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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soft Store (마이크로소프트 벼룩시장)

난 2005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었다. 내가 당시 근무했던 기간에는 아직 Google, Apple 그리고 Facebook의 힘이 지금같이 막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고 있는걸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나름대로 innovation을 통해서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점은 바로 Bill Gates가 그 당시 회사의 CEO였기 때문에 Steve Ballmer의 허튼짓들과 광기를 억누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동안 세월이 많이 변했고 레드몬드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는 정말 공룡같이 둔해졌고 어쩌면 곧 멸종될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도 난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이 남아있다. 아직도 나는 MSFT의 소액 주주이며 아직 한 주도 팔지 않고 있다 ($30이 넘으면 팔려고 했는데 아직 몇 년째 못 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난 빌 게이츠의 영원한 팬이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신제품이 출시되거나 새로운 소식이 발표되면 꽤 관심 있게 검토하고 사용해보곤 한다.

얼마 전에 우리 집 근처의 쇼핑센터에 갔다가 그동안 말로만 듣던 Microsoft Store가 생긴 걸 보고 너무나 반가워서 와이프와 함께 들어가 봤다. 그리고 엄청 실망하고 나왔다.
아직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고 있는 옛 동료들과 친구들도 많고 또한 소액 주주로써 웬만하면 이제 MSFT에 대해서 부정적인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스토어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어서 여기 몇 자 적어본다.

Microsoft Store에 대한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마이크로소프트 벼룩시장”이다. 워낙 애플 스토어의 깔끔함과 미니멀리슴에 익숙해서 그런지 도대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뭘 파는 가게인지 약간 의심이 들 정도였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애플과 같이 A부터 Z까지 OS, 소프트웨어 그리고 하드웨어를 다 in-house에서 제조하는 게 아니므로 애플 스토어와 같은 ONE CONCEPT, ONE BRAND를 기대할 수는 없다. 나도 이 정도는 잘 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관련자한테 이에 관해서 물어보니 비슷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는 소프트웨어만 주로 제공하고 하드웨어는 많은 제조업체가 만들기 때문에 다양한 모양과 다양한 색감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애플과 같이 white, metallic, minimalist 컨셉보다 이런 게 훨씬 좋은 거 같은데요?”라는 말을 하는데, 역시 관련자의 수준이 이 정도이니 이런 후진 가게가 산출물로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이런 이유로 IBM, Sony, Samsung, Acer, ASUS, LG, HP 등등의 노트북, 데스크톱, 태블릿, 폰, TV와 잡동사니가 가지각색의 모양과 색깔로 어수선하게 전시되어야만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는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행태를 보면 애플과 구글이 하는 걸 무조건 따라 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애플 스토어의 인기가 많으니 일단 따라 한 거 같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밑에 사진 보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할인 프로모션 배너를 이젤 위에 얹어 놓았는데 싸구려 나무 이젤이라니….

안 그래도 어수선한 제품들을 파는 가게에서 더욱더 눈을 피곤하게 하는 건 바로 전반적인 색감이다. Windows 브랜드 색인 빨강, 파랑, 초록 그리고 노랑을 위주로 인테리어를 장식했고 직원들도 이 4가지 색 중 하나의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물론, 색을 통해서 브랜드를 계속 노출하는 건 좋은데 고객의 입장에서는 약간 눈에 피로감이 올 수 있는 경험을 했다.

30분 동안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가게를 찾는 고객군들 또한 애플 스토어와는 차이가 크게 난다. 애플은 젊고 cool 한 돈이 좀 있는 고객들이 오는 거 같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옷도 잘 못 입고 저렴함을 찾는 고객들이 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를 포함?). 직원들이 고객들한테 ‘25% 할인 프로모션’을 계속 강조하는걸 보면 어쩌면 처음부터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Microsoft Store에서의 최악의 경험은 바로 직원들 그 자체였다. 그들의 낮은 수준이었다. 어떻게 ‘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런 허섭스레기들을 자기네 얼굴과도 같은 스토어에 채용했을까? 약 30분간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있는 동안 12명의 직원이 와서 “뭐 도와드릴까요?” “궁금하신 점 있으신가요?” “지금 진행하고 있는 25% 할인 프로모션에 대해서 알려드릴까요?”를 토시 하나 안 틀리고 앵무새 같은 목소리로 지저귀며 계속 귀찮게 했다. 심지어는 5분 전에 이미 이 프로모션에 대해서 우리한테 자세히 설명해준 어떤 멍청한 여직원은 다시 우리한테 와서 “할인 프로모션에 대해서 아시나요?”를 또 물어보기도 했다. 더 한심한 거는 대부분의 직원이 본인이 뭘 파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Windows 7 Enterprise의 용량을 물어봤는데, 주위에 있던 4명의 직원이 전혀 모르고 있었고 Windows 7 Starter에 관해서 물어봤더니 “그게 뭐지? 그런 것도 있나?”라고 하는 직원조차 있었다. 참고로 Windows 7 Starter는 저사양 넷북을 위한 Windows 7이고,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는 넷북이 여러 대 진열되어 있었다.

즉, 직원 교육이 전혀 안 되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을 급히 채용했다는 느낌을 팍팍 받았고 작은 가게에 너무 많은 직원을 배치해놔서 서로의 담당 구역 관리가 전혀 되지 않기 때문에 같은 직원이 또 와서 똑같은 질문들을 하는 것이다. 자신들이 파는 제품에 대해서 너무나 교육이 잘되어 있고 경험이 많은 애플 스토어 직원들과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의 수준이었다. 참고로 나는 최근에 iPhone 4S를 사기 위해서 애플 스토어를 찾아갔었는데 이때 캐리어인 AT&T;와 작은 문제가 있었다. 담당 직원이 너무나 깔끔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 줬는데, 이때 나는 작은 감동까지 받은 경험이 있다.

