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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현실 받아들이기

사람이든 기업이든 누구나 다 어느 순간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지만 쓸데없는 자존심과 과거를 과감하게 버리고 앞으로 나아 갈 수 있다. 스티브 발머 체제하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불행하게도 현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과거 PC 체제의 독점 시장만을 생각하면서 모바일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그리고 검색 분야의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는 걸 인정하지 않고 –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인정하지 않는 것 (인식하지 못하면 정말 바보다) – 과거에 항상 1등 했으니까 새로운 시장에서도 돈을 펑펑 쓰면 언젠가는 또 1등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비즈니스를 해왔던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에도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했고 새로운 사장이 영입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그 효과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물론 기대심리에 많은 영향을 받는 주가랑 실제 회사의 상황이랑은 큰 상관은 없다). 스티브 발머가 은퇴를 발표한 후 거의 40년 동안 딱 두 명의 CEO만을 가졌던 마이크로소프트의 3번째 사장이 누가 될지에 대해서 엄청난 관심과 말들이 많았다. 다른 생각과 시각을 가진 외부인사를 영입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컴퓨팅 시장을 공략하냐 아니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훈련받고 회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내부인사를 승진시켜서 보수적인 비즈니스를 하면서 월가를 만족하게 하냐. Tech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한 번쯤은 이에 대해 생각해 봤을 거 같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에서 선택한 사람은 내부인사 Satya Nadella 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Nadella 사장을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전문가들과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비즈니스와 새로운 비즈니스들을 잘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내부 영업력이 뛰어난 경영자인 거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점수를 보면 Nadella 사장이 방향은 잘 잡은 거 같다. 2월 4일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사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후 2달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40달러를 웃돌고 있는데 이는 최근 14년 동안 가장 높은 값이다. 특히 iPad 용 오피스 앱 출시와 스마트폰과 소형 스크린 태블릿들을 위한 Windows 무료화 발표는 업계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었다. 드디어 마이크로소프트도 미래의 기기들은 Windows 기반이 아닐 확률이 더 높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사용하지 않을 회사원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업계를 재평가하고 미래의 전략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이해하면 될 거 같다. 나델라 사장은 또한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후발주자의) 도전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혁신을 하겠다는 발표까지 했다. 스티브 발머의 입에서는 나올 수 없는 말들이다.

최근 들어 다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좋아졌다. 구글도 애플도 이젠 사악하게 느껴진다. 아마존은 너무 얄밉고 페이스북은 깍쟁이 같다. 아직 많은 욕을 먹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지만 앞으로 잘해서 다시 한번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이미지 출처 = http://www.businessinsider.com/microsoft-stock-near-high-2014-3>

ActiveX –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를 탓해라

바로 전에 포스팅한 글이 대한민국 전자정부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국 전자정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뺄 수 없는 게 바로 ActiveX이다. 액티브엑스가 짜증 나는 건 잘 알지만, 솔직히 나도 왜 한국 사이트들이 액티브엑스로 도배 되어 있는지는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나름대로 한번 조사를 해봤다. 어떤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를 탓하는데 내가 좀 알아보니 이건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잘못된 선택이다.

