 최근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본업에만 충실하고 focus 해라” 이다. 그리고 이 원칙을 나는 몇 달 전부터 내 스스로의 삶과 비즈니스에도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실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의 회사에 투자한다는 명목하에 불필요하고 껍데기 치장하는 일들에 나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했다는 생각을 한다(블로그 쓰는거는 제외. 이거는 내 즐거움이자 일과 직결되어 있다). 여기저기 행사에 참여했고, 강연도 많이 다녔고, LA나 실리콘밸리에 누가 오면 시간을 내서 만났고, 일과는 직접 연관이 없는 것들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물론, 이렇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그리고 미래의 나한테 개인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확률이 크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외부의 부탁이나 요청이 너무 많아져서 내 본업에 focus를 해야할 시간이 모자라지는걸 느꼈고, 2013년 초에 내 인생과 비즈니스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해봤다.

나는 벤처기업을 초기에 발굴해서 투자하고 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걸 업으로 삼고 있는 VC이다. 그리고 이렇게 함으로써 벤처기업이 성공하고, 우리 펀드 (Strong Ventures)가 돈을 벌고 궁극적으로 펀드의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수익을 돌려줘야 한다. 이게 내가 하는 일이다. 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그 어떠한 모든 행동은 내 본업과 상관없는 일들이며 왠만하면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단 내가 직접 스피킹을 하지 않는 행사는 이제 왠만하면 가지 않는다. 단순한 네트워킹은 – 내 경험에 의하면 – 인생이나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안된다. 그럴 시간에 그냥 잠이나 더 잔다. 친구도, 잘 아는 지인도 아니고 비즈니스적으로 직접 연관이 없는 누군가 LA에 왔는데 만나자고 해도 왠만하면 거절한다. 이럴 시간에 우리가 투자한 회사를 위한 소개 이메일이라도 하나 더 쓰는게 나와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에 한국에서 정부관계자들이 방문해서 1시간 짜리 강연 요청이 들어왔는데 그냥 시간 없다고 거절했다. 강연 준비하는 시간도 아깝고, 솔직히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정부관계자들을 만날 필요가 없었다.

위에서 말했지만 내 업은 투자자이다. 실은 나는 아직도 ‘투자자’로서 성공하지 못했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적인 투자란 우리가 투자한 회사가 크게 잘되어 돈을 엄청 잘 벌거나 exit을 하는 경우인데 아직 우리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시간과 도움이 더 필요하다(물론, 가능성은 모두 많다). 이 회사들과 같이 일하기에도 모자란 시간과 에너지를 본업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곳에 투자하는 건 시간을 낭비하는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솔직히 5-10년 후에 “배기홍씨가 투자한 회사들 엄청 잘 됐죠. 모두 돈도 많이 벌었고 고용도 많이 창출했어요.”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배기홍씨 엄청 유명해요. 모르는 사람이 없고 네트워크 정말 좋아요”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다.

물론 이러면서 원치 않은 오해도 많이 생겼고 적들도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면서 모두에게 nice guy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이 부분에서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도 많다). 가장 중요한건 나 자신이고 내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이 두개가 일단 잘 해결되야지만 나머지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벤처도 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유혹이 있고 많은 걸 하고 싶지만 단기적으로 매출 / 유저 / 제품개발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나머지 활동들은 모두 잡음이다(초기에는). 일과 인생에는 focus가 매우 중요하다.

나를 알아주는 회사

편집자 미오님(김류미님 @gulthee)이 몇일 전에 나랑 화상 인터뷰한 내용을 멋있게 정리해서 포스팅 해주셨다. 전체 기사 “최고의 스타트업 바이블은 창업 경험”은 여기서 읽을 수 있다. 워낙 재미있고 랜덤하게(기본 질문들은 있었지만 이야기하다 보니 이런저런 주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진행했던 인터뷰라서 그런지 그냥 오랜 지인과 수다 떨었던 느낌이 강했던 유쾌했던 1시간 이었다.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어떤 회사에 가도 나만큼 나를 알아주는 회사는 없고, 나만큼 나를 믿어주고 아껴주는 회사가 없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싶고 스스로 하고 싶다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 보라는 거다.”

