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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600 Billion Challenge – Part 1

(참고로, 이번 포스팅의 100%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단지 몇몇 전문가와 기자들의 꽤 정확하다는 소스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2009년 5월, 미국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이 뉴욕에서 열린 억만장자들의 저녁모임을 주선하고 주최하였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David Rockefeller가 이 모임의 사회를 맡았으며, 뉴욕 시장이자 또다른 억만장자인 Michael Bloomberg와 Oprah Winfrey도 참석을 하였으며, 이 모임의 주제는 자선과 기부였다고 전해진다. 전세계의 언론이 워렌 버펫과 빌 게이츠한테 사실을 말해달라고 닥달하였지만, 이 둘은 사실무관하다고 하였으며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그러자 각 언론사들이 자기들 나름대로의 추측을 기반으로 여러가지 말도 안되는 이론들을 만들었고, 인터넷 상에는 웃지 못할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재난 영화 “2012”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어떤 네티즌들은 돈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기 위한 모임이었다는 말도 있다 ㅎㅎ). 걷잡을 수 없이 사실무근한 소문들이 퍼지자, Bill & Melinda Gates 재단의 대표 Patty Stonesifer가 – 참고로 패티도 그 모임에 참석을 하였었다 – 이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을 하였다. “모임을 가진거는 맞다. 그냥 단순히 친구들과 동료들이 캐주얼하게 만나서 자선과 박애에 대해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교환하였던 모임이다.”라고 그녀는 설명하였다.

실제로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아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저녁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게 뭐가 그렇게 이상하였을까. 하지만, 이 사람들은 그냥 우리와 같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이 그날 저녁식사를 하면서 공유하였던 이야기들은 미국인들의 기부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버릴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첫번째 모임 이후에 이들은 미국 전역의 억만장자들과 2번의 추가적인 저녁모임을 더 가지면서 인류역사상 가장 크고 대담한 fundraising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물론, 돈이 많던 적던 간에 누구나 기부활동을 할 수가 있으며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은 그 돈이 1불이던 1억불이던간에 언제나 환영을한다. 하지만, 이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타겟하는 사람들은 바로 억만장자들 (billionaire) 들이다. 그리고 워렌 버펫,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가 목표로 하는 금액은…나한테는 너무나 큰 액수라서 느낌이 잘 오지도 않는 6,000억 달러 ($600 Billion). 그들은 미국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미국인들 (Forbes 400)을 찾아다니면서 소유하고 있는 재산의 절반을 죽기전에 사회에 환원하는 서약을 하라고 설득하고 있다. 참고로 6,000억 달러는 워렌, 빌, 멜린다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숫자는 절대 아니다. 미국 억만장자의 재산을 가지고 여러가지 가정과 이론을 바탕으로 Fortune지에서 역산을 해본 숫자이다. 자, 여기 그 흥미지지한 full (or almost full) story를 공개한다:

어찌되었던간에 이 모든것의 시작은 2009년 5월달 열린 억만장자들의 첫 모임이었다 – 굳이 말을 만들어보자면 “최초의 만찬 (The First Supper)”이다. 원래 이 아이디어는 – 이 세상을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자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소수의 억만장자들과 이런 대화를 하는 – 버펫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워렌 버펫은 오마하 그의 사무실 파일 캐비닛에 “Great Givers”라는 이름의 새로운 폴더를 만들었다고 한다.
가장 먼저 이 폴더에 들어간 아이템은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이 3월 4일 날짜로 손수 작성한 편지였는데 이 편지는 자선과 기부의 대부인 David Rockefeller한테 발송되었다. 이 편지의 내용은 록펠러씨에게 첫번째 모임을 주선해달라는 것이었고, 현재 95살인 록펠러씨는 이 편지를 받고 “매우 놀랐지만, 아주 유쾌한 놀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첫번째 만찬의 장소로 그가 70년동안 이사회의 자리를 맏고 있는 럭셔리하고 private한 뉴욕에 위치한 Rockefeller University의 President’s House를 선택하였다. 그는 또한 아들 David Rockefeller Jr.를 이 만찬에 같이 가자고 초대하였다.
빌 게이츠의 부탁으로 – 바쁜 해외 출장과 휴가 일정 때문에 – 첫번째 만찬은 5월5일 (화) 오후 3시로 확정되었다. 멜린다는 가정일 때문에 첫번째 만찬에 참석하지 못하였지만, 참석자들이 모두 부부동반으로 와야한다는걸 제안하였다. 그 이유는 주로 남자들이 돈을 벌지만, 그 돈을 관리하고 있는 사람들은 여자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재산을 기부한다는건 가장뿐만이 아니라 그 가족의 모든 구성원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매우 현명하고 사려깊은 생각이었다.

