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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 상장

이 분야에서 일하는 분이라면 올해 SPAC, 또는 스팩 상장이라는 말을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SPAC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인데, 찾아보니 우리말로는 ‘기업인수목적회사’로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실은, 나도 스팩상장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적은 없어서, 모든 디테일과 실무는 모르지만, 주위 많은 분이 올해 자주 물어봤던 내용이라 그냥 개괄적으로 몇 자 적어본다.

스팩은 1990년대부터 존재하던 개념인데, 올해 이 방식으로 IPO를 하는 회사들이 급증했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 같다. 전통적인 IPO와는 달리 꽤 빨리 상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 코비드 19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이 시기에 많은 분이 이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검색을 좀 해보니, 작년 대비, 올해 스팩 상장한 회사 수가 4배가 넘는다고 한다.

스팩은 그냥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 회사인데, 딱 한 가지 목적(=special purpose)이 있다. 비상장 회사를 인수하는 게 그 목적인데, 일단 스팩 회사를 만들어 상장시키고, 특정 기간 안에 이 스팩 회사로 다른 비상장 회사를 인수하면, 피인수된 비상장 회사도 상장하게 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예로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배기홍이 ‘마일로’라는 법인을 설립한다
2/ 이 회사를 상장 신청하고, 회사의 투자자를 모집한다
3/ 로드쇼를 통해서 만난 여러 투자자가 마일로 주식을 산다
4/ 주식회사 마일로가 IPO를 하고, 배기홍은 전체 주식의 20%를 갖는다(배기홍=스팩 상장 스폰서)
5/ 배기홍은 마일로를 통해 인수할 비상장 회사를 찾는다
6/ 이미 투자를 많이 받은, 탄탄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구루’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로 하고, 이 회사의 경영진/이사회와 인수 조건을 네고한다
7/ 마일로의 주주들 또한 구루 인수에 대해 투표하고 이 딜을 승인한다
8/ 마일로는 IPO로 모집한 자금, 그리고 새로 투자받은 자금으로 구루를 인수한다
9/ 마일로와 구루가 합병하고 거래소에서 거래된다
10/ 만약, 마일로가 2년 안에 – 2년 이상인 경우도 있다 – 회사를 인수하지 못하면, 마일로를 청산하고 다시 주주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줘야 한다

뭐, 대충 이런 방식으로 스팩 상장이 진행된다.

스팩 상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가장 큰 건 상장을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IPO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데, 스팩의 경우 빠르면 3개월 안에도 마무리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전통적인 IPO 방식으로 회사를 상장시켜도 주식 가격에는 불확실성이 많이 존재한다. 원래 상장시장의 주가는 시장의 상황과 투자자들의 의향에 의해서 왔다 갔다 하고, 상장 가격 자체는 주로 투자은행의 뱅커들이 결정하는데, 뱅커들이 정한 가격은 대부분 너무 낮거나 너무 높아서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가 쉽지 않다. 스팩의 경우 이 가격을 사전에 정하고 인수 작업을 하므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된다.

물론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명확하게 존재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스팩 상장의 성패가 스폰서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점이다. 위의 예제에서 스폰서는 ‘배기홍’이라는 사람이다. 즉, 마일로라는 스팩 회사는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 회사라서, 이 회사의 투자자들은 회사가 아니라 배기홍이라는 사람을 믿고 투자하는 건데, 이 인간이 사기꾼이거나, 인수할 회사를 잘 못 선정하면 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해 스팩 상장 중 사기로 판명된 건 (아직)없지만, 과거에는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고 들었다. 스폰서는 본인 돈은 아주 적게 투입하지만, 스팩 회사 지분의 20%를 갖게 된다. 위의 예에서, 배기홍은 마일로 회사의 지분을 20% 갖게 되는데, 마일로가 구루를 인수하게 되면, 이 20%는 구루 지분의 1~5% 정도가 되기 때문에, 인수가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항상 돈을 벌게 된다. 이런 이유로 투자자들은 스팩 상장의 스폰서에 대한 실사나 스크리닝을 잘해야 한다.

이런 스팩 회사들은 종목코드도 간단하다. IPOA, IPOB, IPOC – IPOZ 까지 있는 거로 알고 있다 – 등의 이름을 사용한 스팩회사들이 있는데, IPOA는 Virgin Galactic을 인수해서 상장했고, IPOB는 OpenDoor, 그리고 IPOC는 Clover Health를 같은 방법으로 인수해서 상장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스팩상장이 일어나고 있고, 조만간 많은 회사들이 이 방법을 통해서 상장하지 않을까 싶다. 워낙 광고를 많이 해서 우리한테 친숙한 ‘TS샴푸’를 만드는 TS트릴리온도 12월에 스팩상장을 한다고 발표했는데, 잘 될지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하다.

어쨌든 스팩 상장 외,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벤처펀드와 헤지펀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운용하는 벤처펀드는 큰 맥락에서 보면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라는 큰 카테고리에 속하는 펀드인데, 얼마 전에 누가 헤지펀드랑 벤처펀드에 대해 물어봐서 – 그리고 이 질문은 꽤 자주 받는 질문이라서 – 대충 보면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이 두 펀드의 차이점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만 몇 자 적어본다.

일단 두 펀드 모두 공모가 아닌 사모를 통해서 LP라고 하는 출자자(=펀드에 투자하는 사람 또는 기관)들로부터 돈을 모집하고, 모집한 펀드에서 투자도 하고, 월급도 받고 비용도 집행한다는 점에서는 같은데, 가장 큰 차이점은 유동성의 차이인 거 같다. 스트롱벤처스와 같은 벤처 펀드는 “약정”의 개념을 사용하는데, A 기관이 우리 펀드에 10억 원을 약정하는 시나리오를 예로 사용해보겠다. 미국 벤처 펀드의 기간은 주로 10년이다. 즉, 나 같은 펀드매니저들이 LP들로부터 약정받은 금액을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투자 집행하고, A라는 기관이 약정한 총 10억 원을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특정 시점에 필요한 금액만큼 달라고 한다. 그리고 펀드에 출자한 LP들은 본인들이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본인이 원할 때 이 약정한 금액을 다시 돌려받을 수가 없다. 즉, 벤처펀드는 유동성이 약하다는 의미이다. LP들이 낸 돈을 돌려받는 방법은, 우리가 투자한 회사가 exit을 하면, 그때 이 금액에 따라서 회수할 수 있지만 이 시점을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벤처펀드에 출자하면 최소 10년은 유동성이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실은, 우리 같은 벤처펀드가 이렇게 오랫동안 유동성이 없게 설계된 이유는 창업가들이 비즈니스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리스키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런 비즈니스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을 제공해 주기 위함이다.

헤지펀드는 벤처펀드보다 유동성이 높은 편이다. 헤지펀드 LP들은 주로 출자 1년 후에 투자금 일부 또는 전부를 찾아갈 수 있고, 이와 비슷하게 펀드매니저들은 언제든지 새로운 LP한테 출자를 받을 수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 LP들이 계속 돈을 집어넣고, 빼가기 때문에 – “우리 펀드는 얼마짜리입니다”라고 하는 벤처펀드와 달리 헤지펀드의 운용자산규모는 유동적으로 항상 변한다. 그리고 시장이 좋지 않아서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갑자기 LP들이 대거로 출자금을 빼달라고 하면, 헤지펀드 자체를 해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동성 말고 또 다른점은 아마도 펀드매니저들이 보수를 받는 구조인 거 같다. 일단 벤처펀드나 헤지펀드나, 우리같이 돈을 관리하는 매니저들은 흔히 말하는 2-20의 보수 시스템(전체 펀드의 2%가 관리보수, 20%가 성과보수)을 사용한다. 100억 원짜리 벤처펀드의 예를 들면, 100억 원의 2%인 2억 원의 관리보수로 펀드를 운용하고(월급, 월세, 출장, 경비 등), 투자를 잘해서 펀드의 원금 100억 원을 LP들에 상환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원금을 초과하는 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가져가게 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VC는 펀드에서 나오는 관리보수가 아니라 성공적인 투자 때문에 받게 되는 성과보수로 돈을 버는 직업이다. 이 2-20 시스템은 벤처펀드나 헤지펀드나 같지만, 벤처펀드의 관리보수는 펀드의 총 약정액을 기반으로 책정되며, 성과보수 또한 주로 총 약정액을 LP들에게 상환한 이후에 적용된다. 즉, 위의 100억 원의 펀드에서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상승해서 100억 원 펀드의 가치가 1조 원이 되어도 관리보수는 2억 원이며, 종이 상으로는 펀드의 가치가 1조 원이지만, 원금 100억 원을 LP들에게 상환하지 못했으면 성과보수는 0원이다.