들어간지 30분만에 나는 Microsoft Store를 나왔다. 맹세컨데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다.

왜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움을 얻지 못하는 것일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제품 출시 전략은 주로 ‘일단 출시하고, 계속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적당한 가격에 더욱더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자. 우리는 돈이 많으니까 5년이 걸려도 되고 10년이 걸려도 된다.’ 이다. 이게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를 long-term으로 보고 꾸준히 노력하니까 굉장히 좋은 전략이 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되지도 않는 비즈니스를 너무 오래 해서 돈만 낭비하는 매우 나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하여튼 이런 전략을 실행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돈이 많아야 하는 건데 마이크로소프트에 돈은 아직은 전혀 문제가 안 되기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Xbox의 예를 한번 들어보자. 2001년도에 Xbox가 처음 출시되었고, 2005년도에 후속타인 Xbox 360이 출시되었는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그때까지도 Xbox 한 대 팔 때마다 손실액이 약 15만 원이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3년 동안 Xbox를 담당하는 그룹은 계속 흑자를 내고 있고, 지난 사분기에는 Kinect라는 효자 상품 덕분에 – 마이크로소프트도 가끔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 1조 원 이상의 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그동안 Xbox 그룹이 퍼부어야 했던 돈은 얼마일까? 거의 6조 원 이상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다른 제품들도 비슷하다. 구글로부터 검색 시장을 뺏어오려고 Bing을 출시한 검색 그룹은 최근 5년 동안 수조 원의 현금을 퍼부었고, Windows Phone은 말할 필요도 없다. Windows Phone 7을 유통하기 위해서 노키아에만 지급한 게 2조 원이 넘는다.

자, 과연 Microsoft Store도 이런 방향으로 가게 될까? 수년 동안 수조 원의 돈을 퍼부어서 결국에는 애플 스토어를 따라잡을 만한 가게로 만들 수 있을까? 단위 면적당(1 sq ft) 매출 600만 원 이상으로 전 세계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소매상점인 애플 스토어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참고로 2위는 보석상인 Tiffany인데 단위면적당 매출은 애플의 절반인 300만 원 밖에 안된다). 글쎄다. 내가 느낀바로는 한 10년 정도의 시간과 수십 조원의 현금이 또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때가 되면 애플은 또 몇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있을 것이다.

(내가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위기에 대해서 쓴 포스팅들이다)
Microsoft 이제는 어디로?
Microsoft in deep shit?

아, 그나마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내가 가장 즐겼던 제품은 Surface였다. 이건 정말로 꽤 쿨한 제품인거 같다.

참고:
Costa Mesa Microsoft Store
-Cult of Mac “Move Over Tiffany’s! Per Square Foot, Apple Is The Most Powerful Retailer In America” by Killiam Bell
-Business Insider “Microsoft’s Board Is Now Worried About How Much Money XBox Will Lose” by Matt Rosoff

Andreessen and Skype

얼마전에 Marc Andreessen이 Wall Street Journal에 기고한 글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를 읽고 다시 한번 Marc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세상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 통찰력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동의했다. 얼마전에 은퇴한 Steve Jobs가 PC 시장을 만들고 다시 버린 – computer를 버리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시작 – tech industry의 visionary였다면, Marc는 실리콘 밸리의 진정한 악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나이 올해 딸랑 40세 (71년 생이다). 넷스케이프를 코딩한 일리노이 대학의 촌놈만큼 그 나이에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을 또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얼마전에 Marc Andreessen에 대해서 다시 한번 놀란적이 있었다. 올해 5월달에 마이크로소프트가 Skype를 85억 달러에 인수한 깜놀 deal이 있었는데, 바로 이 deal이 가능했던 결정적인 요인이 “Marc Andreessen”이라는 사실이다.

