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by Kihong Bae:

나만의 문 닫기

좀 오래된 책이지만, 최근에 공병호 박사의 ‘주말 경쟁력을 높여라’라는 책을 읽었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다. 짧은 주말이 평생 축적되면 상당히 긴 시간이 되고, 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잘 활용해야지 성공적이고 생산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그런 누구나 다 알지만, 솔직히 대부분 사람이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그런 내용이다. 다시 한번 시간의 소중함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세월을 부채로 만들지 말고, 자산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쇼생크 탈출’과 ‘미저리’로 유명한 작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라는 책의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인용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만의 장소에서 가장 잘 쓴다. 그런 곳을 마련하기 전에는 많이 쓰겠다는 새로운 결심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집필실에 화려한 실내 장식 따위는 필요 없다. 집필 도구들을 모아두기 위해 고풍스러운 책상을 준비할 필요도 없다. 내가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출간한 소설 ‘캐리’와 ‘세일럼스 롯’은 대형 트레일러의 세탁실에서 무릎 위에 어린이용 책상을 올려놓고 내 아내의 휴대용 올리베이 타자기를 두드려 써낸 것들이다. 존 치버는 파크 애비뉴에 있던 자기 아파트 지하실의 보일러 근처에서 글을 썼다고 한다. 장소는 좀 허름해도 좋은데, 거기에 정말 필요한 것은 딱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하나의 문으로, 여러분은 이 문을 닫을 용의가 있어야 한다. 문을 닫는다는 것은 여러분의 결심이 진심이라는 것을 온 세상과 자신에게 공언하는 일이다. 여러분은 글을 쓰겠다는 엄숙한 서약을 했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실천하려 한다.”

여기서 말하는 문, 그리고 이 문을 자신의 의지로 닫는다는 이야기는 의미심장하다. 일 할 때나, 아니면 멀리 볼 필요도 없고 그냥 인생을 살다 보면, 주위의 너무 많은 잡음과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인생 때문에 우리는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본질을 계속 놓치다 보면, 자신의 주관과 페이스대로 인생을 살기보단,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잣대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우리만의 문을 찾아야 한다. 그 문을 내 의지로 닫아야 한다. 문 밖에는 여러 가지 유혹이 존재하고, 내가 그 문을 닫으면 여러 기회를 잃고, 많은 사람과의 관계가 차단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하고 싶은 게 있고, 그게 내가 생각하는 본질이라면, 닫아야 한다. 닫은 후에는 나만의 프로세스에 따라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면 된다. 나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대기업은 호구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는 오히려 대기업 마인드에 조금 더 가까운 생각을 하고 있다. 관련해서 전에 여러 번 포스팅을 했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나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카피하거나, 스타트업이 먼저 시작한 시장에 뛰어들어서, 막대한 자본과 인력으로 불쌍한 스타트업을 죽인다는 그런 논리를 잘 안 믿는다는 의미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건 민첩하고, 영리하고, 실력 있는 진정한 싸움꾼이지, 단순히 덩치가 크고 근력이 강한 골리앗이 아니듯,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싸움에서 이기는 건 항상 대기업은 아니다. 오히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다.