헤지펀드는 조금 다르다. 분기마다 펀드의 NAV(Net Asset Value: 순자산가치)를 계산하고, 이 금액을 기반으로 관리보수가 계산된다. 벤처펀드는 펀드의 자산가치와는 상관없이 고정적인 관리보수를 가져가지만, 헤지펀드는 펀드의 자산가치가 높아지면 관리보수도 높아지고, 낮아지면 관리보수도 낮아진다. 헤지펀드의 성과보수는 원금 상환과는 상관없이 해마다 순자산가치의 종이 수익을 기반으로 계산된다. 벤처펀드는 LP들에게 종이 상 수익이 아닌 실제 수익을 배분해야지만 성과보수를 받게 되지만, 헤지펀드는 종이 상 수익이 발생해도 성과보수를 받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 외에도 몇 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위에서 말한 유동성과 보수가 아마도 벤처펀드와 헤지펀드의 가장 큰 차이 일 거 같다. 그리고 이런 명확한 차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같은 벤처펀드 매니저들은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할 수 있고,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단기적인 수익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벤처펀드는 시장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오랫동안 투자를 집행하는 반면, 헤지펀드는 시장이 변할 때마다 사고팔기를 계속한다. 물론, 두 펀드 모두 LP들에게 큰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데,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서 선호도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걸 자주 봤다.

The REAL VC – 영업하는 VC

나도 개인적으로 괜찮은 아이디어와 스타트업에 소액투자를 하고 있고, 주위에 VC들이 워낙 많이 있어서 VC(Venture Capital)라는 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갈수록 VC라는 업이 투자보다는 영업에 가깝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다시 정독한 ‘The Facebook Effect’에서 Kevin Efrusy 관련 내용은 이런 내 생각을 확고히했다. 책을 읽으셨거나 페이스북의 역사를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은 실리콘 밸리의 Accel이 페이스북에 투자했다는걸 잘 아실거다. Accel이 2006년도에 페이스북에 투자한 1,270만 달러는 만약에 페이스북이 올해 1,000억 달러 밸류에이션에 상장을 한다면 자그마치 100억 달러가 되는 셈이다. 쉽게 말하자면, 투자한 1달러가 800달러가 된다. 액셀의 페이스북 투자 관련해서 언론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건 액셀의 스타 파트너 Jim Breyer이다. 물론 브라이어씨는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현명한 투자를하는 VC 중 한명이며, 그가 선견지명이 있다는걸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건 바로 페이스북을 진흙속에서 발견하고 액셀의 페이스북 투자를 주도한 사람은 Kevin Efrusy라는 사회초년 VC라는 점이다.

Efrusy씨는 2003년도에 액셀에 입사했다. 입사와 함께 그에게 떨어진 임무는 바로 소셜과 뉴미디어 분야에서 ‘next big thing’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그는 주어진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리콘 밸리와 미국의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젊은 창업가들과 인터넷 스타트업들을 sourcing하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친구를 통해서 페이스북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지금은 페이스북이 너무나 당연한 투자대상 1호지만, 때는 2004년도였다. 당시 페이스북 유저 수는 100만명도 채 되지 않았으며, 아직도 ‘소셜네트워크’라는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고 널리 퍼져있지 않았을때이다. 하지만 Efrusy씨는 페이스북의 엄청난 마케팅 잠재력을 직감적으로 감지했다. 그리고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페이스북에 투자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Mark Zuckerberg와 Sean Parker한테 계속 이메일을 보냈고 전화를 시도했지만 매번 보기좋게 무시당하거나 거절당했다. 한번은 그는 저커버그한테 “페이스북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액셀에서 하늘과 땅까지 움직이겠다(move heaven and earth)”라고까지 한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당시 VC들로부터 투자유치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이미 Peter Thiel로부터 5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상황이였고 이미 스타트업 운영과 투자 관련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Sean Parker가 저커버그를 옆에서 코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Efrusy는 페이스북의 사무실 주소를 친구로부터 알아낸 후, 직접 사전연락 없이 불쑥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방문했을 당시 페이스북 사무실은 그전날 파티로 인해서 완전 개판이었다고 한다. 술병이 여기저기 널부러져있었고, 어떤 페이스북 직원은 이마가 깨져서 피가 질질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저커버그는 부리또를 먹고 있었는데 Efrusy는 다음 주 월요일 액셀의 투자자 파트너 미팅이 있을 예정이니 그때 꼭 사무실로 찾아오라는 말을 저커버그한테 하고 사라졌다.

다음 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저커버그는 반바지에 티 그리고 쪼리를 신고 액셀의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리고 정확하게 5일 후에 액셀은 페이스북에 1,270만 달러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페이스북이 상장을 해봐야지 알겠지만 어쩌면 이 deal은 실리콘 밸리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좋고 현명한 VC 투자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VC라면 누구나 다 부러워할 우리 역사상 최고의 deal은 Kevin Efrusy라는 젊고, 거침없고 무모한 초년 VC가 발굴해서 성사시켰다. 나는 Efrusy씨의 이야기를 다시 읽으면서 투자자로써 갖추어야할 마음가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다. 내 주위의 너무나 많은 VC들이 – 어쩔때는 나도 – ‘갑’의 허상에 사로잡혀있다. 본인들이 돈을 가지고 있으니 VC가 마치 무슨 벼슬인마냥 착각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모든 VC들은 Efrusy씨와 같이 아주 공격적으로 영업을 해야한다. 마치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의사들한테 약을 팔듯이(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영업하는걸 본 사람이라면 이 세상이 얼마나 치열한지 잘 알것이다) 좋은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야한다. 이 세상에 돈은 널려있다. VC들도 널려있다. 그 많은 VC 중 좋은 스타트업에 다른 VC가 아닌 우리한테 투자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걸 진심으로 감사해야하며, 창업가들과 스타트업들을 serve할 마음가짐을 갖추어야한다.  

투자받기 위해서 스타트업들이 VC들을 쫓아다니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이제는 VC들이 좋은 스타트업을 쫓아다녀야 한다. 직접 발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구석구석 deal sourcing할 능력이 없는 VC라면 페이스북과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다.

참고:
Mahendra Ramsinghani, Facebook’s Unsung Heroes“(peHUB, 2012.02.16.)
-David Kirkpatrick, “The Facebook Effect“(Simon and Schuster, 2010.06.08.)

Private Equity란?

공화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미트 롬니 (Mitt Romney)가 요새 고전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오바마 대통령과 다이다이로 붙을거 같았는데, 어제 South Carolina 경선에서 뉴트 깅그리치한테 패배하면서 미래가 약간 불투명해졌다.충격적인 패배 뒤에는 베인 캐피탈이라는 private equity (사모펀드) 회사가 있었다. 베인 캐피탈은 유명한 경영 컨설팅 회사인 베인 앤 컴퍼니에서 스핀오프한 세계에서 가장 큰 사모펀드 중 하나인데, 1984년도에 미트 롬니가 공동 창업한 투자회사이다.
롬니가 계속 공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베인 캐피탈을 운영하면서 그가 멀쩡한 미국 기업들을 인수하기 위해서 무리한 부채를 지고 미국의 척추역할을 하는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한 후에 다시 되판 회사들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주장들 때문이다. 또한, 다시 되판 회사들은 모두 망하거나 아직까지 부채에 허덕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람한테 나라를 맡기면 큰일난다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이 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깅그리치의 위원회는 “When Mitt Romney Came to Town“이라는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서 롬니와 베인 캐피탈이 기업들을 적대적으로 인수한 후 약탈하고, 직원들을 모두 거리로 내쫓았다고 공격하고 있다. 대선 후보 경쟁에서 이제는 사퇴한 존 헌츠먼도 사모펀드를 “비즈니스를 죽이고, 고용을 파괴하는” 비즈니스라고 맹비난한 적이 있다.

나는 미국 시민이 아니라서 어차피 대통령 투표권도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국의 대통령이 세계 대통령이기 때문에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느냐에는 관심이 조금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될거 같다고 생각은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미트 롬니 같은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면 미국과 세계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조금은 하고 있고, 베인 캐피탈 때문에 공격을 당하고 있는 롬니의 입장이 조금은 안타깝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모펀드라는 비즈니스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롬니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론스타-외환은행’ 사태로 인해서 알게된 사모펀드에 대해서 빙산의 일각만 알고 있으면서, 사모펀드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듯이 말하는거와 비슷하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모펀드란 말만 들으면 반사적으로 론스타를 생각할 것이고, “이런 죽일놈들”이란 말이 먼저 입에서 나올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알아야할거는 알고 넘어가자는 취지에서 사모펀드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보도록 하겠다.

참고로 전에 내가 사모펀드에 대해서 올린 블로그 포스팅들이다 (이 글에는 과거 내용들이 많이 사용된다):
-Private Equity의 진실 (2007.12.20.)
-LBO (Leveraged Buyout)의 매력 (2009.05.19.)
-Private Equity에 대한 끝없는 논쟁 (2010.05.23.)