3월 24일 만찬 초청장이 발송되었다. 실제로 발송된 초청장보다는 적은 수의 참석자들이 나타났지만, 5월 5일 Rockefeller 대학에 온 사람들의 총재산은 부려 1,300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Forbes 400 리스트 중 상위 멤버들이었으며, 이미 기부와 사회환원을 나름대로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모임에 참석한 14명은 다음과 같다:

David Rockefeller (아들 David Jr.와 같이) – Rockefeller 재단의 우두머리
Warren Buffett – 워렌 버펫
Bill Gates – 빌 게이츠
Michael Bloomberg – 뉴욕 시장. Bloomberg사 창업자.
Peter George Peterson – Blackstone Group 공동창업자. The Peter G. Peterson Foundation 설립자.
Julian Robertson – Tiger Management (헤지펀드) 창업자
George Soros – 조지 소로스
Charles “Chuck” Feeney – Duty Free Shoppers 창업자. Atlantic Philanthropies 재단 소유
Oprah Winfrey – TV 쇼 호스테스. Harpo Entertainment 창업자
Ted Turner – CNN 창업자.
Eli and Edythe Broad – KB Home  창업자. SunAmerica 창업자.
John and Tashia Morgridge – 전 Cisco Systems 대표이사

Eli와 Edythe Broad는 LA에 거주하기 때문에 처음에 이 편지를 받고나서 너무 멀고 귀찮아서 안 가려고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편지 맨 밑에 있는 3개의 사인을 봤어요. 빌 게이츠 / 워렌 버펫 / 데이빗 록펠러. 그리고 바로 뉴욕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워렌 버펫이 이 모임의 ice breaker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그는 전반적으로 자선과 기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번 모임은 뭔가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이런 저런 가능성을 갸늠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하며 각 참석자들한테 돌아가면서 각자의 자선과 기부에 대한 경험담과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해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본인들은 이런 생각을 실천하였으며, 재산이 더 많아질수록 이런 방법들이 어떻게 진화하였는지도 공유해달라고 하였다.

원형 테이블을 한바퀴 돌자 12개의 제각기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David Rockefeller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아서 남을 도와야한다는 이야기를 어릴적부터 들었고, Ted Turner는 어떻게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그가 충동적으로 UN에 10억 달러를 기부하였는지에 대해서 참석자들과 공유하였다 .어떤이들은 작은 액수에서 큰 액수로 기부금을 늘렸을때 느끼는 정서적인 불안감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고, 어떤 이들은 아버지가 사회에 환원하는 사실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으로 – 때로는 적대감까지 형성 – 생각하는 자식들과의 관계의 어려움에 대해서 고백도 하였다 (나중에 버펫이 고백하는데, 자신이 마치 정신과 의사가 된 기분이었다고 한다 ㅎㅎ).

이 모임에서 나온 주제는 다음과 같다: 교육 – 여러번 이야기 되었다고 한다; 문화; 보건과 병원; 환경; 공공정책; 제 3세계; 가난. 특히 이번 모임을 계획하고 시작한 빌 게이츠는 첫 행사에 대해서 매우 만족하였으며 “미국의 자선과 기부 활동이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이러한 다양성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
약 3시간 동안의 이야기가 끝난 후 실제 식사를 하면서 대화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있는 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재산을 기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으로 흘렀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몇 가지 방법 중에는 가장 기부를 많이 한 사람들에게는 국가적으로 훈장을 수여한다거나, 부자들만을 위한 conference를 여는 등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었다.

첫번째 모임 이후에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액션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빌과 멜린다 게이츠는 런던, 인도와 중국에서 소규모의 모임을 주최하였고 워렌 버펫도 여기저기서 열리는 자선단체들의 소규모 모임이나 만찬에 참석을 하였다. 미국과는 달리 해외에서의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는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부자들은 입을 맞추어서 말한다. 특히 중국과 같은 나라는 기부 관련 세법도 제대로 존재하지 않고 기부 관련 문화 또한 미국과는 매우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의 부자들을 무시할 수 없는게, 미국에서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의 캠페인이 성공을 한다면 그 이후에는 해외에서 똑같은 캠페인을 실천해야하기 때문이다.

<The $600 Billion Challenge – Part 2>

Bill Gates 회장은 요새 뭐하남?

Bill Gates 회장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지 벌써 2년이 되었다. 35년동안 미친듯이 일만 해온 workaholic 빌 게이츠가 (실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초창기 시절에는 출퇴근 시간을 아끼려고 책상 밑에서 쪼그리고 잤다고 한다) 2008년도 7월달부터 레드몬드 캠퍼스로의 daily 출근을 멈추었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가장 먼저 한 일은 놀랍게도 –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 직원분들이 이걸 보면 좀 뜨끔할거다 – 골프채를 창고에 집어넣었다고 한다. “골프는 재미는 있는데 잘하려면 너무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운동이다.”가 그의 설명이었다. 역시나 언제나 간결하고 심플한 그의 답변이다. 아직까지 그는 Microsoft의 Non-executive Chairman이자, 아무리 대표이사가 바뀌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빌 게이츠”라는 공식을 사람들은 항상 머리에 떠올릴것이다. 최근 몇년 동안 빌 게이츠가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건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을 통한 세계 질병 퇴치와 자선 사업이다. 또한, 그는 그의 슈퍼스타 명성과 돈을 이용하여 다양한 방면의 기술을 개발하고 향상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 The Gates Notes라는 개인 웹사이트를 launch하였는데 이 사이트를 통해서 그의 최근 활동과 관심사를 나와같은 그의 fan들은 간간히 확인할 수가 있다. You can also follow him on Twitter @BillGates.
그가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또다른 행사는 바로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동료였던 Nathan Myhrvold가 설립한 Intellectual Ventures의 연구소에서 매년에 몇 주 동안 개최하는 “invention session”들이다.