실은 이보다 조금 더 나아가서 나는 오히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호구라는 생각을 요새 많이 한다. 최근에 내가 본 것 중, “그게 되겠어? 내가 그 분야 좀 아는데, 절대로 안 돼”라는 마인드로 무장한 대기업이, 듣보잡인 스타트업이 전혀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너무 잘하는 걸 목격한 후, 본인들이 뒤늦게 같은 분야로 직접 뛰어들어간 사례들이 있다. 물론, 새로운 분야로 대기업이 진출하기 전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내부 설득, 시장 조사, 외부 컨설팅, 회장단 보고 등등의 프로세스를 타면, 아무리 빨리 시작해도 한 6개월에서 1년은 걸리는 거 같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과하면, 예산이나 인력 면에서 아주 든든한 사내 지원을 받는다. 특히, 이런 신사업을 오너가 직접 챙기면 초기 스타트업이 절대로 확보할 수 없는 엄청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도 큰 회사가 본인들의 주력 시장으로 들어온다고 하면 바짝 긴장하고, 어쩌면 우리는 망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하지만, 그동안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서 고객과의 확실한 관계를 만들었다면, 웬만하면 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대규모 자본으로 공격을 해도 워낙 새로운 시장이라서 큰 기업이 이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이 시장에 맞는 제품을 유연하게 만드는 건 민첩한 스타트업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로운 시장에 적응하느라 노력하면서 대기업은 엄청난 돈을 쓰면서 마케팅을 한다. 작은 회사는 잘해봐야 페이스북 마케팅을 하지만, 대기업은 TV 마케팅까지 하면서 전 국민한테 이런 시장이 존재한다고 알려준다. 이런 마케팅의 결과로 시장 자체가 커진다. 그리고 이 분야가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게 되면, 일반인들이 관련 제품들을 검색하기 시작하고,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고 인기가 많은 제품이 검색에 걸리게 된다. 대기업 제품이 아닌, 바로 스타트업의 제품이다. 결국, 작은 회사가 시작해서 더디게 성장하던 시장이, 대기업 덕분에 엄청 커지고, 이들이 대신 마케팅을 해줬기 때문에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든 스타트업이 이기게 된다는 아름다운 결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호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항상 이렇게 행복하게 끝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크고 작은 사례가 최근에 한국이나 미국에서 많이 보이는 거 같다. 결국은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누가 가장 잘 만드냐의 싸움이 되는 거 같다. 그게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고객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편하고 잘 만든 제품이면 되는데, 좋은 제품은 반드시 돈과 머릿수의 함수는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대기업이 돈으로 도배를 해서 공격하면? 그래서 우리 같은 VC가 있는 거다. 실은 대부분의 VC는 “삼성이 이걸 하면?” , “네이버가 똑같은 서비스를 출시하면?” , “구글도 비슷한 걸 하는데?” 등의 질문을 항상 하지만, 창업가가 이에 대한 좋은 논리가 있고, 그 논리가 현재 만들고 있는 제품에 잘 녹아있다면, 과감하게 투자를 한다. 왜냐하면, 이들도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잘 되는 걸 그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VC를 설득해서 돈을 받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그 누구보다 시장을 잘 이해해야 하고, 그 누구보다 내가 하는 일을 잘 해야 한다.

이 싸움에서 실패하면 대기업에 밀리는 건데, 너무 많은 사람이 본인 실력 탓은 안 하고 그냥 깡패 같은 대기업 탓만 하는데,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홈런왕들

유명한 펀드 앤드리슨호로위츠의 파트너 Chris Dixon은 ‘베이브루스 효과’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1920년대의 전설적인 타자 베이브루스를 모르는 분은 없을 텐데, 이 선수의 특징은 삼진아웃도 많이 됐지만, 일단 배트에 공이 맞으면 엄청난 장타를 쳤다. 실은 전설적인 VC들과 전설적인 타자 베이브루스는 공통점이 많다. VC들도 많은 투자를 하는데, 대부분 망하지만, 소수의 회사가 대박 나서 전체 펀드를 만회해주고, 상당한 수익도 챙길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유명한 VC들의 역사를 보면, 삼진 아웃도 많이 되지만, 만루홈런을 치는 경우를 많이 본다.

CB Insights에서 역사상 가장 큰 홈런 28개를 분석해봤는데, 꽤 길지만 재미있다. 시간 되면 모두 읽어보길 권장한다. 이 중 내 눈길을 끌었던 홈런 2개가 있는데, WhatsApp과 한국의 넥슨이다.

WhatsApp은 2014년 Facebook이 약 25조 원에 인수했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큰 비상장 회사의 exit이다. 총 650억 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놀랍게도 Sequoia Capital한테만 투자를 받았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주로 여러 명의 VC로부터 투자 받는 게 더 흔하지만, 왓츠앱의 경우, Sequoia로부터 시리즈 A 85억 원, 시리즈 B 565억 원을 모두 받았다. 그만큼 세쿼이아는 왓츠앱을 믿었고, 왓츠앱도 세쿼이아를 믿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또 다른 홈런 딜인 트위터도 같이 총 650억 원의 투자를 받았지만, 15명 이상의 VC로부터 이 돈을 모았다. 결국,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했을 때 세쿼이아는 투자금액의 50배인 3조 원 이상을 회수했다.