Private Equity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이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는 (상장하지 않은) 회사들에 지분 투자되는 자산의 한 종류이다. 그렇게 때문에 그 이름 자체가 public equity가 아니라 private equity이다. 더 간단히 말하면 상장하지 않은 기업의 (요새는 상장한 부실 기업도 많이 거래된다) 전부 또는 일부를 구매하여 기업의 소유권을 장악 한 후, 구조 조정을 통하여 매출 또는 이익을 개선 한 후 다시 상장 시키거나 아니면 또 다른 기관이나 기업에 – 구매한 금액 보다 훨씬 비싸게 – 파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즉, 싸게 산 후 비싸게 팔아서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비즈니스이며 소위 말하는 ‘돈으로 돈을 먹는’ 비즈니스라고 보면 된다.

사모펀드들이 투자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동종업계의 기업들보다 실적이 좋지 않으며, 어떤 회사들은 파산하기 일보직전인 회사들이다. 사모펀드로부터 돈을 받아서 회사 상태가 개선된 사례는 많지만, 자동차 렌탈 회사인 Hertz가 그 중 하나이다. 2009년도에 포드 자동차는 Hertz사를 140억 달러에 사모펀드 투자자들한테 팔았다. 이들은 그 이후 구조조정과 경영개선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Hertz를 170억 달러라는 가치에 상장시켰다. Hertz를 비롯한 Continental Airlines, Orbitz 그리고 Snapple 사 모두가 다 사모펀드의 도움을 받아서 경영 개선에 성공한 사례들인데 동종 업계의 기업 중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기량이 – 여기서 말하는 기량은 수익성, 혁신성 그리고 투자자들의 회수율이다 – 높다는 데이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가 있다.

물론, 이러한 데이터에도 빈틈은 있다. 사모펀드가 확실하게 기업에 도움이 된다라는걸 증명하려면 동종업계의 기업들보다는 한 기업에 대해서 이 회사가 사모펀드의 도움을 받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알아야 할텐데, 유갑스럽게도 이런 데이터는 구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적이 매우 좋지 않아서 파산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도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지 않았으면 회사가 파산했을 확률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Leveraged Buyout
사모펀드에 대한 비난에서 빠질 수 없는게 ‘부채’이다. 부채를 가지고 기업을 인수한다는게 무슨 말일까? 바로 LBO (Leveraged Buyout)라는 것인데, 이는 사모펀드들이 기업 인수를 하는데 사용하는 가장 흔한 방법이다. LBO란 기업매수자금을 매수대상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방법인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leverage란 ‘빌린돈 (=부채)’이다. 즉, LBO는 기업을 인수할때 100% 내 돈으로 사는게 아니라 내 돈 조금 내고, 다른 사람한테 돈을 빌려서 사는걸 의미한다. 100억원짜리 회사를 인수하는데 내 돈 30억과 남한테 (주로 은행) 빌린 70억원을 사용하는게 LBO 이다. 보통 피인수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도 하고, deal의 규모가 커서 빌려야하는 액수가 크면 피인수 회사와 인수하는 회사의 자산을 공동 담보로 하기도 한다.
만약, 100억원짜리 회사를 사야하는데 우리 사모펀드가 30억원밖에 없어서 나머지 70억원을 빌려야하는 상황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모펀드들이 돈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빌려서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우리는 어릴적부터 부모님들한테 “절대로 남의 돈 빌리지 말아라,” “무슨 일이 있어도 빚을 내지는 말아라”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지도록 듣는데 왜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돈을 빌리려고 할까?

예를 하나 들어서 설명하는게 가장 쉬울거 같다. 해마다 100억의 수익을 내고 있는 탄탄한 돼지사료 제조업체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한 사모펀드가 이 회사를 1,000억에 인수하는 (즉, PER = 10) 시나리오를 보자:

Leverage를 할 경우 – 사모펀드가 300억은 직접 투자를 하고, 나머지 700억은 빌려서 1,000억을 만들어서 이 회사를 인수한다. 그 이후 3년 동안 이 회사는 계속 해마다 100억의 수익을 낸다고 가정하자. 이 회사의 주인인 사모펀드는 3년 동안의 수익 300억 (해마다 100억씩 생기니까)을 전부 다 빚을 갚는데 사용한다. 즉, 700억 빚 중, 아직 400억이 남아 있다 (너무 복잡하니까 이자는 여기서 고려하지 말자). 3년 뒤에 사모펀드사가 돼지사료 업체를 한국의 삽겹살 가공업체에 수익의 10배인 – 초기 인수가격과 동일한 – 1,000억에 다시 판다.
회사를 팔아서 받은 1,000억 중 400억은 남은 빚 갚는데 사용하고 600억이라는 돈이 사모펀드의 손에 떨어지는데, 초기 투자금액 300억의 2배의 수익을 얻게되는 것이다.

Equity만을 가지고 할 경우 – leverage를 하나도 안하고, 사모펀드가 1,000억을 직접 다 투자해서 돼지사료 제조업체를 인수한다. 그 이후 3년 동안 해마다 발생하는 100억의 수익을 고스란히 챙기고 다시 1,000억에 이 업체를 한국의 삽격살 가공업체에 판다. 빚은 없으니까 사모펀드는 1,300억 (3년 동안의 수익 300억 + 판매 가격 1,000억)이라는 돈이 주머니에 생기는데, 초기 투자금액 1,000억의 30%의 return만을 얻게 된다.

이 간단한 시나리오를 보면,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왜 사모펀드들이 leverage를 선호하는지 명확해지는데 수익률이 leverage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만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너무나 차이가 나는걸 볼 수 있다. 위의 예시에서는 전체 금액 중 70%를 leverage하였는데, 사모펀드의 절정기에는 거의 90%까지의 leverage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이 leverage 수치가 다시 오르고 있다). 만약에 돼지 사료 업체를 인수한 사모펀드가 매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서 회사의 년수익을 200억으로 만들었다면 아마도 이 회사를 1,000억이 아니라 2,000억에 팔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700억의 빚을 갚고 남는 돈은 1,900억인데 초기 투자금 300억의 4배가 넘는 금액이다. (수익을 극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는 능력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판매 가격 또한 수익의 10배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즉, 부채를 이용해서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 자체에는 전혀 도덕적이거나 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 자본주위의 역학구조를 잘 이용하는 방법을 욕할 필요는 없지 않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사모펀드가 부채를 이용하는 방법이 ‘빚’이 통상적으로 우리한테 주는 어두운 이미지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파괴인가 창조적 파괴인가?
사모펀드가 하는 행위는 과연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모펀드가 파산위기에 처해있는 기업들을 인수하면 가장 먼저 하는건 비용절감이다. 비용절감을 통해서 재무재표를 개선하는건데, 이건 마치 비만 환자가 성인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몸의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하는거와 비슷한 프로세스이다. 비용절감을 하면서 비즈니스의 불필요하거나 필요이상으로 회사에 비용을 많이 발생시키는 사업군들을 제거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많은 직원들이 해고된다. 해고된 직원들과 가족들 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소를 위해서 대가 희생될 수는 없다는게 기업과 사모펀드의 입장이다. 왜냐하면 회사가 망하면 모두가 다 망하는것이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의 기업인수 -> 비용절감 -> 인력해고 -> 상장 이라는 프로세스가 과연 기업이나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에 대한 판단을 하기 전에 다음 사례를 한번 보자:

Getzler Henrich라는 사모펀드 (구조조정 전문) 회사의 사장인 Dino Mauricio는 1998년부터 2002년, 4년 동안 6개의 세탁/청소 서비스 관련된 소규모 회사들을 인수 합병하여 SMS Modern Cleaning Services라는 직원 7,000명 규모의 전국적인 세탁/청소 서비스 회사로 통합하였다. 작은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인력, 특히 중간 경영진이 불필요하게 남아돌아서 전체 직원의 약 15%를 해고하였다. => 사모펀드는 고용을 파괴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통합된 회사의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결국 해고된 15%의 인력 이상의 직원들을 새로 채용했다. => 사모펀드는 고용을 창출한다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SMS Modern Cleaning Services가 성장하면서 규모의 경제 싸움에서 밀린 동네 구멍가게들은 지속적으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 사모펀드는 고용을 파괴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문을 닫은 구멍가게에서 일하던 대부분의 인력들이 SMS Modern Cleaning Services에 취직하여 이 회사의 직원이 된다. => 사모펀드는 고용을 창출한다

과연 사모펀드는 뉴트 깅그리치가 말하는거와 같이 기업과 고용을 파괴하는 파괴자 (destroyer)인가, 아니면 자본주의의 개들이 말하는거와 같이 썩은 기업들을 파괴하고 개선하여 고용을 창출하는 파괴적 창조자 (creative destroyer)인가?

몇 가지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
사모펀드에 대해서 몇가지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사람들이 기업 법률과 투자법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점은 바로 인수한 회사가 관리 중에 망해도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자기 이익을 먼저 챙길 수 있다는 점인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지분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인수하는 회사의 실적이 향상되어야지만 돈을 벌수 있도록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만약에 그들이 인수한 회사가 잘못되어서 파산하게 되면 회사의 직원들과 다른 채권자들한테 돈을 먼저 돌려준 후, 돈이 남으면 가장 마지막에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돈을 받도록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모펀드들은 회사에 투자를 한 후, 다시 다른 회사에 되팔거나 아니면 상장을 시켜서 그들의 지분을 현금화하는 전략으로 돈을 벌 수 밖에 없다.