이 부분이다. 창업을 하는 이유는 많다. 정말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창업가들이 창업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많다. 어떤 이들은 때돈을 벌고 싶어한다. 어떤 이들은 대기업에 취직을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먹고 살기 위해서 창업한다. 어떤 이들은 정말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창업한다. 여러 사람들이 나한테도 “창업하면 좋은 점이 뭔가요?”라고 물어들 본다. 물론,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 중에 실제로 창업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지만 나는 이들에게 위의 답변을 해준다.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그리고 그 어떤 회사에 가서 일을 해도 – 아버지 회사, 친구 회사, 친한 선배 회사 등 – ‘my 회사’ 만큼 나를 알아주고 나를 믿어주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물론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 또한 아주 부담스러울 정도로 생긴다. 현재 회사에서 나의 진정한 가치를 몰라줘서 내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창업을 권장한다. 하지만, 내 무능력을 회사 탓으로 돌리는거라면 그냥 나를 알아주지 않는 회사에 계속 남아있으면 된다.

나를 100% 알아주고 인정하고 믿는 유일한 회사는 바로 내 회사다.

개밥 먹는 문화

요새 내가 투자결정을 할때 주의를 많이 기울이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창업팀이 자기 제품에 대해서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냐’ 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 같지만, 놀랍게도 본인들의 피와 살과 같은 제품에 대한 사용경험이나 이해도가 떨어지는 창업가/창업팀들을 나는 꽤 많이 만났다. 나도 미팅을 하기전에 왠만하면 그 제품을 사용해본다. 그래야지만 생산적인 미팅을 할 수 있으며, 내가 궁금한 점을 구체적으로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제품이 아주 맘에 들면 굉장히 오래동안 제품을 테스트하고 모든 기능을 한번씩 다 사용해 본다. 투자자도 이렇게 열심히 제품을 사용해보는데 그걸 만들었고, 그 제품을 가지고 돈을 받겠다고 찾아오는 창업팀이 나보다 제품에 대해서 모르다는 느낌을 받게되면 굉장히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 흔히 듣는 말들은 다음과 같다:

“저는 개발자가 아니라 제 co-founder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릴 수 있습니다.”
>> 지금 내가 물어보는건 복잡한 기술적인 사항이 아니라(나도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몰라) 특정 기능과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사장이라는 인간이 그것도 모르니?
“아, 몇일 전에 버전 업데이트를 했는데 UI가 바뀌었나 보네요.”
>> 자기 제품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모르는 애들이 투자는 왜 받으러 왔니?
“지금 계속 제품을 개발하고 있어서 아마도 저도 모르게 개발자들이 그 기능을 추가했나 보네요.”
>> 그럼 나한테 왜 그 버전을 줬니? 그럼 창업팀보다 투자자인 내가 더 최신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건가?
“저는 주로 외부 영업을 담당하고 내부 개발은 이 친구들이 담당해서요…”
>> 본인이 뭘 파는지도 모르면서 무슨 외부 영업을?

자기 제품을 A 부터 Z 까지 다 사용해보고 구석구석 다 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단지 투자를 받기 위해서 그런게 아니다. 내가 만든 제품, 내가 파는 제품, 고객이 물어보면 답변을 제공해야하는 내 제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하는건 기본 중 기본이다. 이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걸 바로 개밥먹기라고 하는데 반드시 직접 자기 개밥을 먹어봐야 한다. 그것도 항상. 전에 Red Bull 북미 본사 방문했을 때 리셉셔니스트한테 쿠사리 먹은 적이 있는데,이 리셉셔니스트 또한 자기 개밥을 철저히 먹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좋은 기업 문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Mark Zuckerberg(Facebook)와 Dick Costolo(Twitter)가 가장 자기 개밥을 많이 먹는 CEO라고 생각했는데, 이들보다 한 수 위의 dogfood eater 한 명을 소개한다. 바로 Airbnb의 공동창업자/CEO인 Brian Chesky이다. 그는 이미 수 천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집이 없다. 대신, Airbnb를 통해서 아파트를 예약하고 여기서 살고 있다. 물론, 돈이 있으니까 좋은 아파트에서 살거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보면 마케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왜 집을 안 사냐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가난할때는 청중과 공감대가 형성되지만 너무 돈을 많이 벌고 인기가 많아지면 돈과 겉멋에만 치중하면서 점점 청중과 거리가 멀어지는데 Brian은 그렇게 되기 싫다고 한다. 아무리 회사가 커져도 사장은 회사와 제품을 눈 감고도 외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너무나 맘에 드는 사상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말 그대로 아직도 우리 사이트에서 살고 있습니다(I still live on the site). 사장이 집이 없고 회사 웹사이트에서 살고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발표에 도움되는 운동(움직임)