Skype를 주로 tech 업계의 Kurt Cobain이라고 사람들은 말을 한다 (엄청나게 인기가 많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우 문제가 많은 골치덩어리). Skype는 2003년도 북유럽에서 창업된 이후 2005년 9월달에 eBay한테 26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eBay가 Skype를 인수한거 자체가 틀렸던건지, 아니면 관리의 문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Skype는 다시 한번 2009년 9월에 Silver Lake Partners라는 사모펀드와 Andreessen-Horowitz 창투사한테 27.5억 달러에 팔렸다. 그리고 2년이 채 되지 않은 2011년도 5월달에 또다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85억 달러에 팔린 것이다.
2년동안 그 가치가 무려 6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는 말인데 (물론, 이자율도 고려를 해야함) 과연 그정도의 가치가 있는 deal 이었을까? 2010년 손실 70억원, 2009년 손실이 무려 4,000억원 이상인 인터넷 전화 회사가 2년 동안 그만큼 발전을 했다는 말인가?
이 deal에 대해서 많은 외부인들은 다시 한번 실리콘 밸리의 거품을 마이크로소프트가 부채질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deal에 직접 관연했던 내부 인력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 그 내부 스토리를 요약해본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Skype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Skype의 창업자 Niklas Zennstrom과 Janus Friis의 마음을 다시 설득시키는 일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두명의 창업자들은 본인들의 의지와는 달리 eBay가 Skype를 인수하자마자 퇴출당했고, 이에 대해 eBay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Silverlake가 Skype를 다시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히자 이 둘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고소했다.
Silverlake에서 당시 Skype 인수를 담당하던 Egon Durban은 Niklas와 Janus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Marc Andreessen임을 알고 있었다. Marc 또한 이들과 같은 창업가 출신이며 (Netscape, Opsware) eBay와 Facebook의 이사회 멤버였으며 실리콘 밸리의 신세대 창업가들이 신처럼 모시는 존재였기에 그는 Marc를 이번 deal에 불러들였다.
Marc Andreessen 또한 Skype를 좋아했다. 그는 Skype야 말로 저평가된 실리콘밸리의 보석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이와 같은 big bet, 호탕한 성격과 미래를 꿰뚫어 볼수 있는 통찰력 때문인지 Skype의 창업자들은 본인들이 소유하고 있던 모든 지적재산권을 양도하였고 이에 대한 댓가로 새로운 Skype의 14% 지분을 받았다. 이제 법적으로 문제가 될게 없었기 때문에 Silverlake와 Marc의 창투사인 Andreessen-Horowitz는 Skype를 회생 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 업무 시간의 절반을 Skype에서 보낸 Egon은 가장 먼저 새로운 경영진을 도입했으며, 그와 Marc는 회사 경영진 30명 중 29명을 교체했다.
새로운 경영진의 지도하에 Skype는 실리콘 밸리에 사무실을 열었으며, 엔지니어링 팀을 2배 이상으로 키웠다. 새로운 개발팀은 지속적으로 Skype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으며, 6주마다 새 업데이트를 출시하면서 유용하지만 불안정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서비스를 매우 안정적인 서비스로 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그 이후 가장 의미심장한 파트너쉽은 Facebook과의 연동이었는데, 이 또한 Facebook의 이사회 멤버인 Marc가 중간에서 큰 역할을 했다.
2009년 iPhone과 앤드로이드가 모바일 혁명을 일으키면서 Verizon이나 AT&T;와 같은 대형 캐리어들은 앞으로 전화 통화료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고, 데이터 서비스로 돈을 버는 시대가 왔다는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Skype와 같은 앱들이야말로 비싼 스마트폰과 데이터 통신 요금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금맥임을 깨달았다.
Silverlake와 Andreessen-Horowitz에 팔린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2010년 가을, Skype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성장해가고 있었다: 유저 수는 1년만에 2억명이 늘어나서 총 6억명의 유저가 Skype를 사용하고 있었고 영상 통화 서비스 유저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능력있는 CEO가 필요했으며, Egon은 당시 Cisco의 임원인 영국 출신의 Tony Bates를 유력 후보로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Egon과 Tony는 캐주얼하게Skype를 통해 통화하기 시작했고, Tony Bates를 Skype로 데려올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이번에도 Marc Andreessen이었다.
“저는 Marc를 항상 존경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난적은 한번도 없었어요”라고 Tony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회상하면서 말한다. “Andreessen-Horowitz 사무실을 방문하는거 자체가 저한테는 엄청나게 설레이는 경험이었죠. 마치 어린이들이 Willy Wonka의 초코렛 공장을 방문하는거 같았다고 할까요 하하.”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엔지니어들과 매끄럽게 융화가 가능했던 Tony Bates는 2010년 10월에 Skype의 신임 대표이사로 스카우트되었다. 그리고 그는 조인한지 3개월만에 새로운 기능들과 매출원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특히, 영상 통화를 통한 광고 수익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당시 업계에서 매우 신선하고 수익성이 높은 모델이었다. 그러면서 Tony는 Skype의 IPO를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실리콘 밸리에서는 Skype가 화제가 되었으며, 이러한 소문은 시애틀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의 귀에도 들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후발주자인 모바일 비즈니스를 도약시키기 위한 서비스가 필요했으며, Xbox 게이밍 플랫폼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찾고 있었는데 Skype가 이러한 조건들에 딱 맞는 제품이었다. 
2011년 4월 마이크로소프트의 CFO인 Peter Klein은 Silverlake의 Egon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Skype 인수에 대한 의향을 전달했다. 재미있는 점은 Egon과 Peter의 주 통화내용은 마이크로소프트-Skype 합병보다는 Marc Andreessen 이었다고 한다. 평소 Marc의 팬이었던 Peter가 Skype 인수에 결정적인 관심을 갖게된거는 당연히 Skype가 필요한 제품이었지만, 회사 주인의 네임 브랜드도 톡톡하게 한 몫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한 85억 달러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었을까? 잘 모르겠다…오직 시간만이 우리에게 알려 줄 것이다. 2007년도에 Facebook 지분 1.6% 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한 가격은 2억4,000만 달러였다. 당시 관계자들은 미친 짓이라고 손가락질 하면서 욕했지만, 현재 페이스북의 850억 달러 밸류에이션 기반으로는 그 2억 4,000만 달러의 가치는 13억 달러이다.

하여튼 Skype deal을 통해서 다시 한번 Marc Andreessen의 네임밸류와 그 정도의 네임밸류를 유지하려면 어떠한 경험들이 뒷받침 되어야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참고:
-Fortune 2011.07 “Skype: The inside story of the boffo $8.5 billion deal”
-Wikipedia “Skype”
Skype Enterprise Blog
Andreessen Horowitz website
-Wall Street Journal 2011.08.20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사과 속으로 – 애플의 성공 비결

나는 “후회”를 싫어한다. 그래서 후회할 일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은 힘들지만 더 열심히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나도 생각할 때마다 아쉬워하며 후회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5년 전에 Apple사의 주식을 사지 않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왕창 샀다 대신…완전 실수였지). 그당시 애플의 주가는 약 $60 정도였는데, 2011년 7월 23일 기준으로 애플의 주가는 $390이다.
2010년도 애플의 매출은 약 72조원, 순이익은 15조원이었다. 시총은 무려 360조원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미 제꼈고, 애플에 투자한 사람들은 자그마치 53.1%라는 어마어마한 투자회수율을 즐기고 있다. 
애플은 도대체 뭐가 다를까? 남과 뭘 어떻게 다르게 하길래 이렇게 비즈니스를 잘 할까? 창업 후 기업이 수명을 다하기까지 히트 상품을 1개 만들기도 힘든데 대박 상품에 이어 또 대박 상품을 한번도, 두번도 아닌 여러 번 반복하는 애플의 비결은 무엇일까? 50,000명 이상의 직원과 연매출이 72조원에 웃도는 대기업이 어떻게 해마다 60% 이상 성장할 수 있을까? 애플은 이러한 성공 비결을 공유하길 가장 꺼려하는 기업 중 하나이지만 얼마전에 Fortune지에서 “Inside Apple”이라는 상세한 기사가 개재되었는데 그 기사와 그동안 내가 애플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종합해서 내가 생각하는 애플의 성공 비결 몇가지를 한번 정리해 본다:

1. 확실한 책임 소지 (1) – ‘실패’라는 단어는 애플한테는 매우 낯설지만 그래도 가끔 실패를 한다. 2008년도 애플이 3G 아이폰을 처음 발표하면서 완벽한 동기화를 제공하는 MobileMe라는 이메일 서비스를 같이 launch 했다. 아이폰은 초대박이 났지만, MobileMe는 화려하게 실패했다. 유저들은 이메일이 중간에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서 불평했고, 블랙배리에 비해서 동기화가 너무 불편하다는 피드백이 대세였다.
스티브 잡스는 얼마 후 MobileMe 팀원들을 모두 불러 모았고 그 자리에 있었던 애플 직원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MobileMe가 어떤 기능을 제공해야하는 서비스인지 누가 좀 말해 줄래요?”라고 잡스가 MobileMe 팀원들한테 물었다. 몇몇 팀원들이 다양한 답변을 제공했고 잡스는 바로 “이런 제기랄. 그런데 왜 니네가 만든 MobileMe는 그런것들이 안되냔 말이야!”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그이후 약 30분 동안 잡스는 MobileMe 팀이 애플의 명성을 추락시켰고, 애플한테 매우 우호적인 Wall Street Journal의 저명한 기술 평론가인 Walt Mossberg마저 MobileMe에 대한 악평을 했다면서 그 자리에서 MobileMe 그룹장을 해고하고 교체했다.
2. 확실한 책임 소지 (2) – 애플에는 프로젝트가 크던 작던 DRI라는 비공식적인 직급이 존재한다. Direct Responsible Individual 의 준말이며, 말 그대로 “직접적인 책임자”이다. 미팅이나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DRI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문서화되기 때문에 모든 팀원들은 누가 책임을 소지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애플의 모든 미팅 일정에는 구체적인 action plan들이 나열되어 있고, 각 action plan 옆에는 해당 DRI의 이름이 적혀있다고 한다. 애플 내부에서 아주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질문 중 하나가 “DRI가 누구지?”라고 한다.
이런 제도를 통해서 정확한 담당자와 책임자를 파악하는데 혼돈이 발생하는걸 방지한다.
3. 변명은 금물 – 애플의 임원들이 부사장 (VP)으로 승진할때마다 잡스가 이들에게 해주는 설교가 있다. “부사장과 청소부의 차이점”이라는 이야기인데 다음과 같다. 어느날 잡스 사무실의 쓰레기통이 매일 비워지지 않아서 청소부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사무실 자물쇠가 바뀌었는데 본인은 새로운 키가 없어서 쓰레기통을 비우지 못했다는 거다. 업으로 쓰레기통을 비우는 청소부의 입에서는 나올 수 있는 변명이고 청소부는 본인의 실수에 대한 변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사장은 그렇지 못하다. 신임 부사장들한테 잡스는 항상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고 한다. “당신이 청소부라면 여러가지 변명을 할 수 있다. 청소부한테는 변명이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사장이 되면서 그런건 의미가 없어진다.” (참고로, 애플에는 부사장이 70명 밖에 없다)
4. Fast and Nimble – 직원 50,000명의 대기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애플은 민첩하게 움직인다. 임원단에서 전략의 방향을 바꾸기로 결정하면, 변화는 그 순간 즉시 360도로 일어난다. 한 예로 애플 경영진은 신제품 출시 48시간 전에도 가격을 바꾸는걸로 유명하며, 보지 못했던 기회가 발생하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재빨리 방향을 바꾸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5. 별똥부대 Top 100 – 애플에는 스티브 잡스와 직접 만나서 애플의 중요한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본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Top 100”라고 하는 이 집단은 해마다 비밀리에 모여서 3일동안 잡스와 함께 애플의 전략에 대해서 회의를 한다. Top 100에 대한 모든 사항은 극비로 진행되는데 그 존재마저도 애플 내부에서 공식적이지 않으며, 입소문을 통해서만 존재한다. 해마다 열리는 이 회의에 참석자들은 회의 장소로 직접 운전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대신 애플 본사 Cupertino로부터 버스를 타고 단체로 같이 이동한다.
Top 100 미팅을 통해서 잡스는 회사의 핵심인력들한테 앞으로 애플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발표하며, 차세대 리더들과 함께 그의 비전을 공유한다. 행사는 잡스가 특유의 카리스마틱한 발표 스타일로 직접 kick-off하며 다양한 세션을 통해서 사전에 결정된 담당자들의 발표로 진행된다. 100명 모두가 발표하는건 아니고 이 중 10명 정도만 발표를 하는데 듣는 사람들한테는 흥분되고 기억에 남는 행사가 되지만, 발표하는 사람들한테는 매우 긴장되고 악몽과도 같은 자리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실수하면 바로 짤릴 수가 있다고 한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애플에서 일했던Mike Janes는 Top 100 미팅을 통해서 잡스가 iPod를 처음 보여줬다고 한다. “우리가 iPod를 최초로 본 그룹이었죠.”
Top 100은 스티브 잡스가 직접 선발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직급으로 뽑는건 아니라고 한다. 물론, 부사장급의 경영진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갓 입사한 유능한 신입 직원들도 간혹 Top 100 미팅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Top 100의 명예는 절대 영원한거는 아니다. 해마다 새롭게 선발되며 조금이라도 능력, 성과 또는 가능성이 부족하면 그 사람은 Top 100 리스트에서 제명된다. 여기에서 밀린 애플 직원들로 구성된 Bottom 100라는 모임이 존재한다는 소문도 있다 🙂
잡스는 비공식적으로 Top 100에 대해서 “내가 회사를 다시 맨땅에서 세워야 한다면, 이 100명의 직원들과 같이 만들겠다.”라고 말한적이 있다고 한다.
6. Do More with Less – 애플은 차고에서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실리콘 밸리 기준) 대기업이다. 지리적으로는 실리콘 밸리의 중앙에 위치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과는 사뭇 다른 ‘어른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갓 시작하는 스타트업의 멘탈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회사의 사활을 결정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들에 많은 인력이 아닌, 소수의 정예 멤버들만 투입하는 스타트업 특유의 “Do More with Less” 정신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하나의 예를 들면: 애플의 Safari 웹브라우저를 iPad용 사파리 브라우저로 바꾸는 – 엄청나게 큰 프로젝트였다 – 코딩을 담당한 엔지니어는 달랑 2명이었다고 한다. 2010년도 한 기술 conference에서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이 애플의 do-more-with-less 정신을 요약한 적이 있다. “애플은 가장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그대신 우리가 계속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떤 말을 탈지 (choosing which horses to ride) 아주 신중하게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만 본다면 정말 말도 안되는 말이다. 한때는 애플도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현금만 70조원이 넘게 있는 회사가 자원이 별로 없다는걸 믿을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비용을 아끼면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스타트업 마인드를 가지고 일을 한다는걸 의미한다.