또한, 어떤 정치인들은 미트 롬니가 베인 캐피탈에 있을때 인수한 기업들 중 단 한 업체만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한다. 다른 기업들은 주주들한테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베인 캐피탈만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기업은 지불능력이 없으면 배당금을 분배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이사회는 배당금 지급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다. 배당금을 잘못 지급했다가 회사가 파산하면 재수없으면 이사회 멤버들이 직접 개인적으로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들이 인수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배당금을 지급할 능력이 안되는 기업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인 캐피탈의 대부분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을 하지 못한 것이다.

My Thoughts
사모펀드에 대한 나의 생각은 창조적 파괴쪽에 훨씬 가깝다. 물론, 사모펀드가 경제에 이바지를 하는가 아닌가를 계속 파고 들어가보면 더욱 더 복잡해져서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훨씬 더 많아지겠지만, 이러한 나의 입장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한 시민으로써의 시각이다. 부채와 파생상품을 활용한 투기로 돈을 버는 월가의 투자자들과는 달리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에 직접적으로 이바지 하고 있는 제품을 제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에 투자를 해서 돈을 번다. Yale 대학의 Macey 교수는 오히려 사모펀드의 이런 착한? 방식은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용기에 물이 너무 오래 고여 있으면 아무리 깨끗하던 물이라도 썩기 마련이다. 적절한 시기에 용기를 바꾸거나, 물 자체를 완전히 갈아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계속 변화를 해야 하는데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면 썩기 마련이고, 이렇게 되면 누군가 외부에서 구조조정이나 대량해고를 통하여 강압적으로라도 변화를 줘야 한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현대사회의 사모펀드의 업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모펀드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은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에 대한 공격이다. 왜냐하면 삼성전자가 TV를 팔아서 돈을 버는거랑 사모펀드가 기업을 팔아서 돈을 버는거는 크게 다르지 않은 자유경제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모펀드 투자자들이 버는 돈은 우리같은 서민들이 말하는 연봉 몇천만원 수준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씨x, 누군 x빠지게 일해도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사는데…”라는 식의 감정을 가지고 무조건 사모펀드를 욕하면 안될거 같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들이다. 독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참고:
-The Wall Street Journal “How Private Equity Works” by Jonathan Macey 2012.01.13.

Galleon Group의 몰락 – 통합본

*최신 업데이트
-2011.10.26.: Rajat Gupta는 내부자 거래 혐의로 FBI에 체포
-2011.10.13.: Galleon Group의 Raj Rajaratnam은 음모 및 증권거래사기 14건 모두 유죄 판결. 11년 형 선고 받음
-2011.07.20.: Danielle Chiesi는 30개월 형 선고 받음
-2011.05.: Anil Kumar는 280만 달러 벌금으로 합의

위키피디아는 내부자 거래를 (insider trading)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특정 기업의 주식이나 증권 (채권, 스톡 옵션 등)을 그 기업과 관련된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들이 사고 파는 행위. 임원, 핵심 직원들, 이사회 및 대주주들과 같은 “내부자”들이 기업의 주식/증권을 사고 파는건 불법 행위가 아니지만, 그 사고 파는 행위 자체가 공개되지 않는 정보를 남용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발생해야한다.

하지만 언론에서 주로 “내부자 거래”라는 말이 언급될때는 99.9% 거의 불법적 거래와 연관이 있다. 뭐,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 나오는것이지만서도. 즉, 특정 개인들이 아직 시장에 공개되지않은 기업의 정보를 바탕으로 주식 거래를 했을때 우리는 주로 내부자 거래라는 말을 접한다. 간단한 예로, 나랑 친한 친구가 작은 생명공학 벤처기업에 다닌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이 회사는 곧 아주 큰 제약업체한데 인수될것이라는 내부 정보를 내 친구랑 내가 술을 먹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부터 나는 은행과 주위 친구들한테 빚을 내면서까지 돈을 모아서 내 친구가 다니는 벤처기업의 주식을 사서 모으기 시작했다. 정말로 얼마 후에 이 벤처 기업은 제약회사에 인수되었고 내가 산 주식의 가치는 하루 아침에 5배가 되었다. 아주 전형적인 내부자 거래 케이스이며, 엄연한 불법 행위이다.

거의 1년이 넘게 법의 심판과 검토를 받고 있는 월가의 현대 역사상 가장 큰 내부자 거래 소행에 대한 내용을 연재해 보도록 하겠다. 나 또한 이 케이스를 1년 넘게 신문과 잡지를 통해서 follow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이런저런 연구와 조사를 많이 하였는데 파고들면 파고 들수록 흥미롭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듯한 음모와 사기에 놀랄 따름이다. 2009년 12월 초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언론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 중 하나인 뉴욕의 Galleon Group이 2009년 10월에 문을 닫았다.
Galleon은 전 Needham & Company사의 사장인 Raj Rajaratnam에 의해서 1997년도에 설립되었으며, 2009년도에 내부자 거래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현재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모두 빼낸 상태이다. Rajaratnam씨는 2008년 10월달에 5명의 공범들과 함께 체포되어 다수의 사기 및 내부자 거래 협의를 받고 있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Raj Rajaratnam의 등장
1985년 작지만 탄탄하기로 소문난 Needham & Co. 투자은행에 한 젊은이가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로비에 나타났다. “인터뷰 하러 왔습니다”하면서 그는 자신감있게 말을 하였다 –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아주 기억에 남을만한 큰 미소와 함께. 그의 이름은 Raj Rajaratnam 이었다.
스리랑카 태생의 Rajaratnam씨는 재봉틀 제조업체인 Singer의 매니저였던 아버지 밑에서 부유하게 자랐다. 그는 영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워튼 스쿨에서 MBA 학위를 마친 후 Chase Manhattan 은행에서 2년 동안 일을 했다. 그당시 월가의 많은 젊은이들과 같이 그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반도체 산업의 가능성을 일찍 깨달았고, 이와 관련된 투자은행 업무 및 연구조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Needham에 입사 지원서를 제출하였다. 그당시 돌던 소문에 의하면 Needham은 전문성과 경험보다는 낮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살인적인 업무시간을 소화할 수 있는 의욕찬 젊은이들을 채용하였다. Needham의 창업자인 George Needham 씨는 “나는 절름발이들을 채용해서, 아주 x뺑이를 치게 만들지.”라는 말을 버릇처럼 했다고 전해진다.
Needham씨는 직원들에게 정보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였다. 그는 Raj와 같은 analyst들한테 24시간 눈과 귀를 열고 다니라고 하면서, 비행기를 타면 옆좌석 사람한테 정보를 캐고, 술집에 가면 바텐더한테 정보를 얻으라는 말을 바이블처럼 주입시켰다. 그리고 그는 매우 검소했다. 직원들의 비용청구서를 일일히 직접 다 확인하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직원들한테 비행기에서 항상 1박을 하는 스케줄을 강요했다. 심지어는 쓰레기통에 먹다 버린 음료수가 있으면 비서들을 나무라기까지 할 정도로 Needham씨는 짠돌이 였다.
Raj는 이런 빡빡한 분위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그는 이미 미국의 사양산업으로 간주되어 남들이 잘 분석하지 않는 컴퓨터 칩 산업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뉴욕에서 캘리포니아로 밤 비행기를 타고 날라가서 실리콘 밸리의 하루 90달러짜리 모텔방을 숙소로 삼으면서 칩 산업의 전문가와 임원들과 하루 종일 미팅을 하면서 커넥션을 만들어갔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허영심에 가득찬 월가의 analyst들에 익숙한 실리콘 밸리의 임원들은 약간 어리숙하지만, 순진하고 백만불 짜리 미소를 가지고 있는 Raj한테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Raj Rajaratnam의 성장
Raj는 남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그리고 더 정확한 정보 수집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사람들을 만나고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1987년 초에 전 Applied Materials사의 CFO인 Gerald Taylor씨가 “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화학기상성장법)”이라는 신기술에 대해서 월가의 큰 투자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을 할때 어떤 analyst는 발표 도중 잠이들 정도로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였지만, Raj는 직접 실리콘 밸리로 날라가서 Taylor씨 및 Applied Materials사의 엔지니어들을 만나서 이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이해한 후에 그가 향 후 배포한 산업동향 보고서에 이 신기술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분석 자료를 포함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는 이 회사의 고객들과 전화통화나 미팅을 통해서 회사의 현황 및 산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 그 당시만 해도 이렇게 까지 공을 드리는 analyst는 없었다.
이런 그의 노력은 빛을 발휘하였다. 그는 Applied사를 비롯한 다른 칩 제조업체들이 – Atmel, Oak Technology, Opti, Xilinx – 상장할때 Needham사를 주 투자은행으로 이용하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했으며, 이 회사들의 사장들은 대부분 Needham한테 비즈니스를 주는게 아니라 Rajaratnam씨한테 비즈니스를 준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다. 서서히 그의 발굴의 영업능력은 월가에 소문나기 시작했고, 큰 투자은행들에서 Raj한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냈지만, Raj는 Needham에서 초고속 승진을 통해서 1991년도에 사장이 되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일화 한가지 – 보통 이렇게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직원들을 관리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장감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노가다’ 현업 일들은 이제 새파란 MBA 출신의 analyst들이 하는게 보통 이 바닥의 생리이다. 그런데 Raj가 사장이 되던 해에 신입 analyst인 Gerald Fleming이라는 직원이 아침 미팅에서 Applied사의 주당 수익 (EPS)이 41센트일거라는 발표를 하였다. 조금 후에 Raj는 그 정보는 틀렸고, 자신의 “믿을만한 소스”에 의하면 42센트라고 반박하였고, Applied에서 수익을 발표했을때 실제 EPS는 42센트였다. 그만큼 Raj는 계속 현장감을 유지하고 있었고, 더 중요한거는 수많은 정보통들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Rajaratnam씨는 1992년도에 기술주들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헤지펀드를 설립하였고, 그가 그동안 쌓은 방대한 소스들로부터 나오는 정보를 기반으로 큼직큼직한 투자를 시작하였다. 2년 후 그는 Needham사의 지분을 17%나 소유하게 되었고 – 창업자 George Needham은 26%를 소유하고 있다 – 연봉만 10억 이상을 받고 있었다.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인 Raj였지만, 그는 겸손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입사원들한테 그는 “George의 이름으로 회사는 설립되었지만, 여기서 실제 보스는 바로 나야.”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곤 했다.