넥슨의 이야기도 참으로 흥미롭다. 2011년도 일본에서 약 8조 원의, 당시로써는 가장 성공적인 게임회사 IPO를 했다. 넥슨의 알려진 투자사는 소프트뱅크코리아와 Insight Venture Partners밖에 없고, 투자 금액은 아직도 공개된 건 없지만 그렇게 크진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은 넥슨이 상장했던 시점에 IPO를 한 또 다른 게임업체가 있었는데, 넥슨의 라이벌이라고 간주하였던 Zynga도 나스닥에 약 8조 원에 상장했다. 징가가 미국 회사이고, 당시 예상 시가총액이 더 높았기 때문에, 세계적인 관심은 넥슨보다는 징가의 IPO에 주목되었는데, IPO 이후에는 그 관심이 뒤바뀌었다. 상장 이후 넥슨의 주가는 230% 이상 올랐지만, 징가는 60% 정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넥슨이 훨씬 더 적게 투자를 받았지만,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징가보다 훨씬 더 높은 홈런 딜 이였다.

이런 홈런을 VC들은 ‘fund maker’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회사 하나가 전체 펀드를 만회해준다는 의미에서 나왔다. 우리 첫 번째 펀드의 fund maker이자 홈런은 코빗이었는데, 앞으로 스트롱도 이런 만루홈런을 계속 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하나의 만루홈런을 치기 전에는 엄청나게 많은 삼진아웃을 당할 각오는 항상 하고 있다.

허락된 실패

나는 2000년도 초반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스트롱벤처스를 시작하기 전에 4개의 다른 회사에서 근무했고, 이 회사에서 좋은 상사들과 함께 일한걸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 인성도 모두 좋은 분들이었지만, 내가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모두 ‘말’과 ‘생각’ 보다는 ‘실행’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이 부분을 부하/동료직원들한테 많이 강조했다는 점이다.

실은, 벤처기업이나 대기업이나 미래는 모두 불투명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운 후,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한데, 이런 점은 익숙한 일에도 적용된다. 일을 더 잘 하는 사람은, 아무리 수십 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해오던 일이라도, 항상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기 때문에, 이 또한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고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회사가 발전하려면,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하고, 이러한 시도를 해보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많은 실패를 할 수밖에 없다. 실은 웬만한 회사의 임원들은 “실패를 많이 해야지 더 빨리 배울 수 있다”라는 말을 입에는 달고 살지만, 실제 행동은 이와는 반대로 한다. 누군가 실수를 하면, 이게 자기가 담당하는 부서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승진이 늦어지지 않을까 등의 걱정을 먼저 하면서 실수를 응징한다. 그리고 그냥 하던 대로 하고, 발전은 없어도 되니까, 그냥 실수나 하지 않게 적당히 벌리면서 일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실리콘밸리의 보안/인증 스타트업 ValiCert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오래전에 다른 회사에 인수됐는데, 내가 조인하기 몇 개월 전에 IPO를 했고, 아직 1차 벤처 거품이 터지기 전이어서 분위기가 엄청 좋은 회사였다. 입사 첫 주에 내 보스가 나한테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줬다. “Kihong.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냥 내 허락이나 지시를 기다리지 말고, 그냥 해봐. 그게 뭐든지 상관없으니까. 해서 잘 안돼도 상관없어. 대신, 같은 실수는 하지 말도록. I give you my permission to fail.”

Permission to fail. 실패 허가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실은 당시에 나는 이 말의 정확한 뜻을 몰랐다. 성공해도 모자랄 판에 보스라는 녀석이 실패를 권장하는 거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하지만, 이젠 이 말이 얼마나 파워풀한지,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매니저들이 그렇지 않은 매니저에 비교해서 얼마나 월등하게 일을 잘 하는지 매일 느끼고 있다. 실은 한국에서는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부하직원들한테 이 permission to fail을 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 입으로는 다 실패는 좋고,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말을 번드르르하게 하지만, 막상 실패하면 엄청난 손가락질과 비난을 한다.

하지만 가끔 정말로 실패를 허락하고, 더 나아가서는 실패를 권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 잘하는 보스들이 다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부하직원들한테 스스로의 매니저가 되라고 하고,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고 싶으면 그냥 바로 해보라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해서 실패하면 보스가 다 책임을 지지만, 이렇게 실패를 허락받은 부하직원들도 그런 보스를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엄청 열심히 일해서 성공시킨다.

결과는 모두가 발전하고,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책임의식이 강한 문화의 회사가 만들어진다.