실은 “Do More with Less”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가장 즐겨 쓰던 말 중 하나였고, 나의 짧았던 마이크로소프트 시절을 회상해보면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중요한 프로젝트에 항상 필요한거보다 더 적은 자원과 인력을 배정했었다. 잘되는 회사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나 보다.
7. 써야할때는 아끼지 말아라 – 애플에서 말하는 자원 부족은 주로 ‘좋은 인력’과 관련되었지 ‘돈’과 관련된거는 아니다. 심사숙고한 후에 결정을 하면 애플은 그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최신 iMovie 소프트웨어 홍보 동영상용 음악 제작을 위해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까지 모셔왔으며, 몇 년 전에는 데모용 동영상에 필요한 결혼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 카메라팀 전원을 하와이까지 보낸적이 있다.
8. 전문가 (specialist) 집단 – 애플은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모두가 전문가가 (specialist) 되길 격려한다. 이는 조직 위로 갈수록 일반가를 (generalist) 강조하는 다른 대기업과는 매우 다른 점이다. 애플 직원들은 담당 분야 이외에는 touch할 권한도 없을 뿐더러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애플의 인터넷 상점을 담당하고 있는 Jennifer Bailey는 인터넷 상점 사이트의 이미지나 사진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는다. 이미지와 사진들은 모두 애플의 그래픽 그룹에서 담당하기 때문이다. 애플에서 가장 힘이 센 임원 중 한명인 Ron Johnson (전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수익성이 가장 높은 Apple Store 총괄) 또한 애플 스토어의 재고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권한도 없다. 애플의 모든 재고관리는 스티브 잡스가 병가로 회사를 떠났을 때 임시 CEO를 담당했던 애플의 COO인 Tim Cook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잡스가 전문화 (specialization)를 강조하는 이유는 전문화야 말로 회사의 다양한 부서의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직원들과 부서를 관리하기 위한 관리 목적만을 위해서 관리자를 채용하는 건 매우 비효율적인 운영 방침이라고 항상 강조한다 (믿습니다!). 그의 이런 회사 운영 방침은 매니저들이 특정 위치에 도달하면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일반가로 만드는 GE의 인재육성 방침과는 완전 정반대이다. 아마도 이러한 잡스의 사고 방식 때문인지 애플에서는 본인이 담당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나이, 직급, 학벌, 연차, 타 부서/직원과의 관계 등과 상관없이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는 거 같다.
9. Apple University – “스티브 잡스가 죽으면 애플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우리는 요새 자주 접하고 있다. 애플을 잘 알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은 ‘애플 = 스티브 잡스’이기 때문에 잡스가 죽으면 애플도 서서히 망할 것이라 하며, 후계자 양성에 소홀히 하고 있는 잡스와 애플을 비난하고 있다.
실은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3년전 스티브 잡스가 건강악화로 두 번째 휴가를 떠나기 전에 그는 Yale 경영 대학원장인 Joel Podolny를 스카우트해왔다. Podolny씨는 경영학 중 인재관리 분야의 전문가였는데 그는 애플로 온 후로부터 잠수를 탔고, 그가 몇 년 전에 애플의 HR 부사장으로 임명되었을 때도 그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Podolny씨는 비밀리에 Apple University라는 큰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었다. 바로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애플 자체의 내부 교육/훈련 프로그램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경영학의 대가들을 고용했으며, 그 중에는 하버드의 베테랑이자 인텔 앤디 그로브 회장의 전기작가인 Richard Tedlow가 포함되어 있었다. Podolny씨는 이 전문가 집단과 함께 애플의 역사상 중요했던 결정들에 대한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를 작성하고 있다. 마치, 모든 MBA 학생들이 사용하는 Harvard Case Study와 같은 자료들이지만 애플 직원들만을 위한 애플의 전용 케이스 스터디 종합 세트인 셈이다. 어떤 내용들인지는 특급 비밀이지만, 애플 내부 임원들에 의하면 아이폰 제조를 중국의 단일 공장으로 통합했던 결정 및 Apple Store를 시작하게된 배경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한다. 참고로, 강사는 외부 강사들도 있지만 Tim Cook와 Ron Johnson과 같은 애플의 탑 임원들이 직접 가르친다고 한다.
Apple University의 궁극적인 목표는 애플의 차세대 리더들이 애플의 과거 사고 방식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배움으로써 미래에 대해서 준비시키기위함 이라고 한다.
10. 애플 vs. 마이크로소프트 –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한 경험이 모두 있는 한 임원은 두 회사의 차이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단 돈이 될만한 시장을 파악한 후에,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지 그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를 연구 합니다. 애플은 완전히 그 반대입니다: 일단 아주 좋은 제품을 만든 후에 그 제품을 팔아서 돈을 억수로 벌 수 있는 시장을 찾던지, 개척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단 시장의 크기를 상세하게 계산한 엑셀 스프레드쉬트로 시작을 하지만, 애플은 프로토타입과 데모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도중 애플의 주가가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400을 넘었다고 한다. 미국이 곧 파산하니 마니 하는 좋지 않은 소식으로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일이니 참으로 대단한거 같다. 그만큼 소비자와 시장이 애플에 거는 기대와 희망이 크다는 뜻인거 같다.