실리콘 밸리의 정보왕
Rajaratnam의 리더쉽은 매우 독특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와 같이 카리스마로 가득찬 리더였고, 특히 직원들을 한계점까지 몰고가서 잠재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리더쉽으로 유명했다.
그가 먹지 못할 정도로 매운 소스는 이 세상에 없다고 자랑하는걸 들은 후 직장 동료가 그 다음날 세상에서 가장 맵다는 하바네로 고추로 만든 Armageddon이라는 소스를 한병 가지고 왔다. 거장내 모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Raj는 이 소스로 범벅한 닭날개 2개를 원샷하고 바로 화장실로 가서 눈물을 흘리면서 토를 했다고 한다. 그는 그날 조퇴하였다. 그 정도로 Raj는 승부욕이 강했고, 직원들도 그만큼 강해지길 원했고 그렇게 몰아붙였다.
1990년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소프트웨어와 Intel에서 제조한 값싸고 성능좋은 프로세서는 새로운 개인 컴퓨팅 시대의 장을 열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Raj가 그토록 열심히 쫓아다니던 칩 산업이 활기를 되찾았다.
인텔은 경쟁사 AMD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1994년도에 AMD는 인텔과의 큰 법적 소송에서 승소하였고, 투자자들은 AMD의 486 칩들이 과연 인텔이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시장점유율을 갉아 먹을수 있을지 모두 궁금해하고 있던 때였다.
1994년 3월 21일 – AMD의 1사분기 실적 발표 2주 전 – Raj는 그의 사무실에서 열심히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있었다. 싸인팬으로 그는 작은 공책에 날짜와 이름 2개를 적었다. 하나는 AMD를 포함한 여러 tech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매니저 이름이었고, 다른 하나는 칩 제조업체어서 일한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의 이름이었다. 첫 페이지에 Raj는 “5억 달러 이상 될수도 있슴.”이라고 적었고, 그 옆 페이지에는 “목표는 4.84억 달러” 그리고 “새로운 목표 5.15억 달러”라고 적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486 1백만개” 및 486 칩의 가격을 몇개 적었다.
4월 4일, AMD는 5.13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1사분기 매출을 발표하면서 월가를 깜짝놀래켰다 – 그 매출을 가능케한 486 칩이 예상보다 더 많은 900,000개 이상 팔렸다고 하면서.
노트광인 Raj는 이와같이 업무와 관련된 모든 통화와 대화에서 나온 정보는 무조건 필기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 공책들에는 Raj와 같은 네트워크와 인맥이 없는 대부분의 analyst들이 확보하기 힘든 주옥같은 정보들이 즐비했다.

불화, 갈등 그리고 시샘
하지만 이런 Raj를 월가나 실리콘 밸리에서 모두가 고운 시선으로 바라만 보는건 아니었다. 특히 문제가 된건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공격적인 방법들이었는데 Needham의 고객사인 Cirrus Logic이나 Silicon Valley Group과 같은 칩 제조업체의 임원들은 Raj가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자신들의 직원들을 귀찮게하는걸 수차례 목격하였고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다. 그는 특히 특정회사의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다른 회사의 정보와 교환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는데, 급기야 Cirrus Logic은 Rajaratnam씨나 타 analyst와는 회사가 지정한 세명의 임원들만이 만날 수 있다는 사칙까지 만들어 놓을 정도였다. 또한, 이 사칙을 위반할 경우에는 회사는 직원들을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구까지 고용계약서에 추가하였다.
Silicon Valley Group의 대표 Der Torossian씨는 직원들한테 아예 Rajaratnam씨와 이야기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그가 나중에 기억하는건 직원들 감시를 더 철저히 하면 할수록 Raj는 더 많은 정보를 입수하는거 같았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인텔은 수많은 내부 임원 미팅을 열었는데 그 미팅 내용의 절반이 도대체 Rajaratnam씨가 발표하는 인텔의 보고서 내용이 어떻게 그렇게 정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였다고 한다.
사 태가 이렇게 되자, Needham 내부에서도 많은 마찰이 발생하였다. 특히, 1995년도에 Paine Webber가 Needham사를 인수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에 Raj의 이러한 행동이 향 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때문에 deal이 무산되자 이런 갈등은 고조되었다. 1993 ~ 1996년 동안 Needham의 임원 5명이 George Needham한테 Raj의 행동이 심히 걱정된다는 우려를 표명하였고 격국 1996년 11월, 11년동안 Needham의 비즈니스를 키우는데 엄청난 공헌을 한 Raj Rajaratnam은 회사를 떠난다.

Galleon Group의 설립
실은 Raj는 Needham에 있을때부터 high tech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서 그가 설립한 헤지펀드를 더 키우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투자유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Needham사를 그만두자마자 (혹자는 짤렸다고 한다) Galleon Group을 전직장에서 한블럭 떨어진 Lexington과 57번가에 설립한다 (“galleon”은 16 ~ 18세기 유럽에서 항해되던 큰 항해선을 의미한다). 그는 과거에 Needham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을 많이 데려오는데 그 중에는 수석 트레이더인 Gary Rosenbach도 포함된다.
1997년도에 2억 5천만 달러로 시작한 Galleon은 12개월만에 운용자산을 8억 달러로 늘렸고, 기술주에 투자해서 한몫 챙기려고 하는 투자자들의 돈은 넘쳐흐르고 있었다. Needham사 보다는 조금 loose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를 만드려고 Raj는 노력하였지만 그 바닥에 깔린 기본 정신은 다르지 않았다: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정보를 닥치는 대로 확보하기였다.
Raj가 Needham을 퇴사한 후에도 인텔은 내부 재무 정보를 누군가가 Raj한테 빼돌리고 있다는 의심을 떨구지 못하고 본사에 있는 팩스기계 옆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놓았다. 1998년 3월, Roomy Khan이라는 인텔의 여직원이 “Intel Confidential” 표시가 되어 있는 노트와 서류를 Rajaratnam씨에게 팩스로 보내는게 카메라에 잡혔다. 여기에는 전세계 컴퓨터 제조업체들의 인텔 칩 주문 현황 및 가격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었고, 능력있는 분석가라면 이 정보를 기반으로 인텔의 매출을 역산할 수도 있었다.
인텔은 그녀를 FBI에 신고하였고, Khan씨는 이 사건 이후로 인텔을 퇴사하였지만, 곧 새 직장을 구하였다. 바로 Galleon이 그녀를 채용한 것이었다. 1년 뒤 Khan씨는 Galleon 마저 퇴사하였고, 유죄를 인정하고 FBI의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하였다.
그녀는 6개월 동안 자택 감금되어지만, FBI는 결국 그녀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였다. 왜냐하면, 그녀가 보낸 정보를 바탕으로 Raj가 실제 거래를 했는지, 그리고 했다면 과연 부당 이익을 챙겼는지를 증명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Galleon의 순풍
Galleon 의 하루는 전직원이 참석하는 8시35분 오전 회의로 시작했다. 시간 개념이 철저한 Raj는 늦게 오는 직원들한테는 25 달러의 벌금을 과하기도 하였다. 직원들로 둘러쌓인 Raj는 각 담당자들에게 그날 또는 그주에 있는 특별한 행사, 신제품 발표, 시장의 움직임 또는 실적 발표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고 날카로운 질문들을 많이 던졌다. Analyst들이 주가가 내려갈지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하면 그는 고함을 버럭 지르거나 “야, 이 멍청아!”라고 소리치곤 했다.
Raj는 항상 “variant view (월가의 주류 의견과 다른 자신만의 다른 견해)”를 가지라고 그의 analyst들한테 주입교육 시켰고, 특정 주식이 variant view의 반경에 들어오면 반드시 사거나 팔라고 강조하였다.
Raj 는 그의 도가 지나치는 대담한 장난으로 또한 유명했다. 전기 충격 총을 만드는 Taser International사가 투자유치를 위해서 Galleon사를 방문했을때 Raj는 전기 충격 총을 직접 맞는 사람한테 5,000 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Keryn Limmer라는 여자 트레이더가 지원했고 전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는 회의실 책상 위에서 테이저 건을 맞자마자 바로 쓰러졌다 (Limmer양은 향 후 이 사건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같은 해 4월 1일, Galleon 직원들은 회의실에 있는 처음 보는 난장이와 인사를 나눴다. Raj는 이 난장이가 “small cap (중소형주: 시가총액이 작은 회사들)”을 새로 담당할 애널리스트라고 소개하였는데 도가 조금 지나친 만우절 농담이었다.Raj가 직접 돈을 내고 난장이 배우를 재미로 용역한것이다.
월가 밖에서도 Raj는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동남아 쓰나미 피해자들을 위해서 75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였으며, 비영리 교육 단체인 Harlem Children’s Zone의 이사로 등록되는 등 자선활동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다.
2006년도 말 Galleon과 Raj는 부러울게 없을 정도로 잘나가고 있었다. 운영 자산의 규모가 70억 달러를 육박하였으며, 늘어난 직원을 수용하기 위해서 Madison과 57번 가에 있는 더 큰 사무실로 이주하였으며, 아시아로 확장하고 캘리포니아에 새로운 펀드까지 만들었다. Galleon의 직원들은 회사가 곧 상장해서 모두가 다 떼부자가 될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Raj Rajaratnam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 이름이 (Raj) 힌두어로 “왕”을 의미하는데 본인의 이름과 성에는 “Raj”란 단어가 두번이나 중복되니까 자신은 “왕 중 왕”이라고 자랑하곤 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그는 그의 이름값을 하는거 같았다.

