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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의 여지는 항상 존재한다

BetterFasterCheaper
*업데이트(2017년 1월) – Zoom은 2016년 말에 Sequoia로부터 1,000억 원 이상 투자를 받으면서 유니콘 기업의 대열에 합류했다.

창업, 스타트업 운영과 투자 관련 업무를 약 10년 이상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그 많은 배움 중 일하면서 매일 느끼는 게 바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개선의 여지는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언젠가는 더 작고 빠른 스타트업이 나타나서 기존 플레이어를 능가하는 서비스를 만들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점이다.

Strong Ventures에서 투자한 회사 중 한국에 위치한 업체들도 몇 개 있다. 맘 같아서는 이들 옆에서 이런저런 도움을 주고 싶지만, 우리가 물리적으로 미국에 있는 관계로 이메일, 전화 그리고 화상 회의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한다. 나는 거의 3년 동안 Skype를 사용했는데 했는데 한 8개월 전부터 Zoom.us라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거의 모든 화상 회의는 Zoom으로 해결한다. 개인적으로 Skype는 몇 가지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품질과 multi-party video conferencing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Skype를 인수한 후에 많은 변화와 품질 개선이 있었지만, 아직도 인터넷의 상태에 따라서 통화 품질 차이가 크게 나고, 무료 버전은 두 명만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다자간 화상 회의를 하려면 최소한 한 명이 premium account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Zoom은 이런 불편함을 잘 해결한 서비스이다. Backend 기술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품질 면에 있어서 확실히 Skype보다 좋다. 우리 집 인터넷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닌데도 지금까지 줌으로 화상 회의를 할 때 문제가 발생한 적이 거의 없었다. 또한, 15명까지 무료 화상 회의가 가능하므로 여러 명이 얼굴을 보면서 회의할 때 굉장히 유용하다. 거기다가 직관적인 UI 기반의 화면 공유도 쉽고, Facebook을 통해서 간단하게 상대방을 초대할 수 있는 장점들이 있다. 수백 명의 고급 개발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VoIP 솔루션의 대명사인 Skype보다 훨씬 적은 후발주자들이 창업한 2년도 안 된 스타트업이 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히 Zoom 창업팀이 인터넷 기반의 화상/음성 솔루션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많은 분이 말렸을 거 같다. 이미 전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Skype라는 공룡이 있었기 때문에 – 그리고 나머지 60%를 점유하고 있는 대형 기업들 – 이들의 생존과 성공의 확률은 희박하게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Skype가 가지고 있는 취약점을 잘 분석해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 기존 서비스의 문제점들을 개선한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한 3년 전만 해도 누군가 나한테 와서 “구글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검색 엔진을 개발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했다면 밥 한 끼 사주고 그냥 집에 가라고 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런 의구심은 갖지만, 이제는 최소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본다. 왜냐하면, 구글이 못하거나 약한 부분을 보완한 검색 엔진을 누군가 개발할 수 있는 확률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개선의 여지는 항상 존재한다.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고 다녀보자.

<이미지 출처 = https://wealthymatters.com/2013/01/11/think-better-faster-cheaper/>

글로벌 서비스 제대로 번역 하기

PS_0834_YOU_ENGLISH지난 9개월 동안 내 파트너 John과 나는 꽤 많은 스타트업들에 투자했다. 계산을 해보니 한 달에 평균적으로 한 개의 회사에 투자했다. 미국인들이 만든 완전 미국 회사들도 있지만 역시 대부분 회사는 한국인들이 한국이나 미국에서 창업한 벤처들이다. 현재로써는 모두 다 힘없고 작은 회사들이지만 앞으로 크게 global business가 될 가능성이 높은 팀원들로 구성된 회사들이다.