1999년 2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현 KISA) 안전한 전자상거래를 위해 SEED라는 자체 암호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자세한 내용은 나도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온라인 거래를 하는 모든 사용자는 전자인증서와 비밀번호를 통해서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람이 본인임을 증명해야 하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웹사이트들이 이런 전자인증서를 인증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한 ActiveX 플러그인을 사용해야 한다. Wikipedia에 의하면 ‘ActiveX’는 웹 사용자의 PC에 설치해 여러 종류의 파일과 데이터들을 웹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러그인 기술이다. 액티브엑스와 인증서 사용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동반되는데 그 중 으뜸은 바로 액티브엑스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스 플랫폼에서만 작동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 정부가 전자인증서를 통한 본인 인증을 법으로 의무화시키면서 한국의 모든 웹사이트와 인터넷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액티브엑스가 작동할 수 있는 유일한 브라우저는 IE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모든 네티즌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사용하게 되었고, 전자금융거래와 전자상거래 사이트만 액티브엑스를 사용하면 되지만 자연스럽게 한국의 웹 개발자들은 모든 웹사이트와 인터넷 프로그램을 IE에 최적화해서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해외 거주자들이나 한국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해외 고객들은 불평하기 시작했고, 시대를 거슬러가는 무식한 정책이라는 걸 한국 정부도 깨닫고 이 사태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마련했다. 2010년도에는 액티브엑스를 의무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법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바로 액티브엑스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보안을 제공하는 기술을 사용해야 하며, 그 기술을 사용하려면 정부에서 별도로 만든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런 귀찮은 과정을 거쳐 가면서 누가 사이트를 다시 개발하겠는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2년 7월의 통계에 따르면 전자결제 이용률이 높은 금융 분야 웹사이트의 93%가 액티브엑스를 사용하며, 서점 분야는 100%가 액티브엑스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 얼마나 멍청하고 책임감 없는 정부의 선택이었는가? 아무 생각도 없고 미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우물 안 개구리들이 13년 전에 선택한 정책이 – 분명히 그들은 이제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벤치 마크할 것이라고 박수치면서 좋아했겠지 – 한국이라는 한 나라의 모든 국민과 비즈니스들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한국 서비스들이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잘 사용하다가 결제를 하려고 하면 액티브엑스의 무한루프에 빠지게 되는데 요새 이런 걸 참을 수 있는 외국인은 없기 때문이다.
보안 때문이라고? 오히려 액티브엑스는 코드 실행에 대한 제약이 없으므로 바이러스나 악성 스파이웨어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서 실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조차 ActiveX의 사용자제를 권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용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주로 사용하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전자금융사고와 사기가 더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액티브엑스를 완전히 없애버리겠다는 법안을 통과하겠다는 움직임들이 최근 들어 많이 보이지만, 역시 책상에서 연필만 깎는 분들이 생각하고 만드는 정책이기 때문에 난 별로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나는 이런 보안과 인증 정책에 정부가 개입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거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며, 굳이 정부에서 이런 걸 해야겠다면 뭘 좀 제대로 알고 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공룡, 그리고 Windows 8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제는 뭐를 해도 절대 놀라지도 않고 관심도 갖지 않을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건만, 내일은 괜히 기대가 된다. 10월 26일은 Windows 8이 세상에 공개되는 날이다 (10월 25일 뉴욕에서 공식 launch 행사가 있다).

나도 Windows 8을 직접 사용해 보지는 못했다. 여러 사람들의 사용후기, 이번 주 부터 세게 보여주고 있는 TV 광고, 동영상, 스크린샷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아직 일하고 있는 옛 동료들을 통해서 들은 게 전부이다. 10명 중 9명으로 부터는 상당히 좋은 피드백을 들었고 나머지 한 명으로부터는 엄청나게 좋은 피드백을 들었다 (그 한명은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다). 변화를 거부하는 공룡이라는 비판을 받는 마이크로소프트이지만 과거에 전혀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던거는 아니다. Xbox, Zune, Office365, Microsoft Store 등과 같은 제품과 서비스들을 통해서 마이크로소프트도 많은 새로운 실험을 하긴 했다. 하지만 Windows 8은 과거 그 어떤 시도보다 훨씬 강도가 크고 그만큼 리스크도 큰 혁명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제품이다. 어떻게 보면 회사의 운명이 걸려있는 비싸고 위험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Windows 운영 체제를 사용하고 있는 전세계 사용자 10억명에게 Windows 8은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닌 운영체제의 지각변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만 3억 3,600만대의 PC가 팔렸다고 한다. 감이 잘 안온다면 이건 1초마다 PC가 10대씩 팔린 꼴이다. 대부분의 PC는 개인보다는 변화를 엄청 싫어하는 기업고객들이 구매했는데 과연 이 보수적인 기업고객들이 완전히 바뀐 운영체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새로운 운영체제로 10억명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용히 풀을 잘 뜯어 먹고 있던 캐쉬카우를 스스로 죽여버리는 꼴이 될 것이다.