FBI의 등장
SEC의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미증권거래위원회) 변호사 Andrew Michaelson은 2007년도 초 Raj Rajaratnam씨가 동생 Rengan Rajaratnam이 운영하던 헤지펀드 Sedna의 고소와 관련하여 자발적으로 제출한 서류 수백만장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결국 Sedna와 관련된 고소는 취하되었지만, SEC는 여기에는 분명히 뭔가 밝혀지지 않은 구린 냄새가 난다는 확신을 가지고 서류더미를 계속 검토하고 또 분석하는 작업을 했다.
결국 Michaelson 변호사는 광활한 사막에서 그가 찾고있던 썩은 모래알을 찾았고 – 짧은 한개의 SMS 문자 – 모든 의혹은 바로 Rengan이 아닌 Raj를 가르키고 있었다. 그 문자는 비디오 컨퍼런싱 장비 Polycom 주식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아직 사지말고 기다려; 지시가 떨어지면 그때 사.”
이 문자는 바로 Part 2에서 언급된 적이 있던 전 Intel 직원이자 잠시 Galleon에서 일하였던 Roomy Khan이 Raj한테 보냈다. 수백만가지 자료 중 바로 이 짧은 핸드폰 문자가 바로 근래 20년 월가 역사상 가장 큰 불법 내부자거래 조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한 것이다.
법의 심판을 두려워하던 Khan씨는 2007년 11월부터 미연방 수사국에 순수히 협조하기 시작하였으며, Raj와의 전화통화를 녹음하고 도청하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부터 수사에는 박차가 가해졌다. 연방 수사원들은 마치 거대한 도미노가 차례대로 무너지듯이, 잃어버린 고리들이 하나씩 형성/연결되면서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크고 거대한 내부자거래의 추악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고 증언한다. 한개의 내부자거래 정보가 다른 내부자거래 정보로 이어졌고, 각각의 거래는 자체적인 네트워크의 일부이거나 또는 다른 더 큰 네트워크의 일부인 관계들을 하나씩 형성하였다. Galleon Group과 연관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불법 내부자거래가 밝혀지기도 하였다. “본인들은 그냥 밤에 술집이나 바에서 별 생각없이 친구와 파트너들과 캐주얼하게 나누는 업계 이야기와 정보 교환이라고 생각했겠지만, 헤지 펀드 뿐만이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서는 이런 정보 교환이 얼마나 큰 파문을 일으킬수 있는지 한번 정도는 모두 짚고 넘어가야할 것입니다.”라고 이번 사건을 담당하였던 검사 중 한명인 (맨하탄 검사) Preet Bharara가 말한다.
그로부터 약 2년 반 동안 이 분야에서 유명한 연방 수사원과 검사로 이루어진 특별 수사팀은 수백만장의 자료를 분석하고, 수천만건의 전화 통화를 도청하고, 수십명의 증인들을 꼬득여서 친구와 동료들의 비리를 폭로하라고 설득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리고 확실한 증거가 만들어지자마자 2010년 10월달에 그들은 Raj Rajaratnam을 체포하였다. 몇일 후, 검찰은 다른 20명의 인물들을 불법 내부자거래로 고소하였다.

이렇게 철저하고 깊숙하게 뿌리 박혀있던 내부자 거래 케이스를 검찰과 FBI는 어떻게 발견해서 범인들을 잡을 수 있었을까? (물론, 아직 모든 범인이 잡힌건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어떤 거대한 힘이 그 뒤에 존재할 수도 있으니까…)
여기 세기의 두번째 사기극을 – 첫번째는 아직도 나도 이해하기 힘든 Bernard Madoff의 Ponzi 사기극이다 – 밝혀내기 위한 검찰과 FBI의 스토리를 공개해본다. 그전에 이 사건에 연류된 등장 인물들을 한번 살펴보자:

Team 피고인들

  • Raj Rajaratnam, 52세 – Galleon Group의 창업자이자 이번 내부자거래 사건의 핵심 인물. 그는 정보 수집의 천재로 알려져 있다.
  • Danielle Chiesi, 44세 – 미모의 헤지 펀드 컨설턴트. Rajaratnam씨와 정보를 거래하였던 인물 중 한명이자, 섹스를 이용해서 정보를 캐냈던 꽃뱀과도 같은 인물.
  • Roomy Khan, 51세 – 1990년대부터 Rajaratnam씨와 정보를 교류하기 시작했던 헤지 펀드 컨설턴트. 그녀는 검찰한테 협조하면서 이번 내부자거래 사건의 실마리를 잡는데 큰 공헌을 했다.
  • Steven Fortuna, 47세 – ‘Tuna’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헤지 펀드 매니저. Chiesi씨와 많은 정보를 교환했고 현재 연방 수사원들과 협조하고 있다. 그는 유죄판결이 났을때 3번이나 법정에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알려져있다.
  • Richard C.B. Lee, 53세 – 실리콘 밸리의 방대한 인맥으로 유명한 헤지 펀드 매니저. 그가 Chiesi양과 정보를 교환하는 통화를 FBI가 도청한 이후부터 수사에 협조하기 시작했다.

Team 기소인들

  • Preet Bharara, 41세 – 화이트 칼라 범죄 수사 전문 맨하튼 거주 미국 연방 검사. 그는 이번 케이스는 ‘끝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 Andrew Michaelson, 34세 –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미연방 법원으로 배정된 증권거래위원회 변호사. Khan양이 정부와 협조하여 Rajaratnam씨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
  • Joshua Klein, 41세 – 미 연방 부검사. 그는 세명의 헤지 펀드 매니저들을 이번 조사에 협조할 수 있도록 설득하였다.
  • Jonathan Streeter, 41세 – Rajaratnam씨와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고 케이스를 만드는데 협조한 미 연방 부검사. 또한, 가끔씩 비협조적으로 삐딱하게 나오는 Khan양을 달래고 설득하는데 크게 일조하였다.
  • B.J. Kang – 자랑스러운 한국인 FBI 요원. 그는 월가에서 금융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FBI 요원이라고 소문나있다. Bernard Madoff가 법정에 들어설때 오른쪽에 그가 있었고, Raj Rajaratnam 또한 처음 체포되었을때 Kang씨가 그 옆에 있었다.
  • Diane Wehner, 31세 – Chiesi양을 구속하기 위한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서 다른 증인들과 같이 협력하였던 FBI 요원.

