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Conversion funnel – part 2

Conversion funnel – part 1에서는 musicshake.com 사이트로 유입되는 UV와 유저들이 MP3를 구매하는 간단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전환에(conversion) 대해서 잠깐 설명했다. 그런데 이 conversion funnel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유저들이 사이트를 방문해서 최종적으로 MP3를 구매하는 과정 사이에는 몇가지 중요한 point 들이 있다. 뮤직쉐이크의 경우 – 유저마다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거치게 되는 경로는 다르지만 –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로를 거치게 된다.

사이트 방문 > 회원가입 > 프로그램 다운로드(Windows client) > 곡 생성 > 곡 업로드 > MP3 구매

이걸 다시 한번 conversion funnel 그림에 반영해 보면 다음과 같다:
conversion funnel 2
위에서 언급한 유저들이 거쳐야 하는 경로(단계)를 나는 주로 마찰점(friction point) 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 마찰점들을 통과할 때마다 그 이후에 사이트에 남아있는 유저들의 수가 급격하게 줄기 때문이다. 즉, 마찰점들은 유저로 하여금 특정 행동을 하도록 강요하는 지점들인데 여기서 물리적/심리적인 마찰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마찰점의 절대적인 수를 최소화 하고(쉽지 않다. 왜냐하면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드려면 여러가지 기능과 단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럴때마다 마찰점의 수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마찰력을 최소화 해야 한다(이것도 어렵지만 오히려 이 부분에 집중을 하는게 더 맞다고 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여러개의 마찰점 중 어디서 가장 큰 마찰이 발생하는지(=유저들이 사이트를 가장 많이 떠나는 지점) 정확하게 파악을 해서 이 부분에 많은 관심과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뮤직쉐이크의 예로 다시 돌아가보자.

1. 사이트 방문 – 이미 part 1에서 설명했듯이 사이트의 UV를 늘리려면 돈을 조금 써서 광고를 하는 방법, 특정 소셜 사이트에서 지속적으로 멘션이 될 수 있도록 그 사이트 오너와의 관계 형성 또는 트래픽이 굉장히 많은 사이트와의 파트너쉽 형성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우리는 UV를 늘리기 위해 이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봤고 이 중 우리한테 맞는 방법들을 선택하고 이 방법들을 고도화 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2. 회원 가입 – 여기서부터 사용자 행동패턴이 재미있어 진다. 뮤직쉐이크에서 남들이 만든 음악을 듣는 건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도 가능하지만, 유저가 직접 음악을 만드려면(또는 MP3 구매를 하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한다. 내가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당시 우리 사이트로 온 유저 중 회원 가입율은 40%가 조금 넘었던걸로 기억한다. 즉, 100명이 사이트를 방문하면 이 중 40명이 회원 가입을 하고 나머지 60명은 남이 만든 음악만 듣거나 그냥 사이트를 떠난다(업계에서는 첫 페이지에서 사이트를 떠나는 수치를 bounce rate이라고 한다). ‘회원 가입’이라는 마찰점에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회원 가입을 하게 만들 수 있을까?” 였다.

여러가지 실험을 했고, 여기서 그 모든걸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 중 가장 자연스럽게 먼저 했던 건 회원 가입 절차를 단순화 했던 거다. 요새는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한국 서비스들은 회원 가입 시 기입해야하는 정보가 너무 많았다. 너무 많은 조항들에 동의를 해야했고, 생년월일과 주소 등의 정보 – 있으면 서비스 제공자한테는 엄청나게 큰 자산이 되지만, 사용자들 한테는 큰 귀찮음과 짜증을 가져오는 – 기입을 옵션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지정했다. 뮤직쉐이크도 한국 서비스로 시작해서 현지화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회원가입 절차를 그대로 미국에서도 적용했는데 이게 큰 마찰을 일으켰다. 그래서 이메일, 아이디 그리고 비밀번호 3가지로만 회원가입 절차를 단순화 시켰고 법적으로 요구되는 동의 조항들은 디폴트로 “동의합니다”로 체크를 해놓았다(조항을 다 읽고 싶으면 읽을 수 있었다).

무조건 회원가입을 의무화 시키는 실험도 해봤다. 이렇게 해보니까 회원가입률이 오히려 떨어졌다.

뭐, 이런 여러가지 실험들을 통해서 한때는 회원가입율을 거의 60% 까지 올렸던 기억이 난다.