창업팀이 한국 사람들이다 보니 글로벌 서비스를 만드는 게 쉽지가 않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역시 가장 기본이 되는 언어에서 그 문제점들은 시작된다. 대부분 회사는 일단 제품을 한글로 만들어 놓은 후, 영어로 번역하게 되는데 이렇게 할 경우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일단, 한글 -> 영어를 제대로 번역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가 힘들다. 처음엔 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중/고/대학을 미국에서 나오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는 사람들조차 실력이 의심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이제는 창업가의 친구 중 “영어 좀 한다는” 사람들은 아예 고려하지도 않는다. 영어 좀 하는 사람 중 제대로 된 번역을 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번역을 하는 사람을 찾아도 이 사람들의 결과물을 보면 왠지 어색한 부분들이 항상 존재한다. 글씨/문장 하나하나를 비교해보면 아주 완벽한 번역이라서 딱히 틀린 부분을 지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제품을 사용하면서 전체적인 사용자경험의 면에서 보면 특정 상황이나 특정 화면과는 적합하지 않은 번역이 많다. 왜냐하면, 그 제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번역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영화 번역하는 예를 한번 들어보자. 그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번역하면, 단어 하나씩에 대한 번역은 맞을지 몰라도 영화를 관람하면서 자막을 읽어보면 왠지 전체 영화랑은 잘 어울리지 않는 인상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문맥(context) 기반의 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글로 만든 서비스를 제대로 영문 현지화하려면 그 제품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품을 사용해 본, 그리고 영어를 매우 잘하는 사람이 번역을 해야 한다. 이런 사람을 찾기는 정말 힘들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 중에 우리 제품을 100% 이해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고, 우리 제품을 100% 이해하는 사람 중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 또한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창업팀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경험하고, 그 경험과 제품을 own 하는 사람만이 글로벌 사용자의 입장에 입각한 ‘제대로 된’ 번역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미국 사람이면 이 화면이 나올 때 어떤 메시지를 보고 싶어 할까?”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더 중요한 건 그 질문에 대한 미국적인 답변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특히 게임과 같이 사용자의 감성과 지성을 자극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서비스라면 더욱더 그렇다. B2B 서비스와는 약간 달리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이미지 하나, 이 모든 걸 글로벌화 해야 한다.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파악하고 그 번역을 처리하는 건 거의 예술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게임 번역은 대통령 전용 동시 통역가도 할 수 없는 큰 작업이다.

위처럼 말로 하면 쉽지만, 이걸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건 정말 어렵다. 글로벌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창업팀한테 내가 주는 조언은 창업팀에 영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을 채용하든지, 아니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같이 앉아서 작업하고 고민할 수 있는 미국인 또는 영어 잘하는 사람을 찾으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번역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번역만 잘한다고 글로벌 서비스가 만들어 지는 건 아니다. 제대로 된 번역은 localization이라는 빙산의 일각이다. 하지만, 가장 기초가 되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feelingoodtees.com/I-WANT-YOU-TO-SPEAK-ENGLISH-T-SHIRT–P2256.aspx>

이 남자 – 중국의 똥장군 Henry Wu

3005390-poster-1280-173-mic-landwasher*읽는 분의 입장에 따라 내용이 조금 지저분할 수도 있습니다.

얼마전에 Fast Company를 읽다가 굉장히 재미있는 중국인과 그의 회사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Landwasher라는 회사를 창업한 Henry Wu라는 발명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그가 만든 제품은 최근들어 접했던 가장 혁신적이고 인류에 정말로 공헌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게임이나 소셜미디어같은 서비스가 인류에 공헌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Wu 사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골치아픈 문제 중 하나인 수세식 변소 문제를 제대로 공략하고 있다. 나도 잘 몰랐던 사실인데 전세계 25억 명이 제대로 된 수세식 변소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고 이는 심각한 위생, 수질오염 그리고 전염병을 유발시킨다. 특히 Wu씨의 조국 중국에서만 1,400만 명이 화장실이 아닌 그냥 열린 장소에서 똥을 싼다고 한다. 중국같은 경우 화장실 사용을 하는 인구도 물부족 현상 때문에 물을 자주 내리지는 못한다고 한다.