자 그러면 이 사건의 발단을 FBI와 검찰의 수사 각도에서 한번 살펴보자:

힐튼 호텔과 구글
2007년 7월달 연달아 발생한 의심스러운 주식거래 2건이 증권위원회의 레이다망에 잡혔다. Hilton Hotel Corp.과 Google의 주식과 관련된 거래였는데 미연방법원의 검사들은 이 두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51세의 헤지 펀드 컨설턴트인 Roomy Khan이라는 여자의 이름을 발견했다. Khan씨는 가족과 친구들의 소개를 받아 high tech 회사들의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젊은 금용인들과의 네트워크를 방대하게 형성해놓았다.
그 중 한명이 27살의 Deep Shah라는 Moody’s Investor Service사의 애널리스트이다. Khan씨의 조카와 같은 학교를 다닌 Shah씨는 사회 초년 당시 Khan씨로부터 부동산, 기술주, 인도 증시 등에 대해서 많은 정보와 조언을 받았으며, 이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이 회사에서 알게된 내부 정보를 빼돌렸다는 협의를 받고 있다. 그는 대형 사모펀드인 Blackstone Group이 힐튼 호텔을 인수한다는 사실이 발표되기 하루 전날인 7월 4일 Khan씨에게 이 정보를 귀뜸해줬다. 또한, Blackstone의 힐튼 호텔 주식 인수가가 $47.50이라는 정보도 흘려줬다. Khan씨는 바로 Hilton 주식을 대량 구매하였고, Shah씨에게 정보에 대한 댓가로 1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수상한 힐튼 주식 구매가 일어난 2주 후에, Khan씨는 또다른 젊은 친구인 Shammara Hussain양에게 – 그들은 2007년 한 기술 컨퍼런스에서 만났으며, 당시 헤지 펀드사에서 일하고 있던 Hussain양은 Khan씨의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에 큰 감명을 받았고, 그 이후로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 몇가지 고급 내부자정보를 들었다.
2007년 5월에 Hussain양은 구글의 투자자정보 외주업체로 이직하였다. 2개월 후 그녀는 Khan씨에게 구글이 7월 19일 발표할 2사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측에 못 미칠것이라는 정보를 알려줬다. Khan씨는 Shah씨로부터 전달받은 힐튼 호텔 정보와 Hussain양으로부터 전달받은 구글 정보를 Rajaratnam씨에게 전달했고, Rajaratnam씨는 이 두개의 정보를 이용해 단기간 동안 1,300만 달러의 부당 이익을 챙길 수가 있었다.

Roomy Khan
1998년도 인텔에서 일하고 있던 Khan씨는 Rajaratnam씨에게 비밀정보를 팩스로 보내는걸 몰래카메라에 찍혔다. 그 이후 인텔에서 해고된 후 Khan씨는 Galleon Group에서 1년 정도 일을 하였다. 2001년 4월 그녀는 불법 정보 유출을 인정하였지만, Raj씨가 이 정보를 기반으로 주식거래를 해서 돈을 벌었는지는 증명되지 않은 관계로 곧 무죄로 풀려났다.
2007년 11월, 연방요원들은 Khan씨를 설득하는데 성공했고 그녀는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그녀는 내부자거래, 음모, 공무수행집행 방해 등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였고 그녀가 Rajaratnam씨와 통화하는 내용을 녹화하는데 응했다.
2008년 1월 14일 그녀는 Raj에게 전화를 걸었고 FBI 요원 BJ Kang이 지시해준대로 “요새 실적 발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지? 인텔에 대한 정보 좀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Raj는 인텔의 매출이 약 9%~10% 정도 성장할 것이고 수익마진 또한 “괜찮을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실제 인텔의 실적 발표는 이와 거의 흡사했다. 그 다음날 인텔은 실적 발표를 하였으며, 매출은 10.5% 증가했고 수익마진 또한 기존에 인텔이 예측했던 수치보다 높았다.
이 내용은 FBI로 하여금 증거확보를 하는데 충분했다. 인텔과 관련된 전화통화와 Khan씨가 녹화했던 추가 내용들을 기반으로 FBI는 맨하탄 연방검사로 부터 Rajaratnam씨의 전화를 도청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고 그 이후로는 일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동안 심증만 있었던 의심들이 구체적인 물증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후 얼마지나지 않아 FBI는 인텔의 재무담당임원인 Rajiv Goel이 Raj한테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Clearwire사와 Sprtin Nextel사간의 조인트 벤처가 곧 발표될 것이라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엳들을 수 있었다.

대물 – Danielle Chiesi
2008년 7월, FBI 요원들은 지금까지 취급하던 피고인들 중 가장 큰 대물을 낚을 수 있었다; New Castle Partners라는 헤지펀드의 컨설턴트인 미모의 여인 Danielle Chiesi라는 여성이다.
어릴적 미인대회 수상자 출신의 Chiesi씨는 실리콘 밸리의 high tech 산업에서 Khan씨와 마찬가지로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로 꽤 이름을 날리던 인물이다. 알만한 기술 관련 컨퍼런스에서는 이 바닥에서 보기드문 미모와 짧은 치마 그리고 과감한 복장을 입은 그녀가 여기저기 회사 중역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그녀의 말과 의견은 투자자들의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걸 아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그녀와 어떻게든 친분을 쌓아보려고 갖은 노력을 했다.
8월 19일 FBI가 도청한 통화 내역 중, Chiesi씨는 Rajaratnam씨와 반도체 제조업체인 AMD사가 제조업 부문을 스핀오프 할지 안할지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Chiesi씨는 이 정보를 캐내기 위해서 IBM과 AMD사의 내부 깊숙히 침입했고, 그녀의 이런 행동이 불법이라는걸 누구보다 그녀는 더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Raj에게 이러다가 잡히는게 아닌가 걱정까지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나는 완전히 끝장이다. IBM을 나만큼 잘아는 사람이 있을까? AMD 중역들이랑 잠자리를 같이 하는 사람이 나라는걸 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그녀가 말했다고 정부 자료에 적혀있다.
Chiesi씨는 현재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녀의 변호사인 Alan Kaufman씨는 반드시 싸워서 이길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The ‘Tuna’
Chiesi 씨가 눈치채지 못했던 사실은 FBI가 Rajaratnam씨의 통화내역만 도청하고 있었던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FBI 요원 BJ Kang과 Diane Wehner는 Chiesi씨의 통화 내역 또한 도청하고 있었다. 그녀와 가장 많은 통화를 했던 사람 중 한명은 일명 ‘Tuna’라고 알려진 보스턴 출신의 헤지펀드 트레이더 Steven Fortuna였다. 7월 25일 Chiesi씨는 Fortuna씨한테 전화를 해서 ISP 업체인 Akamai Technologies사의 실적이 월가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일것이라는 정보를 알려줬다. 그녀의 정보를 기반으로 Fortuna씨는 Akamia사의 주식이 떨어질거라는 쪽으로 거래를 해서 240만 달러의 부당 이익을 단기간에 챙길 수 있었다.
FBI 요원들은 Fortuna씨를 협박해서 Chiesi씨한테 불리한 증거를 댈 수 있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했고, 그는 Chiesi씨와의 전화 통화를 녹음하는데 동의하였다. Wehner 요원의 지시를 따라서 Fortuna씨는 Chiesi씨한테 전화를 걸었다. Chiesi씨는 IBM 고위인사로부터 IBM의 실적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고 했고 이에 대해서 Fortuna씨는 “어떻게 그 정보를 입수했지? 직접 그에게 물어봤어?” 라고 물어봤다.
Chiesi 씨는 “응”이라고 답했다. FBI가 원하던 바로 그 답변이자, 그녀가 IBM의 비공개 정보를 불법적으로 획득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Chiesi씨의 회사 New Castle Partners는 이 정보로 50만 달러의 이익을 챙겼다.

Richard C.B. Lee
Chiesi 씨는 Fortuna씨외에 Richard C.B. Lee씨와 IBM 관련 정보를 2009년 1월달에 공유했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헤지 펀드 매니저인 Lee씨는 Chiesi보다 더 광범위한 인맥으로 이 분야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는 Rajaratnam씨와 90년대 중반 Needham사에서 같이 일을 했었고, 그때부터 Raj와의 친분을 계속 쌓어 갔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컴퓨터 칩 디자인으로 석사학위까지 취득한 이 분야 전문가인 Lee씨는 그 이후 Spherix Capital이라는 별도의 헤지 펀드를 창립한다.
2009년 4월 FBI 요원들이 취조를 하기 위해서 Lee씨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때 그는 묵비권 행사와 협조를 거부했지만, FBI가 결정적인 단서들을 제시하면서 그의 목을 점점 더 조르자 그와 그의 파트너 Ali Far는 – 전 Galleon Group 직원 – 결국 협조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는 좀 멍청한 실수를 범했다.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서 그때까지 10%의 수익율을 육박하던 그가 운영하던 헤지 펀드를 갑자기 닫아버린것이다. Spherix Capital이 돈을 잘 벌고 있는데 판을 떠난다는 소문이 월가에 퍼졌고, 많은 투자자들과 관계자들은 이런 Lee씨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물론 이 사실은 Galleon Group 직원들한테도 알려졌다. Lee와 Far씨가 정부와 협조해서 불법 내부자거래 사건을 조사 중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졌고, Lee씨는 FBI의 지시하에 그가 전에 일하던 SAC에 –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Steven A. Cohen의 헤지 펀드사 – 재입사를 하려고 시도했다. 잘나가던 자기 펀드를 닫아버리고 옛 직장으로 다시 복귀하려는 Lee씨의 행동은 당연히 여러 사람들의 의심을 살 수 밖에 없었다.

