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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쟁

얼마 전에 아마존과 월마트가 만든, 비슷한 분야지만 성격은 다른, 두 개의 특허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하나는 아마존의 ‘스마트 냉장고’ 특허다. 여러 가지 화학 센서를 이용해서, 냉장고가 음식의 신선도나 곰팡이 레벨을 감지하고, 만약에 상한 냄새가 나면, 이를 주인한테 자동으로 알려주는 그런 특허다. 냉장고에 항상 음식을 꽉꽉 채워둔다면, 이 상한 음식이 어디에 있는지 자세한 위치와 이미지까지 자동으로 전송해 줄 수 있고, 아마도 이 사용자의 과거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같은 제품을 아마존에서 자동 주문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월마트의 특허는 ‘드론 미니바’ 관련 기술인데, 월마트가 일반 가정에 작은 매대를 설치하고 이 가정에서 필요할 만한 물건들을 예측한 후, 드론을 활용해서 매대에 물건을 자동으로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호텔 미니바와 같이 이 매대에 있는 물건을 누가 사용하면, 그때 자동으로 과금이 되며, 너무 오랫동안 구매되지 않으면, 다시 드론이 자동으로 반품 처리한다.

실은, 두 개 다 미래지향적인 특허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의 역사를 봤을 때 위의 특허가 적용된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 같다. 몇 년 전에 우리가 상상만 하던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으니까. 근데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아마존과 월마트가 10년, 20년 후에도 살아남기 위해서 정말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 회사는 오랫동안 독보적인 위치를 즐기면서 조금 방심했고, 이로 인해 시장 점유를 많이 잃었기 때문에 더는 미끄러지지 않고, 시장을 다시 탈환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다른 회사는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플랫폼 사업의 도사가 되어, 전 세계를 다 먹을 기세로 기존 플레이어들의 시장을 뺏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시장을 빼앗는 회사나, 뺏기지 않으려는 회사나, 똑같이 정말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두 회사에는 생존이 걸린 박 터지는 전쟁과도 같겠지만, 우리 같은 소비자가 밖에서 보기엔 좋은 경쟁이다. 어쨌든 이런 전쟁을 통해서 결국 이득 보는 건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스마트 냉장고를 만들면, 월마트도 비슷한 제품을 만들 것이고, 이 두 회사는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경쟁을 할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좋은 제품을, 아마존과 월마트의 경쟁 때문에 저렴하게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월마트가 드론 미니바를 만들면, 아마존도 비슷한 걸 만들거나, 또는 이보다 더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 것이다. 그러면, 월마트나 구글이 더 상상하기 어려웠던, 기발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 회사들에는 전쟁이지만, 소비자한테는 너무나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나는 크고 작든 간에, 모든 회사가 이렇게 경쟁하면서 없던 시장을 새로 만들어서 키우고, 이미 있는 시장을 더 키우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쟁에 지면 없어지는 회사도 생기겠지만, 이렇게 해서 시장을 만들고 키우면, 이 시장에서 또 새로운 회사들이 생겨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이런 과정이 계속 되풀이되면서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는 시스템 만들기

우리는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앱 중 하나인 개인 간 직거래 마켓플레이스 당근마켓의 투자자다. 스트롱이 항상 그랬듯이, 당근마켓도 시장과 제품을 보고 투자했다기보단, 이 팀의 공동창업자 김용현, 김재현 님을 보고 투자했는데, 아주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두 분이 local 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도 높고, 성향과 스킬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상호보완하는 팀플레이가 매우 좋다.

내가 항상 이 회사에 대해 놀라는 건, 다른 회사들이 사용하는 자원의 절반으로 2배 이상의 성과를 만드는 lean 한 팀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일당백을 할 수 있는 좋은 인력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회사의 많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인 거 같다. 얼마 전에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님이 이런 이야기를 나한테 했다. “우리 회사 직원이 모두 무인도에 6개월 동안 갇혀서, 그 동안 누구도 회사 일을 할 수 없어도 당근마켓 서비스의 성장이나 매출, 그리고 모든 수치는 전혀 영향받지 않고 자동으로 돌아갈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실은, 당근마켓 뿐만 아니라, 적은 인력으로 항상 더 많은 걸 해야 하는 모든 스타트업이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우리 투자사를 하나씩 비교분석해보지 않았지만, 매우 많은 회사가 사람이 – 특히, 대표이사가 – 직접 개입해서 모든 걸 처리해야 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시작은 모두 이런 노가다로 시작하지만,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하는 일을 줄이면서 시스템이 일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전환이 참 쉽지 않은 거 같다. 현실은, 아직도 대표이사나 담당 직원이 아파서 하루만 회사를 비우면 회사 지표에 큰 타격을 받는다. 담당자 아니면, 그 업무에 대해 회사 내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누가 잠깐 휴가를 간 동안 회사 업무가 마비되는 것도 나는 여러 번 봤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을 시스템이 할 수 있도록 자동화 해야 하고, 여기에서 그 스타트업의 개발력이 크게 기여한다.