이런 빌 게이츠를 보면 저 사람이 과연 은퇴를 한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어떻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할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더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는 아직 54살밖에 안 되었고, 그가 가지고 있는 개인 재산은 이 초라한 블로그에서 내가 언급하는거 자체가 좀 민망스러울 정도이지만 Bill & Melinda 재단에 수조원을 기부한 후에도 50조원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사람들은 추정한다. 이외에도 그는 친한 친구이자 멘토인 Berkshire Hathaway의 회장 Warren Buffett의 권유로 이 회사의 사외이사 활동을 하고 있다. 신문이나 미디어에서 자주볼수 있듯이 그는정부의 고위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자선활동, 제3세계 교육 지원 등과 같은 humanitarian initiative를 위한 로비활동을 매우 공격적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빌 게이츠 회장의 노력에 대해서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명인 워렌 버펫은 다음과 같이 말을 한다. “빌 게이츠는 35년 동안의 다양한 경험과 업적을 바탕으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 그 중 많은 3세계의 사람들은 그가 아직 누군지도 모릅니다 –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항상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지금의 빌 게이츠는 the best Bill Gates ever 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완전히 손을 땐거는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도 빌 게이츠 재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그는 아직도 MSFT 주식 6억4천1백만 주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주식들의 시가는 17조원이 넘는다. 그는 자선 활동을 하고 시간이 남을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involve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엔진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 제품인 (워낙 시장 점유율이 낮아서 “경쟁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 Bing을 개발한 팀을 실은 빌 게이츠가 채용하여서 관리하였다고 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많은 행사들에 그는 짧게나마 나타나서 간단한 speech나 인사를 하곤한다.

집에서의 빌 게이츠는? 일년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내지만, 레드몬드 집에 있을때는 여느집 가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간이 날때마다 애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픽업하고 일요일 저녁은 왠만하면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걸 규칙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 가끔씩 빌과 멜린다는 동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식사도 같이 하고 포커게임도 한다고 하는데 빌 게이츠가 35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을할때는 이런것들은 불가능했다고 한다.
빌 게이츠 회장의 자식들 또한 이제는 많이 컸다. 큰 놈이 중학생인데 빌 게이츠 회장은 그의 비공식적인 과학 선생 역할을 하고 있고, 비행기 공장이나 심지어는 시애틀의 쓰레기 처리장과 같은 곳을 같이 견학하곤 한다.

블로그나 친구들과의 대화 중 나는 빌 게이츠 회장에 대한 personal/professional 존경심을 많이 표현한다. 아마도 여자로 태어났으면 그를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회사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증오하고 무시할지도 모르겠지만 –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던간에 – 그 회사를 맨손으로 만들어서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을 시킨 빌 게이츠 회장은 싫어할수가 없는 human being인거 같다. 나는 단지 그와 같은 사람들이 앞으로 더 많이 생겼으면 한다. 우리 나라에서 이런 사람이 탄생하는걸 기대하는거 보다는 그냥 내가 성공해서 그의 footstep을 따라가는게 더 빠를거 같다.

Microsoft – 이제는 어디로?

나는 2005년 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였다. 짧다면 짦은 기간이지만, 나 스스로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많은 public and private 정보를 공부하면서 접할 수 있었던 매우 소중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빌 게이츠의 팬이었고, 그가 맨손으로 스스로 새운 회사를 위해서 일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이 행복했었다. 모든게 그렇듯이 밖에서 보는거랑 안에서 보는거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래도 나쁜 점들보다는 좋은 점들이 훨씬 많은 조직인거는 내가 보장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 특히 IT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 마이크로소프트는 evil이고, Google과 Apple은 good이라고들 말을한다. Google과 Apple의 제품과 서비스는 나도 매일매일 사용하고 있으며, 이 두 회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에 이루어놓은 업적들은 정말 존경심이 절로 생기지만서도 마이크로소프트만큼 우리가 일을하고,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많은 변화를 이루어놓은 회사가 과연 있을까 나는 항상 질문을 한다.
하지만, 영원한 승자도 없고 영원한 패자도 없는게 냉철한 비즈니스 세계의 현실이다. 지난 35년 동안 세상을 지배하던 마이크로소프트앞에 Google과 Apple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출현하였으며, MSFT가 차곡차곡 쌓은 명성과 공든탑을 이 두 회사는 놀랄만한 속도와 민첩성을 기반으로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1975년부터 2000년도까지 지난 25년 동안 innovation의 대명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혁신과 개혁을 더 이상 하지 못할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애플과 구글을 생각하면 innovation 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정체”와 “변비”라는 단어만을 유발시킨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몇년간 꽤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몇가지 launch하였다. Xbox Live는 1,000만명의 유료 유저들이 있고 (일년에 $50이나 하는 서비스이니까 거의 5억 달러 크기의 high margin 비즈니스이다) 얼마전에 발표한 Kinect (프로젝트명은 Natal이었다) 또한 매우 재미있고 잘만 상용화시키면 앞으로 많은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비즈니스이다. 그렇지만, 해마다 연속적으로 cool하고 innovative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애플과 구글과는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5년이나 10년만에 한번씩 이런 innovation을 하고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의 자질과 회사의 현금보유능력을 감안하면 애플과 구글못지 않게 많은 innovation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그렇게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채용하고, 인력 관리에 돈과 시간을 퍼부으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더이상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 조금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답변들을 제공하겠지만, 최근에 Rob Glaser가 이에 대한 매우 명쾌하고 insightful한 몇가지 의견들을 제시하였다. 참고로 Rob Glaser는 RealNetworks의 창업자이자 83년 ~ 93년동안 Microsoft의 핵심 멤버였다.