Microsoft Windows는 25년 동안 동일한 디자인과 기본 컨셉을 유지했다. 파일들을 폴더에 보관하고 실제 사물과 비슷하게 디자인된 아이콘들을 기반으로 구성된 물리적인 책상을 따라만든 인터페이스는 Windows 1.0 이후 껍데기만 바뀌었을 뿐 기본 디자인과 컨셉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Windows 8은 이런 구시대의 디자인과 컨셉을 완전히 탈피하고 Metro라는 새로운 미니멀리스트 UI 개념을 도입했다.
물론, 누구나 다 변화에 발맞춰서 바뀌어야하고 빨리 변화는 tech 산업에 종사하는 회사라면 더욱 더 그렇다. 그렇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5백만 명의 사용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2년된 스타트업이 아니다. 전세계 10억명의 유료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25년된 베스트셀러 제품 Windows를 만드는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Windows 8의 변신은 바로 전세계 computing 방법과 문화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영어로 흔히 말하는 ‘tectonic shift(지각변동)’를 컴퓨터 산업에 일으킬 수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뛰어난 engineering power만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공장같이 찍어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갑자기 디자인과 UX에 올인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에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공?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이사 스티브 발머는 ‘design’의 철자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소문이 날 정도로 아름다움과 형태에 무관심하고 감이 없는 CEO다. 뭐, 딱 보면 그렇게 생겼다. 하지만, iPad 단일 제품의 매출이 Windows의 매출을 능가하고, iPhone 단일 제품의 매출이 마이크로소프트의 1년 전체 매출보다 커지는걸 보고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메트로 UI와 Windows 8이 탄생했다고 관계자들은 말을 한다. 하지만…애플이라는 강력한 경쟁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디자인 위주의 전략을 채택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순히 애플을 배끼는 길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디자인, 소프트웨어, UI, UX를 접근했고 뭔가 굉장히 참신하고 새로운 제품과 방법론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시장과 고객의 반응은 어떨까? 나 역시 정말 궁금하다. 어쨌던간에 마이크로소프트한테 이번만큼은 존경을 표시하고 싶다. 지금 내 머리속에는 이미 육중한 몸의 절반이 늪에 빠진 한마리의 덩치 큰 공룡이 죽을 힘을 다해서 바둥거리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제살을 깍으면서 피똥싸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 아름다움이 메트로 UI를 통해서 승화되길 바란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습
Microsoft – 이제는 어디로?
Microsoft – in deep shit?
Andreessen and Skype
Microsoft Store (마이크로소프트 벼룩시장)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습

이 블로그를 오래 구독하신 분들은 알 텐데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애증의 관계를 맺고 있다. 회사와 창업자 빌 게이츠는 사랑하지만, 현재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스티브 발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뭉툭한 실행력은 정말 증오한다. 특히 내가 몇 년 동안 몸담았던 회사라는 점, 그리고 아직도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액주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아쉽다.

그런데 놀랍게도 죽었다고 생각한 공룡이 요새 부활의 조짐을 보인다. 단순한 부활이 아니라 엄청난 역습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 나는 97년부터 Hotmail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내 지인들은 대부분 핫메일로 나와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하지만, 10년 이상 업그레이드도 안 되고 버그도 너무 많아서 올해 Gmail로 완전히 갈아탈까 고민을 심각하게 했는데 얼마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Outlook.com을 론치 했다. Hotmail을 훨씬 더 빠르고 깔끔하게 향상했고 지메일에는 없는 여러 가지 유용한 기능을 Office 제품군 Outlook의 UI를 통해서 제공하는 의미 있는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Facebook과 Twitter와 같은 소셜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통합되어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85억 달러에 인수한 Skype 또한 곧 통합될 거라고 한다. 아직 한국에서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Outlook.com 론치 첫날 몇 시간 만에 백만 명이 등록했다고 한다. Outlook.com 자체가 큰 매출원은 아니지만 웹메일이라는 게 다른 웹서비스로의 통로 역할을 하므로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매우 중요한 서비스인데 그동안 계속 지메일에 밀리다가 드디어 의미심장한 업그레이드를 한 거 같다.

10월 출시예정인 Windows 8은 데스크톱과 모바일 기능들이 통합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단일 OS이다. 지금까지 터치 기기와 데스크톱 기기를 위한 운영체제가 별도로 존재해서 마이크로소프트도 별도의 자원과 인력을 유지해 야했고, 소비자들도 두 개의 OS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했는데 아주 좋은 시도이자 실험이다. 시장에서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어쨌든 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공룡이 이런 실험을 한다는 점, 그리고 그 실험을 회사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하는 제품으로 한다는 점에 박수를 보낸다.