Robert Moffat Jr.
2009년 10월 16일, 지난 31년 동안 했던대로 IBM의 Systems and Technology Group의 부사장 Robert Moffat씨는 새벽 6시에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오전 7시반에 그의 아내 Amor한테서 지금 집에 FBI 요원들이 쳐들어왔으니 당장 귀가하라는 다급한 내용의 전화가 왔다.
Moffat씨는 일단 IBM 변호사와 짧게 통화한 후에 급하게 달려가서 Lexus를 타고 IBM 건물을 떠났다. 그게 IBM 동료들이 마지막으로 본 Moffat씨의 모습이었다.
기술 회사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이나 Roomy씨와 같은 중간 간부들은 이번 사건에서 자주 거론되지만, Moffat씨는 Galleon Group의 내부자 거래 스캔들과 연류된 tech 회사 임원 중 가장 거물급 인물이다.
대학 육상 선수 출신의 Moffat씨는 1978년 졸업 후 첫 직장으로 IBM에 입사했다. 그는 IBM에서 숫자를 가장 잘 분석하는 떠오르는 스타 중 한명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은 그의 친구였고, 그는 숫자로 가득찬 바인더 3개를 옆구리에 항상 차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숫자들을 외웠다. 전략이나 마케팅 업무를 하는 그의 동료들은 이런 Moffat을 꼴통 취급했고, 그가 하는 숫자관련된 일들을 매우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2002년도에 그는 그가 하는 이런 number crunching 업무를 너무나 재미있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한 여성을 만났다. 바로 Danielle Chiesi였다. 업무로 시작된 둘의 관계는 매우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졌고, Chiesi씨가 잡히면서 Moffat씨 또한 FBI한테 꼬리가 잡혔다.
Moffat씨는 현재 IBM 대표이사인 Sam Palmisano의 후계자라고까지 지명될 정도로 일을 잘하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로 소문난 인물이다. 그는 IBM의 고객 및 벤더와 정기적으로 이야기하고 접촉했으며, 현재 시장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정보와 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대표이사는 아니었지만 대표이사의 눈이 볼 수 있는 정보와 대표이사의 귀가 들을 수 정보를 접하는 위치였고 Chiesi씨한테는 최고급 정보원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첫사랑과 결혼한 이 목석같은 남자를 Chiesi씨는 미모로 꼬시는데 성공했고, 2003년도부터 Chiesi와 Moffat은 잠자리를 정기적으로 같이 하기 시작했다.
2008년도 여름, AMD는 사업 부문 중 제조업인 Fabco를 스핀오프해서 중동의 자본과 함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AMD가 새로운 조인트 벤처에서 사용할 기술의 소유권을 IBM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IBM 또한 이 그림의 일부였고 담당자는 바로 Moffat씨였다.
8월 22일, Moffat씨는 Chiesi씨에게 “아랍애들이 21억 달러를 투자할거야….Fabco 지분 50%를 가질것이고.”라는 귀뜸을 해줬고 Chiesi씨는 이 통화를 그녀가 일하고 있던 New Castle사의 사장 Mark Kurland가 엿들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물론, Chiesi씨는 이 고급 정보를 Rajaratnam씨에게도 바로 흘려줬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New Castle과 Galleon은 AMD의 주식을 계속 구매하였고, 2008년 9월 말에 두 헤지펀드사는 AMD의 주식을 약 1,030만 주나 소유하고 있었다. Moffat의 불법 내부 정보로 인해서 Galleon과 New Castle은 2,080만 달러의부당 이익을 챙길수 있었다.
물론 이 시점에서는 그 누구도 자신들의 통화 내용이 FBI와 검찰한테 도청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2010년 3월 그는 AMD와 Lenovo Group에 대한 미공개 내부정보를 Danielle Chiesi씨와 공유한 사실을 자백했고, 공모 및 불법 증권 거래 관련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즉시 IBM으로부터 사퇴했고 최소 6개월형을 받을 예정이다.

맥킨지 형제들 – Anil Kumar와 Rajat Gupta
이외에 McKinsey에서 Senior Partner까지 했던 51세의 Anil Kumar씨는 수많은 맥킨지 고객사들의 내부 정보를 Rajaratnam씨에게 돈을 받고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소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검찰은 발표했다.
또한, 1994년부터 2003년까지 McKinsey의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현재 Goldman Sachs의 Director인 Rajat Gupta씨도 맥킨지 고객사들의 내부 정보 및 골드만삭스의 주가 조작과 관련하여 현재 검찰의 조상를 받고 있다.

결말 – Checkmate (외통수)
2009 년 9월이 되면서 검찰과 FBI는 내부자거래 수사 관련 정보가 Rajaratnam씨한테 세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루는 한 FBI 요원이 Chiesi씨가 Fortuna씨와 다음과 같은 통화를 하는걸 엿들었다. “Raj가 지금 옛직원 중 한명이 도청장치를 착용하고 다니는거 같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2009 년 10월 15일, 공항 관계자가 Rajaratnam씨가 다음날 출국 예정인 영국 런던행 비행기표를 구매했다는 사실을 FBI에 알려주자, FBI는 더 이상 끌다가는 수년을 쫓던 케이스를 놓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지하고 이 사건에 종지부를 찍기로 결심했다.
그 다음날 새벽 동이 트기전, FBI는 Raj씨가 살고 있던 맨하탄의 Tony Sutton Place 구역을 봉쇄하기 시작하고 새벽 6시에 파란색 바람막이를 입은 요원들은 체포영장을 가지고 Raj씨 집의 문을 두드렸다. Raj씨는 반항하지 않고 순수히 요원들을 따라서 차를 타고 끌려갔다.

매디슨가 Galleon Group에서의 10월 16일 오전은 그 여느때와 같이 시작했지만, Raj씨와 같은 건물에 살던 한 투자자가 FBI가 Raj씨를 체포해가는걸 봤다고 직원들에게 말하면서 회사의 분위기는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Galleon 직원들은 서로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고, 어떤 직원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정오가 되자 Galleon 직원들은 사내 50인치 TV 앞에 모여서 화면에 눈을 고정시켰다. 그들이 지금까지 모시던 Raj Rajaratnam 회장님이 추리한 차림에 FBI 요원 Kang씨에 의해서 법정으로 인도되고 있는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수갑이 채워진 Chiesi씨 또한 법정에 등장했다.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고 맨얼굴에 헐렁한 스웨터를 입은 그녀는 Galleon 직원들이 수많은 사내 행사와 파티에서 보던 멋지고 스타일리쉬하던 여자와는 판이하게 다르게 보였다.

몇 주 후, 총 운용 자산 70억 달러를 자랑하던 Galleon Group은 모든 자산을 매각했고 Madoff 사건과는 달리, 그리고 너무나 다행히도 Galleon의 투자자들은 그 누구도 투자금 손해를 보지 않았다.

내가 1년 동안 follow하던 Galleon Group의 내부자거래 스캔들은 이렇게 일단락 마무리가 되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법정 공방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Rajaratnam씨의 변호사 John Dowd씨는 “Rajaratnam씨는 증권거래위원회의 법을 준수하면서 평생 열심히 일해온 모범 시민입니다. 그가 수십년의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취합한 정보는 절대로 불법적으로 취득한 비공개 정보들이 아닙니다. 그는 유죄가 아니며 배심원들이 이 사건의 정확한 진실을 파악해서 그의 무죄가 법정에서 인정받는 그 날을 위해서 끝까지 싸울것입니다.”라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내부자거래’는 참으로 증명하기가 어렵다. 월가만큼 사실/거짓/정보/소문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은 전세계에서 찾기 힘들뿐더라, 투자자라면 누구나 남들보다 먼저 그 정보를 입수해서 현명한 투자 선택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불법 내부자거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특정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걸 입증해야하며, 그러한 과정에서 이 정보가 특정 기업의 주식 가격을 크게 움직일수 있을만큼 중요한 객관적인 정보였음을 입증해야하기 때문이다.

머리 좋고 공부도 할만큼 한 Rajaratnam씨 같은 금융인들의 도덕성이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좀 슬프다. 특히, 나도 한때 수업을 들었던 같은 워튼 MBA 강의실에 배운 지식을 가지고 Rajaratnam씨가 이런 범죄를 공모하고 저질렀다는 사실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연류되었던 BBK 사건의 장본인 김경준씨 또한 워튼 MBA 선배이다).
돈이 힘이고, 돈이 지식이고, 돈이 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우리의 유일한 친구이다.” -> 이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나 또한 돈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렇지만, 돈과 부는 법의 경계선 안에서 벌어야하는 것이다. 인간들의 탐욕 또한 법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출처 및 참고:
-Fortune “Dangerous liaisons at IBM: Inside the biggest hedge fund insider-trading ring” by James Bandler
-Wall Street Journal “Raj Rajaratnam: The Inside Story” by Nathan Koppel
-Wall Street Journal “The Man Who Wired Silicon Valley” by Robert A. Guth and Justin Scheck
-Wall Street Journal “Fund Chief Snared by Taps, Turncoats” by Susan Pulli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