바로 Landwasher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이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 Wu 사장의 말을 빌리면 – “자기 자신의 오줌을 이용해서 똥을 내리는 (make use of Number ONE to flush Number TWO)” 기술이다. 대략 이렇게 작동한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일을 보는데 걸리는 시간을 Landwasher의 센서가 자동으로 감지해서 대변인지 소변인지 판단을 한다 (대변이 소변보다 오래 걸리니까. 거의 대부분). 대변으로 판단이 되면 밸브들이 대변과 소변을 분리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변을 보기 전에 소변도 본다). 이후, 살균된 소변은 변기 밑의 탱크에 저장되고 대변은 음식찌꺼기 처리기와 비슷한 블레이드로 인해 갈리면서 제거된다. 마지막으로, 살균된 소변으로 대변 찌꺼기를 씻어낸다. Landwasher 화장실의 컴퓨터와 부품들은 태양열 에너지로 작동할 수도 있고, 그는 현재 제거된 대변을 다시 비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까지 연구하고 있다.

역시 시작은 쉽지 않았다. 북경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Wu씨의 비전을 처음에는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모든 창업가가 걸었던 길을 택했다. 직접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했고 몇 년 동안 별 성과없이 돈과 시간을 투자했다. 창업의 길은 순탄치 않았고 와이프와 이혼까지 한 Wu씨는 아버지로부터 약간의 창업자금을 빌려서 그 후 2년 뒤에 특허 신청을 하고 제품을 만들었다. 오늘날 Landwasher 제품은 중국의 공원에서 공사장까지 약 1만개 이상이 설치되었고 작년 매출은 약 80억원 정도를 했다 (기본 제품 가격은 500 만원이다).

중국하면 원천기술과 creativity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짝퉁’의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술도 있다는게 새롭게 다가왔다.

<이미지 출처 = http://www.fastcompany.com/most-innovative-companies/2013/landwasher>

Recomio

기술의 발달로 인한 big data의 축적, 분석 및 활용으로 인해서 비즈니스들은 과거에는 불가능하던 일들을 이제는 할 수 있다. 가령, 슈퍼마켓이나 서점을 운영한다면 매시간 발생하는 거래내역을 분석하여 현재 고객과 미래 잠재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확보하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과의 engagement를 극대화하고 이는 곧 매출의 증가로 연결시킬 수가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서비스 모두 이런 data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지만, 이를 실제로 즉시 적용함에 있어서는 온라인 서비스가 절대적인 우위를 갖게된다. 홈플러스가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 후 실제 매장 배열을 바꾸고 선반에 올라갈 제품들을 물리적으로 재배치 하려면 어느정도의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자상거래의 경우는 매우 다르다. 물리적으로 건드릴게 없기 때문에 코드와 디자인만 바꾸면 고객이 사이트를 방문할때마다 원하는 물건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에서 쇼핑을 해 본 분들은 잘 알 것이다. 물건을 하나 구매하면 밑에 ‘추천’되는 다른 제품들이 줄줄이 나열된다. 희한한거는 정말로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물건들이라는 것이다. 결국 예상치 못했던 제품들을 2-3개 추가적으로 구매하게 된다. 정확히 발표된 수치는 없지만, 아마존 전체 매출의 30%가 이런 추천된 제품에서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관심있는 영화를 보려고 사이트를 돌아다니다보면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다른 영화들이 추천되어서 보여진다. 역시 주말 내내 영화를 보게된다.
이런 정교한 추천 시스템을 만드는건 쉽지 않다. 과거의 구매 이력이나 사용자들과 제품과의 상관 관계 등과 같은 raw 데이터를 분석을 한 후, 비즈니스 운영자들이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 의미없는 data를 유용한 정보(information)로 변환하고 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과 엔지니어들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추천 기능을 직접 만드는건 쉽지 않다.

