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한국의 어린이들 10명에게 나중에 커서 뭐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절반 이상이 연예인, 가수 또는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대답한다는 이야기를 전에 어디서 들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공식적인 시장 조사 자료는 없지만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보면 대충 맞을 것 같고 아마도 몇 년 후에는 이렇게 대답하는 어린이들이 10명 중 10명이 될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나이가 좀 있는 분들과의 식사 자리였는데, 당시 모임에서 대부분 한국의 장래가 어둡고, 요새 젊은 애들 정말 문제가 많다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긴 했는데 솔직히 나는 이게 그렇게 한국의 미래에 나쁜 영향을 미칠 건 아니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너희 장래 희망이 뭐니? (너희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대통령, 과학자, 교수님, 의사, 변호사, 경찰관, 소방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과 같은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존경받고, 좋고 안정적으로 인식되는 직업을 택했다. 나도 아마도 과학자라고 항상 대답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 보면 솔직히 내가 원하는 것보단 주위 사람들이 바라던 답을 했던 것 같다.

연예인과 유튜버가 과연 과학자나 대통령보다 못 한 직업일까? 일단 위에서 이야기한 모임에 있던 분들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실은 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과 유튜버는 제대로 된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동안 보고 검토했던 사업들과 빠르게 변하고 있는 세상 때문에 바뀌기도 했지만, 내가 스스로 내 생각과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기도 했다. 어쨌든, 나는 위의 모임에서 왜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을 지칭하는 크리에이터라는 업종이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직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실은 왜 훨씬 더 좋은 직업인지 열심히 내 생각을 말했고, 그분들에게 계속 이런 고리타분한 생각을 하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점점 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도 여러 번 날렸다.

우리 아버지 세대, 그리고 우리 세대 초반까지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었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게 남과 내가 생각하는,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정상적인 직장 생활이었다. 그런데 요새 우리는 회사로 출근은커녕, 침대에서 잠옷 입고 전 세계 1억 명을 대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와 행동을 하면서 연 매출 10억 원을 만들 수 있는, 나같이 올드한 세대가 봤을 땐 참으로 신기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변화와 신기함은 계속 가속화될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창업가들을 보면서 나는 이 변화를 직접 매일매일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점점 더 많은 창업가와 이들이 하는 사업에 대해서 듣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이게 뭐야 ?”이고, 어떤 사업은 내가 전혀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은, 이런 창업가와 사업을 접할 때마다 “이런 건 사업이 아냐. 제대로 된 직장 경험도 없는 어린애가 폰 앞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 하는 걸 누가 봐.”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무시하고 패스하는 게 속 편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각과 생각으로 모든 걸 바라봐야 한다는 걸 나는 잘 알기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