3. 프로그램 다운로드 – 쉽지 않은 마찰점이었다. 뮤직쉐이크 어플리케이션은 다운받아서 설치해야하는 윈도우스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이었는데 당시 미국의 웹은 이미 다운로드를 버리고 Flash로 가고 있었다. 프로그램 다운로드 창이 뜨자마자 대부분의 미국 유저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다운로드를!” 하면서 바로 사이트를 떠나는 유저들이 있는가 하면,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한다는 개념 자체에 익숙치 않은 어린 학생들은 다운로드 창이 뜨자 무슨 바이러스인 줄 알고 창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특히 PC 용 프로그램이다 보니 음악, 미술, 예술분야 종사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맥에서는 사용할 수 조차 없었다(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맥의 사용도가 상당히 낮았었다). 또한 방화벽이나 백신 소프트웨어에 막혀서 프로그램 설치를 못하는 PC 유저들도 꽤 많았다.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회원 가입한 유저 중 실제로 뮤직쉐이크 프로그램을 다운받는 사람들은 평균 50% 미만이었다. 회원 가입까지 했는데, 2명 중 1명은 프로그램을 다운받지 않았다.

나한테는 참으로 풀기 힘든 마찰점 이었다. 왜냐하면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상당히 심각했는데 이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뮤직쉐이크 프로그램을 플래시 기반의 제품으로 개발하는 거였는데, 이는 플래시의 한계점들 때문에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갖 방법들을 시도하면서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 동시에 기술을 최대한 hacking 해서 (앙드레 미셀이라는 플래시의 대가에 대해서도 이때 알게 되었다) 뮤직쉐이크를 플래시로 개발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한 2년 뒤 플래시로 개발에 성공을 하긴 했는데 여기서도 큰 배움을 얻었던게, 플래시 제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하드코어 유저들은 여전히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선호했던 것이다.

어쨌든 이러면서 ‘다운로드’라는 마찰력을 줄이는 노력을 많이 했다.

4. 곡 생성 – 뮤직쉐이크의 강점은 음악을 몰라도 누구나 손쉽게 프로 수준의 음악을 5분만에 만들 수 있다는 점이고, 뮤직쉐이크의 꽃은 바로 ‘음악 만들기’ 이다. 하지만, 뮤직쉐이크 프로그램을 설치한 사람 중 실제로 곡을 만드는 유저들의 수는 50% 미만 이었다. 우리는 프로그램이 매우 쉽다고 주장했지만 일반인들한테는 아직도 뮤직쉐이크를 이용해서 음악을 만드는 방법이 복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프로그램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사용법을 쉽게 만들어도 보고, 사용자를 짜증나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프로그램 사용 설명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면서 계속 숫자들을 확인하고 여러가지를 반복했다.

5. 곡 업로드 – 내가 만든 음악을 남들한테 자랑하거나 MP3를 구매하려면 이 곡을 서버에 업로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 또 하나의 마찰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기존 프로세스는 곡을 만들어서 일단 저장이라는 단계를 거친 후에 다시 수동으로 클릭을 해서 곡을 업로드해야 했다. 곡을 만들고 업로드 하려면 유저들은 ‘저장 -> 업로드’ 라는 2가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면서 또 많은 이탈이 발생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합했다. 음악을 만든 후 한번에 저장과 동시에 업로드 되게 하니까 업로드율이 많이 올라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6. MP3 구매 – 가장 중요하고, 가장 큰 마찰점이다. 고객이 지갑을 열어서 음악을 구매하는, 뮤직쉐이크의 매출이 발생하는 성배(Holy Grail)와도 같은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이 마찰점을 매끄럽게 해결하지는 못했다. 구매 전환율을 어떻게 해서라도 10% 까지 끌어올려 보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역시 남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건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결제 과정을 더 단순화 해보고, 곡을 하나씩 구매하는 방법 외에 한달에 고정비를 내면 무제한으로 MP3를 구매할 수 있는 섭스크립션 방법도 해보고, 혹시 너무 비싼가 해서 가격을 조정해 보기도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러가지 실험을 해봤다. 물론, 개발인력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래도 구매율/전환율은 극적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Conversion funnel이라는 주제를 part 1part 2로 나누어서 내 경험을 간단하게 공유해 봤다. 글로 읽어보면 간단하고 당연해 보이지만, 굉장한 집중력과 분석력이 요구되고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개발과 디자인 자원이 필요한 과정들이다.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고 싶다면 1년 365일 내내 이런 실험을 해야 한다. 서비스들이 가지고 있는 마찰점들을 파악하고 각 수치들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반복을 해야한다. 그리고 수치들을 또 분석하고, 다시 실험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또 실험하고.