9월 13일 팔로알토에서 열린 beGlobal 2013 행사를 통해서 여러가지를 배우고 느꼈다. 특히, 다시 한번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영어의 중요성(창업 team은 반드시 영어를 해야한다)이었고 깜짝 놀랐던 부분은 한국 team들의 놀라운 발표 실력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타파스 미디어의 김창원 대표가 여기에 자세히 썼다.

나도 행사 전날 10개 팀들과 발표 리허설을 같이 했고 발표 전에 긴장을 줄여주기 위해서 이런저런 농담도 했지만 역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짧은 시간안에 내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발표하는 자리는 부담될 수 밖에 없다. 발표에 전문가이자 달인인 Matthew Kohut이 권장하는 다음 4가지 운동(움직임)을 숙지하면 발표할 때 큰 도움이 된다:

1. 자신감 극대화: 아주 중요하고 긴장되는 발표나 미팅 시작하기 바로 전에 스트레칭 하듯이 두 팔을 최대한 높게 하늘을 향해 뻗고 1분에서 2분 동안 그 자세를 유지해라. 이렇게 하면 내 몸이 최대한 커지고 이 몸동작은 뇌를 자극시키면서 자신감 및 안정감과 관련된 호르몬 작용을 일으킨다.

2. 손처리: 발표할때 가장 난감한 것 중 하나가 손 처리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Kohut씨는 발표하는 동안 두 손 사이에 공이 있다고 상상하라고 한다(공을 잡고 있듯이). 처음에는 배구공으로 시작하고 그 이후에는 이야기하는 주제에 따라서 더 큰 비치볼이나(두 손 사이의 간격이 넓어짐) 아니면 훨씬 작은 구슬로 바꾸면 된다(엄지와 검지 사이).

3. 고개를 치켜세워라: 상대방에게 항상 내 얼굴을 똑바로 보이게 하는건 자신감을 상징한다. 고개가 똑바르면 이 동작 또한 뇌로 하여금 온 몸에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다.

4. 공간 활용: 공간이 아주 작으면 모르겠지만 넓은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발표자들을 우리는 여러번 봤다. 물론, 공간을 잘 활용한다는 게 그냥 무대 여기저기 왔다갔다 한다는 건 아니다. 의미없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면 마치 우리 안에 갇힌 동물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니까 아주 의도적으로 공간을 잘 활용해야한다.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무대의 특정 위치로 걸어가서 거기서 의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포인트를 그 주변의 청중들에게 강조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가서 그 쪽의 청중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 매우 효과적이다.

발표에 대해서 쓴 과거 포스팅들:
남들 앞에서 말을 잘할 수 있는 11가지 기술
Public Speaking
Palace Hotel 무대에 다시 서다

창조경제 정부의 역할

몇 달 전에 TechStars/Brad Feld의 ‘저자와의 간담회’에 갔다가 받은 그의 책 “Startup Communities“를 얼마 전에서야 읽었다. 특별히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는 이 책은 굳이 실리콘 밸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본인이 사는 곳에서 창업과 스타트업 관련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며, 이와 관련된 Brad의 경험 위주의 책이다(Brad Feld는 콜로라도 주의 Boulder에서 여러 가지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맨손으로 만든 선구자 중 한 명이다). 여기서 그는 스타트업 활동과 커뮤니티를 만듦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에 관해서 설명했는데 내가 많이 공감한 부분들이 있어서 여기서 잠깐 공유해본다.