Windows Phone 8 또한 시장에서의 반응은 조심스럽게 긍정적이다. 이미 애플과 구글에 많이 뒤져있고, 시장 점유율도 바닥이지만 Windows 8과 같은 골격으로 개발된 모바일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여러 가지 앱을 제작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애플보다 수년 전에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iPad에 한방에 시장을 빼앗겼던 태블릿 시장에도 다시 도전한다. 10월에 출시될 Surface 태블릿의 비밀무기는 Office이다. iPad는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월등한 태블릿이지만, 콘텐츠를 생성하는데 있어서는 매우 약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텐츠 생성을 가능케 하는 오피스 제품군인 워드와 엑셀을 Surface에 기본적으로 장착할 예정이다. Surface는 콘텐츠를 생성해야 하는 사용자들한테는 매우 유용한 태블릿이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는 예측한다. 차기 오피스 제품인 Office 2013은 대대적인 기능들이 업그레이드되었는데 구글 앱스에 효과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 웹 호환성이 특히 좋아졌다고 한다.

여기에다가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서버 제품군을 대표하는 윈도우스 서버의 차기 버전 Windows Server 2012 또한 9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Server 2012를 사용해본 얼리어답터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virtualization 시장에서 VMware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든 제품이라는 평을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과 구글 때문에 엄청나게 고전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완전히 놓쳤고, PC 시장은 애플의 iPad에 계속 빼앗기고 있다. PC 시장의 약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캐쉬카우인 Windows와 Office 제품의 매출에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직 마이크로소프트에는) 미지의 세계인 웹에서는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제품들 때문에 수십억 달러 손해를 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폐쇄적인 회사이고, 구글은 이제 사악해졌다. 다행히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죽지 않았다. 올 하반기부터 멋진 반격이 예상되며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어떤 전술을 펼칠지 매우 기대된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도 조금 올라갔으면….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글:
Microsoft – 이제는 어디로?
Microsoft – in deep shit?
Andreessen and Skype
Microsoft Store (마이크로소프트 벼룩시장)

참고:
The Wall Street Journal “Next Act in Software Will See Microsoft Play to Its Strengths ” by Rolfe Winkler

별로 하고 싶지 않은 patent trolling

내가 2008년도에 “언젠가는 한번 해보고 싶은 patent trolling“이라는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이젠 이 제목을 “언젠가는 한번 해보고 싶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patent trolling”으로 바꿔야 할때가 온거 같다. Patent troll(특허 괴물)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특허를 보유하면서 소송을 통해서 수익을 올리는 회사들이다. 아마도 내가 아는 가장 유명한 patent trolling 사건은 2006년도에 블랙베리 제조사 RIM이 모바일 이메일 특허 침해 때문에 NTP라는 patent troll에게 6.13억 달러를 지급한 사건이다. 물론, patent troll 본인들은 소송을 목적으로 특허를 취득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은 대기업들로부터 부당하게 특허를 빼앗기는 개인 발명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는 한다.

특허 때문에 아직도 지저분하게 싸우고있는 Apple과 삼성, 2011년 8월 구글의 125억 달러 Motorola Mobility 인수 그리고 바로 이번 주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11억 달러 AOL 특허 구매 (현금!)…이 모든게 빌어먹을 특허 때문이다. 나도 한때는 patent trolling을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꼭 해보고 싶었지만 (한국의 대학이나 개인 발명가들로부터 특허를 구매해서) 이렇게 지저분해 지고 있는 tech industry의 판을 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현재 특허법에 의하면 특허 소유자가 그 특허를 기반으로 만든 물리적인 제품이 없어도 특허 침해 소송을 걸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이거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특허 침해 소송을 하려면 반드시 그 특허를 기반으로 자신이 직접 제품을 만들어서 상용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는 그 어떠한 가치도 없는 쓸모없는 쓰레기이다. 아이디어가 가치를 가지려면 반드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승화되어야 하는데 단지 아이디어를 처음 고안해낸 사람들한테 특허권을 부여하고 이들이 수년 동안 피땀흘려 열심히 제품을 만들어서 상용화한 사람들을 상대로 특허 소송하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특허법 전문가들은 생각이 다르겠지만. 

이런 비합리적인 특허법 때문에 patent troll들이 존재하는 것이고, 뭐 하나 만드는것도 없는 이런 회사들이 떼돈을 버는 것이다.

특허 소송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으로 구글이 125억 달러를 주고 Motorola Mobility를 인수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AOL이 보유하고 있는 800개의 특허를 11억 달러 현금구매를 했다. 두 회사가 쓴 136억 달러를 신제품 연구 개발에 대신 투자했다면 우리는 더 발전된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참고:
Andy Kessler, Patent Troll vs. Progress” (The Wall Street Journal, 2012.04.13.)
-John Cook, “Nathan Myhrvold’s Intellectual Ventures slaps AT&T;, T-Mobile and Sprint with patent lawsuit” (GeekWire, 201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