그리고 이런 conversion funnel을 최적화 하는 작업의 오너는 – 회사마다 다르지만 내 개인적인 의견은 – 마케팅 부서이다. PR을 잘 하고, 광고 시안을 잘 만드는 것도 좋은 마케터가 해야하는 일이지만 제품을 다듬어야 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마케터들이 제품을 잘 이해하고 정확한 수치를 기반으로 마찰점에서의 마찰을 줄이기 위한 정량적인 마케팅을 해야한다.

Saying no to everything

어렸을적엔 인생을 살면서 모든 부탁을 다 들어주고 모든 사람들한테 yes라고 말하는 그런 nice guy가 되면 굉장히 행복하고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샌 오히려 점점 그 반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린 모두 나름대로 참 바쁜 인생을 살고 있다. 이제 막 창업해서 벤처를 하는 사람도 엄청 바쁘지만, 직업이 없는 취업준비생도 바쁘다. 하는 일 없이 집에서 노는 백수들도 나름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나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기에도 할일이 많고 시간이 모자라는 세상인데 인생을 더 살고, 일을 더 많이 하고, 대단한 건 아니지만 작은 업적을 하나씩 이룰때마다 나의 시간과 관심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뭐, 꼭 그렇지 않더라고 그냥 인생을 더 많이 살고 더 많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록 내 시간과 관심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 같다. 한 3년 전인가…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 자신이 이룬것도 없고 내가 해야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소중한 시간과 자원을 남들한테 잘 보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솔직히 나는 모든 사람들이 부탁하는 걸 들어주는 성격이나 스타일은 원래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같은 사람도 내가 정말 하고 싶고, 해야하는 일을 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하기 싫고, 꼭 해야하는 일이 아닌데 그냥 어쩔 수 없이 계속 받아들이다 보니 남을 위해서 뭔가를 하는게 즐거워야 하는데 오히려 굉장히 짜증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내가 해야 할 일도 산더미 같은데 ‘어쩔수 없이’ 다른 일들을 –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어쩔수 없이’ 하는 일들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는 일들이었다. 물론, 거절을 함으로써 여러가지 힘든 인간관계의 문제는 발생한다. 괜히 내가 남들의 눈에 ‘나쁜 놈’으로 비춰지는거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하지만, 인생이라는게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면서 살 수는 없다. 남들을 만족시키기 전에 나 스스로에 대해 만족해야하고 내가 일단 잘 되는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배들이나 부모님들은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냐”라고 하신다. 맞는 말이다. 나는 (아직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있다. 물론, 희생이 필요하고 버릴건 과감히 버리면서 인간관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삶의 스트레스가 줄고 목표의식이 매우 뚜렷해졌다.

나한테 필요한 일이 아니면 절대로 미안해 하지 말고 과감하게 ‘NO’ 라고 말하는거 정말 중요하다. 더 나아가서 왠만한거는 모두 NO 라고 말하라고 권장하고 싶다. 우리 생각과는 반대로 인생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seemeggierun.com/2013/12/05/just-say-no/>

Conversion funnel – part 1

얼마전에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한 5년 전 뮤직쉐이크 자료들을 발견했다. 그 중 뮤직쉐이크 US를 거의 5년 동안 운영하면서 거의 매일 들여다 보면서 고민하고, 바꿔보고, 실험하고 또 고민하던 그림이 있었는데 바로 이 conversion funnel 이다.

conversion funnel 1

인터넷 서비스, 특히 전자 상거래나 광고 쪽 일을 하시는 분들은 conversion funnel에 대해서는 잘 아실텐데 내가 보기에는 인터넷 비즈니스나 굴뚝 산업이나 모두 이 conversion funnel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굉장히 기본적이고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아니, 잘 알고 있기 보다는 내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의 conversion funnel에 대해서 굉장히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림의 깔때기의 윗부분은 musicshake.com 사이트를 방문하는 순방문자수(UV = Unique Visits) 이고 아랫부분은 순방문자 중에서 MP3를 구매하는 사용자수 이다.