물론, 모든 스타트업이 이게 가능한 건 아니다. 개발력이 약한 회사는 항상 노가다 모드로 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성장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팀이 모두 자고 있을 때도 회사는 성장을 해야 하는데, 시스템으로 일하지 않고 몸으로 하면 하루에 24시간 이상 일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는 대표이사의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필요하다. 시작할 때는 돈도 없고, 시스템을 만드는 거보다 그냥 전 직원이 직접 몸으로 뛰는 게 더 쉽겠지만, 어느 순간이 오면 시스템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좋은 개발팀에 어느 정도의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어떤 비즈니스는 직접 물건을 만들거나, 포장하거나, 배달해야 하는, 오프라인 프로세스 위주라서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고 하는데, 이런 비즈니스도 최대한 많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시스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회사의 성장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비용 위에서 이루어지고, 이런 구조의 비즈니스는 큰 기업가치를 만들 수가 없다.

모든 창업팀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면 좋을 거 같다.
“우리 회사가 단체 해외 워크숍을 가는데, 비행기가 무인도로 추락해서, 여기에 3개월 동안 고립된다면, 우리 회사의 매출과 성장에 얼만큼의 지장이 있을까?”

물론, 모든 회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지만, 어떤 회사는 그 타격의 강도가 그나마 견딜만하고, 어떤 회사는 무인도에서 탈출하면 다시 돌아갈 회사 자체가 없을 것이다.

Handshake

Handshake우리가 첫 번째 펀드에서 투자한 미국 회사 중 Purse라는 스타트업이 있는데, 내가 이 회사와 교포 창업가 Andrew Lee에 대한 글을 전에 여기에 올린 적이 있다. Purse는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고, 유니콘이 되진 않았지만, 나쁘지 않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 Andrew도 워낙 똑똑한 엔지니어고, 비트코인에 일찍 눈을 떴기 때문에, 암호화폐나 ICO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이 분야에서 좋은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재미있는 프로젝트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이 분이 아주 오랫동안 조용히 준비해오던 Handshake 라는 프로젝트의 처음이자 마지막 펀딩이 얼마 전에 마무리됐다. 스트롱도 운 좋게 a16z Crypto, Founders Fund, Polychain, Draper Associates 등의 훌륭한 top VC들과 함께 참여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코인데스크 기사를 읽어보면 된다. Handshake는 일단 좋은 개발자들의 신박한 프로젝트다. 우리 투자사 Purse의 Andrew Lee와 lightning network를 만든 Joseph Poon, 그리고 비트코인 업계에서 유명한 또 다른 교포 Andrew Lee를 주축으로 이 동네에서 개발 좀 한다는 사람들이 좋은 의도로 모였다.

그리고 요즘 좀 질려버린 기존 ICO랑 다른 점이 몇 개 있다. 실은 이 팀은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 ICO 모델을 완전히 엎어버리는 걸 지향하고 있다. 일단 투자할 법인 자체가 없다. 다른 ICO와 같이 토큰을 나눠주기 위한 재단도 필요 없기 때문에, 우리는 Handshake라는 프로토콜에 투자한 것이다. 이번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전체 프로토콜의 7.5%를 구매했고, 앞으로 이 프로토콜은 더이상의 투자를 받지 않을 것이다. 따로 할당해놓은 7.5%는 프로젝트팀에 할당될 것이고, 이 부분이 제일 재미있는데, 나머지 85% 토큰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공짜로 배포할 예정이다. 이 방법 또한 일반적인 에어드롭과는 상반된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 진 그 누구도 모르지만, 이 프로젝트와 이 팀한테 우리가 거는 기대는 상당히 크다. 아주 큰 일을 할 수 있는 팀이고, Handshake가 실현된다면 재미있는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Handshake 웹사이트>