1. PC 소프트웨어 중심의 비즈니스 –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작은 PC 소프트웨어 중심이었고, 현재도 전혀 변함이 없다. MSFT의 2개의 cash cow인 Office와 Windows는 PC 소프트웨어이며, 3번째 line-up 제품인 Server군 또한 PC용 제품들이다. Office와 Server 제품은 기업용 고객들이 대부분 구매하며, Windows 제품은 PC OEM (PC를 구매할때 기본적으로 깔려서 나옴) 형태로 유통된다. 매우 심플한 비즈니이며, 유통 채널또한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다.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은? 더욱 간단하다. 제품이 하나씩 팔릴때마다 돈을 버는 단품팔이 비즈니스이다. 물론, 말만큼 모든게 이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워낙 많은 제품군이 있고, 유통 채널도 다양하고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복잡한 licensing 정책이 더해지면 매우 골치가 아픈 비즈니스이지만 PC 중심의 소프트웨어라는 기본적인 근간에는 변함이 없다.
빌 게이츠 회장도 항상 다음과 같은 말을 입버릇처럼하곤 하였다. “나는 제품을 만들때 들어가는 초기 고정 비용은 높지만, 그 이후부터는 변동비용이 거의 없이 찍어내서 제품을 파는 비즈니스를 매우 좋아합니다.” 물론 여기에 깔려있는 기본적인 사상은 제품의 실제 가격이 그 제품을 추가적으로 더 만들때 발생하는 변동비용보다 훨씬 (많을때는 수백배)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2. PC가 더이상 지배하지 않는 세상의 출현 –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요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PC 중심의 세상이 더이상 아니다. PC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기능의 영역밖에서 모든 innovation이 일어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룡으로 만들 수 있었던 PC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더이상 기업의 성공을 보장해줄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IT 분야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하였던 비즈니스 모델들은 다음과 같다:

a) 매우 적합하고 가치가 높은 온라인 광고 위주로 돈을 버는 무료 온라인 검색 (Google)

b)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한 device play. 일단은 하드웨어를 팔고, 그 하드웨어에 적합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 (Apple, RIM)

c) 유저들이 직접 만들고 웹에 올리는 컨텐츠 기반의무료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들 (Facebook)
마이크로소프트는 a)와 b) 분야에 이미 진출해 있긴 있지만, 일단 너무 늦게 진출하였기 때문에 막대한 시장점유율을 이미 이 분야에 일찍 진출한 경쟁자들에게 빼앗겼으며 엄청난 competitive edge 또한 빼앗겨버렸다. 특히, 만만치 않은 경쟁업체들인 Google, Apple과 RIM이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으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따라잡기 전략은 (Zune과 Bing이 대표적인 예)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성공한 딱 하나의 device가 있긴 있다. 그것도 대박으로 성공한 device이다. 바로 Xbox이다. 게임 콘솔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대적으로 일찍 진출하였고 (9년 전),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한 전략을 잘 실행하여 꽤나 성공적인 1세대 Xbox 시장을 창출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성공적인 1세대 Xbox 고객과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Xbox 360이라는 2세대 제품을 다시 한번 성공적으로 출시하여 미국과 유럽이라는 중요하고 큰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선점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러면서 Xbox를 매우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걸보고 우쭐해하고 있을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은 한가지를 명심하길 바란다. Xbox 비즈니스는 말콤 글래드웰이 그의 베스트셀러에서 말하는 “Outlier”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제품이자 비즈니스이다.

3. 독점 위주의 비즈니스 – 마이크로소프트의 2대 비즈니스인 Windows와 Office는 완전하고 완벽한 독점적인 비즈니스이다. 시장에서의 독점적인 위치를 유지하는것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은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과 전략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성공적인 독점 비즈니스를 운영하거나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최소 몇년 동안 적자를 경험해야하는 새로운 분야의 비즈니스를 섣불리 시작 하지 못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분명히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가만히 앉아있어도 현금이 계속 들어오는 Windows와 Office 비즈니스와 불가피하게 비교를 하게 될것이며 새로운 비즈니스는 자연스럽게 죽여질것이다.

4. 리더쉽의 부재 –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2명의 리더쉽을 경험하였다. 첫 25년 동안은 빌 게이츠의 체제하에 회사가 돌아갔으며, 10년 전부터 지금까지는 스티브 발머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두 명 다 당연히 똑똑하고 일을 추진하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다. 이건 나도 당연히 인정한다. 하지만, 이 두명의 성격/비전/경영능력을 잘 분석해보면 아주 큰 차이점이 두가지가 있다:

a) 타인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자세 – geeky하고 소프트하게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빌 게이츠는 경영자로써는 매우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사람이다. 빌 게이츠와 같이 일을 해본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그는 남들이 보면 민망하고 미안할 정도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직원들을 공격적으로 challenge한다. 특히 분석적인 숫자를 좋아하는 빌 게이츠는 (특정 제품의 시장 점유율, 올해 매출, 경쟁사의 성장율 등등..) 계속해서 숫자와 관련된 질문을 하는걸 좋아하며, 그럴때마다 아주 명확하고 논리적인 답변을 제시하지 못하면 그 직원은 아마도 그날부로 해고당하거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스스로 그냥 알아서 회사를 그만둔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자신의 의견에 대한 완벽한 data와 논리를 가지고 있는 직원이라면 – 그리고 공개적인 석상에서 빌 게이츠와 일대일로 맞장뜰수 있는 대담함과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 빌 게이츠를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다. Xbox 프로젝트에 심하게 반대하던 빌게이츠를 두둑한 배짱과 회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방어한 J Allard 부사장이 – 참고로, 그는 최근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제발로 떠났다 – 바로 그런 케이스이다. 그는 빌 게이츠와의 한판 전쟁을 위해서 약 6개월 동안 시장의 트렌드와 data를 수집하였고, 경쟁제품이었던 Sony PlayStation을 여러번 분해했다고 알려져있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노력은 빌 게이츠로 하여금 그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를 180도로 바꾸었다. 물론, 결과는 앞에서 말하였듯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주시할만한 innovation인 Xbox로 시장에 탄생되었다. 즉, 빌 게이츠 체제하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존중하면서 키워나갔던 조직이었다. 비록 그러한 아이디어들이 빌 게이츠의 생각과 많이 달랐어도 말이다.
이러한 각도에서 스티브 발머를 한번 분석해보자. 발머와 같이 일을 해본 경험이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진 및 현재 같이 일을 하고 있는 MSFT 직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스티브 발머가 한번 내린 결정을 바꾸게 하는건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그는 남들의 피드백과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은 들어보려고 노력도 하지 않고 완전히 무시한다는 말이다. 많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진들은 이러한 스티브 발머의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그냥 그의 장단과 비위를 잘 맞추면서 그냥 하루하루 Redmond에서 “안정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b) Consumer 비즈니스에 대한 입장 – 빌 게이츠는 geek이자 nerd 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되도록이면 많은걸 배우려고 노력과 공부를 한다. 많은 업계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스티브 발머는 오로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비즈니스 밖에 모르는 사람이며, 마이크로소프트가 많은 시도를 하고 있는 consumer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지도 못하며, 그렇다고 제대로 이해해보려는 노력같은건 하지도 않는 CEO이다. 빌 게이츠는 항상 consumer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었지만, 스티브 발머에게 Xbox와 같은 consumer 비즈니스는 그냥 회사에 돈을 벌어줄 수 있는 엔진일뿐이었다. 그는 소비자들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들의 성향이나 게이머들의 생리를 이해해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기로 유명하였다.

이렇게 간단 명료하게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 요소들을 나열한 글을 곰곰히 읽어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MSFT 주식을 좀 팔아버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히 든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온갖 성격의 위협요소와 경쟁은 위에서 나열한 4가지 핵심 포인트 외에도 무수히 많이 나열할 수가 있지만, 이 4가지 요소 중 가장 큰 문제점을 하나만 선택해야한다면 나는 “스티브 발머의 리더쉽”을 지적하고 싶다. 아니, 아마도 Steve Ballmer’s Unleadership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거 같다. 스티브 발머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위치나 상황은 절대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All Things Digital – Steve Ballmer편

Steve Ballmer, CEO of Microsoft – Still on Top?
스티브 발머 사장만큼 요새 머리가 복잡한 사람은 없을것이다. 2000년도 빌 게이츠 회장으로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총지휘권을 인수받은 후 10년만에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과 애플로부터 “formidable”한 위협을 받고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회사의 시장가치는 가라앉고 있다.
2000년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가치는 5,560억 달러였고, 애플의 시장가치는 156억 달러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의 36배나 높았다. 2010년도 5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가치는 2,190억 달러로 10년만에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반면에 애플의 시장가치는 2,210억 달러로 10년만에 무려 15배 가량 증가하였다.
2000년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229억 달러였고, 애플의 매출은 달랑 75억 달러였다. 2010년도 5월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616억 달러로 2.7배 정도 증가하였고, 애플의 매출은 590억 달러로 8배가 뛰었다.
숫자로만 봐도 참으로 우울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사장과 빌 게이츠의 공백을 매꾸고 있는 Chief Software Architect인 Ray Ozzie를 Wall Street Journal의 Walt Mossberg와 Kara Swisher가 인터뷰를 하였는데 여기서는 발머 사장의 인터뷰 내용만 간추려 소개한다.