즉, 뮤직쉐이크를 방문하는 네티즌은 몇 명이고 이 중 도대체 몇 명이 돈을 내고 MP3를 구매하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여기서는 그냥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사이트 방문자는 100명이고, 이 중 실제로 돈을 내고 MP3를 구매하는 사람은 3명으로 그림을 다시 구성해 봤다. 이 경우 conversion rate은(전환율 = 방문자가 돈을 내는 사용자로 전환되는 비율) 3% 이다. 서비스마다 다르겠지만, 전자상거래 서비스의 평균 전환율은 3% 정도이다. 이 정도면 괜찮은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고 전환율이 5%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전환율이 10%면 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뮤직쉐이크를 운영하면서 여러가지 목표를 가지고 움직였지만 역시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바로 이 ‘전환율’ 이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사이트를 방문하는 고객 중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쓰게 만들 수 있을까?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창업해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산업을 막론하고 누구나 다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이다. 위의 3% 전환율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자. 전자상거래 서비스라면 ‘3명이 아니라 10명이 우리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전환율 3% -> 10%)’라는 고민을 끈임없이 할 것이다. 게임을 만들고 있다면 ‘우리 게임을 하는 100명의 게이머 중 3명이 아니라 15명의 게이머들이 in-app 구매를 하게 하려면 어떤 아이템을 팔아야 하나(전환율 3% -> 15%)’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다.

나도 뮤직쉐이크를 운영하면서 매일같이 이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MP3를 구매하게 만들어서 회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간단하다.
-funnel 입구를 더 넓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전환율 3%라고 했을때 100명이 사이트 방문을 하면 3명이 돈을 쓴다. 그러면 절대적으로 이 100명의 순방문자수를 10,000명으로 증가시키면 300명이 돈을 쓴다. 순방문자수(=funnel 입구)를 계속 증가시키면 된다
-funnel 출구를 더 넓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100명의 방문자 중 3명이 아니라 30명이 돈을 쓰게 만들면 된다. 즉, 전환율을 30%로 증가시키면 된다
-funnel의 입구/출구를 다 넓힌다: 순방문자수도 늘리는 동시에 전환율도 높이면 된다

그런데 이게 말은 쉽지만 해 본 사람들 이라면 전환율 0.1% 증가시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순방문자 늘리는 것도 제대로 하려면 굉장히 쉽지가 않다. 결국 위 3개 이론 중 쉬운 건 하나도 없다. 사이트로의 순방문자를 증가시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돈으로 마케팅을 하는 방법이다. 돈을 써서 서비스를 홍보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이다. 돈을 쓰지 않는 방법은 입소문이다. 입소문 나게 하려면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역시 쉽지 않다. 그리고, 방문한 사람들이 사이트에 계속 남아서 돈을 쓰게 만드는 건 또다른 이야기다. 전환율을 높이려면 방문한 사람들 중 더 많은 사용자가 돈을 쓰게 만들어야 하는데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힘들다. 그리고 이 두개를 동시에 – 더 많은 순방문자 + 더 많은 전환 – 달성하는 건 Facebook 같은 회사한테도 힘든 지상과제이다.

그런데 이 깔때기를 조금 더 깊게 파고 들어가 보면 더 복잡해진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진짜 비즈니스가 만들어 진다.

더 복잡해 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part 2를 통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대기업은 원래 그래요

bureaucrat_2최근 몇개월 동안 한국과 미국 대기업 분들과 같이 소통하고 일 할 기회가 좀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대기업과 같이 일하는게 쉽지 않고 항상 실망감만 남았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특정 기업에 대한 나쁜 인상을 가졌던거 보다는 대기업의 사람들한테 큰 실망감을 경험했다. 내가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다.

“잘 아시잖아요. 대기업이 원래 좀 그래요.”

의사결정이 엄청 느렸다. 대기업이 원래 그렇단다. 같은 부서 직원들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 되었다. 다른 부서는 완전히 다른 회사다. 대기업이 원래 그렇단다. 언제까지 뭔가 결과물을 전달해 준다고 했는데 항상 늦었다. 대기업이 원래 그렇단다. 뭔가 잘 안되면 ‘윗 사람들’이 승인을 안해서 그렇단다. 대기업이 원래 그렇단다. 아예 연락이 안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기업이 원래 그런가보다. 참 안타깝고 실망스러웠다.