꾸준함에 대해

스타트업 분야에 있으면 돈 이야기도 많이 하고, 많이 들린다. 그것도 수억 단위가 아니라 수조 단위의 돈 이야기를 많이 접하는데, 이런 이야기만 듣다 보면 인터넷 백만장자들은 아주 쉽게 돈을 벌고, 젊은 프로그래머가 회사를 팔아서 갑부가 되면, 하룻밤 만에 벼락부자가 된 줄 안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다. 그냥 장난같이 만든 게임이나 앱이 갑자기 바이럴하게 퍼져서, 정말 운 좋게 회사를 매각해서 큰돈 번 사례도 있지만, 실은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물다. 나도 개인적으로 이런 사례는 모른다.

겉으로만 보면 벼락부자가 된 것 같지만, 이런 회사의 스토리를 자세히 파고 들어가 보면, 성공 뒤에는 창업팀의 끈기와 한 우물만 팠던 꾸준함이 있다.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하나 해보려고 한다. Tech 분야에서 종사한다면 CB Insights라는 미디어/시장조사 기관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역사는 짧지만, 실력 있는 편집력과 기발한 마케팅 전략으로 8년 만에 테크계를 대표하는 시장조사/연구 기관이자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유료 서비스는 가격이 좀 있어서 나는 그냥 무료 뉴스레터만 구독해서 읽지만, 무료 뉴스레터 내용도 quality가 정말 높다. CB Insights는 Anand Sanwal이 2008년도에 창업했고, 다우존스와 톰슨로이터스보다 더 통찰력 있는 양질의 데이터와 정보를 제공하면서, 벤처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고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많은 걸 직원 15명이 처리하면서 연 매출 20억 ~ 50억 원 정도를 만들고 있다. 절대적인 매출 수치는 그렇게 놀랍진 않지만, 돈 벌기가 힘들다 못해 거의 불가능하다고 간주하는 콘텐츠와 미디어 분야에서는 상당히 놀랄만한 수치이다.

CB Insights의 무료 뉴스레터는 2010년 7월 처음 발송됐다. 첫 번째 뉴스레터는 489명의 구독자에게 발송됐다. 2013년 2월에 구독자 수는 10,000명으로 성장했는데, 9,500명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하는데 2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릴 정도로 더디게 성장했다. 그런데 요새는 하루에 1,000명 이상이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현재 422,000명 이상이 CB Insights를 전세계에서 구독하고 있다. 실은 우리도 비석세스, 스타트업위클리, 그리고 더핀치라는, 미디어 콘텐츠 투자사가 있지만, 이 회사 대표들이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 구독자 수 늘리기와 수익화이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이 광고가 아닌, 본연의 콘텐츠로 돈을 버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CB Insights는 어떻게 했을까?

CB Insight가 잘 한 게 여러 가지 있지만, 꾸준함이 가장 큰 성공 요소이다. 2010년 7월 첫 번째 뉴스레터가 나간 이후로, 한 번도 빠짐 없이 매주 6번 이상의 뉴스레터가 구독자들한테 발송되고 있다. “컴퓨터가 뻑 났어요” , “미팅이 너무 많아서 바빴어요.”와 같은 변명은 이 회사에 존재하지 않는다. CB Insights 팀원들이 가장 잘 하는 건, 제시간에 뉴스레터를 shipping 하는 건데, 이 뉴스레터는 지구가 망하기 전까지는 계속 꾸준하고 일관성 있게 발송될 것이다.

이 외에도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일단 뉴스레터의 제목이 항상 참신하다. 그렇다고 자극적이진 않다. 객관적이지만 다른 뉴스레터와는 달리 재미있는데, 제목이 재미있으면, 뉴스레터를 읽을 확률이 상당히 올라간다. 또한, CB Insights 팀원들은 이 뉴스레터가 모두를 위한 내용도 아니고, 모두가 좋아할 만한 내용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자들이 특정 내용에 대해서 욕을 하는 것도 이들은 okay 다.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하거나, 독자들이 이 두 개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무관심한 독자보다 좋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어쨌든, 기사의 내용 자체가 사실 기반이고, 유용하기 때문에 CB Insights는 사랑받고 있는데, 이런 양질의 내용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은 바로 ‘꾸준함’ 이다. 나도 항상 꾸준함을 강조하는데, 이 세상에서 꾸준함을 이길 수 있는 건 그 어떤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