부동산다이어트 업그레이드

우리 투자사 온라인 부동산 부동산다이어트에 대해서는 내가 몇 번 포스팅 한 적이 있다. 나도 고객이기 때문에, 부동산다이어트가 실제 중개 업무는 기존 공인중개사보다 더 깔끔하고, 전문적이고, 저렴하게 잘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회사의 실적과 고객의 리뷰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항상 아쉬웠던 부분이 온라인 플랫폼으로서의 소프트웨어 play가 약하다는 거였다. 미국의 Redfin이나 한국의 호갱노노와 같이 고객이 일단 접속하면,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랫폼에 체류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부동산다이어트는 이 부분이 항상 약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하면서, 실제 부동산 거래를 하기 전에 고객이 보고 싶어 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이제 어느 정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음은 내가 보기에 사용자한테 매우 유용한 기능들이다:
1/ 재산세/건강보험료 – 특정 지역의 아파트 구매 시 발생할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그리고 건강보험료를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계산하여 제공
2/ 재건축 진행단계 – 여러 지역에서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들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볼 수 있어서, 투자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를 쉽게 고를 수 있음
3/ 임대사업자 등록비율 – 임대사업자의 숫자와 비율을 보여줌. 비율이 높은 지역은 집주인이 입주하지 않고 임대를 하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집값 상승의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고 투자한 곳인 경우가 많음
4/ 노후 아파트 비율 – 리모델링은 15년 이상, 재건축은 30년 이상 연식의 아파트의 경우에 가능. 어느 지역에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될 아파트가 많은지 안내해 줌
5/ 아파트 시가 총액 – 한 단지의 모든 아파트의 시가총액 합을 볼 수 있음
6/ 아파트 월세 수익률 – 20평, 30평, 40평 각 평형의 아파트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연간 월세 수익률. 강남이 수익률이 제일 높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지방의 매매가가 낮은 아파트 수익률이 높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됨
7/ 부동산 정책 지구 –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표시 및 설명 제공. 각각의 투기 지구별로 금융(대출 가능 금액) / 분양(청약 조건 제한) / 세금(종합 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재산세), 주택 보유 가능 수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수하고자 하는 지역이 어느 규제 지역인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함
8/ 5개 항목 기반 아파트 리뷰 비교 – 각 아파트의 상대적 강점이 무엇인지 5각형 그래프로 쉽게 볼 수 있음
9/ 인구수/세대 수-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수, 세대 수, 세대 당 인구수 변동 확인 가능(아파트의 가격은 인구수 보다는 한 주택을 차지하는 단위인 세대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음). 세대당 인원수의 변동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수요가 많은 아파트의 평형을 예측할 수도 있음
10/ 데이터 대시보드 – Top 300위 아파트 시가 총액, 월세 수익률 등의 데이터를 지역별로 제공

실은, 이 중 일부는 이미 다른 서비스도 제공하는 기능이지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이 부동산 거래 결정을 하고, 부동산다이어트를 통해서 실제 거래까지 완료할 수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네이버 부동산 앱으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실제 거래 자체는 동네 중개업소를 통해 완결하는 기존의 깨진 사용자 경험을, 부동산다이어트라는 단일 플랫폼에서 통합할 수 있다는 건 회사나 사용자가 모두 win-win 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짐승피칭

beast mode on이젠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나도 벤처에서 일 할 때 VC 앞에서 많이 피칭했다. 피칭이 항상 그렇지만, 대부분 잘 안 됐고, 무수히 거절당했지만, 그렇게 거절당하면서 소중하고 의미 있는 관계가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거의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뒤돌아보면 당시 나를 만든 건 당시 있었던 우연한 만남과 거절이 아닐까 싶다. 자세한 건 이 글을 참고하면 된다.

실은 지금도 VC로서 출자자(LP)한테 피칭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우리 투자사 대표한테 피칭 관련 조언을 하자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건 기본이고, 정말 제대로 하려면, 내 안의 모든 걸 다 바쳐서 미친 듯이, 짐승같이 피칭하라고 한다. 즉, 완전 올인 하라는 말이다. 실은, 돈 없는 스타트업의 대표는 1년 내내 펀드레이징 모드로 살아야 한다. 돈은 없고, 돈 있는 사람을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VC들도 워낙 많은 창업가의 자료와 피칭을 접하다 보니, 정말로 이 분이 진정성과 혼으로 피칭을 하는지, 아니면 그냥 대강대강 하는지 금방 눈치채기 때문에, 항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실제 피칭을 하면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내 안의 짐승을 풀어서 피칭을 해도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기업가치 수조 원 짜리 회사를 만든 창업가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 분의 개인 가치만 해도 1조 원이 넘고, 만약에 지분을 조금이라도 현금화했다면 실제로 소유한 자산이 수천억 원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이 다시 창업해서 투자유치를 하고 있었고, 나는 우연히 이 분이 피칭하는걸 옆에서 접할 수 있었는데, 온종일 감명받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 창업가의 백그라운드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이 분이 피칭하는걸 봤다면,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고 패기 넘치는, 처음 창업하는 사람이 피칭하는거라고 느낄 정도로 열심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모든 미팅에 임했다. 눈에서는 레이저가 나오고, 침을 튀기면서 자신의 회사와 서비스에 관해 설명 하는걸 보면서, 속으로 나는 정말 많은 걸 느꼈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하루에 4번 이상, 이렇게 투자자 지갑 안의 돈을 모두 훔칠 기세로 피칭하는걸 보면서 마치 무슨 짐승이 피칭한다는 착각까지 할 정도였다.

나중에 물어봤다. 그냥 본인 돈으로 사업을 해도 되는데, 굳이 이렇게 힘들게 치사하게 남한테 투자받는 이유를. 그러니까 일단 자신도 사업하면서 정말 좋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여기까지 잘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분들도 다 같이 잘 되고, 모두 다 돈을 벌게 해주고 싶은 이유가 가장 크다고 살짝 귀띔해주고, 다음 피칭 시간 늦었다면서 바로 또 택시를 타고 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투자사는 대부분 돈이 절실히 필요한 입장에서 피칭을 하는데, 실은 위에서 말 한 이 분보다 덜 열심히, 덜 절박하게, 덜 짐승답게 투자유치를 하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할 수 있는 좋은 생생한 사례가 하나 생겨서 기분이 좋았다.

<이미지 출처 = makemyme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