앞으로 애플의 활약이 더욱 더 기대되며, 소문대로 iPhone 5가 올해 출시됐으면 좋겠다. 몇년째 iPhone 3를 사용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은 목 빠지겠다.

참고:
-Fortune 2011, May “Inside Apple. From Steve Jobs Down To The Janitor: How America’s Most Successful – And Most Secretive – Big Company Really Works.”
-Apple.com Press Info
-Wikipedia Apple Inc.

Microsoft – in deep shit?

이 글을 2010년 7월달에 올린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포스팅 “Microsoft – 이제는 어디로?”와 같이 읽으면 더 재미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망할 수 있을까?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고 있던 2006년도 경에 누가 나한테 이런 질문을 했다면 나는 그냥 비웃으면서 “over my dead body!”라고 했을것이다. 하지만, 역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각보다 빨리 변하는거 같다. 요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망할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이게 현실이 되면 내 주식은 어떻게 될지 가끔은 걱정도 하곤 한다.
물론, 하루 아침에 망하지는 않겠지. 누군가 비유했듯이 마치 대영 제국과 같이 아주 서서히 몰락할 수는 있을거 같다. 이미 그렇게 서서히 몰락이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이런 내 우려들을 뒷받침해주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린 책이 이번달 미국 서점을 강타한다. 솔직히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책은 이미 서점에 수백권이 있어서그 책들에 적혀있는 추측, 예측 그리고 오정보를 모두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은 좀 다르다. 왜냐하면 책의 저자가 Paul Allen이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폴 알렌은 1975년도에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설립했지만 7년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암)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떠난 마이크로소프트 지분의 가치는 오늘날 15조 이상이며 그는 해마다 Forbes지에서 선정하는 세계 갑부 리스트 50위 안에 항상 든다. 제일 짜증나는거는 Paul Allen 이름 옆에는 항상 ‘*’가 붙어있고, 페이지 밑의 주석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써있다. “Paul Allen씨는 1982년에 은퇴했습니다” ㅋㅋ

Paul Allen은 이번달 말에 “Idea Man: A Memoir by the Cofounder of Microsoft“라는책을 출간한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super micro 주주로써 여기저기서 읽은 책들의 상세한 review를 모아 검토해볼 기회는 있었다. 그는 아주 신랄하고 insightful하게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처해 있는 상황과 그 이유들에 대해서 몇가지 의미심장한 견해를 제시한다.

1. B급 인재들
구글이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엔지니어들과 비엔지니어들이 가고 싶어하는 회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인재 중의 인재들을 채용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데 90년대 중반까지 마이크로소프트에 채용된 인력들은 특 A급 인재들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급성장과 함께 A급 인재들을 유지하는데 실패함과 동시에 새로운 A급 피를 수혈받을 수 있는 전략의 부재로 인해 이제는 많은 B급, 심지어는 C급 인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기생충같이 회사의 피를 빨아 먹고 있다. “회사가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B급 인재들을 잡초 없애듯이 지속적으로 제거해야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메카니즘이 없다.”고 폴은 말한다.
나도 내 마이크로소프트 시절을 한번 생각해보면 정말 멍청하고 무능력한 인간들이 여기저기 전략적인 위치에 포진되어 있는걸 봤는데 아마도 이 내용과 일맥상통하는거 같다.

2. “굳어버린” 문화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는 이제 innovation과 creativity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그는 말을 한다. 서로 손가락질하기에 바쁘고, 프로젝트들은 실패하는데 그 누구도 책임은 지지 않는 문화가 어느새 마이크로소프트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어정쩡한 실력의 매니저들이 자기들만의 폐쇄된 동굴속에서 정보 공유를 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고 있고,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마이크로소프트 36년 역사상 최악의 제품인 Windows Vista이다. 이런 굳어진 기업 문화때문인지 최근에 유난히 많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인재들이 회사를 떠났는데 몇명만 이름을 대자면 다음과 같다:
Mich Matthews – Central Marketing Group 부사장 (2011 여름 퇴사 확정)
Brad Brooks – Windows Vista/Windows 7 마케팅 총괄
Johnny Chung Lee – Xbox Kinect의 핵심 연구원
Matt Miszewski – Worldwide 공공사업 General Manager
Bob Muglia – Server and Tools Business 사장
Ray Ozzie – Chief Software Architect
Stephen Elop – Office 제품군 총괄 사장
Robbie Bach – Entertainment and Devices Division (EDD) 사장
J Allard – EDD Chief Experience Officer and CTO
Chris Liddell – CFO

회사 생활하면서 이직하는게 대수냐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을것이고 당연히 위에 언급된 사람들도 이직할 권리는 있지만, 한 회사에서 10년 이상을 온몸으로 충성한 병사들이 이렇게 대거 퇴사를 한다는건 회사의 문화나 리더쉽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적신호이다.