Mossberg: 몇일전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인터뷰를 하였는데 그는 앞으로 PC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계속 줄어들거고 태블릿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Ballmer: 앞으로 수년동안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PC를 사용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뀌는거는 단지 PC의 외형과 form factor일것이지 PC의 사용도는 더욱 늘어날겁니다. 올해 PC와 내년도 PC의 모습은 다를것이며, 그 다음해 PC 외형도 바뀔겁니다. 아마도 더 작아지고 더 가벼워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PC들은 계속 키보드를 가지고 있을것이며, 어떤 PC들은 요새 나오는 기기들과 같이 터치스크린 키보드를 사용할겁니다.
중요한점은 많은 사람들이 오늘 PC로 처리하는 일들을 내일도 PC로 처리할거라는 점입니다. 사무용 업무, 가정용 업무 그리고 특히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무를 처리하가 위해서 더욱 더 PC를 많이 사용할겁니다.
Mossberg: 당신이 하는 말을 잘 들어보면 일반인들은 더이상 PC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기기들 – iPad와 같은 태블릿 – 을 모두 싸잡아서 PC라고 말씀하시는거 같은데요. 태블릿도 PC군에 포함되는 제품인가요?
Ballmer: 네. 엄밀히 말하자면 다른 외형을 가지고 있는 PC죠.
Mossberg: Windows 운영체제로 돌아가는 iPad와 비슷한 태블릿 제품들을 앞으로 시장에서 볼 수 있을까요?
Ballmer: 당연하죠. Windows 기반의 태블릿 제품을 앞으로 많이 보실 수 있을겁니다.
Mossberg: 모바일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사들보다 계속 한 템포씩 늦는다고 하는데?
Ballmer: 모바일 쪽에서 우리는 많은걸 배웠습니다. 특히, 제대로 실행하는게 (excellent execution)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깨달았죠. 생각해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소프트웨어쪽에서는 선두주자 였는데 지금은 5위입니다.
우리는 한 사이클을 완전히 놓쳤죠. 그래서 저는 Windows 전화 소프트웨어 그룹을 완전히 구조조정하였고 올해 말 크리스마스 전후로 Windows Phone 7 소프트웨어를 론치할겁니다.
Mossberg: Google에 비해서 Bing의 현재 위치는?
Ballmer: 아마도 Google에 대항해서 시장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뺏은 검색엔진은 Bing이 유일할겁니다. 그렇다고 Bing이 엄청 잘하고 있다는건 아니구요, 큰 짐승 (a very large behemoth)과도 같은 경쟁사와 싸우려면 우리는 해야할일이 아직 너무나도 많습니다.
Mossberg: 잠깐만요…마이크로소프트말고 큰 짐승 (a very large behemoth)이 또 있단 말입니까?
Ballmer: 끼리끼리는 서로 알아 보죠.

Steve Ballmer – 한때 스티브 발머를 모시고 있던 ex-Microsoft 직원으로써 나의 발머 사장에 대한 인상은 그다지 좋지는 않다. 그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이끄는 사람치고는 너무나 융통성이 없고, 싼티나는 말을 남발하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 물론, 무대위에서 미친놈같이 방방 뛰는 그 보기 민망한 광경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발머 사장은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차서, 무대위에만 서면 셔츠 겨드랑이가 흥건히 젖는데 보는 사람은 정말 토할거 같다).
스탠포드 재학 시절, 나랑 잠깐 룸메이트를 하던 파키스탄 출신 컴퓨터 공학도 A.S.라는 친구가 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엔진니어 중 가장 머리가 좋은 친구 중 한명인데 스탠포드에서 석사를 받고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정직원으로 일을 시작하였다.
이 친구가 MSFT랑 인터뷰 할때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다. MSFT 본사 인터뷰는 꽤 악명높기로 유명하다 (참고로 지사들 인터뷰는 본사 인터뷰와는 차원이 다르게 우습고 쉽다). 미래의 핵심인력이라고 생각될 경우, 호텔방에 candidate을 가두어 놓고 회사 담당자들이 돌아가면서 들어와서 어려운 case 인터뷰, teaser 질문, 수학 질문 등을 물어보는데 그 중 반 정도만 맞추어도 offer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친구는 그 어렵기로 소문난 인터뷰에서 인터뷰 질문의 틀린점들을 지적하고, 인터뷰 하는 사람들보다 더 해박한 지식과 높은 IQ를 가지고 같이 일할 사람들과 매니저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그리고 취직 후 9년만에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의 아주 높은 곳까지 승진해서 올라갈 수 있었다. 이 친구가 작년에 스티브 발머를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들과의 전략회의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어떤 직원이 애플의 iPhone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걸 보자 스티브 발머가 “그 전화 잠깐 봐도 될까?”하면서 전화를 손에 넣자마자 회의실 바닥으로 던져서 완전히 개박살을 냈다고 한다. 좋은 Windows 폰을 놔두고 왜 아이폰을 사용하느냐에 대한 발머의 질문에 그 직원은 “경쟁사 제품을 잘 알아야지 우리도 좋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변하였고 이에 대해 발머사장은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참 나, 어이가 없어서.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이 짱구도 아니고…그의 유치함은 위의 인터뷰에서도 적나라하게 들어난다. PC가 다른 형태로 존재할것이라고 하는데, 그게 바로 태블릿이고 스마트폰이 아닌가? 그거 그냥 인정하는게 그렇게 어려운건 아닐텐데. 또한, “우리는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5위입니다.” 라고 하는데…what the fuck?? 모바일에서 5위이면 꼴찌인 셈인데 그걸 그냥 인정하지 못하고 저렇게 당당하게 빙빙 돌려서 말하는거하고는…

내 친구는 그날 집에가서 밤새도록 고민을 하였다고 한다. 과연 저런 미친놈 밑에서 내가 계속 일을 해야하는것일까. 그리고 현재 그는 Facebook에서 아주 좋은 오퍼를 받아서 언제 옮기는게 가장 좋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식으로 발머는 스스로의 광기때문에 유능한 직원들을 다른 회사에 빼앗기고 있다. 얼마전에 큰 이슈가 되었던 Kai-Fu Lee 박사도 아마도 발머의 이런 점들이 싫었고, 구글의 엄청난 오퍼 때문에 옮기지 않았는가 싶다.
물론, 이런건 내 개인적인 감정들이니까 상관없다. 인간성이 쓰레기같아도 회사만 잘 운영하면 되니까. Oracle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 아무리 망나니라도 회사는 아직 잘 굴러가니까 그를 욕하는 주주들이나 고객들은 없다. 그렇지만, 나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significant super minority shareholder로써 내 재산이 계속 감소하는건 더 이상 참고 보기가 힘들다. 제발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루빨리 제 pace를 찾아서 다시 한번 옛날의 영광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 MSFT 주식 팔아봤자 얼마 못 건질거 같다.