-Leader vs. Feeder: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만들고 잘 운영하려면 ‘leader’와 ‘feeder’의 역할이 분명 해야 하며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한다고 Brad는 주장한다. 영문 그대로 leader는 앞장서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커뮤니티의 멤버들을 융합시키면서 모든 사람이 항상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남들한테 행동으로써 모범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Leader는 항상 현재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가 또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Feeder는 leader들이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옆에서 이런저런 도움과 지원을 먹여주는(=제공하는, feed) 사람들이다. 주로 정부, 대학, 기관, 대기업 등이 feeder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정부가 창업을 진흥하고 벤처를 돕겠다는 의지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매우 강하다. 지금 한국이 딱 그런 거 같다. 하지만, 정부가 항상 범하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본인들이 feeder가 아니라 leader라고 생각하는 점이라고 Brad는 경고한다. 정부는 leader가 절대로 될 수 없다. 왜냐하면, leader들의 가장 큰 특징이자 필수조건은 “입으로 하는 leading”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leading”인데 정부는 태생적으로 행동이나 실행과는 거리가 멀다.

-중소기업 vs. 고성장 스타트업: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나라에서 스타트업 관련 업무를 맡는 부서는 중소기업청 소속인데 이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Brad는 주장한다. 왜냐하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특히 소기업)은 주로 특정 지역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업을 하는 저속성장의 비즈니스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주로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이라고들 한다. 반면에 스타트업은 고속성장의 가능성을 가진 비즈니스이며 지역경제와는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스타트업들은 본인들 비즈니스에 워낙 focus하고 있으므로 스타트업의 직원이라는 입장에서만 지역경제나 국가 경제에 간접적으로 공헌만 할 수 있다. 정부의 스타트업에 대한 무지는 바로 ‘벤처기업=중소기업’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그는 말한다.

-스타트업에 대한 무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창업 지원정책은 그 누가 봐도 실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가들의 생각과 필요성과는 거리가 멀다. 담당자들이 스타트업이나 창업가 커뮤니티에 대해서 너무 몰라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정부 담당자들은 사업을 시작하고, 가끔은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속으로 참으면서, 개인/가족/회사를 밸런스 한다는 게 뭔지 잘 모른다. 오직 책으로만 습득한 얕은 지식을 창업정책에 적용하려고 하니까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
진심으로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싶다면 스타트업 행사나 창업가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 여러 사람의 말을 듣고 질문하는 걸 Brad는 권유한다. 이런 행사는 대부분 근무 시간 후 늦은 오후/밤 또는 주말에 있는데, 공무원들은 근무 시간 후에는 일하지 않는다는 게 또 다른 문제다.

주기적 문제: 정부와 스타트업의 시계는 너무 다르다. 태생적으로 주기가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예를 한 번 들어보자. 한국의 정권은 5년마다 바뀐다. 이 때문에 모든 정부의 정책은 5년이라는 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한 3개월 동안은 아무런 활동이 없다. 새로운 정부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한다. 그다음 6~8개월 동안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담당자들이 바뀌고, 계획을 세우고, 정책을 만들고, 발표한다. 이러면서 1년이 날아간다. 남은 4년 중 3년 동안 새로운 정책들이 (운이 좋으면) 부분적으로 실행되고 마지막 1년은 또 그다음 정권 준비한다고 날아간다. 정부는 이 3년 동안 무조건 실적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면서 단기적인, 그리고 외형적인 성과를 원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최소 5년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는 정부의 시계와 맞지 않는다.

Feeder로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하고 쉬운 건 과연 정부가 뭘 어떻게 해주면 되는지 창업가들한테 직접 물어보는 것으로 생각한다. 스타트업 정책을 만드는데 왜 대학교수들과 조찬 간담회를 하고 대기업 간부들과 회동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 창업가들한테 정부가 뭘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본 후에 “그건 대한민국 정부가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는 “그건 우리가 할 수 없습니다”라고 명확하게 답변을 줘야 한다. “상부에 건의해 볼게요” 라면서 5년 동안 뭉그적거리지 말고.

이 글을 읽는 분 중 지금까지 정부의 도움을 받은 창업가들이 있다면, 정부가 여러분들의 스타트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구체적인 댓글로 알려주면 나와 다른 독자들한테 큰 도움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