Strong VenturesRecomio에 투자하면서 했던 생각들이다. ‘모두를 위한 추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던 김태호 대표를 처음 만난 후, 뉴욕에서 LA로 이주시키고, 좋은 팀을 만들어서 창업하고 프로토타입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한게 작년 11월이다. 벤처를 하면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매번 새롭고 매번 어렵다. Recomio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모두의 노력 덕분에 최소로 사용할 수 있는 MVP를 만들어서 지난 주에 서비스를 soft launch 시켰다. 물론,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속적으로 시장의 피드백을 수렴해서 서비스를 계속 개선시켜나갈 생각이다.

Recomio API를 사용하면 큰 프로그래밍 없이 코드 몇 줄만 가지고 제대로 된 추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컨텐츠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사용해 보라고 적극 권장한다. 당분간 무료이니 사용해보고 피드백 제공해 주시면 더 좋은 서비스로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comio는 Recommendation(추천)과 IO(Input/Output)의 합성어다.

이런 좋은 스타트업/팀/제품에 투자할 수 있어서 우린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추천’이라는 큰 시장과 문제점을, 좋은 개발인력들이, 기술을 이용해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매력적이었다. 앞으로 기대가 크다.

남의 컨텐츠 사용의 문제점

뮤직쉐이크에서 4년 이상 일하면서 나는 음악 산업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음악 산업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는 다시는 음악 관련 서비스는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인 시각과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잘 아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Pandora나 Spotify의 큰 취약점은 바로 서비스의 core가 되는 음원이라는 컨텐츠가 남의 것 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레이블들과 퍼블리셔들 소유의 음원을 인터넷을 통해서 유통하는 플랫폼인데 – 물론, 어마어마하게 큰 플랫폼이다 – 문제는 남의 컨텐츠를 취합해서 유통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자체가 음원을 소유하고 있는 레이블/퍼블리셔들에 의해서 흔들릴 수 있다.

이미 이런 현상은 상장기업인 판도라의 실적발표와 재무제표를 통해서 확인된다. 판도라는 인터넷을 통해서 음악을 스트리밍 할때마다 음원 소유자들한테 스트리밍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물론, 하나씩 보면 엄청나게 적은 비용이지만 2011년도 자료를 보면 판도라의 음원 사용료는 전체 매출의 54%이니 절대로 만만치 않다 (2013년 예측은 60%). 판도라는 이 비용을 지금까지는 투자금과 광고 수익으로 땜빵하고 있고 아직도 회사는 수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광고 수익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지만, 분명히 그때와서 음반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스트리밍 비용을 더 달라고 할 것이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의 유저를 확보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판도라는 어쩔 수 없이 음반사들이 더 달라고 하면 더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판도라라는 비즈니스와 고객 자체가 이러한 음원때문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나 아마존과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런 문제가 있다. 서비스의 core는 동영상인데 그 동영상들을 본인들이 소유하고 있지 않으니 결국 영화사들이 달라는대로 비용을 줄 수 밖에 없다. 물론, 넷플릭스나 아마존과 같은 회사들은 엄청난 유저 수를 확보하고 있고 이로 인해 영화사들도 돈을 벌기 때문에 이들도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할 수는 없지만 어쨌던간에 컨텐츠를 라이센싱할 때마다 항상 어려운 협상이 진행된다. 두 회사 모두 자신만의 original contents를 제작하는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

그래서 나도 이런 회사들을 – 자기 컨텐츠가 없고 남의 컨텐츠만 유통하는 단순한 aggregator들 – 접하면 자연스럽게 더 신중해지고 약간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음악을 스트리밍 하는 서비스, 유투브의 동영상을 모아서 유통하는 서비스, 페이스북의 사진들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서비스 등…모두 이런 부류에 속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컨텐츠 소유자들의 변덕에 비즈니스의 흥망이 좌지우지되는 서비스는 굉장히 불안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