빌 게이츠의 소아마비 퇴치 작전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직은 매우 크고 복잡하다. 워낙 많은 제품을 다양한 시장에 공급하기 때문인데, 특히 마케팅은 다른 조직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vertical & horizontal 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제품을 담당하는 product marketing 조직 – 즉, Windows OS, Office, Windows Server, SQL Server 등 – 이 있는가 하면 모든 제품을 특정 시장에 마케팅하는 조직 –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Small and Medium Marketing,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Enterprise Marketing – 이 존재한다. 나는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Mid Market Marketing Manager(M4)라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매우 challenging하고 회사의 매출과 직결된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그런 직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조직을 분석하려면 제품별 숫자만을 봐야 하는 게 아니라, 특정 market 별 숫자 또한 자세히 분석을 해야 한다. Bill Gates 회장은 임원 미팅에서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을 경영진들에게 하였다. “내년에 우리가 더 성장하려면 Office나 SQL 서버와 같은 구체적인 vertical 시장에 더 투자 해야 할까요 아니면 특정 제품보다는 대기업, 교육, 공공 분야와 같은 전반적인 horizontal 시장에 집중해야 할까요?”

매우 재미있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2008년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손을 뗀 후 340억 달러라는 막대한 기금과 대통령보다도 더 유명한 슈퍼파워를 이용해서 개발도상국의 질병 퇴치와 보건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게이츠 회장이 바로 똑같은 질문을 세계 보건기구에 얼마 전에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아마비와 같은 개별 질병을 퇴치하는 데 집중해야 할까요? 아니면 전반적인 건강과 위생 개선책을 – 위생 상태 개선, 예방 접종 확산, 식수 정화 – 추구하는 게 맞을까요? 어떤 게 인류의 건강을 위한 제일 나은 방법일까요?”라는 질문이었다. 정답은 둘 다 해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빌 게이츠 회장과 같은 자선사업가들의 돈을 무기로 세계 보건 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을 불구로 만들고 있는 무서운 병 소아마비에 이러한 총체적인 접근방법을 적용해보기로 했다.

질병 퇴치를 하려면 특정 질병을 1대 1로 공격해야 한다는 과거의 방식과는 다른 총체적인 방법은 특정 질병을 퇴치하려면 전반적인 보건 시스템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이론을 토대로 하고 있다. 만약 이 방법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세계 보건 전략은 이러한 총체적 전략을 토대로 운영될 것이지만, 실패한다면 이러한 노력은 인류 보건 역사상 가장 비싼 수업료로 기억될 것이다. 소아마비 하나에만 이미 20년 동안 82억 달러라는 예산이 사용되었고 대부분의 기부자는 그동안 vertical 전략을 선호하였다. 즉,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가지고 특정 질병을 퇴치하는 데 집중하는걸 좋아했다. 이 전략이 성공한 사례가 바로 1979년도에 인류가 유일하게 완벽하게 퇴치할 수 있었던 수두 사례였다. 이와는 반대로 horizontal 전략은 조금은 모호한 접근 방법과 당장 수치화할 수 없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며, 그 결과 또한 장기적으로 보고 접근을 해야 한다. 어떤 방법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vertical 전략으로 시행된 소아마비 퇴치는 참담하게 실패했고, 빌 게이츠와 세계 보건 기구는 이번에는 vertical & horizontal 전략을 적용하는 모험을 해보기로 하였다.

2010년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 보건 기구(WHO)를 방문했다. WHO의 지하벙커에서 진행된 미팅에서 그가 접한 소식은 전 세계 질병을 퇴치하려는 그의 노력에 브레이크를 거는 나쁜 소식이었다. 바로 그가 8,500억 원이라는 거금을 가지고 퇴치하려고 하였던 소아마비 질병이 아프리카에서는 계속 번지고 있다는 비보였다. 작년 여름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한 소아마비가 2010년 4월에는 19년 동안 소아마비 사례가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던 타지키스탄에서 재발하면서 소아마비를 이 세상에서 완전히 추방하려는 세계 보건 기구들의 노력에 큰 타격을 가하였다. 현재 소아마비를 퇴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기관은 WHO, UNICEF, Rotary International과 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과 같은 헤비급 단체이고, 빌 게이츠가 가장 많이 기부한 분야이기도 하다. 2009년도에 빌 게이츠는 소아마비가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아프리카에 여러 번 방문하여 의사, 간호사, 자선단체 담당자 및 부족장들과의 회동을 통해서 이 병을 완전히 퇴치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논의를 한 적이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의 아프리카 방문 일정에는 나이지리아의 Sokoto라는 도시 족장과의 간담회가 잡혀 있었다. 아이패드로 책을 보는 세상에서 웬 족장이라고 묻겠지만, 아프리카에서는 각 마을의 족장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도에 북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리더들은 소아마비 예방 접종을 하면 무슬림 여자들의 생식기능이 없어진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퍼졌고 궁극적으로는 20개의 다른 개발도상 국가들에 퍼졌다고 WHO는 발표하였다. 전 세계 1,600건의 소아마비 케이스 중 과반수가 나이지리아에서 발병하였으며, 바로 Sokoto의 족장과 같은 사람들과 협심하여야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질병 퇴치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전개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족장 또한 소아마비만을 공략하는 vertical 전략에 대해서 강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다른 보건과 위생 문제들도 같이 검토가 되어야 합니다. 소아마비를 퇴치하려면 결핵, AIDS, 말라리아, 콜레라 등과 같은 질병들도 같이 총체적으로 퇴치해야 합니다.”라고 그는 빌 게이츠 회장한테 충고하였다.