3. 리더쉽의 부재
스티브 발머의 발리더쉽에 대해서는 나도 이미 수십번씩 언급한적이 있다. Paul Allen은 빌 게이츠가 구글과 같은 경쟁사들을 너무 쉽게 생각한 실수를 범했다고 비난하지만, 스티브 발머 이야기가 나오면 거의 주먹질을 할 기세이다.
스티브 발머는 10년 이상 마이크로소프트를 지휘하면서 회사의 cash cow인 Windows와 Office와 같은 제품을 더 쥐어짜서 단기적인 매출은 신장시켰지만, 그러는 동안 그는 애플과 구글이라는 경쟁사들이 미래를 정의하고 창출하게 하는 절대적인 우를 범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4. 뿌리부터 틀린 전략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을 위한 business software를 만들고 파는 회사이다. 이러한 전략은 회사의 DNA에 박혀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강점인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위주의 핵심 역량은 개별 소비자들을 겨냥해야하는 모바일 컴퓨팅 핵심 역량과는 매우 다르다.
Paul Allen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소비자 대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려고 한다는거 자체가 큰 모순이자 틀린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바일 컴퓨팅을 안할 수도 없는게 바로 구글과 애플이라는 무시무시한 경쟁사들이 PC를 대체하려고 하루가 다르게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좋은 모바일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도 Bing이나 Xbox Kinect와 같은 소비자들한테 엄청 인기가 많은 제품들을 최근에 출시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경험한적이 없는 가장 위협적인 경쟁사인 구글과 애플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고, 어쩌면 영영 따라잡기만 하다가 꼴찌로 끝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우리말에 아주 상황이 좋지 않을때 사용하는 속어가 있는데, “야, 너 좇됐어 임마”가 그 대표적인 말이다.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영어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는데 바로 “in deep shit”이다.

“Microsoft seriously is in deep shit”

2010년 7월달에 올린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포스팅 “Microsoft – 이제는 어디로?”를 읽으면 왜 마이크로소프트가 in deep shit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참고:
-Financial Times “No choice but to chase the ‘high-tech hellhounds’” by Richard Waters
-Financial Times “Where Microsoft went wrong – by Paul Allen” by Richard Waters
-Wall Street Journal “Microsoft Co-Founder Hits Out at Gates” by Nick Wingfield and Robert A. Guth

The $600 Billion Challenge – Part 2

그리고 최초의 만찬 이후로 두번째와 세번째 모임의 일정이 확정되었다. 워낙 비밀리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두번째와 세번째 모임에는 정확하게 누가 참석하였는지는 아직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자선 관련 행사들이 완전히 베일에 가린채 진행되는 이유는 단순한 신비주의 전략이 아니다. 혹시나 이런 모임에 참석을 했다고 밝혀진 부자들이 어떤 이유로 인해서던간에 기부를 하지 않는다면 그 자신들은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들한테 도덕적이지 못하니, 욕심이 많다니 등등 욕을 많이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부자들이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신들이 자선단체의 행사에 참석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는걸 많이 꺼려들 한다.

그래도 항상 누군가는 이런 비밀 정보를 몰래 누수한다 ㅋㅋ. 2009년 11월 New York Public Library에서 열린 두번째 모임에서 주목할만한 참석자들은 뉴욕의 유명한 투자은행가 Kenneth Langone과 그의 와이프 Elaine,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 온 H.F. “Gerry” Lenfest와 그의 와이프 Marguerite였다. Lenfest 씨는 그가 창업해서 소유하고 있던 펜실베이나 케이블 TV 회사를 Comcast에 팔면서 막대한 부를 – 대략 12억 달러 정도 – 챙긴 인물이다. 이후에 그는 대부분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실제로 오늘날까지 그는 8억 달러라는 큰 금액을 대부분 교육 관련된 단체에 기부하였다.
11월달의 모임에서 Lenfest의 와이프 Marguerite는 매우 재미있고 현실적인 제안을 하였는데, 부자들은 시간을 정해서 그들과 그의 가족이 평생 잘 먹고 잘 살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지를 곰곰히 계산해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밖의 돈은 모두 사회에 환원을 해야한다는 제안을 하였다.

세번째 모임은 서부에서 열렸다. 바로 그 다음달인 2009년 12월 Menlo Park (스탠포드 대학 바로 옆 동네이다)의 Rosewood Sand Hill Hotel에서 열렸다. 세번째 모임 참석자들 또한 모두 공개되어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아는 사실은 Kleiner Perkins의 전설적인 VC  John Doerr와 그의 와이프 Ann, 그리고 최초의 만찬에도 참석하였고 Rosewood Hotel 장소를 골랐던 Morgridge 부부가 그 중 몇명이었다는 점이다. 이 세번째 모임은 과거의 모임과는 성격이나 참석자면에서 조금 달랐다고 멜린다 게이츠는 말을 한다. 왜냐하면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부를 축적한 서부의 부호들은 전통적으로 대대로 부자들이 아니라 신흥 경제를 (인터넷과 기술) 중심으로 돈을 번 아직은 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초짜”들이기 때문에 기부와 자선에 대해서는 아직은 익숙치 못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예상하였던거보다 훨씬 더 길게 수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재미있는 거는 이렇게 오래동안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저녁식사로 준비되었던 고기가 너무 질기게 구워져서 이 호텔의 주방장과 매니지먼트가 모임일 열렸던 Dogwood 방에 모인  손님들한테 짜증을 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자신들이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반성할것이다 ㅎㅎ.
세번째 만찬에서는 사람들이 기부의 문화에 대해서 갖고있는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었다. 개인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소식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게 개인 생활이나 프라이버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것일까? 그 이후에는 여기저기서 돈을 기부하라고 귀찮게 하지는 않을까?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기관에 기부하는건 어떻게 관리를 해야하나? 돈을 스마트하게 번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부 또한 스마트하게 하고 싶기에 물어보는 매우 좋은 질문들이다.