실은 대기업이 원래 그렇다기 보다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그 사람들이 원래 그렇다고 하는게 맞을거 같다. 능력있고 일 잘하는 사람들도 대기업 들어가면 결과나 효율보다는 정치, 프로세스, 책임면피 이런거에 집중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경우를 나도 더러 봤는데 많은 사람들은 회사가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런 사람들이 대기업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의사결정이 전반적으로 느린 이유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결정 프로세스를 느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말단 직원은 그 이유를 상사한테 넘기고, 상사들은 그 이유를 다시 그들의 상사한테 넘긴다. 실은 맨 위의 의사결정권자 한테는 이 내용이 제대로 전달 되지도 않는다. 권한은 모두가 다 가지려고 하는데,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 회사 잘 아시잖아요. 원래 좀 그래요.”를 버릇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그 회사가 그렇다기 보다는 자기 자신이 능력이 없는거고 그걸 회사의 탓으로 돌리려는 성향이 강한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워낙 사람이 많고, 책임감을 여기저기 토스하면서 시간과 자원의 손실이 발생해도 대기업은 굴러갈 수 있는 돈과 자원이 있기 때문에 이게 가능하다. 기업문화가 회사의 직원들을 형성한다는 이론이 있는데 나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기업문화를 만들고, 더 나아가서 기업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전에 내가 Red Bull의 기업문화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당연히 이런 회사에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회사의 문화를 흡수해서 진정한 Red Bull 사람이 된다. 회사가 그 사람을 만들지만, 그 전으로 가보면 그런 회사는 Red Bull의 직원들이 만든 것이다. Red Bull도 직원이 거의 1만명이나 되는 대기업이지만, 내가 이들과 같이 일했을때를 회상해보면 부사장이나 리셉셔니스트나 모두 책임과 권한을 본인들이 가지고 움직였지 한번도 남 또는 회사를 탓 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작은 조직의 스타트업과 같이 일하는 걸 좋아한다. 이런 bullshit도 없고, 회사에 쓸데없는 지방이(fat) 끼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기업도 스타트업과 같이 운영될 수 있다. 결국엔 사람과 사람이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생각을 제대로 갖고 그에 충실한 액션을 취하면 된다.

<이미지 출처 = Verite Research>

장기전을 뛰면서 드는 생각

1999년 9월에 나는 스탠포드 대학원으로 유학을 왔다. 이때 내 나이 25살이었고, 당시 스스로 다짐했던 건 “빨리 대박 터트려서 35살에 은퇴해야지” 였다. 지금 내 나이 40이다. 그리고 대박은커녕 자발적 은퇴랑은 매우 거리가 먼 상황이다 (실은 아직도 “5년 후에는…..” 이라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걸 이제 잘 안다.) 인생 선배들의 인생은 장기전이고 마라톤이니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을 이젠 몸소 체험하면서 매일 매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두려움과 의구심은 매일 든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가고 있는 길이 과연 올바른 길인지, 나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가끔은 도대체 내가 뭘 하는 건지 스스로 질문할 때가 있다. 이런 내 기분과 상황을 내가 조금 보유하고 있는 나이키(Nike)의 주가가 잘 반영하고 있다. 이 차트는 2014년 9월 9일 나이키사 주가의 변동을 보여준다.

Nike-20140909

개장하고 폐장할 때까지 주가는 올라 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한다. 나도 좋은 소식이 있으면 희망으로 가득 차고,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불안해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런데 나이키사의 1982년부터 지금까지 32년 동안의 주가 차트를 보면 상당히 다른 그림이 보인다.

Nike-1982

굴곡은 있고 이 또한 왔다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계속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내가 언제 은퇴할 수 있는 형편이 될지 모르겠지만 – 속으로는 항상 5년 후 – 내 40년 인생도 생각해 보면 나이키사의 주가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볼 때는 잘하기도 하고 못 하기도 하고 실수도 엄청 많이 한다. 항상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불안하기도 하고, 이게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반복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스스로 매우 자랑스럽고 대견스럽다.

벤처도 마찬가지이다. 전진하는 거 같아 보이지만, 어느새 또 후진하고 이걸 계속 반복하다 보면 과연 내가 앞으로 나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단기적으로 하루하루를 보면 이 비즈니스가 과연 뭐가 될지 창업가 자신도 의심이 든다. 하지만 분명히 이러한 경험과 실수로부터의 배움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장기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 주위에서(도움 안 되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 너무 많이 듣지 말고, 소신 있게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새 크게 성장해 있을 것이다. 인생은 장기전이고 살아남는 놈이 이 장기전에서 이기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investors.nikeinc.com/Investors/OVERVIEW/default.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