30년 전 성공적인 수두 근절 이후 대부분의 질병 퇴치 프로그램들은 vertical 전략을 택하기 시작하였으며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 또한 이렇게 진행되었으며 초기에는 대성공이었다. Rotary 클럽의 기부금을 가지고 WHO가 진두지휘하였던 이 캠페인은 1988년 350,000건이나 발생하였던 소아마비 발병 수를 2000년도에는 1,000건 이하로 줄였으며 곧 수두와 같이 소아마비 또한 교과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역사 속의 질병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모두가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소아마비는 오늘도 개발도상국에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으며 발병 건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Sokoto의 한 보건소를 빌 게이츠가 방문할 때 발생한 일이다; 한 아프리카 아이의 예방접종 기록표를 보면서 그는 “이 아이가 디프테리아 접종을 하였나요?”라고 물어보자 보건소 당국 직원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보건소에는 B형 간염 접종약도 없었고 황열병 접종액도 턱없이 모자랐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보건소 밖에서는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있었고, 소아마비 접종액도 부족함 없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었다. 그다음 날 나이지리아의 보건당국 국장인 Pate 박사는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실에 대한 vertical vs. horizontal 전략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를 하였다. 그의 주장은 아무리 소아마비 발병률을 줄여도, 전반적인 위생과 보건 상태를 강화하지 못하면 이러한 노력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소아마비 또한 ‘교육’ , ‘질병 관리’ , ‘위생’ 등과 같이 아프리카가 해결해야 하는 큰 그림 중 하나일 뿐이지 소아마비 질병에 모든 돈과 자원을 투자하는 건 매우 현명하지 못한 전략이라고 지적하였다.

빌 게이츠는 이러한 vertical & horizontal 전략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의 소아마비 발병 건수가 이제 거의 바닥인 이 시점에서 아프리카는 소아마비 퇴치에 모든 자원을 투자해야 하는 게 맞다고 반박하였다. 일단 시작한 거는 끝을 봐야 하며, 끝이 이렇게 가까운 시점에 중단하는 건 옳지 않으며 소아마비가 완전히 퇴치되면 그만큼 다른 질병과 전반적인 보건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이 풀릴 거라고 하였다. 막상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아프리카 순회를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의 머릿속은 매우 복잡했다. 이미 퇴치되었다고 믿고 있었던 소아마비가 다시 발병하면서 특정 질병만을 공략하는 vertical 전략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하기 시작하였다.

2009년 8월에 WHO가 엄선한 질병 전문가들이 앙골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와 나이지리아에 파견되어서 소아마비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재평가를 하였다. 전문가들의 결론은 소아마비라는 질병 자체가 인간의 배설물과 오염된 물을 통해서 전염되는 병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위생과 영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시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론은 빌 게이츠를 비롯한 소아마비 퇴치에 앞장서왔던 많은 단체와 담당자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과연 vertical 소아마비 전략이 최상의 방법인지를 모두 다시 한번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10월에 Gates 재단은 UNICEF, 질병관리국과 로터리 재단이 포함된 소아마비 퇴치 운동 기부자들을 시애틀 본사로 긴급 소집하여서 전략회의를 열었으며 이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은 곧 WHO의 새로운 전략에 반영될 것이다. 새로운 전략은 2012년 말까지 소아마비를 지구상에서 완전히 퇴치하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vertical 전략과 horizontal 전략을 적절하게 혼합한 형태의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큰 축이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전략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testbed는 나이지리아가 될 것이다. 앞으로 3년 동안 나이지리아와 인접 국가들에서 소아마비가 퇴치되느냐에 따라서 vertical & horizontal 전략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앞으로 3년 동안 이 새로운 소아마비 퇴치 프로그램이 필요로 하는 예산은 대략 26억 달러인데 현재 게이츠 재단에서 할당한 예산은 12억 달러밖에 안 된다. 물론, 빌 게이츠한테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원한다면 개인 재산을 더 투자해도 되고 안 된다면 다시 모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빌 게이츠 회장이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려 하고, 이를 위해서 돈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기꺼이 재산을 기부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비영리 프로그램을 운영함에서도 영리조직의 경영 방법과 전략들이 적용된다는 게 참으로 재미있는 거 같고 빌 게이츠같이 이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계속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