바로 이 세번째 모임에서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은 기부와 관련된 서약서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아무도 그 아이디어를 부정적으로 간주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2010년도가 되면서 “서약”이 이 모임들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를 잡았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총 재산의 50%를 기부하라는 아이디어는 이렇게 탄생하였다. 실은 빌 게이츠나 워렌 버펫은 그 이상을 기부하라고 부자들에게 권유하고 싶었지만, 일단은 50%라는 숫자가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큰 부담이 없고 이렇게 해서 모인 액수 또한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이 목표로 하는 기부금과 근접하기 때문에 50%를 선택하였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서약서는 법적 계약서는 아니다. 그렇지만, 도덕적인 계약서이자 한번 서면으로 작성을 하면 마치 법적 계약서와 같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성격의 서약서이다. 그리고 이 모든 서약서를 현재 멜린다 게이츠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웹사이트인 The Giving Pledge에 각각의 서약서를 포스팅하고 있다. 방금 확인해보니 정확히 40개의 서약서가 올라가 있는데 역시나 한국인의 서약서는 없다. 내가 앞서 포스팅한 워렌 버펫의 99% 서약서도 이 사이트에 올라가 있다. 이미 이 50% 서약에 동의한 사람들은 Broad 부부, Doerr 부부, Lenfest 부부, Morgridge 부부 등이 있으며 빌 게이츠, 멜린다 게이츠와 워렌 버펫은 이 서약을 할만한 부자들에게 자신들이 가진 재산의 50%를 기부하라는 이메일과 전화통화를 지금 이순간에도 하고 있을것이다. 그리고 곧 50% 서약을 한 모든 억만장자들은 그들의 억만장자 친구들에게 같은 내용의 이메일과 전화를 할 것이다. 가을에는 어쩌면 Great Givers Conference가 열릴지도 모른다. 확실한거는 나는 여기에 초대받지 않을거라는 것이다 (아 씁쓸하네).

과연 빌/멜리다 게이츠와 워렌 버펫의 $600 Billion Challenge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캠페인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자체가 좀 애매모호할거 같지만, 3명의 리더들이 각자 판단하는 성공의 기준은 있다.

워렌 버펫은 누구나 어느 정도 재산이 생기면 그 돈을 가지고 나중에 뭘 할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어떻게 할지 결론을 내리지는 못해도, 모두가 다 한번 정도 생각은 해봤을겁니다. 이번에 우리가 하라고 하는 서약은 다시 한번 이들이 이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을 하게 만들것입니다.” 버펫이 이와 관련해서 경고하는 가장 위험한거는 부자들이 자신의 돈과 재산을 가지고 뭘할지 결정하는걸 미루는거라고 한다: “만약에 죽을때까지 기다렸다가 90살이 다 되어서 유서를 남기려고 하면 아마도 지금과 비교해서 지능이나 체력면에서 많이 뒤쳐져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없을것입니다.” 

빌 게이츠는 오히려 50%라는 수치가 너무 낮은게 아니냐라는 말을 한다. 그의 바램은 부자들이 50%를 시작으로 기부활동을 시작하면서 기부의 매력과 즐거움을 깨닫고 더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것이다. “물론 제가 말하는거는 구세군 냄비에 한두푼 집어넣는거와는 다른 레벨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재산을 기부할거라고 장담합니다.”

멜린다 게이츠는 조금 더 현실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그녀는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부자들이 기부를 하지 않는데는 너무나 많은 이유가 있다고 그녀는 말을 한다: 죽음을 준비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재산을 기부하려면 큰 돈이기 때문에 누군가를 통해서 여러가지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냥 굳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이런 점들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서약 캠페인의 단기적인 목표는 바로 부자들이 이런 고민과 공포를 극복하고 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궁극적으로 3~5년 후에는 더욱 더 많은 억만장자들이 서약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 캠페인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겁니다.”
부자들이 10%를 기부하던, 50%를 기부하던 또는 99%를 기부하던간에 어찌되었던간에 이 캠페인의 최대 수혜자는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꼭 부자들만이 이 사회에 자신들이 어떻게 기여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건 아닐것이다. 바로 우리와 같이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피래미들도 부자들이 50% 서약 하는걸 보면 – 비록 줄 수 있는건 그들보다는 택도 없이 부족하겠지만 – 무엇이 옳바른 일이고 어떤게 스스로와 남을 위해서 살 수 있는 삶인지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가끔 전쟁과 관련된 무슨 날이면 6.25전 참전 미군 용사들이 TV에 나온다. 얼마전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는 쭈글쭈글 할아버지/할머니가 된 6.25 참전 미군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훈장을 수여하는걸 뉴스를 통해서 봤다. 솔직히 미국이 우리나라를 도와준거는 한국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100%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미군들이 “we exchanged our youths and lives for Korea’s freedom” 이라는 말을 하면 속으로 “개새끼들 지랄하고 자빠졌구나”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하지만, 한가지는 짚고 넘어가자. 어찌되었던간에 이들은 생판 알지도 못하는 한국이라는 코딱지만한 나라에서 그들이 왜 싸워야하는지도 모르면서 목숨을 바쳐가면서 타국의 자유를 위해서 자신의 젊음을 – 어떤 이들은 목숨을 – 희생하였다. 이건 객관적인 사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정말로 대단한 영웅인 셈이다 (물론, 월남전에 참전하고 지금도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조뺑이 치고 있는 대한민국 군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재산의 50%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들은 어떠한가? 이들이 사회에 돈을 퍼다 줄 타당한 이유는 솔직히 쥐뿔만큼도 없다. 남들이 빈대같이 빈둥빈둥 놀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을때 이 사람들은 더러운꼴 당하고 피똥싸면서 열심히 일을 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다. 이런 그들이 왜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아프리카의 “마둥가”라는 에이즈 걸린 3살짜리 어린애와 그의 식구를 도와야 하는가? 나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우리 아버지가 억만장자인데 자신이 힘들게 번 재산의 50%를 아들인 나한테 유산으로 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면 나는 “아이구, 아부지 정말 잘 결정하셨습니다.” 라고 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까? 힘들것이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천사들이자 영웅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오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것처럼 더럽고 매마른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